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우두커니
보고만 있고
땅덩이는 자꾸만 식어간다.
체온마저 앗으련데.
파도가 밀어 온다.
덮치려 온다.
앞은 낭떠러지.
파도 거슬려 간다고 하자.
저 언덕 넘으면,
또 닥칠 파도.
이 둔덕에 서서
분홍 노을을 즐기리.
검어 가는 분홍 노을을.
이 무거운 시간.
이 답답한 공간.
어쩌란 말이냐?
또 어쩌란 말이냐?
파도는 덮치는데.
앞은 낭떠러지.
지나친 현실을
디디고도
마지막 바랄 것이
이것아 꿈이어라.
이것아 꿈이어라.
<여영택 선생의 인간과 작품 세계-관조적이고 서민적이며 순수한 인간 본성의
세계-/최춘해>
제가 여영택님을 만난 것은 1965년도쯤일 것으로 짐작된다.
글짓기 교사로 어린이들을 인솔해 와서 백일장에 참석했었다.
달성공원 앞 원화여자중고등학교에서 유양 백일장이 있었고, 대륜고등학교에서도 백일장이 있었다.
그때 여영택님은 심사위원으로 소개가 되었다.
얼굴 모습이나 태도가 아주 부드러운 서민형으로 보였다.
키가 크고 풍골이 풍만한 데도 위압적이거나 관료적이지 않고, 오래 전부터 정답게 사귀던 분처럼 느껴졌다.
인솔 교사로서 멀리서 우러러 봤습니다.
1967년에 대구아동문학회에 회원이 되어서 자리에 함께하게 되었다.
청구주택에 사시는 이응창 회장님의 댁에서 모임을 가졌었다.
이응창 회장님을 비롯하여 여영택, 박인술, 윤운강, 신송민, 윤혜승, 이민영, 김성도, 김진태, 정휘창 등 연세도 높으시고 고결하신 분들이라서 무척 조심이 되었다.
술이라도 대접하고 싶었지만 후배한테 폐을 끼칠까봐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자녀들 결혼식도 있었을 텐데, 한 번도 청첩장을 받은 적이 없었다.
여영택님과 가까워진 것은 산절로 등산회와 여행을 통해서였다. 등산을 할 때는 매실이나 포도, 또는 돌배나 대추 등 집에서 담근 과일주를 한 병씩 가져왔었다.
여 선생님은 과할 걸 하면서도 권하는 술을 물리치지는 않았다.
그래서 요두출수(搖頭出手-머리는 흔들면서 손은 내서 술을 받는다)라는 말이 나왔다.
그만큼 술을 좋아하셨다. 술을 좋아하는 것만큼 유머도 있었고, 거나하면 춤도 곧잘 추셨다.
그 춤이 경박한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애환이 담긴 여 선생님만의 독특한 춤이었다.
공국진의 춤과 비슷하다고 할까.
절 근처에 가면 기왓장을 주웠다.
기와에 새겨진 우리 조상들의 아름다운 무늬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심지어 중국을 여행하면서도 몰래 기왓장을 주워 왔다.
한방 치료를 좋아하셨고, 자연의 식물을 이용한 민간요법을 즐기셨다.
단식을 즐기셨는데, 아침을 거르셨다. 나도 여 선생님을 따라 6개월간 아침을 먹지 않은 적이 있었다.
여 선생님은 우리 조상들의 문화와 전통, 슬기를 이어받으려고 했다.
여간 급한 사정이 아니면 택시를 안 타려고 했고, 배낭끈이 떨어진 것을 손수 꿰매서 오래 메고 다녔다.
남에게 신세지는 것을 꺼렸다.
자신에게는 이렇게 인색하면서 명절 끝에는 이웃 사람들을 청해서 대접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음력 명절을 하는데 여 선생님은 양력 명절을 할 때가 있었다.
또 경북문화상 상금을 받아서 봉투째로 선주문학회에 기증을 하기도 했다. 전통을 소중히 여기고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은 작품 세계에도 그대로 나타나 있다.
인연이란 참 묘한 것이어서 89년에 여 선생님을 선산에서 만났다.
그때 선산에는 고인이 된 윤종철씨가 시집을 냈을 뿐 등단한 사람이 없었다.
선주문학회는 결성돼 있었으나 등단한 사람이 3인 이상이 되지 않아 한국문인협회 지부를 결성할 수 없었다.
필자가 들어가서 3인 이상이 충족되어 한국문협선주지부가 결성되었다.
회장을 맡았던 여영택 선생이 대구광역시 대구지회장으로 뽑히자 그 후임으로 필자가 1년을 맡았다가 구미문협회장이 되면서 선주지부 회장을 후임에게 물려주었다.
