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Ⅱ. 미래전 개념
Ⅲ. 디지로그 복합전의 개념과 특징
Ⅳ. 디지로그 복합전 사례
Ⅴ. 전략적 함의와 대비방향
Ⅵ. 결 론
Ⅰ. 서 론
전쟁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조직화된 폭력이라는 점에서, 그 본질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전쟁의 구체적 양상은 각 시대의 정치 적,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 맥락에 따라 현저히 상이한 형태로 전개되어 왔다. 역사적으로 특정 전쟁 양상이 지배적인 형태로 부각되었던 시기도 있었으나, 실상 대부분의 전쟁은 다 양한 양식이 중첩되고 융합된 복합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었다. 오늘날 전쟁의 복합성은 기술적, 전략적, 개념적 측면에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증대되고 있 다. 무엇보다 사이버 공간, 인공지능(AI), 자율무기체계 등 첨단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전쟁 수 행 방식에 근본적인 전환을 야기하고 있다. 한편, ‘구식’ 또는 ‘재래식(전통적)’이라 불리는 전 쟁 수단과 방식이 여전히 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기술 중심의 접 근만으로는 현대와 미래의 전쟁 양상을 온전히 설명하고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전쟁의 복합화 현상이 과거보다 더욱 중대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핵무기뿐만 아니 라 사이버, 인공지능(AI) 등 핵무기에 필적하는 신기술과 역량의 등장으로 인해, 기술 중심 의 전쟁 수행 방식이 오히려 단기간 내 무력화될 수 있는 역설적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한 전력 운용은 새로운 유형의 교란이나 마비 작전에 취약할 수 있으며, 이는 전장의 양상이 디지털 기반에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급격히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디지털적 요인과 아날로그적 요인의 융합에 따른 전쟁 양상 변화는 현재 진행 중인 러시 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 두 전쟁은 군사 와 비군사, 정규군과 준군사조직, 첨단과 구식이 얽혀 있는 ‘다중 복합전’의 대표적인 실증 사례로 평가된다. 사이버 공격, 정보전, 심리전, 여론전과 같은 비물리적 전쟁 수단이 전통 적인 화력전과 병행되며, 드론, 위성, GPS 교란 기술 등 첨단 역량이 포병, 화공작전 등 전 통적 수단과 결합되어 통합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아울러, 전략적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핵무기 사용의 선택지는 여전히 열려 있는 현실적 위협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이러한 전장환경의 변화는 한반도 안보환경에도 중요한 함의를 제공한다. 한반도는 첨단 기술과 전략무기 경쟁, 대규모 재래전력의 대치, 미 ‧ 중의 개입 가능성, 핵무기 사용 위험, 고밀도 도시화와 짧은 전장 종심 등 고도의 복합전 양상이 나타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전쟁은 신구(新舊) 기술(무기), 전략, 작전의 복합, 정규· 비정규 전력의 혼합, 군사·비군사 수단의 통합 등 전 차원에 걸친 복합전의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류인석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과 전략적 함의 29 그동안 한반도의 미래전에 관한 논의는 주로 제4세대 전쟁(fourth generation warfare),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 개념에 기반하여 이루어져 왔다.1)
이들 개념 은 전통적인 국가 간 정규전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전쟁 양상을 설명하는 데 일정 부분 기 여해 왔으나, 전쟁 개념 간의 상이한 강조점으로 인해 최근 심화되고 있는 복합적 특성을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하이브리드 전쟁’ 개념은 주로 회색지대 나 저강도 충돌 국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전 차원적인 복합전 양상을 설명하는 데 한계 가 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지능화 전쟁’ 개념도 전쟁 양상의 본질적 변화를 예상하고 있으나, 기술적 측면에 치우쳐 전쟁 양상의 다차원적 복합성과 상호작용을 충분히 반영하 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2)
이러한 문제점과 더불어, 현재의 전장환경 변화와 위협 양상의 복합성을 반영한 연구 역 시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예를 들어, 하이브리드 전쟁의 일부 형태로서 사이버전, 인 지전 등 특정 영역에 대한 연구는 다수 존재하지만,3) 전쟁 양상의 전반적인 복합화에 주목 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또한, 기존 미래전 개념을 적용한 많은 연구는 북한 위협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남북과 미중의 상호작용을 포괄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있다.4)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 미래전 개념의 한계를 보완하고, 전쟁 양상의 복합성을 보다 포 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대안적 개념으로 ‘디지로그 복합전’(digilog hybrid warfare)’을 제안하며, 이에 기반한 전략적 대비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5)
1) 4세대 전쟁, 하이브리드 전쟁, 지능화 전쟁, 인지전 등 현재 논의되는 다양한 전쟁 개념들은 이미 현실의 분쟁에 일정 부분 적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쟁의 방식과 전략적 사고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야기할 지속적 진화의 방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미래전’의 범주 안에서 논의될 수 있다. 관련 연구로는 조한승, “4세대전쟁의 이론과 실제,” 『국제정치논총』, 제50집 제1호, 한국국제정치학회, 2010; 지효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군사적 특징과 한국군에 대한 함의 : 하이브리드 전쟁의 가능성과 한계,” 『국가안보와 전략』, 제24권 제1 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2024.
2) 박창희, “인공지능 시대의 지능화전쟁: 제지능권 개념과 지능우세 달성 방안,” 『국방정책연구』, 제37권 3호, 한국 국방연구원, 2021, pp. 113-114; 설인효·배학영,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래전: 인도-태평양 지역 및 한반도에 대 한 함의,” 『국방연구』, 제66권 제2호,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 2023.
3) 김태영·송태은, “하이브리드전 수단으로서의 인지적·복합 테러공격 융합 양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사례,” 『한 국테러학회보』, 제17권 제2호, 한국테러학회, 2024; 이세훈·이승훈, “러시아의 하이브리드전을 통해 본 한국의 사이버전 발전방안,” 『산업진흥연구』, 제9권 제4호, 산업진흥원, 2024.
4) 조한승, “하이브리드 전쟁 양상과 북한 급변사태,” 『국방정책연구』, 제28권 3호, 한국국방연구원, 2012 ; 송승종, “하이브리드 전쟁과 북한에 대한 시사점,” 『국방연구』, 제59권 제4호,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 2016.
5) 이 논문에서 사용하는 ‘디지로그’(digilog) 용어는 2006년 이어령 박사에 의해 처음 제안된 개념으로부터 착안한 것이다. 이 박사는 ‘디지로그’를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창조적 질서를 형성한다는 철학 적·문화적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단순한 절충이나 혼합이 아닌, 디지털 기술의 정밀성과 아날로그의 인간성 과 감성성이 융합되어 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설명된다. 이 개념은 이후 산업, 디자인, 예술 등 각 분야에서 적용되어 왔다. 이어령, 『디지로그』 (서울: 생각의 나무, 2008).
이를 위해 신구(新舊)를 상징하는 디지털 요소와 아날로그 요소의 복합적 결합 양상을 포착하여 개념화하며, 이를 통해 전략적 대비 과제를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본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장에서는 전쟁 세대론과 복합전 개념을 검토하고, 이들 이론이 가지는 설명력과 한계를 분석한다.
3장에서는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을 제안하고, 기존 이론들과의 차별성을 논의하며, 주요 특징을 제시한다.
4장에서는 최근 전쟁 사례를 통해 디지로그 복합전 양상을 제시한다.
5장에서는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을 한반도 미래전 양상에 적용하여 전략적 함의를 도출하고 대비방향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연 구의 의의와 후속 연구과제를 제시한다.
Ⅱ. 미래전 개념
1. 전쟁 세대론6)
1.1 제4세대 전쟁(Fourth Generation Warfare, 4GW)
4GW는 기존의 국가 간 정규전 모델에서 탈피하여, 비국가 행위자에 의한 비정규적, 비 대칭적, 심리적 전쟁 양상이 중심이 되는 현대전의 새로운 국면을 개념화한 시도이다.
이 개념은 1989년 미국 군사이론가인 린드(W. S. Lind) 등이 제안하였으며, 토플러(Alvin Toffler)의 ‘물결이론(wave theory)’에 그 사상적 기초를 두고 있다.7)
6) 전쟁 세대에 대한 구분은 다양한 이론이 제시되어 왔으나, 본 논문은 연구 주제의 적합성과 한반도 안보 환경에서 의 적용 가능성을 고려하여 ‘4세대 전쟁’과 최근 미래전 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는 ‘지능화 전쟁’을 중심으로 검토 하였다. ‘5세대 전쟁’에 대한 학문적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으나, 4세대 전쟁과의 개념적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특 별한 이론적, 개념적 발전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5세대 전쟁의 개념화를 시도한 국내연구로는 이수진·박민형, “제5세대 전쟁: 개념과 한국 안보에 대한 함의,” 『한국군사』, 제2호, 한국군사문제연구원, 2017.
7) William S. Lind et al., “The Changing Face of War: Into the Fourth Generation,” Marine Corps Gazette (Marine Corps Association, 1989). 토플러는 농업혁명, 산업혁명, 기술·정보혁명이라는 세 가지 큰 물결을 통해 사회 발전과 전쟁 양상의 변화를 설명하였으며, 각 물결은 권력과 부의 원천뿐 아니라 전쟁 수행 방 식에도 구조적 변화를 초래한다고 보았다. Alvin Toffler and Heidi Toffler, War and Anti-War (New York: Warner Books, 1993), pp. 35-77.
린드에 의하면 1세 대에서 3세대까지의 전쟁은 각각 전열전, 화력전, 기동전을 특징으로 하며, 4세대 전쟁은 비국가 행위자가 주도하고 비대칭성이 강화된 분산형 전쟁 양상을 의미한다.8)
8) William S. Lind, “Understanding Fourth Generation War,” Military Review(September/October 2004), pp. 12-13.
4GW는 ‘비국가 행위자’가 중심이 되는 분쟁구조를 설명하는 데에 초점을 두며, 냉전 이 후 확산된 테러리즘, 종교전쟁, 내전, 정보전 등을 분석하는 틀로 활용되어 왔다. 4GW의 전략은 적의 군사력 우위를 회피하고, 내부의 불신과 분열을 자극하고, 정치·경제 체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붕괴시킴으로써 정치·사회적 마비와 내적 와해를 목표로 한다.9)
이러 한 전쟁 양상은 미국이 비국가 행위자에 의해 전략적 패배를 경험한 사례를 토대로, 강자 대 약자 간의 ‘비대칭 전쟁’의 실질적 위협과 그에 대한 대비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계기 가 되었다.
4GW의 이론가들은 전쟁 양상이 진화적으로 변화한다는 관점에서, 현대 전쟁은 4세대 양상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전통적인 국가 간 전쟁과 구분되는 핵심요소 로서, 비국가 행위자가 다시금 전쟁의 중심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4GW는 현대 안보환경에서의 위협이 점점 더 다원화·비정형화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 한 것이다.
