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우리나라는 자본시장개방 이후 지난 30여년간 외환부문의 위기대응력이 크게 확충되고 자본수 출국으로 변모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과거의 규제적 틀에 갇혀 원화는 국제 교환성통화로 기능하 지 못하고 원화 국제화가 갖는 다양한 경제적 효용을 향유하지 못하고 있다.
점차 설득력을 잃어가 고 있는 원화 국제화의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지나친 까닭이다.
우리 경제주체들의 인식전환 이 긴요하다.
원화 국제화는 가장 효율적인 위기방어막이며 국제경쟁력 강화를 통해 자본시장 발전 과 경제활력을 제고하는 방안이다.
당국은 외환관련 법체계를 정비하여 원화연계 금융상품이 글로 벌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국제통화로 만드는데 노력하고 민간 경제주체들도 외환부분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인식하여 외환 및 국제금융업무 역량을 강화하는데 원화 국제화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원화 국제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내 용>
우리나라가 외국에 대해 국내 주식시장을 개방하며 개방경제체제를 도입한 지 언 30여년이 지났 다.
그간 무역규모와 자본·금융거래의 확대로 국경간 자본의 유출입이 크게 증가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외환 및 자본자유화 조치가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대외거래 자유화 조치의 마지막 과제 라 할 수 있는 원화 국제화는 아직까지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본고에서는 우리나라의 현 경제 상황 에 비추어 원화 국제화의 효용과 리스크에 대해 재고찰하고 시사점에 대해 살펴보았다.
1.통화 국제화의 구분
일반적으로 통화 국제화(currency internationalization)란 한 나라의 통화가 자국내에서 뿐만 아 니라 해외에서 널리 사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자국통화가 갖는 지급수단, 계산단위, 가치저장 등 화폐의 기본적인 기능이 해외로 확대됨을 의미한다.
현재 이러한 화폐의 기능을 모두 충족하는 통화는 미달러화가 유일하며 진정한 의미의 기축통화(vehicle currency)라 할 수 있다. 미달러화는 전세계 무 역 및 자본거래에서 지급결제 수단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고1) 다른 나라 환율의 척도를 제공한다.
1) BIS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달러화는 국제무역의 50%, SWIFT 결제통화의 42%, 전세계 외환보유액 구성통화의 60%를 차지 하고 있다.
또한 많은 나라에서 외환보유액의 구성통화로 미국채를 보유하고 국제금융시장에서 가치저장 또는 투 자대상 통화로 활용된다.
미달러화와 함께 3대 글로벌 통화에 포함되는 유로화와 일본 엔화는 물론 영국 파운드화, 스위스 프랑화 등도 이러한 화폐의 기능들을 상당 부분 만족하고 있으나 미달러화에 비하면 그 역할과 비중이 제한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 통화를 준기축통화라 부르기도 하는데 국제적 수용성(acceptability) 과 신뢰를 바탕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구성통화로 활용된다는 데 특징이 있다.2)
2) 한편 IMF의 특별인출권(SDR)의 구성통화는 그 나라의 수출 규모와 통화의 ‘자유로운 사용 여부(freely usable)’ 등으로 편입 기 준으로 삼고 있는데 2023년 현재 (준)기축통화중 미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와 함께 2016년 새로 편입된 중국 위안화 등 총 5개 통화로 구성되어 있다
준기축통화 이외에도 많은 국가의 통화들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유로이 교환되는 교환가능성 통화(convertible currency) 또는 부분 국제통화로서 거래되고 있다.
호주 달러화, 싱가포르 달러화, 캐나다 달러화, 홍콩 달러화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결제통화나 외환보유액을 구성하는 지급준비금 (reserve currency)으로서의 기능은 미흡하나 뉴욕, 런던 등 글로벌 금융중심지에서 다른 나라 통화와 은행간 외환매매가 일어나고 자국통화표시 금융상품이 활발히 거래되면서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이용 되고 있다.
이러한 부분 국제통화에는 우리나라보다 경제 및 금융의 발전 정도가 크지 않은 것으로 생 각되는 중국 위안화, 태국 바트화, 러시아 루블화, 멕시코 페소화 등 많은 신흥국 통화들도 다수 포함 된다.