여영택 선생이 회장으로 있을 동안 회원들을 격려 하고 문학하는 자세와 작품합평을 통해서 회원의 자질을 향상시켰기 때문에 회원들의 작품 수준도 많이 향상되었다.
여영택님의 순수한 문학 열정은 그 뒤에도 이어져서 선주문학이 꽃을 피우고 있다.
사심 없는 순수한 마음은 만인을 감동시킨다는 걸 느꼈다.
‘여영택님은 글자 한 자나 낱말 한 개도 신중히 닦고 갈아, 정성과 진실로써 짜임새 있는 유머와 위트, 그리고 은은히 풍겨 오는 신비성과 아름다운 정이 넘치는 작가이십니다.
때로는 비둘기 가슴처럼 부드럽지만, 때론 폭포같이 쏟아지는 격정을 도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위의 글은 동시 동화집 ‘이름난 차돌이’에 이응창 회장의 머리말이다.
여영태 선생의 인성과 작품 세계를 짧은 말로 잘 나타냈다고 생각된다.
영영택님은 동시, 동화, 시, 시조, 수필, 평론 등 여러 장르에 걸쳐서 작품을 썼다.
가. 동시
먼저 동시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동시 동화집으로 ‘이름난 차돌이’ 1966년 발행, 동시집 ‘웃음꽃’ 1994년 발행 등이 있는데, 이 중에서 여영택 선생이 가장 먼저 발표한 동시 1편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품집 <‘74 한국아동문학 연간집>과 <’94 한국문화예술진흥원 한국문학 작품선>에 발표한 동시 2편, 그리고 <‘97 대구아동문학 창립 40주년 기념호>에 여영택 자신이 선택한 대표작 4편을 대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1. 관조적이고 서민적인 소박한 시의 세계
새싹 뽀얀 새싹
용감한 새싹
땅 가죽 뚫고 솟는
난초 난초가 있지.
새싹 빨간 새싹
어여쁜 새싹
바위 틈 스며 돋는
작약 작약이 있지.
새싹 다팔다팔
새싹 까끌까끌
새 나라 떠받치는
우리 우리가 있지.
(‘새싹’ 전문-1949. 3. 20. <새싹>에 발표)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딱딱한 땅을 뚫고 솟아나는 난초가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난초가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참 대견하고 용감하다는 생각이 든다.
난초뿐만 아니라 작약 새싹도 솟는다.
그뿐이겠는가, 땅을 뚫고 솟는 것은 난초 작약 외에도 많다.
새싹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들판을 달리고 싶고 뭔가 해 보고 싶다.
그냥은 못 있고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을 다팔다팔 까끌까끌이라고 나타냈다.
해 보고 싶은 게 나라를 떠받치는 일이다.
사실을 사실 그대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난초, 작약 새싹을 물활론의 눈으로 보았다. 물활론의 눈으로 본다는 것은 동심이요, 인간의 본성이다.
순수한 인간의 본성이 있었기에 이런 동시가 태어난 것이다.
1949년에 쓴 것이라서 아직 동요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3연이 모두 4줄로 돼 있고, 끝줄은 난초 난초가 있지, 작약 작약이 있지.
우리 우리가 있지.
똑같은 말이 되풀이 되었다.
사물탕 한 사발 먹으면
앞집 아이 이기고
사물탕 한 사발 더 먹으면
뒷집 아이 이기고
사물탕 한 사발 또 더 먹으면
옆집 아이 이기고
사물탕 자꾸 먹으면
강감찬이 된다지.
사물탕 자꾸 더 먹으면
김유신이 된다지.
사물탕 또 자꾸 더 먹으면
이순신이 된다지.
사물탕 한 제 더 먹어야
외갓집에 간단다.
(‘사물탕’ 전문-1976. 6. 20. <‘74 한국아동문학 연간집> 발표)
약한 아이는 앞집 아이한테도 지고 뒷집 아이한테도 지고, 옆집 아이한테도 진다. 그래서 이 아이의 소원은 앞집, 뒷집, 옆집 아이를 이기는 것이다. 이 아이들을 이기려면 사물탕을 먹어야 한단다. 사물탕을 많이 먹으면 전쟁에서 이긴 강감창 장군도 될 수 있고, 김유신 장군도, 이순신 장군도 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시의 시적 화자는 강감찬, 김유신, 이순신 같은 장군이 된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런 거창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내가 제대로 걸어서 외갓집에 가는 소박한 꿈이다. 여영택 선생은 남의 눈에 번쩍 띄는 위대한 사람보다는 서민적인 소박한 꿈을 그렸다.
