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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블록버스터 개량신약 프로젝트..."Korea Can Do!" /노병철.데일리팜

개량신약의 최고 가치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비용효과성'이다.

통상 글로벌 퍼스트 인 클래스 혁신신약 개발은 백만분의 일 확률로 수조원의 연구비가 투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품화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 화이자, 노바티스 등 한 해 외형이 수십조원을 이루고 있는 빅파마일지라도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이에 비해 개량신약은 제형변경·복약편의성 등을 개선해 오리지널 의약품에 준하는 효능효과로 시장 침투율이 높아 한국형 신약개발의 원동력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미만의 R&D 비용만으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어 궁극의 혁신신약으로 가기 위한 기반작업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산 개량신약의 대명사 아모잘탄(981억원), 로수젯(773억원), 에소메졸(342억원), 실로스탄CR정(358억원), 가스티인CR정(182억원) 등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개량신약 대표주자로는 한미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 LG화학, 보령제약, 종근당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 제약기업들은 대부분 중앙연구소 외에도 '제제연구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더욱 주목되는 점은 블록버스터급 개량신약 개발을 위해 제제연구소를 중심으로 관련 부서와의 유기적인고도 긴밀한 협의와 협력이 이루어진다는 부분이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영업전략은 마케팅팀에서, 특허회피와 특허보호 등 지적재산권은 특허팀에서, 그리고 이들 부서외에도 생산, 품질, 임상, 허가, 약가와 같은 다양한 부서가 맡은 바 책임을 다할때 비로소 개량신약 한 품목이 완성되는 것이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30명에서 100명까지 석박사급 전문 인력과 다양한 첨단장비 구축 그리고 최고경영자의 과감하면서도 끝까지 믿고 받쳐 주는 경영철학과 이념은 성공적인 개량신약 개발의 필수불가결 조건이다.

여기까지가 기업이 갖춰야할 노력과 요건이라면 보건당국의 하드웨어적 지원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제약사 R&D컨트롤타워 관계자들과 함께 국산 개량신약 성공을 위한 전략과 방향성 그리고 현주소에 대해 살펴봤다.

▲ 김용일 한미약품 제제연구센터장

"우수 개량·복합신약 개발, 제약강국 도약 마중물"

=한미약품은 대표이사인 우종수 사장님이 직접 지휘하는 신제품 개발본부에서 개량·복합신약 관련 기획 및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신제품 개발본부는 제가 소속된 제제연구센터 이외에도 개발팀과 임상팀, 특허팀으로 구성돼 있다.

각 부서 임원 및 실무자들은 매월 2회 이상 전략 회의를 갖고, 실제 임상 현장의 미충족 수요, 업계의 개발 동향 등을 파악, 개발이 필요한 제품을 선정한 뒤 제품의 가치 및 시장 상황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최종적인 개발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결정된 개발 품목들은 한미약품 제제연구센터가 자체적으로 대부분 진행한다. 현재 제제연구센터에는 작년 말 기준으로 약 60명의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70% 이상은 석사 이상의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개량신약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와 주의해야 할 사항은 개발 속도와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 제형화 기술을 포인트로 꼽을 수 있다. 2009년 첫 출시된 한미약품의 아모잘탄이 한국 의약품 시장의 한 획을 긋는 큰 성공을 한 이후, 많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다양한 분야에서의 개량·복합신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때문에 후발 주자들보다 빠르게 제품을 상용화할 수 있는, 개발 속도전에서의 우위 역량 자체가 핵심 경쟁력이다. 또 개량신약은 신약 개발에 비해 비교적 적은 개발비용 및 시간 투자로 신속하게 제품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제형화 기술 역시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을 하나의 제형으로 복합하는 경우,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제형화 기술이 필요하다. 복합하려는 각 약물의 제형이나 방출, 흡수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두 성분을 결합한 후 제형의 크기가 커져 복용이 불편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미약품의 3제 복합제, 현재 개발 중인 4제 복합제의 약물 크기는 기존 제품 크기와 유사해 복합된 성분 개수와는 무관하게 환자들에게 복용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개량신약 개발을 위한 필수적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프로그램을 비롯해 외부 채널인 IQVIA, UBIST 등을 들 수 있다. 또 식약처가 제공하는 Green list나 특허청의 KIPRIS 등을 활용해 각 제품들의 특허 현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우리만의 우수한 제제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우수한 하드웨어를 구축하는데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의약품 제조에는 High shear mixer, Fluid bed granulator, Roller Compactor 등 많은 생산 설비들이 필요하다. 특히 한미약품은 하나의 캡슐에 서로 다른 다양한 제형들을 충전하여 생산할 수 있는 Polycap machine도 갖추고 있다.

