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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융의 무의식 개념과 정신에서의 자기인식의 의미/진 숙.전북대

 한글 요약

이 글은 분석심리학의 칼 융(Carl Gustav Jung)의 무의식 개념과 정신에서의 자기인 식, 즉 무의식의 의식화에 대한 의미를 알아본다. 이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융과 프로 이트의 무의식 개념에 대한 차이와 인격의 구조, 그리고 철학에서의 무의식의 인식방 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의 정신은 의식의 영역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따 라서 우리의 정신, 마음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의식이란 어떤 의미를 가 지며, 왜 알아야 하는지에 대해 밝혀야 한다. 융은 전체로서의 인격을 ‘정신(psyche)’이라 부르며 현대에는 마음의 과학을 심리학 이라고 하듯이 ‘마음(mind)’이라 한다. 여기에서 정신은 의식과 무의식 전체를 포함하 며 우리가 속한 환경에 대해 조절하고 적응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개념은 융의 기본 사상인 인간은 본래부터 하나의 전체라는 것을 뒷받침해준다. 우리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전체성을 가지며 우리는 이 전체성을 분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것 으로서 조화를 이루어 가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조화와 균형이 깨질 때 마음의 병이 생기며 삶은 빈곤해진다. 우리의 궁극적 목적은 잃어버린 전체성을 찾아 갈등이나 분열의 상황에서 우리의 정신을 강화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이러한 힘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무의식의 의식화, 즉 자기인식의 의미를 논의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프로이트와 융이 어떠한 방식으로 무의식의 개념을 밝히고 전개하는지 살펴 본 후 이를 토대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의식은 어떤 의미이며, 왜 알아야 하는지 논의한다. 우리 삶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자기답게 사는 것, 즉 융이 강조했듯이 자기실현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를 인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지속적인 노력과 인내, 철학적 지혜가 절실하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기다움 그리고 자기인식은 왜 중요하며 어떻게 인식되는지 모색하고자 한다.

주제어: 무의식, 집단 무의식, 정신, 자기인식.

 

 

1. 머리말

융은 프로이트의 성 이론을 배제함으로써 자신만의 독특한 집단 무의식 이론 을 구축한다. 무의식을 발견한 프로이트는 의식적 삶이 무의식적 동기에 의해 조종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무의식적 동기는 원시적, 본능적 힘이었다. 이러한 무의식은 지식으로 통제 가능하다고 여겼지만 결과는 희망적 이지 못하였다. 의식과 무의식을 포괄하는 우리의 정신은 본질적으로 충동과 의 지 또는 자유 사이의 갈등이라 할 수 있다. 프로이트가 시도했듯이 우리 정신은 이성적이고 과학적 사고만으로는 무의식을 알고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다. 물론 무의식이라는 개념은 과학적 사고가 지배적인 현대인들에게 비이성적 으로 비치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융의 분석심리학은 경험심리학으로 서 과학적 사고에 바탕을 두며 그도 평생을 통해 이를 증명하고자 노력하였다. 필자는 이 글에서 무의식이란 무엇이고, 무의식은 어떻게 인식될 수 있는지 그 리고 궁극적으로는 무의식을 알고, 알아가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알아보 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2장에서는 무의식이란 무엇이고, 이를 바탕으로 프로이트와 융 의 무의식과 그 차이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우선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유아기의 성애적 본능으로 보았는데 이것은 의식과는 다른 본능적 충동으로 본 입장이다. 물론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발견한 것은 의식 이외의 정신영역이 있음을 밝힌 것 으로서 의미가 크다. 이에 반해 융은 본능으로서의 의미보다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로서 세상과 관계 맺는 것으로 보았다. 융은 이러한 것을 ‘창조 성’으로 규정하였고 삶의 긍정적 에너지로 생각하였다. 또한 그는 이러한 무의 식을 바탕으로 정신 구조를 의식, 개인 무의식, 집단 무의식의 수준으로 나누었 는데 특히 집단 무의식의 개념은 융 분석심리학의 기반이 된다. 3장에서는 무의 식은 우리에게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대한 문제와 그 방법으로서의 상징이나 꿈 의 의미, 분석적인 방법을 다룰 것이다. 4장에서는 철학에서의 무의식에 대한 개념을 정리함으로써 융의 집단 무의식에서의 선험적 개념에 대해 알아보고자 칼 융의 무의식 개념과 정신에서의 자기인식의 의미 285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의식이라는 말은 이미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개 념이 되어 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가장 많이 알려진 철학자이면서 한편으로 는 가장 잘 모르는 것처럼 무의식이라는 개념은 이와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 무 의식을 의식화 한다는 것은 왜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인가. 그 이유는 우리 모두 의 삶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의식을 의식화 한다는 것, 즉 정신에 서의 자기인식은 자기 자신의 본성과 조화를 이루어가는 과정이다. 자신의 무의 식을 무시한 채 알고 싶어하지 않고 모르고 산다는 것은 자신의 무의식적 요소 들을 타인에게 투사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러한 점은 결국 자신의 열등하고 노력해서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을 알지 못하게 됨으로써 건강한 삶을 살기 어렵 게 된다. 그러나 무의식을 의식화해나가는 자기인식은 투사의 정체를 알게 하면 서 궁극에는 심리적 원인을 알게 하고 자신과의 조화, 일치를 이루어 가는 방법 이 될 수 있다. 우리 각 개인은 의식적인 삶만으로는 자신에 대해 알고 반성하는 삶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기인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이것은 이론이 아닌 관찰 가 능한 사실을 알아내고 이해하는 것, 즉 ‘자기분석’1)을 통해서이다. 통상적으로 ‘자기분석’은 전문가의 지도 아래 꿈에서의 상징을 분석 받는 작업을 의미한다. 그러나 일상에서의 개인은 전문가의 지도가 아니어도 자기를 알고자 하는 성찰 능력이 있다면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융은 자기실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를 인식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자신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 자기실현을 한다 는 것은 마치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기적을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삶의 문제들을 조망하고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자기를 알아야 하고 개인의 개성에 관한 지식 또한 필요하다. 자기를 안다는 것은 자기를 이해하는 것이고 이를 통한 건전한 자기비판이 요구된다. 한 개인이 자기 자신을 산다는 것은 곧 자신이 과업 자체가 된다는 의미이다. 자 신을 사는 것은 절대로 유쾌하지 않으며 길고 긴 고통이다. 이유는 스스로의 창 조작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2).

 

    1) 융의 분석심리학에서는 ‘교육분석’이라고 한다.

    2) 칼 구스타프 융 지음, 김세영·정명진 옮김, CARL JUNG RED BOOK, 부글, 2020. p. 73.

 

이것은 일생을 통해 자기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인 ‘개성화 과정’이다. 

 

2. 무의식의 개념

1) 프로이트와 융의 무의식

분트(Willhelm Wundt)의 실험 심리학은 심리학의 기초를 마련하였고 발전되 어 왔지만 현대의 실험 심리학은 심리과정을 통찰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하였 다.3) 그 이전에는 심리학의 관찰의 과정이나 통찰이 철학의 영역이었다.4) 이것 은 의학 심리학으로의 이행에 가교 역할을 하게 되지만, 과학적 방식을 고수함 으로써 주로 임상에서 보게 되는 정신 병리적 현상을 기초로 한다. 이러한 정신 병리적 증상은 프로이트가 ‘무의식’이라고 명명하기 이전에 “의식 이외에 또 하 나의 의식을 상정하는 일종의 이중적 의식이 한 개별에게 가능하다”5)는 쟈네의 말로 설명된다. 이러한 이중적 인격의 특성은 임상에서도 발견되기 때문에 ‘정신 은 곧 의식’이라는 관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한 개인의 겉으로 드러 나는 인격적 특성에서 관찰된다는 것으로 ‘의식’이라는 생각을 버리지는 않았다. 이러한 전통 안에서 프로이트에 의해 더 깊은 영역, 즉 ‘무의식’의 발견이 이 루어진 것이다. 그 이전 ‘무의식’에 대한 개념은 ‘무의식’이라 불리지 않고 쓰였 거나 오늘날과 같은 개념으로 통용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예로서, 미학에서 다룬 무의식적 내용들이란, 문학이나 예술에서 비합리적인 정신의 결과물들을 해 명하기 위하여 의식이 아닌 의식 또는 의식의 체험이 아닌 그 주변에 표상된 정 신에 관한 것이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무의식은 어떤 실체가 아니며 하나의 용어일 뿐이다.6)

 

      3) 칼.G.융 지음, 김성환 옮김, 무의식이란 무엇인가, 2016. p. 21.