2. 가족애
할머니 말씀은 못 알아듣겠어
뜨거운 그릇 쥐고 차다고 하고
얼음을 만지며 뜨겁다 뜨겁대.
귀여워하시면서 밉다고 하고
엄마를 부르며 아기라 하고
할아버지한테는 임자라 하고
살려고 일하는데
죽자고 일한다며
내일은 서쪽에서 해 뜬다기에
서쪽을 보다가 지각할 뻔해.
(‘할머니·3’ 전문-1994. 12. <한국문화예술진흥원 한국문학 작품선> 발표)
반어법으로 가족애를 그린 시다. 할머니는 뜨거운 그릇을 쥐고도 차다고 하고, 얼음을 만지며 뜨겁다고 한다. 할머니는 가족을 위해서라면 뜨거워도 참고, 찬 것도 참는 습관이 되어 있다. 내가 참아서 가족을 안심시키고 싶다. 할머니가 나를 귀여워하는 것을 다 알고 있는데, 밉다고 한다. 귀여워한다는 말이 밉다고 하는 것을 알고 있다. 죽자고 일한다는 말, 서쪽에서 해가 뜬다는 말들도 모두 가정의 화목을 위한 말이다. 죽자고 일한다는 말은 온 정성을 다 바쳐서 일한다는 뜻이다. 가족을 위해 죽자고 일하는 것이 행복한 것이다. 서쪽에서 해가 뜬다는 것은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했을 때 쓰는 말이다. 손자가 아주 기특한 짓을 하는 것을 보고 한 말일 것이다. 여기 쓰인 말들이 모두 가정의 화목을 위해 쓰인 반어들이다. 할머니가 엄마를 부를 때 아기라고 한 것도 귀여운 아기처럼 며느리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이 시를 읽으면 웃음이 나오면서 화목한 가정이 연상된다. 여 선생은 평소 이야기 속에도 이런 반어법을 많이 쓴다. 평소 풍부한 유머가 시에도 나타난 작품이다.
3. 생물사랑
부끄럼 잘 타는
암놈 십자매
둥지에서 사부작 보일동 말동
홰를 잘 타는
수놈 십자매
둥지를 지킨다고 눈알이 반짝반짝
몇 마릴까 비비비
새끼 십자매
귀가 간지럽다 들릴동 말동
놀랄라 조용조용
십자매 식구
TV만화도 오늘은 참자.
(‘십자매’ 전문- <대구아동문학 창립 40주년 기념호> 발표)
십자매를 잘 관찰한 내용이다. 암놈 십자매가 알을 까고 수놈 십자매가 둥지를 지키고 있는 모습, 갓 태어난 아기 십자매가 울부짖는 소리 등을 자세히 관찰했다. 자세히 관찰한다는 것은 관심이 많다는 뜻이고 더 나아가 사랑한다는 뜻이다. 관심이 없으면 눈앞에 있어도 보이지 않는다. 십자매 새를 사랑하는 마음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평등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작고 그늘진 곳에 있는 생명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여영택 선생은 평소에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고, 부당한 걸 보면 그대로 두고 보지 못한다. 불의에 대해서는 태풍처럼 거세지만 작고 여린 것에 대해서는 솜털처럼 부드럽다. 십자매 몇 마리가 들릴동 말동 비비비 소리를 듣고는 십자매 식구가 놀랄까봐 ‘TV만화도 오늘은 참자.’고 한다.
4. 어린이 사랑
자면 울리고 싶다.
울면 재우고 싶다.
야무지게 쥔 주먹
또박또박 새긴 글자들.
왼손 손 안엔 복 복 자지.
오른손 손 안엔 목숨 수 자지.
살며시 펼라치면
싫어하는 모습이 싫지 않구나.
(‘아기’ 전문- <대구아동문학 창립 40주년 기념호> 발표)
자면 울리고 싶고 울면 재우고 싶다는 어린이를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이다. 어린이가 사랑스럽기 때문에 자는 아이도 그대로 두고 볼 수가 없다. 마주 보며 마음을 나누고 싶다. 우는 모습도 사랑스럽고 손가락 발가락도 사랑스럽다. 살며시 펼라치면 싫어하는 모습도 사랑스럽다. 왼손을 펴서 손금을 보면 복 복 자가 보이고, 오른손을 펴 보면 목숨 수 자가 보인다. 아기를 사랑의 눈으로 보니까 목숨 수자가 보이고, 복 복자가 보인다. 여영택 선생은 이렇게 어린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시 시조 수필 평론 등 일반 문학을 하면서도 아동문학을 버릴 수가 없다. 아니 아동문학에 더 관심을 가졌었는지도 모르겠다.
