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초전법륜
'불교의 사회성' 확인한 역사적 사건
득도 후 최초의 가르침 설파
다섯 비구 첫 제자로 귀의해
불교는 부처님(佛). 가르침(法). 승가(僧)의
세 가지를 핵심요소로 하는 종교문화현상이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종교 일반의 교주. 교리. 교단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세 가지의 온전한 성립으로 종교는 인간사회와 관련을 갖게 된다.
깨달음을 통해 진리를 얻은 부처님이
만약 그 진리를 타인에게 설하지 않았다면,
부처님의 진리는 한사람의 종교체험으로 끝났을 것이고
불교라는 종교는 성립하지 않았을 것이다.
불교라는 종교가 성립하는데 있어 중요한 사건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이 타인과 공유됨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사건이 바로 최초로 가르침을 설한 초전법륜(初轉法輪)이다.
부처님은 연기(緣起)의 이법(理法)을 깨달은 뒤,
진리를 발견한 기쁨을 누린다. 깨달음을 얻은 성도지(成道地)인
붓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는 물론 그 주위의 나무아래에서
7주간을 머무르며 진리인 법을 깨달은 희열(喜悅)을 맛보았다.
물론 이 기간동안 기쁨만을 느낀 것은 아니다.
불전(佛典)에서는 '범천(梵天)의 권청(勸請)' 으로 묘사되는
진리 설파에 대한 주저함도 나타난다. 이것은 부처님이 발견한
연기의 진리가 이전의 어떤 가르침보다도 독특하고
새로운 가르침이라는 것을 달리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과연 이러한 가르침을 다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자신이 깨달은 진리가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것일까?
이러한 주저와 회의를 극복하는 심적(心的)인
모습이 '범천의 권청' 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진리 설파에 대한 확신이 선 부처님은 6년간의 고행을 함께 한
도반(道伴)인 다섯 비구들에게 최초의 가르침을 설하고자 사르나트의
녹야원(鹿野苑)으로 발길을 옮기셨다. 녹야원에서 설하신
초전법륜의 구체적인 내용은 사성제(四聖諦)와 팔정도(八正道)이다.
사성제란 고성제(苦聖諦) 집성제(集聖諦)
멸성제(滅聖諦) 도성제(道聖諦)의 네 가지 진리를 말한다.
고성제란 괴로움이라는 거룩한 진리,
집성제는 괴로움의 원인이라는 거룩한 진리,
멸성제는 괴로움의 소멸이라는 거룩한 진리,
도성제는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라는 거룩한 진리이다.
곧 사성제란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명확한 현실로서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 그리고 괴로움의 소멸과
그 소멸에 이르는 방법을 설한 것이다.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것은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괴로움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명확한 현실을 괴로움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인간의 삶에 대한 욕망이 존재한다. 그것을 불전에서는
인간 내면의 애욕(愛欲) 혹은 욕망(欲望)이라 표현한다.
따라서 그러한 원인을 분명히 알게 되면 괴로움은 소멸되는 것이다.
그리고 괴로움이 소멸되도록 항상 심신(心身)을 올바로 행동하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팔정도이다.
팔정도는 여덟 가지 올바른 심신의 행동이다.
올바른 견해, 올바른 생각, 올바른 말, 올바른 행위,
올바른 생활, 올바른 노력, 올바른 기억, 올바른 정신집중의 여덟이다.
이 여덟 가지의 올바른 길(正道)은 삶에 있어 이상적인 행동으로서,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는 중도(中道)의 길로도 표현된다.
최초의 가르침인 초전법륜의 내용은 불교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곧 부처님의 가르침은 인간의 내면적인 괴로움과
그 소멸의 길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다섯 비구들이
그 자리에서 부처님의 제자가 됨으로써 타인과 공유됨을 확인하였다.
이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사회성을 띄게 된 것을 의미하며,
또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모든 인간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초전법륜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타인에게 전달된 것으로,
불교가 종교문화현상으로 등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글 : 이태승 위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 / 불교신문 기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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