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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사이(In-Between)의 신학과 예배의 아름다움/박종환.실천신학대학원大

 I. 들어가는 말

 

성금요일과 부활절 사이

죽음과 삶 사이

날숨과 들숨 사이

미래와 과거 사이

이 중간에서 성령이 진동한다.1 _ 캐서린 켈러

 

    1 캐서린캘러, “서문,” 셸리램보, 『성령과트라우마: 죽음과삶사이, 성토요일의성령론』, 박시형 옮김 (한국기독교연구소, 2019), 16.

 

기독교예배를신앙공동체가하나님과소통하며서로가연결되는복합 적행위의공간으로이해한다면, ‘사이’(in-between)의개념은이공간에서 발생하는모호하고경계적인순간을의미한다. ‘사이’의공간은명확한규칙 이나 확정된 의미가 부재한 지점이면서, 동시에 창조적 가능성이 열리는 지점이다.

필자는이글에서‘사이’라는개념이예배에서어떻게경험되고 구현되는지다양한학제적관점에서고찰하고, 이를바탕으로예배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제언을 하고자 한다.

현대철학에서‘사이’는존재와존재가만나는경계지점을지칭하는개념 으로논의되어왔다.

마틴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존재가드러나는 열린장소”라는개념을통해존재자의출현이이루어지는지점에서모호성 과불확정성이내재함을설명한다.2

이러한틈새(gap)나경계(boundary)는 고정된의미체계밖에서새로운의미를발견할수있는공간이된다.

장-뤽 낭시(Jean-Luc Nancy)나자크데리다(Jacques Derrida) 같은탈구조주의철 학자들은‘사이’가가진“열림”(openness)의성격을중요하게평가한다.

명확 한결론이나종결이아니라끊임없이의미가생성되는현상이바로‘사이’에 서 일어난다는 것이다.3

 

    2 마르틴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전양범 옮김 (서울: 동서문화사, 2023), 179-187.

    3 Jean-Luc Nancy, The Inoperative Community (Minneapolis: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1991), 12-15. 

 

예배는신앙표현의장소를넘어서신앙이형성되는역동적공간이다.

예배에서신앙공동체는교리의확신을추구함과동시에신앙의근원적모호 성과신비속에서자신들의영적여정을전개해나간다. 이른바‘사이’의공간 은이러한복합적인신앙경험이가장선명하게드러나는영역이며, 이장소 에서신앙공동체는의미의애매함과창조적아름다움의차원을동시에경험 하게된다.

주목할점은이러한애매성이신앙의취약점이나한계가아니라 오히려더욱풍부한창조적가능성을내포한다는점이다.

한스우르폰발타 자르(Hans Urs von Balthasar)는신학을개념적체계나명제적구조가아닌 미학적경험의맥락속에서형성되는역동적과정으로이해했다.

그는예배 가교육이나가르침의도구적수단이기보다는하나님의초월적신비를경험 하는실존적장이되어야함을강조했다. 4

이러한관점에서신앙의애매성은  창조적이고생산적인방식으로경험되고표현될수있다.

오늘날의예배에 서는명확한정답이나교리적결론을제시하는것보다신앙공동체가자유롭 게질문하고사색할수있는해석학적여백을제공하는접근이필요하다.

즉,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신앙은 진정성 있는 경험으로 나아갈 수 있다.5

신앙은논리적으로완결되고폐쇄된개념체계가아닌끊임없이열린 경험이기에, 종교적불확실성이역설적으로신앙의깊이와풍성함을강화하 는요소가될수있다.

질들뢰즈(Gilles Deleuze)는‘미완결성’을창조적과정 의중요한요소로간주하며, 새로운의미가발생할수있는여지와가능성을 유지하는것이예술과철학적사유에있어필수라고주장했다. 6

 

    4 Hans Urs von Balthasar, The Glory of the Lord: A Theological Aesthetics (San Francisco: Ignatius Press, 2009), 123-140.

   5 Nicholas Wolterstorff, Art in Action: Toward a Christian Aesthetic (Grand Rapids: Eerdmans, 1987), 95-110.

    6 질 들뢰즈, 『차이와 반복』, 김상환 옮김 (서울: 민음사, 2004), 329-332. 

 

예배를통해 우리는신학적질문에대한명확한해답을얻지못할수도있다.

그러나바로 그열린과정에서신앙은깊어지고, 초월자와의관계는역동적이고창조적 인방향으로전개될수있다.

이는불확실성이혼돈이나무질서가아닌새로 운의미창출의가능성으로전환되는계기가된다.

신앙공동체는예배를 통해신앙을지속적으로형성하고재해석하며, 다양한감각적경험을통해 신앙의깊이와풍성함을더해간다.

예배는불확실성을회피하거나제거하는 공간이아니라그것을의미있는미학적경험으로변형시키는창조적장인 것이다. 

 

II. ‘사이’의 철학

 

1. 리좀(Rhizome)과 예배 미학

 

현대철학의논의는신학적사유체계와예배학의패러다임전환에도 깊은영향을주고있다.

전통적신학구조가지향해온수직적이고위계적인 사고방식과들뢰즈-가타리의리좀적인식론사이의학제적대화는이론적 대립을넘어실천신학의새로운지평을여는데기여하고있다. 전통적신학 의 지배적 메타포는 ‘나무’의 이미지에 기반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수목형(arborescent) 모델은신적권위나경전(canon)과같은단일한근원에 서출발하여분지적으로확장되는위계적체계를특징으로한다.

고대로부 터중세를거쳐현대신학에이르기까지이와같은사고방식은신학담론의 구조적틀을형성해왔다. 이러한수직적인식체계는자연스럽게교회의 제도적구조에도스며들수밖에없다.

성직자와평신도간의엄격한구분, 예배의식의표준화된형식, 성서해석의정통성에관한기준등은모두중심 에서 주변으로의 일방향적 흐름을 전제하고 있다.

이러한 수목형 구조는 예배의형식과내용에있어규범적인표준을설정하고이로부터의이탈을 ‘비정통적’ 요소로규정하는경향을보인다.

예배의정통성을논하는Ordo에 대한논의에서볼수있는바와같이, 신학적사유와예배실천은특정한중심 점을기준으로조직되며이로부터의거리에따라그정당성이평가되는패턴 을 유지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맥락에서질들뢰즈와펠릭스가타리는『천개의고원』(A Thousand Plateaus)에서서구사상의지배적패러다임이었던수목형사고에대한대안 으로서 ‘리좀’(rhizome)이라는 사유 모델을 제시한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리좀은땅속에서수평적으로확장되며다양한지점에서새로운줄기와뿌리 박종환 | 사이(In-Between)의 신학과 예배의 아름다움 289 를형성하는식물의독특한줄기구조를지칭한다. 7

들뢰즈와가타리의리좀 은수평적이고다중적으로연결되며중심이나위계가없는유기적연결망이 다.

