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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곡이야기

'별이 빛나는 밤의' 배경 음악/받은 글



1969년 오늘, MBC FM의 라디오에서 한 프로그램이 첫 전파를 탔습니다. 이름도 참 시적인 <별이 빛나는 밤에>, 줄여서 '별밤'이었지요.

1970년대 심야 음악 프로그램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지금까지 이어져 온, 우리 세대의 마음속 별빛 같은 방송입니다.

당시 인기DJ 이종환이 진행을 맡은 후,
심야 음악 프로그램으로 50년이 넘게 방송되고 있습니다.

주요 진행자로는 차인태, 박원웅, 조영남, 고영수, 김기덕, 이수만, 이문세, 이휘재, 옥주현, 박정아 등이 있는데 이들 중 가수 이문세는 1985년부터 1996년까지 진행을 맡아, 밤의 교육부 장관이라 불릴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지금처럼 휴대폰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하루의 끝자락이 되면
책상 한쪽에 놓인 작은 라디오의 다이얼을 천천히 돌려가며
주파수를 맞추던 기억이 납니다.

지지직거리던 잡음 사이로 익숙한 Franck Pourcel orchestra의 'Merci Cherie'라는 시그널 음악이 흘러나오면,
그 순간만큼은 세상이 조용해지고
마음이 한결 차분해지곤 했습니다.

그 시절의 밤은 지금보다 더 깊고, 더 느렸습니다.
숙제를 마치고 창문을 살짝 열어두면
밤공기가 서늘하게 들어왔고,
어둠 속에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마치 나만을 위해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들렸습니다.

사연을 보내던 또래 청소년들의 목소리, 사랑에 서툴던 누군가의 고백, 친구에게 전하는
작은 위로와 응원의 말들…

그 이야기들은 낯선 사람들이었지만,
어쩐지 모두 친구 같았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이름도 얼굴도 몰랐지만
같은 시간, 같은 밤하늘 아래에서
같은 노래를 듣고 같은 마음을 나누고 있었던 셈입니다.

돌이켜보면 라디오는 단순한 음악 기계가 아니었습니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던
사춘기의 감정들을 조용히 받아주던 마음의 우체통이었고,
외롭던 밤을 함께 건너가게 해 주던 따뜻한 친구였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휴대전화 하나로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때 라디오를 통해 들었던
노래와 이야기만큼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 주는 것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 시절 우리가 귀 기울여 들었던 것은 노래만이 아니라,
꿈 많던 청춘의 시간과 순수했던 마음의 떨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밤은 잠시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시기 바랍니다.
여전히 별들은 말없이 반짝이고 있겠지요.
그리고 어딘가에서는 지금도
<별이 빛나는 밤에>가 조용히 전파를 타고 흐르고 있을 것입니다.

잠시나마 마음의 주파수를 그 시절로 맞춰 보시면 어떨까요.
라디오 앞에서 꿈을 키우던 그 밤처럼, 오늘의 밤도 따스하고 평온하게 빛나기를 바랍니다.

봄이 깊어가는 화요일,
여러분의 마음에도 잔잔한 봄바람이 불어 행복이 차곡차곡 쌓이는 복된 하루 보내시길 응원합니다.

☆Merci cheri /별이 빛나는 밤
의 배경음악 Frank Pourcel  https://youtube.com/watch?v=ySkwh7YOBsI&si=SkwzLdh9aYz3Nq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