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수필

나희덕 -산속에서

길을 잃어보지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끝에

멀리서 밝혀져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막무가내의 어둠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밤을 맞아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시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병화 -겨울  (0) 2020.02.18
냇 킹 콜-Too Young  (0) 2020.02.16
유치환-동백꽃  (0) 2020.02.14
김남주-사랑  (0) 2020.02.14
원경-그대 꽃처럼  (0) 2020.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