지역의 소득불평등과 거주지 분리의 특성 및 변화: “서울의 달”에서 “펜트하우스”까지(22-12-31)/홍사흠外.국토연구원
1. 연구의 개요
□ 연구의 배경 및 필요성
∙ 소득불평등은 사회과학 분야의 주제로 오랜 시간 동안 다루어져 왔으나, 공간 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연구를 수행한 경우는 제한적
∙ 지역의 소득수준에 따른 거주지 분리 현상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
① 취약계층의 배제: 공간적 분리에 기인한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 및 일자리 관 련 정보의 제한은 “기회의 균등”에도 부정적 영향
② 고소득층계층의 이탈: 고소득계층의 능동적 분리로 인해 규범적인 측면에서 사회통합이 저해, 도시계획적 관점에서도 누구나 누려야할 도시경관에 대한 독점적 지위 부여되는 등 문제 발생
③ 기존 정책에 대한 평가: 도시재개발부터 혁신도시까지 공공에 의한 새로운 거주 공간 개발이 거주지 분리 측면에서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객관적 진단 필요
④ 지역적 맥락 고려: 동일한 소득불평등 정도를 보이는 지역들도, 그 지역적 특성에 따라 상이한 거주지 불평등 정도를 보이며 이를 지역적 맥락에서 파 악할 필요
□ 연구목적
∙ 소득불평등과 거주지 분리에 관한 광범위한 기존 이론 및 문헌을 고찰하고, 실 증분석 측면에서도 기존 거주지 분리 측정 방법에 대한 검토 및 최신 방법론의 적용 등을 시도
∙ TV 드라마와 같은 대중매체 콘텐츠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거주지 분리의 변천을 통시적으로 조망
∙ 지역의 소득불평등과 거주지 분리 사이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지역적 특성 등을 감안한 소득불평등 해소를 위한 도시 및 지역계획 관점에서 정책 방 향을 제언
□ 연구의 차별성과 학술적 기여도
∙ 주체적인 측면에서 본 연구는 기존의 저소득층 거주지 분리 중심의 인식에서 고 소득층의 분리 등 다양한 소득계층의분리 현상을 측정하고 이러한 특성 변화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존재
∙ 연구 방법론 측면에서는 다음의 차별성과 학술적 의의가 존재
① 정량적 자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TV 드라마라는 대중 매체 컨텐츠를 활 용하여 통시적 분석을 실시
② 소득빅데이터(KCB: Korea Credit Bureau)1)를 활용하여 소득에 대한 직접 분석을 읍면동이라는 미시적 공간단위에서 수행
1) 읍면동(행정동) 수준의 미시적 공간단위를 토대로 개인소득자료를 활용하여 소득 20분위 인구 분포자료를 제공 받아 소득불평 등 및 거주지 분리 측정에 활용
③ 순위기반 거주지분리 지수의 활용을 통해 다양한 소득분위별 거주지 분리 정 도를 시계열적으로 비교
2. 소득불평등과 거주지 분리 관련 기존 이론
□ 거주지 분리의 개념
∙ 거주지 분리는 특정한 소득, 인종, 종교 등 범주에 해당 되는 인구 집단이 공간 적으로 집중되거나 분리되어 도시 또는
지역 전체의 인구 집단 구성과 차이를 보이는 현상
- 따라서 거주지 분리는 전체 인구 집단의 분포로부터 큰 차이를 보일수록 그 정도 역시 심하다고 볼 수 있음
- 이러한 맥락에서 소득에 따른 거주지 분리가 일정 수준에 이른 도시에서는 빈 곤 또는 부의 공간적 집중을 확인할 수 있음
□ 분류효과, 불평등효과, 구조적 특성
∙ 분류효과는 소득불평등이 가구의 거주지 선택을 통해 거주지 분리에 미치는 영 향을 의미
∙ 불평등 효과는 전반적 소득불평등의 심화에 따라 가구의 거주지 이전 없이도 거 주지 분리 정도를 심화
∙ 지역 경제적 특성, 건조 환경, 도시계획 등 구조적 특성 역시 소득불평등과 거주 지 분리간의 관계를 촉진하거나 완화할 가능성이 존재
3. TV드라마를 통해 살펴본 거주지 분리의 변천
□ TV드라마의 시대상 반영
∙ “TV 드라마는 ... 사회적 맥락내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는 문화물의 특성을 가 지기 때문에 사회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TV 드라마 변화에 대한 이해 는 해당 드라마가 반영되는 시기의 특수한 성격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는 일체적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음”(정영희, 2005, p. 2)
