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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이야기

로고테라피(Logotherapy)를 통한 자아초월의 불교상담적 가치/박범석.동국대

로고테라피(Logotherapy)를 통한 자아초월의 불교상담적 가치


박범석 ( Beom Seok Park )
(동국대학교)
฀฀฀฀฀฀฀฀฀฀฀฀฀฀฀฀฀฀฀฀฀฀฀฀฀฀฀฀฀฀฀฀฀฀《요약》฀฀฀฀฀฀฀฀฀฀฀฀฀฀฀฀฀฀฀฀฀฀฀฀฀฀฀฀฀฀฀
로고테라피는 의미의 상실이라는 한계상황에 직면한 인간에게 내면적 각성과 실천
적 자각을 제시하는 점에서 궁극의 깨달음을 추구하는 불교의 교육이념과 만나고 있
다. 의지의 자유?의미에의 의지?삶의 의미라는 세 차원의 인간학적 전제에는 삶의
전체성 속에서 실존적 의미를 깨닫게 하는 불교의 존재초월적 계기를 함축한다고 할
수 있다. 로고테라피 자체가 불교와는 무관한 배경에서 확립된 이론이지만, 실존적 한
계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초월해 나가려는 인간의 의지를 중시하는 점에서 불교상담적
가치와 시사점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실존적 의미를 회복하기 위한 로고테라피 상담접근의 의미(Logos)와 존재
(Ontos)의 초월지향적 관계성을 살펴보고, 구체적인 상담기법인 역설지향(paradoxical
intention)과 탈반성(derefletion)에서 나타나는 불교적 가치를 논의하고자 한다.
핵심 주제어: 의미, 실존, 초월, 역설지향, 탈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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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 론
로고테라피(Logotherapy)는 실존적 의미 회복에 중심을 둔 프랭클(Viktor Frankl)
의 상담이론이다. 한 개인이 자신의 임상 체험과 시대의 아픔을 겪으며 확립한 상담
이론이지만, 인간의 실존적 공허의 원인이 의미의 상실로부터 온 것이라는 보편적 문
제의식을 제기하고 있다. 즉, 인간 삶이 단지 욕구를 충족하거나 당면문제의 해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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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의 본질적 의미를 발견하고 이를 실현하려는 의
지를 통해 자아의 초월을 경험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서 초월은 의미를 상실한 위기
상황의 자각을 뜻하며, 나아가 궁극적 의미를 향한 존재초월의 계기를 말한다.
이처럼 초월을 필요로 하는 인간의 가장 큰 고난과 위기는 인생이 무의미하거나
삶이 허무하다고 느끼는 상황이다. 이를 프랭클은 실존적 공허(existential vacuum)라
고 표현하였다. 실존적 공허는 자신이 바라는 바가 좌절되었거나 실패했을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모르고 자신이 처한 현재 상황의 의미를
알 수 없을 때 발생한다. 따라서 실존적 공허에 빠진 인간은 막연한 불안을 느끼거나
극심한 무기력감 속에서 방황하게 된다. 결국 현대인의 불안와 무기력은 욕구를 채움
으로써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공허의 진공상태를 의미로 채움으로서 극복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의미’는 곧 ‘치료’를 뜻한다.1)
이러한 로고테라피의 상담은 불교와 직접적인 관련 속에서 탄생하였거나, 이론의
형성과정에서 불교와의 관련성이 언급된 적은 없다. 그러나 인간의 한계상황을 실존
적 의미상실로 진단하고, 이를 자아초월이라는 실천과제로 제시하는 점에서 불교상
담에 적지않은 시사를 준다고 할 수 있다. 불교상담 이론이 단순히 불교교리의 적용
이나 특정 상담기법을 채택함으로써 형성된 것이 아니라 폭넓은 인간이해의 가능성
을 수용하는데 있다면, 로고테라피의 초월적 인간관이 줄 수 있는 불교상담적 시사점
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있다’는 것은 달리 말해, 고난의 의미
를 구하고자 하는 모든 중생들의 시도에서 깨달음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
다.
본 연구는 로고테라피가 삶의 본질적인 물음에 대한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고 이를
자아초월의 계기로 승화시키려 하는 점에서 불교상담적 가치와 만나고 있음을 논의
하고자 한다. 초월개념의 사상적 배경을 살펴보고, 초월적 상담기법이라 할 수 있는
역설지향(paradoxical intention)과 탈반성(dereflection)이 갖는 불교상담적 의미가 제
시될 것이다.
1) 로고테라피라는 용어 자체가 Logos와 therapy를 결합한 ‘의미를 통한 치료’로 풀이된다. 그러므
로 모든 문제를 의미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삶의 의미 부재나 상실로 인한 문제상
황에 대해서는 로고테라피 상담접근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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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자아초월(Self-transcendence)에 근거한 불교적 인간이해
불교에서는 서구의 전통적 철학의 범주로 간주되어 온 존재론과 인식론의 구분을
허용하지 않는다. 즉, 인식 이전의 존재를 상정하는 본체론이나, 존재 이전에 인식을
우위에 두려는 코기토(Cogito)를 전제하지 않는다. 불교에서 모든 존재는 식(?)의 전
개라는 인식의 형태로 수렴되고, 모든 인식은 공(空)이라는 무차별의 존재로 설명될
수밖에 없다. 결국 존재와 인식은 구분되어 따로 범주를 설정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의 일상적 사유는 여전히 이 둘을 분석적으로 구분하는 사고
에 익숙해져 있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우리의 태도를 감안하여 자아초월의 문제를 불성과 깨달음이
라는 두 차원에서 논의하고자 한다. 물론 이 둘은 존재와 인식으로 분리되는 각기 다
른 영역이 아니라, 단지 두 차원 혹은 두 측면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1. 초월적 실존으로서의 불성
초월은 인간이 지금 이순간의 현실에 만족하거나 긍정하지 못하는 자기자신을 자
각할 때 가능하게 된다. 무엇보다 자신의 한계를 경험하고 그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
는 의지를 경험할 때 더 잘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초월을 향한 실존적 의지란 궁극
의 것을 지향하려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궁극의 것을 지향한다는 것을 피닉스
(Philip H. Phenix)가 그의 저서《의미의 영역(Realms of Meaning)》에서 밝혔듯이
‘한계상황으로 나아가기(going to the limits)’라고 표현하고 있다.2) 아이러니하게도
궁극의 것을 지향하는 것은 '한계상황으로부터(from the limits)' 나오려는 것이 아니
라, 역으로 ‘한계상황으로(to the limits)'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한계를 한계로
인정하지 않고 한계와 무한의 이분을 넘어서려는 적극적인 인간의지의 표현이다.
