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팝꽃이 필 때면
하얀 입쌀밥 먹는것이 소원이라던
끝님이는 지금 어디에 살고 있을까
제실 옆 늙은 소나무
송홧가루 날리는 늦은 봄이면
산지기 집 순덕이 엄마 얼굴은
누렇게 익어가는 호박색이 되고
마른 꼬챙이되어 흙에 묻힌
남편 기일에 메밥 한 그릇
올릴 쌀 한 주먹이 없는데
비탈진 다락 밭에 심은 보리
하루 종일 종다리 불러들여
해작질만 하고 이삭 밸 기미는 없었다
서울로 식모살이 간 귀동이가 보낸
소액환 숫자를 몰라 우체부 오기만
기다리는 날 쑥개떡을 먹던 끝님이
밤톨 두 개가 솟은 줄 모루고
가슴에 손을 얹고 상을 찡그렸다
돌배 크기가 되면
읍네 양조장 집에 가서 조팝꽃 같은
흰 쌀밥 실컷 먹을 수 있다 했는데
어스름 밀리는 실개천을 따라
조팝꽃은 뭉게뭉게 흰 구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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