5. 꿈이 있는 어린이
착 잠잔 봄옷을
일깨워 입힌다 가칠한 손이.
개나리 내가 풍긴다
좀약 냄새가 난다.
짧은 소매 잡아당기면
봄 서늘음이 간지러운 양 어깨.
다리어 접친 금을 손으로 다려 보는
엄마 입가는 웃음살
구멍 났던 오지랖에 나비가 앉고
거울 속 내 얼굴에 보조개 핀다.
(‘봄옷’ 전문- <대구아동문학 창립 40주년 기념호> 발표)
새봄을 맞이하는 마음이다. 농 속에서 잠자고 있던 봄옷을 아이한테 입힌다.
봄옷을 일깨워 입힌다고 했다.
살아 있는 봄옷이다.
새로운 희망과 꿈을 입히는 것이다.
봄옷을 입으면 옷에서 개나리 내가 나고 새 세상을 향해서 하늘을 날 듯 부푼 꿈이 생긴다.
그런 내 마음을 읽고 엄마는 입가에 웃음살이 생긴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내 얼굴에 보조개가 핀다. 여영택 선생은 아이들에게 꿈을 키우고 싶었다.
나. 동화
다음은 동화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1. 불의에 항거하는 마음
동시 동화집 ‘이름난 차돌이’의 표제 작품과 유여촌 선생의 회갑 기념 작품집 ‘바람을 그리는 어린이’에 실린 ‘등대지기의 딸’ 두 편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름난 차돌이’는 생활 동화이다.
이제 막 1학년에 입학한 차돌이의 순진한 행동과 어른들의 잘못된 점을 나타냈다.
입학하고 며칠 뒤에 일어난 일이다.
차돌이는 이웃에 있는 정남이와 일찍 학교에 갔다.
복도에서 달리다가 정남이가 넘어졌다. 복도는 초칠을 하고, 석필로 닦고, 걸레질하고, 쌀겨로 닦고 해서 여간 미끄럽지 않다.
차돌이와 정남이는 고무신으로 운동장 모래를 담아 와서 복도에다 뿌렸다.
자빠진 데뿐만 아니라 여러 군데 뿌리고 고무신으로 모래를 문질렀다.
그러고 나니 덜 미끄러웠다. 그걸 보고 선생님이 차돌이와 정남이를 교무실에 데리고 갔다.
교감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다.
교실에 와서 담임 선생님께도 꾸중을 듣고 벌로 교실 앞에 불려 나와 꿇어앉았다.
아이들이 편리하게 다녀야 할 복도를 윗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반질반질하게 닦아서 윤기가 나게 만들었다.
미끄러워서 불편하기 때문에 모래를 뿌린 차돌이가 교장 선생님보다 더 낫다는 걸 꼬집은 것이다.
차돌이가 목이 말라서 물을 찾았으나 아무 데도 물이 없다.
그때 마침 물을 들고 교장실로 들어가는 사환 아이를 보았다.
차돌이는 사환 아이를 따라 교장실에 들어가서 물을 달라고 했다.
그때 미국에서 교육사절이라고 하는 귀한 손님이 와 있었다.
교장 선생님은 난처하지만 하는 수 없이 물을 따라 주게 했다.
교장 선생님은 나중에 아이를 꾸짖으려고 차돌이를 붙잡고 명찰을 보며 반 이름과 아이 이름을 적었다.
사절단은 차돌이가 물 먹는 모습을 찍었다.
물이 먹고 싶어서 교장실에 와서 물을 달라고 하는 순진한 마음을 귀엽게 보지 않고 버릇없다고 꾸짖으려는 교장 선생님의 잘못된 생각을 꼬집은 것이다.
사절단이 미국에 가서 차돌이가 물을 먹는 순진한 모습을 책에 싣고 교장 선생님이 아이들을 이렇게 사랑하고 있다고 칭찬하는 말을 적어 놓았다.
그걸 보고 교장 선생님은 반성을 했을 것이다.
그밖에 사친회비를 독촉하는 이야기, 가정방문 이야기, 교실 환경구성 이야기 등 당시의 학교에서 어느 학교에나 있었던 어른들의 잘못을 꼬집어 놓았다.
학교의 주인은 어린이들인데, 어린이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학교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도 어린이 편에서 생각하지 않고 상부 관청에 보이기 위해서 환경을 만들려고 하는 잘못을 지적한 여영택 선생의 정신을 읽을 수 있다.
2. 약자를 귀하게 보는 정신
‘등대지기의 딸’도 생활 동화이다.