이러한사고는신학에서단일한해석대신다양한공동체의대화와해석 적 개방성을 촉진하며, 참여적이고 역동적인 예배 미학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리좀적사고방식은신학의중심주의적경향을근본적으로재고 하도록유도한다.

신학의리좀화는단일한해석적권위의강조보다는다양 한 해석 공동체들의 대화적 교류와 교차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성서해석학의측면에서도전통적인경전읽기의위계적구조보다는다중적 이고맥락적요소를존중하는해석학적접근으로의확장을의미한다.

이는 해방신학, 여성신학, 생태신학등기존의주변화된신학적담론들이중심부 논의와대등한위치에서대화할수있는이론적기반을제공한다고볼수 있다.

들뢰즈는리좀의개념을통해탈중심화를넘어‘차이의긍정’과‘생성의 잠재력’을심도있게강조했다.

리좀은고정된구조적실체라기보다는끊임 없이변화하고새롭게구성되는역동적지도와같은특성을보인다. 8

 

    7 철학적은유로서의리좀은다음과같은특징적원리들을내포한다. 첫째, 연결의원리(principle of connection) ―리좀의어떤지점도다른모든지점과연결될수있는개방성을지닌다. 둘째, 이질성의원리(principle of heterogeneity) ―서로상이한본질과속성을지닌요소들이유기적으 로상호연결된다. 셋째, 다양성의원리(principle of multiplicity) ―다양한요소들이중심적위계 없이공존하는양상을띤다. 넷째, 비의미적단절의원리(principle of asignifying rupture) ―특정 지점에서단절이발생하더라도다른지점에서새롭게생성되는탄력성을지닌다. 다섯째, 지도 제작의원리(principle of cartography and decalcomania) ―리좀은고정된모델이아니라끊임없 이변화하고재구성되는역동적지도와같은특성을보인다. 질들뢰즈외, 『천개의고원』, 김재인 옮김 (서울: 새물결, 2003), 11-58.

    8 들뢰즈, 『차이와 반복』, 29-31. 

 

이러한 철학적관점은신학적사유와예배실천에있어풍부한미적체험의가능성을 열어준다. 리좀적예배의미학은단일하고보편적인미적기준이나형식적 완결성보다는참여자들간의유기적상호작용과우발적사건(event)의창발성을중요시한다.9

나아가리좀적예배미학은전통적인성례전적실천과 현대적 문화 형식의 창조적인 융합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성찬은 의례적 재현을 넘어 공동체적 식사와 나눔의 확장된 실천으로, 설교는 일방향적 선포가아닌상호대화적해석의역동적과정으로그리고찬양은형식화된 연행이 아닌 즉흥적이고 참여적인 음악적 탐구로 재해석될 수 있다.

리좀적사고는신학과예배학의방법론적변화를넘어서존재론과인식 론차원의전환을요구한다고볼수있다.

이는고정된정체성과확정된의미 보다는‘되기’(becoming)의과정과관계적네트워크를중심으로하는새로 운신학적상상력을촉구한다. 10

따라서리좀적예배는전통적인예배형식의 가치를인정하면서도현대적인예배경험의요소를유기적으로수용하며 예배참여자들이능동적으로상호연결될수있는개방적장을제공한다.11

 

    9 이러한예배미학은다음과같은요소들을포함할수있다. 바로시각, 청각, 후각등다양한감각적 차원을활용한총체적예배경험의구현이다. 이는계획되고통제된의례적형식보다는즉흥적 요소와우연적사건에개방적인유연한예배구조를모색하게한다. 이때예배참여자들은수동적 관객이아닌능동적공동창조자로서참여한다. 이는성스러움과세속성, 전통과혁신, 개인과 공동체사이의이분법적경계를초월하는유동적예배공간이창출된다. 특별히샐리어즈는 감각의 통합이 예배 경험에 있어 정서적, 신학적 깊이를 형성한다고 보았다. Don E. Saliers, Worship as Theology: Foretaste of Glory Divine (Nashville: Abingdon Press, 1994), 45-56.

   10 Michael Frost, The Shaping of Things to Come: Innovation and Mission for the 21st Century Church (Ada: Baker Books, 2013), 45-67.

   11 리좀적패러다임은예배학적맥락에서유기적예배(organic worship)의개념과밀접하게연관 된다. 유기적예배는고정되고정형화된의례적형식을넘어서참여자들의능동적개입과즉흥 적상호작용을통해역동적으로구성되는예배형태를지향한다. 이는형식적자유로움을의미 하는것이아니라예배의본질적의미와기능에대한심층적재고찰을요청하는것이다. 

 

리좀적사고는예배를새롭게구성하고실천하는방식뿐만아니라신학적 사고를보다역동적이고창의적으로전개할수있는이론적기반을제공한다 고볼수있다.

이러한맥락에서리좀적예배는정적이고고정된신앙실천의 한계를넘어서성령의역동적움직임과공동체의창조적경험을강조하는 새로운 예배 패러다임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2. 탈영토화(Deterritorialization)와 재영토화(Reterritorialization)

 

예전적시간의흐름속에서성금요일과부활절사이의시간은신앙의 변형이이루어지는독특한‘사이’의시공간이다.

들뢰즈와가타리가제시한 탈영토화(deterritorialization)와재영토화(reterritorialization)의개념적틀 은 기존의 구조적 체계가 해체되고 새로운 의미 체계가 형성되는 역동적 과정을설명하는데유용한이론이다. 12

 

    12 들뢰즈 외, 『천개의 고원』, 397-440. 

 

탈영토화는기존질서와의미체계가 와해하는현상을지칭하며, 재영토화는이러한해체이후새로운맥락속에 서의미가재구성되는창발적과정으로이해할수있다.

들뢰즈와가타리의 이론적틀을적용해보면예배에서‘사이’의공간은탈영토화와재영토화가 동시에발생하는창조적계기다.

예배에서발견되는‘사이’의공간은신앙이 창조적으로재구성되는중요한계기다.

이는신학적차원을넘어서예배의 미학적, 현상학적차원에서도중요한의미를지닌다.

예배를현재의신앙 공동체가성령의역동적인도속에서새로운신앙적정체성을형성해가는 과정이라고한다면, 들뢰즈와가타리가강조한유동적의미생성의관점에 서예배역시새롭게해석되고경험될수있는개방적구조를지향할필요가 있다.

