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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야기

니체의도덕철학적관점에서본‘甲질’ 기준의이중성- 갑질의근본원인과 대책/ 이경희.대구가톨릭大

 

 

Ⅰ. 시작하는 말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라는 아시타비(我是他非)가 한 해를 표현하는 사 자성어로선정되었다. 이개념은이미유행하고있던내로남불(나는로맨스남 은不倫)의 한자어표현일뿐, 둘다우리가만든조어다. 어떤사건이나에게 는 正義이지만다른사람에게는 不義가될수있다는것이다. 이는윤리의황 금률인 易地思之1)와는 정반대 현상으로, 是非를 가리는데 二重 잣대를사용한 것이다.

“언어는 존재의 집”(Hu,24)2)이라 했거늘, 我是他非에 이어 후안무치 (厚顔無恥)가 이사회를표현하는成語로선정된사실은무엇을의미하는가?

 

     1) 윤리⋅도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공자는 “네가 원하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행하지 말라”(『論語』, 衛靈公篇), 예수는 “네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을대우하라”(마태오, 7.12)고 했다. 이것들은 동서양 표현의 차이일 뿐 그 의미는 같다. 즉 易地思之가 윤리⋅ 도덕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일상의 윤리⋅도덕은 난해한 학문이 아니라, 인간이 라면누구나알고실천할수있는것으로상식적차원을벗어나지않는다.

     2) 【니체저서 약어】 FW: Die fröhliche Wissenschaft, JGB: Jenseits von Gut und Böse, GM: Zur Genealogie der Moral, MA: Menschliches Allzumenschliches, WM: Der Wille zur Macht. Za: Also Sprach Zarathustra. ※ 단장번호로 표기, 서문(Vorrede)은 Vo로 표기. 【하이데거저서 약어】 BZ: Der Begriff der Zeit, Hu: Über den Humanismus, SZ: Sein und Zeit. US: Unterwegs zur Sprache.

 

오늘도우리사회에서는강자들인甲들이서로작간하여부정부패를일삼고 甲질을통해그들의권위를확인하고자한다. 지속적이고정도를넘어선甲질로 인해약자들인乙들이죽어가고있지만시정될기미는보이지않는다. 한설문 조사에서정치계(94%)를선두로산업계와사법부가최고의甲질기관으로평가 되었다. 국민의봉사자로자처했던사람들이기관의힘을빌려甲질하는작태는 실로어처구니가없다. 한국지배층의甲질은일종의하비투스(habitus), 즉관습 의차원으로어제오늘일이아니다. 이에대해송재룡교수(경희대, 사회학과)는, 한국의甲질문제는단순히甲질을행한개인적도덕성의문제가아니라개개인 이한국사회의甲과乙의임무를수행하는것이라고지적했다. 즉甲질은사회 구조적인문제이며, 존비(尊卑)로대변되는한국사회의문화⋅정서적경향이甲 질의가장큰원인이라는것이다. 그런데되풀이되는甲질은결국은부메랑이되 어우리자신에게로되돌아오기마련이다. 많은연구자가지적했듯이, 甲질의횡포에반복적으로노출된사람들은자긍 심과 자존감이손상될 뿐아니라심각한불안속에살게된다. 손상된자존감 을회복하지못하면만성적인무력감을느끼고, 이는개인의삶에심각한부작용을 유발한다.3)

만성적 甲질은 “삶의 가장 근본적인 전제들에 대한 반 역”(GM,Ⅲ,28)으로 乙들을 죽음의 계곡으로 몰아세우는 작태다. 그런데 甲질의 계기인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은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과 반감으로 확대된다. 이는 국내외 자본가들의 투자 의욕을 말살해 버리고 결국국가적 위기를”4) 초래할 수 있다.

 

     3) 조계원⋅정한울, 「한국 사회의 갑질 문화에 대한 경험적 연구」-갑질 및 갑을관계에 대한 인식 조사(2018) 결과를 중심으로-, 『한국정치학회보』53(1), 한국정치학회, 2019, 118-121 쪽참고.

    4) Theiss-Morse, Elizabeth and John R. Hibbing. “Citizenship and Civic Engagement”, Annual Review of Political Science 8, 2005, 79-80쪽 참고.

 

이처럼 甲질의 악순환 에서벗어나야하는이유는甲질의원인보다더다양하고근본적이다.

사실 甲질문제는빈도와정도의차이는있지만, 어느 사회에서나발생하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甲질이확산되고심화되어가고있다는데서문 제의심각성이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따르면(2019), 직장인73%가 직장에서 괴롭힘을당한경험이있고, 12%가거의날마다괴롭힘을당하는것으로나타 났다.

잡스코리아(2018)의 설문에 따르면, “직장에서 甲질을 당한 적이 있다” 라는 사람은 88.6%, 반면 “직장에서 내가 甲질해 본 적이 있다”라는 사람은 33.3%에 그쳤다. 아이러니하게도 甲질한 사람은소수에불과한데, 다수의사람 이 甲질을당했다고했다. 이는 내가 하면당연한권리이고다른사람이하면 甲질, 말 그대로 我是他非가 아닌가. 그렇다면 甲질의 척도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무엇을기준으로“이것은옳다, 저것은그르다”고하는가?

본연구는甲질문제를니체의도덕철학적관점에서, 甲질의시원을밝히고 그에대한근본적인대책을마련하고자한다.

이를위해먼저주인정신과노예 정신 그리고 甲乙 관계를범주화한다. 이어서 인간의 이중성 특히 노예정신의 이중성을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더 나아가 인간 은어떤조건에서甲질하려는욕구를충족하고자하는지를, 그치부를열어밝 히고자한다. 단적으로이글은한국사회의고질병인甲질의근본적원인을탐 색하고, 그해결방안을모색하고자한다.

 

Ⅱ. 주인과 노예그리고甲과乙

 

니체(F. Nietzsche)는 삶의 철학자요, 도덕 철학자이다. 그는 오직 삶의관점 에서도덕을이해하고해석한다. 삶의척도에따라삶을확장하고고양하는것이라면, 그것은善이자주인도덕(Herren-Moral)의실현이다. 반면삶을 왜소하 게하고병약하게한다면, 그것은惡이자노예도덕(Sklaven-Moral)의구현이다. 주인도덕을 실천하는 자는 主人이고 노예도덕을 행하는 자는 노예다. 니체의 관심은 마땅히 주인도덕을 실천하는 삶의 主人을 육성하는 데 있다. “神은 죽 었다”는 그의 언명도, 현재⋅여기서 삶을 긍정하고 충실하여 “삶의 主人이 되어라”(Za,Ⅳ,19)는 간청이다.

 

1. 주인정신과 노예정신

 

니체는 인간을 크게 두유형으로나눈다. 즉주인과노예, 이는 태생적으로 구별되는것이아니라, 가치관과 언행에따라주인정신의소유자와노예정신의 소유자로나누어진다.

주인정신의소유자는다른사람의가치와평가에얽매이 지 않고, 누구보다도 “자기자신을 신뢰하고 긍정하며”(GM,Ⅰ,10) 스스로 가치 를 정립하는 인간이다.

노예정신의 소유자는 언제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기존의 가치체계에 기꺼이 복종하는 “길들여진 순한 양”(GM,Ⅰ,11)과 같은 인간이다.5)

 

     5) 이경희, 「니체의 주인도덕에 기반한 인성교육 모형개발」, 『교양교육연구』 11(6), 한국교양 교육학회, 2017, 478쪽 참고. 