끝분이는 어둡기 전에 등대에 불을 켜는 일을 하는 등대지기 아빠와 엄마 셋이 살고 있다.
둘레에는 집이 없다. 다만 사철 꽃이 곱게 피고 동백, 후박, 감탕나무, 향나무, 소나무, 횃솔나무, 섬잣나무들이 어울려 멋진 경치를 이루고 있다.
울릉국화, 섬뿌리향, 만년초들의 꽃 향기가 사철 끊이지 않는다. 끝분이는 외롭게 지낸다. 아빠 엄마가 해 주는 이야기도 이제는 다 아는 이야기가 돼서 새 이야기가 듣고 싶다.
한 달에 한두 번 오는 우체부가 새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끝분이는 우체부를 기다린다. 오랜만에 우체부가 왔다. 왜 나한테는 편지가 안 오느냐고 묻는다. 네가 편지를 보내야 편지가 온다고 가르친다. 끝분이는 빨간 단풍잎과 푸른 동백잎을 하얀 봉투에 넣고 봉투에 주소를 그려 넣었다. 밤마다 창문에 제일 높이, 크게 비치는 별나라였다. 우체부는 끝분이 편지를 받아 가방에 넣고 다음에 올 때는 편지를 가져 오겠다고 했다.
내 편지가 오기를 무척 기다리고 있을 때, 편지가 왔다.
봉투 한쪽에는 별이 그려져 있고, 한쪽에는 끝분이의 동그랗고 반짝이는 두 눈이 그려져 있다. 안에는 하얀 종이에 여러 가지 색깔의 크레용으로 그린 그림 한 장이 들어 있었다. 끝분이가 편지를 읽는다.
아빠 엄마 우체부들이 웃으며 듣고 있고, 비둘기들도 듣고 있었다. “끝분아! 네가 보내 준 편지 잘 받았어.……” 별에서 보내 온 편지는 한없이 길었다.
또 읽고 또 읽었다.
같은 편지이지만 읽을 때마다 쓰인 이야기는 다르다.
끝분이가 읽는 한없이 긴 편지를 듣다가 날이 저물었다.
너무 늦으면 도깨비 나온다고 하니까, 끝분이는 도깨비가 보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도깨비가 보고 싶다고 했다.
바람 소리가 날 때마다 끝분이는 도깨비가 오는가 문을 열어 본다.
외딴 섬 가운데서도 마을에서 십 리나 떨어진 곳에서 등대지기 일을 하는 가족의 이야기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갈 끝분이가 주인공이다. 마을에서도 십 리나 떨어진 산꼭대기에 살고 있으니 사람을 만날 수 없다.
한 달에 한두 번 오는 우체부를 만나는 것이 낙이다.
그래서 우체부 오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우체부와 이야기가 나누고 싶어서 날이 저물어도 우체부를 보내 주지 않는다.
날이 저물면 도깨비가 나온다고 하니, 도깨비라도 보고 싶다고 했다.
뿔이 난 무서운 도깨비라고 해도 이야기만 재미있게 해 주면 좋다고 했다.
끝분이 엄마도 도깨비라도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외로운 사람의 마음이 잘 드러난 내용이다.
끝분이가 별나라에 보낸 편지는 글씨로 쓴 편지가 아니고, 단풍잎과 동백잎 편지이다.
주소도 그림으로 그린 별나라이다.
별나라에 보낸 편지 답장을 우체부가 여러 가지 색깔의 크레용으로 그린 그림 한 장이다.
우체부가 답장을 받고 싶어하는 끝분이 마음을 채워 주기 위해 봉투 한쪽에는 별이 그려져 있고 한쪽에는 끝분이의 동그랗고 반짝이는 두 눈을 그렸다.
봉투 안에는 여러 가지 색깔의 크레용으로 그린 그림을 그려 넣었다.
끝분이가 그 그림 편지를 자기 생각대로 만들어서 읽는다.
끝분이는 별한테 듣고 싶은 말이 많아서 끝이 없다.
그래서 편지가 한 없이 길다. 듣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어 읽기 때문에 읽을 때마다 다르다.
그렇게 만들어 읽는 것을 엄마와 우체부 그리고 비둘기들도 귀 기울여 들어 준다.
얼마나 티 없이 아름다운 모습인가.
다. 시
1. 순수한 서정성
⓵자정 가까운지하철 종점
막차 선반의 핸드백 하나
곤히 혼자서 한잠을 자네
잠 못 잘 주인을 꿈에 만났나
수잠 잔 나는야 바삐 내려야
별이 총총
발길 드문드문
자정 가까운
지하철 종점 (‘종점’ 전문)
⓶파편 쌓인 거리
피 묻은 기와 쪽을 밟고도
만지대는 꽃포기
아름다움
한 포기 이끼를 자랑삼는
매화 늙은 가지가지.
