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철학이야기

주희와 왕부지의 욕망관 분석/이철성.성균관대

<논문 요약>
욕망이란 ‘하고자 하는 것’으로 생리적인 욕구인 본능(本能)과 생리적
인 욕구를 채우는 과정에 좋은 것으로 더 하고자 하는 마음인 가욕(加
欲)과 이성적인 바람[希望] 등의 의미를 포함한다. 본 논문은 주희의 논
어집주와 왕부지의 독논어대전설에 나타난 욕망관의 분석을 통해,
욕망에 대한 주희와 왕부지의 이론적 특징을 살펴보는 글이다.
주희는 선험적으로 주어지는 도덕성과 인간의 자연적인 본능에 해당
하는 생리적 욕구를 천리로 여긴다. 그러나 그는 생리적 욕구를 채우는
과정에 좋은 것으로 더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음을 지적한다. 그에 의하
면 이러한 가욕은 필연적으로 자신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기
에 사욕의 근거가 된다. 곧 그는 이 가욕과 사욕을 도덕적 천리와 대립
하고 있는 인욕으로 여기며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한편 왕부지는 가욕을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긴다. 그리고 사욕에 대해서도 우주의 운행 주체인 기가 날마다 생
하고 날마다 이루어지는 과정에 기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형성되는 비균형적인 마음이기에 근원적으로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
니라, 공적 의로움으로 무장하여 천리의 운행 질서에 동참해야 할 것
으로 생각한다. 곧 그의 관점에 의하면 가욕은 사욕의 근거가 아니고,
사욕 또한 가욕의 직접적 결과가 아니다. 따라서 가욕과 사욕을 포함
하는 인욕은 본래적으로 천리와 대립하는 것이 아니기에 근원적으로
제거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다. 그에게 인욕은 천리가 실현되는 욕망의
토대로 여겨진다.
이와 같이 욕망에 대한 주희의 관점은 사사로운 이기심의 제거를 통
해 선험적으로 주어진 보편자로서의 도덕 원리를 회복하여 현실의 복잡
하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관점은 한편

으로 이기심과 이기심의 충돌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증대하고 있는 현
대 사회에 공공의 질서 확립 측면에 의의가 있을 수 있지만, 다른 한편
으로 선험적인 도덕성을 부정하고 다원적인 가치관을 중시하는 사람들
에게 사상적 제약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한편 욕망에 대한 왕부지의 관점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기의 운행이
인간의 삶에 구체적으로 관여하면서 생리적인 욕구의 발현과 그 욕구를
채우는 과정에 좋은 것으로 더 하고자 하는 심리 상태와 사사로운 욕심
등을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조율의 대상으로 여긴다. 곧 그는 인간이란
선험적인 불변의 도덕 원리에 의해 규정되는 삶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욕구의 발현이 끊임없이 새롭게 형성되는 도덕적 원리와 유기적으로 결
합되어 공의로움이 펼쳐지는 삶을 이루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
한 그의 관점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구체적인 현실의 중요성을 깊게
인식하는 것으로, 생활에 필요한 물품 생산과 경제 활동의 측면에 이론
적 기여를 할 수 있다. 따라서 그의 이러한 욕망관은 서로 다른 가치관
으로 인한 혼란을 민주적으로 조율하는 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감성과 이성의 유기적인 조화에 의한 이상 세계를 지향한 것이
라고 할 수 있다.
주제어: 욕망, 본능, 가욕, 사욕, 인욕, 천리, 공자, 맹자, 주희, 왕부지,
논어집주, 독논어대전설.

주희와 왕부지의 욕망관 분석.pdf


주희와 왕부지의 욕망관 분석.pdf
1.26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