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들목 #박남규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구들목/박남규 검정 이불 껍데기는 광목이었다.무명 솜이 따뜻하게 속을 채우고 있었지.온 식구가 그 이불 하나로 덮었으니방바닥만큼 넓었다.차가워지는 겨울이면이불은 방바닥 온기를 지키느라낮에도 바닥을 품고 있었다.아랫목은 뚜껑 덮인 밥그릇이온기를 안고 숨어 있었다.오포 소리가 날즈음,밥알 거죽에 거뭇한 줄이 있는 보리밥,그 뚜껑을 열면 반갑다는 듯주루르 눈물을 흘렸다.호호 불며 일하던 손이방바닥을 쓰다듬으며 들어왔고저녁이면 시린 일곱 식구의 발이 모여사랑을 키웠다.부지런히 모아 키운 사랑이지금도 가끔씩 이슬로 맺힌다.차가웁던 날에도 시냇물 소리를 내며콩나물은 자랐고,검은 보자기 밑에서 고개 숙인콩나물의 겸손과 배려를 배웠다.벌겋게 익은 자리는 아버지의 자리였다.구들목 중심에는 책임이 있었고때론 배려가 따뜻하게..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