∙ TV 드라마의 주제, 소재, 서사구조, 등장인물들의 관계 등에 나타난 거주지 분 리의 양상은 해당 TV드라마가 방영되었던 당시 사회문제, 갈등에서 비롯된 거 주지 분리 현실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줌
□ 1980년대 TV드라마에서 그려진 거주지 분리
∙ 거주지 분리에 대한 시각은 달동네로 대표되는 저소득 도시노동자들의 삶의 공 간 중심으로 이해
- 달동네가 빈곤한 삶의 무대이긴 하나 희망적인 공간으로 그려진다는 점은 여 전히 높았던 당시의 경제 성장률이나
취업 기회 제공 등의 사회경제적 여건이 반영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음
- 저소득층의 공간이건, 혹은 어쩌다 그려지는 상류사회 공간이던 사회적 계층 에 대한 적대나 배타성은 크게
나타나지 않음
□ 1990년대 TV드라마에서 그려진 거주지 분리
∙ 달동네라는 저소득층의 삶의 공간이 긍정적으로 그려지기 보다 부정적인 욕망의 공간, 더 나아가 탈출하고 싶은 피폐한 공간으로 묘사
- 1990년대의 경우, 이미 달성한 경제성장의 과실이 사회 전반에 걸쳐 보편화 되던 시기였고, 서울을 중심으로한
대도시내 삶의 공간 역시 아파트라는 형태 로 급속하게 확산 되던 상황
- 따라서 빈곤 계층이 분리하여 살아가는 달동네라는 삶의 터전은 더 이상 낭만 적이고 희망적인 공간이기보다 경쟁에서 뒤처진 패배자, 실패한 사람들이 고 단하게 그리고 여전히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수단으로 그들의 삶을
연장시키는 부정적인 공간으로 그려짐
□ 2000년대 이후 TV드라마에서 그려진 거주지 분리
∙ 고소득층 중심, 이른바 강남 중심의 상류층을 위한 거주지 분리 현상이 본격적 인 소재로 다루어지기 시작
- 거주지 분리가 이전의 분리와 지니는 가장 큰 차이점은 타 계층 사람에 대한 배 타적인 거주지로서의 장소의 특성이
부각된다는 점
- 일부 공간의 경우, 단순한 재력 이상의 높은 사회적 기준을 적용하여 그들만 의 성(城)을 만들고 살아가는 공간으로
나타남
4. 시기별 거주지 분리 사례 및 특성
□ 1980년대 소득수준에 따른 거주지 분리
∙ 수도권으로의 급격한 인구유입 만큼이나 저소득층 주민들의 집단 거주 공간 역 시 80년대까지 집중적으로 증가하기
시작
- 그러나 당시 달동네로 대표되는 저소득층 집단 거주지는 외국의 슬럼이나 게 토와 비교하여 외부사회로부터 격리가
발생된 공간적 특성을 보이지 않았다 는 차별성이 존재
- 한편, 1980년대 저소득층 집단 거주지는 높은 경제성장의 직간접적인 수혜를 토대로 희망적인 공간으로도 인식
□ 1990년대 소득수준에 따른 거주지 분리
∙ IMF경제 위기 등을 겪으며 소득불평등이 악화되기 시작하고, 1기 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한 대규모 택지 공급이 발생
- 신도시 조성 이후 신구도시간 소득격차는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신구도시 공간적 분화 양상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뚜렷
- 대규모 개발의 여파 속에서 여전히 남겨진 저소득층 집단 거주지의 경우, 80 년대의 희망적인 공간에서 이제는 소외와 배제를 느끼는 절망적인 공간으로 그 성격이 변화하기 시작
- 합동재개발 방식 등으로 기존의 낙후된 주거지가 재개발되는 경우에도 실제 주거지 개선의 혜택의 실효성은 매우 낮게 나타남 (실제 원주민의 낮은 입주 비율)
□ 2000년대 이후 소득수준에 따른 거주지 분리
∙ 성숙·안정기의 경제와 여전한 빈부격차 및 양극화 심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과도한 주택가격 상승이 발생
- 2000년 상류층 중심의 거주지 분리 현상의 가장 대표적인 특성은 이른바 게 이티드 커뮤니티로 불리우는 공간의 출현
- 고소득층 중심의 분리된 거주지가 도시계획적 측면에서 지니는 문제점은 자 연환경에 대한 조망권 독점 등의 현상이 발생
- 동시에 공공 인프라에 대한 사유화까지도 문제로 지적
5. 소득불평등과 거주지 분리 측정
□ 자료 및 방법
∙ 소득불평등 및 거주지 분리를 측정하기 위해 KCB(Korea Credit Bureau)자료를 활용하여 시군구 단위에서 소득불평등 및 읍면동 기반 거주지 분리 정도를 측정
- 소득불평등은 대표적인 방법인 소득지니계수를, 거주지 분리는 순위기반 거 주지 분리 측정 지수를 활용