 

주인정신의 소유자는 주인도덕을 실천하며, 이를 통해 그 근성이 더깊게뿌리를내리게된다. 노예정신의소유자도이와마찬가지다. 주인정신의 소유자(이하 主人으로 약칭)는 주인도덕을 실천하면서 “책임이 라는 특권에 대한 자랑스러운 인식, 자유에 대한 의식, 자기자신과 운명을 지 배하는 이힘에대한의식이지배적본능”(GM,Ⅱ,2)이 되어버렸다. 主人은 이 본능을 양심이라 부른다. “천성적으로 主人인 인간”(JGB,293)은 약자, 고통받 는 자, 학대받는 자 심지어 동물까지도 기꺼이 보호하고자 하기에, 이들을 괴 롭히는 무모한 자들을 벌하고 제압하고자 한다. 主人은 “필연적으로 행복과 행위가분리될수없음을알고”(GM,Ⅰ,10) 자신과 타인을 속이는 부정한 행위 를 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절제가 지배되고 어떤 영혼의 평정함이 스스로를 움직이는 근거”(WM,819)가 된다. 그는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스스로에게 복종하지 못한다면 다른 것의 명령을받게된다”(Za,Ⅱ,12)는 사실을 알고 있 다. 그것이 자연의순리임을그는잘알고있다. 그리하여그는자신의감정이 나욕망을최고정도까지소유하고있으나, 그것을자신의지배하에두며동시 에 그주변환경을 적절하게 조율한다. 主人은 이것을 그의 책임이자 숭고한 의무로 간주하는 “용기 있고 풍요로운 자질을 부여받은 인간”(GM,Ⅲ,13)이다.

법정 스님의 표현을빌면, 主人은자기마음에 따르지않고마음의主人인자 이다.6)

이렇듯 主人은 현실을 긍정하고7) 그것에 충실하면서도, 더 나은 삶을 위해끊임없이실험하고성장하는노력을멈추지않는자이다.

한편 노예정신의 소유자(이하 노예로 약칭)도 있다.

그는 가치의 기준을 “자기가 아닌 것, 밖에 있는 것, 다른 것”8)(GM,Ⅰ,10)에 두기에, 일관성이 없 다.

그들은 “보다 커지려고” 하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 대신에 “보다 천박해지고, 보다 계산적이고, 보다 편안하고, 보다 평범하게 되어”(GM,Ⅰ,12) 마침내 가축 떼와 유사하게 된다. 그들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경외심 심지어 인간에 대한 희망마저 상실해 버렸다. 그들은 서로를 비난하고 불신하여 서로 에게지쳐버렸다.

그러면서도남이장에간다고하면거름지고따라나선다.9)

 

     6) 법정, 박성직 엮음, 『마음에 따르지 말고마음의주인이되어라』, 열림원, 2018, 17쪽.

     7) 니체는 고통을 인간과 그의삶의 전제로 해석한다. 고통에대한 니체의관점은 보다건강 한 삶을살아가기위한중요한지혜이다. 따라서고통은건강한인간의실존적조건이다. 김미희, 「니체의 그리스도교 비판」-고통과 원한을 중심으로-, 『니체연구』 37, 한국니체학 회, 2020, 38쪽.

    8) 어떤 사람이 화를폭발하는 이유는 낮은자존감 때문이다. 이들은 … 주변 사람에게멸시 와무시당할것이라는확신을마음깊은곳에깔고산다. …이견디기힘든감정을털어버 리기위해그들은보상전략으로남들이부당하다는태도를고집한다. 따라서모두가자신 의 말에복종해야한다고우기고그뜻이존중받지못한다는기분이 들면분노하거나심 지어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우도 라우흐플라이슈, 『가까운 사람이 경계성 성격 장애일 때』, 장혜경 옮김, 도서출판푸른숲, 2021, 119-120쪽.

    9) 이진우 교수(포스텍)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의 관계를 스스로 설정하지 못하고 다른 사 람의눈치를살피는우리문화를다음과같이말한다: “우리는자기생각보다다른사람의 생각이 더중요한집단주의문화에익숙하다. 타인은지옥이라고 인식하면서도타인의 시 선을 살핀다. 타인의 시선과 평판은 우리의 행동을 사회적 규범에 맞추는 동조화 (synchronization)의 기제가 된다. 집단이 지배하는 곳에 개인은 없다. 집단의 영향력이 개인의 판단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이진우, 『불공정사회』, 휴머니스트출판그룹, 2021, 219쪽. 

 

끊임없이그들의“영혼은곁눈질을한다.”(GM,Ⅰ,10) 노예정신의 소유자는 늘다른사람의 눈치를살피기에, 자신의 감정이나직 관에충실하지도그것을솔직하게표현하지도못한다. 그들은잠정적으로자기 를 낮추고비굴해지는 법을자연스레 체득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신의 약점 이나 용기 없음을 미덕 내지는 자랑스러운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예를 들면 그들은 “보복하지 못하는 무력함을 선량함으로, 겁많은 비열함을 겸손으로, 반항하지못함을순종으로, 어쩔수없는기다림을인내라고한다.”(GM,Ⅰ,14) 그들은자기자신에게조차새빨간거짓말을즐긴다.

사실노예정신의소유자는 복수하지 못함을 “정의의 승리”(GM,Ⅰ,14)라고 부르며 자신을 위로하지만, 끓 어오르는 복수심을 어찌하지 못한다.

울분을 삭이며 그들의 가슴에는 천추에 씻지 못할원한이 쌓이고또 쌓인다. 트로이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가 어머 니 테티스에게 말했듯, “분노란 뚝뚝 떨어지는 꿀보다 더 달콤해서 인간의 마 음속에서 연기처럼 커진다.”10)

 

    10) 호메로스, 『일리아스』, 천병희 옮김, 도서출판 숲, 2015, 533쪽(18권, 109-110) 

 

노예정신의 소유자는 분노와 울분을 잠정적으 로감추고그것을미화하지만, 그원한을풀어낼기회를오시탐탐노리는二重 的 인간이다.

 

2. 主從과 甲乙관계

 

니체의 도덕철학에서 주인과노예의 개념을甲과乙에 적용하면, 인간유형 을네가지로범주화할수있다.

 

• 甲中甲: 주인정신의소유자로주인도덕을실천하는이상적인간유형.

 

이들은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고귀한 인간임을 자부하기에, 천박한甲질 로자신의존재를확인하지않는다.

이들이진정한삶의主人(Herr) 이다.

 

• 甲中乙: 자신의 재력과 권력을 무기삼아甲질하는인간, 자존감과자긍심이 부족하기에 甲질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확인하고자 한다.

우리 사 회에서안하무인(眼下無人)이된이들의만행으로인해甲질이사회 적문제로대두하게되었다.

 

• 乙中甲: 甲질의상처를안고사는보통사람들.

 

약간의구매력을갖추어때 에따라고객이되는사람들,

乙中甲은상황에따라서로에게甲질 하면서도, 연대하여 甲中乙에게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킬 수 있다. 이를 甲中乙이 하는 甲질과 구별하기 위해 흔히 ‘乙질’(甲 쪽으로향하는화살표2개)이라고도한다. 하지만이것도甲질의일 종이다.

 

• 乙中乙: 재력도 권력도학력까지도결핍되어甲질을온몸으로받아내는최하 직급에 종사하는 사람들.

 

이들은 최소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연 대해야 하지만 그럴 용기와 능력이 없다. 이들은 자신들의 존재가 비천하고 무력하다고 간주하여,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조건 참고 견 뎌야한다고생각한다. 

여기甲질11) 문제에서, 甲中甲은 甲질 하지도 당하지도않기에논의에서제 외된다.

 

    11) 甲질이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甲)가 우월한 신분, 지위, 직급, 위치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乙)에게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 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言行을 말한 다. 등급을매길때첫째말인‘甲’과어떤행위를폄하하는접미사‘-질’이결합되어부정 적어감이강조된신조어다. 甲질의범위에는육체적, 정신적폭력, 언어폭력, 괴롭히는환 경조장등이해당된다. 

 

甲中乙은 주인정신이 결여되어 甲질하는 甲이 되고, 乙中甲은 상황에 따라 甲 또는乙이된다. 그러면다시甲과乙로대별된다. 甲질하는 甲은甲 中乙과 乙中甲을 의미한다. 甲질 당하는 乙은 甲中甲을 제외한 甲中乙과 乙中 甲 그리고乙中乙 모두를포함한다. 甲乙관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 관계에있다.

甲乙의 처지는 장소에 따라 시간에 따라바뀔 수있 다.

다시 말해 절대적 甲도 절대적 乙도 없다. 그러면서도 우리 모두가 甲이 될수도乙이될수도있다. 

