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하나고 맘은 바쁘고
마음 바쁜데 일은 안되고
일은 안되는데 전화는 와쌓고
땀은 흐르고 배는 고프고
배는 굴풋한데 입 다실 건 마땅찮고
그런데 그런데 테레비에서
<내 남자의 여자>는 재방송하고
그러다보니 깜북 졸았나
한번 감았다 떴는데 날이 저물고
아무것도 못한 채 날은 저물고
바로 이때 나직하게 해보십지
'에이 시브럴--'
양말 벗어 팽개치듯 '에이 시브럴--'
자갈밭 막 굴러온 개털 인생처럼
다소 고독하게 가래침 돋워
입도 개운합지 '에이 시브럴--'
갓댐에 염병에 ㅈ에 ㅆ, 쓸 만한 말들이야 줄을 섰지만
그래도 그중 인간미가 있기로는
나직하게 피리 부는 '에이 시브럴--'
(존재의 초월이랄까 무슨 대해방 비슷한 게 거기 좀 있다니깐)
얼토당토않은 '에이 시브럴--'
마감 날은 닥쳤고 이런 것도 글이 되나
크게는 못하고 입안으로 읊조리는
'에이 시브럴--
'시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유홍준 (0) | 2018.07.22 |
---|---|
물을 만드는 여자/ 문정희 (0) | 2018.07.22 |
아들의 방/ 정운희 (0) | 2018.07.22 |
하필 그때 왜?/ 김수열 (0) | 2018.07.22 |
무모증/ 김이듬 (0) | 2018.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