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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이병률 -11월의 마지막에는

국을 끓여야겠다 싶을때 국을 끓인다

국으로 삶을 조금 적셔놓아야겠다 싶을때도

국속에 첨벙 하고 빠뜨릴 것이 있을때도

살아야겠을때 국을 끓인다

세상의 막내가 될때까지 국을 끓인다

누군가에게 목을 졸리지않은 사람은

그 국을 마실수 없으며

누군가에게 미행당하지않은 사람은

그 국에 밥을 말 수 없게

세상에 없는 맛으로 끓인다

뜨겁지않은 것을 서늘히 옹호해야겠는 날에

뭐라도 끓여야겠다 싶을때 물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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