이러한철학적개념을성금요일과부활절사이라고하는독특한예전적 시간에적용해볼때, 십자가사건을통한기존신앙체계의해체(탈영토화)되 고부활을통한새로운신앙적질서의형성(재영토화)되는역동적인과정이 라고할수있다.

성금요일의예전적어두움은탈영토화과정에서기존신앙 구조가근본적으로흔들리는순간이다.

예수의십자가죽음은제자들과초 기신앙공동체에게슬픔이나좌절을넘어선심오한신학적, 실존적위기를 초래했다.

이결정적시점에서제자들이의지했던기존의메시아적기대와 종교적체계는예수의십자가형이라는사건앞에서그설명력을상실하고, 제자들은자신들의신앙적토대가동요하는심층적경험을하게된다. 이러한 신앙적어둠의경험은신학적으로도깊은의미를내포한다.

발타자르는십자 가사건을하나님의심오한침묵속에서전개되는신적드라마(theo-drama)로 해석하며, 이 과정이 신앙의 질적 변형을 가능케 한다고 주장한다.13

성금요일예배의특징적요소인침묵과절제는탈영토화의경험적차원 을구현한다. 이시기에는예전적으로음악의사용이최소화되고, 장식이 제거되며, 성찬이거행되지않는등의변화가있는데, 이는기존의예배구조 가해체되는경험이라고할수있다. 이러한예전적실천은신앙공동체가 기존의익숙한종교적질서와의미체계에서일시적으로벗어나신앙의의미 를성찰할기회를제공한다.

부활절전야(Easter Vigil) 예배는재영토화의 예전적구현이라는의미에서성금요일과부활절사이의예전적시간은신앙 공동체가경험하는탈영토화와재영토화의시간이다.

예배에서이러한경험 은정적인신앙고백의차원을넘어서끊임없이변형되고새롭게구성되는 역동적 신앙 여정을 형성한다. 더나아가현대예배에서는종종시각적예술(회화, 영상, 설치미술등)이 나현대적인음악형식을도입함으로써예배의미학적폭을넓히려는시도가 이루어진다.

이때이미익숙한예배형식과새로운예술적요소사이에는 “충돌과긴장”이발생하기도한다.

그러나바로이충돌과긴장이예배자를 성찰과감동으로이끌수있는‘사이’의공간을마련한다.

교회공동체는그러 한‘사이’를무시하거나회피하기보다창조적인미학적실험으로받아들임 으로써예배의아름다움을심화하고확장할수있다. 14

 

    13 Hans Urs von Balthasar, Theo-Drama: Theological Dramatic Theory, Volume IV: The Action (San Francisco: Ignatius Press, 1994), 317-335.

   14 Graham Hughes, Worship as Meaning: A Liturgical Theology for Late Modernity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3), 111-113. 

 

이런의미에서예배의  ‘사이’ 공간은신학적변형이창조적으로일어나는장인동시에성령의역사 속에서신앙이새롭게태어나고변형되는생성의공간이라고할수있다.

예배를통해우리는신앙을학습하고체험하며, 새로운관점에서이해하고, 때로는의심의과정을통해신앙을재구성한다.

이는신학이명제적지식을 넘어서신앙공동체의생활세계안에서끊임없이생성되고변형되는과정임 을의미한다.

이러한관점에서볼때예배는신앙이능동적으로생성되는 ‘사이’의공간으로, 성례전역시상징적재현이나반복이아닌참여하는공동 체의맥락에서매순간새롭게구현되는사건(event)의성격을지닌다고볼 수 있다.

 

III. ‘사이’의 신학

 

1. 한스 우르 폰 발타자르의 신학과 ‘사이’

 

발타자르는그의방대한저술을통해신학적미학과드라마적존재론이 라는독창적사유체계를구축함으로써전통적신학담론의경계를확장하고 새로운지평을개척하였다.

발타자르의신학은미학적차원에서신적계시 가인간의감각적지각, 상상력그리고영적감수성에어떻게현현하는지를 심층적으로고찰하며, 이를통해신앙의체험적, 실존적측면을강조한다.15

 

    15 발타자르는계시의아름다움이인간주체를매혹하고초월적진리로인도하는과정을체계적으 로탐구한다.

그는아름다움을주관적감정이나형식적조화로환원하지않고하나님의자기 계시와연결된객관적실재로파악하며, 이를인간의자유로운응답을요청하는초월적현상으 로 이해한다. Balthasar, The Glory of the Lord, 18-20. 

 

발타자르에게있어아름다움은피상적인심미적경험을넘어서인간의전인 격적 존재를 사로잡아 신적 실재로 이끄는 신학적 사건이다. 

이러한 아름다움의 경험에서 ‘사이’는 발타자르 신학에서 암묵적으로 구현되는중간적공간으로, 이‘사이’의공간은시간적전이(transition)를넘 어서며 신적 침묵과 인간의 기다림이 교차하는 신학적 장소로 기능한다.

발타자르는‘사이’가갖는존재론적긴장을그의Theo-Drama에서정교하게 구체화하며하나님과인간사이의상호작용을드라마적(dramatic) 패러다 임으로해석한다.

그에게‘사이’는존재론적사건으로서, 인간의실존이하나 님의구속사적내러티브에참여하는결정적지점으로이해된다.16

그는‘사 이’의공간을부정적공백이나결여로보지않고오히려하나님의은총과 인간의자유가만나는긍정적이고생산적장소로해석한다.

‘사이’는발타자 르의미학적신학에서하나님의아름다움과인간의실존이공명하는역설적 공간으로, 그의 전체 신학적 구상을 관통하는 핵심적 주제다.

성금요일에현현된하나님의자기-비움(kenosis)과부활절에드러나는 영광의회복사이의극적전환은발타자르신학의핵심적주제다.

성금요일 은예수가죽음의심연으로하강하며신적침묵과버려짐의극단적사건을 경험하는시간이다. 17

 

     16 Hans Urs von Balthasar, Theo-Drama: Theological Dramatic Theory, Vol. II (San Francisco: Ignatius Press, 1990), 45-47.

    17 Hans Urs von Balthasar, Theo-Drama Vol. III: The Last Act (San Francisco: Ignatius Press, 1992), 112-115. 

 

예수의“나의하나님, 나의하나님, 어찌하여나를버리 셨나이까?”(마27:46)라는절규는신과인간사이의근원적단절을상징하지 만, 동시에이단절의심연에서구속의신비가시작됨을암시한다.

