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귤을 깐다.
겨울밤에 혼자 까는 귤.
나의 시가
귤나무에 열릴 순 없지만
앓는 어린 것의
입술을 축이려고
겨울밤 자정에 홀로 까는 귤.
우리말에는
가슴이 젖어오는 고독감을 나타내는
형용사가 없지만
밤에 혼자 귤을 까는
한 인간의 고독감을 나타내는
말이 있을 수 없지만,
한밤에 향긋한 귤향기가 스민
한 인간의 가는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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