4GW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은 4GW의 이론이 국가 중심 전쟁을 대체하기에는 미흡하다 는 것이다.10)
또한 탈레반이나 하마스, 헤즈볼라처럼 비국가 무장세력이 사실상 국가 기능 을 수행할 경우, 이들을 단순히 ‘비국가 행위자’로 간주하는 것의 문제도 지적된다.
더욱이 4GW는 지나치게 저항, 반란, 비정규전의 측면에 집중한 나머지, 전쟁의 전략적 목표를 단 순히 상대국 정치지도부에 전쟁의 무익함을 인식시키는 것으로 한정하는 경향이 있어 군사 적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11)
9) Thomas X. Hammes, The Sling and the Stone: On War in the 21st Century (St. Paul: Zenith Press, 2004), pp. 208–209.
10) Colin Gray, Another Bloody Century: Future Warfare(London: Weidenfield and Nicolson, 2005).
11) 정재욱, “4세대 전쟁에서 군사적 약자의 승리원인 연구: 북베트남의 대미 전쟁 수행전략,” 『신아세아』, 제20권 제4호, 신아시아연구소, 2013, pp. 166-169.
전쟁의 세대 구분 자체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4GW 개념은 전쟁 수행의 주체가 근대 민족국가에서 비국가 행위자로 변화하는 탈국가적 현상에 주목하 면서 논의를 출발한다.
그러나 정작 1세대부터 3세대까지의 전쟁은 각기 다른 전쟁 수행 양상을 중심으로 분류되어 왔다는 점에서, 전쟁 양상의 변화와 전쟁 주체의 변화를 혼용한 이중적 기준은 논리적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다.
더 나아가 햄스(Hammes)는 기존의 4GW 를 넘어, ‘정보의 확산’과 ‘인지 영역’에서의 전쟁을 중시하는 ‘5세대 전쟁(open-source warfare)’ 개념을 제시하면서, 세대 구분이라는 틀 자체가 일관된 이론적 기준 없이 자의 적으로 설정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12)
12) 최한수, “4세대 전쟁의 한반도 적용 가능성 연구,” 『국방정책연구』, 제29권 제4호, 한국국방연구원, 2014, p. 121.
4GW 이론은 전쟁의 비정형화, 인식전 중심화, 행위자의 분화 등 현대전의 복잡성을 설 명하는 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이론적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 정책 적용의 측면에서는 한계 가 명확하다. 단순히 비국가 행위자가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 4세대 전쟁이라는 새로운 범 주를 설정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도 위험한 단순화일 수 있다.
국민국가 체제의 지속, 전쟁의 본질에 대한 클라우제비츠적 관점, 하이브리드 위협과의 경계 문제 등은 4GW 이론의 보완 필요성을 드러낸다.
1.2. 지능화 전쟁
‘지능화 전쟁’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2010년대 초 제기한 개념으로, AI, 빅데이터, 클라 우드, 자율무기, 인지전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전쟁방식이다. 이는 ‘정보화 전쟁’의 진화된 형태로, 2019년 중국 국방백서에서는 정보화 전쟁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지능화 전 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명시되었다.13)
지능화 전쟁은 현재의 육·해·공·우주·사이버·전자기 등 다영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기반의 정보체계에 인공지능(AI) 등 지능화 기술을 결합하 고, 기존 무기체계에도 지능화 요소를 접목하여 수행되는 전쟁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지능 화 전쟁’ 개념은 제3의 물결에서 등장한 ‘정보화 전쟁’의 연장선상에서, ‘제4의 물결’로의 이 행을 반영하는 현상으로 이해될 수 있다. 또한, 이 개념은 ‘5세대 전쟁’ 담론에서 부분적으 로 다루고 있는 인공지능(AI), 인지전 등의 요소와도 일정 부분 연결될 여지를 지닌다.14)
박창희 교수는 지능화 전쟁의 전개 양상과 관련하여, 전쟁 수행의 주체가 기존의 인간 중심 복합체계에서 인간과 기계가 통합된 새로운 복합체계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 는 특히 전투의 기획 및 수행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은 점차 축소되고, 인공지능과 자율 시 스템이 주도하는 ‘인간-기계 협업형 전쟁체계’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보았다. 아울 러, 전쟁 수행 방식 또한 기존의 ‘네트워크 중심전(network-centric warfare)’에서 ‘클라 우드 중심전(cloud- centric warfare)’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지능화 전쟁이 가져올 구조 적 변화를 강조한다.15)
13) 国务院新闻办公室, 『新时代的中国国防(北京: 2019年7月). 이상국, “중국군의 ‘지능화전쟁’ 논의와 대비 연구,” 『국방연구』, 제63권 제2호, 국가안전보장연구소, 2020, p. 83에서 재인용.
14) Mark Safranskbbi, “Unto the Fifth Generation of War.” http://zenpundit.blogspot.kr/2005/07/ unto-fifth-generation-of-war.html (검색일: 2025. 5. 10.)
15) 박창희, “인공지능 시대의 지능화전쟁: 제지능권 개념과 지능우세 달성 방안,” pp. 113-114.
지능화 전쟁 개념이 기초하고 있는 전쟁의 세대 구분은 전쟁 방식의 기술적·조직적 변화 를 설명하는 데 일정 부분 유용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다양한 수단과 전략이 복합적으로 동원되는 전장환경을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를 지닌다.
제1~3물결과 제1~4세 대 전쟁에 기반한 전쟁양식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이러한 전통적 양식은 지능화 전쟁 의 수행 방식에도 본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 혁신에 의해 나타나는 변 화를 전쟁 양상의 총체적 전환으로 간주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일 수 있다.
2. 복합전
1.1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
하이브리드 전쟁은 정규전과 비정규전, 국가와 비국가 행위자, 물리적 군사력과 비물리 적 수단을 혼합한 전쟁양식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 개념이 전쟁 양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는 학자나 군사 전문가마다 상이한 관점과 정의, 그리고 강조점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합의된 개념적 정의보다는 ‘복합전’이라는 중심 개념을 두고, 그 범위와 실체가 어 떻게 전개되어 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하이브리드 전쟁 논의는 매티스와 호프만(Mattis and Hoffman)이 본격화하였다.
이들 은 미래전에서 적이 전통적, 비정규, 재앙적, 파괴적 위협을 혼합해 도전할 것이라 보고 이 를 하이브리드 전쟁이라 명명했다. 이 개념은 국가뿐 아니라 테러조직, 실패국가 등 다양한 주체가 경제, 사이버, 무력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는 모호한 전쟁형태로 이해되었다.16)
호프만은 이후 하이브리드 전쟁을 ‘복잡한 비정규전’으로 재정의하며, 재래식 무기와 IED 같은 단순 무기의 동시 사용, 다양한 조직이 참여하는 전쟁 형태로 설명했다.17)
하지 만 이는 여전히 비정규전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맥큐언(McCuen)은 하이브리 드 전쟁을 재래식·비대칭전의 혼합뿐 아니라 국민 통제 작전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 하였다.18)
16) James N. Mattis and Frank Hoffman, “Future Warfare: The Rise of Hybrid Wars,” Proceedings, Vol. 132, No. 11(2005).
17) Frank G. Hoffman, “Complex Irregular Warfare: The Next 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Orbis, Vol. 50, No. 3(2006).
18) John J. McCuen, “Hybrid Wars,” Military Review, Vol. 88, No. 2(2008).
그는 ‘인간지형(human terrain)’ 개념을 도입하여, 물리적 전장뿐 아니라 국민 과 국제사회 등 개념적 전장에서의 승리가 중요하다고 보며 하이브리드 전쟁 개념을 이론 적으로 발전시켰다.
이와 같이 하이브리드 전쟁은 특정한 전쟁양식을 지칭하기보다는, 다양한 수단과 전술이 통합적으로 동원되는 ‘융합된 전쟁형태’를 의미한다.
전통적인 전쟁이 물리적 충돌에 집중 되었다면, 하이브리드 전쟁은 물리적 전장과 심리적·정보적 전장을 동시에 고려한다는 점 에서 복합전쟁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러한 개념은 미국의 국방분야에서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2015년 발간된 미국의 국방전략은 하이브리드 위협을 행위자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기법, 능력, 자원을 결 합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19)
이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전쟁의 주요 특징은
첫째, 행위 자의 혼종성이다.
국가 정규군, 비국가 무장세력, 민간인 동원 조직이 전장에 동시에 존재 하며, 이들 간의 구분이 불분명하다.
둘째, 수단의 통합성이다.
사이버 공격, 드론전, SNS 선전전, 무력 충돌, 경제적 압박 등이 하나의 전략 아래 통합적으로 사용된다.
셋째, 전장 영역의 확장성이다.
기존의 지리적 전장을 넘어, 디지털 공간, 국제 여론, 경제 네트워크까 지 전쟁의 공간이 확장된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전쟁 개념은 전통적 국가 간 충돌보다는 비국가 행위자의 비재래식 활동과 다양한 혼합 형태에 분석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호프만은 가장 최근 그의 논문에서 하이브리드전은 비정규전/테러와 재래식전쟁의 중간 지대에 위치함으로써 분석적 정교함 을 추구해야 함을 강조했다.20)
19) US Department of Defense, The National Military Strategy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2015 (Washington DC: US DoD, 2015), p. 4.
20) Frank. G. Hoffman, “Examining Complex Forms of Conflict: Gray Zone and Hybrid Challenges,” PRISM, Vol. 7, No. 4(2018).
그는 미국이 상대해야 할 적대국과의 ‘분쟁의 연속체 (continuum of conflict)’를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한 잘 정립된 분류체계(taxonomy)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이브리드 분쟁에 대한 이해를 갱신하고, 이를 비정규전 (irregular warfare)과 보다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수정된 정의가 제안된다:
“하나의 통합된 작전 구상(common design)하에 동일한 전장(battlespace)에서 정 규군과 비정규군의 조합, 혹은 정규군의 고도화된 재래식 군사 능력과 비정규 전술, 테러, 범죄 활동 등을 의도적이고 맞춤형으로 결합하여 폭력적으로 사용하는 행위.”
이 정의의 핵심적인 변화는 ‘폭력적(violent)’이라는 표현의 추가다.
이는 하이브리드 전 쟁이 ‘분쟁의 연속체(continuum of conflict)’ 내에서 명확히 폭력적 충돌의 영역에 해당 함을 규정하며, 비폭력적 활동들과 보다 명확히 구분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미국의 국방전 략(2018 NDS)은 명시적으로 분쟁의 전 스펙트럼(full spectrum of conflict)을 인식하고 있으며, 하나의 전쟁 형태에 과도하게, 배타적으로 투자하는 실수를 경고한다.
이는 적대 세력이 분명히 악용할 수 있는 약점이기 때문이다.21)
하이브리드 전쟁의 핵심은 전쟁과 평화, 전투원과 비전투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회색 지대’에서 전개된다는 점이다.
냉전 이후 발생한 대부분의 무력 분쟁들이 결정적인 승패보 다는 불확실한 종결, 혼란과 불안정의 지속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 전쟁은 새 로운 현실을 설명할 수 있는 분석틀로 주목받았다.
