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필
진관사에서/이병일
jn209
2024. 12. 4. 18:48
진관사 외진방, 빗소리 곁에 두고서
내 것 아닌 것을 생각한다
더러운 것을 몸뚱이에 두르고 와서
그 어디에도 버릴 수가 없다
우연찮게 앵두의 그것처럼 탱글탱글
익어가는 빗 줄기를 보면서
밥 생각없이 구운 두부 찜을 먹었다
좋아라, 피가 돌고 숨이 돌았다
두부 자체가 간수인데 몸에 붙은
흰 그림자 잔뜩 으깨진 것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