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벅 작전(5월 1일-6월 12일) ###
사우스조지아섬 탈환이후 영국의 관심은 이제 포클랜드로 모아진다. 대화로 해결하려한 여러 시도들이 무산되고, 4월 29일, 헤이그 미국무장관의 마지막 제안이 아르헨티나의 거부로 물거품이 된다. 4월 30일, 영국은 포클랜드를 중심으로 반경 200마일의 완전한 배타적 수역을 일방적으로 선포하고 어떠한 무장, 비무장 선박도 경고 없이 공격당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
같은 날, 미국은 많은 사람들의 예상대로 영국지지로 돌아서고 아르헨티나에 대한 무기금수를 실시한다. 사우스조지아섬 전투에서 영국은 본인들의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었고, 이를 애써 외면한 아르헨티나의 태도로 인해, 이제 모든 대화로의 해결은 물건너 가고 이제 양측의 한판 승부만이 남게 된다.
(1) 새로운 환경
포클랜드전의 실질적인 시작은 1982년 5월 1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포클랜드전 이전까지만 해도 영국의 군사적 목표는 주로 나토회원국으로서 유럽에서의 소련군에 대한 방어였다. 따라서 영국본토에서 8천마일, 아센션섬에서 3,900마일이나 떨어진 남대서양 한복판에서 벌어지게 될 전투는 그동안의 영국군 전투개념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새로운 조건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전술이 완전히 변경되어야 하고, 육해공군의 장비들도 거기에 맞추어 나가야 한다. 이런 작업은 최대한 신속히 이루어져야하고, 남대서양으로 이동하는 중에도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한다.
아직 적용해보지 못했고 시험되지 않았던 새로운 전술과 새로운 장비들이 속속 도입되는데, 이 과정에서 엔지니어들의 노력이 컸다. 이렇게 짧은 준비 시간과 열악한 환경속에서 이루어진 이들의 노력으로 포클랜드전에서 보인 장비들은 비교적 높은 신뢰성을 보이고 결국 영국의 승리를 이끄는데 많은 기여를 하게된다.
(2) 개조 작업
영국공군의 첫 번째 어려운 점은 단 한가지, 거리였다. 당시 영국군의 항공기들은 유럽지역에서의 전투에 맞추어진 것으로 이처럼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게 될 바다 한복판에서의 전투를 준비하는데에는 여러 개조가 필요했다.
이제, 허큘레스, 님로드, 빅터, 벌컨기들은 3,900마일을 왕복하면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엔지니어들은 여러 종류의 공중급유장치를 항공기에 설치하고 페인트가 채 마르기도 전에 테스트를 실시하여 성능 검사를 해야 한다.
드디어 1982년 4월 30일 밤까지 모든 준비가 완료되고,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장거리 폭격임무를 위해 제 101비행대 소속 요원들이 기령이 22년이 넘은 폭격기에 탑승하면서 첫 실전이 벌어지게 되는데......
벌컨 B2 폭격기는 1960년대에 실전배치된 항공기로 포클랜드 사태가 벌어질 때, 토네이도 전폭기로 완전히 교체되려고 했었다. 이러한 교체 작업이 진행되기도 전에 포클랜드전이 발생하였고, 벌컨 폭격기는 허겁지겁 전투에 참가 하게 된다.
흔히 양철삼각형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4개의 엔진을 단 삼각형 날개의 벌컨은 원래 핵공격용 고고도 폭격기로 설계된 것이었다. 그러나 한번도 이러한 목적에 사용되지 않았고, 이제는 다른 용도로 사용될 준비를 한다.
4월 9일부터 본격적인 개조작업이 개시되고, 웨딩턴에 위치한 공군기지에서 오버홀 정비를 받는 한편, 가장 중요한 공중급유장비들을 긴급 수배하여 캐터릭, 우드포드, 구스베이 지역에서 이들 장비를 가져온다.