또한, 하이브리드 전쟁은 약소국, 비국가 행위자뿐만 아니라 강대국에도 효과적인 전쟁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초한전(超限戰)’22) 개념을 통해 군사와 비군사, 전쟁과 평화, 전장과 비전장을 넘나드는 방식으로 전쟁을 재정의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신 세대전(new generation warfare)’ 개념하에 사이버전, 심리전, 여론조작 등 비군사적 수 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 또한 ‘모자이크전(mosaic warfare)’을 통해 네트워크 단절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분산형 전투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다.
개념은 전통적인 전쟁의 정의가 오늘날의 분쟁 양상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다는 문 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역사상 대부분의 전쟁이 혼합적 특성을 가졌다는 점을 고려 하면, 하이브리드 전쟁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 기존 전쟁 유형의 복잡성과 융합 성을 이론적으로 재정립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23)
21) James N. Mattis, transcript, Roll Out Speech for National Defense Strategy, School of Advanced International Studies, Johns Hopkins University, Washington, DC, January 19, 2018.
22) 차오량·왕샹수이 지음, 이정곤 옮김, 『초한전』(서울: 교우미디어, 2021).
23) 박일송·나종남, “하이브리드 전쟁: 새로운 전쟁 양상?” 『한국군사학논집』, 제71집 제3호, 화랑대연구소, 2015.
전반적으로 하이브리드 전쟁 이론은 전장의 실상을 보다 현실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지만, 동시에 다음과 같은 비판이 제기된다.
첫째, 개념의 중첩성이다. 하 이브리드 전쟁은 사실상 비정규전, 정보전, 사이버전, 경제전 등 기존의 다양한 전쟁 개념 을 포괄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독립된 이론 체계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둘째, 전통 전과의 구분 모호성이다.
많은 현대전이 이미 다중 전장을 포괄하는 양상을 띠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전쟁이라는 개념이 현실을 새롭게 조명하기보다는 중복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셋째, 정책 적용의 불분명성이다.
하이브리드 전쟁의 개념이 실질적인 대응전략 을 수립하는 데 있어 구체성이 결여된다는 점에서 실천적 유용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한반도 미래전 양상을 전망하는 데 있어 하이브리드 전쟁개념을 적용하는 것은 여러 한계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하이브리드 전쟁 개념은 전면전 이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저강도 충돌에 주된 초점을 맞추고 있어, 여전히 중요한 전면전, 핵전-재래전의 혼재 가능성, 미 ‧ 중의 개입전략 등 전장환경의 변화 가능성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하는 한 계를 지닌다.24)
24) 맥큐언은 ‘개입국의 국내 주민과 국제사회’ 요인을 중시했지만, 정치심리적 측면에 치우친 면이 있다. John J. McCuen, “Hybrid Wars,” Military Review, Vol. 88, No. 2(2008), p. 109.
둘째, 하이브리드의 군사적·기술적 측면보다는 정치적·심리적 차원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전쟁 양상의 융합성과 복합성을 다층적으로 포착 하는 데에는 분석적 한계가 존재한다.
셋째, 한국 내에서 하이브리드 전쟁 담론은 북한의 비정규 위협을 대응 대상으로 한정하여 협소하게 정의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접근은 한반도 안보환경을 둘러싼 복합적이고 동시다발적인 전략적 변수를 충분히 설명하는 데 있 어 설명력과 포괄성 모두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결과적으로, 현재 하이브리드 전쟁 개념은 한반도의 미래 전장환경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이에 기반한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 는 데 있어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여러 문제가 있다.
1.2. 배합전
배합전은 모택동의 유격전 사상, 베트남전의 교훈, 한반도의 지형적 특성, 그리고 북한의 주체적 전쟁관이 결합되어 형성된 북한 특유의 복합전 개념이다.25)
과거에는 배합전을 군 사적 취약 지점을 정밀하게 공략하여 전투 단위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술적, 작전적 양 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다.26)
25) 국방백서에는 “북한군은 기습공격, 배합전, 속전속결을 중심으로 하는 군사전략과 핵무력 전략에 기초하여 다양 한 전략·전술을 모색하고 있으며, 핵·WMD(Weapons of Mass Destruction), 미사일, 장사정포, 잠수함, 특수 전 부대, 사이버·전자전 부대 등 비대칭 전력증강과 함께 선별적인 재래식 무기 성능 개량을 추진하고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국방부, 『2022 국방백서』(서울: 국방부, 2023), p. 25.
26) 박영택, “북한의 하이브리드戰 실행 가능성과 전개 양상,” 『국방정책연구』, 제27권 제4호, 한국국방연구원, 2012, pp. 107-108.
그러나 북한의 배합전은 무기체계와 전략 개념의 발전 에 따라 전술 수준을 넘어 전략적 수준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배합전은 정규군과 비정규군, 재래식과 비재래식 전력, 물리적·비물리적 수단 등 서로 이질적인 전력을 전략적 목표 달 성을 위해 유기적으로 통합·운용하는 전쟁방식이다. 배합전은 다양한 전력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과 전략적 목적 아래의 통합을 통해 전력의 종합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쟁방식이다. 이는 현대전에서 점차 강조 되고 있는 융합적 전쟁 개념과 맞닿아 있으며, 특히 비대칭 전력 간의 경쟁에서 결정적 우 위를 제공할 수 있는 핵심 개념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전의 복잡성과 기술융합의 가속화 속에서 ‘하이브리드전’과 ‘배합전’ 같은 개념 구분 은 일정 부분 전쟁 양상의 구조적 이해를 돕는 분석적 도구로 기능해 왔다. 각 개념은 전쟁 수단의 결합 방식, 통합 수준, 작전 운용의 범위 등을 구분짓는 데 있어 이론적 정합성을 가지며, 전략사적 비교 ‧ 분석에 유의미한 기초를 제공한다. 그러나 하이브리드전과 배합전의 경우, 전략적 통합이냐 작전적 조율이냐는 이론적 이분 법이 현실에서 얼마나 실효적인 분석틀로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해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 다. 배합전이 특정 국가(예: 북한)의 교리에서 비롯된 작전적, 전략적 개념이라면, 하이브리 드전은 일반적으로 전략 수준의 통합적 전쟁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념 간의 적용 범위와 보편성 역시 재정의되어야 할 필요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하이브리드(복합)와 배합의 구분은 전쟁 양상의 전개 방식과 통합 수준을 이해하 기 위한 일시적 구획일 뿐이며, 전략환경의 변화와 기술의 융합성을 반영하여 더욱 유연하 고 통합적인 전쟁 개념의 재구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개념의 정교화보다 중요한 것은, 그 러한 구분이 실제 전략 수립과 안보정책 결정 과정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비판적 고찰일 것이다.
3. 기존 개념의 유용성과 한계
4세대 전쟁, 하이브리드 전쟁, 지능화 전쟁은 각각의 시대적 조건과 전략 환경을 반영하 여 등장한 미래전 개념들로, 전쟁 양상의 변화와 복합성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라 는 점에서 일정한 개념적 유용성을 지닌다.
우선, 4세대 전쟁은 전통적인 국가 간 정규전의 틀을 넘어, 비국가 행위자, 심리전, 문화적 충돌 등 비군사적 요인까지 포함함으로써 현대 분쟁의 탈국가적‧탈영역적 속성을 조명하는 데 기여해 왔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물리적 군 사력과 비물리적 수단이 통합적으로 운용되는 현실을 이론화함으로써, 전통적인 군사전략 의 틀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다차원적 전쟁 수행 방식을 설명하는 데 효과적이다. 지능화 전 쟁은 기술 중심의 전장 변화를 반영하고, 미래 기술경쟁이 전쟁의 본질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유용하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들은 각기 고유한 분석적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한계를 내포하 고 있다.
첫째, 개념 간의 경계가 불명확하고, 실제 분쟁 사례에서 상호 중첩되어 나타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특정 전쟁을 어떤 범주로 분류할 것인가에 있어 이론적 혼선이 발생 할 수 있다.27)
27) 이에 따라 각 국가들은 이러한 개념들을 참고하되, 공식 용어로 채택하기보다는 자국의 전략적 문맥에 부합하는 다른 표현이나 개념으로 대체하여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둘째, 각 개념이 등장한 시기의 특정 맥락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시의성 은 갖추었으나 지속적인 분석틀로서의 보편성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셋째, 지능화 전쟁은 전쟁의 정치적‧사회적‧인간적 측면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며, 이로 인해 전략적 의사결정 및 정책 수립시 현실적 함의를 도출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4세대 전쟁, 하이브리드 전쟁, 지능화 전쟁은 현대 전쟁의 진화 양상을 조망하고, 새로운 전략적 환경을 설명하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하지만, 이를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분석 틀로 일반화하기에는 개념적 중복성, 정의의 불명확성, 분석력의 파편화라는 구조적 한계 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현대전의 성격을 온전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개념들을 비판 적으로 수용하면서, 기술과 인간, 전술과 전략, 군사와 비군사 영역 간의 상호작용을 통합 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다만 전쟁 양상의 복합화·비정형화라는 공통된 흐름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기존 개념들 도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의 정립에 유의미한 비교 준거를 제공한다. 특히 4세대 전쟁과 하 이브리드 전쟁 모두 기술의 진화와 전략의 다변화, 그리고 전투영역의 확장을 중심으로 현 대전의 본질적 전환을 포착하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디지로그 복합전이 지향 하는 분석 틀과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
Ⅲ. ‘디지로그 복합전’의 개념과 특징
1. 개념
디지로그 복합전을 하이브리드 전쟁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이브리드가 복합이라 는 의미이기 때문에, 언뜻 “디지로그”의 수식어는 하이브리드 전쟁의 하나의 유형 또는 강 조점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는 하이브리드 전쟁의 강조점이 포괄하지 못 하거나, 전쟁 양상에서 중요하게 두드러지고 있는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까 지 포괄하려는 의도에서 접근한다. 게이츠(Robert M. Gates) 전 미국 국방장관은 미래 전장에서는 ‘하이엔드(high-end) 기술과 로우엔드(low-end) 기술’, ‘재래식 위협과 비정규 위협’의 경계가 흐려지고 다양한 수준의 전쟁수단이 ‘복잡한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and more complex forms of warfare)’으로 동시에 운용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28)
28) Robert Gates, “A Balanced Strategy: Reprogramming the Pentagon for a New Age,” Foreign Affairs, Vol. 89, No. 6(November-December 2010), p. 33.
게이츠의 이러한 전망은 본 연구가 제시하는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과도 상통한다.
특히 디지로그 복합전은 전통적 전쟁양식과 현대적 기술 수단이 복합적으로 결합하는 양상을 포괄적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시도라는 점 에서, 전쟁 범주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다층적 전력 운용이 필수화되는 미래전의 특성을 효 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
또한 단순한 재래식·비재래식 구분을 넘어, 기술적 수준의 이질 성과 작전 공간의 다양성, 수단 및 방법의 복합성을 통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점에서, 기존 하이브리드 전쟁 이론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분석적 유용성을 지닌다.