이는 인간존재가 자신을 둘러싼 제약 안에서 만족하지 않고 한정된 경험과 제한적
인 의미체계를 극복하기 위해 궁극의 극단에까지 나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철학 역시
한계상황으로 자신을 내던지려는 특징을 갖지만, 어디까지나 철학적 사유로서의 한
계상황을 말할 뿐이다. 반면 불교와 같은 종교에서 ‘한계상황으로 나아가기’는 합리
적, 인지적 사유를 통한 추론의 극한에 그치지 않고, 궁극의 존재초월로 나아가려는
실존적 인간 의지의 총체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의 실존은 서구의 인간중심 혹은 주체중심의 실존과는 다르다. 불교
2) P. H. Phenix, Relams of Meaning, New York: McGraw-Hill Book Company, 1964,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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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의 실존적 자각은 어디까지나 개인(individual)이나 자아(ego)로서 파편화되고 소
외된 개체의 한계를 직면하고 인정했을 때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실존적 자각과 각
성은 개체로서의 소아(self)를 버리고 전체로서의 관계에 참여하게 되는 대아(Self)로
서의 자신을 발견할 때 가능하게 된다. 그것은 자기축적과 자기확장을 통한 주체의
무한전개가 아니라, 자기부정과 자기비움을 통한 대긍정과 대통합의 공(空)을 체험하
는 과정이 된다.
이와같은 공(空)으로서의 존재체험은 단순히 의지로서만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자
신과 세계를 전체로서의 관계성 속에서 파악할 때만이 가능하게 된다. “부분의 분석
을 통해 전체를 파악하게 된다.”는 고전과학적 접근은 근대의 분절된 존재인식을 반
영하고 있다. 그러나 부분의 합은 온전한 하나의 전체가 될 수 없으며, 전체의 맥락을
보지 못하고는 부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현대 학문의 통합적 관계성에
서도 드러나고 있다. “하나를 알면, 열을 알 수 있다”는 전통적인 원자론적 세계인식
은 이제 “열을 알아야만, 하나를 알 수 있다”는 전일적이고 관계론적 세계인식으로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키에르케고르는 이처럼 전체로 나아가려는 존재초월의 과정을 종교의 차원에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는 인간실존의 단계를 심미적 단계(aesthetic stage), 윤리적 단
계(ethical stage), 종교적 단계(religious stage)의 세 단계로 구분하고 삶과 관련된 지
식 역시 이에 따라 세 가지 종류로 구분한다.3) 인간실존의 세 단계는 자아의 성장에
따른 위계적 단계로 드러난다. 여기에서 교육내용은 각 단계에서의 개개인이 경험하
는 구체적인 삶의 자세를 가리키며, 교육은 각 단계에 놓여있는 현실태(actuality)와
거기에 내재된 가능태(possibility)의 상호 긴장 속에서 역동적으로 극복해나가는 과
정을 의미한다.
첫 번째 단계인 심미적 인간은 현실성과 가능성이 미분화된 즉각적 존재이며, 그에
게 중요한 것은 현재 그가 ‘어떤 상태에’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비해 윤리적 인간
은 현실태와 가능태의 긴장 속에서 형성을 경험하며, 그에게 중요한 것은 그가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장차의 모습으로 되는가에 있다. 종교적 단계
에서는 자아발달의 과정이 궁극에는 ‘신인 동시에 인간’이라는 역설(paradox)적 존재
로서의 인간 실존을 드러낸다.4) 키에르케고르의 역설은 부정적이거나 회의적이지 않
은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간접전달’로서의 교육적 의미를 갖는다.5) 즉, 이성이나 합리
3) 임병덕,〈키에르케고르의 실존의 개념: 도덕교육에 주는 시사〉,《도덕교육연구》제9집, 1997,
130쪽.
4) 위의 책, 136쪽.
5) J.H. Gill, The Possibility of Religious Knowledge, Michigan: W.B. Eerdmans publi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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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의해 해결할 수 없는 초월적 단계로의 접근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역설에 의할 수
밖에 없음을 말한다.6)
불교에서는 이러한 신을 전제하지 않은 단독자로서의 자기자신의 절대적 초월을
지향한다. 공(空)에 입각한 불성(??)의 개념은 서구의 불변하는 실체로서의 이성적
자아가 아니라, 어떠한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끊임없는 부정을 통해 새롭게 자신을
비약시켜나가는 실존적 자각의 가능성을 말한다.7) 다시 말해, 불성이 인간이라면 누
구나 깨달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부처의 성품이 내재하고 있음을 의미하므로, 불
성을 깨닫는다는 것은 자신의 실존적 한계상황을 정확히 자각하는 보편적인 초월 가
능성을 의미한다.8)
불성을 회복한다는 것은 주체로서의 이성적 자아에 대한 근원을 해체하는 것이며,
나아가 초월적인 인간관을 복원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키에르케고르의 인간
실존의 단계에서 보여지듯이, 초월적 존재는 축적이나 확장을 통해서 구현될 수 없
다. 자기부정이나 자기해체를 경험하지 못하는 이성적 주체는 그 자신의 완전한 질적
변환(transformation)으로서의 초월을 경험하지 못한다. 피닉스(P. Phenix)는 이러한
초월을 존재의 새로운 차원의 고양이라는 측면에서 제시하고 있다.