      4) Lou Marinoff 지음, 이종인 역, 철학으로 마음의 병을 치료한다, 해냄, 2000, p.42.

      5) 오타다 다카시 지음, 황선종 옮김, 심리를 조작하는 사람들, 어크로스, 2014, 제 4장.

      6) 칼 구스타프 융, 정명진 옮김, 정신분석이란 무엇인가, 부글, 2005. p. 107. 

 

무의식이란 그 당시 없던 정신영역이 아니라 정신의 새로운 방 법론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는 생리학 의사로서 정신 병리적 현상이 기존의 이 론으로는 해결 불가능함을 인식하고 의학심리학적 접근을 시도했으나 의식 사 이에 있는 그 ‘무엇’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그는 이러한 병리 증 상 외에도 일상에서 관찰되는 여러 정신 현상들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로서 무 의식은 의식의 태도와는 다른 주체로서 알려지기 시작한다. 이것의 의미는 무의 식의 내용들이 그동안 간과되었고 무시되었던 정신의 여러 가지 면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 프로이트는 무의식에서 고태적(故態的) 잔재들을  확인했으며 이후의 연구들은 이를 증명하였다. 프로이트로 인한 무의식의 발견 은 정신적인 것이 의식적인 것이라는 관념을 제거하고 정신적인 삶은 잠재적인 상태에서 점차 의식의 언저리에 이르게 된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주었다. 그의 무의식의 발견은 의식 말고도 또 다른 정신영역이 있음을 밝히게 되었다. 또한 억압된 정신의 영역은 의식에 진입될 수 없는 본능의 영역이라는 것임을 확신하게 된다. 그렇다면 무의식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우리 자신의 내면의 낯선 것, 알 수 없 는 것들이 우리의 경험이나 마음의 변화, 꿈, 무엇인가가 떠오를 때와 같이 우리 가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그러한 경험들이다. 융은 무의식에 대해 ‘무의식으로부터 의식이 나타나는 것이지, 그 반대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무의 식을 발견한 프로이트는 의식적인 삶이 무의식적 동기에 의해 조정된다는 사실 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에게 무의식적 동기는 원시적이고 본능적이며 비합리적 인 힘이었다. 처음에 그는 무의식적 동기에 대한 단순한 지식만으로도 원시적 본능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해결방법을 찾으려 했으나 비관적이었다. 결 국 이러한 것에 대한 해결책은 의식과 무의식, 정신과 신체의 통합에 있다.7) 우리의 현실 지각에는 무의식적인 측면이 존재하며 의식적으로 지각하지 못 하는 사상도 존재한다. 의식의 문턱(tbresbold)에 있는 사상이 바로 이런 것이 다. 의식의 문턱에 있는 사상이란, 경험되었던 것이지만 인지되지 않은 채 잠재 의식에 동화되어 있는 사상을 말한다. 이런 경험은 오로지 한순간의 직관을 통 해 인식되거나, 깊은 사색을 통해 사후(事後)에나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융도 의사로서 실험을 했었지만 주로 환자와의 만남을 통한 치료 경험을 통해 지식을 얻었다. 그는 “나는 무엇보다도 의사이며 실천적 정신요법가이다. 나의 심리학 적 공식은 모두 일상적인 전문가적 작업을 통해 어렵게 얻은 경험에 근거하고 있다.”8)라고 밝히고 있다.

 

      7) 로빈 로버트슨 저, 이광자 역, 융의 원형, 집문당, 2012. pp. 154~155

      8) Jung, C. G., Psycholgical Type, The Collected Works, vol. 6. new York: Princeton University Press, p. ⅷ.

 

융은 무의식적인 내용이 단지 생리적인것 일뿐 이라는 의견을 거부하고 있으 며 신경증의 심리학은 반증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해리, 몽유병 등의 경우에 자 네나 프로이트 연구 결과는 모두 무의식 상태에서 모든 것이 겉보기에는 마치 의식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마치 주체가 있는 것처럼 인지하고, 생각하고, 감 지하며 의도한다. 이와 같은 소견은 무의식이 실제로 ‘하의식’(下意識, unterbewusstsein)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체험들은 무의 식 내용의 상태가 의식 내용의 상태와는 완전히 동일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하의식은 융의 표현대로 의식에 비해 무의식을 더욱 세분화하여 의식 의 바닥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우리의 욕구는 대체로 무의식적인 것으로 남겨 지는데 여기에서 신경증이 비롯된다. 이것은 우리 시대의 문제와 관련 있다고 여겨진다. 이 문제점으로는 우리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조 차 하지 않고, 생각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신경증은 내적 자아의 분열에서 비롯 되는데 이것은 기존의 도덕적 이상을 고수하는 의식의 하부 즉 ‘하의식’에서 비 도덕적 이상을 추구하다가 거부당할 때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 우리는 자신의 본래 모습보다 도덕적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경향을 띠게 된다. 이것은 자신이 바라는 자아상으로서 현실과 괴리가 클 때 문제가 발생된다. 자아상 프로이트는 무의식이 단순히 의식적으로 억압된 사고나 감정들의 저장소로서 종종 기억처럼 보이는 요소들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억압은 의식적인 어떤 생 각을 무의식의 영역으로 넘기는 심리적 메커니즘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러한 영 역을 무의식이라 부르며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정신으로 정의한다9). 그러나 융은 무의식이 의식에 이용될 수 없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어떤 세계와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였고, 이 둘 사이의 결정적인 차이점이기도 하다. 무의식은 단지 부산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 지며, 이는 마치 원자구성 입자를 다루는 입자물리학자들이 만나는 세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융은 낯설 고 매우 이상한 세계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곳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 난 듯한 미분화된 세계였다. 즉 현재는 알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생각하고 있지 않은 모든 것, 언제가 의식 했지만 망각된 모든 것, 나의 감각에 의해 인지 되었지만 의식이 유념하지 않은 것, 다시 말해 주의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느 끼고 생각하고 행하는 모든 것, 이 모든 것이다. 이것은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가 말한 ‘의식의 언저리’이다.10) 융은 이러한 것에 대해 “의식의 영역은 순간적 시각에 의해 제한되는 반면, 무의식의 영역은 무한하고 항상 지속적이 다.”11) 라고 설명한다.

 

      9) 칼 구스타프 융 지음, 정신분석이란 무엇인가, 앞의 책. p. 19.

     10) Jung, C. G., 한국융연구원 C.G 융 저작 번역위원회 역, 원형과 무의식, 융 기본저 작집 2권, 솔, 2002, C. G. Jung, 2권, p. 44.

     11) 아니엘라 야훼 지음, 이부영 역, C. G. Jung의 회상, 꿈, 그리고 사상, 집문당, 1990. p. 8. 

 

프로이트는 브로이어(Josef Breuer)와의 연구에서, 의식적 태도에서의 방어 를 발견하게 된다.

의식은 ‘억압’이라는 방어기제를 작동하여 자신의 영역을 지 켜 내려 하며 심상 그 자체가 아닌 대체표상도 가능하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12) 프로이트는 이를 통해 정신 병리적 원인이 외상이라기보다 유아기의 성애적 본 능에서 기인한 것으로 확신하게 되었다. 그에게 무의식은 본능적 욕구이며 의식 과는 다른 내용이었던 것이다. 이로써 정신은 의식뿐만 아니라, 의식과 무의식 이라는 두 개의 구조로 되었으며 무의식은 본능의 영역으로서 의식과 갈등을 일 으키는 영역으로 규정하였다. 프로이트는 ‘어린이들의 성이론’에서 아이가 성적 영역을 처음 탐구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 있고, 이 첫 번째 실패가 아이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였다.그 예로 레오나드로 다빈치는 어린 나이에 성욕을 지식에 대한 욕구로 바꾸고 자신이 손댄 것을 제대로 마무 리 못하는 무능함이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우연히 신경증 환자들에게서 그의 이미지와 유사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 다.13) 프로이트는 억압으로 받아들인 반면 융은 가능성으로 보았기 때문에 이러한 성애적 본능으로서의 의미보다는 생명을 살아가게 하는 에너지로서 세상과 관 계를 맺는 것이라는 입장을 갖게 된다.14)

 

       12) 프로이트 지음, 홍성표 역, 꿈의 해석, 흥신문화사, 2008, pp. 139~151.

