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자유’는 다양한 함의와 외연을 가진 개념이다.
“자유는 방종이 아니다”라 는 널리 회자하는 말에서 드러나듯이 자유가 적용되는 행위의 영역에는 일정 규범적 제한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퍼져 있고, 반면에 죄수가 겪는 (가장 뚜 렷한) 형벌이 자유의 제한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기에 그가 탈옥한다면 법 적 규범의 위반은 가중되겠으나 그는 자유를 얻은 것이다.
나는 ‘자유’의 의미 와 외연이 하나로 고정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자유’는 맥 락에 따라 ‘무능력’, ‘간섭’, ‘강제’, ‘억압’, ‘지배’ 등의 개념에 반대되는 것으 로 쓰이고, 맥락에 대한 담론 참여자들의 이해가 일치한다면 그 쓰임은 다 적 절할 수 있다.
윤리학자나 정치 철학자들도 ‘자유’의 다양한 함의와 범위를 무시할 수 없 지만, 그래도 그들 중 일부는 ‘자유’의 가장 핵심적인 의미를 찾고자 한다.
더 욱이 자유가 윤리학적, 정치 철학적 논의에서 중요한 이념이라면 그것의 의미 와 외연이 고정되지 않는 한 ‘자유’가 개입된 논의와 논쟁의 양편은 서로의 어 깨 너머로 자신의 주장을 할 뿐 실질적 토론의 진전이 도출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일련의 철학자들은 소위 ‘도덕화된 자유’(moralized freedom)의 개념 이 자유에 대한 가장 적합한 이해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논문은 그중에서 Ralf Bader와 Philip Pettit의 입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그들의 입장에 세부 적인 차이점이 있지만, 도덕화된 자유 이념의 핵심은 자유가 적용되는 행위의 영역에 대해 규범적인 제한을 두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모든 간섭과 제한이 자유의 축소가 아니고, 특정 규범적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행위자에 가해진 간섭과 제한이 그의 자유를 축소한다는 것이다.
특정 규범이 충족된, 그런 의미에서 정당한 간섭과 제한은 행위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미래 에 견디지 못할 술에 대한 나 자신의 욕구와 유혹을 막기 위해 타인에게 술 저 장고에 접근하려는 나의 행위를 막으라고 한 경우, 그의 간섭은 나의 진정한 이익을 위한 나의 결정에 따른 것이기에 나의 자유를 줄이는 것이 아니며, 민 주주의 국가에서 정당하게 통과된 법에 따라 범법행위를 금지하고 범법자를 처벌하는 공권력은 범법자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아니다.
나는 위에서 말했듯이 어떤 담론과 인간관계의 상황에서 도덕화된 자유 개 념이 자연스러운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것을 ‘자유’ 의 핵심으로 주장하는 위 철학자들의 논증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나에게는 다양한 ‘자유’의 용례들 모두에 핵심으로 기능하는 의미 내용이 있을지 확실하 지 않지만, 최소한의 자유 이념이 있고 그것들에, 자유와 관련이 있지만 자유 자체와 동일시될 수 없는 다른 이념들이 첨가되어 다양한 자유 개념들이 출현 하게 되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물론 다양한 용례들에 포함된 최소한의 자 유 이념이 모든 자유 이념들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거나 자유 관련 논의에서 독 점적 혹은 중심적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맥락에 따라 다른 이념들이 첨가 된, 두터운 ‘자유’가 더 중요하고 유효하게 논의 주제를 형성할 수 있다. 하지 만 그것들이 자유에 다른 이념들이 더해진 복합적 이념임을 잊는다면, 마치 그 두터운 자유만이 모든 개인에게 확보되면 사회적 (정의나 공정성의) 규범적 문 제들이 핵심에서 다 해결될 수 있다고 보는, 내가 보기에 잘못된 길로 가게 될 것이다. 이것이 잘못된 것은, 사람들에 따라서는 사회적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 않았기에 아직 (일부 개인에게는) 자유가 실현되지 못했다고 여길 수도 있고, 다른 이들은 모두에게 자유가 실현되었기에 남아 있는 문제는 지엽적이라고 여길 수도 있는 혼란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실적 문제 상황의 밑바닥 에서 차등적으로 구현되어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는 (자유를 포함한) 다양한 규범들의 지형도를 놓치는 것이다. 그 규범들의 집합체를 ‘자유’로 통합한 까 닭이다.
본 논문은 자유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규범적 갈등 상황의 이해와 해결 모색 에는 자유 이외의 다른 규범들도 중요하다는 다원주의를 배경으로 하고, 세 가 지 주장을 옹호한다.
첫째로 도덕화된 자유가 윤리학과 정치철학에서 필요하 다는 견해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둘째로 도덕화된 자유 이념 하나로 정치 철학 적 규범적 논의의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을 비판하면서 결국 도덕화된 자유 개념이 자유에 다른 규범적 이념을 더한 복합 개념임을 밝힌다.1)
1) 이 논문은 규범 다원주의를 위한 본격적 옹호가 아니다. 다만, 마치 도덕화된 자유 하나만 의 구현으로 중요한 사회적 문제가 해결의 단초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은 이질적 규범들이 상호작용하고 갈등할 수도 있는 현실을 은폐하고 있고, 문제의 실제적 해결에 대한 이견은 자유 기준으로만 해명될 수 없음을 예시하고자 한다. 이하 4.3 참조.
마지막 으로, 도덕화된 자유 이론가들이 주요 옹호 사례로 내세우는 위의 두 경우, 즉 ‘술 저장고 저지’ 경우와 민주적 법에 의한 범죄 금지와 범법자 처벌 경우를 논 의하면서 오히려 도덕화된 자유 이념이 이 경우들에 대한 자연스러운 이해를 제공하는 데 실패함을 보인다.
2. 논의될 자유 개념들의 소개
자유에 관한 명제가 “x가 z를 하려는데 있어서 y로부터 자유롭다”로 분해될 수 있다고 해보자.2)
도덕화된 자유 개념은 y와 z에 대해 규범적인 제한을 부과 한다. Bader는 z를 x가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는 행위로 제한한다. 따라 서 권리에 의해 허용된 행위에 대한 간섭이나 방해(y)가 x의 자유를 축소하며, x가 권리를 갖지 않은 행위에 대한 간섭은 그의 자유를 축소하지 않는다.3)
Pettit의 (신)공화주의적 자유 이념에 따르면 모든 간섭이 자유의 축소가 아니 라 단지 자의적인(arbitrary) 간섭이 자유를 침해하는데, 후자는 x의 이익과 그 의 의견/생각에 따르지 않는 간섭이다.4)
이러한 간섭이 바로 지배(domination) 에 해당하며 Pettit의 자유는 바로 비지배 상태를 말한다. 반면에 x의 이익을 그 의 의사에 따라 추적하는 간섭은 그의 자유를 축소하지 않는다.
(‘술 저장고’ 경우) 논문에서 비판적으로 검토되는 것이 이러한 도덕화된 자유인데, 두 규정 에 공통된 비판도 제시하고 둘 사이를 나누어 비판하기도 할 것이다. 도덕화된 자유에 대조되는 개념으로 내가 이 논문에서 ‘최소한의’ 자유로 상정한 것은 모든 종류의 외적 간섭의 부재 상태(non-interference)로서의 자유 이다.5)
2) McCallum (1967).
3) Bader (2018a), (2018b).
4) Pettit은 때로는 자의적인 간섭을 x(간섭받는 이)의 “이익 혹은(or) 의견을 참조하지 않고” (간섭자의 마음대로) 선택된 간섭으로 규정한다. (1997; p. 55) 하지만 곧이어 그는 “타인의 이익이 요구하는 바를 그 자신의 판단에 따라 추적(track)하지 않는” 방식으로 선택된 간섭 이 자의적이라고 말하면서 x의 이익과 의견을 연결하여 자의적인 간섭을 규정한다. 간섭이 x의 이익을 추적하지 않는 경우는 물론이고 x의 이익을 추적하더라도 그의 의견을 참조하 지 않는 경우 자의적인 간섭이라고 나는 이해한다. Pettit은 나중 저작에서 자의적인 간섭, 즉 지배의 규정을 약간 변경하는데 두 규정에는 세부적인 차이가 있을 뿐이다. 아래 참조.
5) 내가 ‘외적’ 간섭이라고 한 것은 타 행위자들에 의한 간섭을 말한다. 내적 방해 혹은 간섭 (병적 공포[phobia] 등과 같은 심리적 장애에 의한 행위 수행의 실패)도 자유를 축소할 수 있는지는 논의의 여지가 있고 그것이 포함된 자유 개념의 색깔은 달라질 것이지만, 도덕화 된 자유 논쟁의 대부분 참여자와 함께 나는 외적 간섭만을 포함한다. 그래서 자연적 재해 등에 의한 간섭도 일단 배제한다. 하지만 나는 자연적 간섭도 자유의 축소를 유발하는 경우 가 많다고 생각하며, 자연적 간섭의 예방과 처리도 정치철학의 중요한 사안이다. 나의 주제 제한은 논의의 편리를 위한 선택이다.
