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Ⅱ. 『동의보감』에서 소개하는 허심합도와 이도요병
1. 동의보감
2. 이도요병(以道療病)과 허심합도(虛心合道)
Ⅲ. 허심합도가 안되어 생긴 병증들
1. 간기능계와 관련된 증상들
2. 심기능계와 관련된 증상들
3. 신(神)과 관련된 증상들
Ⅳ. 결론
Ⅰ. 서론
명상을 질병치료에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심리치 료 분야에서 명상은 이제 보편적 치료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필원1)은 간화선이 불안과 망상에 좋은 치료법이라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였고, 김 뺷동의보감뺸에 나타난 심수행과 명상을 통한 신체 증상 치료법에 관한 고찰 263 병수 등2)은 간화선이 고령자의 우울 ․ 불안 개선에 도움이 되었다는 임상 연구를 발표하였다. 김혜원3)은 간화선 수행 후 도파민이 증가를 보고하였 고, 김석암4)은 혈액의 산도 변화 혈당치 변화와 같은 검사수치 변화를 예로 들거나 뇌파의 변화를 들어 선수행 효과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였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어떤 병명에 의학적 치료와 함께 명상이라는 치료법 을 병행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가 쉽게 이해되기도 하고, 선 이나 명상수행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의학에서는 인간 을 육체와 정신을 분리하지 않는 정체적 관점으로 인식하고 있어 몸이 아픈 것이 마음이 아픈 것의 표현일 수도 있고, 정신질환이라 인식하고 있는 것 이 몸의 질환이 원인이 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첫째 장인 신형(身形)문에 ‘이도요병(以道療病)’과 ‘허심합도(虛心合道)’항에 서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 근본을 치료하는 것이라 설명하며 증상을 좇는 것 은 근본을 버리고 말단을 좇는 것이라 어리석다고 말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인체를 5가지 기능군으로 분류하였는데 오장(五臟)이라 불 리는 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이다. 이 중 간(肝)기능계와 심(心)기능계와 관련된 질환 중에 명상치료와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병증들이 있어 이를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신(神)문에 기록된 병증들도 함께 소개할 것인데 이들 중에는 명상치료 분야에서 연구5)되고 있는 것들도 있다. 명상치료는 신체 증상보다는 심리치료 영역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지 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신과 치료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있어 심리치 료를 받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현재 신체증상을 주소(主訴)로 하 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명상치료 연구는 드물기에 본 연구는 신체 증상을 위주로 하는 병증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신체 증상을 주소로 하는 질환이 라도 마음을 치료함으로써 근본치료를 한다는 『동의보감』의 이론에 의하 여 잘 치료되지 않는 증상에 명상치료를 도입하여 성과를 낼 수 있다면 명상 1) 이필원(2016) 2) 김병수외 2인(2014) 3) 김혜원(2019) 4) 김석암(화랑)(2011), pp.109-113. 5) 조현주(2019), pp.11-54. 264 佛敎學報 第105輯 치료의 영역을 넓힐 뿐 아니라 힘든 치료를 쉽게 함으로써 해당 환자들에게 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여 이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Ⅱ. 『동의보감』에서 소개하는 이도요병과 허심합도
1. 동의보감
『동의보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의학 서적일 것이다.
『동의보감』은 내경편(內景篇), 외형편(外形篇), 침구편(針灸篇), 탕약편(湯藥篇) 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맨 앞편인 내경편의 첫 장(章)은 신형(身形)이다.
신형 의 제일 첫 문장은 ‘사람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가장 고귀한 존재다(天地之內 以人爲貴)’라는 것이다.6)
6) 허준저, 두호경 외 20인 역, p.115.
이 문장은 ‘하늘과 땅 사이 그러니까 이 세상은 사 람-왕이나 양반 같은 특정 계급의 사람이 아니라 보편적인 사람들이 있어서 귀한 것이다’ 라고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신형문은 한의학의 기초이론을 다루었으며 한의학적 원리에 의거한 예방의학적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신 형문에는 이도요병(以道療病)과 허심합도(虛心合道)란 항목이 있는데 이에 대 한 『동의보감』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2. 이도요병(以道療病)과허심합도(虛心合道)
질병을 치료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으로 이도요병(以道療病)과 허심합 도(虛心合道)를 소개하고 있는데, 제목을 해석하자면 ‘도로써 병을 치료하는 데 이 도를 이루려면 마음을 비워야 한다[虛心]’는 것이다.
신형문의 이도요병(以道療病)과 허심합도(虛心合道)란 항목은 여러 번역본 이 존재하는데 여기서는 한의학 연구원 번역본7)과 두호경 등 번역본8) 두 가지를 비교하여 설명해 보고자 한다.
7) 한의고전db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身形 > 以道療病 항목 참조
8) 허준저, 두호경 외 20인 역(1999), p.115.
1) 이도요병 번역
以道療病(도로써 병을 치료한다)9) - 한의학 연구원 번역
以道療病(수양하는 방법(道)으로 병을 치료한다) - 두호경 등 번역
9) 한의고전db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身形 > 以道療病 항목 참조 臞仙曰, 古之神聖之醫, 能療人之心, 預使不致於有疾. 今之醫者, 惟知療人之疾⽽不知 療人之心. 是猶捨本逐末, 不窮其源⽽攻其流, 欲求疾愈, 不亦愚乎. 雖一時僥倖⽽安之, 此則世俗之庸醫, 不⾜取也. 太白眞人曰, 欲治其疾, 先治其心, 必正其心, 乃資於道, 使 病者盡去心中疑慮思想, 一切妄念, 一切不平, 一切人我, 悔悟平生所爲過惡. 便當放下 身心, 以我之天⽽合所事之天, 久之, 遂凝於神, 則自然心君泰寧, 性地和平, 知世間萬事 皆是空虛, 終⽇營爲皆是妄想, 知我身皆是虛幻, 禍福皆是無有, 生死皆是一夢. 慨然領 悟, 頓然解釋, 則心地自然淸淨, 疾病自然安痊. 能如是, 則藥未到口, 病已忘矣. 此眞人, 以道治心療病之大法也.
이 두 번역은 제목부터 번역이 다소 상이하다.
이는 한의고전db(이하 ‘전 자’라 함) 번역의 경우 글자의 번역에 치중하였고 두호경 등(이하 ‘후자’라 함)의 경우 임상표현에 부합되는 번역을 선호하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다음 문장은 두 번역이 비슷한데 옛날의 훌륭한 의사들은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였는데 이것은 질병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라 하며 요즘 의사들은 질병만 치료할 뿐 그 원인이 되는 마음치료를 못하기 때문에 이는 진정한 치료가 아니고, 혹 병이 나았더라도 요행으로 나은 것일 뿐 진정한 의사가 본받을 행동이 아니라는 내용이다.
다음 문장은 태백진인의 말을 인용한 것으로 마음을 치료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묘사하였다.
전자와 후자의 번역은 차이가 있는데 그 의미상의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된다.
내용은 환자로 하여금 마음의 번뇌와 망상을 제거 한 후에 몸과 마음을 다 내려놓으면 신(神)이 모이게 되고 이렇게 되면 모든 것이 환영이며[知我身皆是虛幻] 화니 복이니 하는 [것도 있지 아니하고[禍福皆是無 有], 생사가 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生死皆是一夢]고 하였으니 여러 불교 경전의 내용과 다르지 않다고 여겨진다.10)
10) 한의고전db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身形 > 以道療病 항목 위의 원문 참조.
