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에 따른 통화정책 여건 변화와 시사점(25-6-4)/이재원外.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요 약>
▢1 본 연구는 인구 고령화가 통화정책 운용 여건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 방향을 분석하였다.
우리나라는 2024년 말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20%를 초과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고, 2045년에는 OECD 국가 중 가장높은 고령인구 비중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 고령화는 성장 둔화와 실질금리 하락, 금융기관 건전성 저하를 유발하는 등 통화정책 운용 여건에 구조적 변화Structural shifts를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실질금리 하락은 금리정책의 운신 폭을 축소시킬 수 있으며, 성장 활력과 금융안정 기반이 동시에 약화될 경우 정책목표 간 상충이 심화될 수 있다. 이러한구조적 변화에 대한 부문별 점검 결과는 다음과 같다.
∙(성장과 실질금리 하락)
개방경제 생애주기모형 분석 결과, 고령화는 노동력감소를 통해 성장률을 낮추는 동시에, 투자 둔화와 저축 증가를 통해 실질금리를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출산율과 기대수명이 1991년 수준(1.71명 및 72.2세)으로 유지되었더라면, 2024년 기준 균형 실질금리는 현재보다 약 1.4%p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인구추계를 반영한 시나리오 분석에서도 고령화는 성장률과 실질금리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가할 것으로나타났다.
∙(물가 소폭 하방 압력)
OECD 국가를 대상으로 한 패널 분석과 이를 적용한시뮬레이션 결과, 고령화는 2025~2070년 중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에 연평균0.15%p의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만, 탈세계화,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등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하는 구조적 요인들이 병존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물가의 방향성에는 불확실성이 크다.
∙(금융안정 기반 약화)
고령화는 금융기관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악화시켜 금융안정 기반을 저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7,148개 은행의27년간의 패널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령화는 자기자본비율을 하락시키고 은행 부도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익성 악화와 이에 따른 고위험․고수익 사업기회 추구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부동산 중심의 대출구조를 지닌 금융기관일수록 그 부정적 영향이 컸다.
▢3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변화에는 단기 처방이 아닌 실물·금융 부문의 구조개혁Structural reforms으로 대응해야 한다.
저성장 흐름이 지속되면 완화적 통화정책에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저성장에 대해 총수요 조절과 같은 단기 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효과가 제한적이며, 오히려 금융 불균형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실물·금융 부문의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구조개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4 구체적으로, 실물·금융 부문의 구조개혁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선, 고령화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와 고령층의 계속고용을 지원하는 한편, 청년층의 고용·주거·양육 여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하여 출산율 회복을 도모해야 한다.
아울러 경제 전반의생산성 향상을 위해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있다.
금융 부문에서는 부동산 중심의 대출구조를 지닌 곳에서 고령화의 부정적 영향이 크게 나타난 점을 고려할 때, 부동산 금융에 대한 대출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
또한, 대외 가격변수에 민감한 금융시장 구조를 감안하여 원화의 수요 기반을 확대하고 외환시장의 심도를 제고하여 외환시장의안정성과 복원력을 높여야 한다.
▢5 이러한 구조개혁은 실질금리와 성장률을 높여, 통화정책의 운신 폭을 넓히고 금융안정 기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출산율이 OECD 평균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고령층 고용이 확대되며, 생산성 증가율이 0.5%p 상승하는 구조개혁이 실현될 경우, 실질금리와성장률은 구조개혁이 없는 경우에 비해 2025~2070년 중 연평균 약 1%p 높은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금리가 높아지면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넓어지면서 정책 운영에서의 구조적 제약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성장 활력이 제고되면 차주의 수익성 및 건전성이 강화되면서 금융안정 기반이 견고해질 수 있다.
▢6 아울러 변화된 여건하에서 통화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고령화에 따른 정책 여건 변화에 맞추어 공개시장 운영 환경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정교화하여 시장 기대를 효과적으로관리해 나가야 한다.
또한, 다양한 정책수단을 유기적으로 조합하여 정책목표를 달성하는 통합적 정책체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의 적절한 공조를 통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