 

    그림1.: 생략(첨부논문파일참조)

甲乙관계 여기서는甲이되었다가도저기서는乙이되고, 이전에는乙이었지만이후에 는 甲이되기도한다.12)

 

     12) 니체는 인간을 두 부류; 주인과 노예, 귀족과 천민, 강자와 약자로 나눈다. 두 부류는태 생적으로 결정되는 것이아니라, “어떻게 처신을하는가”에따라 그리고“얼마나잘 극복 을하는가”에 따라결정된다. 强者나主人은어떤 상황에서도자기자신에 대한확고한 신 념과긍지를갖고주인도덕을실천하는사람이다. 반면약자나천민은언제나다른사람의 눈치를 살피며 노예도덕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이경희, 『차라투스트라는 무엇을 말하는 가』, 이문출판, 2021, 242쪽. 

 

Ⅲ. 甲질의 원인

 

절대적 甲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금⋅여기서 甲이라고 하여, 甲질하는 그 심리적 기저에무엇이깔려있을까?

즉甲질의근본원인은무엇인가?

결론을 말하면, 甲질은 노예도덕의 산물이다. 다시 말해 甲질은 甲에 의한 것이 아니 라 주인정신이 결여된 “乙의 만행”이다.

현재⋅여기서 甲이 과거⋅저기서 乙 일 때묻어두었던“원한”(ressentiment, GM,1,10)13)을 지금⋅여기 乙에게 한 풀이하는 것이 甲질이다.

乙은 원한풀이를 통해 지금⋅여기 乙에게 자신이 甲 임을입증하고각인하고싶은것이다.

여기에서는견줄데없는원한이즉삶에서의어떤것에대해서가아니라, 삶자 체, 그 가장깊고강력하며가장기저에있는조건들을지배하고싶어하는기갈들 린 본능과권력의지(Der Wille zur Macht)의 원한이 지배하고 있다. (GM,Ⅲ,11)

심리학적 관점에서, 원한에서 발로한 甲질은 치유해야 할 일종의 “질 병”(Erkrankung, GM,Ⅲ,14)14)이며, 이는 인간에게 흔히 발견되는 증상이다.

 

    13) 전쟁하기 위해 아킬레우스는배타고먼길왔으나아가멤논의甲질과그로인한원한으로 인해 더는참전하지않고있었다. 비록나라가풍전등화의위기에놓였지만. 그가 참전할 수없는이유: “이토록 무서운슬픔이나를사로잡은것은 어떤자가나보다권세가있다 고해서나를약탈하고명예의선물을빼앗아갔기때문일세”(ILIAS, 16, 52-55) 옆에서 그 를지켜본파트로클로스가몸서리치며 말한다: “정령당신이 품고있는 것과같은 원한이 결코나를사로잡지않기를””(ILIAS, 16, 29-30) 그는 절친인 아킬레우스가 원한에 사로잡 혀나라에불행을가져다주는영웅이될것같아유감천만인것이다. 이렇듯원한을품은 자는나라를망하게할수도있다.

    14) 니체에 의하면 가장 인간적인 것이 가장 건강한 것이다. 그런데 건강은 모든 인간 안에 내재해 있으며매순간획득가능한가치이며, 충만한삶을살아가는인간실존의가치이 다. 이상범, 「건강한 인간유형으로서의 위버멘쉬」, 『니체연구』 35, 한국니체학회, 2019, 211쪽. 

 

문 제는 유독많은한국인이이질병을앓는다는것이다. 그렇다면이질병의원 인인원한이쌓이게된근본원인은어디에있을까?

1. 주인정신 결여의역사

 

역사적으로고려(918-1392)는금나라에이어원나라를, 조선(1392-1910)은명 나라를 섬기다가정묘호란과병자호란이후청나라의황제를주군으로모셨다. 달리말해우리는이땅에서主人으로처신할수없었다. 우리의主人이된저 들이事大의예를갖출것을요구했으며, 내정을간섭하며온갖甲질을했다.15) 

상황이 이러하여 우리의 왕은 저들의 비위를 맞추기에급급했다. 양국의 군신 지의(君臣之義) 관계는청일전쟁에서청나라가패배할때까지계속되었다.

이어 서우리는외교권을박탈당하고(1905년) 국권을 강탈당한 채로 일본의속국으 로전락하고말았다. 오랜 기간 우리는 “길들여진 순한 양이 되어 스스로가치를 창출하지 못하 고”(GM,Ⅰ,11) 저들의 가치와 명령에 복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땅의主人 이 되어 우리를 억압하는 “惡人과는 다른 사람이 되도록 하자. 즉 善한 존재 가되자!”(GM,Ⅰ,13)라고 하며 가치를 전도하고자 했다.

우리는 자신을 능욕하 지않는자, 상처를주지않는자, 공격하지않는자, 자기자신을숨긴채사는 자, 참는 자, 겸손한 자 즉善人으로 위장하고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했다. “복 수하지 않는 자, 神에게 복수를 맡기는 자”라고 천연덕스레 우리의 “무력함 에미덕이라는화려한의장을”(GM,Ⅰ,13) 입힌 것이다.

1945년 일제의 통치로부터우리는해방되었다.

그러나우리가참으로자유를 얻은것은아닌듯하다.

오랜세월事大主義에물든우리는, 새로운主人을모 시고 기꺼이 종이되고자했기때문이다.

자본주의 물결에 휩쓸려 오늘날까지 우리는 황금16)을 새로운 主人으로 섬기고 있다.

 

      15) 고려 25대 충렬왕(1274-)부터 30대 충정왕에 이르기까지, 원나라에 충성한다는 의미로 묘 호에 충(忠)을 붙였다. 고려는 왕의 의지와 상관없이원의공주와결혼하여사위국이되었 으며, 세자와왕자들은볼모로잡혀가원의풍습과문화를익히고배웠다. 고려말약100 년간원의제도와풍습이강요된시기였다. 이어서고려를멸망시키고왕위에오른이성계 도, 명나라로부터 국호를‘朝鮮’으로윤허 받았다. 명나라는 우리가 그들의신화인‘箕子朝 鮮’의 맥을 잇는다는 의미에서 이 땅의국호를조선이라결정했다. 성리학을 지배 이념으 로삼았던조선은, 기자와같은중국의현인이이땅에와서백성을지도했다는일설을자 랑스럽게생각하여, 평양에기자릉을축조하고국가적차원에서제사를거행했다.

   16)일제 치하에서 윤치호는 돈(金)에 대한양반들의 二重的 태도를지적했다: “조선의 양반들 은돈을몹시경멸하는체하곤했다. 양반에게돈얘기를꺼내는건모욕적인일로여겨졌 다. 자기주머니에땡전한푼없다는걸자랑스럽게여기는노인들도많았다. 이모든게 어리석은 체면치레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돈이 양반들을 경멸하고 있다. 모두가 돈을 벌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어디를 가나, 누구를 만나든 맨 먼저 나누는 대화는 돈에 관한 얘기다. 늙은이든 젊은이든, 초면이든 잘 아는사람이든, 우정을빙자해날찾아오는이들 이있다. 그러나실은돈, 돈, 돈때문에오는것이다. 이것이야말로금전숭배임에틀림없 다.” 김상태 편역, 『윤치호 일기』(1922. 03. 27), 역사비평사, 2001. 594쪽. 

 

삶의 의미와 가치를도외시한 채 우리는 권력과돈의 노예가되어 범용한인간이되었다. “존엄한 인간으로 자부할어떤권리”(GM,Ⅰ,11)도 확보하지 못했다. 우리에게는 주인정신을 형성 할시간적⋅심리적여유가없었다고해야할것이다.

 

2. 노예정신의 이중성

 

오랜기간저들의甲질로인해우리의가슴에는원한이쌓이고쌓였다.

그러 면서우리는누구보다도甲질을잘아는그리고甲질의고통을잘이해하는민 족이되었다.

우리중甲이된이들은보고배운대로甲질을하며가슴에묻어 둔원한을풀어내고자했다. 하루아침에 甲이된이들은易地思之할만큼성숙 되지못했기에, 약자인乙에게甲질함으로써일종의“지배권(Herren-Rechte)에 참여”(GM,Ⅱ,5)하고자 한다.