초월이라는 용어는 존재의 주어진 상태나 실현을 무제약적으로 넘어선 경험
을 말한다. 모든 구체적 실재는 폭넓은 관계성과 가능성의 맥락에서 경험되어
진다는 것을 인식하는 존재의 고유한 특성이다. 의식적 삶은 항상 끊임없이 펼
쳐진 망을 향해 개방되어 있다. 경험의 내용은 그 이상의 조망이나 연계 없이
1971, pp.29-30.
6) 키에르케고르는 간접전달의 방식으로 아이러니와 유머를 예시하고 있다. 심미적 단계에서 윤리
적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아이러니가 필요하고 윤리적 단계에서 종교적 단계로의 이행은 유머
를 요구한다. 아이러니가 자기중심적이고 잔인할 정도로 남에게 짓궂은 경우라면, 유머는 상대
방을 포용하면서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즉 유머는 단순한 희극적 웃음
을 넘어서 아이러니스트가 가진 ‘채울 수 없는 갈망’에 진지성을 포함하는 자세라고 말할 수
있다. 키에르케고르는 소크라테스의 유머에 심각한 진심을 담은 종교적 신앙이 내면화되어 있
다고 보았다. 임병덕, 앞의 책, 139쪽.
7) 박선영,《불교의 교육사상》, 서울: 동화출판공사, 1989, 88쪽.
8) 불성이 ‘있다’는 것은 결코 고정 불변의 실체적 관념으로서의 ‘있음’이 아니다. 오히려 규정되어
질 수 없는 것으로서의 ‘무아’(??)에 의한 공(空)으로서 설명되어진다. ‘있음’과 ‘없음’의 문제
가 이처럼 모순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구분하거나 단절시킬 수 없는 것을 이분법적 언어로 표
현하는데서 오는 한계에 의한 것이다. ‘본유(??)’라는 표현도 결국은 불변과 영원함의 실체로
서 포착할 수 있는 유(?)가 아니라, 일체의 고정관념을 극복한 무차별상으로서의 공(空)의 언
어를 방편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박범석,〈인간본성에 대한 종교교육적 고찰〉,
《종교교육학연구》제16집, 2003, 149-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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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지금 여기에서 드러날 수 없다. 모든 경험은 합리적 패턴이나 실제적 편의
가 주어진 모든 영역을 부수는 원칙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인 역동성으로 특징
지워진다.9)
인간이라면 누구나 깨달을 가능성을 가진 불성적 존재라는 선언만큼, 궁극의 자유
와 의지를 드러낸 인간신뢰의 존재관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현재의 자기 상황을 넘
어설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갖는 인간은 그 자체로 존엄하다. 그러나 누구나 불성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불성의 실현은 자신이 처
한 실존적 위기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온전히 직면할 때에 그 단초를 얻을 수 있을 것
이다.
2. 초월적 인식으로서의 깨달음
깨달음은 인간의 궁극적인 자각의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깨달음의 인식은 지적
(intellectual)인 지식(knowledge)과는 달리 총체적인 역동적 앎(knowing)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지적인 인식이 논리적?분석적?언어적인 과정을 거쳐 지식의 축적과 적
용을 전제한다면, 깨달음은 이들 모두를 초월하는 인식작용이 된다. 그러나 근대 이
후의 인간인식은 객관성과 보편성이 확보된 지식관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폴라니(M. Polanyi)는 이러한 객관적 지식관의 문제를 해소하고, 우주적 세계에 근
원을 두는 인간사유로서의 전환을 ‘인격적 지식’(personal knowledge)이라는 관점에
서 모색한다. 그는 모든 명시적 지식의 배후에는 암묵적인 차원이 내재하기 때문에,
편재해 있는 암묵적 요소는 결코 ‘과학적’인 기준에 의해 판단될 수 없음을 제시하였
다.10) 따라서 객관적 지식에 관한 문제는 모두 주관적인 앎(knowing)의 문제로 귀속
된다고 할 수 있다.
‘personal’과 ‘knowledge’의 두 단어는 서로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다. 객관
적 지식은 비인격적(impersonal)이고 보편적으로 형성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면적 모순은 ‘앎’(knowing)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전환함으로써 해결된다. ‘앎’이란 알려진 사물에 관한 능동적인 파악, 즉 일련의
기술을 요하는 행동이다. 이때 행위 주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종의 단
서나 도구를 사용하게 되며, 이들은 그 자체로는 관찰되지 않는 것이다.11)
9) P. Phenix, Transcendence and the Curriculum. ed. by W.Pinar, Curriculum Theorizing,
McCutchan Publishing Co., 1975, p.324..
10) M. Polanyi, Op. Cit., 1958,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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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니는 인격적 지식을 ‘암묵적인 앎’(tacit knowing)으로 구체화시킨다. 암묵적
지식은 객관적이고 명시적으로 표현되는 지식이 전부가 아니며, 구체적인 실천 과정
에서 드러나는 언어화할 수 없는 인식의 차원을 의미한다. 그에게서 암묵적 지식은
명시적 지식과 대비되는 지식이 아니라, 명시적 지식의 배후에 놓인 지식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모든 지식은 암묵적이거나 암묵적 지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
이다.12)
이러한 암묵적 지식의 핵심적 역할은 ‘통합’(integration)에 있다. 통합에는 개개의
사실들과 부분적인 세목들이 관련된 전체로 인식되기 위해 요구되는 개인의 인격적
인 참여의 노력들이 포함된다.13) 그러므로 통합된 전체는 부분으로 환원될 수 없고,
기계적인 조합이 아니라는 점에서 유기적인 앎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러한
의미 이해의 작용은 객관적인 우주를 비인격적으로 응시하는 것(looking at)이 아니
라 ‘그 안에 머무는 것’(indwelling)이라고 말한다.14)
결국, 폴라니의 지적과 같이, 암묵적인 앎과 같은 초월적 인식은 다른 인식들을 배
제함으로써 얻는 차별적 인식이 아니라, 이들 모두를 포괄하는 전체로서의 인식이다.