비록 군사 분야에서 ‘디지로그’라는 개념이 통용된 바는 없지만, “디지털 강군”이란 모토 와 같이 디지털화에 방점을 둔 일련의 담론과 군사전략은 기술 중심의 진화를 강조하는 경 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초래할 수 있는 전략적 취약성을 간과할 우려가 있다. 이에 본 논문이 제안하는 ‘디지로그 복합전(digilog hybrid warfare)’ 개념은 단순히 디지털과 아날로그 기술의 병존을 기술적 과도기로 바라 보는 관점을 넘어서, 양자의 상호보완성과 전략적 융합 가능성에 기반한 새로운 전쟁 수행 방식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첨단 기술전에 기반한 사이버전, 인공지능(AI) 기반 자율무기체계 등 디지 털 역량과, 인간 중심의 지휘체계, 재래식 병력 및 무기의 운용, 심리전·인지전 등 전통적 작전 수단이 상호 연계되고 혼합적으로 운용되는 복합 전장 환경을 상정한다.
이러한 복합 성은 단순한 기술 통합을 넘어서, 전술·작전·전략 차원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입체적 결합을 통해 전장의 효과성을 극대화하려는 새로운 전쟁 수행 방식에 주목하는 것이다.29)
29) 하영선(2001)은 일찍이 이러한 흐름을 21세기 미국 군사력의 전개 방향으로도 연결하며, 미래의 군사력은 근대 전, 핵전, 탈근대전이 복합되는 양상 속에서 정보력이 핵심 축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하영선, “21세기 미 국 군사의 역사적 전망,” (2001. 8. 21.), http://www.hayoungsun.net/panelView.asp?bytag=p&catco de=&code=ys_article&idx=41&id=article&page=2 (검색일: 2024. 7. 7.)
디지로그 복합전은 4세대 전쟁, 하이브리드 전쟁, 회색지대 전쟁 이론들의 주요 속성— 즉 비정규성과 정규성의 병존, 군사적‧비군사적 수단의 혼용, 전장의 비가시화 및 비물리화 —을 공통분모로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개념은 기존 이론들과 달리, 기술과 전략의 시 간적, 공간적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며, 디지털 요소와 아날로그 요소가 교차적으로 영향 을 미치는 역동적 구조를 강조한다.
특히 비정규전의 제한된 범주를 넘어 정규전에서도 신 ‧ 구 기술, 무기체계, 전략과 작전적 융합 현상이 확대되는 양상을 주목한다. 또한 디지로그 복합전은 전쟁수단의 융합뿐 아니라, 전장을 구성하는 주체, 수단, 목적 간 의 관계성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분석 프레임으로 기능한다.
이는 기존의 정규/비정규, 물리 /비물리, 전통/비전통이라는 이분법적 범주를 해체하고, 전장 환경의 복잡성(complexity), 복합성(compoundness), 유동성(fluidity)을 설명하는 데 효과적인 개념적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 디지로그의 방점은 디지털의 혁신적 적용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다만 주목해야 할 점은 ‘능력-취약성 역설(capability-vulnerability paradox)’이다. 디지털화된 무기체계가 작전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동시에, 그것이 사이버 공격이나 GPS 교란 그리고 다양 한 비대칭 대응 수단(구식, 저가 무기 등)에 의해 매우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30)
30) Jacquelyn Schneider, “The Capability/vulnerability Paradox and Military Revolutions: Implications for Computing, Cyber, and the Onset of War,” Journal of Strategic Studies, Vol. 42, Issue 6(2019).
예컨 대, 미 해군은 예멘 후티 반군의 저가형 드론(단가 2,000달러)을 요격하기 위해 200만 달 러짜리 요격 미사일을 사용해야 했고, 이는 전력 소모와 재정 부담이라는 측면에서도 비효 율성을 드러낸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여, 본 논문은 ‘디지로그 복합전’을 “디지털 기술 기반의 수단과 아 날로그 기반의 수단·방식이 융합되어 시공간적·전략적 혼합 상태로 작동하는 복합전쟁”으 로 정의한다.
이 정의는 기술의 세대 간 융합, 전장 영역의 동시다발적 작동, 수단과 방식 의 다층적 결합이라는 세 가지 복합성을 핵심 특징으로 하며, 기존 미래전 개념들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분석 틀로 기능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2. 특징
디지로그 복합전은 기존의 전쟁 개념들이 간과하거나 분리하여 다뤄온 요소들을 통합적 으로 조망하는 분석 틀로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차원의 복합성을 통해 그 특징을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전장환경의 시공간 복합성이다.
디지로그 복합전은 물리적 전장뿐만 아니라 비물 리적 전장에서 전투가 동시에 전개되는 양상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사이버 공간과 정보, 인지 공간에서의 선제적 공격이나 심리전은 물리적 전투 개시 이전부터 전장을 선점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전투의 시작과 끝, 중심과 주변이라는 개념 자체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 는 전통적인 작전계획 수립 방식이나 전략적 예측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키는 요인으 로 작용한다. 둘째, 전력 수단의 복합성이다.
디지로그 복합전에서는 고도로 발달한 정밀유도무기 (PGM), 인공지능 기반 감시·정찰 체계, 사이버 공격 및 방어 시스템 등 첨단 디지털 기술 이 핵심 전력으로 활용되는 동시에 인지전, 심리전, 정보전, 대중동원 등 전통적·비정규전 수단이 전략적 목적에 따라 병행·통합적으로 운용된다.
이러한 양상은 기술 세대 간의 단 절이 아니라, 신구(新舊) 기술과 전술이 전략적 필요에 따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되는 ‘세 대 간 융합’을 반영한다.
디지로그 복합전에서는 과거의 전쟁 방식이 ‘낡은 것’으로 폐기되 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작전 환경과 목표에 따라 여전히 유의미한 전력 요소로서 작동하 며, 이에 따라 전력체계 내에서 기술 간, 수단 간의 이질적인 요소들이 융합적 조화를 이루 는 것이 특징이다.31)
31) 미국 전략사령부(STRATCOM) 예하 마이놋(Minot) 공군기지의 핵미사일 사일로에서는 최근까지도 8인치 플로 피 디스켓과 같은 구식 저장장치를 운용해왔다. 이는 해당 구식 시스템에 호환 가능한 유일한 저장 매체였기 때 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식 장비는 첨단 디지털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 외부 사이버 공격에 대한 취약 성이 극히 낮다는 점에서 오히려 하나의 장점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또한 B-52 전략폭격기는 60년 이상 운용된 기체임에도 불구하고, 엔진 등 일부 주요 부품 교체를 제외하고는 상당 부분 기계식 장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 다. 이는 B-52가 여전히 우수한 무장 적재능력과 작전 효율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필자가 2019년 미 전략사와 마이놋 기지를 방문하였을 당시, 미측 실무자들의 설명에 기초한다.
셋째, 전쟁 방식의 복합성이다.
디지로그 복합전은 전략, 작전, 전술의 각 수준에서 정규 전과 비정규전, 전면전과 제한전, 군사적 수단과 비군사적 수단이 복합적으로 혼용되는 양 상을 보인다. 이는 단순히 병종이나 무기체계의 혼합을 넘어, 전쟁의 수행 목적과 방식 자 체가 다원적이고 입체적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리적 충돌을 통한 전투의 승리 뿐만 아니라, 정치적 영향력 확보, 사회적 혼란 유발, 심리적 제압 등 전장을 넘어선 전방 위적 목표 달성이 주요한 작전 의도가 된다.
이러한 양상에서는 전투 수단 간의 유기적 연 계와 작전 단계 간의 통합이 필수적이며, 전장 전체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한반도의 미래 전장환경에서도 이와 같은 디지로그 복합전 양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 다. 핵무기, AI, 사이버, 전자전 등의 첨단 기술이 동시에 활용되는 환경에서도, GPS 교란 에 대응해 지도와 나침반을 활용하거나, 정보 차단 상황에서의 원시적 신호 체계 재도입 등 아날로그 방식을 중요한 보완 수단으로 활용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는 곧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상호보완이 미래전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
디지로그 복합전에서 핵심적인 과제는 첨단 군사기술의 우위를 통해 전장의 주도권을 확 보하고 궁극적인 승리를 거두는 것뿐만 아니라, 동시에 ‘능력과 취약성의 역설’을 극복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전략과 무기체계 운용에 있다.
특히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우위 확보를 위한 다양한 연구와 대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이러한 기술이 내포한 구조적 취 약성에 대한 실질적 대응은 상대적으로 미진한 실정이다.
이는 첨단무기, 장비, 그리고 네트워크 시스템이 무력화되는 상황에 대해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체념적 인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32)
그러나 전쟁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으며, 특 히 첨단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전장 환경에서는 의외의 변수로 인한 시스템 마비가 곧 전력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기술적 취약성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 와 회복탄력성 구축은 향후 안보전략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능력-취약성의 역설’은 특히 디지털 영역에서의 능력 향상이 오히려 새로운 취약성을 초래함으로써, 불안정성과 갈등의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개념이다.33)
32) 예컨대, 미 합참 산하 교육훈련기관에서도 네트워크가 마비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은 크게 의미가 없다라는 판단 을 내렸다고 한다(필자의 미 합참 교환근무시).
33) Jacquelyn Schneider, “The Capability/vulnerability Paradox and Military Revolutions: Implications for Computing, Cyber, and the Onset of war,” 류인석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과 전략적 함의 43
이는 국가가 특정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지나치게 높일 경우, 상대국이 그 의존 구조의 취약점을 공략할 수 있게 되어, 처음에 얻었던 능력 향상의 이점보다 더 큰 전략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대 군대는 지휘통제, 정찰감시, 타격조정 등 핵심 전투 기능들을 대부분 C4ISR 체계에 의존하고 있다.
이 체계는 전투 효율성과 대응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리 지만, 동시에 사이버 공격, 전자기 펄스(EMP), GPS 교란 등 비물리적 수단에 매우 민감하 게 반응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다시 말해 능력이 곧 새로운 취약성의 문을 여는 이중적 구 조를 지니는 것이다. 이러한 역설은 디지로그 복합전의 전개와 결합되면서 더욱 심화된다.
디지로그 복합전 환경 속에서, 한국의 기술적 우위는 그 자체로 치명적인 취약지점이 될 수 있다.
예를 들 어, 첨단 정밀유도 무기를 활용하기 위해 GPS, 통신 위성, 데이터 연계 체계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전자전 수단으로 이를 마비시킨다면 고도의 무기체계는 일거에 무 력화될 수 있다.
이는 전력을 고도화할수록 전장 환경에 대한 민감도도 증가하고, ‘정밀한 만큼 깨지기 쉬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량과 취약성의 역설이 극명하게 드러 나는 지점이다.