조 가지 기르는 심사가 이 땅 다스린다면,
아!
난초 앞에서 난초 잎과 가벼이 소스라치는 찰나.
국화에 사로잡혀 도도는 맴.
나를 잊은 나.
이 높은 고요 행여나 상하리
눈을 사르르 감아 깃을 여미는 마음. (‘담향’ 전문)
⓷칡뿌리밥 먹는 이를 위하여
뻐꾸기 울어 보리가 익고,
오월 길 바쁜 나그네
뻐꾹뻐꾹 걸음 재촉한다.
오막살이 샘가에선 농주가 익고,
삼밭 옆 사래 긴 감자가 자꾸만 굵어진다.
뻐꾸기 소리 듣다가
배가 고파서
식은 밥 상치 싸 먹고,
뻐꾸기 소리 들으니
낮잠이 온다. (‘뻐꾸기’ 전문)
⓸내 방 가까이에
내 하숙방 가까이에
분홍 고무신 한 켤레 놓여 있다.
그 옆에 나란히
내 신을 벗어 놓아 본다.
하얀 눈을 맞으며 뜰에서는
동백이 빨갛게 웃고 섰다. (‘생각’ 전문)
⓹맑은 물에 거위나 치며
시간을 달래고 싶다.
비알진 산기슭에 대추나무나 가꾸며
시간을 달래고 싶다.
울도 없이 사슴을 기르다가 녹각이 떨어지면 녹각이나 찾으며
시간을 달래고 싶다.
벗이 멀리서 오면 숯불로 구기자잎 차나 다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달래고 싶다.
별들이 들어다보는 들창 밑에 탁자를 놓고 동화나 다듬으며
시간을 달래고 싶다.
언제나 어디서나 근사한 싯귀가 우러나면 싯귀나 적으며
시간을 달래고 싶다.
싱숭한 밤이면 퉁소로 도깨비를 불러 모아 일장 연설을 하며
시간을 달래고 싶다. (‘멋’ 전문)
위의 시 ‘종점’에서는 자정이 다 되어 가는 시간에 막차를 타고 종점을 향해 가면서 선반위에 놓인 핸드백을 본다.
핸드백을 의인화해서 핸드백이 꿈에 주인을 만났을 걸 생각했다.
아무도 찾지 않는 핸드백 임자에 대해서 관심이 커졌다. 수잠을 자면서 핸드백을 지켜보고 있다.
종점에서 내릴 때도 핸드백은 그대로 있다.
지하철 종점에서 내려 자정 가까운 시간에 발길이 드문 길을 총총한 별을 보며 걸으면서도 사뭇 선반 위에 얹힌 핸드백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남을 배려하는 순수한 서정을 그렸다.
‘담향’에서는 파편 쌓인 거리에 핀 꽃포기, 가까이에 서 있는 매화나무, 그리고 난초와 국화 등을 물활론의 눈으로 보고 서로가 정을 나누는 그윽한 향기로 다가왔다.
이고요가 행여나 상할까봐 눈을 사르르 감아 깃을 여민다고 했다.
‘뻐꾸기’에서는 보릿고개 시절에 우리 농촌의 모습을 그렸다.
칡뿌리 밥을 먹고 배는 고팠지만 뻐꾸기가 울고 농주가 익고, 뻐꾸기가 감자가 굵어라고 울어 주는 농촌의 서정을 그렸다.
⓸‘생각’에서는 내 하숙방 가까이에 분홍 신 한 켤레 놓인 것을 보고, 그 옆에 내 신을 나란히 벗어 놓아 보는 생각을 해 본다. 그 모습을 동백꽃이 하얀 눈을 맞으며 보고 웃고 있다고 했다. 참 아름다운 서정이다.
⓹ ‘멋’에서는 순수한 마음을 그대로 나타냈다. 맑은 물에 거위나 치고 비알진 산기슭에 대추나무나 가꾸고, 울도 없이 사슴을 기른다고 했다. 별들이 보이는 들창 밑에서 동화를 쓰고 시를 쓰면서 지내겠다고 했다. 얼마나 순수한 마음인가.
2. 불교 정신을 담은 시
석가가 그리워서
찾은
청암사.
목련을
못 잊어서
못 떠나겠네.
다문 채웃어 뵈는
눈언저리가,
범어로
얼버무려
사랑한다고.