즉, 초월은 주어진 한계와 조건을 ‘넘어서’지만, 기존의 조건을 부정하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포섭’을 통해서 넘어선다. 그런 의미에서 초월은 이전의 한계와 조건을 포함
하고 통합하는 과정으로서의 ‘포월’(??)을 의미한다.15) 따라서 주체를 내세우는 중
심주의로서의 모더니즘과 다르고, 해체를 의도하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과도 차이를
갖는다. 이 둘의 통합을 통한 초월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깨달음은 포월적인 인식이라
할 수 있다.
하찌야(??慶)는 이러한 초월의 개념을 인간존재가 갖는 ‘기술적 세계’와 ‘초월적
세계’의 양면적 인식을 통해서 드러내고 있다.
기술의 세계에서 인간은 ‘잘사는 것’을 목적으로 세운다.... 그러나 달성된 목
적은 더 이상 목적이 되지 못한다. 자기의 손안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목
11) Ibid., Ⅶ.
12) M. Polanyi, Op. Cit., 1969, p.144.
13) Ibid., p.139.
14) M. Polanyi, The Tacit Dimension, Garden City: Doubleday & Company, Inc., 1967, p.18.
15) 윌버는 그의 존재의 대사슬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이후의 단계는 이전의 것들을 ‘감싸거
나’(envelopes), ‘접어넣는다’(enfolds)고 표현함으로써 ‘초월하면서 내포하는’ 관계라고 밝히고
있다. 즉, 정신을 혼을, 혼은 마음을, 마음은 생기체를, 생기체는 사물을 각각 초월하고 내포하
는 것이다. Ken Wilber, The Marriage of Sense and Soul. 조효남,《감각과 영혼의 만남》, 서
울: 범양사출판부, 1989, 27-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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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지 손에 들어와 버리면 수단이 된다. 그러므로 더욱 ‘잘살기’ 위해 다음의
목적을 세우고 그 달성을 위해 노력한다. ... 이것은 지평선에 닿기 위해 걷는
나그네와도 같다. 지평선이라고 생각한 장소에 이르면 지평선은 다시 저편에
있다. 어디까지든, 어디에 이르건 계속 걸어본들 닿을 수 없게 된다. 기술의 세
계에 사는 인간은 어디까지나 ‘보다 잘 사는 것’을 얻기 위해 숨이 끊어질 때까
지 전진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초월의 세계는 기술 세계 전체의 건너편의 세계이다. 기술의 세계에 있어서
시간을 과거에 무한히 소급하여 미래의 영겁까지 늘여봐도, 혹은 공간을 은하
계의 우주를 넘어서까지 넓혀 본다해도 그 전체를 포함하는 초월의 세계이다.
영원의 세계, 무한의 세계, 무한정의 세계이다. 기술의 세계가 상대의 세계에
있는데 반해, 초월의 세계는 지금 현재의 한순간 한순간이 영원으로 이어지고,
각각이 그 자체로 절대적 가치를 갖는 세계이다.16)
결국 초월이란 자기 폐쇄적인 인식의 한계를 넘어선 자아의 진정한 자유인 동시에
해방을 의미한다. 그것은 자아의 긍정에 의한 무한 확장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부정
(self-negation)과 자기포기(self-surrender)를 통한 대아(Self)적인 긍정이라 할 수 있
다. 따라서 초월은 자기동일적 나르시스도 아니며, 자기중심적 주체관념을 가지고 있
지도 않다.
초월로서의 깨달음의 인식은 단지 개별적 인식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모든
관계성으로서의 전일적 차원에서만 보더라도 개인의 초월적 변화는 인간 전체의 변
화와 관계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것은 인간과 관계된 모든 세계의 초월적 변화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세계의 변화는 자기 자신의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
에,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변화해야 하며 자신이 변화해야만이 세
계가 변화될 수 있다는 포월적 인식을 전제한다. 결국, 종교적 교육에서의 정체성 인
식은 모든 변화의 핵심이 지금?여기에 놓여 있으며, 모든 변화의 출발과 종착이 바
로 자신에게서 비롯된다는 각성과 깨달음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불교적인 체험적 현상, 특히 “깨달음”이라는 자각적 체험에서 방편적으로 사용된
언어들을 오늘날의 개념적 표현으로 다 설명할 수 없음은 너무도 분명하다. 다만 우
리가 시도할 수 있는 것은 언어상의 한계를 인식하면서 이들 개념들에 내재한 불교
적 인식의 차원을 실천적 자각을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다. 불교상담은 이러한 실천
을 효과적으로 조력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교육활동이 되어야 할 것이다.
16) ??慶, 敎?と??. 東京: ??大????, 198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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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로고테라피의 자아초월 개념의 형성과정
앞 장에서 보았듯이 자아초월에 대한 서구의 관점은 실존적 자각과 각성을 전제하
는 점에서 불교의 불성적 존재관과 깨달음의 인식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로고테
라피는 이러한 자아초월의 개념을 토대로 인간의 의미 추구라는 관점을 구체화시킨
상담이론이다. 프랭클에 의하면 인간의 존재(Ontos)는 의미(Logos)와 분리될 수 없는
존재이다. 마치 불교에서 존재와 인식이 분리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미는 존
재를 통해 자기를 드러내며 존재는 의미를 통해 자신을 확인해 나간다. 이러한 존재
와 의미의 관계에서 인간이 삶의 의미를 상실했다는 것은 곧 존재상실의 위기를 뜻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실존적 위기는 인간의 자각과 각성을 요청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초월의 계기를 내포한다고 할 수 있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로고테라피의 자아초월
개념의 형성배경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심리학적 전통과의 관계
프랭클의 생애는 극단적인 시대적 고난을 통해 실존?의미?자유?책임 등과 같은
문제를 몸소 체험하고 확인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유태인으로서 나치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그의 생생한 체험은 “고난은 고난 특유의 의미를 발견하는 순
간 고난이기를 그친다”라는 명제를 제시하게 되었다.17) 프랭클은 극단적으로 고통스
러운 상황으로부터 일어나는 태도의 변화와 인간의 영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영적 성장’이란, 특정 종교적 의미가 아닌 인류 보편적 차원에서 인간
내면의 성숙을 뜻한다.