이처럼 전세계 많은 국가들이 국제적 수용성이 충분히 뒷받침되는 (준)기축통화는 아니더라도 자국 통화 또는 자국통화표시 금융상품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유로이 거래 유통되도록 함으로써 국제통 화가 갖는 다양한 효용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세계 10대 경제권이라 자부하는 우리나 라의 원화는 아직까지 교환성 통화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어 국격과 위상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2.원화 국제화의 현주소
현재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나 국제화 수준은 미미하다.
우리나라의 수출과 수입에서 차지하는 원 화결제 비중은 2022년 기준 각각 2.3% 및 6.1%에 불과하다.
원화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교환성 통 화가 되지 못하고 금융시장에서 원화연계 금융상품의 거래도 없는 한국내 지역통화에 머물러 있다.
그 결과 세계 20위까지 결제통화 순위를 발표하는 SWIFT에서 원화는 찾아볼 수 없다.
우리나라가 경제 개방체제를 도입한지 30여년이 지난 지금 세계 10대 무역대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외국인과 거주자의 양방향 증권투자규모 증가로 국경간 자금유출입 규모가 비약적으로 확대된 현 상황에서 원화의 국제 적 활용성이 전혀 담보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외거래가 확대되더라도 해외에서 원 화는 화폐로서의 기능이 거의 없으니 원화를 매개로 한 금융 국제화와 선진화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원화 국제화에 대한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경 정부의 ‘신 외환법(2009년 예정)’ 도입 계획에 이미 원화 국제화가 포함되어 있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여파 로 잠정 중단된 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원화 국제화와 관련한 제도적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의 외환위기 직후 수출입 등 경상거래에 대해서는 원화사용에 대한 제한을 철폐하여 원칙적으로 국내 및 해외에서 비거주자의 원화 사용을 허용하였다.
그러나 자본거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매우 보수적 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급격한 자본유출입에 따른 변동성 확대 우려 때문이다.
비거주자가 국내에 서 이용할 수 있는 원화계정으로 ‘자유원계정’을 아직까지 유지하여 이 계정에 대한 예치 및 처분사유 를 명시하고 있으며 자금의 입출금시 이에 부합하는지 은행의 심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비거주자의 원화차입3)이나 원화증권 발행4)시에는 당국에 신고토록 하고 있다.
3) 현재 외국환거래규정 7-45조 2항에서는 비거주자의 원화차입 잔액이 300억원을 초과한 경우 최초로 초과한 날로부터 3영업일 이 내에 한국은행총재에게 이를 보고하여야 하며, 차입잔액이 30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의 그 차입 변동내역은 매월별로 다음달 10 일까지 한국은행총재에게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4) 외국환거래규정에서는 거주자(7-29조) 및 비거주자(7-30조)가 해외에서 원화증권(원화연계외화증권 포함)을 발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증권발행신고서에 발행자금의 용도를 기재한 발행계획서를 첨부하여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 고 있다.
이렇게 조달된 원화는 당국의 모니 터링이 용이하도록 외국금융기관 명의의 특정계정에 예치되어야 하며 외국인들의 원화계정간 자금 이 체도 불가능하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시장접근성(market accessibility)에 대해 인색한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제도적 규제에 주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처럼 국내에서조차 외국인의 원화 사용에 불편과 번거로움이 크니 해외에서의 원화 사용이나 원 화의 국제적 수용성을 기대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비거주자가 해외에서 원화를 차입하거나 원화결제 는 사실상 제한되어 있고 원화채권발행도 우리 외환당국에 사전신고를 요구하고 있다.5)
5) 다만, 해외에서의 원화 파생거래에 대해서는 허용하고 있는데 비거주자간 원화 NDF거래가 크게 증가한 것은 당국에 대한 신고와 같은 규제가 전혀 없는 데도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해외에서 원 화가 유통되기도 전에 모니터링을 위한 신고체계 등 방어막부터 구축해 놓은 셈이다.
또한 원화는 글 로벌 외환시장에서 은행간 매매에 사용되지 못하여 교환성이 없으므로 이에 기반한 다양한 원화연계 금융상품 출현이나 거래가 일어나기 어렵고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기능은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원 화의 국제화를 추진함에 있어 해외에서 원화수요가 일어나기 어려워 시기상조라고 하는 일부 주장은 그 원인이 여기에 있음을 직시하고 교환성통화를 보유한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3.원화 국제화의 경제적 효용
많은 나라에서 자국통화의 국제화에 노력하고 있는 것은 많은 경제적 효용과 이점이 발생하기 때문 이다.