이슬비
들거들랑
하속하라네. (‘목련’ 전문)
여영택 시인은 불교 정신이 바탕에 깔려 있다.
그 중에서 ‘목련’ 은 불교 정신이 진한 시이다.
석가모니가 그리워서 정암사에 가서 목련을 만났다.
범어로 얼버무려 하는 말을 들었다. 사
랑한다고, 또 이슬비 들거들랑 하속하라는 말을. 목련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마음의 귀가 밝다.
3. 우리의 역사가 담긴 시
다가서 보니 아무것도 안 보인다.
물러서 보니 실마리가 보인다.
톺아서는 삼고 삼아서는 사려 담는 모시 광주리.
톺아서는 삼고 삼아서는 사려 담는 역사.
밤에 삼은 모시가 도리어 많다.
밤에 삼은 역사가 얼이 더 많다.
천 년을 사려 담은 모시 광주리.
천 년을 사려 담은 역사 광주리;
넘쳐도 사려 담는 실이 실실실
보아도 안 보이는 얼이 얼얼얼
다가서 보니 아무것도 안 보이겠지.
물러서 보니 실마리가 보인다. (‘역사 옆에서’ 전문)
이 시에는 우리 조상들의 생활이 담겨 있다.
우리 조상들은 질삼을 해서 식구들의 옷을 만들어 입었다.
이 시에는 모시 삼는 것만 나왔지만 서민들은 주로 무명 옷, 삼베옷을 해 입었다. 낮 시간만으로는 시간이 모자라서 밤을 새워서 질삼을 했다.
밤에 삼은 모시가 도리어 많다.
밤에 삼은 역사가 얼이 더 많다. 고 했다.
그 일을 천 년이나 계속했다. 그것이 생활이자 역사였다.
4. 자연 친화 사상
가슴에 갈무린 가장 높은 산.
가슴에 가꾸는 가장 아름다운 산.
오밤중에 찾아도
여깄다
앞에 와 서는 산.
오리만 나들이려도
제가
지레 감발하는 산.
내가 노다니자
저도 노다니다가도
마당에만 들어서면
먼저 와 웃으며 맞아 주는 산.
책을 사 오다가
너를 잃어 걱정이더니
마을에 들자
땀을
닦아 주던 산.
지금 멀리서 걸어 볼라치면
저도 나다녀 계면쩍은 상
아직도 열두 살이냐
묻기도 하는 산.
매죽산. (‘매죽산’ 전문)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여 시인은 몸져눕기 전까지 평생 산에 다녔다. 그만큼 자연과 친했다. 이 시에서는 매죽산을 가장 아름다운 산이라고 했지만 모든 산, 아니 자연을 다 사랑한다. 오밤중에 찾아도 여깄다고 하고 오리만 나들이하려고 해도 먼저 감발한다고 했다. ‘감발’ ‘노다니다’ 는 토속적인 말이다. 여 시인은 다른 시에서도 토속적인 말을 많이 쓴다. 감발이란 짚신을 신을 때 벗겨지지 않도록 신을 묶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는 나갈 준비를 한다는 뜻이다. 자연을 사랑한다는 것은 마음이 순수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산과 대화를 한다.
5.풍자적 해학적인 시
⓵어릿광대다.
너도 어릿광대
지구도
우주도 어릿광대
신도 조작된 어릿광대다.
어릿광대가 손뼉을 치란다.
어릿광대가 웃어대란다.
어릿광대가 슬퍼하란다.
진실로 손뼉을 치고 싶을 때 한밤중 혼자라도 손뼉을 치마.
진실로 웃고 싶을 때 이불 속 혼자라도 웃어 주마.
진실로 슬플 때 웃다간들 혼자 슬퍼 못 하랴!
어릿광대야!
모두가 어릿광대야! (‘어릿광대 1’ 전문)
⓶들창을 열어 놓았더니
방에
별들이 들어와
팔을 베고 누웠다가
벌떡 일어선다.
거기 사정을 물으니
시끄럽기는 매일반이나
여기처럼 물고 뜯지는 않는다.
지구촌쯤 잿더미로 만들기는 오뉴월 식은 죽 먹기나
만유인력 계산 관계도 있어
두고 본단다.
한 만 년쯤 참으면
힘세고 날뛰는 놈은 염라대왕이 다 잡아가니
나를 봐서라도 참자고 우주에서 수의가 됐단다.
별들의 생각이 하도 기특해
짚신장이별이랑 몇몇 더 불러
엽차 한 잔씩 돌리는 참이다. (‘어릿광대 13’ 전문)
⓵ ‘어릿광대 1’에서는 정작 광대인 얼럭광대가 아닌 어릿광대는 얼럭광대 행세를 하는 가짜인 것이다. 너도 지구도 우주도 신도 가짜 광대라고 했다.
