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아무 말도 안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했다
말없이 산옆에 있는 게 싫지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않았다
하늘은 하루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되었지만
하늘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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