반면부활 절은이심연으로부터출현하는영광의현현으로서하나님의궁극적승리를 선언하며드라마의해결을가져온다. 발타자르는이두사건사이의공간에 서하나님의사랑과정의가충돌하고화해되며, 인간은이신적드라마에 참여함으로써자신의실존적의미를발견한다. 이러한존재론적긴장은예 전적재현을통해신앙공동체에체화되며, 예배자가하나님의영광을감각 적으로마주하게되는매개적통로로기능한다. 발타자르는신학이이론적 추상이 아니라 인간의 구체적 실존과 신앙 경험의 현장 속에서 생동하는 드라마임을 강조한다. 발타자르는예배의경험을통해신앙인이하나님의초월적아름다움에 매료되고, 이를통해궁극적진리와선으로인도된다고주장한다. 특히성금 요일과부활절사이의신학적긴장은성삼일(Triduum)의예전적구조를통 해재현된다.18

성금요일의침묵과애도는하나님의자기-비움에대한공동 체적응답으로표현되며, 신앙인은이심오한침묵속에서인간의죄와고난 의존재론적무게를성찰한다. 반면부활절의환희는영광의회복에대한 찬양으로표현된다.

신앙공동체는하나님의종말론적승리를기뻐하며그 영광에참여하게되는순간을상징한다. 이과정에서예배는‘아름다움’의 장소로변형되며, 예배의공간은하나님의초대와인간의응답이공명하는 드라마적 만남의 공간이다.19

 

    18발타자르는성금요일과부활절사이의시간, 즉토요일이라는‘사이’의날, 부재와침묵, 죽음과 기다림의공간을중요하게다룬다. 그는이를신학적으로‘신의침묵’ 혹은‘하강의미학’으로 해석하면서, 인간이인식할수없는고통과결핍속에서도신의영광이드러날수있음을강조한 다.이러한신학적긴장은성삼일(Triduum) ―성금요일, 성토요일, 부활절로이어지는예전적 구조안에서절정에달한다. 예배는이시공간의전이를극적으로재현하면서, 참여자가그리스 도의 죽음, 부재 그리고 부활이라는 거대한 신적 드라마에 온몸으로 참여하도록 만든다. Balthasar, The Glory of the Lord, 124-126.

    19 Hans Urs von Balthasar, Explorations in Theology, Vol. I: The Word made Flesh (San Francisco: Ignatius Press, 1989), 89-91.

 

예배의미적차원은신앙인이하나님의아름다움을감각적, 직관적으로 체험하고, 이를통해깊은영적통찰을경험하는통로로기능한다.

예를들어 성찬에서참여자는십자가의희생과부활의영광을동시에경험하며‘사이’ 의존재론적긴장이구체적이고상징적인행위를통해해소되고확인된다.

이러한관점에서예배는하나님의영광을계시하는동시에, 인간이그영광 에참여하도록초대하는신학적사건이다.

발타자르의신학적사유는현대 신앙의위기상황에서미적경험과신학적내러티브의통합을통해신앙의 심층적차원과풍요로움을회복할수있는방향성을제시한다.

그의신학적 공헌은신학자들뿐만아니라예배에참여하는모든신앙인에게하나님의 영광을새롭게발견하고그우주적드라마에능동적으로참여할것을촉구하 는 초대라 할 수 있다.

 

2. 사이의 신비 ― 성토요일

 

한스홀바인(Hans Holbein the Younger, 1497~1543)의<무덤속의죽은 그리스도>(The Body of the Dead Christ in the Tomb)20는신학적전통안에서 거의 회피되었던 ‘부활 전의 그리스도’를 사실적으로 마주하도록 강요한 다. 21

 

    20 Hans Holbein the Younger, “The Body of the Dead Christ in the Tomb,” Wikimedia, Aug 2023,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The_Body_of_the_Dead_Christ_in_the_Tomb_by_ Hans_Holbein_the_Younger.jpg. 2025년 4월 18일 접속.

   21 Michael Baxandall, Painting and Experience in Fifteenth-Century Italy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88), 64-66.   

 

홀바인의이그림은가로로긴캔버스에실제인간크기와유사한그리 스도의시신을배치한다.

십자가에서내려진그리스도는이미숨이끊어진, 부패직전의시체로그려져있다.

눈은반쯤떠져있고, 입은벌어져있으며, 몸은창백하고뻣뻣하다.

이순간은성금요일과부활절사이, 즉부활의영광 이오기전의침묵과정지의시간이다.

부활이나타나기전, 믿음이흔들릴 수밖에없는부재의신학을드러낸다.

“그가진짜로죽었다.” 이사실은믿음 을구성하는출발점이자동시에가장큰도전이다.

이그림은신학적시간의  중단을 표현한다.

여기엔 사건이 없고, 기적도 없다.

단지 죽음 이후 부활 전이라는 종말론적 정지의 시간이 놓여 있을 뿐이다.

그리스도의수난과죽음을기억하는성금요일과그의부활을축하하는 부활절사이에는단절과연속성이공존한다.

성토요일은단순한기다림의 시간을넘어구원사적맥락에서중요한의미가있다.

성금요일과부활절은 기독교신앙의신비를담지하고있으나, 이두절기사이에있는성토요일은 상대적으로충분한신학적조명을받지못했다.

이‘사이의시간’은신학적으 로‘하데스강하’(descensus ad inferos)라는교리로설명하는데, 예수가십자 가에서죽으신후음부에내려가셔서사망의권세를파괴하고의로운영혼들 을 해방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토요일은 단순한 시간적 공백이 아니라 죽음과생명, 절망과희망이교차하는신비로운시공간으로서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이 전개되는 역동적 순간이다.22

초대교회공동체는그리스도의죽음과부활사이의시간속에서부활의 실재를선취적으로경험하는신앙을형성하였다.

부활은과거의단일사건 을넘어서현재와미래를포괄하는종말론적사건이며, 신앙공동체는예전 적 실천을 통해 이를 체험하게 된다.

알렉산더 슈메만이 그의 저서 Great Lent에서논한바와같이예전적체험은신자들이부활의기쁨을현재적으로 경험하는중요한방식이다. 23

 

    22 Hans Urs von Balthasar, Mysterium Paschale: The Mystery of Easter (San Francisco: Ignatius Press, 2000), 148-151.

    23 특히정교회와가톨릭전통에서성금요일저녁부터부활절새벽까지거행되는예전을통해 신자들은 부활의 신비를 선취적으로 체험한다. Alexander Schmemann, Great Lent: Journey to Pascha (New York: St. Vladimir Seminary Pr, 1974), 140. 

 

이러한예전적경험을통해신앙공동체는절망 의 상황 속에서도 부활의 희망을 내면화하는 실천적 신앙을 갖게 된다.

