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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정일근 -그대 내 손금이 될 때까지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꽃이 피었다 지는 슬픔보다도

나무들이 바람에 우는 아픔보다도

슬프고 아픈 일이지만

사랑하며 기다리는 것이

기다리며 눈물 훔치는 것이

내 사랑의 전부라 할지라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라

흐르는 눈물 손가락에 찍어

빈 손바닥 빼곡하게

뜨거운 그대 이름 적어 보느니

내 손금에 그대 이름 새겨질 때까지

그대 내 손금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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