이때 한순간에 깨달음을 얻게 되 어 질병이 저절로 낫는다고 하였다[慨然領悟, 頓然解釋, … 疾病自然安痊].
이것 이 바로 도를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인데 동의보감에서는 첫 장에 ‘이 치료법이야말로 원인을 치료하는 궁극의 치료법’이라 제시한 것이다.
다음 문장은 예방의학에 관한 문장이다.
마음수양을 하여 모든 것이 허망 하니 몸과 마음을 내려놓으면[便當放下身心] 병이 나지 않으며 이것이 신성 한 의사인 지인11)이 사용하는 방법이고, 병이 난 뒤에 사용하는 약 ․ 침 ․ 뜸 은 신성한 의사의 치료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11)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身形 > 古有眞人⾄人聖人賢人 항목 참조. 신선을 진인 지 인 성인 현인으로 나누어 설명한 것 중 지인을 말함.
이 방하신심(放下身心)이란 네 글자는 불교를 공부하다 보면 마주치는 글자로 한국 한의학의 대표서적이 라 할 수 있는 『동의보감』은 이것이 바로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비법 이라 제시하고 있다.
2) 허심합도 번역
虛心合道(마음을 비워 도와 하나가 된다) - 한의학 연구원 번역
虛心合道(마음에 잡념을 비워야 자연의 도리에 화합한다) - 두호경 등 번역
앞서 도로써 치료한다고 하였는데 이어지는 설명은 허심(虛心)으로 도와 합한다고 하여 치료의 방편으로 도를 얻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첫 문장은 백옥섬의 말을 인용하여 전자는 무(無)자를 무 그대로 번역하 였으나 후자는 무를 욕심을 비우는 것으로 번역하였다.
후자는 욕심을 버리 는 것[無心]이 자연에 부합되는 것이니, 욕심을 버리는 것으로 도와 합하여 질병을 치료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두호경 등이 번역한 한의학에서 말하는 허심합도는 욕심을 비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라고 해석해야 할 듯하다.
다음 문장은 무에 관한 것으로, 무는 없는 것이지만 모든 것을 낳아도 고 갈되지 않으며 유형이 아니므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의식이 어지러이 일어난다고 해도 의식이 없는 곳에는 작용하지 않으니 이를 통하여 몸을 단 련하는 것이며, 몸을 단련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단련하는 것이라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현대인이 선수행을 통하여 마음을 고요히 하고 건강을 유지하 라고 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생각된다.
허심합도 항목의 맨 마지막 말은 육조혜능의 게송[本來無一物, 何處有塵埃] 을 인용하고 있다.
Ⅲ. 허심합도가 안되어 생긴 병증들
도를 치료방법[以道療病]으로 하여 치료하기 쉬운 병증을 개인적으로 크 게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첫째로 소위 홧병이라 불리는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분류에 속하는 증후군과 그 관련 증상들을 정리하였다.
감정으로는 분 노와 관련이 있으며 우울과도 연관지을 수 있다. 한의학 분류로 보자면 간 기능계의 이상을 동반하는 질병군으로 간울, 간기울결, 간양상항 등이다.
두 번째로 한의학적 분류로는 심기능계의 이상을 동반하는 질병군인데 잘 볼 수 있는 증상으로는 심담담대동(心澹澹大動), 여인장포(如人將捕), 경계 ․ 정충(驚悸 ․ 怔忡) 등이다.
심장병에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과 정신과 영역의 공황장애 등등 현대 양방의학에서 심장내과 등에서 다룰 수 있는 증상과 정 신과 영역에서 다루게 될 병증을 모두 통합하는데 17세기 책이라 현대의 검 사상 진단소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증상만을 기록하였기에 한의학 서적을 중심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세 번째로는 정신과 영역의 증상으로 탈영 ․ 실정증(脫營 ․ 失精證)을 중심 으로 기술하였다.
1. 간기능계와관련된증상들
간기(肝氣)가 울결(鬱結)하여 소설(疏泄)할 수 없게 되는 것으로, 이로 인하 여 성정이 조급하여 쉽게 화를 내는 상태가 된 것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질병군이라 할 수 있다. 간은 오행(五⾏) 중 목(⽊)에 배속되며, 육부(六腑)에서는 담(膽), 천간(天干) 에서는 갑(甲), 오방(五⽅)에서는 동(東), 오지(五志)에서는 노(怒), 오체(五體)에 268 佛敎學報 第105輯 서는 근(筋)이 배속되며, 성정(性情)은 시원스럽게 뻗어나가는 것을 좋아하 고 억울(抑鬱)됨을 싫어하며[喜條達⽽惡抑鬱], 그 생리(生理) 기능은 소설시키 고, 혈액을 저장하고 근육을 주관한다[主疏泄, 主藏血, 主筋]. 이중 간주소설(肝 主疏泄)의 소(疏)는 원활하게 소통(疏通)하는 것을, 설(泄)은 체외로의 배설(排 泄)을 뜻한다. 간은 원래 소설하는 작용을 하여 인체 내의 기혈의 흐름에 관여하는 장기 인데 스트레스, 과로, 외상 등 여러 이유로 소설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소설기능은 간의 주요 기능이므로 이에 문제가 생기면 여러 병증을 생기게 하는데 선(禪)이 이 흐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전주법12)의 경우 수승화강을 원활하게 하여 인체의 기의 흐름을 도와준다고 여겨지므 로 소설기능에 보탬이 되리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12) 內景篇卷之一 > 身形 > 搬運服⻝ 항목 참조.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기본 호흡법은 단 전주법이다.
최근에는 간기울결의 병명을 우울증과 유사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간기울결의 초기 병명이라 할 수 있다.
간기울결은 점차 진행되어 일상생활 이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되기도 하므로 질병 초기에 수행을 통해서 예방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간기울결로 일어나는 병증들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추려 요약해 보았다.
1) 간울(肝鬱), 간기울결(肝氣鬱結), 간기불서(肝氣不舒) 간울, 간기울결, 간기불서는 모두 같은 말로 구체적 증상은 다음과 같다.
주증(主證): 조급이노(躁急易怒) 혹은 精神抑鬱, 頭暈, 兩脇脹痛 혹은 刺 痛 噯氣13), ⻝慾不振, 口苦, 혹 구토, 복통, 혹 설사, 월경부조(⽉經不調), 舌 苔白潤하고 맥은 弦하다. 만약 肝鬱이 ⽇久하면 血瘀를 야기하여 痞塊(肝 脾腫大)가 형성되고 舌邊에 瘀點이 발하며 맥은 弦 혹은 澁맥을 나타낸다. 病理: 肝氣가 鬱結하여 疏泄할 수 없으므로 性情이 躁急하여 易怒하며, …
13) 噯氣 - 트림 또는 생목오르다 - 음식물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역류하는 증상으로 역류 성 식도염, 식체, 구토와는 다른 개념 뺷동의보감뺸에 나타난 심수행과 명상을 통한 신체 증상 치료법에 관한 고찰 269
慢性肝炎이 肝鬱에 속하면 生肝建脾湯에 枳殼을 가하여 투여하고, …14)
14) 김정제 외 4(1986), p.54.
위의 인용문은 김정제 등의 동의간계내과학의 간기울결 내용으로 간기 울결이 조급한 성정이나 우울감 성냄 등 정신증상과 정신증상으로 유발된 듯한 식욕부진 등의 증상 외에 간비종대(肝脾腫大), 심하면 간염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하였으며 이는 임상에서 적용되는 이론이다.