진짜 광대가 아닌 가짜가 손뼉을 치라고 하고, 웃어라고 하고 슬퍼하라고 하니 하기 싫다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걸 어릿광대로 본 것이 특이하다.
이 세상을 모두 못 믿겠다는 것이다.
가짜가 많기 때문에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⓶ ‘어릿광대 13’에서는 진짜 아닌 것으로 가정을 하면 별들이 들창으로 들어와서 팔을 베고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서 하는 이야기도 있을 수 있겠다.
어릿광대는 해학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좋은 제목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여영택님은 어릿광대 연작시를 많이 썼다.
|
<2023 대구문학관,탄생 100주년 작가 3인전(23.9.12-24.2.19>을 열며>
올해는 검솔 여영택, 초운(樵雲) 이우출, 목인(牧人) 전상렬 선생 세 분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여영택 선생은 195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고 시집 담향(淡香)을 비롯 에세이, 번역서 등 많은 저서를 내었습니다. 또한 초중고등학교 교장, 전문대 교수, 한글학회 경북지회장, 대구문인협회장 등을 역임하여 후학 양성과 대구 문단를 위해 큰 업적을 세우셨습니다.
이우출 선생은 196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고 시집 종루(鍾樓), 초운(樵雲) 회갑기념문집을 내었습니다. 또한 능인고등학교 교장, 동국대, 효성여대 교수, 영남시조문학회장, 한국시조시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여 후학 양성과 대구 문단를 위해 큰 업적을 세우셨습니다.
전상렬 선생은 195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고 시집 피리소리를 비롯 산문집, 편저집 등 많은 저서를 내었습니다. 또한 구지중학교, 흥해중학교 교장, 경산문학회장, 한국문협 대구직할시 지회장 등을 역임하여 후학 양성과 대구 문단를 위해 큰 업적을 세우셨습니다.
대구문학관에서는 2023년 세 분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3인전을 마련합니다. 아무쪼록 이 기회를 통해 세 분의 문학적 업적은 물론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인간적인 면모 또한 살펴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대구문학관장 하청호
여영택의 시는 물활론과 자연 친화 그리고 불교사상과 역사에 천착되어 있다. 거리에 핀 꽃포기, 가까이에 서 있는 나무들이 서로 정을 나누며 관조적 빛깔로 그윽한 향기를 내뿜는다. 이 고요가 행여나 상할까 시인은 눈을 사르르 감아 깃을 여미고, 때론 석가모니가 그리워 정암사 목련을 만난다. 범어(梵語)로 얼버무려 사랑한다는, 이슬비 들거들랑 하속하라는 목련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시인의 귀는 한없이 맑고 순수하다. 여영택의 시에 들면 자연과 삶의 깊이는 섬세해지고 그 이미지들은 종교로 승화된다.
(최춘해 아동문학가)
초운(樵雲) 이우출, 그는 문경이 낳은 현대시조의 한 봉우리다. 평생 남긴 작품이 50여 편에 지나지 않는 과작(寡作)임에도 불구하고 이호우, 이영도 오누이 시인의 뒤를 이어 영남시조문학회(낙강)의 맥을 굳건히 하였다. 그는 부모님의 때 이른 부재,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으로 삶이 파란만장했던 시인이다. 어려서 경험했던 불교의 정신과 사상이 주조를 이룬 그의 시조들은 참으로 정갈하고 사유적이어서 현대에도 그 완결미가 아름답기 그지 없다.
(민병도 시조시인)
향토적인 정서에 천착하는 그의 시는 사물의 본질을 직시하는 직관력과 질박한 서정, 자연 친화와 생명 존엄 정신을 뿌리로 수묵화같이 담담한 세계를 펼쳐 보인다. 허무와 허망까지도 알뜰한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시인은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를 강물로 바라보기도 하며, 밝지 않은 현실의 한가운데서도 더 나은 세계를 꿈꾸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따뜻한 시를 빚는다. 시인의 더 나은 세계에 대한 열망의 언어가 먼 데서 부르는 종소리와 같은 양상으로 나타나며, 더 나아가서는 생명력에 불을 지피거나 사랑이 충만한 세계에의 꿈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태수 시인)
'시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추 한 알 /장석주 (0) | 2024.10.11 |
---|---|
구들목/박남규 (0) | 2024.10.11 |
바람이 좋은 저녁 /곽재구 (0) | 2024.09.21 |
사모/조지훈 (0) | 2024.09.21 |
너 에게/신동엽 (0) | 2024.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