내부 급유장치에 대한 전면적인 개조, 엔진튜닝, 폭격임무에 맞는 폭탄창 개조, 승무원실 개조, 재래식 폭탄수납 장치가 추가된다. 단 5일만에 공중급유장비가 설치되고 시험가동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포클랜드 주둔 아르헨티나군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입수되는데, 아르헨티나군이 이동식 레이더(웨스팅하우스제 AN/TPS 43F)를 포클랜드섬에 들여왔다는 정보였다. 따라서 5대의 벌컨 폭격기에 긴급히 ECM 포드를 장비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다시 한번 정비요원들의 능력이 발휘되는데, 208 비행대 소속 부캐니어에서 웨스팅하우스제 ALQ 101(V) 포드를 빌려오기로 한다.
당시 벌컨폭격기 상태는 날개 아래 더글라스 스카이볼트 핵미사일 탑재용 파일런이 있었다. 비록 이 핵미사일이 완전히 개발되지 못했지만 벌컨폭격기에는 아직도 이 미사일을 위한 하드포인트와 냉각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정비원들은 즉시 항공기 설계도를 보면서 원래 자리에 새로운 파일런을 제작하기로 한다. 그 중 하나에 준비한 ECM포드를 탑재하고 나머지에는 다양한 무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성공한다.
영국은 태스크포스의 전개에 위협을 주는 아르헨티나군 레이더의 무력화에 최우선 순위를 두는데, 당시 벌컨폭격기는 이러한 임무에 유일한 수단이었다. 영국 정비요원들의 밤낮없는 작업으로 이러한 공격임무에 맞게 마텔미사일의 대레이더버젼인 AS-37 공대지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게 된다.(나중에는 AGM-45A 슈라이크를 사용)
### 블랙벅 작전 2 ###
(3) 첫 임무
모든 개조작업을 받은 5대의 벌컨폭격기들은 아센션기지에 도착하고, 폭격기에 21발의 1천파운드 폭탄이 적재된다. 폭탄만 9톤이 넘고, 연료까지 가득 적재하고 나니 최대이륙중량에서 거의 2톤이 초과된다. 아센션섬의 고온과 항공기의 오버로드로 4개의 브리스톨 시델리 올리푸스 301엔진은 103퍼센트의 힘을 내야 이륙할 수 있다.
아센션섬의 어두움이 콕피트에 스며들고, 활주로의 불빛이 화산과 능선사이로 밝게 비추며, 벌컨폭격기의 거친 엔진소리가 메아리친다.
4월 30일 밤, 작전명 “블랙벅” 이 발동되고, 이 작전에 2대의 벌컨폭격기(1대는 예비용)와 55, 57 비행대 소속 14대의 빅터 K2 급유기, 1대의 님로드기가 동원된다.
빅터기는 원래 영국공군의 핵폭격기로 사용되다가 1975년부터 급유기로 개조되어 사용되고 있었다. 포클랜드전에서 빅터 K2 급유기는 총 600회의 공중급유를 실시하게 된다. 전에도 기술했지만, 사우스조지아섬에 대한 14시간동안의 정찰활동에 동원되기도 했다.
벌컨폭격기의 임무는 포클랜드의 스탠리공항 활주로(4,100피트)의 파괴였다. 스탠리공항은 아르헨티나군이 점령후 보급과 항공기 운용에 사용하고 있던 핵심 시설이었다. 이 공항에는 여러 곳에 대공포와 대공미사일이 포진하고 있었다.
1차 목적은 활주로를 아르헨티나군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2차 목적은 아르헨티나군이 활주로를 보수하거나 연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영국군이 재점령 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활주로만 파괴해야하고, 다른 시설은 온전히 놔두어야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활주로의 중앙부분을 절단해야하고, 양쪽 끝에도 파괴하여 활주로를 연장하는 시도를 꺽어야 한다. 또한 아르헨티나군의 신속한 복구작업도 못하게 해야 한다.
###블랙벅 작전 3 ###
자, 이제 총 13대의 항공기(1대만 벌컨, 12대는 빅터)가 아센션섬을 이륙하는데,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 날아오른 첫 번째 벌컨폭격기의 콕피트 유리창의 밀폐고무가 말썽을 일으킨 것이다. 압력을 막을 수 없게 되어, 결국 예비로 대기하고 있던 두 번째 벌컨 폭격기가 임무에 나선다. 하여간 중요한 일에는 꼭 이상한 일이 벌어진단 말이야...^^
여기에 빅터 급유기 한 대도 고장으로 돌아가고, 다른 급유기로 대체된다. 결국 11대만이 임무에 제대로 참가할 수 있게 된다. 벌컨폭격기의 마틴 위더스 대위는 위치를 잡고 5명의 승무원에게 임무개시를 알린다.