여기서는 x가 행하려는 것과 그것에 대한 방해/간섭에 어떤 규범적 제한을 두지 않는다.
위에서 말했지만 나는 비간섭 자유가 모든 자유 담론과 논 의에서 채택되어야 한다거나 자유의 핵심적 개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 떤 맥락에서는 오히려 최소한의 자유에다 다른 이념들이 첨가된 두터운 ‘자유’ 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단지 비간섭 자유가 비록 규범적 제한을 담고 있지 않지 만 윤리학과 정치철학에서 나름의 고유한 역할을 가질 수 있으며, 도덕화된 자 유 이론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경우에 자유와 관련된 사례들의 해명 에 동원될 수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
논문에서 타깃이 된 자유 개념에 대한 몇 가지 제한과 구분이 필요하다. 이 미 언급되었듯이 ‘자유’는 맥락에 따라 상당히 다른 이념을 지칭한다.
그 중 대 표적인 구분이 Berlin의 소극적(negative) 자유와 적극적(positive) 자유의 구분 이다.6)
전자는 개인이 가진 간섭받지 않은 기회에 의해 주어지는 것으로 위의 비간섭으로서의 자유에 해당하고 (Berlin에 의하면 얼마나 많은 문이 x에게 열 려 있는지의 문제), 후자는 그 기회를 통해 개인이 진정한 자기의 생각과 가치 를 구현하는지, 그가 진정한 자신의 주인이 되는지의 문제이다.
Berlin의 유명 한 경고는 후자를 추구할 경우, 더욱이 사회적 목표로서 시민들의 적극적 자유 가 추구될 경우 (타율적이라거나 일시적 욕구에서 비롯한 것으로 판단되어) 그 들의 많은 소극적 자유가 침해되리라는 것이다.
부분적으로 이러한 염려 때문 에, 도덕화된 자유 논쟁의 양편, 즉 비간섭 자유와 도덕화된 자유 진영 모두 소 극적 자유, 즉 특정 행동을 할 기회 개념으로서의 자유에 집중한다.7)
6) Berlin (1958). 그 이외 다양한 자유 개념의 예들: 실질적 vs. 형식적 자유, 자율성-자유 vs. 욕구 만족-자유, 정치적 참여로서의 자유 vs. 정치적 규범으로부터의 자유. Swift (2019), pp. 142-54.
7) Bader (2018a), pp. 64-66; Pettit (1997), pp. 27-31. (2011) pp. 715-16.
그들의 차이는 단지 어떤 종류의 간섭이 그러한 기회를 침해하는지에 관한 것이며, 공 히 개인들이 자유를 위해 특정 인간관이나 가치관을 도입하고 구현해야 한다 고 주장하지 않는다.
우리는 개별 행동에서의 자유를 언급하기도 하지만 어떤 개인이 인격체로 서 얼마나 자유로운지를 말하기도 한다.
후자는 개인의 전반적(overall) 자유의 정도로서 그가 일정 기간에서 누리는 자유로운 행위 기회들이 누적된 결과이 다.8)
개별 행위의 자유와 전반적 자유는 괴리를 보일 수 있는 것 같다.
즉 특정행위에 대한 기회가 제약을 받는 것이 행위자가 나중에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통로가 될 경우, 그 행위에 대한 간섭은 행위자의 전반적으로 더 큰 자 유를 위해 필요하다.
도덕화된 자유 논쟁에서 중요한 지점은, 이 경우 전반적 자유의 증진이 개별 행위의 부자유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통해 구현되었다고 볼 것인지, 전반적 자유의 증진 때문에 (바로 이) 개별 행위 차원에서도 자유의 손실이 없다고 볼 것인지이다.
후자로 기우는 것이 도덕화된 자유 이론가들의 경향인데, 나는 개별 행위의 자유와 전반적 자유의 구분과 괴리 가능성을 염두 에 두면 이것은 혼동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9)
어떤 경우에도, 전반적 자유의 정도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개별 행위의 자유가 먼저 규정되어야 하고 이 논문 에서도 대개 초점은 개별 행위의 자유이다.
Pettit과 비간섭 자유 진영의 논쟁에는 두 가지 축이 있다.
그의 자유 (비지 배)는 간섭이 없어도 부재할 수 있고, 간섭이 있어도 존재할 수 있다.
언제라도 (마음대로) 간섭할 수 있는 능력을 누가 소유할 경우, 그가 지금 간섭할 마음이 없거나 대체로 자비로운 자라면 실제 간섭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간섭 대상 은 여전히 그의 지배 아래에 있기에 그는 자유롭지 않다.
반면에 민주적으로 통제된 법의 간섭은 지배에 해당하지 않기에 시민들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다.
논문의 비판 대상은 둘째 주장, 즉 간섭 + 자유의 공존에 대한 도덕화된 이 론가들의 옹호이다.
이는 내가 도덕화된 자유의 독특성은 둘째 주장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기도 하고, 첫째 주장 (비간섭 + 비자유)의 경우, 일부 비간섭 자유 이론가들의 대응 전략이 내가 보기에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10)
8) 비간섭 자유의 경우, 전반적 자유는 개인에게 열려 있는 “연합하여 행사할 수 있는 (conjunctively exercisable) 기회 연합들의 범위”일 것이다. Kremer (2008), p. 34. 범죄자는 (법망을 피해서) 도둑질할 자유를 가질 수 있지만, 적발되면 법적 처벌을 피하면서도 남의 물건을 취할 자유는 없다. (연합 행사 불가능)
9) 어떤 간섭이 x에 대해 가지는 자유 관련 효용성은 그 간섭이 x의 전반적 자유에 대해 가지 는 긍정적 기여를 말한다고 보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전반적 자유는 증진되었 지만, 그것이 특정 행위에 대한 간섭, 그리고 부자유 유발을 통한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 더 합당하기 때문이다.
10) 나는 전반적으로 Kramer (2008), Carter (2008)가 제시한 대응, 즉 (현재 간섭이 없더라도) 간섭의 확률과 자유의 정도의 연관성, 그리고 간섭 부재 시의 개별 행위 자유와 간섭 능력 소지자의 존재 경우 발생하는 전반적 비자유의 구분에 의한 대응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 한다. 이 부분에 대한 체계적 논의, 즉 비간섭 자유와 비지배 자유가 (여러 구분을 동원하여 양자를 규명할 경우) 개별 행위의 자유판단에서 수렴할 것이라는 주장은 Moen (2024) 참조.
3. 도덕화된 자유를 위한 논증
도덕화된 자유 옹호자들이 제공하는 논증은 두 가지 종류이다.
첫째는 규범 적 옹호로서 윤리학과 정치철학에서 자유가 규범적 역할을 수행하기에 그 개 념이 도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둘째로 몇 가지 사례들에서 옹호자들은 도덕화된 자유 개념이 그 사례들의 자유 관련 직관에 더 잘 부합한다고 주장하 며 그 이유를 제시한다.
이는 개념적/직관적 옹호인데, 두 가지를 합하면 도덕 화된 자유가 정치철학과 일상적 자유 담론에서 핵심으로 기능하는 자유 유형 이라는 주장이 도출된다.
3.1 규범적 옹호
(1) 규범 철학에서 도덕화된 자유의 필요성
Bader에 의하면 ‘자유를 위한 추정’(presumption of liberty)이 존재한다: “자 유에 대한 제한은 그 자체로 문제가 있으며 자유를 제한하지 말아야 할 pro tanto [자체적인, 하지만 절대적이 아닌] 이유”가 존재한다.11)
11) Bader (2018a), p. 60; (2018b), p. 142 참조.
다른 이유에 의 해 뒤처질지언정, 뒤처지더라도 사라지지 않는 자유를 존중할 이유, 그리고 자 유의 침해를 저어해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 내재적인(intrinsic) 규범적 중요성을 가진 자유 개념이 필요하다.
즉 x가 수행하는 행위 z 자체의 가치로 환원되지 않는, z-자유의 가치가 존재해야 한다. (즉 z는 어떤 이유에서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행위는 아니지만, x가 z를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상 황 자체는 긍정적 상태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유가 적용될 수 있는 z에 규범적 제한을 두는 수밖에 없다. 자유는 그러한 규범적 제한 하에서 그 어떤 행위라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역량이다. 그래서 Bader는 ‘자유’가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을 자신이 권리를 가진 행동,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행동으 로 제한한다. 만약 ‘자유’가 ‘비간섭’처럼 평가적 함의가 없는, 순수 기술적 (descriptive) 개념을 지칭한다면 (간섭 없는 기회로서의 자유가 권리를 넘나드는 영역을 가져서 자유를 누리는 개인이나 그가 속한 공동체에 좋거나 나쁠 수 도 있고 도덕적으로 옳거나 그른 상태로 판명이 날 수도 있다면) 그 개념은 윤 리학과 정치철학에서 왜 자유가 도모되어야 할 이념이어야 하는지를 해명하지 못한다고 Bader는 주장한다.