프랭클이 제시하는 로고테라피(logotherapy: 의미요법)라는 용어는 말 그대로 의미
(??)를 통한 치료(요법)라고 정의할 수 있다. 로고테라피는 인간 삶의 의미에 중심
으로 정신적 문제상황을 치유하려는 방법이며,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 역시 의미
의 자각을 통하여 도움을 주려는 상담활동이다. 프랭클은 혼돈 속에 있는 우리의 마
음 안에 조화를 가져오고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무의미 속에서 의미를 회복하려고
시도한다. 그는 맑은 정신을 회복시키면서 무의미한 곳에 의미심장함을, 염세주의와
17) 빅터 프랭클은 1905년 “유대인”이라는 운명적 신분으로 태어나 1942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치
하의 강제수용소(Auschwitz, Dachau 등)에 감금되어 그의 부모와 아내, 두 자녀를 잃게 되는
너무도 처참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극심한 체험에 기반하여 인간의 실존적 의미에 근거
한 새로운 차원의 정신분석요법을 창안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Frankl, Viktor E., Man's
Search for Meaning: An Introduction to Logotherapy, N.Y.: Pocket Books, 1976. 참고.
164 종교교육학연구 제19권
냉소주의에 낙천주의를, 불합리성 속에 합리성을 부여해왔다고 말한다.18)
기존의 전통적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심리변화와 이에 따른 문제들을 인간의 욕구
와 이러한 욕구의 좌절로서 설명하는데 동의해 왔다. 즉, 프로이트(Freud)의 경우 인
간의 욕구를 “쾌락을 지향하는 의지(will to Pleasure)”라고 규정하고, 아들러(A,
Adler)는 인간의 의지적, 무의식적인 정신의 기본적 욕구 지향을 “권력에의 의지(will
to power)"라고 설명한다.19) 물론, 이러한 설명들이 초기 심리학이나 상담분야의 연
구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였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욕구만으로 인간의 모든
문제상황을 설명하는데는 무리가 따른다.
프랭클은 로고테라피를 통해서 기존의 쾌락원리나 권력에의 의지 양자와는 구별된
의미에의 의지 개념을 제안한다. 프랭클에 의하면, ‘쾌락’은 인간 노력의 목표가 아니
라 이러한 노력이 충족될 때 생기는 부산물이다. 그러므로 ‘권력’이란 목적이 아니라
목적에의 수단이 된다. 따라서, ‘쾌락원리’를 표방하는 프로이트학파는 부차적 효과를
목적으로 오해하였고, ‘권력에의 의지’를 표방하는 아들러학파는 수단을 목적으로 잘
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20)
나아가 프랭클은 ‘자아실현’(self-actualization 또는 self-realization)이라는 개념 역
시 동기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충분한 개념이 될 수 없다고 보았다.21) 자아실현이 정
당한 근거를 가지려면 자아의 본체나 본질이 상정되어야 하므로, 자아의 질적인 변화
(change)나 변용(transformation)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 자아실현이 단순히 성
장의 은유로서 사용될 수는 있으나, 자아 그 자체를 설명해주기에는 지나치게 관념화
되어 있다. 앞서 프랭클의 지적대로 표현한다면, 자아실현은 자아의 성장 결과로 설
명될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자아실현 개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 그의 자아초월일 것이다. 로고
테라피의 초월은 존재 이상으로의 초월을 요구하는 점에서 의지의 자유(freedom of
will), 의미에의 의지(will to meaning), 삶의 의미(meaning of life)라는 연쇄적인 과
정으로 설명된다. 인간은 상황을 초월하는 능력으로서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초
월하는 의지의 자유를 갖는다. 여기서 의지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의미를 부여하
는 의지이다. 또한 의미는 실존적인 삶의 본질적 물음에 직면할 때 요청된다.
18) Joseph B. Fabry, The Pursuit of Meaning: Logotherapy Applied to Life, Preface by Victor
E. Frankle, Beacon, 1968, p.36.
19) Viktor E. Frankl. The Will to Meaning: Foundations and Applications of Logotherapy,
N.Y.: New American Library, 1969, p.ⅶ.
20) Ibid.
21) Ibid., p.ⅷ.
로고테라피를 통한 자아초월의 불교상담적 가치 / ???????????? 165
의미에 의한(by way of meaning)?의미를 향한(to meaning) 초월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초월의 내용이며 방법이 된다. 전통적 심리학의 업적이 인간의 심리현상을 정
확하게 진단하려는 시도였다면, 프랭클의 의미를 통한 치료는 인간의 심리적 성장에
새로운 처방을 제시하였다고 평가된다.