정제, 분말, 펠렛, 연질캡슐 등의 제형들을 하나의 캡슐에 충전하는 Polycap machine을 활용해 몬테리진 캡슐, 라본디 캡슐, 구구탐스 캡슐 등 경쟁력 있는 복합제를 생산하고 있다. 이같은 설비들은 글로벌 스탠다드 이상의 시스템이 구현된 스마트플랜트와의 시너지를 통해 최고의 품질이 담보된 의약품을 생산하며, 가장 빠르게 전국의 각 의료 현장과 약국에 배송되고 있다. 제제연구센터에서는 최상의 품질 평가를 위해 Dissolution tester, HPLC, UV spectrophotometer, XRD, GC, LC-MS 등 다양한 분석 설비들도 갖추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제약바이오 분야 선진국에서는 제약사가 의약품을 개발한 뒤 수년간 자료독점 기한이 인정된다. 이에 반해 국내에는 자료독점제도가 없어 한 회사가 개량신약을 개발한 후, 경우에 따라 곧바로 후발 의약품(제네릭)이 허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의약품의 연구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큰 비용이 소요되는 치료적 확증임상시험(임상 3상)을 통한 의약품 개발 시에는 자료 보호기간을 부여해 기업이 과감히 새로운 의약품 개발에 도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경쟁력 있는 하나의 개량·복합신약에는 최소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개발비가 투자된다. 이 개발비를 안정적으로 회수하고, 또다른 혁신 성과 창출을 위한 투자에 과감히 나설 수 있는 충분한 약가의 보장, 또 후발 의약품의 빠른 진입을 차단해 개발 이익의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자료 보호기간의 설정이 꼭 필요하다.

아울러, 최근 바이오의약품 분야가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부각되면서,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정책이 바이오 분야에만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글로벌 10대 블록버스터 제품의 절반은 케미컬 의약품이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제약강국으로 비상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와 ‘케미컬’이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균형있는 자원의 분배가 제약강국으로 도약하는 시기를 앞당기고, 케미컬 의약품 부문에서도 걸출한 글로벌 스타 플레이어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 정원태 유나이티드제약 개발본부장

"비좁은 내수시장 돌파구...개량신약 개발 당위성"

유나이티드제약의 연구개발 인원은 100여명으로 석·박사 이상 전문인력 비중이 높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은 13%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포뮬레이션 연구에만 한정하지 않고 약물전달을 위한 전달장치 개발, 제제화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신규제형 개발 및 이를 제조하기 위한 제조장비의 개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발전하고 있는 타 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유효한 의약품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개량신약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와 주의해야 할 사항은 기존 제품의 시장성과 함께 ‘의학적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파악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개량신약의 유형과 제형을 선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사 인프라로 해당 연구를 완수할 수 있을지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목표로 하는 효능·효과, 용법·용량을 설정하고 이를 입증할 적절한 임상시험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제제를 완성했더라도 임상시험이 불가능하거나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면 오랜 노력과 시간이 모두 헛수고가 되기 때문이다.