(2) 사회 정치적 문제 해결의 통합적 실마리로서의 도덕화된 자유
Pettit은 윤리학과 정치철학에서 긍정적으로 기능하는 자유를 원한다는 점 에서 Bader와 같지만, 그의 저작에는 이보다 더 야심 찬 주장이 반복적으로 등 장한다. 즉 비지배로서의 “자유 하나만으로” 법을 비롯한 사회적 제도가 갖추 어야 할 형태를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Pettit의 저작을 추동하고 있 다.12)
그에 의하면 법과 제도가 모든 개인에게 그가 그리는 자유를 제공할 때, 즉 타인과 사회로부터의 지배를 체계적으로 막아줄 때 모든 사회적 문제들이 해결될 단초를 얻는다.
다시 말해서 개인이 그의 의사에 반하는 자의적 간섭으 로부터 해방된 상태에서 (즉 공정한 경쟁과 제도적 안전망 안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 사회적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자 목표이다.
법이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고, 자원의 분배는 어떤 지점을 추구 해야 하는지, 남-여, 인종적 갈등 등 거의 모든 주요 사회적 문제는 개인들에게 동등한 비지배 자유를 주는 것이 그 해결의 기준을 제공한다. 비지배 자유는 삶에서 유일한 선은 아니지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에 해당하는 선(a gateway good)이며, 비지배 자유가 확보될 때 사회적, 의료적, 사법적 안전이나 가정, 직장 내 존중, 그리고 법적, 경제적 질서 등 다른 이념들도 자동으로 확보될 것 이다.13)
12) Pettit (2009), p. 40.
13) Pettit (2014), pp, xix, 189. “이 점에서 사회적 정의의 사안에서 자유는 유일한 안내 가치 (guiding good)인데, 그것은 정책 입안의 규제적 이상이며 정당한 비판과 저항의 척도이 다.” p. xix. “정의는 자유이고, 자유는 정의이다.” p. xxiii.
이러한 점에서 자유는 사회적 규범적 문제 해결을 “통합해주고 단순 하게”(unifying & simplifying) 해 준다. 자유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통합적 문제 해결에 필요한 규범적 자원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개인들의 이익 추구와 그의 의사 반영이 포함된 간섭만을 허용하고 그 이외 의 간섭을 배제하기 때문이다.
3.2 개념적 옹호
서론에 소개된 두 사례에서 도덕화된 자유 이론가들은 자신들의 자유 개념 이 더 적절한 해명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1) ‘술 저장고 저지’ 사례14):
술 저 장고에 접근하여 술을 마시려는 나의 행위를 저지한 타인의 간섭은 나의 지시 에 의한 것이고, 나의 이익을 반영하는 나의 의사에 부합하는 간섭이므로 나 를 지배하는 것도 아니고 나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아니다. 그의 간섭은 온전 히 나의 통제하에 있다.
(2) 민주적 법에 따른 범죄 행위의 금지와 처벌:
민주 적 절차를 통과한 법은 그 절차에 동의한 개인들의 동등한 통제(영향력)하에 있으므로, ‘술 저장고 저지’ 경우와 유사하게 그 법에 따라 금지된 행위를 못 하게 된 것, 그리고 범행 이후 감옥에 갇히게 된 것은 나의 자유의 침해가 아니 다. 범행과 탈옥은 법이 허용하는 권리로서 내가 행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15)
“자유는 방종이 아니다”라는 생각에서 두 사례에 대해 도덕화된 자유가 제 공하는 해명이 그럴듯하게 여겨진다면, Bader는 그 해명이 근거한 자유 (측정) 의 한 공식이 존재한다고 본다.
즉 개인이 행할 수 있는 행위의 축소에도 불구 하고 자유가 침해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해명하는 방식이 있는데, 이는 내가 누리는 자유의 크기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는 것이다16):
14) Pettit이 (2012), pp. 152-53 이하 여러 곳에서 사용한 사례임.
15) Bader (2018b), pp. 153 이하; Pettit (1997), p. 56.
16) Bader (2018b), p. 154.
권리를 가진 행위들 중에서 내가 간섭 없이 행위 할 수 있는 행위들 내가 권리를 가진 행위들 범행이나 (범법자의) 탈옥은 개인이 권리를 가진 행위가 아니므로 아예 분 자와 분모의 영역 밖에 있고, 이에 따라 범행과 탈옥이 저지되어도 그의 자유 자체는 (법 준수자들과) 동일한 크기를 유지한다. ‘술 저장고 저지’ 경우에도 위의 공식에서 ‘권리를 가진 행위’에 ‘동의한 행위’(저지를 부탁하지 않은 행 위)를 대입하면 동일한 결과, 즉 자유의 축소가 아니라는 결과가 나온다. 타인의 간섭 때문에 술을 마실 수 없게 되었지만, 그 간섭을 내가 지시했기에 음주 는 내가 ‘동의한 행위’에 속하지 않게 되어 분자와 분모에 공히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덕화된 자유 이론가들은 도덕화된 자유 개념의 호소력은, 부도덕 하거나 일정 규범을 만족하지 못한 행위를 아예 자유 적용의 영역에서 제외하 여(분자/분모의 영역 밖에 있음) 그것을 못 하게 되더라도 자유가 침해되는 것 이 아님을 자신들의 자유 평가가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고 본다.
도덕화된 자 유는 자유가 방종과 다르다는 자유 관념과 자유 평가의 관점을 반영한다는 것 이다.
4. 규범적 옹호에 대한 반론
4.1 비간섭 자유가 가지는 타산적 효용성으로 자유의 규범적 역할 규 명 가능
나는 권리나 동의 등 첨가된 규범적 이념들 없이 단순히 간섭이 없는 행위 기회로서 이해된 자유도 윤리학과 정치철학에서 일정 고유한 역할을 할 수 있 는 대안을 제시한다.
이 대안이 그럴듯하다면 오직 도덕화된 자유만이 윤리학 과 정치철학에서 고유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4.2 에서는 이 대안과 도덕화된 자유의 규범 해명을 비교한다.)
나는 도덕화되지 않은 자유, 단지 간섭 부재로서의 자유가 개인에게 가지는 타산적(prudential) 효용성으로 윤리학과 정치철학에서 자유가 가지는 중요성 이 해명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의 선택에 간섭이 없고 따라서 그가 추구 할 수 있는 선택지들이 (간섭 이전보다) 늘어난다면 그가 자신의 복지와 추구 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이 늘어난다. 물론 비간섭 자유 자 체가 타산적 가치(복지)의 전부 혹은 일부로 규정될 수는 없으며, 전자가 현실 적으로 후자로 이어지는 것이 필연적은 아니다. (비간섭으로서의 ‘자유’와 ‘복 지’의 개념적 차이; 그리고 자유가 주어져도 복지가 발생하지 않을 경험적 확 률의 존재) 이런 의미에서 비간섭 자유는 그 자체 가치는 아니지만 가치 관련 성을 가질 수 있다.17)
그것이 주어질 경우 개인적 가치를 갖는 복지가 증대될 확률이 늘어나는 것이 경험적 현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들에게 이러한 자유를 가능한 한 많이 허용하고 공정하게 분배 할 필요가 생겨나고 이것이 자유가 가지는 윤리적, 정치적 중요성의 핵심이다.
물론 비간섭 자유는 제한되어야 할 상황이 있다.
타인의 자유나 권리를 침해하 거나 공동체에 해가 되는 행위를 할 경우 자유는 제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는 자유가 아닌 이념들 (권리, 공공선) 때문에 개인의 자유가 제한되는 경우이 지 자유가 적용되는 영역을 설정하는 과정이 아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은 조건에서) 성 인에게 최대한 행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이유가 복지의 핵심적 일부인 개 별성(individuality)을 위해 (그리고 복지의 다른 요소들을 위해서도) 자유가 가 장 효과적인 통로 (‘생활상의 실험’)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그 자체 도덕화되지 않더라도 윤리학과 정치철학에서 자유가 가질 수 있는 중요한 역 할을 구체화하는 한 사례라고 보인다.