2. 철학적 전통과의 관계
로고테라피는 인간의 실존적 공허와 불안에 대한 진단에서 출발하는 점에서 심도
있는 철학적 인간이해를 전제한다. 특히 실존주의 철학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
으면서, 로고테라피 상담의 배경이 되는 실존적 인간관을 형성한다고 볼 수 있다. 무
엇보다 실존주의적 상담이론에 영향을 준 하이데거(L. M .Heidegger)는 『존재와 시
간』에서 실존이란 현존재(Dasein)가 일상인(das Man)으로 전락하여 자기존재의 근
거를 상실한 상태에서 본래적 존재방식을 기투적(企??)으로 취하는 것이라 하였
다.22)
다시 말해 본래적 자기를 상실한 현존재는 ‘일상인’이 되고 이러한 일상인으로서의
현존재는 평균화되고, 책임을 지지 않는 중성자(???)로 전락하게 된다. 자기를 상
실한 비(?)본래적인 일상인으로서 존재방식을 취하는 현존재는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으나 일상으로서의 현존재가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려면 본래적인 자기를 근원적으
로 이해하고 본래적인 자기로 결단하지 않으면 안된다. 즉, 인간은 타자와의 관계 속
에서 형성되는 공동의 존재(being-in-common)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매순간 결단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결정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로고테라피는 실존에 관심을 가지고 실존분석이나 존재분석을 하지만, 존
재(Ontos)만이 아니라 의미(Logos)에도 관여한다는 점에서 실존분석이나 존재분석을
넘어선다.23) 프랭클은 프로이트의 심리요법이 환자의 진정한 희망을 본능적인 무의
식의 영역 내로 제한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프로이트가 간과한 인간 스스로가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정신적?의지적 열망을 강조한다. 로고테라피는 삶에 대한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의 노력을 이끌어내고 그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밝히려고 한다. 이런
22) 그에 따르면, 본래적인 자기를 근원적으로 이해하고 본래적인 자기로서 존재할 것을 결단하는
것, 즉 현존재가 본래적인 자기 자신으로 스스로를 내 던지게 되는 것이다. 하이데거 이를 기
투(企?), Entwurf라고 표현하였다. O.F. Bollnow, Existenzphilosophie, 최동희 역, 실존철학,
서울: 이성과현실, 1989, 222-223쪽.
23) Frankl, Victor E., Psychotherapy and Existentialism: Selected Papers on Logotherapy,
N.Y.: Simon and Schuster, 1967, pp.133-144.
166 종교교육학연구 제19권
특징이 바로 로고테라피를 실천적이고 치료적인 성향을 드러내기 때문에, 로고테라
피는 심리분석의 차원을 넘어 의미를 통한 실존적 처방이 된다.24)
로고테라피에서는 실존의 본질을 앞서 밝혔듯이 자기초월(self-transcendence)로
설명한다. 인간은 무엇인가를 위해,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상실할 정도가 될 때 비로
소 자기를 발견한다. 인간은 자신을 넘어서, 즉 자신 위에 있는 어떤 것에 자신을 헌
신하고 전심하지 않으면 자기 자신과 자기주체성에 대한 노력은 실패하게 되어 있
다.25) 그러므로, 인간은 세계를 향해 자신을 초월하며 자신을 넘어선 당위(ought)를
향해 초월한다.26)
프랭클은 이러한 인간 실존의 초월적 본질의 근거를 “무의식적 영성”(unconscious
spirituality)이라고 부른다. 프랭클은 무의식에는 충동적인 것만 아니라 영적인 것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면서 무의식을 영적인 무의식과 충동적인 무의식으로 구분한다.27)
인간은 영성에 의하여 다른 동물과 구분되며 바로 이 영적 무의식에서 직관적인 세
가지 요인인 양심?사랑?예술적 양심이 나타난다. 충동성은 육체와 정신의 차원에
속하는 것이고 영성은 실존의 본질이다. 프랭클은 실존이 영성을 축으로 하여 육체와
정신을 통합하여 인간의 통일성과 전체성을 이루게 한다고 보았다.28)
프랭클에게서 초월은 단순히 현재의 고통이나, 제약, 불안에서 벗어나려는 ‘-로부
터의 초월’이라는 소극적인 초월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인간의 실존이 영성을 통
해서 육체와 정신이 통합된 통일성과 전체성을 이룬다는 점에서 ‘영적 통일성’을 향
한 적극적인 초월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영적 본성에 대한 신뢰로부터 출발한
다는 점에서 기존의 철학적 인간학은 물론 정신분석학이나 분석심리학적인 인간 이
해와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철학에서의 실존주의가 인간의 초월적 성격을 강조했다
면, 로고테라피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실존과 실존이 놓인 한계상황의 초월이라
는 적극적인 실천적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24) 프랭클은 인간의 본능적이고 동물적인 수준에서가 아니라 정신적인 수준에서 환자의 자기 이
해를 심화시켜야 하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전의 ‘심층심리학’(depth-psychology)중심의 심
리적 접근을 ‘고층심리학’(height-psychology)이라는 것으로 보완할 때가 온 것이라고 지적한다.
25) Ibid., p.3-4.
26) Ibid., 12-15쪽.
27) Viktor E. Frankl, The Unconscious God: Psychotherapy and Theology, N.Y.: Simon and
Schuster, 1975, p.30.
28) Ibid., p.31.
로고테라피를 통한 자아초월의 불교상담적 가치 / ???????????? 167
Ⅳ. 로고테라피 자아초월 기법의 불교상담적 의의
앞서 살펴보았듯이 로고테라피가 단순한 상담기법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포괄적이고 심도있는 인간이해를 바탕으로 존재의 근원을 밝히려는 상담이론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실존적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면, 구체적
인 기법은 그 다음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상담이론들과 마찬가지로 로고테라
피 역시 고유한 인간이해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로고테라피의 대표적 상담기법
이라 할 수 있는 역설지향과 탈반성은 합리적이고 반성적인 인간이해에 대한 비판의
식이 드러나는 점에서 불교적 인간관과 만나고 있다. 본 장은 역설지향과 탈반성의
기법이 갖는 불교상담적 관련성을 논의하고자 한다.