원화가 국제화되어 국제거래에서의 활용도가 높아질 경우 다음과 같은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첫째, 대외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에서 기업의 환위험이 감소하고 환헤지 비용이 축소되는 효과가 있 다.
수출입기업이 무역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면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이 원천적으로 사라지고 환위험 의 헤지(hedge)에 드는 비용도 소멸한다.
또한 기업이 자금조달 수요가 있을 경우 해외에서 원화채권 발행을 통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어 기업의 자금조달과 관련한 비용이 감 소하거나 적어도 선택폭이 넓어지게 될 것이다.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가 높을수록 많은 개인들이 환전 과정에서 겪는 환율변동 위험도 줄어들게 된다.
둘째, 원화 국제화는 우리 금융기관의 대외경쟁력 향상을 가져오고 자본시장과 금융산업 발전에 도 움이 된다.
해외 금융시장에서 원화표시 또는 원화연계 금융상품이 거래될 경우 원화기반 영업에 비교 우위가 있는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의 대외거래 활성화와 수익창출은 물론 해외진출에도 도움을 준다.
즉 원화 국제화는 우리나라의 양방향 자본유출입을 원활하게 하고 원화연계 금융상품이 글로벌 차원 에서 유통될 수 있게 함으로써 우리 금융기관들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 국제화와 국내 자본시 장의 발전에 획기적 전기가 될 것이다.
셋째, 국가 전체적으로 외화유동성 위기 발생가능성이 최소화된다.
원화 국제화는 외환시장의 저변 을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시켜 시장효율성과 유동성을 풍부하게 하므로 외부충격에 대한 경제의 복원 력(resilience)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또한 원화가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교환성 통화가 될 경우에 는 글로벌 위기발생으로 갑작스러운 외환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원화를 대가로 긴급한 외자조달 수요에 충당할 수 있다.
이는 외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법이 될 뿐만 아니라 외환보유액 확충 등 전통적 인 위기대응 방식이 가져오는 비용을 줄여준다.
이런 점에서 원화의 국제화는 선제적이고 가장 효율적 인 위기대응 방안이라 할 수 있다.
넷째, 원화 국제화는 대외신인도 향상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사의 MSCI지수에서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신흥국으로 분류 되고 있는 요인중 역외 외환시장 부재에 따른 시장접근성 미흡이 오래전부터 지적되고 있다.
원화 국 제화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우리나라 외환시장 자유화 정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제거하여 우리나라가 선진국지수로 분류될 수 있게 함으로써 장기안정적인 외국인투자자금의 국내 유입을 가능하게 하고 국가신용도 상승 등 대외신인도 개선에 도움이 된다. 다섯째, 원화 국제화는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해외금융투자를 지원하여 안정적인 경상흑자 기조 강화와 국민가처분소득 증가에 기여한다.
즉 원화 국제화는 거주자의 해외증 권투자시 편의성을 제고하고 환위험 관리에 도움을 줌으로써 자본수출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해외금융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이자 및 배당소득 증가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저 하, 인구고령화 등에 대비한 노후소득 확보와 금융부문의 성장기여도 증대를 통해 경제활력 회복에 긍 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득수지 확대를 통한 안정적인 경상흑자 기조 정착은 미국의 관 세 압박 등 대외불확실성에 기인한 경제의 변동성을 줄이고 대외충격에 대한 경제의 복원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비판 이처럼 원화 국제화의 효용과 이점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에 관한 진전이 거의 이 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의 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트라우마가 아직 자리 잡고 있는 까닭이다.
대표적으로 원화 국제화는 비거주자의 환투기공격(speculative attack)을 용이하게 하여 환율변동 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해외에서의 원화사용이 확대되면 국내에 유입되어 있는 외국인투자자금의 유출시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원화를 대가로 미달러화에 대한 수요 가 늘어나 원화환율의 상승을 초래하게 된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현물환 중 심의 역내시장과 차액결제선물환(NDF) 중심의 역외시장으로 양분되어 있어 역외시장을 통한 환투기 공격이 오래전부터 얼마든지 가능한 구조임을 감안할 때 설득력이 없다.