밀은 성인의 경우에도 자유가 주어질 때 최선의 복지에 이르지 못하는 타산적 “실수”와 “결함”의 가능성을 인정하지 만, 정상적 자기반성과 관찰 능력이 갖춰진다면 자신의 이익에 대한 관심과 지 식에서 본인이 우월하기에 대개의 경우 간섭주의적 외적 간섭보다 행동의 자 유가 복지 달성에 큰 개연성을 가진다고 말한다.18)
17) 어떤 개념이 그 규정에서 가치-중립(value-free)이지만 모든 가치로부터 독립적인(value- independent) 것은 아닐 수 있다는 Moen의 언급 ([2023], p. 428) 참조. 그는 나와 같이 비간 섭 자유의 가치 관련성을 타산적 효용성과 연결하지는 않았다.
18) 밀, 자유론, 3장과 4장. 밀에서 행위 자유와 개별성의 수단적-확률적 관계, 개별성과 복지 의 다른 요소들의 다층적 관계에 관해서는 나의 (2005) 참조.
그래서 밀의 (공리+) 자유 주의 정치철학 내에서 자유는 핵심적 중요성을 지니지만, 그 자유는 도덕화된 개념은 아니다.
4.2 자유의 규범 철학 내 역할에 관한 두 관점
복지 산출에 효율적으로 기여하는 비간섭 자유는 그 타산적 중요성으로 인 해 공정하고 높은 수준에서의 분배를 요구하고 이것이 내가 제시한 대안에서 자유가 가지는 규범적 중요성의 근거이다.
우리는 자유뿐 아니라 어떤 분배 대 상에 대해서도 평등, 합산 극대화, 낮은 계층에 대한 우선성 등의 분배 패턴을 고려할 수 있다.19)
Bader와 같이 자유의 규범적 중요성을 촉진/분배-관점이 아 니라 의무론적 존중(honoring)에 두는 사람은 노직과 같은 (거의) 절대적 침해 금지 방향으로 기울 가능성도 있다.20)
하지만 자유의 타산적 효용성에 주목하 는 사람들은 공정한 자유의 분배 가능성을 수용하며, 절대적 침해 금지만을 고 수하는 강한 입장 이외의 의무론적 관점에서도 타인 복지에 대한 배려와 원조 의무가 존재하기에 비간섭 자유 촉진과 분배 문제는 중요한 규범적 사안이다.
물론 자유 자체에서 분배적 요구와 기준이 산출되지 않기에 공정성, 평등, 낮 은 계층에 대한 우선성 등의 (고유한) 분배 규범들의 효력과 비중을 참조해야 하지만, 자유와 자유 이외 이념들을 함께 고려하면서 사회적 규범적 문제들에 대처해야 하는 것은 규범 다원주의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그 과제를 표시 하는 것이다.
Bader와 같이 자유가 적용되는 영역을 권리 존중의 한계 내에 두는 입장에 서 자유는 어떤 종류의 규범적 중요성을 가지는가.
그에 의하면 권리 자체가 규범적 중요성을 가지고 자유의 규정에 권리가 포함되므로 자유는 내재적인 (intrinsic) 규범적 중요성을 가진다.
타산적 효용성에 의존하는 비간섭 자유의 규범적 중요성이 확률적 수단적 가치 관련성에 있다는 점에 비하면 이는 더 직 접적인 규범적 중요성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Bader도 인정했듯이 권리에 근거한 자유의 규범적 중요성은 내재적이면서도 파생적(derivative)이다.21)
19) 분배 대상으로서의 자유와 자유의 분배 패턴의 범주적 구분에 관해서는 Sen (1992), pp. 22-23.
20) Bader (2018b), p. 159. 촉진 관점과 달리 존중 관점의 경우, 전반적 자유의 증진을 위한 개 별적 자유의 침해도 금지된다. 21) Bader (2018b), p. 162.
자 유의 규범적 중요성이 권리의 그것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내재적이면서도 파 생적인 규범적 중요성’은 모순적인 개념은 아니지만, 긴장을 품고 있다. ‘내재 적’ 중요성은 권리를 포함한 도덕화된 자유가 가지는 것이지만, ‘파생적’ 중요 성은 권리가 배제된 순수 소극적 기회 개념으로서의 자유를 염두에 둘 때 의미 가 있다. 즉 자유 중 비간섭 부분의 가치는 간섭받지 않는 행위가 권리의 영역 에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이렇게 볼 때 Bader 자신도 순수한 ‘자유’의 중 요성에 대해서는 파생적임을 인정한 것이다. 단지 그 이외 대안이 규범 관련성 을 전혀 갖지 않는 순수 기술적 자유 이념이라고 생각하여 이러한 긴장을 품은 도덕화된 자유로 기운 것이다. 나는 비간섭 자유의 규범 관련성이 확보될 수 있음을 보이고자 하였다.
자유의 규범성에 대한 Bader의 노선은 개념적 모순 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행하는 권리의 고유한 규범성을 규명하는 과제 를 갖는다.
자유에 규범성을 부여하는 권리의 근거와 규범적 비중을 밝혀야 하 고, 이 과정에서 자유 개념을 활용할 수는 없다. 자유가 이미 권리에 의해 규정 되기 때문이다.22)
도덕화된 자유 이론가들은 또한 루소 이래로 자주 반복된 주장, 즉 정당한 법이 자유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과 인신의 안전과 안정을 제공하여 법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행위들의 수행을 가능케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23)
법 규범이 없는 상황에서 시도될 수 없었던 장기적 인생 계획의 추구 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간섭이 있더라도 그 간섭이 일정 규범을 통 과하면 자유의 축소가 아닌 확대에 기여한다고 주장하면서 도덕화된 자유 옹 호자는 자유의 고유한 규범적 중요성을 여기서 찾고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된바, 우리는 개별 행위의 자유와 인격체의 전반적 자유를 구분해 야 한다.
법과 정당한 규범적 제약에 자발적으로 구속되는 것은 개별 행위 기 회를 포기하면서 그 이후 더 많은 기회에서 행위 자유를 누리고자 하는 것이 다.
그러한 향후 혹은 전반적 자유의 촉진은 지금 이 행위의 자유를 포기함에 의해서 가능해진 것이지, 향후의 전반적 자유가 지금 막혀버린 기회에도 불구 하고 이 행위를 자유롭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24)
22) 1970-80년대에 G. A. Cohen은 노직의 자유지상주의에 대해서, 그 입장의 ‘자유’가 권리 를 가진 사유재산의 처분 영역에 제한된 것이기에 어떤 행위를 정당화하는 데 동원된 ‘자유’의 효력은 개념적으로 선행된 ‘권리’에 의존함을 밝힌 바 있다. 규범적 정당화의 과 정에서 “자유는 고유한 설 자리를 상실한다(Freedom falls out of the picture).” Cohen (1980), p. 296. ‘도덕화된 자유’의 용어도 Cohen이 처음 사용함. p. 295; Cohen (1979), pp. 152-54 참조.
23) Pettit (1997), pp. 35-41; (2009).
24) “법을 통한 자유”와 “법으로부터의 자유”의 균형을 찾는 것이 민주적 정체의 한 과제라는 점은 Przeworski (2010), pp. 150 이하 참조.
4.3 복합 개념으로서의 도덕화된 자유:
사회 문제의 통합적 해결 단서 로서 자유의 명암 우리는 이미 Bader의 자유 개념이 비간섭과 권리의 두 이념이 합쳐진 것임 을 보았다.
이 절에서는 Pettit의 자유 개념과 이것을 활용하여 사회적 규범적 문제의 해결에 대한 유일한 단서로 삼는 그의 입장을 검토한다.
그의 자유는 비지배이며, 이는 개인(x)의 이익 추구 활동에서 그의 생각과 의견을 따르지 않 은 간섭이 없는 상태이다.
(간섭자가 간섭에서 x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거나 고 려하더라도 그의 의견을 따르지 않는 간섭이 지배에 해당한다.)
이렇게 보면 그의 자유는 비간섭, 이익, 그리고 동의 (행위자 생각/의견과의 부합) 세 가지 가 연합된 개념이다. 나는 이하에서 이 복합 개념의 특성과 규범적 문제 해결 의 통합적 기제로서의 문제점을 지적한다.25)
첫째로, 일단 자유에 포함된 세 요소가 이질적임을 지적해야겠다.
비간섭은 x의 행위 기회를 막는 외적 방해가 없는 상태인데 그것과 x의 이익과의 관련은 우연적이다.26)
25) Lovett은 비자의적 간섭의 규정에서 Pettit과 확연히 다른 노선을 택한다. 그는 ‘이익’, ‘동 의’ 등 실질적 내용을 가진 규범들을 동원하면 어떤 간섭이 자의적인지에 관해 이견이 발 생하기에, 또 도덕화된 자유를 피하고자 오직 절차적으로, 즉 법의 지배(rule of law) 이념 으로 비자의적 간섭을 규정한다. 어떤 법이든 일관적으로 적용되면 개인을 자의적으로 간 섭하는 것은 아니다. (2012), (2018), pp. 113-14. 하지만 그도 일관적 법의 지배가 가능케 하는 자유가 “질서 정연한 사회가 존중하고 촉진해야만 하는” 이념임을 인정한다. (따라서 도덕화된 ‘자유’에 해당함.) 그리고 일관적 법의 지배는 그나마 모두가 인정하는 질서와 안 정된 기대치의 근거이기에 이 조건을 만족한다고 한다. 하지만 일관적 차별과 일관된 군주 제도 가능하기에 그도 인정하듯이 그의 조건은 “너무 쉽게 만족하는”(too easy) 것 같다. 과 연 이런 얇은 도덕화된 자유가 그것에 부여된 규범적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인가.
