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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김동명-파초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내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김동명(1968.1.21 세상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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