말하자면, 원한 맺힌 甲은 지금까지 자신이 당한 것처럼, 다른 사람을 아래에 있는존재로경멸하고학대할수도있다는우월감 을 즐기고 싶은 것이다. 甲질의 부당함을 참고 순종했던 乙일수록, “보상심 리”(GM,Ⅱ,4)가 더 강하게 작용하여 더 약한 乙 앞에서 그알량한힘을과시하 고자 한다. 이들은 이전에 자신들이惡이라고 평가했던 잔인성, 공격성을이제 는 “지하의 만족”(GM,Ⅱ,16)에서 찾지 않고 상대적 약자에게 쏟아내는 것이 다.17)

다시 말해 이들은 甲질을 통해 그한풀이를하는것이다. 동시에약자인 乙의 기억속에자신이甲임을새겨넣고자하는것이다. 이기억을위해태고 적부터 인간은 수많은 냉혹하고 잔인한 일들을 벌여왔다. 인간은 “고통이야말 로 최고의 기억술”(GM,Ⅱ,3)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G. 아감벤이 지적했듯이, 인간은 “죽음에 노출된 벌거벗은 생명”18)을, 희생양 (homo sacer)으로 삼아서 자신의 권력19)을 더욱 공고히 다지고자하는것이다.

그런데 주인정신이 충만한 甲, 여기서 말하는 甲中甲은 甲질을 당하더라도 원한이 쌓이지 않는다.

다시 말해 자존감과 자긍심이 충만한 甲은, “그때마다 반작용으로”(GM,Ⅰ,10) 그것을 지워버린다.

이들은 자신에게 행해진 모욕과 비 열한행위에대해서도망각(oblívǐum)20)해 버린다는 것이다.   

 

    17) 배출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감정을삶에대한 원한과복수로표출하는증상의 원인을생 리학적으로 해석하는 니체는 이들을 “내적인 열정의 노예(Sklave seiner inneren Leidenschaften)”라고 표현한다. 이상범, 「니체의 “열정(Leidenschaft)”에 대한 연구」, 『니 체연구』 33, 한국니체학회, 2018, 135쪽.

   18) 조르조 아감벤, 『호모 사케르』, 박진우 옮김, 새물결, 2008, 185쪽. 아무 죄 없는 사람을 희생양으로만들듯, 甲질을통해甲은“지금까지받았던보호에서야만적이고원시적인법 률의보호밖에놓인상태로”(GM,Ⅱ,9, 참고) 乙을 되돌려 보내면서원한풀이하는것이다.

    19) 니체에게 권력의지는 더 많은영향력, 더 많은권력을계속의지하면서다른권력과의싸 움을 본질로하고있다. 권의섭, 「니체의 감정이해와건강한삶」, 『철학논총』 104, 새한철 학회, 2021, 38쪽.(※ 여기서 니체의 전문 용어 “Der Wille zur Macht”를 권의섭은 “힘에 의의지”로번역했고, 논자는“권력의지”라고번역했다.)

    20)의식의 백지상태tabula rasa, 마치 문지기처럼 정신적 질서와 안정, 예법을 관리하는 관리 자의 효용이다. 망각이 없다면 행복도, 명랑함도, 희망도, 자부심도. 현재도 있을 수없다. 이러한 저지장치가파손되거나기능이멈춘인간은, 소화불량 환자처럼그무엇도더먹 을수없다. 망각이란하나의힘, 건강의한형식을나타내는것이다.(GM, Ⅱ, 1, 참고)   

 

이는 “ 단순한 타성 (vis inertiae)이 아니라, 적극적이고능동적인저지능력(Hemmungsvermögen)이 며, 일종의정신적동화(Einverseelung)” (GM,Ⅱ,1) 작용이라 할 수 있다. 망각 의 토대 위에 자신의 가치를 형성하고 정립하는 것이 진정한 甲, “강자의 특 권”(GM,Ⅱ,10)이다. 진정한 강자, 甲中甲은 자신을 신뢰하기에 다른 사람에게도 진솔하다. 그리하여 “자신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존경”(GM,Ⅱ,5) 하는甲은, 천박한甲질을통해자신의권력의지를확장하고자하지않는다. 오 히려 甲은 “책임이라는 특권에 대한 자랑스러운 인식”(GM,Ⅱ,2)과 자기 자신 과운명을지배하는힘에대한의식이지배적인본능이되어, 약자를보호하고 돌보는데서자신의권력의지가실현되고확장됨을체감한다.21)

그는 이것이자 신에게도善임을알고있다. 반면에乙은기회가되면甲질을통해자신의힘과 능력을확인하고자한다. 주인정신이결여된乙은甲질을통해서만자신이甲이 라고 오인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甲임을 시위하는 과정에서, 乙은 甲과가까워 지고동시에다른乙들과멀어지고차별화되었다고착각하며쾌감을얻는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전혀 易地思之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甲질을 정당한권리행사 라고간주한다. 이렇게二重的 잣대로자신들의행위를美化하려는이러한작태 는乙의전형적인특성이다. 즉도덕의역사속에서하나의권력의지가그모습을나타낸다. 때로는노예들과 피지배자들이, 때로는얼뜨기들과괴로워하는자들이, 때로는평범한자들이자신에 게가장유리한가치판단을관철하려하고있다. (WM,400) 甲질은주인정신을상실한자들, 얼뜨기들이자신들에게가장유리한가치판 단을 관철하여쌓인원한을풀어내는것이다. 마치甲질의고통을전혀경험하 지못한것처럼이들의한풀이식甲질은어디에서나끊이지않는다.22)

 

     21) 인간이 삶의 본질적 특성인權力意志에 충실할때, 삶이유지되고보다나은삶도가능하 게된다. 인간이진선미眞善美를추구하려는의지도권력의지의한측면이다. 이경희, 『차 라투스트라는무엇을말하는가』, 260쪽.

     22) 원한의 도덕에 대해서는 이경희, 「선악에 대한 반성적고찰」, 『철학논총』 71, 새한철학회, 2013, 287-289쪽 참조.

 

게다가 이들은甲질의고통을충분히체험했기에어떻게하면보다더甲질을잘할수 있는지 알고 있다.

우리 속담에 “ 호된 시집살이 한 며느리가 더 독한 시어미 된다”고 했던가.

이들은 기회를 잡으면 놓치지 않고 甲질 하면서도, 이제는 그 것을甲질이라여기지않고당연한권리행사라간주한다.

말그대로我是他非인 것이다. 

 

3. 관습적 분위기

 

역사적으로우리는철저한乙국가⋅乙국민으로살아왔다.

게다가문화적으로 도유교가인간의자율성을철저하게억압했다.

말하자면종속국으로서그리고 유교문화권으로인해상명하복(上命下服)의질서체계가자연스럽게형성되었다.

개화기의사상가인윤치호는유교를사회전반에걸친총체적인압제체제또는 계서(階序) 윤리로단정했다.

여기서는모든인간관계를철저하게二重的 構造 즉 지배자와피지배자, 주인과종, 양반과상것, 고귀한자와비천한자로구분되었다. 예를들면양반의생활법칙중과히으뜸은, “모든사람이내시중을들도록만 들어라. 남들 시중을들생각은마라”23)는 것이다.

양반은 “밥 먹을 때와글씨 쓸때빼고는손가락하나까딱하지말라”24)고한다.

한편윤치호는유교를효 (孝) 중심의가정윤리로, 즉인간의의무를가정에국한하는사리(私利) 중심주의 적체계로보았다. 국가의忠보다집안의孝를우선시하는사회에서, 인간은자기 이익과직결되지않는한타인에게무관심하게된다. 이리하여우리문화에서는 다른사람의고통을간과하고말았다. 유교의중심사상인삼강오륜(三綱五倫)에서는왕과신하, 남편과부인, 어른과 아이의관계에서乙의위치에있는신하⋅부인⋅아이가지켜야할덕목이강조될 뿐이다.25)

 

     23) 김상태 편역, 『윤치호 일기』, 역사비평사, 2001. 597쪽. (1929. 01. 24.일기) 유교는 국가 에대하여국왕을압제자로, 가족에대하여아버지를압제자로, 며느리에대하여시어머니 를 압제자로, 아내에 대하여 남편을 압제자로, 노예에 대하여 주인을 압제자로 만들어 가 정과국가에서모든자유와기쁨을말살시켰다. 이런관점에서유교는압제적인階序를형 성해왔다고 비난받을 할 만하다. 윤치호의 지적처럼, 유교는 수직적 질서 체계를 강요했 다. 그는 당시 조선양반의병폐를이렇게지적한다: “꼴불견중의 꼴불견은 조선인 귀족 들의의기양양한행동이었다…‥ 저거들먹거리는인간들이조선을요모양요꼴로만들었 거늘!”(『윤치호 일기』, 1918. 12. 24, 584쪽.)