2) 간기울결(肝氣鬱結)과 관련되는 증상 및 감별
(1) 간기울결(肝氣鬱結), 담화요심(痰火擾心), 담미심규(痰迷心竅)의 감별15)
15) 劉燕池 等 共著(1982), pp.123-124. (재인용)
가. 간기울결(肝氣鬱結)은 간(肝)기능 중 소설[疏泄:막힌 것을 소통시키는] 기능 상실로 인한 기울, 기체(氣鬱, 氣滯) 등 기기(氣機) 실조 병변을 말한다.
대부분 은 정신적 자극으로 소설불리(疏泄不利)가 되어, 혹은 간음(肝陰), 간혈부족 (肝血不⾜)으로 소설(疏泄) 실조 등의 원인으로 생긴다.
나. 담화요심(痰⽕擾心)은 대부분 칠정소상(七情[喜, 怒, 懮, 思, 悲, 恐, 驚]所傷) 으로 간기가 울결되고 오래되어 화가 되고[化⽕], 담이 되어[成痰], 경락을 막 아[閉阻包絡] 정신이 혼미한 것을 말하는데, 화열의 사기가[⽕熱之邪]가 마음 을 어지럽혀 광란실상(狂亂失常)하게 한다.
다. 담미심규(痰迷心竅)는 그 병인은 칠정소상(七情所傷)으로 인하여, 심기 가 펴지지 못하고, 간의 소설기능이 상실되어, 비(脾)가 습(濕)을 운화(運化) 하지 못하여 담(痰)이 형성되고, 담기(痰氣)가 상역(上逆)하여 심규(心竅)를 막 거나, 외습(外濕)으로 습울(濕鬱)이 담이 되고, 담이 상부에서 심규(心竅)를 가 리거나, 비만한 사람이 평소에 담이 있었는데 화를 내어 담이 기를 따라 상 승하여 신명(神明)이 닫히고 막혀서 담미심규(痰迷心竅)가 생긴다.
간기울결(肝氣鬱結)과 담화요심(痰⽕擾心), 담미심규(痰迷心竅) 등 증은 모 두 기울을 원인으로 형성되며, 칠정소상으로 인하여, 억울 혹은 폭노(暴怒) 등으로 발생되는데, 간기울결은 기울(氣鬱)이 위주고, 담화요심은 담(痰)이 위주이며, 담미심규는 습담(濕痰)이 위주다.(그림1 참조)16) +痰火 痰火擾心 肝氣鬱結 +濕痰 痰迷心竅 (그림1)
16) 南杰(2022), pp.41-42.
(2) 간기울결(肝氣鬱結), 간화상염(肝火上炎)의감별17)
17) 劉燕池 等 共著(1982), p.124. (재인용)
가. 간기울결은 임상에서 자주 접하는 간의 소설기능이 실조되어 생기는 병리적 반응이다.(그림 2. 참조)
나. 간화상염(肝⽕上炎)은 간기울결이 진일보 발전하면 울구이화화(鬱久⽽ 化⽕)하여 기화상역(氣⽕上逆)하면 간화상염(肝⽕上炎)이 된다.
기가 과다하면 기체유여(氣滯有餘)하여 울적생열(鬱積生熱)하여 변생내화(變生內⽕)하여 간 화상염(肝⽕上炎)을 형성함을 말한다.(그림2. 참조) 情神刺戟 鬱怒傷肝 肝氣鬱結 鬱久化火 氣火上逆 肝火上炎 情神刺戟 鬱怒傷肝 肝氣鬱結 鬱久化火 氣火上逆 情神刺戟 鬱怒傷肝 肝氣鬱結 鬱久化火 氣火上逆 心火亢盛 (그림2)
2. 심기능계와관련된증상들
한의학에서 심장은 신명지심(神明之心)과 혈육지심(血肉之心)으로 구분하 고 있다.18)
18) 구본홍 외 4인(1987), p.21.
전자는 의식 사유활동의 중심으로 마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심 장이고 후자는 해부학적 기능을 가진 혈액순환의 중심이 되는 심장이다.
신 명지심에는 정명지부(精明之府)인 머리와 기항지부(奇恒之腑)인 뇌수(腦髓) 등 의 기능을 포괄하는 심장이다.
여기서는 심담담대동(心澹澹大動)이라고 하는 증상과 경계 ․ 정충(驚悸 ․ 怔 忡)을 주로 이야기할 것이며, 불파경이심자동(不怕驚⽽心自動) 공여인장포(恐 如人將捕)는 자주 나오는 증상이어서 간략히 설명할 것이다.
이들 증상들의 심장 자체의 병, 즉 혈육지심의 병이기도 하고 신명지심의 병이기도 한데, 정신과 육체의 질병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앞서 말하였듯이 이들 모두 초기 증상에 선수행이나 명상수행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기에 그 기록을 간략 히 정리하였다.
이 질병들은 심문(心門)에 기록되기도 했으나 신문(神門)에 기록되기도 하 였다.
뚜렷한 신체증상을 주소증으로 하는 증상들 위주로 정리하였으며, 심 장 관련 증상이지만 내과 영역이 아니라 정신과 영역에 걸쳐 있는 것으로 현대 한국의 서양의학에서는 신경과 영역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 심담담대동(心澹澹大動)
심담담대동증은 가슴이 울렁거리며 크게 뛰는 것이다.
『동의보감』에 나 와있는 심담담대동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心澹澹大動 (가슴이 울렁이며 심하게 뜀) ≪강목≫에 이르기를, “가슴이 울렁울렁 하며 심하게 뛰는 증상은 담(痰) 이 요동하기 때문이다. 놀라지 않았는데 두근거리는 것을 말한다. 놀라거나 두려워도(驚恐) 가슴이 울렁거린다고 하는데, 두려워하거나 놀라서 가슴이 뛰는 증상을 이른다”고 하였다.19)
19) 『東醫寶鑑』 內景篇 卷之一, 神 / 綱⽬曰, 心澹澹動者, … 참조
놀라지 않았는데 두근거리는 것에 대한 추가 설명으로 동의보감에서는 시동병[是動則病]과 담병(膽病) 심종(心忪)을 들고 있다. ≪영추≫에, “수궐음맥에 이상이 있으면 병이 들어[是動則病] 가슴이 울 렁거리면서 크게 뛴다”고 하였다.
또, “담병(膽病)이 들면 가슴이 울렁거리 고 다른 사람이 잡으러 올까 두려워한다”고 하였다.
심종(心忪)은 실제로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은 아니다.
≪내경≫에,
“위경 (胃經)의 대락(大絡)을 허리(虛里)라 한다. 그 낙맥은 횡격막을 뚫고 올라가 폐에 이어지고 왼쪽 젖가슴 아래로 나온다. 그것이 박동하면 옷이 흔들리는 데 이것이 맥의 종기(宗氣)이다”라 하였다.
허한데다 담이 있으면 가슴이 크 게 뛰고, 잠시 뒤에 열이 나기도 하는 경우가 이것이다.
≪자생≫(內景篇卷之一, 神 ) 시동병, 담병, 심종은 모두 경락유주 경로에 심장이 있어 이를 지나는 경 락에 문제가 생겨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발현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위의 설명에 의하면 놀란 적이 없는데 가슴이 두근거리며 누군가 잡으러 오는 것처럼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는 심담담대동증은 심장 자체의 질병은 아니라고 명시하였다.
그러나 다음의 『내경』 인용문에서는 이를 치료하지 못하고 죽는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심장 본병의 질환으로 인식한 것 같으 니, 허준은 『내경』과 의견을 달리하였다고 추론할 수 있다.