개량신약 개발을 위한 필수적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기본적으로 제제연구를 담당할 연구원, 연구·분석 장비와 함께 부서 간 업무를 조율하고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갈 개발 전문가가 필수적이다. 아울러 기존 제품의 특허장벽 회피와 함께 개량신약의 안정적 판매를 보장하기 위한 특허보호를 담당할 지재권 인력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들 부서 외에도 생산, 품질, 임상, 허가, 약가와 같은 다양한 부서가 맡은 바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개량신약 한 품목이 완성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량신약이 탄생할 때 까지 수많은 역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기다려주고 투자할 수 있는 오너의 적극적 지원도 꼭 필요하다.

비좁은 내수시장에서 제약사가 제네릭에만 매몰된다면 미래가 불투명하다.이것이 바로 개량신약 개발의 당위성이자 합목적성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유나이티드제약은 개량신약을 통해 차별화를 모색했다. 본격적인 신약 개발의 전단계에서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서 개량신약의 가능성을 꿰뚫어봤다.

무엇보다 신규조성물 신약을 개발하는데 비해 저비용으로 고부가가치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경제적이고, 국내 의약품시장에서 대형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 매출창출 측면에서도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국내 제조업 전체적으로 볼 때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고, 이로 인해 연구개발 투자 또한 미약할 수밖에 없는 국내 제약업계에서 개량신약의 연구개발은 여러모로 현실적인 대안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유나이티드제약은 개량신약 개발을 통해 활로를 모색했다.

10여년의 시간을 거쳐 수십억 원의 비용을 투자해 개량신약을 허가받아도 원가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보험약가 때문에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최근 복합 개량신약의 약가 우대기간과 관련, 업계의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된 점은 다행이라 생각한다. 다만, 개개 품목별로는 여전히 보험약가 관련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으니 규정 문구 하나하나에만 얽매이지 말고 합리적으로 약가산정이 이루어지기를 정부당국에 기대한다.

▲ 황용연 보령제약 제제연구소장

"제제기술·허가·마케팅전략 삼위일체 중요"

보령제약은 개량신약 등 신제품 개발의 전문성을 확보하고자 2019년 9월 제제연구소를 출범했다.현재 제제연구소는 제제개발팀, 신제형개발팀 및 제품분석팀 3개팀으로 구성되어 있고, 총 연구인력 35명 중 박사급 연구원이 8명 및 석사 연구원이 27명이다.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차별화된 기반기술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미션으로 2025년까지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개량신약 및 차별화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개량신약은 마케팅 전략, 임상허가 개발역량 및 제제기술의 융합이 핵심이므로, 유관부서인 영업마케팅, 개발 및 연구소 조직의 협업으로 신제품을 발굴하여 제제연구소가 제품화 연구를 하고 있다.

개량신약 개발은 과제기획, 제제기술과 및 임상개발 역량이 3대 핵심포인트다.부작용 감소 등의 안전성 개선, 치료효과 상승 등의 유효성 개선 및 복약순응도‧편리성 개선의 미충족 수요를 공개된 혁신신약 정보를 통해서 도출하는 것이다. 기술적 차별성만 강조한 개량신약은 시장성이나 약가를 놓치기 쉽고, 반대로 시장성만을 고려하다 보면 기술적인 실현가능성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다음은 기획단계나 연구초기에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제제기술을 스크리닝해 최적의 제제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가끔 한 가지 기반기술이 모든 개량신약을 구현하리라는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임상시험을 통해서 미충족 수요를 증명하는 것이다. 개량신약이 신약보다 투자비용과 개발기간이 적다고 하지만 실상은 4~5년 동안 수십억~백억원 이상이 소요되므로 3대 핵심 역량을 결집한 퍼스트 발매가 결국 도달해야 하는 목표다.

다양한 제형의 제네릭 개발 경험을 갖고 있는 제제 및 분석 연구원들 이외에도 개량신약의 관점에서 임상적 미충족수요를 발굴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약리/임상/개발 인적자원이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다.개량신약은 제제기술과 품질평가를 통해서 현실화되므로 해당 제제기술에 적합한 연구설비 및 제조설비가 하드웨어로서 요구된다.