     24) 『윤치호 일기』, 584쪽.

     25) 일제시대 신여성, 박인덕(1897-1980)이 이혼하자 당시 사회는 비난 일색이었다. 이에 대 해 윤치호는 이렇게변론한다. “남자처럼 그녀에게도 이혼할 권리가 있다. 이혼한 남자들 은조금도나무라지않으면서박인덕만잘못이라고욕을퍼붓는건, 이런말과조금도다 를게없다. ‘아녀자들은 영원히남정네들의 노예로살아야 해’ … 그녀는 아내로서, 엄마 로서, 요리사로서, 재봉사로서, 빨래하는 여자로서 온갖 고된 일을 견뎌내야만한다. 그녀 는걷어차이고, 두들겨 맞고, 머리채를잡혀질질끌려가는위기에처해도아무데도하소 연할 곳이 없다. 이런 운명을 박차고 나왔다는 이유로 박인덕을 나무랄 수 있는 걸까?” (『윤치호 일기』, 602-603쪽) 

 

진작甲의위치에있는왕⋅남편⋅ 어른이갖추어야할덕목에대해서덜논의된다.

여기에서아이인乙은이유를불문하고어른인甲을공경하고그 말씀에복종하는것은마땅한일이된다.

그것이터무니없는것일지라도시시비 비를따지게되면그어른뿐아니라공동체에서도예의를모르는나쁜인간으로 낙인찍힐위험이있다.

상황이이러하다보니우리문화에서는연장자라서⋅상사 라서⋅권력자라서⋅부자라서다른사람들위에군림할수있고, 그렇지못한다 른사람들은복종해야한다는분위기가지배적이다.

이러한분위기에젖어들어우리는지금까지甲질을항의하거나저항하지않 고침묵하며수용하게되었다.

오랫동안乙의상태에익숙해지면, 甲질을참고⋅ 견디는데도능숙해진다. 그리하여많은경우우리는甲질당하고도그부당함을 항의하거나그에대해내색하지않는다.

심지어甲질을당연한것으로받아들이 기도한다.

실례로우리는 흔히甲질로인해상처입은乙에게“억울하면출세 해라”26)고 위로하기도 한다.

 

    26)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의 속뜻은 무엇일까? 수직의 잣대로 출세를 강요하는분위기는, 너도甲이되면지금까지받았던그억울함을乙에게되돌려줄수있다는의미일것이다. 또한甲질당하는것은출세하지못한죄(罪)라는의미가내포된것은아닐까?, 못난乙이 잘난甲에게甲질의부당함을표현하는것은잘못이라는의미는아닐까?

 

이 말은 못난乙은출세한자의甲질을견디고참 아내야한다는의미를담고있지않은가.

더나아가甲질은잘못된것, 惡이아니 라, 누구든우월한위치를점하면할수있는當然之事가된다는말이된다.

달리 말하면여건이되는데甲질하지않는것이손해라는의미가될수도있다. 이런 분위기에서라면甲질이확산되고심화될수밖에없다.

다른 한편甲질하는분위기를조성하는데는언론매체도한역할을하고있 다.

갑질 문제가 발생하면, 여러 언론매체가 甲질하는 진상을반복적으로공개 하고 때로는 그실상을낱낱이들추어내고있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필요 이상의 보도는 일상에서 甲질이만연하고 있다는인상을 심어주게된다.

유사한맥락에서TV 프로그램에서약자에게일방적으로큰소리를치거나모욕 을주는언행그리고권력과재력을동원하여사람들을함부로모함하고골탕 먹이는 장면이 너무 자주등장한다.

甲질에 지나치게 노출된 사람들은 甲질을 다반사로 여기게 될 수밖에 없다. 甲질 사태를 자주 접하게 된 사람들은, 이 사회에는 노예도덕을 실행하는 甲이 우글거리고주인도덕을 구현하는 甲은 매 우 드물다고 생각하게 된다.

옛말에 “붉은 것을 가까이하면 붉게 물들고, 검 은 것을가까이하면 검게물든다” 27)고 했다.

 

    27) 近朱者赤 近墨者黑. 우리는 개인주의보다는 집단주의문화 유난히다른사람을의식하는 경향이 있다. 매스컴의 영향도 유난히 많이 받는우리다. 실례로 TV에서 어떤 것이 몸에 좋다고하면, 시장에서는곧품귀현상이일어난다. 우리는다른사람과달리하면불안해진 다. 우리는 개인의 고귀한 특성을 무시하고 다른사람과같아지려고만 한다. 우리는 평준 화속에서심리적안정을얻는듯하다. 그러다보니떼거리문화가형성되는것은아닐까. 

 

특히 가치의 기준을 내가아닌 다른사람들에게둔사람일수록다른사람들을따라갈수밖에없다.

甲질이만 연한 사회에서 너도나도 따라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견지에 서, 방송매체가甲질을확산시키는데일조하고있다는것이다.

 

Ⅳ. 甲질의 대책

 

우리사회에서甲질이만연하게된주된원인은주인정신의결핍에있다. 그 렇다면어떻게주인정신을함양할수있을까? 甲질이원한쌓인乙의만행이라 면, 어떻게 그 원한을 풀어낼수있을까? 가슴에원한이 쌓이지않게 할수는 없을까? 우리가 甲질 기준의 이중성을 극복하고 我是他非가 아니라 我是他是 할 수는없을까? 우리가 각자 자질과 능력은 다르지만, 甲乙 구별 없이 우리 모두가삶의主人이될수는없을까?

 

1. 표현하기

 

甲질 당할때, 乙이할수있는가장빠르고확실한방법은甲에게그부당 함을 표현하는 것이다.

물론 乙의 입장에서 그 부당함을 표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식으로든 甲질을 표현해야 한다.28) 그렇지않으면乙은종로에서뺨맞고한강에가서눈흘리게된다. 乙이甲질 의 부당함을 어느 정도 표현함으로써, 乙의 가슴에 원한이 맺히지 않게 된다. 乙이 甲질로 인한상처, 모멸감과자괴감 그리고원한등삶의부정적감정들 을 표현29)함으로써 어느 정도 해소되어 망각30)되기 때문이다.

 

    28) 甲질 당할 때, 乙이한마디 할 상황이아니라면, 甲질하는자의얼굴을빤히보는것만으 로도 효력있다는것이심리학계의정설이다. 이는 甲으로하여금적어도“무엇인가 잘못 되었구나”라는 생각을들게한다는것이다.

    29) 남태평양 중심에 있는 아름다운 섬, 타히티 원주민의 자살률은매우높다. 이들의문화를 연구하면서, 심리치료사 밥 레비는 이들의 말에는 ‘비통’, ‘애수’, ‘슬픔’을 표현할 단어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 역시 일상에서 슬픔이나 애통을 경험하고 느끼지만,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할수없었기에, 그러한 감정을 정상적인것이라고 여길 수없었다. 그러다 보니그들에게는슬픔을위로하거나치유할수있는어떤풍습이나전통도없었다. 타히티 주민들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없었기에, 즉 저인지(低認知,hypocognition) 때문에 그렇게 높은 자살률을 보인 것은 아닐까. 한편 폴 고갱(Paul Gauguin)이 타이티를 배경으로 그린 유화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매우 우울한느낌을 자아 낸다.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뿐아니라심지어山水畵와같은풍경까지도침울함이감돈다.

타히티 문화에는슬픔, 애통함을 표현하는 개념이 없었기때문에 그것을 이해할 수도, 표 현할수도, 털어내버릴수도없었다.