       13) 지그문트 프로이트·칼 구스타프 융 지음, 정명진 역, 프로이트와 융의 편지, 부글, 2018, p. 196.

       14) 신근영 지음, 칼 구스타프 융, 언제나 다시금 새로워지는 삶, 북드라망, 2012, p. 48.

 

이에 대해 그는 우선적으로 생명이 가 진 이러한 삶의 욕망의 성격을 생명의 원천이며 ‘창조성’이라 규정한다. 리비도 는 창조의 에너지라는 것이다. 융이 프로이트 성이론에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은 융의 환자는 대부분이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사람들로서 ‘조발성 치매’를 앓는 사람들이었다. 당시에 이러한 사람들을 바보병으로 여겼으나 이는 후에 브로일 러에 의해 ‘정신분열증’으로 불리게 된다. 이러한 조발성 치매를 앓는 사람들은 성적으로 개방된 사람들로서 이들에게 성은 억압의 대상이 될 만큼 심각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융은 이러한 배경을 통해 이들의 병이 성적 문제보다는 사 회부적응에서 비롯된 것으로 짐작하게 된다. 이렇듯 융은 프로이트의 성애적 본 능으로서의 무의식에 대한 이론이 편향된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정작 무의식 이 무엇인지 자신도 알지 못했다.

융과 프로이트의 차이점이라면, 프로이트는 우리의 인격은 하나이지만 이 구조는 한 나라 안에 존재하는 세 개의 도시처럼 하나의 마음을 나누어 가진 세 부 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로 역동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단일한 ‘나’가 있고 나의 이러저러한 모습들은 단일한 나의 다양한 특성일 뿐인 것이다.

그러나 융은 단일한 나도 없고, 나란 존재가 단일해야 하는 것도 아닌 것으로 보았다. 나 란 하나의 통일된 존재로서 원래 ‘나’라는 것은 없으며 여러 콤플렉스들이 얽히 고설켜 ‘사후적으로 생겨난 나’인 것이다.

결국 프로이트의 무의식은 전체와 그 것의 부분들로서 마음을 구조화하여 하나의 전체가 부분들에 앞선다. 그래서 전 체가 우선이고 전체를 혼란스럽게 하는 부분들은 나쁜 것으로 본 것이다. 의식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시대의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정신의 보편적 구조로 끌어올렸으나 오히려 의식을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의 무의식은 부정적이며 억압된 것들의 집합소로서의 지하세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의식의 강화는 자신만이 존재한다는 착각에 빠지는 결과를 낳았다. 반면 융은 자율적이 고 독립적인 것들의 집합으로서 마음을 바라봄으로써 마음의 다중성을 주장하 였고 하나의 전체를 미리 설정하지 않았다.15)

 

      15) 같은 책, p. 71. 

 

이러한 입장에서 본다면 인격의 통일이란 콤플렉스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만 들어 내는 일관성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힘들의 작용을 외면하거나 억압하는 것 이 바로 마음에 병이 드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의 다중성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서 더 많은 ‘나’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무의식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 프로이트의 무의식은 억압의 대상으로서 의식 의 강화를 주장한 반면 융은 억압이 아닌 무의식의 의식화를 주장한다. 의식이 강화되면 모든 주도권을 갖게 되는데 이럴 때 삶의 새로운 가능성들은 일정한 틀에 갇히게 되어 무감각해 질 수 있다. 그렇기에 의식의 강화는 생존의 효율성 을 위해서는 중요하지만 의식만의 삶은 빈곤해질 수 있다. 프로이트가 신경증의 원인을 과거 아동기 감정에 중점을 둔 것은 인과론적 관점이라 할 수 있다. 융이 인과론을 부정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개인의 행동은 미래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으로서 한 개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 뿐만 아니라 미래 목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정신은 한편으로는 과거에 있었던 모든 것의 잔재 와 흔적이 남긴 그림을 그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신이 스스로의 미래를 창 조하는 한 앞으로 다가올 것의 윤곽을 같은 그림 속에 표현한다.”고 말함으로써  그의 목적론적 사고를 엿볼 수 있다.16)

 

      16) Jung, C. G., The Psychogenesis of Mental Disease, The Collected Works, vol. 3. new York: Princeton University Press, pp, 184~185. 

 

인과론적 관점은 한 개인을 과거에 묶어 두어 체념과 절망을 갖게 할 수 있지만 융의 목적론적 관점은 지향해야 할 목표 를 제공함으로써 우리에게 희망을 갖게 한다는 점이다.

 

2) 융의 집단 무의식

융은 콤플렉스가 삶에서의 핵심인 에너지의 원천으로 보았고 그러한 삶을 움 직이는 힘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융에 따르면 인간 모두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콤플렉스가 우리를 가지고 있음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삶에서 반복되는 문제가 있다면 마음 아래 작동하고 있는 콤플렉스를 찾는 것이 해결하는 것의 출발점이 된다고 한다. 이러한 콤플렉스는 우리가 무시하고 억압할수록 그 힘은 더 세어지기 때문이다. 콤플렉스를 안다는 것은 현재 문제 가 되는 자신의 감정을 아는 것으로서 이는 콤플렉스를 다루게 되는 것을 의미 한다. 콤플렉스는 살아가면서 관계 맺는 형식들을 표현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형식 들은 어디에서 생겨난 것일까? 이에 대해 융은 사람들이 살아온 다양한 경로들 안에서 어떠한 공통의 관계형식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모든 인간이 일정한 관 계형식을 갖고 태어나며 이것이 인간의 경험을 만든다는 것이다. 경험에 앞서, 경험 안에서 작동하고 있는 이 형식을 칸트의 말을 빌려 ‘선험적’이라 부른 다.17)

선험적 요소, 즉 타고 난다는 의미이다. 이전에는 의식하지 못했던 생각 이나 관념들이 개인적이 아닌 차원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융은 정신의 구조를 의식, 개인 무의식, 집단 무의식으로 구분 한다. 의식은 인간 누구나 알 수 있는 영역으로서 일상적인 지각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식이 외부나 내부의 어느 세계를 향하느냐에 따라 각 개인의 개성이 구분되며, 이러 한 의식의 방향을 통해 새로이 형성되는 것이 ‘자아’(Ich, Ego)이다. 의식에서의 자아는 외부세계와 관계하며 마음의 전체성을 이루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한다. 즉 자기 자신으로 하여금 생각이나 행위를 알게 하는 것이 자아의 역할인 것이 다.18)

 

     17) 신근영 지음, 앞의 책, p. 105.

     18) 카를 G. 융 외 지음, 이윤기 역, 인간과 상징, 열린책들, 2009, p. 247.

 

누구나 ‘나(자아)’를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외부와 관계한다. 의식의 영역은 무의식과 마찬가지로 알 수 없으나 그 핵심에는 ’자아‘가 있다.

자아는 의식과 분별의 세계이며 집단 무의식의 핵심 원형인 자기(Self)로부터 떨어져 나온 것 이다.

융은 “자아로 동화된 무의식의 내용이 더 많아지고, 더 의미 있을수록 자아는 자기에게로 더 가까워진다. 비록 이 접근이 끝없는 과정이라는 것이 확실 해도 말이다.”19)라고 설명한다. 자아는 외부 경험들에 대해 의식화의 영역을 넓 혀 가며 인격의 동일성과 지속성을 규정한다. 이러한 자아의 역할로 매일의 자 기가 동일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개인에게는 개인적인 기억과 야코프 부르크하르트(Jacob Bruckhardt)가 ‘근본적 심상’이라 묘사한 심상들이 존재 한다.20) 이 심상들은 우리 두뇌에 잠재되 어 있으며 이러한 정신적 계승은 모든 민족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며 무의식의 보다 더 깊은 층위에서 나타난다.21) 무의식 차원에서의 개인 무의식은 개인에 게는 독특하지만 인식되지 않는 영역이며 집단 무의식은 개인의 차원이 아닌 인 간에게 보편적인 형태로 드러나는 영역이다. 이것은 고태적(故態的) 의미를 내 포한다.