보령제약은 1998년 피마살탄(Fimasartan)이라는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500억원 가량을 투입하여 13년이 지난 2011년 3월에서야 카나브를 발매했다. 천문학적인 비용과 인고의 시간을 감내하여 오리지널 혁신신약을 발매한 제약회사의 핵심적인 Product Life Cycle Extension 전략 중 하나가 개량신약 개발이다. 또한 혁신신약을 보유하지 않은 제약회사도 혁신신약의 미충족수요를 찾아내서 제제기술이나 임상연구을 통해서 제네릭 이상의 가치를 갖는 개량신약을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 즉 혁신신약을 연구하는 대형 제약회사나 대형 제약회사로 성장을 목표로 하는 중견 제약회사 모두에게 개량신약 연구개발의 당위성과 합목적성이 있다.

전통적인 개량신약 제형인 복합제나 서방제 이외에도 혁신적 약물전달기술을 적용하여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투여경로나 제형으로 개량신약이 개발되고 있다. 경구용 파클리탁셀이나 경구용 펩타이드 제품 등이 그 사례다. 개량신약 약가우대제도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개량신약의 중요성과 가치를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량신약의 기술적 진보와 임상적 유효성을 반영한 정부의 지원과 약가정책을 기대한다.

▲ 박진하 한림제약 R&D센터장

"임상디자인 단계부터 전사적 팀플레이, 성공 가늠자"

한림제약 R&D센터는 신약연구소, 합성연구소, 신제품연구소와 개발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박사 6명, 석사 42명을 포함해 65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개량신약의 기획과 임상, 등록업무는 개발부에서 수행하고 있으며, 제제연구는 신제품연구소, 신규염이나 이성체 등의 원료 합성은 합성연구소에서 담당하고 있다. 근래에는 외부 기관이나 기업과의 공동연구를 통한 파이프라인의 확장과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약가의 제한과 영업환경의 변화 및 임상비용의 상승 등에 따라 국내시장을 목표로 하는 개량신약의 개발은 과거와 같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단순한 복약순응도의 개선을 위한 개량이 아니라 플랫폼 기술과 결합된 투여경로 또는 인체 내에서의 약물동태의 개선이 가능한 개량이 되어야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을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이전이 아닌 완제품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술력 이외에도 해외 규제당국의 기준에 부합하는 제조설비를 확보해야 한다. 하나의 제품을 위하여 별도의 제조소를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겠지만 플랫폼 기술의 구현을 위한 제조설비라면 해당 기술을 적용하는 다양한 제품들의 라인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한림제약은 글로벌신약을 기대하며 유럽에서 임상2상을 수행하고 있는 후보물질이 있다. 지난 9년간 적지 않은 비용과 노력을 투입하였고 앞으로도 그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겠지만 성공 여부를 예단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립된 약물을 활용하는 개량신약의 개발은 그 성공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고 선진시장의 분석에 기반해 설계된 개량신약이라면 국내 제약기업의 역량으로도 해외시장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다.

개량신약의 글로벌 사업화는 국내시장을 목표로 하는 사업의 덤으로 얻을 수는 없으며 선진국 기준에 부합하는 제조설비의 구축이 요구되고 그러한 제조설비는 임상시험약의 생산 단계부터 준비되어야 한다. 사업의 확신이 있더라도 임상시험을 포함한 개발단계 및 대상국가의 등록단계를 고려하면 그 기간 동안의 시설의 유지 및 투자비용의 회수 지연은 사업추진을 결정하는데 큰 장애가 되고 있다.

개량신약 또는 신약 개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과거에는 비임상 또는 임상시험에 소요되는 비용의 지원이었다면 앞으로는 선진제조소의 구축에 대한 지원도 가능해지기를 바란다.

