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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무정세월 / 주응규

무정세월 / 주응규

세월과 벗하는 일생이
바람 한 점, 구름 한 점일진대
세월아 마음을 비우며
산다는 게 쉽잖구나

세상에 부귀영화를 누리며
천만년 살기를 원치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영원한 삶은 없지 않더냐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외길로만 가는 동행을
이 핑계 저 핑계로
사뭇 머물기를
생떼를 부리지만
막무가내로 끌고 가는
피눈물도 없는
무정세월이로세

둥근 삶도 모난 삶도 줄지어
세월의 시곗바늘 소용돌이 속으로
표연히 사라지는 것이
너나없는 인생길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