    30) 건강한 삶을 위해, 인간은 망각을 필요로 하는 동물이다.(GM,Ⅱ,1) 이에 대한 가장 좋은 예가 미라보(M. Mirabeau, 1715-1789)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가한 모욕과 비열한 행위를기억하지못했고, 이미망각했기에용서할수도없었다.(GM,Ⅰ,10. 참고) 

 

그 상처들은 “바로 잇달아 오는 반작용으로 약해지기 때문에, 많은 경우 그것은 더는 문제 가되지않는다.

달리말해한번표출된감정은병약자들이나무력한자들앞 에서도 그렇게 위험스러운 것으로 나타나지 않는다.”(GM,Ⅰ,10) 이렇듯 乙의 표현은더약한乙에게한풀이하는甲질의누수현상을막을수있다.31)

부당하게 甲질을당하고도마냥참고견디는태도는乙 자신을망치고노예 정신을고착화하는방안이다.

다시말해甲질의부당함에대해용기있게표현 하지 못하는 것을 ‘인내’라 하며 자신의 무력함을 미화하고 은폐하려는 행위 는, 노예가 되어가는 첩경이다.

노예도덕에서는 사실과는 다르게 “침묵하는 법, 인내하는 법, 기다리는 법, 잠정적으로 자신을 왜소하게 만들고 복종하는 법”(GM,Ⅱ,7)이 미덕으로 간주된다.

그리하여 노예정신은 “자꾸만 더 아래로 내려가고, 더욱 천박해지고, 보다 문제를 만들지 않고, 더욱 범용하게 된 다.”(GM,Ⅰ,12) 다시 말해 乙이 甲질을 받아들이면 받아들일수록, 甲에 의한 甲질은더욱심화되고乙에게도노예정신이뿌리를내리게된다. 게다가 乙은자기를표현함으로써주인정신을 함양하고강화할 수있다.

인 간은자기를표현하는과정에서자기자신을새롭게발견할수있고, 이를형성 해간다. 결국 표현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보여 주는(zeigen) 것”이며 “드 러내주는(erscheinen) 것”이다. 이는 어둠 속에서 세계 밖으로 끌어내어 자신 을“자유롭게해주는것(frei-geben)”(US,200)이다. 이렇게 하면서 우리는 삶 의主人이되어간다.

게오르그(Stefan George)가 지목했듯, 말(Wort)이 깨어지 는곳에서는사물도존재하지않는다.(US,164)

말로표현되지않는다면, 그것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것이 표현될 때 “사물로 하여금 사물로 드러나게 하고사물이임재”(US,168)하게 된다는 것이다.32)

 

     31) 주인정신의 소유자는 不義 앞에서 분노하고, 더 나은 사람을존경하며, 존재하는모든것 을사랑한다. 이들은기억하기보다는망각하기를즐긴다. 그리하여자신이받은모욕과비 열한행위에대해서도심지어자신의적에대해서도깨끗이망각해버린다. 이들은과거에 연연해하지않고현재에충실하며미래를바라볼뿐이다. 이경희, 『차라투스트라는무엇을 말하는가』, 이문출판, 2011, 243쪽.

    32) 표현이 없는 곳에서는 존재도 없다.(US,164) 그리하여 지칭하는 말 즉 이름이 없는 곳에 는 어떤 사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김춘수 時,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되었다. … 인간과사물의관계에서그것이표현되기전에는아름 다운 꽃도어떤존재가아니다. 그존재를이름불렀을때비로소그에게의미있는존재 가된다.

 

무엇보다도표현을통해 사람은 “자기 자신이 될 존재 가능성”(SZ,143) 앞에 세워짐으로써, “다른 것이 아니라바로자기자신”(SZ,148)이 되어간다.33)

표현이 사물에게 그 존재를 비 로소 부여하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것의 존재는 표현되는 말 속에 거처한다. 그리하여“언어는존재의집”(US,166)이라는 명제가 성립된다. 다른 한편甲의입장에서보면, 甲질에대해乙의침묵내지는복종으로인 해甲은자신의甲질을인식하지못하고당연한것으로오인하게된다.

그렇게 되면 甲에게 甲질은곧습관이되어버린다.

그로인해사회전반에甲질이점 점 더확산되고 심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乙의 입장에서 甲질의 부당함을 표현하는 것이 일시적 어려움을 초래하더라도 “오직 그것에 관해서만 이야기 하자. 더 나쁜 건 침묵이다.

억압된 모든 진리는 모두에게 독이 된다.”(Za, Ⅱ,12) 甲질에 대한 乙의침묵은甲에게도결코바람직한것이아니다. 이표현 을 통해, 甲이 乙을 그리고 乙이甲을이해하는계기가되어소통의실마리를 제공할수있다.34)

 

     33)자기자신을 표현하는데 익숙한 사람이 긍정적인 자기정체성을 정립하게 된다. 그래서 의 사소통 안에서 자기정체성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형성된다. 임택균(2014), 「화법에서 정체 성의교육내용」, 208쪽 참고.

     34) 서로에게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할때 우리는소통을할수있다. 철학자하이데거는소통 이란 “우리를 변화시켜 놓는다는 것”(US, 159)이라고 말한다. 사례를 보면, 쿠르드인이면 서 덴마크 女국회의원, 오즈렘 세킥은 지난 8년 동안 온갖 욕설과협박성메일을 보내온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깨달았다: “처음에는 ‘저들은 나쁜 사람들이고 난 착한 시민’이라고 오인했다. 그런데대화를 통해저들도나와같은보통사람임을알게되었다. 증오와폭력 은 대화를통해멈추게 할수있다.” 온라인에서 <#커피대화>를 운영하는 오즈렘은 사람 들사이에는엄청난간극이있지만, 대화는그간극을뛰어넘게한다고열변을토했다. ※ TED on Never TV, “오즈렘 세킥(Özlem Cekic): 혐오 이메일 발송자와 커피를”, 등록: 2019. 05. 17.

 

인간은 “어떤 것을어떤것으로”(etwas als etwas, SZ,149) 표현함으로써 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며 더 나아가 그것은 사람들 사이의 간극을“탈-거리”(Ent-fernung, SZ,105)로 인도한다.

표현하지 않는다면 어떻 게 상대를알고이해할수있겠는가. 최재천(상태물리학자)의 좌우명;“알면 사 랑한다”처럼 알아야지 이해하거나 사랑할 수 있다.

상대를 알기 위해서는 특 히 甲이乙의고통을이해하기위해서는먼저乙이그고통을표현해야한다. 그래야甲이乙의아픔과고통을알고甲도자신의입장을표명내지는변명할 수도있다.

이렇게서로의생각을표현함으로써甲과乙간의거리를그나마좁 힐수있지않겠는가.

 

  그림2. 甲질의원인과대책 :생략(첨부논문파일참조)

 

한국인에게발병하는화병(Hwa-byung)은마음속에기생하는악성종양에비 유된다.

이 화병은 그저 잘 참고견디는것을미덕으로간주하는사회적분위 기와 관련있다.

이재헌(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따르면, 사람이 자신 의감정; 화, 분노, 억울함, 치욕 등을솔직하게표현함으로써스트레스를해소 할 수있는데, 우리 문화에서는 그저 참고인내하는 것을미덕으로여기다보 니사회적으로화병환자가유난히많다고한다. 우리는복종과침묵을강요하 는환경에서훈육되었기에, 자신을 표현하는데 서툴고 어색해한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침묵은 금, 웅변은 은”이라는 속담으로 자신을 위로한다.

하지만 인 간의 고통스러운 “감정은 참을 수 없는 것으로 삶을 거부하는 다양한 신념들 을양산한주요한원인”35)이 된다.

게다가 내(吾)가 표현하지 않는다면 내존 재도없는것이나마찬가지다. 말(Wort)이없는곳에는존재(Sein)도없음을명 심해야한다.

甲질의 부당함을 乙이 甲에게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 외에도 간접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즉 각종 사회단체에호소하면乙은무료로 도움을받을수 있다. 예를 들면 乙은 “국가인권위원회”, “甲질피해신고⋅지원센터(케이휘 슬)”, “국민신문고”, “직장甲질 119”36) 등에서 甲질의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다.

 

     35) 권의섭, 「니체의 감정이해와 건강한 삶」, 54쪽.