▲ 이희봉 LG화학 CMC센터장

"퍼스트인클래스 신약 개발 준하는 제형개발 필요"

LG화학은 과거 개량신약만을 전담하는 팀이 있었으나 현재는 신약 제형개발 업무와 연계해 개량신약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약 100 명의 Chemical/Bio 제형·분석 인원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대부분 석사 이상의 연구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박사 연구원 비율은 약 20% 수준이다.

개량신약은 차별화된 (용법 또는 용량 등)편의성을 제공하는 방향이 시장 경쟁력의 핵심이기에, 차별점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돼 왔고 실제로 그것이 시장에서 입증됐다. 따라서 단순히 복용순응도 개선 차원이나 병용처방률이 높다는 사실에만 기반하여 개량신약 복합제를 개발한다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아래 자사 개발 대표 사례를 통해 설명해 본다.

먼저 애피트롤·애피트롤이에스의 경우 기존의 암환자 대상 식욕촉진제인 메게스트롤 현탁액은 병포장 제제로 매번 계량해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를 1회용 파우치 제형으로 바꾸어 그 편리함을 더했고 기존 제형 대비 점도를 낮추어 환자가 삼키기 쉽도록 개발했다. 이 후 생체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약효성분을 나노입자로 바꾼 제조 공정 개발을 통해, 복용량을 기존 대비 약 1/4로 줄인 애피트롤이에스 제품을 출시했다.

서방형 제미메트의 사례를 살펴보면 당뇨 환자는 대부분 고령인 점 또는 고지혈·고혈압을 동반하는 대사성 질환을 갖고 있기에 복용하는 약들이 많다는 점과 당뇨 일차 처방 약제인 메트포르민 1000 mg 정제 크기가 무척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점을 감안해 개량신약 개발 시 크기 축소를 개선하는 것을 가장 주요한 목표의 하나로 선정했다. 1일 1회 위체류 서방형은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사이즈를 개발하기 위해, 사용하는 메트포르민의 적합한 물성에 대한 연구 그리고 서방형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이면서 그 사용량이 최소인 부형제 구성으로, 투약의 불편함을 최소화한 작은 크기의 복합제를 개발할 수 있었다.

히루안 플러스·시노비안 개발도 비슷한 경우다. 히루안은 LG화학 생명과학 사업본부가 처음으로 개발한 히알루론산 성분 관절강 내 주사 치료제다. 이 치료제는 1주일에 5회씩 주사해야 불편함이 있었다. 고분자 히알루론산을 원료로 사용하는 히루안플러스 개발을 통해 투여 회수를 3회로 줄일 수 있었다.

다음으로 개발된 시노비안은 고분자 히알루론산을 가교하여 하이드로젤(Hydrogel)로 만든 제품으로, LG화학의 HICE(High Concentration Equalized) 가교 기술을 사용, 최소한의 가교제로 높은 점탄성(Viscoelasticity)을 구현한 제품이다. 골관절염 환자의 활액 점탄성이 매우 낮은 점을 감안, 해당제품 투여 시 정상인 활액과 동등한 점탄성을 갖도록 디자인 했다. 시노비안은 단 1회 투여 후 6개월간 지속적 효능을 나타냄으로써 환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유트로핀은 1993년 국내 최초의 유전자재조합 성장호르몬으로 개발·출시된 이래 오랜 기간 LG화학 생명과학 사업본부의 대표적인 제품이다. 1년 이상 매일 투여해야 하는 성장 호르몬의 경우, 투여 편의성 및 투여과정에서의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기에 이러한 니즈 대응을 위해 LG화학은 5년간 연구 개발을 거쳐 2016년 유트로핀 펜을 출시했는데, 용량 조절 등의 조작이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이며, 바늘 가리개를 통해 바늘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했다. 무엇보다도 카트리지를 갈아 끼워야 하는 불편함이 없는 일체형, 일회용, 고용량 (36IU) 제품으로 환아와 부모님들에게 크게 호평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