집단무의식은 인류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나오는 것이다.

즉 사람이 생후 경험에서 얻는 것이 아닌 이미 가지고 나오며 후손에게 정신적으로 유전되어 온 결과이다.

이러한 것은 전혀 개인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단적인 심상 (心像)이라는 특성을 지닌다.

정신에서의 집단무의식의 상(像)은 대부분 고태적인 신의 표상이나 원형들의 상이다. 문화와 인종의 차이 없이 존재하는 가장 원초적인 행동 유형인 이것은 신화와 종교적 원천이기도 하다. 융은 “무의식의 범위에는 억압된 내용뿐만 아니라 의식의 문턱 값에 이르지 못한 모든 심리적 소재가 포함되어 있다.”22)라고 주장한다.

 

     19) 로빈 로버트슨 저, 앞의 책, p. 269.

     20) 칼.G.융 지음, 무의식이란 무엇인가, 앞의 책, p. 100.

     21) 같은 책, p 101.

     22) 신근영 지음, 앞의 책, p. 133.

 

문턱 아래에는 개인의 경험 층뿐만 아 니라 경험 이전, 의식에 앞서 존재하는 무의식이 존재한다. 이것이 ‘집단 무의 식’이다. 이 집단 무의식의 내용들은 의식에 속해 있지 않으므로 개인적이 아니 며 집단적이다. 정신에 있어 개인적이지 않은 영역을 가정한 융의 이론은 무의 식이 억압의 잔재라는 프로이트와 다른 부분이다. 물론 융도 어느 정도까지는 이러한 프로이트의 억압 이론을 받아들이기는 하였지만 융은 집단 무의식이라 는 새로운 개념을 세움으로써 그것을 보완하였다. 주관 정신으로서의 개인 무의식은23) 무의식에서 억압된 내용을 의식으로 다시금 환기 시킬 수 있는 무의식적 내용으로 구성된다. 객관 정신으로서의 집단 무의식24)은 개별적 의식이 구성되기 전(선험적) 정신의 실체로서 주어져 있던 것이다. 이러한 집단 무의식은 밀폐된 개인적인 체계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넓 게 열려 있는 객관성이다. 즉 나라는 존재는 일상의 의식에서 항상 객체를 가진 주체이지만 이와 반대로 모든 주체들의 객체인 것이다. 융에 있어서 ‘무의식’은 ‘집단 무의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무의식의 의식화 과정에서 개인 무의식과 집단 무의식의 내용을 인식 하게 된다. 그리고 무의식은 전체가 되고자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의식이 일 방적일 때 무의식은 이에 대하여 보상작용을 함으로써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게 한다. 기억에 대한 모든 것은 융이 말한 개인적 무의식의 한 부분이며 그것들은 프로이트 입장에서는 무의식 전체를 구성하지만 융은 집단적 무의식이 개인적 무의식보다 훨씬 더 큰 실체임을 주장한다.

집단 무의식은 대중들의 집단정신과 혼동하기 쉽지만 개인 무의식과는 달리 개인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독특한 개인의 정신은 다른 개인들과 동일한 부분을 많이 지니게 되는데, 즉 보편적으로 토대를 이루는 정신을 융은 집단 무 의식이라 부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무의식은 무수히 많은 콤플렉스25)로 이 루어져 있다. 인간은 그 나름의 형식을 갖고 외부와 관계를 맺는다. 이것은 학습 된 것이 아니며 이것을 발판으로 하여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다. 생각하고 분별 하는 의식의 작동 이전에 세계를 만나는 특정한 형식이 있는데 이 형식이 바로 ‘원형’이며, 이 원형들은 무수히 많다. 이러한 원형들이 ‘집단 무의식’을 구성한 다.집단 무의식에서의 집단(Collective)은 ‘집합적인, 축적의, 집단의’라는 의미 보다 ‘집합적’, ‘축적된’이 더 적합하다. 그 이유로 융의 집단 무의식은 심리학적인 개인주의를 넘어선 역사적 존재로서 인간을 바라봤기 때문이다.26)

 

      23) Jung, C. G., 원형과 무의식, 융 기본저작집 2권, 앞의 책. p. 129.

      24) Jung, C. G., 2권, 같은 책, 같은 곳.

      25) 이부영 지음, 분석심리학-C.G.Jung의 인간심성론, 서울, 일조각, 1998. pp. 66-70.

      26) 신근영, 앞의 책, p. 137.

 

이러한 집단 무의식은 원형들이 작동하는 곳으로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니는 것으로 이것이 원형의 공시성이다.

더 중요한 것은 원형들이 진화의 시간을 담고 있다 는 것이다.

이러한 공시적 측면에서의 집단 무의식은 ‘집합적’ 장소이고 역사적  측면에서는 ‘축적된’시간이 되는 것이다.27)

집단 무의식의 내용은 의식에 나타나지 않으며 개인적으로 획득되는 것이 아 니라 누구에게나 유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하지 않으며 인생에서 한 번도 의식화 된 적이 없는 원시적이고 잠재적 이미지의 저 장고라 할 수 있다. 일부 병리적 증상은 의식과의 갈등으로 인해 표출된 것이 아 니라 의식과는 관련이 없는 고태적인 정신의 직접적인 개입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점에서 ‘집단 무의식’은 개인적인 것에서 유래하지 않기 때문에 유아기 성이론에 기반을 둔 정신분석의 접근을 비판하는 것이다.

집단 무의식의 개념은 정신속 어디에나 보편적으로 존재하며 어떤 일정한 형 식들이 존재한다.

신화학적 연구에서는 이것들을 ‘주제(Motive)’라 부르고, 원시인 심리학에서는 레비 브륄의 ‘집단표상’에 해당되며, 비교 종교학에서는 후 베르트(Hubert)와 마우스(Maus)에 의해 ‘상상의 범주들’이라 정의된다.

아돌프 바스티안(Adolf Bastian)은 그것들을 ‘기본적 혹은 원초적 사고’라고 하였 다.28)

집단 무의식의 심리학적 의미로는 정신의 개인적인 성질을 강조한다.

프로이트와 아들러의 심리학은 개인 심리학이며 원인적인 요소나 인과적 요인들은 거의 전적으로 그 성질상 개인적인 것으로 간주하였다.

실제로 환자의 정신생활에 신화적 영역에서의 추진력의 공동 작용이 결핍되었기 때문에 장애를 일으키는 수많은 노이로제 환자들이 있다. 그러나 개인 심리학은 가능한 한, 문제를 개인적인 원인으로 환원함으로써 원형의 주제를 부인한다.29)

융은 ‘집단 무의식’의 본능적 충동이 의식의 크기를 변화시켜 ‘전체성’에 이르게 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이를 분석 및 치료에 적용하였다.30) 융은 전체로서의 인격을 정신이라 불렀고 정신은 의식과 무의식 전체를 포함한다. 이에 대해 그는 “심리학은 다만 정신에 대한 지식일 뿐이다. 생물학이나 생리학이 아니고, 다른 종류의 과학도 아니 다.”31)라고 말한다.

 

      27) 같은 책, p. 138.

     28) Jung, C. G., 2권, 같은 책, p. 157.

     29) Jung, C. G., 2권, 같은 책, p. 162.

     30) 개인분석, 꿈 분석

     31) Jung, C. G., The Archetype and the Collective Unconscious, The Collected Works, vol. 9i. new York: Princeton University Press, p, 30. 

 

이러한 개념은 인간은 본래 하나의 전체라는 융의 기본 사 상을 뒷받침해준다. 그의 이러한 작업의 의미는 객관 정신을 회복하고 상실된 영혼을 찾는 것이다. 우리의 영혼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될 때 균형을 잃게 되고, 누구도 온전한 개인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전체성 을 가지며 우리가 할 일은 이 전체성을 분화시키고 발전시킴으로써 내적으로 갈 등 구조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결국 궁극적인 목적은 잃어가는 전체성을 찾아 정신을 강화하여 갈등이나 분열의 상황에서 저항할 수 있도록 힘을 키우는 것이 다.