태양(太陽)이 사천(司天)하여 한음(寒淫)이 승(勝)하면 한기(寒氣)가 오 히려 이르러 물이 다시 얼고, 혈(血)이 속에서 변하여 발(發)하여 옹양(廱瘍) 이 되니 백성들이 앓기를 기(氣)가 궐(厥)하여 가슴이 아프며 피를 토하며 피 가 섞인 설사를 하며 잘 슬퍼하며 때로 아찔하여 쓰러지고 운(運)의 화(⽕)로 인하여 뜨겁게 타오르며 비가 갑자기 오다가 이내 우박이 와서 가슴과 배가 그득하며 손이 뜨겁고 팔꿈치가 뒤틀리며 겨드랑이가 치받치며 가슴이 심하 게 두근거리고 가슴과 옆구리와 명치[위완(胃脘)]가 불안하며 얼굴이 붉고 눈이 노래지며 한숨을 자주 쉬고 갈증이 나고 심하면 안색이 그을린 듯하며 목이 말라 물을 먹으려고 합니다. 병이 심(心)에서 생긴 것이니 신문(神門)이 끊어지면 죽고 치료할 수 없습니다. (⿈帝內經素問 卷之⼗一下 > ⾄眞要⼤論篇 第七⼗四 > 第⼆章 > 第一節 )20)
20) 『⿈帝內經』 素問 卷之十一下 > ⾄眞要大論篇 第七十四 > 第二章 > 第一節/ 참조 太陽司天 … 死不治.
윗글을 요약하면 심담담대동은 신명지심만의 증상일 수도 있으나 혈육 지심의 증상일 수도 있고 혈육지심, 즉 심장 자체의 본병은 치료할 수 없다 고 한 것이다.
구본홍 등21)은 담담을 수요지상(水搖之狀)이라 하였고 심계 ․ 정충보다 더 심한 상태라고 하였으며, 수요지상(水搖之狀)이 된 원인을 담음 과 음수 그리고 심담허겁(心膽虛怯)으로 지목하였다.
21) 구본홍 외 4인(1987), p.71.
『⿈帝內經』 素問 지진 요대론의 상기 인용문은 심근경색의 증상과 유사하다. 상기 신명지심의 심담담대동증은 분명 선수행자에게는 예방과 치료 모 두 가능한 영역이나 심장 본병의 증상으로 인한 심담담대동은 명상이나 선 수행이 예방에는 도움이 될 것이나 발병 후 치료에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2) 경계 ․ 정충(驚悸 ․ 怔忡)
정충과 경계를 합하여 동계(動悸)라고 말하기도 한다. 경계와 정충에 대 한 개념은 송대 이전의 기록은 분명치 않아서 『내경』에는 심담담대동 등으 로 표현하였다.22)
22) 구본홍 외 4인(1987), p.69.
정충과 경계의 원인을 여러 가지로 제시하였는데 외부감 염, 창상(瘡傷)과 같은 질환으로 인한 발열로 빠른 심박동이 나타난 것은 본 문에서는 제외하였다. 경계 ․ 정충의 원인을 신체적 허약, 외상, 칠정상 등 여러 가지로 분류하고 연구할 필요성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1) 경계(驚悸)
경계는 심장이 빠르게 뛰어 두근거리는 증상을 말한다.
경계가 더 진행하면 만성 증상이라 할 수 있는 정충이 되는데, 경계는 비교적 명백한 유인(誘 因)이 있다.
≪입문≫에, “경계는 생각이 많거나 크게 놀라서 생긴다. 심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기절할 듯하다. … 발작했다가 그쳤다가 하는 것은 담이 화(⽕) 로 인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內景篇卷之一 > 神 > 驚悸)23)
『동의보감』 내경편 신문(神門)의 경계항(驚悸項)에서는 『입문』24)을 인용 하여 담으로 인한 화가 경계의 원인이라 하였고, 주단계(朱丹溪)의 말을 인 용하여서는 원인을 담과 혈허로 보았다.
담, 혈허, 화는 모두 신체의 이상을 동반한 것으로 단순 칠정상으로 분류할 수 없는 것들이다.
단계가,
“경계는 때때로 생긴다. … 대개 경계는 혈허와 담에 속한다. 마른 사람의 경우 대부분 혈허로 인한 것이고 비만인 사람의 경우는 대부분 담음 으로 인한 것이다. 때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는 것도 혈허로 인한 것 이다”라 하였다. (內景篇卷之一 > 神 > 驚悸)25)
건망과 함께 나타나는 경계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는데, 이 또한 심혈부족 이 원인이라 하였다. 건망증이 있어 기억을 잘 하지 못하고 놀라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하 며 가슴이 답답하여 즐겁지 않은 것은, 모두 심혈이 적기 때문이다. ≪입문≫(內景篇卷之三 > 心臟 > 心病證)26)
23)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驚悸 항목 참조
24) 『의학입문』을 말함
25)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驚悸 항목 참조 26)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三 > 心臟 > 心病證/ 健忘失記, 驚悸不安, 心內懊憹不樂, 皆心 血少也.≪入門≫
(2) 정충(怔忡)
정충이란 두근거림이 때 없이 발작하는 것[無時⽽作]으로 경계보다 더 심 한 증상이라고 하였고, 또 경계가 오래되면 정충이 된다고 하였다. 즉 불파 경이심자동야(不怕驚⽽心自動也,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않아도 심장이 저절로 뜀)가 정 충의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구본홍 등27)은 정충의 원인 중 하나로 경계가 오래된 것 이외에 부귀에 급급하거나 빈천에 고통스러워하며 소원을 이루지 못한 것을 들고 있다.
① 『동의보감』에서 정의한 정충28)
정충이란 가슴속이 두려운 듯 떨리며 안정되지 않는 것인데 이 증상은 아 무 때나 생긴다.
② 『동의보감』에서 말한 정충의 원인29)
정충은 경계가 오래되어서 생긴다.
③ 『동의보감』에서 말한 정충의 증상
가. 물고기가 물이 없어 펄떡거리는 모양으로 묘사하였다. 30)
나. 호흡이 서로 이이지지 않는 증상인 단기를 동반한다. 31)
27) 구본홍 외 4인(1987), p.70.
28)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怔忡/ 怔忡者, 心中惕惕然動搖, ⽽不得安靜, 無時⽽ 作者, 是也.≪正傳≫
29)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怔忡/ 怔忡, 因驚悸久⽽成也.
30)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怔忡 > 四物安神湯/ 治心中無血, 如魚無水,怔忡跳動. 물고기에게 물이 없는 것처럼 심장 속에 혈이 없어서 정충으로 심장이 벌렁거리는 것을 치료한다.
31) 『東醫寶鑑 』 內景篇卷之一 > 氣 > 短氣 항목 참조 ≪입문≫에, “단기란 호흡이 서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단기에는 결흉이 있는 것, 수기 (水氣)가 머물러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풍습이 맞부딪치는 것, 본래 허약하여 기가 허한 것이 있다.
대개 명치가 더부룩하면서 부푼 듯한 증상은 실증으로 사기가 안에 있는 것이 고, 명치가 누르면 단단하지 않으며 그득한 느낌인 것은 허증으로 사기가 밖에 있는 것이 다”라 하였다.
다. 정충이 진행하면 건망이 된다.
건망은 잘 잊어버린다는 뜻이다. 32)
라. 칠정으로 인한 정충은 명치가 아픈 증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33)
명 치가 아픈 것은 흔히 소화기 증상으로 인지하기 쉬운데 정충이 선행 하고 후에 위완통(상복부 통증)이 있다면 소화기 증상보다는 심기능계 증상인 정충이 진행된 증상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마. 정충은 불면을 동반하기도 한다. 34)
④ 경계가 정충이 되는 기전35) 경계와 정충의 관계에서 경계가 오래되어 정충이 생긴다고 앞서 언급하 였다.