3. 기존 미래전 개념과의 유사점 및 차이점
디지로그 복합전은 <그림 1>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전쟁 양상을 일정한 경계 내 특정 영역으로 한정하여 정의하는 개념이 아니라, 전 차원에 걸쳐 전개되는 복합적 전쟁 양상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림 1> /<그림 2> : 생략 (첨부논문파일 참조)
<그림 2>는 복합전의 관점에서 20세기 이후 전쟁과 미래전 양상을 예상한 복합성의 변 화를 개괄적으로 도식화한 것이다. 과거 비정규전과 재래전의 이분 구도 중심에서 하이브 리드 전쟁 개념이 부상했으며 이후 복합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향후에는 핵전(AI 중심 지능화전 포함)까지 포괄하는 보다 고차원의 복합성으로의 확장을 가정하고 있다.
물론 이 러한 도식은 복합전 양상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측면이 있다, 아울러, 과거의 전쟁 역시 중 첩적이고 비선형적인 복합 양상을 보여주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이 도식은 복합전 개념의 이론적 발전 궤적을 간결하게 조망하고 하이브리드와 디지 로그 복합전의 차이와 개념적 위계성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된다.
하이브리드 전쟁 개념은 오늘날 ‘복합전’의 대표 브랜드로 통용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 로 회색지대에서의 저강도 분쟁과 비정규전 양상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본 논문이 제안하는 ‘디지로그 복합전’ 보다 좁은 의미의 복합전 개념으로 분류될 수 있다.
물론 최근에 는 정규전과 전면전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적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하이브리드전 개념이 주로 국지적·비정규 전장을 대상 으로 해왔던 경향과는 구별되며, 오히려 전략·작전·기술적 융합이 전장 전반에 걸쳐 일어 나는 디지로그 복합전의 개념에 더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디지로그 복합전은 단순히 기술적 진보로 인한 변화가 아니라, 전장의 구조와 작전 개념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하며, 특히 한반도와 같은 지역에서는 그 실현 가능성 과 파급력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로그 복합전은 기존 전쟁개념과 다음과 같은 측 면에서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다.
<표 1> : 생략 (첨부논문파일 참조)
디지로그 복합전은 기존의 전쟁 개념들과 명확히 구분되는 독립적 개념이라기보다는, 다 양한 전쟁 속성과 요소들을 중첩적으로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 전쟁과 유사 한 개념적 모호성 또는 이론적 부정합성에 대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전쟁의 본질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다양한 전쟁 사례들에서도 시공간적 맥락 에 따라 유사한 복합 양상이 존재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디지로그 복합전을 전적으로 ‘새로운 전쟁 개념’으로 간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회의적 시각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로그 복합전은 기존의 전쟁 이론들이 상대적으로 간과해 온 새 로운 전쟁 양상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개념적 의의를 갖는다.
특히 본 개념은 미래 전장에 대한 전략적 대비의 방향성과 분석적 틀을 제시함으로써, 복합화된 안보 환경 속에서 전략 적 대응능력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론적·실천적 함의를 갖는다고 평가 할 수 있다.
Ⅳ. 디지로그 복합전 사례
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022년 2월 개시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디지털 기술과 전통적 전력이 시간적· 공간적으로 통합된 디지로그 복합전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전쟁 직전, 러시아는 우크라 이나의 정보통신 기반을 선제적으로 무력화하기 위해 사이버 공격과 전자전을 동원해 정부 기관과 군사 통신망을 타격하고, GPS 교란을 통해 항법 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러한 디지털 기반 공격은 실질적인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우크라이나 사회 전반에 심리적 충격과 전략적 혼란을 가하는 데 일정 부분 성공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여 친러 내러티브를 확산시키고, 서방의 개 입 명분을 흐리는 심리전을 전개했다.
정보전과 병행하여 러시아는 드론 및 인공지능 기반 정찰 및 타격 시스템을 활용해 전술적 우위를 확보하려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디지털 기 술이 전장 정보 획득과 지휘결정 속도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전례를 남겼다.
동시에 러시아는 전차와 보병 중심의 기갑돌파 작전, 대규모 포병·로켓 운용을 통한 집중 화 화력 전술, 그리고 동부지역 친러 민병대의 활동을 포함한 비정규전 수행 등 전통적 군사 수단도 총동원하였다.
이러한 전개는 “디지털 선제타격 → 사회·군사 혼란 유도 → 아날로그 군사력 진입 및 지역 점령”이라는 흐름을 통해 전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시도로, 디 지털과 아날로그 전력이 시공간적으로 유기적 결합을 이루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초기의 이와 같은 러시아의 우세는 우크라이나의 대응으로 상당 부분 상쇄되면 서, 우크라이나의 디지로그 복합전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전쟁 초기 러시아의 공세에 대응 하여 우크라이나는 드론과 상업 위성, 오픈소스 정보를 활용한 공격으로 전장을 교란시켰 고, 이는 전통적 군사력과 디지털 기반 민간 정보력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디지로그 복합전 의 전형을 보여준다.34)
34) 두진호·송지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훈분석: 주요 무기체계 피해율을 중심으로,” 「국방논단」, 1980호(24-7), 한국국방연구원, 2024.
특히 군사작전 수행 과정에서 민간인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적군의 위치를 탐지하거나, 민간 물류망을 통한 무기 보급이 병행되는 모습은, 군과 민의 경계를 허무는 복합전 양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국가 중심의 전쟁 수행 방식이 여전히 중요하지만, 민간 주체의 능동적 개입도 중요한 전략적 요소로 기능하게 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접근은 디지털과 아날 로그, 국가와 민간, 고성능 무기체계와 간이형 수단이 혼재·융합되어 작동하는 디지로그 복 합전의 본질을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과거 냉전기에 구축된 지하시설, 방공진지, 대량살상무기 대비용 시설 등이 현대전에서 도 실질적인 전략적 자산으로 재활용되고 있는 측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크라이나의 지하 벙커와 방공시설은 초기 재래식 공세 및 미사일 공격에 대한 전쟁지속능력을 유지하 는 데 중대한 기여를 했다. 이는 디지털 기반의 정밀 타격 수단이 발전한 현대전 상황에서 도 아날로그 기반의 방어자산이 여전히 유효하며, 물리적 생존성과 전장 복원력 측면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전쟁에서 드론의 역할과 진화는 괄목할 만하다.
드론 공격과 대(對)드론 체계 간의 대결, 드론 포획, 광섬유를 활용한 지형제한 요인과 전파방해 극복 등 다양한 운용방법과 전술이 발전되고 있다.35)
35) 황철환, “우크라전 전장서 ‘광섬유 드론’ 공포 확산…전파 방해도 안통해,” 『연합뉴스』, 2025. 4. 23.
이러한 사례들은 디지로그 복합전이 단순히 신기술의 결합이 아 니라, 기존의 물리적 전력자산과 환경 요인, 전통적 전술 지식이 첨단 기술과 상호작용하며 전개되는 융합형 전쟁 양상임을 잘 보여준다.
우크라니아의 기후와 지형적 요인도 첨단 무 기와 장비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면서 러시아의 전쟁 수행에 큰 제한요인으로 작용하 고 있다.
이와 같이 냉전기의 군사 인프라와 같은 역사적 자산, 기후와 지형이라는 아날로 그 환경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함으로써 전장의 복합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증폭시키는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2.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2023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사건은 전통적 비정규전 수단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을 보여주는 디지로그 복합전 사례다.36)
36) 송태은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전통적인 무력 충돌에 더해, 사이버전, 인지전과 같은 비전통적 수단, 그리고 범죄 및 테러 행위까지 복합적으로 동원된 사례로서, ‘극단적으로 복잡한 형태의 하이브리드전’이 전개된 전형적 양상이라고 평가한다. 송태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사이버 인지전: 전개양상과 함의,” 「주요국제문제분석」, 국립외교원, 2024-11.
하마스는 약 5천 발에 달하는 로켓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함으로써 이스라엘의 방공체계인 ‘아이언돔’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어 민간인을 대상으로 잔혹한 학살을 자행하고, 다수의 인질을 납 치하는 등 충격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침투 방식에서도 기존의 분리장벽을 불도저로 파괴 한 뒤, 여러 경로에서 동시다발적인 기습을 단행해 이스라엘군의 초동 대응에 혼선을 초래 했다.
특히 이스라엘의 감시 레이더를 피해 패러글라이더를 활용하는 등의 비정형적 침투 방식으로 초기 작전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후 이스라엘의 반격에는 수십 년 간 구축해온 지하터널망을 이용해 대응했다.
하마스의 최신 무기와 신기술 활용도 과거와 다른 특이한 현상이다.
하마스는 드론을 이 용해 이스라엘의 고정 감시탑과 센서 시스템을 무력화시켰으며, 이로 인해 이스라엘의 국 경 방어 체계는 초기 대응에 실패하였다.
또한 이스라엘 감시체계를 해킹하여 경보 체계 회 피 경로를 활용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첨단 감시 시스템’을 사실상 회피할 수 있었다.37)
하마스는 동시에 글라이더를 이용한 기습 침투, 지하터널을 통한 후방 접근, 로켓 공격 및 자살폭탄 등 전통적·저기술 기반의 비정규전 전술을 동시 다발적으로 수행했다.
이러한 로우테크 기반 전술이 이스라엘의 하이테크 방어 시스템을 뚫고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는 점에서 하이테크를 우회한 로우테크의 전술적 역습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하마스는 SNS와 유튜브를 통해 공격 장면을 실시간 전파하고, 국제사회의 여론전 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명분과 도덕성을 약화시키기 위한 여론전의 일환으로, 이스라엘군 차량이 하마스 대원의 시신을 밟고 지나가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유 포하여 이스라엘 측의 공식 해명을 유도하였다.
또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 해 속을 울면서 기어 다니는 유아의 사진을 비롯해,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고통을 강조하는 이미지들을 온라인에 게시하였으며, 일부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을 활용해 제 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38)
37) Keren Setton, “Israeli intel lapses? Seized documents show Hamas's tactical depth, experts warn,” The Jerusalem Post, January 2, 2025, https://www.jpost.com/middle-east/article-835800 (검색일: 2025. 4. 5.)
38) 송태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사이버 인지전: 전개양상과 함의,” p. 10.
이러한 정보전은 감정적 공감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려 는 전략적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물리적 전력 투사와 동시에 인지전·심리전이 복합 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디지털-아날로그 결합이 전면적으로 드러난 사례다.
이번 전쟁 이전부터 하마스와 헤즈볼라와 같은 비국가 무장세력은 제한된 자원과 열세한 전통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전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새로운 전 쟁 수행 방식을 발전시켜 왔다.
이들은 단순한 비정규 게릴라 조직이 아니라, ‘디지로그 복 합전’ 수행의 중요 주체로 진화하고 있다.
하마스는 전통적인 비정규전의 요소를 여전히 핵심 전술로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하 터널망을 통한 이스라엘 영토 내 침투, 민간 거주지역을 방패로 삼은 무기 은닉, 그리 고 수천 기에 달하는 저가형 로켓(Qassam)을 동시에 발사하여 이스라엘의 고가 미사일 방 어체계를 과부하시키는 방식은 전형적인 아날로그 기반의 비대칭 전술이다.