 

3. 무의식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 자기인식

그렇다면 의식은 어떻게 무의식을 지각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다시 말 하면 무의식의 의식화, 즉 자기인식의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이에 대해 융은 꿈의 상징들, 즉 꿈의 언어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자기를 이해하는 것을 도 울 수 있다고 한다.32) 우리의 의식은 자아의 세계이다. 이것은 의식이 우리의 중심이 아님을 의미한다. 우리는 자아의 세계가 전부라고 믿고 있다. 이렇게 느 끼는 것은 무의식과 같이 직접 경험되지 않고 설명하기 힘든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무의식에 동화된 경험은 꿈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 상징적인 이미지를 통해 나타난다. 일부 과학자나 철학자들은 무의식의 존재를 부정하는 데, 심리학자들이 무의식적인 심적 상태의 존재를 추정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꿈이나 연구가 밝혀낸 증거 때문이다. 프로이트 또한 꿈이 우연의 산물이 아니 라 의식적인 생각이나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는 가정 아래 의식의 무의식적 측면 을 경험적으로 탐구한 것이다. 과학과 이성주의의 발달은 이러한 꿈의 해석을 미신으로 치부하였으나 비로 소 프로이트에 의해 심리학적 이론 체계를 갖춘 설명이 가능하게 되었다. 무의 식을 아는 것에 꿈이 도움이 되는 점은 낮 동안 억압되었던 소망이나 욕망이 꿈 에서 충족되기 때문이다. 금지된 욕망은 꿈에서 충족되지만 가려지고 상징적인 방식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해석을 필요로 한다.33)

 

     32) Jung, C .G. The Psychological Foundations of Belief in Spirits, The Collected Works, vol. 8 , New York: Princeton University Press, pp, 304-310.

    33) 프로이트, 꿈의 해석, 앞의 책, pp. 64~70.

 

우리의 마음은 정신적 상으로 표현되며 그것들은 꿈으로 보여 진다.

꿈은 무의식의 표현이며 무의식은 상들을 포함하고 있고 또한 그것들을 만들어 내는 정신적 원천이다. 무의식의 강력한 힘은 임상적 소재에서뿐만 아니라 신화나 종 교, 예술 그리고 인간이 스스로를 표현하는 그 밖의 영역에서도 나타난다.

꿈은 왜 상징으로 표현되는가? 예를 들어,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Noam Chomsky)는 언어들의 기초가 되는 심층 구조모델을 개발했다. 그는 이 심층구조가 인간 정 신의 타고난 고유 구조라고 주장한다. 또한 장 피아제(Jean Piaget)는 어린이의 행동과 발달 연구에서 동작들로부터 언어가 나온다는 것을 알아냈다.34)

즉 언어에 기초가 되는 심층구조는 타고난 것이고 이것은 동작에서 드러나며 말로 발달 되어 가는 것이다.35)

 

      34) 피아제의 인지발달 4단계, 1단계: 감각-동작기 아기가 태어나면서 모든 지각의 방식은 감각과 행동을 통해 일어난다. 처음에 신 체나 감각적인 관계, 그리고 환경적인 대상에 대한 의식이 생겨나고 물체를 잡거나 목표물을 향해 움직이거나 소리와 행동을 모방할 수 있게 된다.

     35) 로빈 로버트슨 지음, 앞의 책, p. 143.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종종 마주할 수 있는 용어나 하나의 기호 이외에도 특정 한 함의를 지니는 경우 그것을 상징이라 부른다. 상징은 모호하고 우리가 알 수 없는 것, 감추어진 무엇인가를 내포한다. 이러한 상징성은 ‘무의식적 측면’을 지 닌다. 모든 종교가 상징적인 이미지나 언어를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정 의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는 개념을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인생에 의미를 부여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종교에서 상징들이 맡고 있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상징은 명확하고 선명한 의미 이상의 어떤 것을 나타내며 자연 발생적인 것이 지만 꿈속에서의 상징은 저절로 만들어진다. 꿈은 생기는 것이지 만들어지는 것 이 아니기 때문이다. 꿈은 상징에 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상징은 꿈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으로 모든 종류의 심적 표현에서 생겨난다. 그래서 상징적인 사고와 감정, 상징적인 행위와 상징적인 상황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꿈에 나타나는 상징적인 이미지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 이러한 의미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다른 심리적인 문제를 알아낼 수 있 다는 점이다. 상징은 아직 이해되지 않은 것을 표현하려는 시도로서 단순한 기호가 아니다. 상징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미스터리이며 융이 지적했듯이, 의식만의 산물일 수가 없다. 상징은 오로지 의식과 무의식의 대극에 의해 생성될 수 있고 대극 안 에서 상징을 낳는 것이 무의식이다.

상징 중에는 그 성질이나 기원에 있어 개인적이기보다는 ‘집단적인’ 것도 매 우 많으며 이것은 주로 종교적 심상이다. 종교 상징은 태고적 꿈이나 창조적 상 상에서 생겨난 ‘집단표상’이며 이것은 의도가 아닌 무의식을 통해 자연적으로 생겨난 것이라는 점이다. 상징은 단순한 기호가 아닌 한, 무한하고 끝없는 은유 이다. 살아있는 것이며 짧게 설명될 죽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것으로 이에 대 해 융은 “상징은 의미를 잉태하고 있을 때에만 살아 있다.”고 말한다.36) 즉 상징 은 자신이 표현하는 신비로운 것이 완전히 이해된 뒤에야 기호로 환원되는 것이 다. 의식은 무의식을 직접 알 수 없다. 의식이 만나는 것은 무의식, 즉 집단 무의 식을 이루는 원형 像들로서 이것이 ‘상징’이다. 기호가 대상을 가리키는 명사라 면 상징은 원형의 기능과 힘을 표현하는 동사라 할 수 있다. 융의 분석심리학에 서의 분석이나 해석은 이러한 상징 속에 담긴 동사로서 원형을 밝히는 일이다. 의식이 강한 성향인 사람은 상징이 극히 개인적 경험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지며 꿈에서 대부분 주변 지인들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무의식을 알아갈수록 상징은 개인적 모습이 아닌 보편적인 형상을 띄게 된다. 이것이 신화나 민담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융은 신화를 민족의 집단적 꿈이라고 불렀다.37)

현대인과 원시인의 차이점에 대한 비교는 인간의 상징 형성의 경향과 그러한 상징의 표현에서 꿈이 맡는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유는 많은 꿈 들이 원주민의 사고, 신화 등과 유사한 이미지 혹은 심리적 현상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이 꿈의 이미지를 ‘고태의 잔재’라고 불렀다. 이 고태의 잔재는 개인의 삶과 관련된 것만으로는 그 존재의 내력을 설명할 길이 없는 대단히 원초적이고, 내재적이고 유전되어 내려온 인간의 심리 형태인 것으로 보인다.

융에 의하면 이러한 관점은 무의식을 의식의 부속물쯤으로 보는 사람들의 관점이라는 것이다.

집단 무의식의 내용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형성된 패턴을 가진다. 이에 대해 융은 “개인이 속할 세계의 형태는 가상적 이미지로 이미 가지고 태어난다.”라고 설명한다.38)

 

      36) 카를 G. 융 외 지음, 인간과 상징, 앞의 책, p. 76.

      37) 신근영 지음, 앞의 책. p. 161.

      38) Jung, C. G., Two Essays on Analytical Psychology, The Collected Works, vol. 7. new York: Princeton University Press, p, 188. 

 

그 예로서, 집단 무의식 안에 어떠한 이미지가 있다면 그 이미지는 유아가 현실의 이미지를 지각하고 반응하면서 표현되는 것 이다.

이러한 잠재적 이미지는 경험이 많을수록 표현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 진다. 이러한 점이 집단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얘기한다. 융에 의하면 그것은 절대로 생명이 없는 무의미한 ‘잔재’가 아니며 역사성이 있는 연상이나 이미지는 합리적인 의식 세계와 본능의 세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융은 꿈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겼는데 “꿈과 관련된 어떤 회의와 비 판도, 지금껏 나에게 꿈이 하찮은 것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든 적은 한 번도 없다” 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꿈을 무의식으로 통하는 길로 보았을 뿐만 아니라 무의식 이 그것을 조종하도록 하는 것을 보았다. 왜냐하면 꿈은 의식적 태도의 표면, 즉 무의식의 한 단면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39)

 

       39) Jung, C. G., C. S, Hall and J. Jacobi, 설영환 역, 융 심리학 해설, 선영사, 1997. p. 212.