32)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健忘/ 怔忡, 久則健忘, 정충이 오래되면 건망이 된다.
33)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三 > 胸 > 心痛有九種 > 悸心痛/ 因七情, 怔忡驚悸, 以致心痛, 宜四七湯⽅⾒氣門 ․ 加味四七湯⽅⾒神門 ․ 七氣湯 ․ 正氣天⾹湯⽅幷⾒氣門.≪入門≫ 칠정으로 가슴이 두근거리다가 명치가 아프게 되면 사칠탕 ․ 가미사칠탕 ․ 칠기탕 ․ 정기 천향탕을 써야 한다.≪입문≫
34)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二 > 夢 > 臥不安/ 人臥則血歸於肝, 今血不靜, 臥不歸肝, 故驚 悸⽽不得臥也.≪綱⽬≫ 사람이 누우면 혈이 간으로 돌아간다. 이제 혈이 고요하지 못하 여 누워도 간으로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다. ≪강목≫
35)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怔忡항목 참조 심(心)이 허하여 담(痰)이 울체되면 큰 소리를 듣거나 이상한 물건을 보거나 위험을 만나거 나 어떤 일에 상심하였을 때 매우 걱정하게 된다. 이것이 경계이다. 심(心)이 허하여 수(水) 가 머무르면 가슴속에 수(水)가 스며들고 허기(虛氣)가 흘러 다닌다. 수가 올라오면 심화 (心⽕)가 싫어하므로 저절로 마음이 불편하여 좋지 않게 된다. 이것이 정충이다.≪직지≫
심이 허하여 담이 울체되었을 때 외부 자극이 심하거나 내부에서 상 심하여 근심이 심해지면 경계가 되고, 경계가 낫지 않아 수기가 머물러 허 해지면 심화가 불편하여 정충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3) 경계와 정충의 치료
『동의보감』에 정충과 건망에 관한 임상사례가 소개되어 있는데 정신과 질환으로 인지하고 그에 관한 약을 사용하였으나 이는 신체의 증상인지라 보혈약(補血藥)을 사용하여 치료하였다는 내용이다.36)
36)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神病通治藥餌 > 十四友元 항목 참조 한(韓)나라의 위공(魏公)이 옛날에 심병(心病)을 앓았다. 정충과 건망이 있고 꿈자리가 어지러우며 잠을 잘 자지 못하였다. 이상한 증상이 너무 많이 나타나서 여러 가지 심약(心 藥)을 먹어 보았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였다. 이 병은 원래 근심과 생각으로 심혈을 소모하 여 생긴 것이다. 안심(安心)시키기 위하여 당귀와 지황 등 심혈을 기르는 약을 써서 비로 소 효과를 보았다. 만약 창포 같은 발산시키는 약을 먹는다면 심기가 더욱 흩어질 것이다. 심(心)을 지나치게 사용했기 때문에 이 병이 생긴 것이다. 이 약을 먹으면 대단히 신효하 다.≪경험방≫
이를 현대언어로 해석하자면 ‘정충 건망 증상이 있었는데 스트레스가 과도하여 혈허(血虛)로 진행된 증상에는 정신과 약물로 치료하지 못한다’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보혈약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 명상과 병행한다면 수승화강으로 자음 (滋陰)시키는 효과가 더욱 커져 치료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초기 정충만 있 을 때는 건망으로 진행하지 않고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추측할 수 있겠다. 『동의보감』 신문(神門)의 천왕보심단이란 약의 설명에도 정충과 경계의 치료법37)이 나오는데 심(心)을 편안하게 하고 신(神)을 보전하여 심신(心神) 을 기른다고 하였다.
37)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神病通治藥餌 > 天王補心丹 항목 참조 심(心)을 편안하게 하고 신(神)을 보전하여 잊어버리지 않게 하며 정충과 경계를 없애고 심신(心神)을 기른다. …≪회춘≫
이는 명상의 효과와 일치한다고 생각된다.
4) 기타(불파경이심자동(不怕驚而心自動), 여인장포(如人將捕))
(1) 불파경이심자동(不怕驚⽽心⾃動)
『동의보감』에서는 정충 경계와 유사한 증상으로 불파경이심자동(不怕驚 ⽽心自動)이란 증상도 언급하고 있는데38) 이는 심담담대동증과 유사하며 정 충의 증상을 설명한다.
38)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心澹澹大動/ 綱⽬曰, 心澹澹動者, 因痰動也. 謂不怕 驚⽽心自動也. 驚恐亦曰, 心中澹澹, 謂怕驚⽽心亦動也. ≪강목≫에, “가슴이 울렁거리 면서 뛰는 것은 담(痰)이 요동하기 때문이다. 놀라지 않았는데 스스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말한다. 놀라거나 두려운 경우에도 가슴이 울렁거린다고 하는데, 두려워하거나 놀 라서 가슴이 뛰는 것을 말한다”고 하였다.
(2) 여인장포지(如人將捕之)
‘여인장포지(如人將捕之)’란 말뜻은 누군가 잡으러 오는 것처럼 두려운 것 인데, 스스로 두려워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강목』에서는 누군가 같이 있으려 하고 두려워 불을 끄지 못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심리치료에서 말하는 불안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누군가 잡으러 올 것이란 점에서 일상생활에 지 장이 있을 정도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해석하였다. 이 증상은 경계와 정충에서도 언급되고 심담담대동증에서도 언급되며 수면장애, 건망에서도 언급되어 중복 기록되어 있고, 담병(膽病)의 증상으 로도 언급되어 있다.
『의종손익(醫宗損益)』에는 간허증39)의 한 증상으로 여 인장포를 기록하고 있다.
39) 김현제외 1인(1983), 『한의학사전』, 서울:성보사, p.227. <간허증(肝虛證)> 일반적으로 간의 기혈부족을 말함. 임상표현은 視物不明, 聽覺減退, 易驚 등 肝氣虛, 肝陰虛, 肝血 虛가 있다.
가. 칠정상(七情傷) 중 공상(恐傷)으로 생긴 여인장포
공(恐)과 경(驚)은 비슷하지만, 경은 그 대상을 알지 못하는 것이고 공은 스스로 아는 것이라 하였다.
공은 두려움으로 혼자 있지 못하고 밝은 곳에 있으려 하는 증상이다.40)
40)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神統七情傷則爲病 > 恐 항목 참조 ≪강목≫에, “공(恐)과 경(驚)은 비슷하다. 경은 그 대상을 알지 못하는 것이고 공은 자기 가 아는 것이다. 경은 소리를 듣고 놀라는 경우이다. 공의 증상은 누군가 잡으러 오는 듯한 생각이 들거나 하여 혼자 있기 힘들어 하며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두렵지 않은 경우이 다. 혹은 밤에는 무서워 하여 불을 키려 하고 등이나 촛불을 켜지 않으면 두려워하는 증상 이다”라 하였다.
나. 정충에서 언급되는 여인장포지 정충과 함께 나타나는 여인장포는 부귀를 간절히 원하는데 급급하거나 소원을 이루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 하였다. 41)
41)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怔忡 항목 참조대씨(戴⽒)가, “정충이란 가슴이 두근 거리면서 불안하고 다른 사람이 잡아갈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부귀하게 되는 것에 너무 연연하거나 가난하고 천하게 되는 것을 너무 근심하거나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해 생긴 다”고 하였다.