26) 즉 개념적 연관은 없다. 성인의 경우 간섭 부재가 (장기적으로는) 그의 이익에 기여할 현실 경험적 확률이 높을 뿐이다. 비간섭 자유가 가지는 타산적 효용성은 그것과 복지의 경험적, 확률적 연결을 의미하며, 도덕화된 자유처럼 자유의 개념 규정에서 이익을 포함한 것은 아 니다.
간섭의 결과 x의 이익은 증가할 수도, 감소할 수도 있다. 또한 비간섭과 동의의 관계도 개념적 혹은 필연적은 아니다.
우리는 간섭에 동의할 수도, 비간섭에 동의할 수도 있다.
(동의와 이익도 괴리가 가능하다. 우리는 자 신이 해를 보는 것에도 동의할 수 있다.)
물론 각각의 요소는 일견 긍정적 규범 적 함의를 가지지만, 각각 다른 근거에서 그러하다. 이익은 그 자체 타산적 가 치이며, 비간섭은 개념적으로는 가치-중립적이지만 이익에 현실적으로 기여 하는 수단이다. 동의는 내 의사를 반영하여 스스로 구속될 수 있는, 즉 나에 대 해 권위를 가지는 규범을 발생한다.
둘째로,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고 괴리를 보일 수도 있는 요소들의 복합 개 념일 경우 그 개념이 구현되었다고 모두 인정하더라도 현실에서는 상당히 다 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간섭이 많지만 이익은 크게 증진하고 동의는 중간 수준일 수도 있고, 간섭이 적지만 이익도 적고 동의는 크게 반영할 수도 있다. 각각 요소가 차등적으로 만족할 때 전반적 자유의 정도를 측정하기도 힘들지 만, 규범적으로 상당히 이질적인 상황에 동등한 자유가 부여될 수도 있다.
셋째로, 상당히 다른 규범적 지형도를 가진 상황들이 동등하게 자유로운 상 황으로 판단될 수도 있지만, 만약 자유의 구성 요소들에 대해 사람들이 다른 규범적 비중을 부여한다면 동일 상황에 대해서 상이한 자유-관련 규범적 판단 을 내릴 가능성도 작지 않다.
비간섭, 이익, 동의 중에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따라 동일한 상황에 대해서 일부는 자유가 달성되었다고 간주하 고 다른 편은 자유가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고 여길 수 있다.
당연히 그들은 중 요한 사회적 문제의 해결에 단서가 마련되었는지에 관해서도 이견을 보일 것 이다.
중요한 사회적 문제 중 하나인 합당한 분배 기준에 관한 사례로 위의 논점을 예시해 보자. Pettit에 의하면 비지배로서의 자유가 모든 이에게 주어지기 위해 서는 모든 이의 경제적 이익이 동일하게 분배될 필요가 없다.
(‘구조적’ 평등은 ‘물질적’ 평등을 요구하지 않는다.27))
27) Pettit (1997), pp. 113-19. 16 철학(제163집)
모든 이에게 타인으로부터 지배받지 않 을 정도의 물질적 자원이 주어지면 비지배 자유는 달성되기 때문이다.
이는 분 배 논의에서 평등 분배가 아니라 충분한 분배를 지향하는 관점에 해당한다. 하 지만 (자유에) 충분한 문턱 선을 넘어선 상황에서 개인들 간 물질적 이익의 차 이가 점차로 확대된다고 해보자. 어떤 지점에서 그 격차는 부당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그 부당성은 자유의 유무로 지적될 수 없다. 이미 도덕화된 (비 지배) 자유의 달성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혜택의 수혜자 가 불현듯 (타인과의 격차로 인해) 부자유하게 된 것은 아니다. 자유의 유무 혹은 증감보다는 이익 분배가 ‘상대적 공정성’을 침해했기에 문제가 된다고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판단일 것이다.28)
즉 상대적 약자가 동의할 수 없는 격차 가 발생했고, 유리한 자의 이익이 부당한 (undeserved) 것이라는 진단이 자유 관련 판단보다 이 상황에 대해 더 적절하다. 자유만으로는 분배 문제 해결의 기준이 나오지 않는다고 보인다.29)
복합 개념이라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며 ‘자유’가 맥락에 따라 복합적 상 태를 지칭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그것이 복합 개념임을 이해하고 인정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고, 자유의 있고 없음, 확대와 축소의 평가에서 간섭 부분과 기타 부분들의 상대적 역할을 구분해야 함도 인정해야 한다.
그것 들을 자유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포섭하는 것은 독자적 규범을 가진 요소들의 역할, 비중, 충돌 가능성을 흐리게 하고 은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30)
Pettit은 일부 저작에서 자신의 자유 개념이 도덕화된 것임을 부정한다.
또 한 복합 개념으로서 그의 ‘자유’에 대한 나의 분석에도 반대할 것이다. 일단 그는 어떤 간섭이 지배에 해당하는지, 그래서 자유의 침해를 유발하는지는 간 섭받는 이가 간섭을 “충분히 통제” (adequate checking) 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으며, 그가 간섭을 통제하는지의 여부는 사실적 판단이 가능한 사안이라 자 신의 자유는 도덕화된 개념이 아니라고 주장한다.31)
28)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분배관이 평등보다는 충분성 입장으로 기우는 데 관해서는 나의 2024 참조.
29) 만약 도덕화된 자유 옹호자가 모든 ‘부당한’ 격차는 약자의 자유를 침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면, 여기서 ‘자유’는 독자적이고 실체적 내용을 가진 이념이 아니라 단지 사회적 문제 해결의 종결 지점을 함축하는데 지나지 않는 형식적인 개념이 될 것이다.
30) Cass는 비지배가 실상은 자유가 아니라 관계적 평등을 해명하는 개념일 수 있다고 간주한 다. 즉 Pettit의 이념은 지배 관계가 아닌 상황에서 개인들이 서로를 대우하는 사회적 이상 인데, 이는 ‘자유’에 대한 분석이라기보다는 이상적 인간관계, 그리고 그것이 모두에게 주 어져야 한다는 이상을 표명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인간관계가 도덕적 이념이고 복합 적 이념임을 인정한다. Cass (2023). 관계적 평등주의가 분배적 이상들의 다원성을 함축하 고 요구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나의 (2024) 참조.
31) Pettit (2008), p. 117. 그는 ‘checking’과 ‘control’을 병행하여 사용한다. 마치 ‘이익’ 부분은 자유 규정에서 탈락한 것처럼 보이지만, 곧이어 그는 ‘충분히 통제된’ 간섭을 “간섭받는 이 가 시인한 혹은 시인할 채비가 된 이익(avowed or avowal-ready interests)을 추적하도록 요 구받는” 간섭으로 해명한다. 이익과의 연관은 배제된 것이 아니다. 개인이 “시인 혹은 시인 할 채비가 된 이익”이 그의 “진실한, 진정한, 혹은 합당한” 이익과 무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도덕화된’ 자유를 피할 수 있는 한 가지 이유라고 Pettit은 생각하지만, 여전히 이익에 관한 개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은 (‘자기/상호 존중’이 표방하는) 도덕적 요구라고 생각 된다.
또한 이의 제기 가능성 (contestability)을 통해 비지배 간섭을 규정하면서 이를 동의와 구분하기도 한 다.32)
모두가 동의한 다수결 원칙하에서 통과된 법이 일부 개인을 차별하거나 무시할 때, 그들이 이에 관해 이의를 제기할 통로가 있다면 법은 지배하는 것 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법의 지배 여부는 동의보다는 이의 제기 가 능성에 달려 있다.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지배, 즉 ‘자의적’ 간섭, 그리고 이를 통해 자유를 규정하고 있지만 나는 Pettit의 언급들에 대한 가장 적절한 관점은 여전히 비간 섭, 이익, 동의 요소들의 연합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여전히 도덕화된 자유를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통제 여부가 사실적으로 판단됨은 통제가 도덕 적 함의를 갖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약속 여부는 사실 판단 대상이 지만, 약속했음은 다른 중대 사안이 없으면 지켜야 한다는 규범적 효력을 동반 한다.)
더구나 동시기 저작들에서 Pettit이 자유 “하나만으로” 사회적 규범적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는 점에서 그의 자유 개념이 도덕화된 것임을 부 정할 수는 없다.33)
32) Pettit (1997), pp. 183-95.