발타자르는그의저서Mysterium Paschale에서성토요일을‘신비’(mystery)로설명하며, 외견상신적부재의시간속에서도구원의역사가심층적 으로지속되는역설적순간으로해석한다.24

성토요일은기독교전통에서 가장난해한신학적시간성을내포하고있다.

그리스도는십자가에서운명 하셨으나아직부활하지않았으며, 계시는침묵하고제자들은절망가운데 분산되었다.

신학적관점에서이시간은죽음과생명, 절망과희망이라는 대립적개념들이극단적으로긴장하면서도공존하는시간이다.

발타자르는 성토요일을“신적침묵과인간적기다림이교차하는시간적공간”으로정의 하며, 이‘사이의공간’(in-between space)이야말로구속사의신비가응축되 는신학적장소임을강조한다.25

이시간을통해죽음은더이상종결이나 부정성의 의미만을 함축하지 않으며, 부활도 역시 단순한 승리의 선언이 아닌죽음을내재적으로통과한존재의재구성을의미한다. 이러한신학적 해석은이분법적대립을넘어서며, 그대립사이에존재하는생산적긴장 자체에서 의미를 찾는다.26

이러한신학적이해는신앙의실존적차원에도중요한의미를지닌다.

신앙인들은실존적절망과영적어둠속에서도부활의희망을내면화하고 신앙의 본질을 성찰하는 계기가 된다.

성토요일의 신학적 의미는 개인의 신앙 여정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예기치 않은 절망과 신적 침묵을경험하며때로는하나님의현존이부재하는것처럼인식되는순간들 을종종마주한다.

발타자르의신학적통찰에따르면이러한경험은단순한 정지상태나신앙의공백이아니라하나님이새로운구원의가능성을창조적 으로준비하는시간일수있다.

따라서성토요일은역사적사건의재현을 넘어신앙인들이자신의실존속에서체험하는보편적순간으로해석될수 있는 것이다.27

 

   24 Balthasar, Mysterium Paschale: The Mystery of Easter, 50.

   25 Balthasar, Theo-Drama III, 112-115. 26 발타자르는이러한현상을‘극적진리’라명명하며, 진리는대립의해소나통합이아닌긴장의 지속적 현존 속에서 드러나는 사건이라고 주장한다. Ibid., 118-120. 

 

성토요일신학은기독교예전속에서구체적으로형상화된다.

성금요일 의예배는절제된표현과침묵, 상징의부재를통해인간의죄성과고통의 탄식그리고하나님의자기비움(kenosis)을체현한다.

부활절예배는찬란한 빛의상징과찬송, 성찬의신비를통해구속과승리의메시지를선포한다.

그러나성토요일의예배, 특히부활전야(Easter Vigil) 예식은이두극단적 경험을연결하면서도분리하는독특한예전구조를지닌다.

깊은어둠속에 서시작하여점진적으로빛이도래하고, 엄숙한침묵속에서찬양이서서히 울려퍼지며, 부재의상징인빈무덤에서새생명의상징인세례수가선포된 다.

이모든의례적과정은개념적모순의단순한해소가아니라그긴장이 창조적 역동성 속에서 미학적으로 ‘구성’되는 순간이다.28

 

    27 Balthasar, Theo-Drama IV, 210

    28 Ibid., 317-320. 

 

‘신앙’이란절대적확신의상태가아니라구원사의드라마안에서지속적 으로응답하는실존적참여다.

이러한통찰은현대의다원적이며불확실한 현실속에서신앙의의미를재구성하려는이들에게해석적자원을제공한다.

궁극적으로발타자르의신학적사유는죽음과생명, 절망과희망이라는대 립적개념들이대조적으로병치되는것이아니라그‘사이의공간’에서신비 와 계시가 집중적으로 드러남을 강조한다.

따라서 진리는 모순의 해소나 추상적통합이아니라드라마적긴장의지속과그안에서실존하는인간의 참여를 통해 진정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IV. ‘사이’의 예배 미학과 실천

 

1. 침묵과 감각

 

21세기의예배환경은디지털기술과미디어의확장으로인해급격한 변화를경험하고있다.

대형스크린, 첨단음향설비, 시각중심의멀티미디어 콘텐츠는예배공간을일종의퍼포먼스무대로전환하고있다.

이러한환경 은예배자의감각을지속해서자극하면서도역설적으로무감각화를초래하 는현상을발생한다.

현대인은정보과잉, 소음, 시각적피로상태에일상적으 로노출되어있으며, 이러한상황은예배경험의심층적차원을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예배는 내면적 집중과 영적 깊이를 위한 시공간이어야 하나, 현재의예배환경은감각적과잉을통해예배자의내면성을차단하는 역설적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29

 

   29 James K. A. Smith, Desiring the Kingdom: Worship, Worldview, and Cultural Formation (Grand Rapids: Baker Academic, 2009), 133-154. 

 

이러한맥락에서예배의감각적빈곤현상에주목할필요가있다.

감각은 단순한신체적기능을넘어신학적통찰과신비체험의중요한매개체이다.

기독교예전에서오감은신의현존을체현하고공동체와의연대와일치를 경험하는중요한통로이다.

빛과어둠, 향기, 찬양의울림, 물의촉감, 침묵의 깊이등은단순한예배의장식적요소가아닌초월자와만남을위한주요한 매개였다.

특히침묵과소리, 빛과어둠이교차하는부활절전야의예전구조 는 감각을 통한 예전의 극적 구현이다.

현대예배환경에서예전적침묵은어떻게감각을활성화하고성령체험 의도구로작용할수있는가?

감각은신학적메시지의전달수단을넘어신학 적사유의공간으로기능할가능성이있는가?

전통예전에축적된감각의  미적자원은현대예배공간과실천속에서어떻게구현될수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현대 예배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다. 기독교영성에서침묵은언어의부재를넘어신의현존앞에선인간의 기본적자세였다.

사막교부들은침묵수행을통해외부세계의자극으로부 터자신을분리함으로써하나님과의내적친밀성을추구했으며, 이는단순 한수도적고행이아닌감각의재구성과정이었다.

침묵은들음의공간이며 감각이신비와접촉하는지점이었다.

동방교회의예전은이러한침묵의신 학을극대화하며, 특히이콘앞에서의‘정지된시선’은시각적침묵의수행이 었다.

퀘이커공동체의무언예배또한공동체구성원들이감각을억제하는 것이아니라감각을내면으로정향하는예배실천이다.

이러한다양한전통 에서침묵은거룩한만남의공간으로이해되며감각이억제되는대신초감각 적으로 확장되는 신비 체험의 매개가 된다.

침묵은하나님의음성을듣고자하는적극적인신뢰의행위다.

침묵은 그어떤언어나소리보다강력하다.

