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인도 뭄바이의 Versova 해변은 쓰레기 천지였다.
2015년 10월 어느 날, 인근에 살던 변호사 Afroz Shah와 그의 이웃인 84세 Harbansh Mathur는 해변을 바라보며 낙담했다. 태풍이 몰고 온 쓰레기가 더해져 해변 몰골이 더 처참했다.
두 사람은 그날부터 해변에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무려 8주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은 대중의 무관심 속에 묵묵히 쓰레기를 주웠다 . 그러던 어느 날, 몇 명의 청년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그리곤 같이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두 사람이 처음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 지 100주 동안 놀라운 풍경이 빚어졌다. 3년에 걸쳐 7만명 이상의 성인과 6만명의 학생 자원활동가들이 이 해변에 모여 쓰레기를 주워 담았다. SNS에 청소 인증샷과 격려가 쏟아졌다. 인도 TV 스타뿐 아니라 스웨덴의 왕가에 이르기까지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해변에 모여 장사진을 이뤘다. 수천 킬로그램의 쓰레기가 치워졌다. 비로소 해변의 모래 사장이 드러났다. 모래가 반짝거렸다.
그리고 마침내, 수십 년 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거북이들이 해변에 나타났다. 부화를 했고, 수천 마리의 거북이들이 둥지를 틀었다. 새삼 바닷가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지대였다는 자각을 일깨우는 귀환이었다.
유엔은 뭄바이의 Versova 해변 청소를 두고 "인류 역사상 가장 큰 해양 청소"라고 평가하며, 변호사에서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Afroz Shah에게 환경상을 수여했다.
Afroz Shah은 플라스틱 생산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EPR 정책을 강조한다. 쓰레기를 생산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도 뭄바이의 Versova 해변은 인근 지역 자원활동가들과 학생들이 주기적으로 청소-관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생태-환경 운동에도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고.
새삼, 실천의 힘이 크구나 싶다.
이송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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