 

융은 꿈의 실체에서 멀어지 게 만드는 사고의 연상 작용을 좇지 않는 대신 꿈 자체로 보여주는 상징과 이미 지들에 집중하게 된다. 꿈의 일반적인 기능은 꿈 소재를 산출함으로써 심적 평 형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 이로써 꿈은 심리적 균형을 이루게 하며 융은 이것을 우리 심리 구조에서의 꿈의 ‘보완적(보상적)’ 역할이라 부른다. 꿈 분석은 이론만 배워서 적용하는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경험을 바탕으로 하 는 두 인격 사이에서 일어나는 변증법적 상호 교환의 과정이다. 이에 대해 융은 인간의 마음에 대해 일반적인 이론을 세우기 전에 인간에 대한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개인이야말로 유일한 현실이다. 이 개인에서 분 리되어 인류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향하면 향할수록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진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일을 올바르게 조망하기 위해서는 한 인간의 현재뿐 만 아니라 과거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신화나 상징의 이해가 본질적 으로 중요한 것이다. 꿈이나 상징의 해석은 지성을 필요로 하는데, 꿈꾼 사람의 개성에 관한 많은 지식 뿐만 아니라 해석하는 사람의 자기인식을 필요로 한다. 우리가 위험이 쌓여 가고 있음을 깨닫지 못한 채 한 걸음씩 다가가지만 의식 은 깨닫지 못해도 무의식은 꿈을 통해 우리에게 정보를 전해주고 있다. 그러나 꿈은 인간의 편도 아니고 인간적인 것도 아니다. 그래서 융은 이 정신의 특성에 접근하려는 사람은 현대인의 의식보다 고대 신화 혹은 원시 민화를 통해 접근하 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면 때문에 그는 신비주의자라는 비난 을 받기도 했지만 이에 대한 그의 답은 1930년 글을 통해 밝히고 있다.

 

“서구 정 신의 등불은 거의 그 빛을 상실하고 있다 ...... 사람들은 학문의 세분화, 합리주 의, 주지주의에 진저리를 치고 있다. 사람들은 ...... 감추는 것이 아니라 투명하게 비치는 진리, 물처럼 빠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뼈에 사무치는 진리를 듣고 싶 어한다. 다만 이런 식의 지적 탐구라면 너무나 미심쩍어서 대중이 길을 잃어 방 황할 때 그들을 이끌어 줄 수 없을 것이다.”40)

 

    40) Jung, C. G., The Spirit in Man, Art, and Literature, The Collected Works, vol. 15. new York: Princeton University Press, p, 58.

 

4. 철학에서의 무의식 개념

심리학자들은 의식을 구성하는 관념과 느낌이 이보다 더 단순하고 완전히 무의식적인 요소들 위에 있는 복잡한 성질의 실체라는 점을 인식해왔다.

무의식적 요소가 있어야 의식적 요소들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으로 라이프니츠는 ‘의식할 수 없는 지각들’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의미로 칸트가 ‘그림자 같은 표상’이라 부른 이 모호한 지각들은 오직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서만 의식에 도달 하는 것이다.41)

 

      41) 칼.G.융 지음, 무의식이란 무엇인가, 앞의 책, p. 226.

 

로크는 ‘인간의 정신이란 분리되고 구별되는 이데아라는 입자들을 담고 있는 일종의 비어 있는 용기’라고 기술한다.

모든 이데아는 단순하거나 복잡한데 단 순한 이데아는 경험에서 직접 나오며 복잡한 이데아는 단순한 이데아에 작동하 는 정신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이데아는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이때 경험은 외부의 감각적 경험일 수도 있고 정신 상태 그 자체에서 나오는 내적 경험일 수도 있다. 이러한 로크의 입장에서 본다면 무의식적 영역에서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인간의 정신은 의미가 없다는 것으로 받 아 들여진다.

그는 경험될 수 있는 모든 것으로서의 모든 이데아는 직·간접적인 감각 경험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반면 버클리는 이에 대해 동의하지만 물질세계 를 인간의 인식과 분리시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데카르트의 코 기토에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인간의 사고라는 결론에 이른다.

즉 인간이 세상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한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굉장히 종교적이어서 이 딜레마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비록 우리의 경험으로 세계를 증명할 수 없을지라도 세계는 신의 마음 안에 존재하기 때 문에 그 세계는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융과 더 가까운 견해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많은 사상들이 결합 되면서부터이다.

스피노자처럼 서로 연결된 단일한 실재의 다른 두 가지 면뿐이라는 가정과 칸트처럼 인간 정신은 근본적 실재로 타고난 정신적 구조가 있다는 가정, 밀 처럼 분류와 통합은 새로운 생각이 나타나는 적극적 과정이라는 가정, 마지막으로 생물학에서 유기체가 무한한 기간에 걸쳐 진화하는 과정을 더하면 이 가정들 이 모두 합해져 융 분석심리학의 시발점에 근접하게 된다. 칸트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구조들이 정신에 존재하며 이런 구조들은 인간 외부의 물질세계와 사고의 정신세계를 매개한다는 진리를 알아냈 다.

칸트가 정신의 의식 구조를 연구하고 무의식의 철학과 심리학의 출현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은 19세기 독일에서의 논문들을 통해서도 정의되고 있다.42)

그 에 있어서 최상위 개념은 ‘대상’으로서 이것은 지성의 순수한 개념, 즉 12 범주 들보다도 더 원초적이고 순수한 개념들이다. 이러한 것은 단순히 형식적인 과학 이 아니라 선험적 논리학인 것이다.

그는 로크의 주장처럼 이러한 타고난 구조 들이 감각적 경험의 무기들을 넘어서는 그 어떤 것이라는 것과 생각만이 경험될 수 있다는 버클리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도 물질세계는 없다는 유아론적 결론은 거부했다.

융의 이론은 심리치료를 뛰어넘어 초월적 이상주의로서 철학, 인류학, 문화, 예술에 관한 연구에 있어 인식론적으로 칸트의 철학을 논한다.43)

대표적으로 융의 심리유형과 칸트의 범주론을 비교해 보자면 심리유형은 집단 무의식의 원형 개념의 체계화를 최초의 시도이고 칸트와의 근본적인 유사성 을 알게 한다.44)

이러한 유사성은 칸트의 12범주는 4개로 나뉘고, 융에게서도 12개의 기본 원형이 있는데 이는 4개로 나뉜다.

그러나 융이 경험주의자라는 점 에서 ‘심리학적 유형’에서 ‘이미지’ 또는 ‘원초적 이미지’라는 용어는 단지 지적 이고 실제적인 기능을 구성하는 칸트 사상에는 반한다. 칸트의 합리적인 면과 융의 비합리적인 면은 반대되는 것이다.

사실 이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칸트가 구성적 기능이 아닌 규제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45)

 

     42) Nicholls, A., Liebscher, M. Introduction: Thinking the Unconscious, Thinking the Unconscious: Nineteenth Century German Thought, Cambrige University Press, Cambrige, 2010, p. 1~25.

    43) Jung, C. G. Letters, ed. by Gerhard Adler and Aniela Jaffé, tras. R.F.C. Hull, vol.1: 1906-1950. Princeton University Press, Princeton. 2015. p.294.

     44) Palmquist, S. Dreams of Wholeness: A course of interductory lectures on religion, psychology and personal growth, Philopsychy Press, Hong Kong, 1997, p. 168.

     45) Huskinson, L. Nietzsche and Jung: The Whole Self in the Union of Opposites,Bruner-Routledge; Taylor & Francis Group, Hove. 2004, p. 77. 

 

융은 원형과 범주의 관계에 대한 그의 견해를 밝히지 않았으며 체계적인 설명을 제공하지 못했다.

그는 또한 수많은 다른 것들을 발견했지만 결국 칸트의 범주를 원형의 적용으로 간주할 수 있는 방법은 명확하지 않다.46) 융은 원형과 범주의 연관성에 대하여 “주관적 적성의 개입 없이는 인간의 경험도 없고, 경험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쓰고 있다.47) 즉 융에 따르면 우리 정신에는 어떤 경험에서도 주어질 수 없는 선험적 구조인 원형이 존재하지만 동시에 가능한 심리적 경험에 조건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떠한 관계의 범주(선험적 형태) 없이 관계를 인지하는 것이 불가능할 경우에 아버지, 어머니, 어린이 원형 없이는 관계를 이해하고 창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는 단지 선험적인 정신의 형태일 뿐인 것이다. 융이 칸트 사상의 범위를 인식했다는 것은 인간 본성을 더 이해하기 위 해 철학과 심리학의 접점을 알게 해준다.

