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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이동춘 -작은 기도

봄이 오면,

겨울을 떠나온 작은 새 한 마리

날아 와, 쉬어 갈 수 있는

한 그루 나무로

눈 뜨게 하소서.

피어나는 꽃보다

한 방울 눈물 빛깔로

뚝뚝 져 내리는 꽃잎의 슬픔을 알게 하시고

떠오르는 햇덩이보다

지는 노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여 주시고

머무는 미련보다

떠날 줄 아는 용기를 주시어

눈 뜬 나무에 잎이, 꽃이 되게 하소서.

언제나 푸르른 들판에

뿌리 깊은 나무로 일어서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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