다. 담병(膽病)에서 언급되는 여인장포지
가슴과 옆구리를 지나가는 족소양담경에 이상이 있으면 가슴이 울렁거리며 누군가 잡으러 오는 듯한 두려움이 있다고 하였는데 이는 담경의 시동 병(是動病)에 해당되는 증상이다. 42)
『의종손익』에서는 간이 허할 때도 누군가 자신을 잡으러 올 것 같은 두려 움이 있다고 하였고,43) 담경은 옆구리를 지나는데 옆구리에 통증이 있으면 여인장포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44)는 것은 위의 ‘다’에서 언급한 시동병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담이 가지는 고유의 기능과 관련이 있다 하겠다.
42)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心澹澹大動 / 靈樞曰, … ⼜曰, 膽病者, 心中澹澹, 恐 如人將捕. ≪영추≫에, … 또, “담병(膽病)이 들면 가슴이 울렁거리고 다른 사람이 잡으 러 올까 두려워한다”고 하였다.
43) (醫宗損益 卷之二. 丑集 > 五臟 > 肝病虛實) ≪靈樞≫ ○肝虛, 則⽬剆剆無所⾒, 耳無 聞, 善恐如人將捕. ≪濟衆≫≪영추≫ ○ 간이 허하면 눈이 침침하여 잘 보이지 않고, 귀 가 잘 들리지 않으며, 쉽게 두려워하여 마치 누군가가 자신을 잡으러 올 것처럼 느껴진다. ≪제중≫
44) (醫宗損益 卷之四. 卯集 > 脇 > 脇痛虛實左右) 實者, ⼿⾜煩燥, 不得安臥 … 虛者, 悠悠 痛不止, 耳⽬冬冬, 善恐如人將捕. … ≪濟衆≫협통의 실증은 손발이 번조하여 편안히 누울 수 없는 증상이다. … 허증으로 생긴 협통은 살살 아픈 통증이 멈추지 않고, 귀와 눈 이 흐릿해지면서 잘 보이지 않고 들리지도 않아, 마치 다른 사람이 자기를 잡으러 오는 것 같은 두려움이 느껴진다. …≪제중≫
라. 수면장애 중 꿈에서 언급되는 여인장포지
두려움이 지속되면 수면장애와 식욕저하의 원인이 되는데 두려움이 신 (腎)기능계의 이상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45)
45)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二 > 夢 > ⽤藥法 / 一人因恐得病, 如人將捕, 睡臥不安, 飮⻝不 知味 … 此因恐傷腎.≪丹心≫ 어떤 사람이 두려움으로 병을 얻어 다른 사람이 잡아갈 것 같고 잠자리가 편안하지 않으며 음식을 먹어도 맛을 알지 못하였다. 이는 두려움으로 신 이 상한 것이다.≪丹心≫
불파경이심자동은 칠정상으로 보기보다는 증상으로 심장 자체의 본병 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명상만으로는 이 증상의 소실을 기대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다음에 언급된 여인장포는 경계와 정충 의 증상을 동반하지만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우울, 심한 수면장애 등 의 병증에서 찾아볼 수 있는 증상이다. 이들 증상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하기 때문에 현재 명상치료를 적극 도입하여 성과를 보기도 하였다.
3. 신(神)과관련된증상들
『동의보감』의 신문(神門)은 서양의학의 정신과 영역과 연관되어 있지만 한의학이 인간을 육체와 정신을 분리해 보지 않는 정체적(整體的) 관점 때문 에 질병의 관점이나 기전의 추론 등 치료를 위한 전개 과정에서 유사점이 많다고는 할 수 없다. 이 영역은 불교의 심리치료 영역에서 많은 연구가 진 행되고 있어 대략적인 언급만 할 것이다.
1) 탈영(脫營), 실정(失精)
탈영이란 전에는 귀하였으나 나중에 천하게 된 것을 말하고 실정이란 전 에는 부유했으나 나중에 가난해진 것을 말한다. 이때는 외부 감염이 없어도 피로하고 오한이 있으며, 때로 놀란다.
『동의보감』은 『내경』의 글을 인용하여 탈영, 실정의 원인은 근심해서 혈 이 줄고 슬퍼해서 氣가 줄어들어 겉에서 衛가 소모되어 밖에서 보호하지 못 하여 감염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며 안에서 영(營)이 줄어 혈이 부족한 증 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았다. ≪내경≫에,
“전에는 귀하였으나 나중에 천하게 된 것을 탈영(脫營)이라 하고, 전에는 부유했으나 나중에 가난해진 것을 실정(失精)이라 한다. 비록 사기(邪氣)가 들어오지 않아도 병이 속에서 생겨 몸이 날로 축나고 기가 허 하며 정이 없어진다. 병이 심해지면 무기력하고 오싹오싹하며 때로 놀란다. 병이 심해지는 이유는 밖에서는 위(衛)가 소모되고 안에서는 영(榮)이 사라 지기 때문이다”라 하였다. 주(註)에, “근심하면 혈이 졸아들고 슬퍼하면 기 가 줄어들기 때문에 겉에서는 위(衛)가 소모되고 안에서는 영(榮)이 사라지 는 것이다”
라 하였다.
(內景篇卷之一 > 神 > 脫營失精證)46)
46)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脫營失精證 항목 참조.(동의보감에서 황제내경 소문 의 내용을 인용하였기에 아래의 원문내용과 같음)
『내경』에서는 탈영실정을 좀더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병이 장부에 있지 않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황제(⿈帝)께서 말씀하시기를 무릇 아직까지 어떤 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아본 자가 아니거든 반드시 물어서 일찍이 귀했다가 나중에 천(賤)하게 되 었으면 비록 사기(邪氣)에 맞지 않았더라도 병이 안에서부터 생겨나니 이름 하여 말하기를 탈영(脫營)이라 하고, 일찍이 부유하였는데 나중에 가난하게 되었으면 이름하여 말하기를 실정(失精)이라 합니다. 오기(五氣)가 머물러 이어져서 병이 쌓인 바가 있거늘, 의사가 진찰해서 병이 장부(臟腑)에 있지 않으며 몸의 모습에도 변화가 없으니 진찰하고서도 의심하고 병명을 알지 못하니 신체가 날로 쇠약해지고 기가 허(虛)하고 정(精)이 없어져서 병이 심 해지며 기력이 없고 오싹오싹 추워하며 때때로 놀랍니다. 병이 심한 것은 그 밖으로 위기(衛氣)를 소모하고 안으로 영혈(營血)을 빼앗긴 때문입니다. 량 공(良⼯)이 잃은 바는 병정(病情)을 알지 못한 것이니 이것이 또한 치료의 첫 번째 잘못입니다. (⿈帝內經素問 卷之⼗⼆ > 疎五過論篇 第七⼗七 > 第⼆章 > 第一節 )47)
47) 『⿈帝內經素問』(卷之十二 > 疎五過論篇 第七十七 > 第二章 > 第一節) 帝ㅣ曰凡未診 病者이어든 必問하야 嘗貴後賤이면 雖不中邪라도 病從內生이니 名曰脫營이오, 嘗富 後貧이면 名曰失精이니이다. 五氣留連하야 病有所幷이어늘 醫⼯診之하야 不在臟腑 하며 不變軀形하니 診之⽽疑하고 不知病名하니 身體⽇減하고 氣虛無情하야病甚無氣 하고 洒洒然時驚하니이다. 病甚者는 以其外耗於衛하고 內奪於榮일새니이다. 良⼯所 失은 不知病情이니 此ㅣ亦治之一過也니이다.
