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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하필 그때 왜?/ 김수열

오랜만에 찾은 관음사

미륵불 앞에서 두 손 모으고

마음속으로 기도하는데

     

'우리 아이들 아프지 않게 허여줍서'

그런대로 여기까진 괜찮았는데

     

하필, 그때, 왜?

'관세음보살'은

어디 가고

'아멘'이

튀어나왔는지······.

     

괜한 짓을 한 탓일까

절 문까지 나오는데

두 번 넘어질 뻔했다


     

- 시집 『빙의』(실천문학,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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