영적으로깨어하나님께집중하고있는 상태다. 30

 

    30 박종환, 『예배미학』, 57. 

 

성령은인간언어의한계를초월하여현존하므로언어의중단속에 서오히려더선명하게감지될수있으며, 이는감각적차원을통해드러난다. 예배자가침묵속에머무를때청각은미세한소리를더욱예민하게포착하 고, 시각은빛의섬세한변화를감지하며, 신체는미묘한움직임조차성스러 운감응으로수용한다. 이러한상태는감각의정지가아닌감각의역치가 낮아지고심화하도록작용하며, 이는성령의신비에접근하는경험적통로 가 된다. 침묵은감각의흐름을차단하는것이아니라일상적자극으로부터감각 을보호하고재구성하는장치다. 예배자가눈을감고집중할때공간내의 미세한공기흐름, 조명아래형성되는그림자의떨림, 다른예배자의기도  자세는모두감각적으로경험된다.

후각은성소에남아있는향의흔적을 통해시간적연속성을경험하게하며, 미각은성찬의빵과포도주를통해 그리스도의살과피에대한감각적참여를유도한다.

침묵은이러한모든 감각을재조율하며, 감각을통한신학적사유가발생하는현장이된다. 침묵 은감각적인식의출발점이며, 침묵이심화할수록감각은외부로확장되기 보다내면으로침잠하게된다.

이는성령의내재적작용을감지하는창으로 작용한다.

예배공간의조명이소멸하고다시점화되는순간, 그시각적틈은내적 경험을유발한다.

발타자르는이러한전이적상태, 즉“사이의미학”이야말 로신학이실제로수행되고표현되는본질적영역이라고주장한다. 31

예배는 이러한감각적은폐와드러남, 침묵과소리, 정적과움직임사이의‘틈새’를 감각적으로인식하고경험하는공간이다.32 감각은인식을가능하게하는 근본적조건이며, 신학적사유는이러한감각적토대위에구축된다.

예배자 가예배공간에들어오는순간부터발밑의질감, 공간에머무는향기, 조명의 색, 음향의 밀도 등은 감각적 예배 경험을 형성한다.

예배의 시작과 마침, 말씀과성찬, 침묵과찬양의교차는각기다른감각적파장을생성하며, 감각 은이러한예전적리듬안에서신학을구성한다.33

 

    31 Balthasar, Theo-Drama Vol. I, 209-215.

    32 장-뤽마리온(Jean-Luc Marion) 역시“현현은언제나은폐된방식으로도래한다”고주장하며 감각이바로그러한은폐의현장임을강조한다. Jean-Luc Marion, God Without Being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91), 45-56.

   33 Aidan Kavanagh, On Liturgical Theology (Collegeville: Liturgical Press, 1984), 56-82.

 

시각은색채의상징성, 빛의이동패턴, 성물의공간적배치를통해인식작용하며, 청각은소리와 침묵의리듬적교차를통해존재의깊은차원과시간성을인식하게한다. 촉각은 몸의 자세, 무릎 꿇음의 감각, 물의 접촉 등을 통해 신체성과 영적 체험 사이의 연결 통로로 기능한다. 

 

2. 빛과 어둠

 

부활절전야는기독교예전중에서도가장극적인구조를가진다.

어둠 속에서시작되어점차빛으로나아가는이예전은예배자에게감각적으로 강렬한체험을제공한다.

부활절전야의시작은교회전체가완전히어두워 진상태에서시작된다. 이어서작은불빛이밝혀지고, 이는부활의빛으로 확장된다.

이러한빛의흐름은감각적전이를유도하며, 어둠속에서의긴장 과기다림, 빛의등장은예배자의내면에서강렬한감정적몰입을유도한다.

촛불이점화될때회중이들고있는초하나하나에불이옮겨붙으며빛이 점진적으로확산하는과정은단지시각적퍼포먼스가아니라공동체전체가 함께 부활의 신비에 참여하는 상징적 행위다.34

 

    34 이러한흐름은감각이시각적자극과함께정서적, 영적반응을유도함을의미하며, 이는예식이 반복이아닌신학적상징의구현이되는과정이다. Louis-Marie Chauvet, Symbol and Sacrament: A Sacramental Reinterpretation of Christian Existence (Collegeville: Liturgical Press, 1994), 88-89. 

 

어둠은결핍의공간이기보다수태의공간이며, 가능성과탄생의자리다.

발타자르는어둠을부정적인개념으로보지않고신적신비가체현되는역동 적공간으로해석한다.

그는어둠속에서태동하는부활의의미를강조하며, 이 과정이 예배자에게 감각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고 본다.35

 

    35 Balthasar, The Glory of the Lord, 198-200. 

 

빛은 이러한 어둠속에서‘현현’된다.

이는빛의변화가아니라존재론적상태의전환이다.

창세기에“빛이있으라”는하나님의선언은곧창조와질서의시작이며, 예수 그리스도의부활은그선언의완성이자재현이다.

부활절전야의빛은그리 스도의생명을상징하며, 예배자에게는감각적충격과정서적변화를불러 일으킨다.

빛이어둠속을뚫고들어올때예배자는그체험을시각적으로만 인식하는것이아니라몸전체로받아들인다.

예배자는어둠속에서자기  내면에집중하게되며빛이등장하는순간감각의전율을경험한다.

이러한 감각적체험은종종예배자개인에게깊은회심이나감정의해방, 성령의 임재에대한체험으로이어진다.

시각적자극은조명이상의것이며신학적 메시지를 내포한 감각적 언어다.

예배 공간에서 빛이 이동하거나 확산할 때그리듬은회중의감정과깊이연결된다. 이는예배의흐름전체를감각적 으로 조직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며 ‘빛의 리듬’이 곧 ‘기도의 리듬’이 된다.

어둠은예배자의내면을침잠시키고, 빛은그내면을열어하나님의현존을 받아들이게한다.

이전이의경험은감각을넘어서존재의깊이에서발생하 는 영적 감응이다.

예배공간은물리적측면만아니라감성적심리적차원에서도지대한 영향을미친다.

예배공간에는십자가, 제단, 성경, 성찬대등의다양한상징적 사물들이존재한다.

이러한상징들은예배자들에게성령의임재를구체화하 는기능을수행하며, 이들의배치와강조방식에따라예배경험이달라질 수있다.36

결국공간의구성과상징물의배치는예배자들이성령을인지하 는감수성과연결되는중요한요소로작용한다.

