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쉰이 넘어 보이는 여자가
빨간색 쫄쫄이 티셔츠를 입고
한껏 멋을 내지르며 들어온다
곗날이다
육감적으로 솟아오른 가슴과
그 아래 살짝 겹으로 누운 뱃살
그 나이에 너무 하는 것 아니냐며
먼저 온 여자들이 핀잔을 날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든다
그러면 뭐하냐?
밤새 초인종 한 번 누르지 않는데
설운 밤
길고 남루했을 시간
반백 넘어선 여자의 능청이
식당을 붉게 물들인다
욕구도 불만도 죄다 섞여
금세 환해진다
- 월간 <스토리문학> 2009년 12월호
'시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방 / 함순례 (0) | 2018.07.28 |
---|---|
흘레 / 고성만 (0) | 2018.07.28 |
안도현 ‘닭이 울어 해는 뜬다’ (0) | 2018.07.28 |
이도윤 ‘바다3’ (0) | 2018.07.27 |
황선하 ‘직선을 긋는다’ (0) | 2018.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