즉 현재에도 역외시장에서 원 화의 실물인수도가 필요 없는 NDF거래를 통하여 비거주자들이 원화환율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고 있 으며 오히려 역외 NDF시장의 일평균 거래량6)이 역내 현물환시장보다 약 3배나 커 몸통보다 꼬리가 큰 상황이므로 환투기공격 가능성을 이유로 원화 국제화에 소극적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6) BIS의 조사에 따르면 역외 원/달러 NDF거래량은 일평균 500~6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에서는 원화의 해외사용이 늘어날 경우 복수의 역외 원화외환시장 형성으로 우리 당국의 모니 터링이 어려워지고 외환정책의 통제권을 벗어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원화의 국제화로 역외 현물 환시장이 발전하면서 NDF시장을 상당부분을 흡수한다면 투기적 거래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역 외 비거주자의 NDF거래가 사라져 오히려 환율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7)
7) 한때 신흥국중 가장 역외 NDF시장의 거래규모가 컸던 중국의 CNY NDF시장은 2010년 역외 CNH(deliverable)시장 개설 이후 거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현물환시장으로 흡수된 바 있다
다수의 글로벌 금 융중심지에서 자국통화가 24시간 연속적, 효율적으로 거래되는 것은 선진통화들의 보편적인 관행으 로 다수의 외환시장 형성이 모니터링 등 외환관리의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은 시장자율기능 보다 관리통제를 우선시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마지막으로 원화 국제화가 우리나라 통화정책의 유효성이나 자율성(autonomy)을 저해한다는 주 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가령 미연준의 금리인상시 우리나라 금리가 변화가 없다면 한미금리차 변화로 인해 자본유출 요인으로 작용하므로 우리나라도 금리를 동반하여 올리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통화정 책의 자율성이 침해된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는 원화의 국제화 여부와는 별 상관이 없는 주장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 국가의 통화정책은 경제성장이나 고용, 물가 등 자국내 요인 외에 기축통화 국인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글로벌 불확실성, 주변국 환율동향 등 다양한 대외변수들을 종합적 으로 감안하여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원화 국제화가 통화정책의 자율성을 저해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4.시사점
우리나라의 자본시장 개방 이후 지난 30여년을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는 두 차례 위기를 극복하며 거시건전성 제도의 정비 등에 힘입어 위기대응력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고 외환보유 액 확충과 민간부문의 풍부한 외화유동성을 바탕으로 이미 대외순채권국으로 변모하였다.
무역 및 자 본거래를 통한 대외거래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며 개방경제체제가 더욱 공고해진 가운데 최근에는 우 리나라의 해외증권투자 규모가 1조달러에 육박하는 등 자본수출국으로서의 역할이 강화되었다.
외채 에 대한 걱정은 이미 오래전 일이 된 반면 외화자금의 효율적 투자와 운용이 더욱 중요한 시대적 과제 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위기에 대한 트라우마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 하고 과거의 규제적 틀에 갇혀 원화는 국제 교환성통화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개방경제체제의 장 점은 제한적으로만 향유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원화 국제화의 다양한 경제적 효용은 점점 커지고 있는 반면 이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는 과거와 달리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잠재성 장률 저하와 인구고령화 등 산적한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화 국제화를 경제의 활력을 제 고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원화 국제화를 추진해 나감에 있어서는 준기축통화를 지향하기보다는 글로벌 금융중심지에서의 교환성을 확보하는 부분 국제통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는 전세계 GDP의 2%, 교역량의 3%에 불과한 소규모 개방경제로서 무역 등 대외의존도 또한 높은 나라이므로 부분 국제통화 를 추진하는 것이 원화 국제화에 따른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국 및 경제주체들의 인식 전환이 긴요하다.
자본수출국인 우리나라에서 원화 국제화는 더 이상 위기발생 요인이 아니라 위기를 가장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위기방어막이며 외 환시스템 선진화와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라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정책당국은 외환관 련 법체계를 정비하여 비거주자의 원화차입과 처분에 과한 규제를 철폐하고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원 화 현물환 거래가 역외 비거주자의 NDF거래를 흡수하도록 하여 원화를 국제통화로 만들어 나가야 한 다.
이를 기반으로 원화연계 금융상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 유통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주체들도 외환부분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인식하고 외환 및 국제금융업무 역량을 강화하는데 원화 국제화를 적극 활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원화 국제화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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