공간은물리적배경이아니 라 신학적 메시지를 담는 그릇이다. 미국의 종교사학자인 리처드 키케퍼 (Richard Kieckhefer)는 예배공간의구조, 배치, 조명 등이 신학적 의미를 내포하며예배자의감각과인식을결정짓는요소라고주장한다.37

 

     36 예를들어자유로운이동이가능한공간설계나원형또는곡선형태의좌석배치는예배자들이 서로를바라보고소통이가능하게함으로써성령이공동체전체에역동적으로드러남을인식 하게 한다.

    37 Richard Kieckhefer, Theology in Stone: Church Architecture from Byzantium to Berkeley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4), 21-28.

 

예배는 항상‘어디서’ 드려지는가에따라감각의질감이달라지며, 이는곧예배의 신학적해석에도영향을미친다.

이러한공간구조안에서감각은예배자의 신학적인식을조율한다.

공간의높이, 너비, 채광, 음향, 심지어 재료의 질감까지도 예배의 감각적언어로작동한다. 38

이는예배가단지말과노래만으로 구성되지않음을시사하며, 공간은감각을통해설교하고, 조명은침묵속에 서 말을 건넨다. 조명은밝히는기능을넘어서설교적역할을한다.

예배공간내에서조명 의배치는시각적메시지를조직하며특정순간이나영역에집중하게한다.

성소와 회중석의 조도 차이는 중심성과 주변성의 신학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제단이나성찬상에조명을주고회중석을어둡게유지할경우, 예배의 중심이하나님의현존임을감각적으로전달하게된다. 39

 

     38 예를들어수직적인공간구조는초월성과성스러움을암시하며, 수평적인구조는공동체성과 참여를강조한다. Thomas F. Mathews, The Clash of Gods: A Reinterpretation of Early Christian Art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9), 123-125.

    39 Susan J. White, The Spirit of Worship: The Liturgical Tradition (Maryknoll: Orbis Books, 2000), 56-58. 

 

또한조명의변화는 예배의순서를감각적으로분절시키는도구가된다.

설교전후, 성찬전후, 회중의참여시간에따라조명을조절함으로써감각적긴장과이완을유도할 수있다.

이는감정의파동을조율하고몰입의흐름을조성하는데결정적인 역할을한다.

빛, 침묵, 공간은단지예배의보조요소가아니라그자체로 신학적언어다.

이들은상호작용하며감각적몰입을유도하고, 이는곧거룩 한 체험으로 이어진다.

 

3. 음악, 신체, 성령의 역동성

 

예배는신앙공동체가하나님의임재를체험하고상호간의영적유대를 강화하는복합적의례적장치다.

예배에서성령은예배의대상이면서동시 에예배를가능케하는동력으로작용하며예배를통한인격적만남의대상이 기도하다. 이러한성령의체험은음악, 신체적표현, 공간이라는다양한매개를통해이루어지는데, 이는예배행위가고정적이거나일상적반복에국한 되지않고새롭게창조되는역동성을내포한다.

오늘날의예배에서성령의 역동적현존은음악적요소와몸의표현그리고예배공간의구성을통해 형성된다.

예배에서발견되는‘사이’의모호성과불확정성은신앙공동체에 미적 풍요로움과 창조적 역동성을 제공하는 토대가 된다.

성령의역동성은성서전반에걸쳐다양한방식으로표현된다.

사도행전 2장에기록된오순절사건은성령이강한바람과같은강력한임재로신앙 공동체의담대함과능력을변화시켰음을보여준다.

요한복음14장에서는 예수께서보혜사인성령을약속하시는데, 이는공동체가세상의도전에직 면할때도와주고진리로인도하는역할을한다.

이와같은성령의역동성은 예배에서인간의계획을초월하는비예측성과자율성으로발현되며예배 참여자들에게새로운통찰과영적성숙을촉진한다.

성령은교리적범주가 아닌예배가전개되는‘상황’과‘관계’ 내에서실제적으로경험되는존재다.

성령의활동은예배의형식을파괴하거나초월하기도하며때로는기존예배 구조내에서미묘하게작용하기도한다.

이러한양면적특성으로인해예배 는항상개방된상황으로존재하며, 참여자들은이러한개방성속에서성령 의역동적이고자유로운움직임을예측불가능한방식으로체험하게된다.

초대교회의찬양부터중세의그레고리안성가, 종교개혁이후의코랄 및현대의예배음악에이르기까지음악은시공간적제약을초월하여성령의 임재를촉진하고공동체의영적결속을강화하는매개로기능해왔다.

음악 은리듬, 선율등을통해인간의정서와무의식에직접적으로호소함으로써 사고의영역을넘어서성령의임재를경험할수있게한다.40

 

    40 돈 E. 샐리어스, 『예배와 영성』, 이필은 옮김 (서울: 은성출판사, 2002), 50-51. 

 

예컨대강렬한 타악기리듬과화려한선율을특징으로하는복음성가는예배자들에게성령 의역동성을체험하도록유도하며, 전통찬송가는내적평온과묵상적선율  에서 성령의 섬세한 음성을 경청하도록 돕는다.

몸의표현은음악과결합하여더욱강력한성령체험을유발한다. 몸의 움직임은예배참여자들을‘관찰하는예배’에서‘참여하는예배’로이끌며, 이러한적극적참여는공동체가집단적으로성령에응답하는모습으로나타 난다.

아프리카, 남미그리고일부아시아문화권교회의예배에서관찰되는 춤은문화적맥락과결합하여독특한신앙적에너지를생성한다. 이는성령 의보편성과다양성을동시에표출한다.

현대예배에서춤과같은신체적 표현이광범위하게활용되고있으며, 이를통해예배참여자들은시각적, 감각적 차원에서 성령과 밀접하게 교감한다.

 

V. 나가는 말

 

필자는이글에서발타자르의미학적신학과드라마적존재론을바탕으 로‘사이’(in-between) 공간이갖는신학적, 실천적의미를탐색하였다.

발타 자르는신학을하나님의계시가인간의삶과실존속에서긴장과여백, 침묵 과응답을통해구현되는존재론적사건으로파악하였다.

그는신학을삶과 죽음, 절망과희망, 고통과영광이라는실존의경계위에서하나님과인간이 서로를향해나아가는상호관계적사건으로이해한다. 이과정에서‘사이’는 단지공백이나결핍이아니라신학적상상력과성령의감응이작동하는창조 적공간으로나타난다.

성금요일과부활절사이에있는‘성토요일’은대표적 인‘사이’의시공간이다.

