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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박세현 -모두들 안녕히

가을에는 미친척 시를 읽자

깊은 밤까지 시가 새겨진 종이결을 만지며

지나가는 바람소리를 듣자

시의 행간에 낙서를 하자

시에서 삭제된 말들을 위로하자

그 말들만 모아서 시를 만들어보자

울다가 지친 말 웃다가 더 크게 웃는 말

스스로 공허한 말 출판사에서 퇴짜맞은 말

허름한 말들만 모아서 낭송회를 열자

평생 시를 읽지않는 사람협회도 찾아가자

아예 사단법인 시를 찾아댕기는 모임을 만들까

가을엔 시를 읽으며 이건 시가 아니다

시일 리가 없다고 되뇌이며 시를 날려보내자

가을밤도 안녕히 시도 안녕히 안녕히도 안녕히

모두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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