33) 이것이 많은 논자들의 Pettit 이해이기도 하다. Intropi (2021), Cass (2023), Moen (2023, 2024).
내가 구체적으로 비간섭, 이익, 동의로 그의 자유를 이해하 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통제와 동의는 아주 유사한 개념이다.
통 제된 간섭을 그가 “허용된” 간섭이라고도 말하거니와, 허용과 동의는 더 밀접 한 개념이기에 통제는 동의를 확인하는 개인의 역량이라고 보인다.
둘째로, 자 유와 이익과의 연관성은 상실되지 않았다. (각주 31 참조)
아주 중요한 이익이 걸렸을 경우, 소수는 절차적으로 동의한 법에 의한 간섭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 기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의 제기 가능성도 실상은 (아주 중요한 이 익에 있어서) 간섭받는 이의 동의를 확인시키고 관철하는 과정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일부 개인의 중요한 이익을 다수가 무시하거나 평가절하하는 법이 통과 된다면, 그 통과 절차(다수결)에 내가 동의했다고 해도 소수는 법안의 내용에 대해 동의하지 않음을 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정책과 법안의 묶음 (package)에 대해 의사 표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부 법안의 내용에 대해서 는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일부 법안의 집행 결과는 예상과 다를 수 있다.
중 대 이익이 걸린 경우에는 소수의 동의가 중요함을 다수에게 알릴 통로가 필요 하고, 그것도 주기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볼 때 중대한 이익의 경우, 해당 개인의 동의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가운데 간섭이 행해질 것을 요구하 는 것이 Pettit의 자유 개념에 대한 가장 적절한 해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34)
34) Pettiet이 ‘자발적인’ 노예계약도 지배 관계를 산출하기에 자신의 자유관에서 인정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이 점에서 지배가 동의(‘자발성’)에 기초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1997], pp. 164-65) 실상 노예계약의 문제는 계약 시점의 자발성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에 는 노예로 전락한 개인의 중대 이익에 대한 결정이 주기적으로 확인되는 그의 동의하에 놓 여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중대 이익의 주기적 동의 확인이 중요함은, ‘술 저장고 저지’ 경우를 처음 소개하면서 Pettit이 시간 제한 (24시간 동안은 술 저장고의 접근을 저지해 줄 것)을 둔 것에서도 볼 수 있다. 나의 Pettit 논의는 그의 도덕화된 자유 개념에 한정된 것이 며 그의 (신)공화주의 사회이론의 기획 전반을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내가 도덕화된 자유 개념의 복합성에 대해 가지는 의구심은 그것이 사회적 규범적 문제 해결의 유일한 혹은 통합된 단서일 수 없다는 점만은 아니다. (저 변의 요소들의 이질성과 갈등 가능성을 가린다는 점에서.) 다른 의구심은 바로 이러한 복합 개념을 채택할 경우, 개인이 때로는 어떤 이유에서 비자유에 동의 했다거나 장기적 이익을 위해 지금 행동의 자유를 포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아예 개념적으로 부인하기 때문이다. 이 의구심은 마지막 절의 주제이다.
5. 개념적 옹호에 대한 반론
나는 ‘술 저장고 저지’ 사례와 민주적 법에 따른 범법 행위 금지가 과연 자유 가 관철되고 유지되는 경우인지, 행위 자유가 다른 규범적 이유로 포기 혹은 물러서는 경우인지를 논의한다. 일단 두 상황의 중요한 공통점은 그것들이 갈 등 상황이라는 것이다.35)
35) 갈등 상황에서만 도덕화된 자유와 비간섭 자유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 상황에 서 그 차이는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비간섭 자유에서는 원하는 행위에 대한 기회뿐 아니라 모든 가능한 행위에 대한 기회가 열려 있음이 자유에 해당하지만, 행위자가 어떤 차원/이유 에서 하고자 원하는 행위에 대한 기회가 규제나 장애에 의해 막혀 있는 상황은 그의 부자유 가 더 분명하게 드러나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서 행위자에게는 특정 행위 (술 마시는 행위 혹은 범법 행위)를 수행하는 것을 지지하는 이유와 수행하지 않는 것을 지 지하는 이유가 동시에 존재한다. ‘술 저장고 저지’ 경우에 행위자는 지금 술에 대한 욕구를 느끼지만 장기적 복지를 위해 그것을 피해야 할 이유도 갖는다.
범법자는 현재의 타산적 이유로 범죄 행위 혹은 탈옥을 해야 하지만, 자신도 인정하는 사회적 규범에 의해 그것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있다.
(모두가 범 죄 행위를 하고 처벌받지 않는 것은 범법자에게도 불리한 상황이다.)
양 경우 모두 행위자는 해당 행위를 하려는 이유 (욕구, 타산적 관심)를 갖기에 그 행위 를 하려는 자유를 누릴 이유도 갖는다.
그 이유에 강하게 이끌리고 반대 방향 으로의 이유를 홀로 지킬 수 없어 외적인 간섭과 강제가 필요한 것이다. 술 애 호가는 약한 자제력 때문에 타인에게 저지를 부탁했고, 범법자들의 법 준수 감 이 충분했다면 공권력을 통한 저지는 불필요했을 것이다.36)
36) 갈등 상황이 항상 행위자의 심리적 갈등을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양방향의 이유가 행 위자에게 존재함을 말한다. 개인은 행위에 대한 이유와 함께 그 행위-자유를 누릴 이유도 갖는데, 갈등 상황에서 개인은 그 자유를 누릴 수도 있지만 (저지를 뚫을 수 있음), 그 자유 를 누리고 행위 하면 반대 방향의 부담을 지게 되며 이는 그에게 부담과 처벌 없이 그 행위 를 수행할 자유가 없음을 의미한다.
나는 양 경우에 갈 등 상황의 행위자가 저지에 굴복한 경우와, 저지를 극복하고 행위를 수행한 경 우 혹은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행위 저지가 불필요한 경우)를 대비하면 양편에 자유 관련 차이가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반면 에 도덕화된 자유 관점에서는 양편에 자유 관련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1) 범법 행위의 경우 (여기서는 범죄 이후 탈옥 행위를 논의함.37)):
37) 적절한 변화를 주면 나의 논의는 범죄 행위 자체에 대한 논의로 변환 가능함. 아래 참조.
수감된 범법자가 처벌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그의 자유가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갈등 상황에서 감옥에서 나가고자 하는 행위 이유와 그 행위를 위한 자유의 좌절을 의미한다. 혹자는 자유가 아니라 그의 복지가 감소했다고 주장할 수 있 지만, 복지 중에서도 자유 관련 부분(탈옥의 자유가 이바지하는 혜택)이 감소 한 것이다.
(이 자유와 관련되지 않은 복지 요소들—지적 발달, 인간관계, 미적 체험 등—은 감옥 안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을 수 있다.) 비간섭 자유 관 점은 이를 자연스럽게 해명한다.
이 관점에서 부자유는 간섭의 존재이며, 수감 자의 경우 감옥 문이 닫혀 있다는 사실은 감옥을 나가는 행위에 대한 간섭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탈옥에 대한 저지가 전혀 존재하지 않 는다면 (감옥 문이 열린다면) 한 가지 행위에 대한 그의 자유는 확장된다.
이러 한 사실은 도덕화된 자유 관점에서 잘 해명되지 않는다. 자유의 크기를 측정하 는 Bader의 공식을 다시 보자: 권리를 가진 행위들 중에서 내가 간섭 없이 행위 할 수 있는 행위들 내가 권리를 가진 행위들 범죄자는 탈옥에 대한 감시와 간섭이 있어 이를 행할 수 없지만, 애초에 이 행위에 대한 권리가 없으므로 분자와 분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감시 가 있건 없건 그의 자유는 동일하다. 하지만 감시와 저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감옥에 남게 된 범법자, 즉 갈등 상황 아래의 개인과 감시 부재 하의 범법자, 즉 나가는 것과 머무는 기회 모두를 가진 갈등 부재 상황의 개인이 어떻게 자유와 관련하여 같은 처지에 있는가.
감시 부재를 틈타 (혹은 감시를 뚫고) 탈옥한 개 인은 최소한 한 가지 행위에 대한 자유가 신장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당한데, 도덕화된 자유의 관점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여전히 그는 탈옥에 대한 권 리가 없으므로 위의 공식에 따르면 탈옥자의 자유도 탈옥 이전과 동일하다.38))
38) Intropi (2021)는 감옥에 갇힌 죄수와 탈옥자가 누리는 자유를 동일시하는 것과 관련하여 도덕화된 자유 관점을 비판하고 있다. 그 관점에서 죄수는 적은 권리를 가지는데 이는 단지 그의 “규범적 상황”의 변화를 의미할 뿐, “[탈옥할] 기회에 대한 물리적 장애의 존재를 정 당화할 수 없다.” p. 11. 감옥 문이 존재하든 안 하든 그의 자유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갈등 상황과 비갈등 상황의 차이를 여기서 우리의 직관을 이끄는 주요 변수로 상정한 점, Pettit의 ‘술 저장고’ 경우와의 유추, 그리고 도덕화된 자유 이론가의 판단을 추동하게 된 원 인에 대한 아래의 진단에서 나의 논의는 그와 다르다.