복잡한 공중급유절차에 대한 연습부족에도 불구하고, 공중급유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게 무난히 이루어진다. 서로 서로 돌아가며 공중급유를 하면서 연료가 바닥난 9대의 급유기가 아센션섬으로 돌아가고, 이제 한 대의 벌컨폭격기(XM607)와 두 대의 빅터 급유기만이 남는다.
한 대의 빅터가 다른 빅터에 공중급유를 준비한다. 그러나 갑자기 난기류가 발생하고 리시버측의 프로브가 손상된다. 결국 역할을 바꾸어 공중급유를 실시하고, 고장난 빅터급유기는 아센션섬으로 돌아가는데 성공한다.
이제 벌컨폭격기(XM607)와 빅터급유기(XL189)만이 남는다. 당시 XL189의 급유구도 약간 문제가 있었다. 위더스 대위측 승무원이 랜턴을 사용하며 고장원인을 찾으려고 시도했으나 발견하지 못하자, 비록 끝단의 급유브라켙이 약간 쳐진 상태이지만 위더스 대위는 무조건 시도해 보자고 한다. 결국 성공적으로 도킹되고 공중급유임무는 성공적으로 끝난다.
마지막 급유를 마지막 XL189은 아센션 기지로 무사히 돌아온다. 사실, 이 항공기의 사용은 원래계획에서는 없었는데, 예기치 않은 사태에 대처하고자 여분의 연료와 항공기를 준비하면서 임무에 투입될 수 있었고 결국 성공적인 공중급유임무를 완수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항상 미리 미리 준비해야 되지요 ^^
이러한 공중급유임무는 7차례로 계획된 공격에서도 똑같은 방법으로 수행된다.
### 블랙벅 작전 4 ###
한편, 포클랜드로 향하는 벌컨폭격기(XM607)은 고도를 해수면위 300피트를 유지하면서 접근한다. 목표 40마일 전방에서 고도를 1만피트로 높이며 폭격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위더스 대위는 235도로 회전하면서 스탠리공항 활주로를 향해 날아가고 활주로에서 2마일 떨어진 지점을 투하포인트로 지정한다.
폭탄창을 열어젖히고, 항공기가 투하지점에 도착하자 즉시 폭탄이 떨어지는데, 단 5초만에 21발의 폭탄 모두가 투하된다.
이 과정에서 어떠한 아르헨티나군의 반격은 없다. 완전히 기습이었다. 사실 레이더가 작동하였으나 벌컨폭격기에 장착된 ECM포드 덕분에 무사할 수가 있었다.
21발 중, 1발이 정확히 활주로 가운데에 분화구를 만드는데 성공했고, 나머지는 안쪽에 치우친 상태로 떨어져서 공항의 다른 시설들과 항공기, 창고를 파괴했다.
임무가 끝난 벌컨 폭격기는 다시 고도를 300피트로 유지하면서 탈출 비행에 들어가나, 아르헨티나군의 이렇다할 반격이 없자 연료절약을 위해 경제적인 고도로 상승한다. 돌아오는 도중에 님로드기와 빅터급유기와 정확히 랑데뷔하고 연료를 공급받으면서 다시 아센션셤으로 돌아온다.
왕복 8천마일을 15시간 50분동안 총 18회의 공중급유를 실시했다. 이러한 기록적인 임무를 무사히 마친 위더스대위와 턱스포드대위는 각각 DFC와 AFC를 수상한다.
### 블랙벅 작전 5 ###
(4) 다른 6회의 블랙벅 작전
5월 3일과 4일 사이에, 벌컨폭격기(XM607)은 존 리브 대위 조종하에 “블랙벅2” 작전에 참가한다. 임무는 첫 번째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활주로 서쪽끝단에 커다란 분화구를 만들어서 아르헨티나군이 활주로를 연장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다.
