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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도종환-‘십일월의 나무

십일월도 하순 해지고 날 점점 어두워질 때비탈에 선 나무들은 스산하다

그러나 잃을 것 다 잃고

버릴 것 다 버린 나무들이...가장 아름다운 건 이 무렵이다...

사방팔방 수묵화 아닌 곳 없는 건 이때다

알몸으로 맞서는 처절한 날들의 시작이

서늘하고 탁 트인 그림이 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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