칸트에게 진리는 정합성으로서 이것은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의 전체성 내에서의 일치성이다.48)

또한 이것의 기준은 지각된 대상이 실재적인 것인지 상상 적인 것인지를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이다. 이는 우리가 가지는 지각 내용이 다 른 지각 내용과 정합적이지 못하면 이는 실재적인 지각이 아닌 상상적이라는 것 이다.

이러한 정합적인 것은 전체성을 말하는 것으로 모든 의미 있는 인식은 경험에 일치한다.49)

한편 프로이트도 환자의 기억들이 과거의 객관적 사건들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무의식 안에서는 어떠한 객관적 인식의 단서도 없음을 알게되어 객관적인 인식론을 구성하는 것을 포기하였 다.50)

 

       46) Palmquist, S. Kant’s Categories and Jung’s Types as Perpectival Maps To Stimulate Insight in a Counseling Session, Interantional Journal of Philosophical Practice, vol.3, no 1, 2005, pp 14~15

       47) Jung, C, G, 앞의 책, 1972. pp, 123~306.

       48) 문장수, ‘칸트의 선험적 논리학과 라캉의 정신분석적 논리학의 인식론적 전제에 대한 비판과 구조-구성주의 인식론 정초(Ⅱ), 한국칸트학회논문집, 칸트연구, 제38 집, 2016, 12. p. 123

      49) 같은 책, p. 124

       50) 비트머, 욕망의 전복, 홍준기·이승미 역, 주식회사 하나의학사, 서울, 1998. p. 181.

 

인간 각자는 자신의 정신적 지각의 렌즈를 통해 그 세계를 보게 된다. 칸트는 인간의 타고난 심리학적 구성이 자연에 대한 관찰들, 거기에 따른 논리적 결론 들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심리학이 중요한 학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무의식의 심리의 영역이라는 개념을 칸트의 물자체와 같이, 우리는 이러한 물자체를 결코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인간의 정신은 세계가 조직화된 것과 거의 같게 조직화되어 있으며,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는 진리의 범주들을 필연적 으로 포함한다.

이러한 주장은 르네상스 이전에는 생각될 수 없는 것으로서 그의 주장은 철학의 방향을 바꾸었다.

칸트에 의하면 인간은 선천적으로 실재를 조직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았고 물질적 실재는 세계를 조직화하는 내부 구조를 통해서만 경험된다고 주 장했다. 그리고 인간이 감각적 인식을 처리하기 위해 물질적 실재를 구조화할 수 있다는 사실은 타고난, 그리고 동일한 정신적 구조들이 인간 내부에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다.

이러한 증거는 융의 집단 무의식을 구성하고 있는 원형들로 설명된다.

융의 집단 무의식은 유전되어 학습이 필요없는 경우에 해당하지만 집단 무의식의 진화는 신체 진화와 같은 방식으로도 설명 가능한 부분으로서 뇌는 진화와 직접 관계된다.

칸트의 범주들은 인간이 실재에서 이해하는 것보다 더 분명히 상황을 묘사하 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 인간의 감각기관 자체가 실재를 조직화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감각 데이터가 뇌에 제공되면서 조직화가 진행되었다.

우리 뇌에서 얻 어지는 특별한 과정들은 일차적 의식과 상위의식으로 구분된다.

일차적 의식이 란 ‘기억된 현재’로서 사건을 지각할 수는 있지만 의식함을 의식하거나 자아 개 념은 갖지 못한다.

이러한 일차의식에서 생성되는 과정은 지각범주화 수행 능력이다.

우리의 뇌는 감각의 각 영역이 분리된 체계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리된 지각들의 상을 조화시키는 수단을 가진다.

이러한 조화의 결과가 ‘지각의 범주화’이며 범주화란 ‘패턴’으로 인식함을 의미한다.51)

 

       51) 김영례, 「뇌의 인지기능과 마음의 관계」, 철학논총, 새한철학회 제 95집. 2019. 제 1권. p.26. 

 

의식된 인식의 타당성은 인식 이론의 비판적 숙고에 의한 것과는 다르게 더 의문시되었다.

칸트가 옳다면 인간 정신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진리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것은 인간 정신의 연구, 즉 심리학이 처음부터 독립된 분야가 되어야 했던 필요성을 의미한다.

카루스의 무의식에 대한 가설은 칸트의 비판론을 극복하는 것 같았고 인간 심혼의 신적인 주권을 새롭게 정립하였다.

중세인의 정신은 신의 정신이었고 인식 비판은 중세인의 겸손함의 표현으로서 신의 정신에 대한 단념, 거부 즉 이성의 한계에서의 인간의식의 현대적 확장이자 강화였다.

쇼펜하우어의 경우 우리는 새로운 신의 정의로서 의식이 없는 의지를 발견하며, 카루스의 경우는 무의식, 그리고 헤겔의 경우에는 동일화와 팽창을 발견할 수 있다.

카루스는 심혼의 어두운 측면을 포함하는 세계상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면서 결론에 가까이 근접해 갔다.52)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인식은 의식에 밀려드는 정신체계의 반응이 형이상학적, 또는 근본적으로 실제적인 것들의 행태에 상응하는 방향으로 정리되는 데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만약 정신체계가 의식과 일치하고 동일하다면, 우리는 인식 가능한 것, 다시 말해 인식론의 범위 내에 존재하는 것을 모두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심혼이 의식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의식 가능한 부분과 비슷하게 또는 다르게 기능하는 것이 증명된다면 우리의 불안 은 더 커질 것이다. 왜냐하면 이 경우에는 더 이상 보편적인 인식론적 한계가 문 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무의식적 정신 내용과 분리시키는 단순한 의식의 문 턱이 문제되기 때문이다. 의식의 문턱과 무의식의 가설은 모든 인식의 불가결한 원료, 즉 정신적 반응들, 심지어 무의식적 ‘사고’와 ‘인식들’이 직접적으로 의식 곁에 혹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단지 ‘문턱’에 의해 우리와 분리되어 겉으로 보기 에 도달할 수 없는 것임을 의미한다.53)

무의식의 본질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철학자들은 무의식을 단순히 부정함으로써 문제를 비켜 갔으며 예전 물리학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무의식의 개념에 대해 융은 ‘단지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편으로 알려지지 않은 정신적인 것, 즉 의식이 되었을 때 우리가 알고 있는 정신적 내용과 구별되지 않는다 고 전제하는 모든 것’54)으로 파악 하였다.

이와 같이 정의되는 무의식은 매우 불완전한 사실을 기술한다. 즉 어느 때인지 의식했었지만 망각된 것들, 감각에 의해 인지되었지만 의식이 무시한 것들, 나의 의도가 아닌 부주의하고, 생각하고, 기억하고, 내 안에 준비되어 있지만 나중에야 비로소 의식에 나타나게 되는 것들 등이 무의식의 내용이다. 의식은 여기에 있고, 무의식은 저기에 있다는 식의 구분은 틀린 것으로 오히려 정신은 의식-무의식 전체를 나타낸다.55)

 

        52) Jung, C. G., 융 기본저작집 2권, 앞의 책 pp. 26-27.

       53) Jung, C. G., 융 기본저작집 2권, 같은 책, p. 28.

       54) Jung, C. G., 융 기본저작집 2권, 같은 책, p. 44.

       55) 같은 책, pp. 26-27. 

 

이러한 무의식은 윌리엄 제임스가 표현한 바대로 ‘의식의 언저리’인 것이다. 

 

5. 나가는 말

오늘날 우리는 물질적 풍요로움과 세속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지만 한 편으로는 내적으로 가치와 정체감의 혼란,

그리고 분노와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 간다.

이러한 것들은 사회문제를 야기하여 사회적인 폭력, 이기심과 무력감 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는 자아의 ‘회피’, 즉 직면을 피하려는 자아의 상태이기 도 하다.

이렇듯 다양한 삶의 고통과 문제해결을 위해 자기인식에서 출발하는 철학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자기를 아는 것, 올바른 식견이란 정신을 이해하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융의 이론은 다양한 관점을 제공해준 다.