그러나 하마스 는 여기에 디지털 요소를 전략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드론과 UAV를 통한 정찰 및 국경 지 역 감시는 물론, 사이버공격을 통한 이스라엘의 공공기관 마비 시도, 그리고 SNS를 통한 여론전과 가짜뉴스 유포는 이들의 디지털 역량이 기존의 무력 투사 전략과 결합하고 있음 을 보여준다.
헤즈볼라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디지로그 복합전 양상을 발전시켜 왔다.
헤즈볼라는 단 순한 무장정파를 넘어 사실상 레바논 내 ‘비국가 군대’로 기능하고 있으며, 시리아 내전 참 전을 통해 정규전 전술 및 도시전 경험까지 습득한 상태다.
이들은 러시아제 대전차미사일 및 정밀 유도 로켓을 보유하고 있으며, 남부 레바논 지역에 고도로 요새화된 진지를 구축해 놓고 있다.
아이언돔을 파괴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날로그 전장에서의 전문화된 정규전 수행 능력과 함께, 디지털 전장에서도 상당한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자체 위성방송 인 알만아르(Al-Manar)를 중심으로 한 선전전, 유튜브 및 SNS를 활용한 심리전, 그리고 이란과의 기술협력을 통한 사이버공격 능력 강화는 디지털 영역에서의 존재감을 높이는 기 반이 되고 있다.39)
39) Pierre Pahlavi, “Digital Hezbollah and Political Warfare in Cyberspace,” The National Interest, October 31, 2022, https://nationalnterest.org/feature/digital-hezbollah-and-political-warfare-cy berspace-205558 (검색일: 2025. 4. 5.)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이스라엘의 통신, 금융, 에너지 부문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공격 시도는 헤즈볼라의 디지털 전장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디지로그 복합전 양상은 몇 가지 중요한 전략적 함의를 지닌다.
첫째,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전통적인 군사력의 열세를 정보전·심리전·사이버전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결합 함으로써, 고비용을 요구하지 않는 ‘저강도-고효율’ 전쟁을 구사하고 있다.
둘째, 이들의 군 사행위는 단순히 물리적 전투를 넘어, 정치적 정당성과 국제적 우호 여론을 획득하려는 정 치군사 복합 전략의 성격을 띤다.
셋째, 이들이 사용하는 전술은 명확한 전선(frontline)이 없는 비정형적 전장을 기반으로 하며, 민간-군사, 온라인-오프라인, 전투-여론의 구분을 흐 리는 ‘총체전’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군사전략은 단순한 비정규전의 연장선상이 아닌, 아날로그 전술과 디지털 기술이 유기적으로 융합된 디지로그 복합전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들의 전 략은 정규군과 비정규군, 물리적 전투와 인지전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미래전의 양상 이 기술과 담론, 무기와 이미지가 동시에 작동하는 다중적 전장이라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 준다.
디지로그 복합전은 더 이상 국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비국가 행위자들도 능동적으 로 이를 수용하고 재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 안보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재정의가 요 구되는 시점이다.
이스라엘군의 작전 양상도 디지로그 복합전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이스라엘 은 하마스 및 헤즈볼라와의 비정규전에 대응하기 위해, 고성능 무기체계와 정밀 타격 수단 을 운용함과 동시에, 고전적인 전술 자산—투석기, 지도 활용, 참호 구축 등—을 현대적 문 맥 속에서 재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구식 전술의 반복이 아니라, 물리적 지 형을 활용한 방어 및 심리적 효과 창출 등 아날로그 전쟁 방식의 전략적 재구성으로 이해 할 수 있다. 동시에, 이스라엘군은 GPS 교란, 사이버 공격, 정보전 수행 등 디지털 기반의 정밀 기술 을 병행하여 적의 의사결정 체계를 마비시키고 전술적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다. 특히 실시 간 위성 영상, 무인기 감시 체계, 소셜미디어를 통한 여론 조작 및 심리전 수행 등은 디지 털 전장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자국의 대(對)하마스 작전 에 대한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정보전의 일환으로, 유튜 브 및 모바일 게임 애플리케이션(예: Angry Birds)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 하마스에 대한 공습 장면이 포함된 광고를 게재하도록 요청하고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알 려졌다.40)
40) 송태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사이버 인지전: 전개양상과 함의,” p. 13.
이러한 전술은 전통적 지식(analog knowledge)과 첨단 기술(digital technology)이 상 호 보완적으로 융합되어 운용된다는 점에서, 디지로그 복합전의 핵심인 ‘수단과 방식의 융 합’을 잘 보여준다.
과거 전쟁에서 유효했던 경험과 직관, 지역 기반의 전술 노하우가 사라 지지 않고, 현대 기술과 결합하여 새롭게 구성되는 전략적 양상은, 단순한 기술 진화가 아 니라 전쟁 수행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을 반영하는 것이다.
특히 이스라엘군의 사례는 디지 로그 복합전이 하이테크 중심 전쟁이나 비정규전이라는 이분법을 넘어서는 다층적 성격을 지닌다는 점을 보여주며, 한반도와 같은 복합적 위협 환경에서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 한다.
이 전쟁은 전술적으로는 로우테크 기반 전술을 구사하면서도, 전략적으로는 디지털 수단 을 적극 활용해 전장을 확장한 사례이며, 디지로그 복합전이 반드시 기술 우위에 기반하지 않더라도 창의적 결합을 통해 전략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3. 중국의 대만에 대한 회색지대 전략
중국은 대만에 대해 군사적 충돌 없이도 디지털 위협과 아날로그 압박을 병행하는 ‘회색 지대 전략’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는 무력 사용 없이 진행되는 디지로그 복합전의 전형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41)
41) Bonny Lin et al., Competition in the Gray Zone Countering China’s Coercion against U.S. Allies and Partners in the Indo-Pacific (Santa Monica, CA: Rand, 2022).
중국은 정기적으로 사이버 공격을 통해 대만 정부기관, 언론, 인프라 시설을 마비시키고 있으며, 위성과 AI 기반 정보 수집 기술을 활용해 대만의 군사 활동을 지속적으로 감시하 고 있다. 동시에 드론을 동원해 군사기지 상공을 침투하거나 도발적인 항적을 그리며 대만 방공망을 시험하고, SNS 등을 통해 친중 내러티브를 퍼뜨리는 인지전·심리전도 병행하고 있다.
물리적 수단으로는 대규모 해상·공중 전력 시위를 통해 대만을 압박하고, 실전훈련을 명 분으로 해협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는 무력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또 민병 선박을 활용한 해 양 침투, 반정부 세력과의 접촉 시도 등 비정규전 양상도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무력 충돌 없이도 정치·사회적 마비를 유도하며, 디지털 기술을 통해 위 협을 가시화하고 아날로그 수단을 통해 이를 실현 가능성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작동한 다.
이는 고전적 물리 전장이 아닌 사회, 정보, 인지 공간을 포함한 전방위적 복합 전장 구 성의 사례로, 한반도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는 교훈을 제공한다.
위의 세 사례는 모두 서로 다른 방식으로 디지털 기술과 전통 전력을 융합하여 전략적 효과를 극대화한 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정규군 중심의 전면전에서 디지털 수단을 보조적 요소로 통합한 반면, 하마스는 저기술 전술과 제한적 디지털 수단을 창의적으로 결 합하였고, 중국은 무력 충돌 없이도 디지털 기반 압박을 중심축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전통적 전쟁 개념을 넘어서는 ‘디지로그 복합전’이라는 새로운 전쟁 패러다임의 실전 적 구현 사례이며, 향후 한반도의 전장 환경, 전략 구상, 군사-비군사적 대응체계 수립에 있어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Ⅴ. 전략적 함의와 대비방향
1. 전략적 함의
한반도의 미래전쟁 양상은 디지로그 복합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북 한이 모두 재래식 군사력뿐만 아니라 사이버, AI, 위성, 정보전 등 첨단기술과 비물리적·비 정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쟁은 다층적이고 통합적인 전쟁으로 전개될 것이다. 특히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에 따른 핵사용 가능성이 높 아질 수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도 핵무장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전쟁 양상은 더욱 복합적으로 변할 것이다. 북한군의 전쟁 수단 운용은 디지로그 복합전의 핵심 속성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북한은 기존의 재래식 무기와 전술을 기반으로 하되, 첨단 기술과 비대칭 수단을 결합해 다양한 전 쟁 국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융합형 전력 구조를 구축해 왔다.
이는 물리적 수단과 비물리적 수단, 핵과 재래식 무기, 정규전과 비정규전이 혼합되어 운용되는 다층적 전쟁 방 식으로, 디지로그 복합전의 전형적인 양상이다.
디지털 전력 수단으로는 드론, 인공지능(AI), 사이버 공격, GPS 교란, 위성통신 방해, 전 자기펄스(EMP) 무기 등이 있으며, 이는 기존의 포병, 장사정포, 전술지대지 미사일, 특수 전 부대 등과 결합되어 전장 전반에 걸쳐 통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사이버 및 인지전 분 야에서는 AI 기반의 허위정보 조작과 사이버 침투를 통해 한미 지휘통제체계(C4ISR)의 혼 란을 유도하고, 국내 여론과 전시 공조 체제를 교란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공습으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이후, 자체적인 대응전략 을 개발하였다.
드론을 유인하여 격추하는 방식, 저가형 무기를 활용한 방어 시스템 운용 등 은 디지털 위협에 대한 아날로그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디지털 위협을 상쇄하는 수단과 방법이 디지로그적이다.
또한 북한 특수전 부대는 산악 지역과 비정규전 환경에서의 생존성과 기습 타격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전술적 특성은 단순한 장비의 문제를 넘어,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아날로그형 전술의 지속성과 효율성을 보여준다.
특히 북한은 전략적으로 핵무기와 재래식 전력을 혼합 운용하며, 기술 기반 전력 수단을 통해 재래식 열세를 비대칭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무인기 운용, 위성 발사, 미국식 무기 장 비 도입 등은 디지털 역량의 확대를 의미하며, 이는 비정규전적 수단 및 정치적 심리전과 결합되어 다영역 작전으로 확장되고 있다.
