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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나는 행복을 느낍니다 / 원의 시-나현수



우리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언어는 같은 형태를 띠지만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한다는 걸
혹시 알아채지 못하셨나요.

경험의 흙이 쌓여 땅이 되고
담금질된 감정이 바다를 이루는
자신이 정의한 상징으로 가득한
특별한 세상들이 마주합니다.

행동에 가치를 부여하고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 애써주는 건
비록 그게 다른 해석일지라도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그러나 관계에서 슬픔이 깊어질 때는
내밀한 가치가 담긴 행동을
대수롭지 않게 치부하는
무던함이 반복될 때입니다.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행동에도
결코 일반적일 수 없는
특별한 상징이 담깁니다.

매번 가치를 부여할 순 없다지만
불현듯 건네는 한마디에
나는 행복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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