5월 13일에는 “블랙벅3” 작전이 계획되었는데, 강풍으로 취소된다.
5월 28일, “블랙벅4” 작전이 발동되지만, 빅터급유기의 공중급유장비 고장으로 취소된다. 이 작전에서는 처음으로 AGM-45A 슈라이크 대레이더 미사일을 사용하기로 되어있었다.
### 블랙벅 작전 6 ###
6월 3일 밤, 다시 똑같은 벌컨폭격기와 승무원들은 4발의 슈라이크 대레이더 미사일을 탑재하고 와이드웨이크 기지를 이륙한다. 2발은 며칠 전의 공격에서 완전히 피괴하지 못한 TPS 43 레이더를, 2발은 포트스탠리 공항 주변에 포진한 스카이가드/슈퍼 오리콘 AAA 시설을 목표로 하였다.
다시 한번 쥐와 고양이 게임이 벌어지는데, 아르헨티나군이 TPS 43 레이더를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40분을 허공에서 맴돈다.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귀환할 수 없다는 각오로 벌컨폭격기 요원들은 안전 고도인 16,000피트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하강하여 슈퍼 오리콘 AAA에 대한 공격에 들어간다.
이것은 일종의 모험으로 자신을 드러내면서 상대의 반응을 유도해 내는 작전이다. 스카이가드 레이더가 작동하자 즉시 슈라이크 미사일을 발사한다. 그 중 한 발이 명중하여 레이더와 함께 4명의 레이더 작동 요원들이 사망한다.
다시 TPS 43 레이더를 유혹하기 위한 비행을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XM597은 포클랜드를 떠나 아센션기지로 향한다. 약속된 공중급유장소에 정확히 나타난 빅터 급유기와 공중급유를 실시하는데, 갑자기 XM597의 프로브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발생한다.
승무원들은 망망한 남대서양에서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얼마 남지 않은 연료로는 재급유장소까지 갈수도 없고 자력으로 아센션까지도 갈수 없게 되어 결국 가까운 곳으로의 불시착을 시도하기로 한다. 최대한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 고도를 43,000 피트로 상승시키고 서쪽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브라질 영공으로 진입하기 전에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슈라이크 미사일을 떨어뜨려 버리려고 시도하나 한 발의 미사일이 발사에 실패하고 날개에 매달린채 진입한다. 또한 중요문서와 필름 등을 창문을 통해 버리고 고도를 2만피트로 낮추며 진입하기 시작하자 브라질 공군소속 두 대의 F-5 전투기들이 상공에 나타난다.
XM597은 이들의 유도에 따라 리오 갈레오 국제공항에 착륙한다. 이들은 리오 갈레오 공항에서 7일간 억류되다가 연료공급을 받은 후 아센션기지로 돌아온다. 그러나 적재된 슈라이크 미사일은 브라질 당국에 압수된다.
6월 12일, 마지막 작전인 “블랙벅7” 이 시작되고 다시 한번 스탠리 공항에 폭탄을 퍼붓는 것으로 벌컨폭격기와 빅터급유기의 콤비플레이는 막을 내린다.
벌컨폭격기 제원(Vulcan B.Mk.2)
- 길이 : 30.45 m
- 높이 : 8.28 m
- 폭 : 33.83 m
- 엔진 : 4개의 브리스톨 시델리 올리푸스 201 터보제트(각 엔진 추력은 17,000 lb st)
또는 올림푸스 301 터보제트(각 엔진 추력은 20,000 lb st)
- 표준 이륙 중량 : 179,898 lb (81,600 kg)
- 최대 이륙 중량 : 200,180 lb (90,800 kg)
- 속력 : 마하 0.75(MLS), 마하 0.96(4만피트)
- 고도 : 6만5천피트
- 전투행동반경 : 2,750km-3,700km(내부연료), 9,256km(1회 공중급유)
- 무장탑재 : 핵폭탄 또는 21발의 1천파운드 폭탄, 슈라이크미사일(개조)
- 승원 : 5명
*** 다음 회에서는 5월 1일, 포클랜드 주변에서 벌어진 본격적인 양측의 첫 전투를 알아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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