나아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도 병행함으로써, 디지로그 복합전 수행 역량을 질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미래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우발적 확전 또는 북한의 의도적 도발에 의해 국지전에서 전 면전에 이르는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의 계획된 도발은 정치적 목적, 한미의 대응 태세, 중·러의 개입 여부 등 변수에 따라 양상이 달라질 수 있으며, 어떤 경우 이든 정권 안보와 체제 결속을 위한 전략적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반도 전역의 석 권보다는 제한된 지역 점령과 유리한 조건하에서의 조기 전쟁 종결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크며, 핵사용 옵션을 최대한 활용하려 할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다양한 시나리오로 전개될 수 있으나, 대부분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혼합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개는 단지 군사력의 질과 양만이 아니라, 각 전장 수단 간의 전술적 조율 능력과 정보우위 확보 능력이 전쟁 양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임을 의미한다. 특히 디지털 수단이 무력화되었을 경우 아날로그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 가능성’도 전쟁지속성 측면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디지로그 복합전의 양상에서는 군사적 능력의 고도화가 곧바로 전략적 우위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전쟁의 형태가 기술의 진보와 함께 복합화되는 가운데, 기술적 우위가 반 드시 전략적 우위를 의미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경험적 사례도 존재한다.42)
42) 아레귄 토프트(Ivan Arreguin-Toft)의 연구에 따르면, 18세기부터 21세기 초까지 강대국과 약소국 간 전쟁을 분석한 결과, 약소국은 동맹국의 지원 없이도 첨단 기술을 보유한 강대국을 상대로 56.3%의 승률을 기록한 것 으로 나타났다. Ivan Arreguin-Toft, How the Weak Win Wars: A Theory of Asymmetric Conflict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5), pp. 38–47.
이는 전쟁의 결 과가 기술력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비대칭적 전략과 적응 능력이 강대국의 우위를 무력 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오히려,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형태의 취약성을 동반하며, 이러 한 취약성은 전략적 불안정성을 유발하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예컨대, 사이버 공격이나 EMP 공격은 한국군의 복잡한 지휘체계를 일시에 무력화할 수 있으며, 이는 오히려 단순하고 아날로그적인 북한의 지휘구조보다 더 쉽게 마비될 수 있음 을 의미한다. 또한 능력의 과신은 전략적 오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고도화된 감시 및 타격 능력은 정치·군사 지도자에게 ‘선제공격의 유혹’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위기상 황에서 긴장을 완화하기보다는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북한과 같이 핵무기와 비대칭 전력을 보유한 상대와의 갈등에서는, 기술적 우위에 기반한 공격적 전략이 핵무기 사용 임계점을 낮추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술 격차 는 상대의 비대칭 전략을 촉진한다. 한국과 미국이 정밀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억제 태세를 강화할수록, 북한은 대칭적 대응이 어려운 군사영역을 피해 사이버 공격, 핵무기 위협, 심 리전, 민간 인프라 공격 등 비정규 수단에 집중하게 된다.
2. 전략적 대비방향
1.1 기술 우위 이점 극대화와 ‘능력-취약성의 역설’ 극복
디지로그 복합전 전장환경에서는 속도와 정확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보우위의 확 보가 전쟁의 양상을 결정짓는 전략적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전통적인 전장에서는 대 규모 병력과 화력 중심의 지상전이 작전 주도권을 결정지었다면, 미래의 디지로그 전장에 서는 초기 정보 확보의 선제성,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작전 판단의 우위가 승패 를 좌우하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다차원적이고 실시간 통합이 가능한 감시·정찰체계의 구축이 필수적 이다. 위성 기반 영상정보(SIGINT/IMINT), 고고도·저고도 드론 및 무인정찰기(UAV), 사 이버 센서 및 데이터 수집 체계를 상시 운용하고, 이를 AI 기반으로 자동 분석·해석하는 체 계적 통합 구조가 전장 대응의 전제 조건이 된다. 감시자산 간의 정보 공유는 단순 병렬적 연결이 아니라,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한 통합적 운영과 다영역 융합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야 하며, 이는 디지로그 복합전이 요구하는 실시간 정보 동기화와 전장 가시성 극대화라는 전략 목표에 부합한다. 또한 디지로그 복합전은 전장 판단의 속도와 정밀도가 결정적이기 때문에, 지휘관의 직 관과 AI의 연산능력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 기반 의사결정 지원체계 (AI-assisted C2)’의 도입이 유효할 것이다. 단순 자동화가 아닌, 상황 기반 예측·위험도 분석·전술 시뮬레이션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통해, 전장 혼란 속에서도 신속 하고 정확한 전략적 판단을 가능케 해야 한다. 이는 ‘인간의 전략적 직관’과 ‘기계의 판단 속도’를 융합한 디지로그형 지휘통제의 구현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정보의 수집원 다변화 및 융합 분석 체계 구축 역시 디지로그 복합전 대응의 핵 심이다. 과거에는 군사적 정보자산(MILINT)에 의존한 판단이 중심이었다면, 오늘날에는 민간의 오픈소스 정보(OSINT), 사이버 기반 인간정보(Cyber-HUMINT), 상업용 위성영 상, SNS 정보 흐름 등 방대한 비정규 정보를 통합·해석할 수 있는 체계가 전장의 실시간 이해도를 결정짓는다. 이는 디지털 전장 환경에서의 정보 폭증을 통제하고, 혼돈을 정보우 위로 전환하는 핵심 조건이기도 하다. 정보융합체계는 단순 데이터 통합이 아니라, 전장상황-사이버공간-심리정보를 단일 분 석망에서 교차 검증하고 판단할 수 있는 다기능 연계 시스템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민간기 관, 군 정보기관, 국정원, 경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국가안보 정보 관련 기관 간 연계성 강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는 디지로그 복합전이 군사작전을 넘어서 국가 전체의 정보 판단 체계가 동시다발적으로 작동하는 전장 구조임을 반영한 것이다. 한편, 능력은 취약성을 상쇄하는 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종류의 전략적 취약성을 낳는 요인으로도 기능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안보전략은 단순한 능력 증강을 넘어, 복원력 (resilience)과 분산성(decentralization), 그리고 위기관리 체계의 민감성을 고려한 전략 적 설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디지로그 복합전 환경에서는 능력이 곧 안정이라는 단순 등식 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체계 간 전환성(adaptability and redundancy)은 디지로그 복합전에서 생존성과 지속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고도화된 디지털 기반 지휘통제체계(C4ISR), 통신망, 정밀 유도체계는 현대 전장의 기반이지만, EMP 공격, 사이버 침투, 위성 교란 등 다양한 비물리적 공격 수단에 의해 순간적으로 마비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때, 해당 시스템의 기능적 공백을 아날로그 체계(수 동 통제, 유선 통신, 수기 작전계획 등)로 전환하여 작전을 지속할 수 있는 체계적 유연성이 확보되어야만 실질적 전장 생존력이 보장된다. 이는 단순한 기술 보유의 문제가 아니라, 복 수의 운용 채널을 전시 상황에서 실시간 전환할 수 있는 조직적 통합능력의 문제다.
둘째, 심리·인지전 우위의 확보는 디지로그 복합전의 비군사 전장에서 결정적 전략 요소 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전에서는 전투의 결과뿐 아니라, 국민 여론, 사회 심리, 정보 흐름의 통제와 장악 여부가 전쟁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북한과 같은 비대칭 위협 행위자는 허위정보 유포, SNS 심리전, 여론분열 공작, 공포 확산 등 비물리적 수단을 활용 한 전략적 충격에 집중하며, 이는 한국 사회의 내부 결속력과 국가 체계의 복원력을 직접적 으로 시험한다.
따라서 군 이외의 영역—언론, 교육, 시민사회, 정보기관 등—이 통합된 비 군사 작전역량 강화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며, 전시 대비 개념은 ‘사회 총체’로 확대되어 야 한다.
셋째, 외부 개입 변수의 불확실성은 한반도 안보환경에서 가장 결정적인 불확정 요인이 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라는 전략적 경쟁자의 개입 시점, 범위, 방식은 전쟁 양상의 질적 전환점을 형성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국지전을 전면전으로 확대시키거나, 반대로 조기 종전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이 변수는 전략적 예측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복수의 전 장 대응 시나리오와 유연한 외교·군사 통합 전략의 필요성을 증대시킨다. 나아가 이 불확 실성은 연합작전 계획, 전력 배분, 핵우산 활용 전략, 위기관리 시나리오 등 모든 전략 기 획 단계에 복합적인 제약을 가하게 된다.
이러한 제약요인을 충분히 고려한 전략, 작전계획 의 수립이 필수적이다.
1.2. 군사전략 및 연합작전체계 보완
디지로그 복합전의 핵심은 전쟁이 반드시 특정 시점·공간에서 발화되지 않으며, 평시와 전시의 경계가 모호하고, 복수의 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전 장 환경에서는 적의 첫 타격을 기다리기보다는 선제적 대응, 즉각적 반격, 제한적 타격 등 능동적 조치가 전략의 중심에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
한국군 역시 이러한 요구에 맞춰 ‘공 세적 방위’ 개념을 공식화하고 있으며, 이 개념은 곧 디지로그 복합전의 다차원적이고 유연 한 작전 기획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한국군의 군사전략은 과거 ‘수세 후 공세’ 원칙에 기반해 왔다.
이는 북한의 기습도발 또 는 전면공세에 대비하여 전쟁 초기에 피해를 최소화한 뒤, 전력을 집중해 반격을 가하는 형 태의 전략적 방위 교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북한의 비대칭 전력 고도화, 핵·미사일 전력 의 실전화, 사이버 및 심리전 확대 등에 따라 단순한 수세적 대응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위기의식이 제기되었다. 향후 북한의 혼성 전력(핵+비핵, 정규+비정규, 디지털+아 날로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군 역시 공세적 대응전략을 더욱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디지로그 복합전의 전개 양상은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한 연합작전체계의 전면적 재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전통적인 재래식 전쟁 중심의 교리와 작전 틀은 점점 더 다층적‧비 정형적 전장 환경에 부적합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합전력 간의 융합성, 적응성, 유연 성을 기반으로 한 전장 패러다임의 혁신이 필요하다.
한미연합작전 개념도 물리적 공간에서의 정규군 중심 전투로부터 실질적으로 사이버, 전 자기, 우주, 인지 공간 등 비물리적‧비대칭 전장까지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다영역 작전 (multi-domain operations)을 요구하며, 이는 작전환경의 공간 개념, 작전수단의 구성, 대응의 시간축 자체를 전면적으로 재정의한다.
이에 따라 한미연합군은 전술적 협조 수준 을 넘어, 전략적 차원의 전장설계와 자산통합 능력을 구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복합전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실기동 훈련체계를 제도화해야 한 다. 단순한 전력 전개나 타격 대응 훈련을 넘어서, 디지털 교란(사이버전), 심리전(인지전), 무인체계(드론전), 비정규작전(특수전)의 혼성 운용을 가정한 통합 훈련 시나리오를 중심으 로 다영역 합동훈련의 범위와 수준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존의 전통적 연합훈련과 차별화된 실시간·비접촉·융합형 훈련체계 구축을 의미한다.
둘째, 디지로그 복합전에서는 우주, 사이버, 전자기 스펙트럼과 같은 신(新) 전장영역이 중심 작전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동맹은 공동 작전 지휘·정보자산 공유· 상호 대응 알고리즘의 연동을 가능케 하는 디지털 통합 전장구조를 구축해야 하며, 특히 정보·통신 인프라의 상호보완성, AI 기반 지휘결심체계의 연계성, 사이버 위협에 대한 실시 간 대응 체계가 핵심 과제가 된다.