또한 범법 행위에 대한 처벌로서 수감된 이와 죄를 짓지 않고 거주지를 선택할 기회를 가진 이의 자유 정도가 동일하다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든 판단이다. (법 준수자에 비해 범법자/수감자의 자유가 감소하지 않았다는 도덕화된 자유 진영의 주장은, 전자가 간섭 없이 할 수 있는 행위가 더 많지만, 분모도 증가하 여 분자/분모의 비율이 유지됨을 의미한다.) Bader의 권리 중심 자유가 아니라 Pettit의 동의/통제 중심 자유는 좀 더 설득력이 있을까.
범법자도 법을 통제하는 데 있어서 타인과 동등한 영향력을 발휘 했다면 그 법의 간섭에 동의한 것이라 그것에 구속되는 것은 자유의 제한이 아 닌가. 이익의 추구에서 법적 간섭이 필요함에 동의했기에 범죄 행위와 탈옥에 대한 금지는 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간섭인가. 하지만 범법자는 단지 법의 통과에 관련된 절차에만 동의를 보냈을 가능성이 있고 통과된 일부 법안의 내 용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혹은 모두가 법을 어기는 상황은 자신에게도 불리함을 인정하여 보편적 관점에서는 법에 동의하지만, 자신은 그 금지와 처 벌에서 예외로 간주되기를 바랄 수도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 갈등 상황에 있는 한 개인은 특정 행위에 대해 상반된 이유와 욕구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중 요하다.
범죄 행위, 술 마시는 행위 등에 대해서 한 개인은 하고 싶은 욕구와 함 께 그 욕구가 나를 지배하지 않기를 바라는 욕구, 혹은 하면 안 된다는 태도와 판단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이는 심리적으로 가능할 뿐 아니라 서로 다른 근 거에서 상반된 욕구나 이유를 가지므로 합리성에서 심각한 결함을 증시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보면 일정 동의 혹은 통제를 표시한 행위 간섭에 대해서, 행위 를 할 이유도 함께 가진 갈등 상황 아래의 개인은 행위 수행과 그 행위에 대한 자유를 추구할 수 있다.
따라서 Pettit의 관점도 감시 하의 죄수와, 감시 부재하 의 죄수 혹은 탈옥할 기회(자유)를 얻은 죄수, 죄를 짓지 않아 감옥을 넘나들 수 있는 일반인의 자유 관련 차이에 대한 직관을 해명하지 못한다.39)
39) 위에서 암시된 대로, 탈옥이 아니라 범죄 행위 자체에 대해서도 유사한 직관이 도덕화된 자 유 관점에서 해명되지 않는다. 금지 (혹은 처벌의 위협) 때문에, 행할 이유를 가진 도둑질이 저지된 (갈등 상황 아래의) 개인과, 금지가 느슨하여 혹은 금지를 극복하여 도둑질을 감행 한 개인, 규범적 상황 변화로 (사유재산에 대한 관점 변경 혹은 희소성이 없는 상황에서) 현 재의 사유재산 존중 법 규범이 없는 비갈등 상황에서 동일 물건을 취한 개인의 경우는 자유 관련 차이가 있어야 하지만, 분자와 분모의 영역이 권리 유무에 의해 연동하는 도덕화된 자 유 관점에서 이 차이는 드러나지 않는다.
(2) ‘술 저장고 저지’ 경우:
이익 추구에서 개인의 의사를 반영한 간섭이 저 지하는 행위는 부자유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Pettit의 관점하에서 술 저장고에 의 접근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저지된 개인의 자유는 침해되지 않는다.
Bader 의 공식에서 ‘권리를 가진 행위’에 ‘동의한 행위’(간섭을 부탁하지 않은 행위) 를 대입하면, 이 경우에 저지가 느슨한 틈을 타서 혹은 저지를 뚫고 술 저장고 에 접근하여 현재 마시고 싶은 술을 마시는 행위는 분자와 분모 모두에 속하지 않기에 그의 자유도 못 마신 자와 동일하다.
더구나 갈등이 없는 상황에서, 즉 술을 마셔도 장기적으로 문제가 없어 저지를 부탁하지 않는 개인이 자기 의사 대로 술을 마시거나 마시지 않는 경우도 저지 때문에 마시지 못한 개인과 자유 에서 동일하다.
분자와 분모가 동시에 늘어 자유의 크기에는 (동의한 행위 중 간섭받지 않은 분자 vs. 동의한 행위인 분모의 비율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 다.
범법 행위 자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는 우리의 직관과 충돌한다.
(3) 두 사례에 대한 진단:
이 사례들에 대한 해명을 통해서 대립하는 두 자유 관의 근본적 차이를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첫째로, 비간섭 자유 관점은 특정 규범에 의해 한정 지워지지 않은(unbounded) 분자 행위 (간섭 부재 행위) 의 크기로 개별적 행위들에 대한 개인의 자유를 가늠한다. 이 관점이 설득력이 있는 일차적 상황은 비갈등 상황이다. 이는 특정 행위와 그 행위에 대한 자유 를 행사하는 데 대해서 개인이 지는 부담이 없고 반대 방향의 타산적, 사회-규 범적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법이 적용되지 않는 행위 영역, 혹은 술 관련 자제 가 필요 없는 상황) 이 상황에서는 간섭이 없는 행위 일체가 자유의 영역일 것 이고 간섭은 자유의 부재라는 것이 우리의 직관인 것 같다.
한정되지 않은 비 간섭 행위 기회로서의 자유 관점은 잠재적 갈등 상황으로도 이월될 수 있다. 행위자에게 행위 수행에 반대하는 이유가 있고 그래서 그가 저지에 일정 수준 에서 ‘동의’했다고 해도 그 행위를 수행할 이유도 존재하고 그 자유를 누리고 자 하는 경우에 감시와 저지의 느슨함과 부재는 자유의 확대라고 보아야 한다.
만약 갈등 상황의 행위자가 저지 (이유)를 수락하고 굴복하게 된다면, 이는 저 지/간섭하에서도 자유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행위에 대한 자유와는 다 른 이념과 이유로 그 행위에 대한 비자유를 선택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며 비 간섭 자유관은 이를 표시하는 데 적절하다.
도덕화된 자유 관점에서 갈등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감옥에 머물거나 술 마 시고 싶은 욕구 충족 기회를 잃은 개인에 대해서도 자유의 침해가 없다고 내린 판단은 내가 보기에 다음과 같은 생각의 과정을 거친 것 같다. 갈등 상황에서 행위자가 한쪽에 머무른 것은 (예를 들어 감옥에 있거나 술을 포기한 것은) 외 적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향한 이유의 위중함을 스스로 인정했기 때 문이다.
그 인정이 자신의 것이기에, 그리고 덜 위중한 이유를 따른 것을 자유 라고 볼 수 없기에, 더구나 위중한 이유를 따르면 개인의 자유는 더 늘어날 수 있기에, 현재 경우에도 (즉 감옥에 갇히고 술을 마시지 못해도) 자유의 침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나는 이미 위 사례들에 대해 규범에 의해 한정되지 않은 비간섭 자유 관점의 해명이 더 자연스럽다고 말했거니와 도덕화된 자유 관점의 해명에 간단히 답 한다. 첫째로, 자신이 ‘인정’했다는 간섭은 반대 방향의 행위 이유와 그 행위를 위한 자유에도 행위자가 연루되었음을 간과하고 있다. 둘째로, 특정 관점에서 덜 위중한 이유를 따르는 것도 자유에 해당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간섭과 저 지에 굴복하는 것이 향후 더 많은 자유를 낳게 되더라도, 이를 위해 바로 지금 하려는 행위가 저지된 것은 개별적 자유의 후퇴이다.
개별 행위에서의 자유와 전반적 자유의 차이와 괴리 가능성을 상기하라.40)
40) 술에 대한 강력한 욕구에도 불구하고 술 애호가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그리고 범죄에 대한 타산적 유혹에도 불구하고 법을 지키는 것이 실상은 행위자의 진정한 자아와 인격성 에 부합하는 길이 아닐까. 이러한 해명이 가능하지만 Berlin이 말하는 ‘적극적’ 자유가 아 닌 행위 기회로서의 ‘소극적’ 자유 개념을 수용한 (논의 대상인) 도덕화된 자유 이론가가 제시할 수 있는 해명은 아니다
일반인과 탈옥수와 비교하여 죄수에게 자유의 축소가 없다는 주장은 일견 상식과 너무 배치된다.