□ 소득불평등과 거주지 분리 측정결과
∙ (소득불평등)
2021년 전국 시군구 평균 소득지니계수는 약 0.470로 2017년 0.514에 비해 소득불평등 정도가 감소
- 비수도권에 비해 수도권이, 광역도에 광역시가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 의 소득불평등 정도를 보임
∙ (거주지 분리)
2021년 분리지수 전국 평균 측정결과는 0.015로 2017년과 미 약하지만 다소 증가한 것으로 파악
- 수도권과 비수도권, 광역시와 광역도 모두 분리지수의 상승이 관찰되며, 비 수도권과 광역도가 더 높은 수준의
증가폭을 보임
-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전반적인 소득지니계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소득수준에 따른 공간분리정도는 오히려 증가
□ 소득분위별 거주지 분리 측정결과
∙ 고소득층의 분리정도가 높은 수준으로 관찰되고 있으며, 수도권과 광역시를 중 심으로 고소득층의 분리가 타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남
- 시점간 비교 결과 대부분의 소득분위에서 전반적인 분리지수 상승이 파악되는 가운데, 중산층에 해당하는 소득분위 50% 계층의 거주지 분리 정도 증가가 주목
6. 지역 특성에 따른 소득불평등과 거주지 분리
∙ 지역별 소득불평등과 거주지 분리 측정 결과를 토대로 둘 사이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 특성 등의 매개요인을 선별
하고 계량적인 분석 방법을 통해 이러한 요인들의 실제 영향을 실증
□ 실증 분석 결과
∙ 거주지 분리는 소득불평등의 함수로 파악됨
∙ 지역의 학령인구 비중이나 인구규모 역시 유의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 영향 의 정도나 방향은 시점이나 소득수준별 분리 정도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임
∙ 신규 주택 공급이 소득수준에 따른 공간분리 수준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 사 회적 혼합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7. 시사점 및 한계
□ 함의 및 시사점
∙ 거주지 분리 현상은 소득불평등 및 불평등 심화의 함수
- 그러나 최근 고소득층 중심의 공간적 분리를 정책적으로 막는 것이 가능하며, 규범적으로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측면도 고민해볼 필요
- 강제적 계층 혼합은 낙인효과 등 보이지 않은 차별과 위화감 증가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음
- 다만, 일부 대도시의 경우 최근 고소득층 중심의 게이티드 커뮤니티 발생이 도시경관 및 서비스에 대한 배타적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문제로 지적
∙ 즉, 도시내 자연경관이나 공공이 제공하는 기반시설 등 누구나 누려야 하는 도 시 요소에 대한 공공성 우선의 도시계획적 제도 마련이 고소득층 중심의 거주지 분리 문제 해소를 위해 논의될 필요
- 추가적으로, 적절한 규모와 다양한 유형의 신규 주택 공급과 학군지 편중을 예방하기 위한 지역별 교육의 질 제고 역시 거주지 분리 예방 측면에서 중요
□ 한계 및 향후 연구 과제
∙ TV 드라마 내용을 단순히 분석하는 등 정성적 분석 파트에서는 자의적 해석에 의한 우려가 존재
∙ 개인소득자료 실증분석의 경우 최근만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 따라서 시계열 을 확대하여 실증 분석을 시도하는 연구 수행 기대
∙ 소득 자료가 가구가 아닌 개인을 기반하여 수집
- 가구 단위로 경제적 수입과 지출, 거주지 선택의 결정을 하는 경우가 큰 비중 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세청 가구
소득 자료 등 추가적인 자료 확보가 가 능하다면 더욱 발전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 읍면동 내부의 아파트 단지 내 구분 등 미세적인 공간에서의 거주지 분리 포착 불가
- 격자 같은 미세한 공간단위에서 분리 현상을 진단하는 접근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