이날은신적계시가없는날, 신이부재한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성령이가장깊게진동하는공간이다. 침묵속의기도, 해석의다양성과응답의다층성모두가예배안에서‘사이’의신학이구현되 는구체적양상이다. 이러한예전은단순한메시지전달이아니라감각적이 308 한국기독교신학논총 137집 고존재론적인계시의장으로서기능하며, 발타자르가강조한예배의미학 은이‘사이’의틈에서가장선명하게드러난다. 그의미학은형이상학적신론 이나교리중심의변증학을넘어미와감각, 시간성과참여를신학의중심 범주로끌어들인다. 신학은고정된체계가아니라공동체의상상력과감응 안에서 조율되고 확장되는 ‘열린 텍스트’이다.

이러한‘사이의신학’은예배의실천에있어서깊은통찰을제공한다. 예 배는언어로구성된의례담론임과동시에침묵, 몸짓, 이미지, 음악, 조명 등다양한감각들이교차하며의미를생산하는미적사건이다. 예배참여자 들은이러한미적환경속에서형식을넘어서는창조적감각을경험한다.

‘사이’의공간은이러한미적경험이구현되는지점이다. 예배의순서들사이, 음악과침묵사이그리고몸짓과몸짓사이의여백은예배자에게심미적, 영적울림을전달하는통로가된다. 예배미학에서비언어적요소들, 즉침묵, 몸짓, 즉흥음악, 조명등은예배안에서의도적으로배치되는요소들이며, 이들이상호작용할때‘사이’가생성된다고볼수있다.41

 

     41 Frank Burch Brown, Good Taste, Bad Taste, and Christian Taste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3), 154.

 

이러한비언어적 공간은정형화된언어가담아내지못하는감각적영역을자극하여예배자가 자기내면에집중하도록돕는다. 구체적으로찬양과찬양사이의짧은쉼, 설교후반응, 찬양전의침묵과같은순간들이성령의세밀한음성을듣거나 개인적 기도를 심화할 수 있는 미적 공간이 된다.

나아가‘사이의신학’은현대사회의조건속에서도깊은실천적의미를 갖는다. 다원성과혼종성이특징인포스트세속시대, 언어적불확실성과 해석적다의성이증가하는문화적맥락에서신학이과연어떻게작동할수 있을지에대한대안을제시한다.

폐쇄적정통주의는단일한언어, 단일한 교리, 고정된형식을통해확실성과권위를주장하지만, 이는오히려공동체 를경직시키고시대와소통하지못하게만든다.

반대로‘사이의신학’은여백 과침묵, 언어와언어의재해석이라는공간을수용함으로써신학을계속해 서새롭게말해지는이야기, 살아움직이는언어로만든다.

이러한개방성은 신학이자신을해체하면서도본질에더가까이다가갈수있는길을연다.

결론적으로‘사이’는무엇인가결여된공백이아니라하나님의신비와 인간의응답이공명하는울림의장소다.

발타자르의미학적신학은신학적 진리를고정된개념이나형식이아니라드라마적이고감각적인사건으로 이해하도록초대한다.

바로그자리에서신학은예술이되고, 예배는계시가 되며, 공동체는성령의현존을살아내는공간이된다.

이것이‘사이’의신학이 교회와 신학 그리고 예배에 던지는 깊고 강력한 요청이다.

오늘날예배의실천은이‘사이’를어떻게해석하고수용하느냐에따라 전혀다른신학적지형을그릴수있다.

예배는정형화된순서의반복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말씀과말씀사이, 찬양과침묵사이, 공동체와개인의 응답사이에서끊임없이해석되고재창조되는사건이다.

이모호성과불확 실성은불안의근원이아니라오히려창조적가능성과심미적감응의장이 다.

예배자들은이러한틈과여백속에서성령의움직임을감지하며더깊은 감동과성숙을경험하게된다. 결국‘사이의신학’은교리적정체성과영적 개방성사이에서, 경직됨과창의성사이에서, 침묵과언어사이에서균형 잡힌예배미학을모색하게하며예배자들을새로움과거룩함의장으로초대 한다.

이는단지예배형식을바꾸는문제가아니라예배그자체의존재론적 깊이를재구성하는신학적실천이다.

오늘날교회와신학은이‘사이’의자리 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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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초록

본논문은기독교예배를미학적, 존재론적, 현상학적사건으로재해석하며 ‘사이’(in-between)의개념을중심으로탐구한다. 한스우르폰발타자르의미 학적신학과드라마적존재론을토대로성금요일과부활절사이의성토요일을 신학적, 예전적의미가응축된시공간으로조명한다. ‘사이’는단순한공백이 아니라하나님의침묵과인간의기다림, 죽음과생명, 절망과희망이긴장속에 공존하며새로운의미가생성되는창조적공간으로해석된다. 본연구는리좀 적사고, 탈영토화와재영토화, 발타자르의신학적미학을결합하여예배를 분석하며, 예배를언어중심의메시지전달을넘어감각적, 미적, 신비적사건으 로재구성한다. 이때빛과어둠, 소리와침묵, 신체의움직임, 음악등다양한 감각적요소의상호작용을통해예배자가하나님의신비에참여하는과정을 탐구한다. 결론적으로예배는해석과재해석, 응답과질문이공존하는‘열린 사건’이며, 현대예배는이‘사이’의공간을수용함으로써더깊은영적감동과 성숙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제안한다. 

 

주제어  사이, 예배 미학, 한스 우르 폰 발타자르, 성토요일, 리좀

 

Abstract

The Theology of the In-Between and the Beauty of Worship

Jong Hwan Park, Ph.D. Professor, Department of Liturgical Studies Graduate School of Practical Theology

 

This paper reinterprets Christian worship as an aesthetic, ontological, and phenomenological event, exploring the concept of the “in-between” as its central theme. Drawing on Hans Urs von Balthasar’s theological aesthetics and theo-dramatic ontology, it focuses on Holy Saturday―the space between Good Friday and Easter― as a creative locus of theological, liturgical, and spiritual significance. Integrating rhizomatic thought with the concepts of deterritorialization and reterritorialization, the study analyzes worship as an open event shaped by the interplay of light and darkness, silence and sound, bodily movement, music, and scent. Through this dynamic encounter, the worshiper participates in divine mystery beyond fixed doctrinal certainty, engaging a journey of questioning, response, interpretation, and reinterpretation. The paper proposes the theology of the “in-between” as a creative and practical framework for contemporary worship and theological discourse.

 

Keywords  In-between, Aesthetics of Worship, Hans Urs von Balthasar, Holy Saturday, Rhizome

 

 

 

 

 

접수일: 2025년 5월 8일, 심사완료일: 2025년 5월 28일, 게재확정일: 2025년 5월 30일 

한국기독교신학논총 137집

사이(In-Between)의 신학과 예배의 아름다움.pdf
1.02MB

 https://doi.org/10.18708/kjcs.2025.7.137.1.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