도덕화된 자유 이론가도 이를 놓칠 리는 없다.
이 관점 에서 범법자의 자유에 관해 세 가지 제안이 있었다.
첫째로, Pettit은 투옥은 범 죄자의 자유를 조절/제한(condition)하지만, 그의 자유를 손상(compromise)하 지는 않는다고 본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여가를 즐기거나 여행을 갈 수 없지만 법이 그를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41)
둘째로, Bader는 범죄자가 일부 (범죄, 탈옥) 행위 기회를 상실했지만, 애초에 그 행위에 대한 권리가 없고 행 위 금지는 정당한 것이라 그는 자유와 부자유(unfreedom) 모두가 아닌 상태에 (not-free) 있다. 그가 하고자 하는 행위는 아예 그의 자유가 적용되는 영역에 있지 않다.42)
마지막으로, Lovett에 의하면 도덕화된 자유 옹호자는 죄수가 일 반적인(broad) 의미 차원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정치적으로 관련된 의미에서 자유를 유지한다고 말할 수 있다.43)
41) Pettit (1997), p. 56, fn3; pp. 94-95 참조.
42) Bader (2018a), pp. 69-72; (2018b), pp. 153-55.
43) Lovett (2018), p. 121.
먼저 두 가지 대응은 범죄자와 죄수의 경우 행위 기회에서 축소가 있었지만 .자유의 침해나 상실은 없다는 주장이다.
이것이 전반적 자유 증진과 특정 행위 자유의 충돌에서 전자를 중시한다는 주장이 아니라면, 내가 보기에 순전히 도 덕화된 ‘자유’를 유지하기 위한 임의적이고 자의적인(ad hoc) 대응에 불과하 다.
물론 이 대응을 하는 사람은 일상적이지 않은 ‘자유’를 제안하는 것일 수 있다.
일부 직관과 충돌하지만 규범적인 이유에서, 즉 윤리학과 정치철학에서 일정 역할을 하고 더구나 사회적 규범적 문제 해결에 실마리로서 동원될 수 있 는 두터운 ‘자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직관과 더 잘 부합하면 서도 윤리학과 정치철학에서 중요한 분배 대상으로 부각될 수 있는 비간섭 자 유의 가능성을 보았다.
마지막 제안은 아직 소략한 수준에서 암시된 것이라 더 확장된 해명이 있어야 논평할 수 있고, 확장된 해명은 다음의 질문들에 답해야 한다. ‘일반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는 어떤 관계에 있는가?
죄수는 ‘일반적’ 차원에서 자유를 상실했지만 ‘정치적’ 자유는 유지한다고 할 때, 두 자유는 다 른 행위 영역에 적용되는 동일한 자유 개념들인가, 아니면 동일 행위에 적용되 는 자유의 다른 두 의미/측면인가?
이 제안은 죄수와 일반인에게 같은 법이 적 용되고 그도 일반인과 같은 시민적, 정치적 자격과 권리를 소유한다는 사실을 의미하는가?
현 수준에서 나의 의견: 만약 자유의 적용 영역을 나누어 죄수도 시민적, 정치적 활동 (정치적 의견 표명, 투표, 출마 활동)에 대해 일반인과 동 일한 자격을 가진다는 제안이라면, 일부 죄수의 경우 어떤 활동은 제한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가 보기에 이것이 ‘정치적’ 자유가 언급되는 상황을 다 포괄 하지는 못한다.
‘일반적’ 행위 기회의 행사도 ‘정치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내 가 자유롭게 행한 말과 행동이 타인과 일부 집단의 시민적 자격과 인격을 훼손 하거나 차별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그런 말과 행동을 금지할 ‘정 치적’ 이유가 발생한다. 죄수의 상황에서도 그의 ‘일반적’ 자유를 축소하는 데 는 타인의 권리 보호와 공공질서 유지 등의 정치적 이유가 존재할 것이다. 따 라서 죄수의 ‘일반적’ 자유 축소도 ‘정치적’ 의미를 가질 수 있기에, 두 자유를 구분하여 죄수에 적용하는 위 제안의 실효는 불분명하다.
도덕화된 자유 관점은 자유 이념을 통해 가능한 많은 규범적 현상을 해명하 고 규범적 문제들의 해결을 모색하고자 한다. 그래서 ‘자유’가 적용되는 행위 영역에 규범적 제한을 부과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 해명과 해결에 관련된 것은 도덕화된 자유 이념에 포함된 (자유 이외의) 규범들이어서 자유의 역할은 파생 적이거나 분해될 가능성이 크고, 저변의 규범들이 차별적으로 구현되고 갈등 을 일으킬 수도 있기에 일부 일상적인 자유판단과 도덕화된 자유 개념은 괴리 를 드러낸다.
도덕화되지 않은, 규범에 의해 한정되지 않은 비간섭으로서의 ‘자유’는 최소한의 자유 이념으로서 일부 ‘자유’의 용례 해명에서 부족할 수 있 지만, 그 자유의 타산적 효용성에 힘입어 윤리학과 정치철학에서 자유의 중요 성을 대변할 수 있고 정치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개별 행동의 자유에 대한 판 단의 많은 부분에 합치한다.
더구나 도덕화된 자유 이념에서 무리하게 통합된 비간섭 자유, 이익, 동의가 갈라서는 지점에 대한 묘사에서도 더 유리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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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도덕화된 자유의 이념은 ‘자유’가 적용되는 행위에 규범적 제한을 둔다. 행위자가 권리를 가진 행위 중에서 그가 간섭 없이 수행할 수 있는 행위, 혹은 행위 자의 이익과 의사에 반하는 간섭이 없는 행위가 자유롭다고 간주된다. 단순한 간섭 의 부재가 아니라 특정 규범적 제한 내에 있는 행위 중에서 간섭이 없는 행위만이 자유롭다. 도덕화된 자유의 옹호로서, 윤리학과 정치철학에서 ‘자유로운’ 행위가 마땅히 도모되어야 할 행위를 지칭한다면 자유가 도덕화되어야 하며 사회적 문제 해결에서 도덕화된 자유가 더 유효하다는 규범적 이유와, 일부 사례에 대한 자유 관련 판단과 부합한다는 개념적 이유가 제시된다. 나는 규범의 제약이 없는 단순한 간섭 부재로 ‘자유’를 규정하는 관점이 그러한 자유의 타산적 효용성, 즉 복지 증진 에 대한 확률적 기여에 힘입어 윤리학과 정치철학에서 자유의 중요성을 확보할 수 있고, 도덕화된 자유를 도모하면 규범적 문제가 해결된다는 주장은 그 자유가 복합 개념이기에 저변에 포함된 이질적 이상들의 괴리와 갈등을 은폐하고 있음을 보인 다. 도덕화된 자유 옹호자들이 논의하는 사례에 대해서도 비도덕화된 자유 관점의 해명이 더 적절하다. 개별 행위에 대한 자유는 행위자의 장기적 이익, 전반적 자유, 혹은 사회적 관심사에 의해 포기되거나 뒤처질 수 있는데 이렇게 분화된 판단도 도 덕화된 자유가 아니라 비간섭 자유 관점에서 가능하다.
【주요어】 자유, 도덕화된 자유, 페팃, 비지배, 비간섭
【주제분류】 윤리학, 정치철학
Abstract
A Critical Examination of Moralized Freedom
Dong-Ryul Choo(Professor,Hanlim Univ.)
According to a moralized conception of freedom, free acts are not just acts without interference. Free acts are non-interfered acts among the acts that the agent has the right to perform (Bader), or acts that are not subject to the interference disregarding the interests and ideas of the agent. (Pettit) Advocates of moralized freedom present two reasons in its favor. Normative reasons: In ethics and political philosophy ‘free acts’ have normative implications; they should be prima facie promoted or honored. Moreover, it is a desideratum that we have a unifying good or norm in dealing with social normative problems, and ‘freedom’ seems to fit the bill. In order to fulfill these normative roles, freedom should be moralized. Conceptual reasons: In several notable cases, freedom-related judgments on them make sense if moralized freedom is adopted. I show that the normative reasons should be rejected, since non-moralized, simple non-interference freedom can have normative roles for its prudential efficacy, and moralized freedom simply falls out of the normative picture because its normative justification is derived from the underlying non-freedom norms. I argue against conceptual reasons by presenting a more appealing explication of the cases in question provided by the pure non-interference freedom perspective.
Subject Areas: Ethics, Political Philosophy
Keywords: Freedom, Moralized Freedom, Pettit, Non-domination, Non-interference
투고일 : 2025년 1월 13일 심사일 : 2025년 1월 20일 ~ 2025년 3월 18일 게재확정일 : 2025년 3월 21일
철학 제163집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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