     36) 직장甲질 119: 2017년 11월 1일 출범한 민간공익단체, 직장內 불공정한 관행을 공론화하 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플랫폼이며, 甲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노무사⋅노동 전문 가⋅일반시민 등 241명의 전문가들이 활동 중이다. <직장甲질 119>는 신속하고 전문화된 해결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직종별 모임이 있다. <사회복지 119>, <병원 119>, <콜센터 119> 등 심지어 <대학원생 119>도 있다. 지난 1년 동안(2019년 노동절 기준) 甲질 제보는 약2만2000건으로 하루 평균제보가62건에달한다.

 

여기서 전문가의조언을 받아대응하면, 乙은 심리적위로를받을수있 을뿐아니라실질적인도움을받을수있다. 이런단체를통해甲 질이공론화되면, 甲에게심리적부담뿐아니라실질적으로큰타격을줄수있다.37)

마지막으로 乙은甲질의부당함을法에표현할수있다. 乙은法의힘을빌 려甲의부당함과그의희생에대해적절한보상과보호를받을수있다. 이론 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법정소송에서 소요되는 많은시간과경비는전적으로乙이감당해야할몫이다.

게다가동서고금을막 론하고 “정의는 강자의 이익”38)이다.

 

    37) 2014년 발생한 대한항공 前부사장의 甲질(땅콩회향 사건)이 언론매체에 대서특필됨에 따 라, 그룹 회장의 사과발표에 이어 당사자는 부사장직에서물러났다. 이후 그 甲은 세계인 의이목을끌며법정까지가서甲질에대한합당한대가를치렀다. 이사건은단지甲질이 공론화됨으로 인해甲질한당사자뿐아니라그집안까지도파산지경에이른구체적인사 례다.

   38) 플라톤, 『국가』(338c)에서 트라시마코스가 단적으로 말한다. “정의란 강자의 이익이며 약 자에게는해로운것(손해)이다.” 

 

이 명제가 근거 없이 나온 말이 아님을 법정 소송하는 사람이라면 철저하게 체험하게 된다. 법정 소송하는 시간이 길 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리고 법정 비용이 많으면 많을수록, 상황은 우월한 위치 에 있는 甲에게 점점유리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甲질을 法으로 해결하는 일은이론적으로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결코쉬운일이아니다.

 

2. 주인도덕의 토대조성

 

한국은 유엔의 원조를 받던나라에서원조하는 나라로 탈바꿈한 세계유일 한국가다. 한국은 이미경제대국의대열에합류했다.

각종사회보장제도덕분 에이제는굶어죽는사람도얼어죽는사람도없다.

도움의손길이도처에널 려있어기본적인생계를보장받을수있다.

그런데도사회는더각박해졌고우 리는더행복하지않다.

이사회구성원으로서우리는만족감이나안정감을느 끼기보다는 불안함이나 씁쓸함을 더쉽게감지한다. 뉴스를접하다보면, 때로 는울화가끓어오르기도한다.

각종언론매체는약속이나한듯이매일같이사 람들의 호기심 거리나 분통거리를집중적으로 보도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어 느기업이수십억을탈세했느니, 어떤정치인이수백억⋅수천억의이권에개입 했느니 그리고어느재벌의누가甲질을했느니등등사회의부정부패를고발 하기에여념이없다.

그러다보니매스컴이비리를고발하는것이아니라선전 하고장려하려는것은아닌가하는착오를일으키게한다. 이런분위기는우리 사회를 부정부패의 온상으로정의롭게살면손해라는느낌이들게할수도있 다. 실제로 우리는 정직하게 원리원칙을 고수하는 사람을 칭찬하는 것이 아니 라 흔히 ‘답답하다’, ‘융통성이 없다’라고 몰아세우기도 한다.

이렇게 甲 질과不義가난무하는사회에서는주인도덕을기대하기란힘들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칭찬은 알게 하고 책망은 몰래 하라”고 했다. 이는 만 고의 불문율이다.

그런데도 우린 이를 역으로 하는 듯하다.

우리 문화는 칭찬 에인색한데39) 특히甲의칭찬에는더욱인색하다.

심지어甲을칭찬하고박수 치면아부하는것으로, 비난하고 손가락질하면정의로운사람으로치부하는경 향이 있다.

그리고 甲이 좋은일을하면그것을당연한것으로심지어는어떤 속셈이 있다고간주하기도한다.

이런상황에서는甲에게주인도덕, 즉노블레 스오블리주(noblesse oblige) 실천을 기대할 수 없다.

칭찬은무쇠도녹인다고했다. 甲이든乙이든좋은일을할때는다같이손 뼉을 치자.

물론 참된 甲, 주인정신이 충만한 사람은 “자기자신이 보내는 박 수갈채를 확신한다면, 다른 사람의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박 수갈채도 없이 살사람이있을까?”(FW, 330)

따라서 마음을 담은 칭찬은, 甲 질하는 환경이노블레스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분위기로 전환하는데크게도움 이 될것이다.

그분위기에서는 주인도덕을 실천하려는 甲들도 자연히 많아진 다.

이러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언론매체에서 乙의 선행뿐 아니라 甲 의미담까지도적극적으로보도하고, 우리는좋은일을하는甲과乙 모두에게 힘찬박수를보내야한다.

그러면서甲질하는甲만있는것이아니라노블레스 오블리주를실천하는甲도많다는사실을널리알려야한다.

그러한소식을자 주접하다보면, 나(吾)도그렇게살아야겠다는생각이들고, 한두사람들이같 은 생각을공유하게 되면서사회적분위기도 그렇게흘러가지않겠는가.

주인 도덕을실천하는사회분위기조성에언론매체가주도적역할을해야하며, 우 리도 乙의미덕뿐 아니라甲의미덕까지좀 더적극적으로 칭찬해야 할것이 다.

인간은 환경의 피조물이자 동시에창조자40) 가 아닌가.

 

    39) 한국어는 무엇을 잘못했을 때 표현하는 단어; 잘못, 허물, 과실, 과오, 죄과, 실수, 오산, 오류, 실패. 실족 등 발달해 있지만, 잘했을 때칭찬할 때 사용할 수있는어휘는개발되 지않았다. 실패↔ 성공이있을뿐. ‘잘못’이동사나부사로사용될때는반대어인‘잘’이 있지만, 그것이 명사가 되면 반대어도 없다. 언어를 보면 그 민족성이 보인다고 한다. 한 국어를보면우리는칭찬에인색한듯하다.

    40) 이대희가 지적했듯이, 우리가 인간이기에 주인도덕을실천하는 사회 분위기를 창조해야만 한다. “누군가가 ‘왜 우리는 생명을 존중해야만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대답을 제 시하지못한다. 이러한개념은우리가인간의근본적인가치로간주하는것이기에다른어 떤 것으로 설명할 수없다.” 이대희, 「윤리적 직관주의에 관한 일고찰」, 『철학논총』 108, 새한철학회, 2022, 116쪽. 

 

이제 우리도 주인 도덕을자연스레실천하는사회분위기를조성할필요가있다. 

 

Ⅴ. 맺는말

 

어떤 사회이든강자와 약자, 甲과乙이 존재하기에甲질은 발생하기마련이 다. 특히 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는 자들이 주인정신을 상실하게 되면 말이다.

인간에게는 “약자 위에 군림하려는 의지, 主人이 되고자 하는 의지”(Za, Ⅱ, 12)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희생자와봉사자의의지속에서도지배하려는의 지가 있다.

모든 생명체는 항상 자신을 보존하고 확장하려는 권력에로 향하는 의지가 있다. 다시 말해 “세계는 권력의지이다.

그리고 이 외에 다른 것도 아 니다.”(WM, 1067)

甲질 역시 권력의지의 산물이다.

하지만 보다약자인乙에게, 자신이甲임을 드러내고 권력을확장하려는甲 질은 주인정신을 상실한 자들의 언행이다.

이들은 이전에 甲질로 인한 치욕과 분노를 표현하지 못하고 가슴 속에 쌓아두었다가, 여건만 허락되면 약자에게 원한 풀이하는것이다.

다시 말해 甲질이란, 甲이아니라 乙의 만행이다. 乙은 보다약자에게자신의권력의지를실현함으로써, 자신이甲임을드러내고확인 하고자한다.