이러한 다양한 관점에는 인간에 대한 다양한 지식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융은 “다양한 정신 경향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정신의 본성 속에 점점 깊이 들어갈수록, 인간성의 다양성과 다차원성은 오히려 그보다 더 다양한 관점과 방 법을 요구한다는 확신이 점점 강해졌다”56) 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적 합리주의의 사고가 지배적인 현실에서 개인은 개성의 상실, 교 체 가능한 하나의 단위로서의 역할만 수행된다. 개인의 중요성은 무시되고 교체 가능한 하나의 단위로서만 존재할 뿐인 것이다. 이러한 것에서 자기에 대한 불신감과 삶에 대한 상실감은 영혼을 병들게 하는 원인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대인에게 융은 “존재는 그 자체로 긍정되어야 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마 주하게 될 어려움들,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우리 안에 가지고 있다.”고 답한다. 우리 각 개인은 대중에 함몰되지 말아야 하며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 는 것이다. 또한 그는 괴로움을 이기는 방법이란 일상에 충실함으로 내적 지지 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권한다. 융은 인격의 성숙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자기부정이란 것으로, 그는 자기부정 보다는 ‘자아포기’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였다. 이는 자기완성으로 나아가는 데 방해가 되는 ‘무질서한 애착’들을 정화시킨다는 의미이다.57)

 

      56) Jung, C, G, The Practice of Psychotherapy, The Collected Works, vol. 16. new York: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72. p, 39.

     57) 최정준, 「십자기 성 요한의 영혼의 자기부정과 칼 융의 자아포기에 관한 비교 연구」, 가톨릭대학교 문화영성대학원 문화영성학석사 논문, 2013, p. 1.에서 재인용. 최정 준, p. 74.

 

융은 우리가 자신의 내면에 관심을 기울이며 자아포기를 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던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내부로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내면화를 통해 세계의 창조자의 상像을 발견하게 된다.58) 이점에 대해 폰 프란 츠는 “포기를 통해서 사람들은 모든 이기적인 욕구나 자기의 의지나 지적인 호 기심을 버릴 수 있게 되고, 내면 깊이 깃들어 있는 자기에게 다가갈 수 있다. 그 때 우리는 자기와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우리 속에 있는 비지성적이며 비의지적 인 특성을 지닌 것을 보게 된다.”59)고 말하였다. 융의 자기부정으로서의 자기는 개인의 인식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지성적 의지를 가지고 사고하며 판단하는 ‘의식된 자기’ 즉 ‘자아Ego'를 말한다. 이러한 자아가 자기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자아의 포기와 희생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자아의 포기와 희생은 자아가 집착하는 페르조나로부터의 분 리이며 자아를 무질서하게 만드는 욕구로부터의 분리를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의 ‘부정’이며 이를 통해서 결국 내면 깊은 곳의 ‘자기’를 만나게 될 때, 인격의 온전함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60) 이러한 온전함, 자기로 사는 자기실현에 대하 여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Maslow는 신체적 욕구에서 자기실현 을 위한 궁극적인 욕구인 ‘욕구들의 체계’는 우리 모두에게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 성질은 전체성, 완벽성, 완성, 정의, 생기, 풍부함, 단순성, 아름다움, 선 함, 독창성, 힘들이지 않는 것, 쾌활함, 진리, 자기 충만 등이다. 이러한 성질들은 자신들이 가장 좋을 때(매슬로, 절정경험) 이러한 성질을 드러낸다는 것이 다.61)

 

      58) Jung, C. G., 한국융연구원 C.G.융 저작 번역위원회 역, 상징과 리비도 융 기본저 작집 7권. 솔, 2008. p. 184.            59) 진복희, 「융의 개성화 과정에 비추어 본 타로 메이저 아르카나의 활용방안 고찰」, 창원대대학원, 2005. p. 231-232.        60) 최정준, 앞의 책, p. 90.

      61) Abraham Maslow, Toward a Psychology of Being(New York: Van Nostrand Reinhold, 1968). p.101.

 

마음의 병은 더욱 증가 될 것으로 보여 진다. 이러한 마음의 병은 모두 정신의 학이나 심리치료만으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마음의 병은 실존의 병으로서 자아정체감이나 삶의 의미, 가치관 등과 연결되어 나타나는 문제들이 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로 비추어 볼 때 철학은 추상이 아닌 좀 더 실천적이고 일상적인 삶의 영역을 필요로 한다.

철학 또한 인간 정신을 다루는 학문으로서 무의식을 받아들여야 하며 우리의 삶에 기여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알프 레드 쉐프(Alfred Schöpf)는

 

“철학이 실천에 유용하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자기 인식으로부터 삶에 실천적으로 유의미하게 구체적인 통찰로 내려와야만 할 것 이다.”62)

 

        62) 알프레드 쉐프, 김광명·김정현·홍기수 옮김, 프로이트와 현대철학, 열린책들, 2001, p.23. 

 

라고 말한다. 정신치료에서의 기본 물음은 단순히 현재의 어려움을 제거하는가에만 두지 않고 미래의 어려움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있다. 이에 대한 답은 의식과 무의 식 간의 분리가 극복되는 지점에 있다. 의식적 내용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무의식적 내용을 필요로 한다.

의식의 태도가 제대로 ‘정향적’이지 않다면 무의식은 그 자체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무의식의 반작용이 억제되면 조절력을 잃게 된다.

죄의식과 무의식의 균형은 의식이 정신 전체의 부분 정신으로서의 무의식을 객관 정신으로 관계하고 통합, 실현하는 것으로서 삶의 일치를 의미한다.

이러한 실천적 의미는 인간의 정신을 회복하고 궁극에는 영혼을 찾는 것이다. 한 쪽으로만 치우쳐 균형을 잃을 때 그 누구도 온전한 개인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종합해 볼 때 우리는 왜 무의식을 알아야 하며 무의식은 우리에 게 왜 유용한지를 알게 한다. 특히 마음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증가하는 현 대에 무의식이 우리에게 상징으로 건네는 언어를 알아듣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 다.

우리가 삶에서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문제들에 대한 해답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적어도 문제들을 헤쳐나가고 정신적인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에는 융 의 이론과 철학자들의 이론이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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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Meaning of Self-cognition in the Concept of Unconsciousness and Psyche by Carl

Jung Jin, Sook(Jeonbuk Natl. Univ.)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self-cognition in the concept of unconsciousness and psyche, i.e. the conscious unconsciousness suggested by Carl Gustav Jung of analytical psychology. First it will look at the difference in the concept of unconsciousness, the structure of personality and the recognition of unconsciousness in the philosophy between Jung and Freud. Human psyche is beyond explanation through the concept of consciousness. Therefore, in order to understand human psyche and minds as a whole, we need to discover the meaning of unconsciousness and why we need to know it. Jung calls the entire personality 'psyche' and the science of mind is referred to as ‘psychology’ in modern times. In this sense, the psyche embraces consciousness and unconsciousness and helps us to adjust and adapt to the environment in which we belong. This concept supports Jung’s basic idea which is the belief that a human being is inwardly whole. We humans are already inwardly focused by birth and branch out into and develop such wholeness and become harmonized. When harmony and balance are broken in this process, illness of the mind arises and life falls into poverty. Our ultimate purpose is to rediscover that wholeness which we have lost and build the strength to consolidate our psyche in a conflicting or disrupting situation. As a way to increase this power, we will discuss the meaning of Self-Cognition, that is, the conscientization of the unconsciousness. For this, we first examine how Freud and Jung unravel and develop the concept of the unconscious, and then discuss what the unconscious means to us living in the modern world and why we need to know about it. Our life of goal is to live our own life being oneself; as highlighted by Jung self-recognition is more important than self-realization. Thus, continuous effort, patience and philosophical wisdom 310 진 숙 are required. Therefore, it intends to investigate why being oneself and then achieving Self–Cognition are important goals for modern people and how they’re recognized.

Keywords: Unconsciousness, Collective Unconsciousness, Psyche, Self–Cognition ▫

 

 

 2020년 08월 10일 접수  2020년 09월 18일 심사완료    2020년 09월 22일 게재확정

한 국 동 서 철 학 회  동서철학연구 제97호, 2020. 9. 

 

칼 융의 무의식 개념과 정신에서의 자기인식의 의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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