『 의종손익』에서는 치료법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요즘 말하는 상 담치료와 흡사하다.
≪내경≫에서 이전에 귀한 신분이다가 나중에 천한 신분이 되어서 병이 생긴 것을 탈영(脫營)이라 하고, 이전에 부유하게 살다가 나중에 궁핍해져서 병이 생긴 것을 실정(失精)이라 했는데, 이것들은 모두 정기를 손상하여 육 체가 틀림없이 망가진 것이다. … 이런 상황에 처한 사람은 무엇보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낙천적인 자세로 선천(先天)의 원기(元氣)를 힘써 만회해 야 한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하루를 기뻐하면 하루를 더 살고, 하루를 근 심하면 하루를 잃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생각이 분명하고 언제나 깨어있다면 어떤 병마가 감히 침범하겠는가! (醫宗損益 卷之八. 未集 > 虛勞 > 症治)48)
48) (醫宗損益 卷之八. 未集 > 虛勞 > 症治) 如經曰, 嘗貴後賤, 名曰脫營, 嘗富後貧, 名曰失 精, 皆傷精氣, 身必敗亡, … 凡値此者, 速宜舒情知命, ⼒挽先天. 要知人生在世, 喜一⽇ 則得一⽇, 憂一⽇則失一⽇. 但使靈明常醒, 尙何塵魔敢犯哉.
탈영과 실정의 병리기전에서 언급되었듯이 혈이 줄고 기가 소진되어 생 긴 증상이므로 보혈약(補血藥)과 보기약(補氣藥)을 사용한다면 당연히 치료 에 많은 진전이 있다. 그러나 깊은 원인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선이 나 명상을 통하여 스스로의 마음을 치료하지 않는다면 완치를 기대할 수는 없는 병이라 생각해도 될 것이다.
2) 건망(健忘)
건망은 잘 잊어버린다는 뜻으로 구본홍 등은 건망을 심비(心脾) 2경병(二 經病)으로 정의하였다.49)
사려(思慮) 과다하면 심혈이 흩어져 위로 순환하지 못하므로 잘 잊어버리는데, 담음으로 인한 것도 있고 정충이 오래되어 생기 기도 한다고 하였다.50)
건망이 있으면 일처리 시에 앞뒤가 맞지 않으며 대 화 도중에도 잊어버리기 때문에 생활에서는 매우 불편한 증상이다. 『동의보감』에서도 건망의 원인을 심혈이 부족하여 신(神)이 손상된 것으 로 보았다.51)
49) 구본홍 외 4인(1987), p.71.
50) 구본홍 외 4인(1987), p.71.
51)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健忘/ 怔忡, 久則健忘, 由心脾血少神虧, 引神歸舍丹 主之. 或所稟陰魄不⾜, 善忘者, 宜定志丸 ․ 開心散. 如年⽼善忘者, 宜加減固本丸.≪入 門≫ 정충이 오래되면 건망이 된다. 심비(心脾)의 혈이 적어서 신(神)이 이지러졌기 때문 이다.≪입문≫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에게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건망은 신음(腎陰)이 부족해지는 노화에 자연스레 나타나는 증상이다.
신음을 보하는 약을 지속 적으로 복용한다면 증상을 지연시킬 수 있겠지만 지속적 복약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이 또한 선과 명상이 대체재로 언급될 수 있을 것이다.
3) 심담허겁(心膽虛怯)52)
52) 구본홍 외 4인(1987), p.72.
구본홍 등은 심담허겁의 원인에 대하여 갑자기 외부로부터 받은 무서움 과 두려움과 뜻밖의 일로 놀라는 등의 자극이나 정서의 긴장은 심계(心悸)를 유발하여 심담허겁을 일으킨다고 하였다.
또한 소문 거통론(素問 擧痛論)을 인용하여 “놀라면 심(心)은 의지할 곳이 없게 되고 신(神)은 돌아갈 곳이 없 으며 사려가 정착할 바가 없어지므로 기란(氣亂)하게 된다”라 하였다.
이는 외상 후 트라우마를 말하는 것으로 구본홍 등은 변증으로 심신불녕 (心神不寧), 심혈부족(心血不⾜), 음허화왕(陰虛⽕旺), 풍습입침(風濕入侵) 네 가 지를 들었는데 심신불녕과 음허화왕으로 진단이 된 경우에는 명상 등의 불 교의 수행법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Ⅵ. 결론
『동의보감』 「내경편」에서 언급하고 있는 ‘이도요병 허심합도’는 한의학 에서는 중요한 치료법 중의 하나임을 곳곳에서 밝히고 있다.
‘이도요병’의 설명에서는 몸이 모두 환영이고 화와 복이 있는 것이 아니며 생사가 꿈이라 하였고[我身皆是虛幻, 禍福皆是無有, 生死皆是一夢], ‘허심합도’에서는 육조스님 의 본래무일물 하처유진애(本來無一物, 何處有塵埃)를 직접 언급하였다.
이는 ‘한의치료에 불가의 가르침이 매우 긴요하다’고 여기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 것이다.
동의보감의 저작 시기가 불교가 쇠퇴한 임진왜란 이후임을 생각 할 때 이는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동의보감에 있는 모든 질병에 이도요병과 허심합도의 치료기법을 적용 할 수는 없지만 현대인은 허심(虛心)으로 많은 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바, 특히 우울증, 분노조절 장애, 홧병 등으로 시작하여 중풍, 심장 병 등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간기능계의 초기증상인 간기울결 등 증은 불교의 수행법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불안, 두근거림 등 증상을 시작으로 심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기능 계 질환들은 현재 특별한 예방법이 없는데 동의보감의 언급처럼 내 몸이 모 두 환영에 불과하며 화와 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 그 몸 과 마음을 내려 놓는다면[便當放下身心] 경계나 정충 등의 초기증상에는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사려된다.
이를 이필원53)이 말한 ‘간화선은 참된 앎을 통해 모든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게 한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신체적인 질병이 선이나 명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한의학 이론으로는 주단계(朱丹溪)의 상화론(相⽕論)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단계의 의하면 사람 몸 에는 화(⽕)가 둘로, 군화(君⽕)와 상화(相⽕)인데, 상화는 질병을 일으키는 사 화(邪⽕)가 될 수 있다. 그 이유로 단계는 사람의 몸이 항상 양유여음부족(陽 有餘陰不⾜)이기 때문이라 하였다. 54)
이 때문에 화(⽕)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 여 인체의 기의 흐름을 방해하게 되는데 간을 병들게 하면 간기울결이 되고 심을 병들게 하면 심화상염이 된다.
치료약제로는 고한(苦寒)한 성질을 가진 약제가 선택되고 이는 속을 차게 하여 비위(脾胃)를 상하게 하는 약물 부작 용을 낳게 된다. 55) 이때 가장 적절한 치료방법을 제시하라고 한다면 개인 적으로는 선수행이나 명상수행을 병행하라고 말할 수 있다.
53) 이필원(2016), p.32
54) 양광렬(2001)
55) 김기욱 외 1인(2006), p.12.
질병에 따라 섬세하게 다른 치료방법을 사용하겠지만 수승화강은 이들 치료에 공통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치료법이면서 선과 명상은 알려진 치료 법 중 부작용이 가장 적어 환자가 수행경험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고려하길 권한다.