이들은主人으로서감당해야하는무거운짐을이해하지못한채, 단지甲질을통해자신이甲임을입증하고싶은것이다.

한편주인정신을가진 자는스스로고귀한존재임을인지하고있기에, 천박한甲질을통해자신이甲 임을 재확인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이들은 자기애와 자긍심이 충만하여 甲 질을 당하더라도 정신적 동화작용의 일환으로 그것을 망각해 버린다. 그래서 원한이 쌓이지않는다.

뿐만 아니라이들은스스로결단하고명령하지만, 상황 에따라서복종하는자의무거운짐까지도짊어져야한다는사실을알고있다.

그래서 主人은 결정하고 “명령을 할 때 언제나 자기자신을 거는 모험을 한 다.”(Za, Ⅱ, 12)

권력의지는일차적으로다른것을명령하고제압하려는의지이며, 더나아가 보다 큰 권력으로 더약한것을 아끼고돌보려는의지다.

주인정신을 상실한 자는 전자의 의지에 지배되기에 甲질하는 인간이 된다.

반면 주인정신을 소유 한자는전자를넘어서후자까지이어지는의지를발현하는고귀한인간이된 다.

다시 말해主人은더약한자들을억압하고착취하는것이아니라, 그들을 아끼고 보살피는 과정에서 자신의권력의지가 보다 확장되고 고양됨을 체감한 다.

主人은 이러한 충일감을 더 선호한다. 이렇듯 주인정신이 충만한 甲은 자 신에대한경외심을가지고”(JGB, 287) 있기에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서라도 다 른사람에게甲질하지않는다.

니체의도덕철학적관점에서본‘甲질’ 기준의이중성 341 문제는우리에게주인정신이결여되어있다는것이다. 역사를고려하면, 事大 主義 근성이우리민족에게뿌리를내린듯하다. 해방이후우리는황금을새로 운 主人으로 섬기고 있다.

이어서 주인정신이 결여된 자들에 의해 달리 말해 ‘어른 말씀 잘 듣는 어린아이들’에 의해 甲질이 난무하게 되었다.

어른 말씀 잘듣는착한아이로양육된우리는부당한甲질을당해도그에대해감히표 현하지못한다.

그부당함을표현했다가는어른에게반항하는못된아이로낙인 찍힐위험이크기때문이다. 즉호모사케르(homo sacer)가 될수있다. 그리하 여우리는甲질앞에서도철저히침묵한다.

하지만甲질의고리를끊으려면, 甲 질 앞에서 乙은 어떤 식으로든 그에 대해 표현해야 한다. 표현함으로써, 乙은 자신의존재가능성을드러내고, 甲질로인한치욕과분노를내면으로유폐시키 지않게된다. 표현은자신을드러내는것이며동시에자신을세계밖으로끌어 내어자유롭게해주는것이기때문이다.

따라서甲질앞에서乙의침묵은더는 미덕이 아니다.

최소한 乙은 甲에게 “지금 당신은 甲질하고 있다”라는 사실 만큼은 인지시켜 주어야 한다.

그것은 乙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로 인해 사회 전반으로확산될甲질의누수현상을예방할수있기때문입니다. 甲질 앞에서乙은상대를위해그리고나를위해, 그부당함을표현해야한 다.

제대로 표현되지않는곳에는, 존재도존재할수없다. 지렁이도밟으면꿈 틀한다고 했다.

지렁이가 꿈틀해야 그 자신뿐 아니라 밟은 자도 자기 발밑에 있는그존재를인지하게된다.

乙이표현하는곳에甲 이외에乙도한인간으 로서 존재하고 있음을 甲이조금이나마 인지하게 된다.

우리의 생각이나 느낌 을표현함으로써, 甲질의문제뿐아니라불통의실마리를찾아낼수있을것이 다. 따라서 甲질앞에서乙은그부당함을표현함으로써주인정신을함양할수 있을뿐아니라, 甲은乙을, 乙은甲을이해하고긍정하여相生하는관계로거 듭날 수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甲乙이 아니라 각자의위치에서, 삶의 主人이 되어야한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말했다:

"우리는 모두 서로를 필요로 하는 존재입니다. 어떤누구도섬(島)처럼독립된내(吾)가아닙니다. 소외되는사람없이모두가 함께서야만미래를세울수있습니다.” - TED강연회(17. 04. 25)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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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요약]

어떤사회이든甲과乙이존재하기에甲질은발생하기마련이다,특히甲이주인정신을 상실하게되면. 모든생명체에게는지배하고자하는의지, 甲이되려는의지가있기때문 이다. “이세계는權力意志다, 그리고그것외에다른것이아니다!”甲질역시권력의지의 산물이다. 그런데참된甲은자신이고귀한존재임을인지하고있기에자신의권력의지를 천박한甲질로실현하지않는다. 甲질은자신이우월한위치에있음을확인하려는노예, 즉乙의만행이다. 주인정신을상실한乙이더약한乙에게권력의지를실현하는것이甲 질이다. 乙은기회가되면“怨恨”풀이하듯甲질하면서도그것을정당한권리행사라간주 한다. 말그대로我是他非다. 역사적으로한국은오랫동안타국의종속국이었다. 그러다보니한국은자주국이되어 서도“主人精神”을 상실한乙이지배하는사회, 甲질이 난무하는 사회가되었다. 게다가 甲질을수용하는사회분위기로인해甲질의누수현상이계속발생하고있다.甲질앞에 서침묵할것이아니라,나를위해그리고상대를위해그부당함을표현해야한다.表現이 없는곳에는存在도없기때문이다.또한우리의생각이나느낌을어떤죄책감없이표현 함으로써甲질의문제를풀어낼수있기때문이다.표현함으로써주인정신을함양할수있 으며甲은乙을,乙은甲을이해하고긍정하여相生하는관계로거듭날수있을것이다.그 리하여우리는甲⋅乙이아니라, 각자의위치에서, 삶의主人이되어야한다.

주제분야 : 도덕철학, 심리철학, 사회철학.

주제어:甲, 乙, 甲질, 표현, 원한, 권력의지, 주인정신 .

 

[Abstract]

The Duality of Gapjil Standards Interpreted by Nietzsche's Moral Philosophy- The Root Causes and Countermeasures of Gapjil

Lee, Kyung-Hee (Daegu Catholic Univ.)

Gapjil will occur as Gap and Eul exist in any societies, especially when Gap loses its master mind. This is because all living things have the will to dominate and the will to become a Gap. “This world is the will to power and nothing beside!” Gapjil is also the fruit of will to power. However the true Gap doesn't realize his will to power with vulgar Gapjil since he recognizes that he is a noble being. Gapjl is the brutality of Eul that is a slave, tries to confirm that he is in predominant position. It is Gapjil that Eul who loses the spirit of mastery realizes his will to power to the weaker Eul. When the opportunity arises, Eul considers it as a legitimate exercise of rights while acting as if he satisfied “his ressentiment.” It is literally hypocritical that I'm right and you're wrong. Historically, Korea has been a dependent country of another country for a long time. As a result, Korea has become a society which has lots of Gapjil dominated by Eul who lost “the spirit of mastery”, though becoming an independent country. In addition, the leaks of Gapjil occur continually due to the social atmosphere that accepts Gapjil. We should express the injustice for others and for myself instead of being silent in the face of Gapjil. There is no being, where we don’t have an expression. Gapjil will be only solved when we express our thought and feeling without any guilt. The spirit of mastery can be cultivated by expressing oneself. Then we can make a leap as we have relationship by understanding and affirming each other, Gap and Eul. At last Gap and Eul can be reborn as a win-win. Therefore we must become the masters of life in our positions, not being Gab and Eul.

 

Key Words : Gap, Eul, Gapjil, ressentiment, the will to power, the spirit of mastery, Key Words : expression,

 

 

투고일: 2022년 06월 15일 심사일: 2022년 07월 15일 게재결정일: 2022년 07월 25일

 철학논총제109집ㆍ2022ㆍ제3권 

KCI_FI002865985.pdf
0.46MB

 

 

http://dx.doi.org/10.20433/jnkpa.2022.07.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