셋째, 한미연합작전체계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양자 협력에 더해 한‧미‧일, 한‧호주 등과의 기술동맹 기반의 다자 연합방위 구조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공동 정보감시정찰(ISR), 사이버 방어, 통신·신호 체계, 정밀타격 네트워크 등 기술 기반 자산의 실시간 공유 및 공 동 대응 프로토콜을 제도화해야 하며, 이는 동맹 간 역할 분담과 책임 공유를 기반으로 한 복합전 대응체계의 토대가 될 수 있다.
특히 위기 발생 시 자동 연동되는 조기경보체계, 공 통 작전 코드화, 임무 연계형 플랫폼 통합운용체계 등은 실효성 있는 동맹작전을 위한 핵심 조건이 된다.
1.3. 디지로그형 전력구조 구축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 고도화뿐 아니라, 사이버전, 전자전, 심리전, 인지전, 드론 공격 등 물리·비물리, 군사·비군사 수단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는 복합 위협 환경에서는, 정 밀성, 유연성, 회복탄력성을 기반으로 한 전력구조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수적이다.
첫째, 지휘통제 및 통신 체계의 복원성과 전환성 확보가 핵심 과제다.
한국군의 C4ISR 체계는 향후 EMP 공격, 사이버 침투, GPS 교란 등 비물리 공격에 취약할 수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다계층 방어 구조와 독립형·복원형 통신망 구축이 요구된다.
EMP나 위 성 교란 환경에서도 작전이 지속 가능하도록 대체 항법 시스템, 수동 명령 체계, 아날로그 식 지휘 교범이 병행 준비되어야 하며, 이는 디지털 중심 체계와 아날로그 기반 운용 수단 간의 전환성과 상호보완성 확보라는 디지로그 복합전의 기본 원리를 반영한 구조다.
둘째, 전력 구조의 모듈화(modularization)와 모자이크 전(mosaic warfare) 개념의 적 용은 전장 적응성과 생존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각 군의 플랫폼 중심 전력 증강보다 기능 중심의 작전 단위 구성, 즉 다양한 임무에 신속히 투입 가능한 소형·경량·다기능 무기 체계의 확충이 우선되어야 한다.
드론, 유도탄, 자율형 전술 장비 등 비대칭적 소형 무기체 계를 지상·해상·공중 등 다영역에 융합적으로 배치함으로써 플랫폼 독립성을 확보하면서도 상호운용성과 통합성을 유지하는 전력구조로 진화해야 한다. 각 군은 고가의 플랫폼 전력 을 증강하기보다는, 전장 기능별 임무 수행에 적합한 소형‧저비용 무기체계를 다종 다양하 게 확보하고, 이를 지상·해상·공중 전영역에 걸쳐 운용하거나 다양한 플랫폼과 융합함으로 써 작전 범위를 확장하고, 비대칭적·복합적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43)
43) 한윤기·배진석, “전쟁 양상 변화에 따른 우리 군의 미래 ‘합동성’ 발전 방향 연구,” 『국가안보와 전략』, 제23권 4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2023.
셋째, 전력 운용의 경량화 및 현장화가 중요한 전략적 고려사항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기반 작전 지원 시스템, 자동화된 물자 보급 체계, 무인 물류 플랫폼 등은 병력 의존도를 낮추고, 장기전·지속전에 대한 대비 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현장 맞춤형 전투 지원 능 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전장 내 실시간 통신망 유지와 경량형 군수 지원체계 확보는, 지속 가능한 작전환경 조성의 핵심 요인이다.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은 방산분야에도 중요한 함의를 제공한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는 복합전 환경에 특화된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성능 우위를 넘어, 복잡한 전장 시나리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운용 능력이 구매 결정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방산 기업은 수출 전략 수립 시 실전 시나리오 기반의 마케팅, 복합 운용 사례의 제시, 교육 및 유지지원까지 포괄하는 통합형 패키지 제안을 통 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은 방산 산업의 기술 개 발, 전략 수립, 시장 진출 방식 전반에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국가안보 강화는 물론 방산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
1.4. 민군 통합형 위기대응 체계의 정비
디지로그 복합전의 양상에서는 민간 역시 전면적인 타격 대상으로 전환된다. 특히 전력 망, 통신기반, 물류시스템, 금융망, 언론 플랫폼 등 핵심 사회기반시설은 사이버 공격, 전자 기 공격(EMP), 정보 조작, 물리적 테러 등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 전체가 기능적으로 마비되는 복합 위기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디지로그 복합전은 단일 행위자 중심의 대응으로는 전시 작전 지속성과 사회 안정 유지 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민·관·군·경이 통합된 국가적 위기 대응체계 구축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통합체계는 평시의 훈련, 전시의 대응, 사후의 복원까지 총체적이고 연속 적인 작동 구조를 갖추어야 하며, 특히 전시 및 준전시 상황에서의 사회 기능 유지와 정보 흐름의 안정성 확보가 전략적 핵심 과제로 부상한다. 구체적으로, 지역별 실기동 통합훈련체계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단순한 위기관리 시뮬레 이션을 넘어, 사이버 공격, 정전 사태, 통신 두절 등 복합적 혼란 상황을 가정한 실시간 대 응훈련을 전국 단위로 실시해야 하며, 각 지역의 지자체, 통신사, 병원, 언론사, 경찰 및 예 비군 조직 등 실제 대응 주체들이 참여하는 전시 대비 훈련의 제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인프라의 취약성과 아날로그 대체체계의 실효성, 그리고 각 조직 간 통 신·지휘·협업 능력의 연동성이 실질적으로 검증되어야 한다.
핵심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보안 강화와 복원역량 확보는 디지로그 복합전에서의 회복탄력성 확보의 전제 조건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보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전·전산망 마비·공급망 붕괴 등의 복합적 피해 발생 이후에도 빠르게 복구하고 기능을 재개할 수 있 는 다중 대체 시스템 구축과 위기관리 프로토콜 수립이 포함되어야 한다.
물리적‧비물리적 타격 이후, 국가 기능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는가는 디지로그 복합전의 승패를 가르는 주 요 변수가 된다.
Ⅶ. 결 론
본 연구는 전장환경의 복합성을 보다 실질적으로 포착하기 위한 시도로서, 기존 주요 개 념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대안적 분석 틀로서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을 제시하였 다. 하이브리드 전쟁 개념은 일정 부분 전장 환경의 복합화를 반영하였지만, 주로 비국가 행위자 중심의 저강도 충돌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국가 간 전략경쟁, 핵·재래식 융합전, 기술혁신과 같은 거시적 변화까지 포괄하기에는 설명력이 제한적이었다. 이에 반해, 디지 로그 복합전 개념은 신 ‧ 구 기술의 통합 운용, 전통적·비전통적 전력의 복합 활용, 시공간 을 초월하는 비선형적 작전 전개 등을 분석의 핵심 축으로 삼아, 전쟁의 전차원적인 관점에 서 보다 복합적이고 동시다발적인 미래 전장환경을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한국은 복합전 양상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억제’ 전략을 넘어, ‘복합적 회복력’과 ‘전 환 가능성’을 중심으로 하는 유연한 대응전략도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 기술적 우위에 대 한 맹신을 경계하는 동시에, 인간의 판단력과 운용능력, 의지라는 아날로그적 자산을 전략 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는 균형 있는 접근이 요구된다. 이러한 전략적 사고의 전환은 미래 한반도 전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실질적 위기관리 능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개념적 탐색을 중심으로 한 초보적 연구로서, 여러 측면에서 기존 이론과의 중첩 가능성이나 이론적·분석적 유용성의 한계를 노정하였다. 이러한 한계는 향후 후속 연 구 과제로 남겨진다. 주요 과제로는, 최근 전쟁 사례에 대한 심층적 사례 분석을 통해 디지 로그 복합전의 핵심 이론 요소를 도출하고, 이를 군사전략에 통합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및 군사 교리 개발 등을 통한 실질적 적용 가능성의 검토가 포함될 수 있다. 아울러,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이 국가안보전략과 군사전략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을지를 탐색하기 위해, 한 반도 유사시를 가정한 시나리오 기반 전략게임 분석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제 류인석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과 전략적 함의 59 안한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이 복합적·다차원적 미래 전장환경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전략 적 대비방향을 모색하는 데 있어 의미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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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초록
본 연구는 최근 전쟁 양상의 복합화를 보다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개념적 틀로서 ‘디지 로그 복합전(digilog hybrid warfare)’을 제안하고, 이에 기반한 전략적 대비방향을 제시하 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은 기술과 무기체계, 전략 및 작전 전반에서 전통적 요소와 첨단 역량이 결합되는 전쟁 형태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 유용한 개념이다. 이에 대한 논증을 위해 본 연구는 주요 미래전 개념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최근의 전쟁 사례 에 대한 분석을 통해,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의 이론적 정합성과 전략적 유효성을 제시한다. 특히 고도의 복합적 위협 요인이 상존하는 한반도와 같은 전략적 환경에서 디지로그 복합전 개념의 적실성과 정책적 활용 가능성을 강조한다. 전략적 대비 차원에서는 디지털 기술 우위 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능력–취약성의 역설(capability–vulnerability paradox)’을 극복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통합적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향후 디지 로그 복합전 개념의 이론적 정립과 실증적 검토를 위한 후속 연구를 과제로 남기며, 본 연구 가 미래전 논의의 활성화와 국가안보전략의 발전에 의미 있는 기초가 되기를 기대한다.
주제어 : 디지로그 복합전, 4세대 전쟁, 하이브리드 전쟁, 능력–취약성의 역설, 한반도 미래 전쟁
Abstract
The Concept and Strategic Implications of ‘Digilog Hybrid Warfare’: Searching for an Alternative Concept beyond the Limits of Existing Future Warfare Concepts
Yoo, In-seok (Yeungnam University)
This study proposes “Digilog Hybrid Warfare” as a conceptual framework for systematically explaining the increasing complexity of recent warfare dynamics, and aims to present corresponding strategic implications for national defense. The concept of Digilog Hybrid Warfare serves as a useful analytical tool to assess warfighting modalities in which traditional elements and advanced capabilities converge across technologies, weapon systems, strategies, and operational domains. To validate this, the study critically reviews existing future warfare concepts and analyzes recent war cases to demonstrate the theoretical coherence and strategic validity of the proposed concept. In particular, it emphasizes the relevance and policy applicability of Digilog Hybrid Warfare in strategic environments such as the Korean Peninsula, where complex and multidimensional threats persist. From a strategic preparedness perspective, the study also highlights the necessity of formulating an integrated national strategy to address the “capability–vulnerability paradox” that may emerge in the pursuit of digital superiority. The paper concludes by suggesting the need for further theoretical refinement and empirical research on Digilog Hybrid Warfare, with the expectation that this study will make a meaningful contribution to future warfare studies and the development of national security strategy.
Key Words: Digilog Hybrid Warfare, Fourth-Generation Warfare, Hybrid Warfare,
한국군사 제17호 (2025.6)
논 문 접 수 일: 2025.04.30. 심 사 일: 2025.05.13 게재확정일: 202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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