아직 우리나라의 정서는 정신과 치료는 물론이고 심리치료에서도 많은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의학에서는 칠정손상(七情損傷)은 마음뿐 아니라 신체에도 영향을 주어 심리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거꾸 로 신체증상도 심리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의종손익』의 수화(水⽕)의 균형 을 맞추는 치료법으로 심(心)과 신(腎)을 조화시키고 잘 먹기만 한다면 정신 과 육체가 모두 좋아진다56)고 한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마지막 말을 맺고자 한다.
56) 『醫宗損益』 卷之八. 未集 > 虛勞 > 症治/ 不論陰陽損傷, 皆因水⽕不濟. ⽕降則血脉和 暢, 水升則精神充滿. 或心腎俱虛, 或心脾俱虛, 或心肝俱虛, 或肺腎俱虛, 或五臟俱虛, 但以調和心腎爲主, 兼補脾胃, 則飮⻝進, ⽽精神氣血自生. 음양의 손상은 모두 수화(水 ⽕)가 상호 균형을 잡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화기가 내려가면 혈맥이 화창하고 수기가 올 라오면 정신이 충만하게 된다. 심과 신, 심과 비, 심과 간, 폐와 신이 다 같이 허하거나 오장 이 모두 허하여도 심과 신을 조화시키는 것을 위주로 하고 겸하여 비와 위를 보하기만 하 면 입맛이 나고 정신과 기혈이 저절로 생기면서 낫는다.
<참고문헌>
1. 원전자료
『⿈帝內經』 許浚, 『東醫寶鑑』 ⿈度淵, 『醫宗損益』
2. 단행본
김현제외 1, 한의학사전, 서울, 성보사, 1983. 허준저, 두호경 외 20인 역, 『동의보감』(서울:법인문화사,1999). 구본홍 외 4, 『동의심계내과학』 (서울:서원당, 1987). 김정제 외 4, 『동의간계내과학』(서울:집문당, 1986). 劉燕池 等 共著, 中醫基礎理論問答(上海:上海科學技術出版社, 1982). 3. 논문 및 기타자료 김기욱 외 1인(2006), 「주단계와 장경악의 상한론에 관한 비교연구」, 『대한한의학 원전학회지』 Vol 19-4. 김병수외 2인(2014), 「간화선 수행이 중 ․ 고령자의 심리적 특성(우울, 불안, 분노) 에 미치는 효과」, 『불교학보』 제67집, 불교문화연구원. 김석암(화랑)(2011), 「‘상담 및 치유’에 대한 대승간화선의 접근」, 『보조사상』 제36호. 김혜원(2019), 「간화선이 수행자의 심리 ․ 생리적 변화에 미치는 영향」, 동국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南杰, 「肝氣鬱結의 病因病機와 診斷治療에 관한 고찰」, 경희대학교석사학위논문, 2022. 양광렬(2001), 「朱丹溪의 陽有餘陰不⾜論에 관한 硏究」, 경희대학교 석사학위논문. 이필원(2016), 「간화선의 심리치료적 기능에 대한 고찰 - 초기불교의 관점과 비교 해서」, 『 불교학보』 제75집, 불교문화연구원. 조현주(2019), 「심리치료 및 상담과 마음챙김 명상의 접점과 활용방안」, 『불교문예 연구』 제14집.
❚한글요약
본 논문은 한의학의 주요 치료기전 중 하나인 ‘이도요병 허심합도’로 치 료할 수 있는 병증들을 정리한 것이다. 이 구절은 『동의보감』에 기재되어 있으며 『동의보감』은 한국 한의학 서적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서적이라 할 수 있어 이를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명상을 질병 치료에 응용하고자 하는 시도는 여러 가지 병증에서 진행되고 있다. 심리치료에 명상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우울 분노 등의 칠정상(七情傷) 치료에 대한 논문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지만, 신체 증상을 중심으로 한 논문은 찾지 못하였다. 한의학에서는 신체를 정신과 분리하지 않고 정체적(整體的) 관점으로 본 다. 질병을 치료함에 그 신체증상만 치료할 줄 알고 마음을 치료하지 않는 것은 근본을 버리고 말단을 좇는 것이라 근원을 궁구하지 않으니 어리석은 것이라 하여 ‘도로써 병을 치료하는 방법[以道療病]’을 중히 여기었다. 이는 칠정상에 한한 것이 아니고 신체 증상을 주소로 하는 병증도 포함되어 있는 데, 그 중 간기능계와 관련되거나 심기능계와 관련된 증상들이 많았다. 간기능계의 병증은 간기울결(肝氣鬱結)로 대표할 수 있다. 간기울결은 간 의 주요 생리기능인 소설기능이 실조되어 생기는 병증으로 간기가 불서(不 舒)되었다가 간화(肝⽕)가 상역하여 간화상염이 되고 심해지면 심화상염으 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겪을 수 있다. 심기능계의 병증은 경계(驚悸)를 시작으로 정충(怔忡)으로 진행되기도 하 고 심담담대동증(心澹澹大動證)이 나타나며 심해지면 여인장포(如人將捕)의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심혈 의 부족으로 보혈하는 치료를 기본으로 하는데 심혈을 보하는데 마음을 편 안히 하는 것은 주요 치료원칙이다. 신문(神門)에도 이도요병의 치료법을 이용해야 하는 증상들이 기술되어 있는데, 이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 중이어서 간략히 요약하였다.
주제어 허심합도, 이도요병, 간기울결, 경계 ․ 정충, 탈영 ․ 실정, 건망
❚Abstract
Therapeutic Practices for Physical Symptoms Through Mind and Meditation in Dongeubogam: Focusing on Yidoyobyng (以道療病, Treating Diseases with the Dao) and Heosimhapdo (虛心合道, Emptying Mind to Correspond to the Dao)
Kim, Eun-Ki
This study outlines the diseases treatable through a key therapeutic mechanisms in Korean medicine, “Yidoyobyung (以道療病:Treating Diseases with the Dao) Heosimhapdo (虛心合道:Emptying the Mind to Correspond to the Dao)”. The relavant text are sourced from the Dongeubogam (東醫寶鑑), a highly authoritative text in Korean medicine, which forms the primary focus of this paper. Attempts of application of meditation for various disease have been made as a kind of treatment. Although Meditation is often has been used in psychotherapy, as I found a number of articles on the treatment of depression and anger, but none that of the research seems to be focused on physical symptoms. While meditation has been utilized in psychotherapy for conditions like depression and anger, its application to physical symptoms remains umderexplored in research. In Korean Medicine medicine, the body and mind are viewed as integral, emphasizing holiltic treatment. Treating only the physical symptoms without addressing the mind is likend rather then addressing the root cause. We The approach emphasizes using Dao (道) for disease encompassing Seven emotional wounds (七情傷) as well as physical ailments, particularly those related to the liver and to heart function systems. Liver function system's disorders often manifest as liver depression syndrome, affecting its physiological and ventilatory functions, potentially leading to conditions like hepatitis, liver fire syndrom (肝⽕), and in severe cases, heart fire syndrome (心⽕). Heart function pathology may initially present with palpitations and progress to symptoms such as heart throbbing (心澹澹大動) and psychological symptoms like paranoia (如人將捕) sinificantly impacting daily life. Traditional Korean medcine employs treatments such as replenishing heart blood (補心 血) and calming the mind. Research into symptoms treated with Yidoyobyung in the Spirit Chapter is in its infancy, and this paper provides a brief summary of current findings. Yidoyobyng, Heosimhapdo, liver depression, palpitation, throbbing, Loss of dignity (脫營) ․ Loss of wealth (失精), amnesia.
❙논문투고일 : 2024. 6. 4❙심사완료일 : 2024. 7. 1❙게재확정일 : 2024. 7. 11
佛敎學報 第105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