1. 역설지향(paradoxical intention)
역설지향은 로고테라피에서 제시하는 지극히 간결하고 명료한 상담기법이다. 일종
의 예기불안기제(Erwartunsangstmechanismus)를 없애려는 직접적인 치유책이라 할
수 있다. 즉, 환자가 두려워하는 것을 피하거나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것이
일어나기를 바라도록 용기를 줌으로써 지향의 전도가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불안과 기피를 갖는 사람에게는 일단 그것들
과 격리시키거나, 서서히 적응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역
설지향은 피하고 싶은 상황 자체에 정면으로 대응함으로써 치유하려는 방식이다.
프랭클은 다음의 사례를 들어 역설지향을 설명한다.
어느 종합병원 의사 한사람이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이 사람은 자기의 과장
이든 어떤 상사든 좌우간 높은 사람 앞에만 가면 땀을 줄줄 흘리기 시작한다는
거예요... 심지어 과장의사와 악수할 일만 생겨도 땀구멍이 사정없이 열려버리
니 본인으로서는 참 곤혹한 상황이겠죠. 바로 예기불안 기제가 발동된 겁니
다....그래서 나는 이렇게 일러주었죠. 다음에라도 과장이 나타나면...“그렇지 이
제 땀 쏟기 시작하는 거야. 쏟는 것처럼 제대로 한번 쏟아봐야지 지금까진 1리
터씩 밖에 못 흘렸잖아. 그래, 오늘은 한 10리터쯤 흘려보는거야... 내가 얼마나
신나게 땀을 잘 흘리는지 과장님도 곧 알게 될거야!”라고 생각하라고.29)
29) Viktor E. Frankl, Im Anfang War Der Sinn, 김영철 역,《태초에 의미가 있었다》, 왜관: 분
도출판사, 1998, 26쪽.
168 종교교육학연구 제19권
발한공포증에 시달리던 위 사례의 환자는 프랭클이 제시한대로 마음을 먹기 시작
하였을 때 4년간의 증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외에도 말더듬는 학생에게 자
신의 습관에 대해 두려워 말고 말더듬기 위해 일부러 노력하게 하거나,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잠을 자지 않도록 했을 때 그러한 장애들이 곧바로 사라
지는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30) 공포증 환자는 환자자신이 두려워하는 그 일이 일어
나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기 때문에 예기불안과 같은 증상은 공포증을 불러일
으키고 공포증은 다시 불안을 가져옴으로써 악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처럼 공포
를 자아내는 그 상황과 대결하도록 함으로서 공포증의 발전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
이 역설지향의 목적이 된다.
역설지향은 일상에서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불안이나 회피의 충동을 의식적으로
드러내게 하고, 그러한 상황에 직접 그 자신을 내던질 것을 촉구한다. 불가피한 상황
이라면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의지와 책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모순과 역설의 상
황마저 포용할 수 있는 여유와 수용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역설지향에도 초월이 개입
되는데 여기서의 초월은 일종의 거리두기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처한 상황을 바라
봄으로써 자신의 증상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이다.
이와 같이 초월을 전제한 역설지향에서는 유머감각을 중시한다. 유머는 인간으로
하여금 초연한 상태에서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하고 자기 증상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하는 가장 적절한 적응태도이다.31) 유머를 통해 자신과 거리를 둘 수 있다는 점은 일
종의 자기이탈을 가능하게 하고, 자기이탈의 인간능력이야말로 초월의 가능성이라고
프랭클은 보고 있다. 앞서 키에르케고르에 대한 언급에서도 있었듯이, 모순이나 역설
과 같은 상황을 포용하는 가장 구체적인 방식은 웃음과 유머라고 말할 수 있다. 웃음
과 유머는 심각하거나 긴장된 상황을 스스로 거리를 두면서 자기 것으로 포용하게
하는 힘을 갖는다.
불교에서 이러한 역설지향과 유머를 잘 드러내는 것이 선(?)불교의 가르침과 일
화일 것이다. 선문답에서 보여지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자들의 태도에는 자신의 상황
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거나 설명하려 하기보다는, 모순과 역설 그 자체를 통해 논리
적?합리적인 사유의 도식을 정면으로 해체한다. 깨달음은 우리 의식의 정연한 사유
로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황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상황과 자신
의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에 체험할 수 있다. 그러한 자타의 경계가 해체된 상황에서
는 긴장과 허탈이 아니라, 웃음과 유머로서 상황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여유가 가능
30) Viktor E. Frankl, Psychotherapy and Existentialism: Selected Papers on Logotherapy,
N.Y.: Simon and Schuster, 1967.
31) Ibid.
로고테라피를 통한 자아초월의 불교상담적 가치 / ???????????? 169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역설지향은 우리 의식의 역설적이고 모순적인 면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합리적 사유의 한계를 넘어서기 때문에 초합리라고 할 수 있다. 선의 언어관 역시 바
로 이러한 합리적 사유에서 오는 심리와 의식의 갈등을 역설로서 직면하게 해준다.
역설지향이 비록 특정한 증세나 사안에 적용되는 기법이지만 합리적 의식을 넘어선
인간이해의 한 측면을 제시하는 점에서 앞으로 불교상담에 시사를 줄 수 있을 것이
다.
2. 탈반성(dereflection)
탈반성은 역설지향과 마찬가지로 로고테라피의 또 다른 기법으로서 과도한 반성
(hyperreflection)이 오히려 노이로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착안한다. 즉, 지나친
반성은 반성 자체에 대한 강박증(obsessive compulsive)으로 몰아갈 수 있음을 경계
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반성은 앞으로의 계획과 기대에 집착하거나, 과거의 행위에
대한 과도한 반추를 말한다.
탈반성은 반성적 사고가 도를 넘어섰을 때 스스로 긴장을 유발하고 누적시킴으로
써 그 상황에 스스로가 매몰되 버리는 것을 경계한다.32) 한 예로서 지네에게 어떤 순
서로 다리를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을 했을 때, 지네가 그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
작한다면 전혀 다리를 움직일 수 없거나 착오를 느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쾌
락을 목표로 삼으면 삼을수록 목표를 읾게 되고, 과도한 지향은 목표에 집착을 가중
시킴으로써 그만큼 목표달성에 저해되기 시작한다.33)
실제로 우리의 일상에서도 지나치게 하나의 사안을 의식하거나 사유의 도를 넘어
설 때 판단력이 흐려짐을 경험한다. 또한 과거의 행위나 말에 지나치게 반성할 때에
현재와 미래의 생활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과도한 반성은 불교적 입장에서
본다면 자아에 대한 일종의 집착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변함없는 자아를 상정하여
그러한 자아에 집착하기 때문에, 변화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기 보다는 고정
된 틀로 자기 자신을 규정지으려는 시도가 된다.34) 결국 자신이 짜놓은 틀 속에서 스
스로를 얽어맴으로써 심리적 갈등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렇다고 반성자체가 심리나 정신에 해악이 될 수는 없다. 적절한 반성이 미래에
32) Viktor E. Frankl, 1998, 앞의 책, 121-124쪽.
33) 최정웅?박선실,〈상담에 있어서 Viktor Frankl의 의미요법에 관한 연구〉,《교육학논총》제21
권 제2호, 134쪽.
34) 윤호균,《삶?상담?상담자》, 서울: 문지사, 126-128쪽.
170 종교교육학연구 제19권
대한 계획과 과거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분명히 인정해야 된다. 그러나
반성이 그 자체로 매몰되는 경우 결국은 자아에 대한 집착 이상이 될 수 없음을 경계
하는 것이다. 로고테라피에서의 탈반성은 몇 가지 사례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이처
럼 집착을 끊어내는 것에서 자아초월의 한 계기를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V. 결 론
인간은 매순간 자신의 삶의 의미를 확인하는데서 충족감을 느낀다. 삶의 의미가 이
미 주어져 있거나 결정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순간이라도 자신만의 의미
를 발견하지 못할 경우 좌절과 상심을 경험하게 된다. 삶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
의 처절한 시도는 이미 정해진 운명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왜 태어났는지 알지 못하
는 상황에서, 왜 죽는지 모르고 죽어가는 삶의 아이러니를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로고테라피는 이처럼 의미상실의 현대인에게 공허와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한 초월
적인 자아개념을 제시한다. 자아의 초월은 의미에의 의지?자유?책임을 수반하는
실존적 결단과 확신을 필요로 한다. 현실의 고통은 회피하거나 부인함으로써 사라지
는 것이 아니라, 고통 그 자체의 의미를 온 몸으로 받아들일 때 극복될 수 있다. 프랭
클이 제시하였듯이, ‘고난은 고난 특유의 의미를 발견하는 순간, 고난이기를 그친다’
는 말처럼 인간은 모든 것을 의미로 승화시킬 수 있는 자유와 책임의 존재인 것이다.
이처럼 자신에게 놓인 고난과 괴로움의 의미를 직시하여 초월적 자아를 경험하려
는 시도는 불교에서 추구하는 상담의 원리와 상통한다. 인간의 탄생 자체가 고통임을
인정하고 모든 것이 연기(?起)의 관계로 인해 파생된 전체로서의 유기체임을 자각한
다면, 더 이상 고립된 자아가 갖는 불안과 좌절에 구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의미를 상
실하여 허탈과 무기력에 빠진 마음의 진공 상태는 이러한 연기적 자각으로 인해 전
체로서의 의미로 가득찬 공(空)의 상태로 초월하게 된다.
로고테라피 상담의 목적이 단순히 당면 문제의 해결에 있지 않고 본질적인 문제의
해소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불교상담의 다양한 가능성과 만난다고 할 수 있다. 현실
의 문제는 단지 그것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모든 근원적 한계상황들과 얽혀
있음을 발견하려는 것이 불교상담의 주요 전제라는 점에서, 로고테라피의 인간이해
와 상담기법은 앞으로 불교상담의 이론과 실천에 새로운 시사를 줄 수 있다고 기대
된다.
로고테라피를 통한 자아초월의 불교상담적 가치 / ????????????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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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접수: 10월 31일 1차심사: 11월 11일 게재승인일: 12월 3일
연구자 소개
① 전공: 교육철학?종교교육
소속: BK21 불교문화사상사 교육연구단 연구원?동국대학교 강사
② 관심영역: 현대철학과 종교교육, 불교적 상담
③ 주요논저: 〈교육의 종교성 회복을 위한 통합적 접근〉, 〈근대적 교육관에
대한 종교교육적 고찰〉, 〈교육적 인식으로서의 종교적 직관〉
④ E-mail: vinetar@hanmail.net
로고테라피를 통한 자아초월의 불교상담적 가치 / ???????????? 173
The Virtue of Buddhist Counselling
on Self-Transcendence in Logotherapy
Park, Beom-Seok
(Dongkuk University)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Logotherapy of Viktor Frankl in the view
of Buddhist counseling which aims at Self-Transcendence. This paper looks for
further clues on the origins of the Logotherapy, by exploring about the life of Frankl,
which is based on historical, philosophical, and psychological background for the
better understanding of the concept of transcendence.
Self-Transcendence in Logotherapy is escaping from existential limits as loss of
meaning and going to ultimate meaning of life. Frankl argues that the meaning of
life varies from person to person, every hour of the day. So the man must ask the
meaning of every moment of his own life by himself.
Logotherapy is based on the philosophy of existentialism which is concerned in
transcending the existential vacuum. It has contributed to the fundamental ideas of
Logotherapy such as Freedom of Will, Will to Meaning, and the Meaning of Life. It
is represented by the counseling techniques as the Dereflection and the Paradoxical
Intention which show the similarity of Buddhist human-view.
Self-transcendence can contribute to the Buddhist counseling in the dimension of
human understanding as the self-negation and the selfless mind from the view of
existential awakening.
Key words: meaning, existence, transcendence, paradoxical intention, derefl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