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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진관사에서/이병일

진관사 외진방, 빗소리 곁에 두고서

내 것 아닌 것을 생각한다

더러운 것을 몸뚱이에 두르고 와서

그 어디에도 버릴 수가 없다

우연찮게 앵두의 그것처럼 탱글탱글

익어가는 빗 줄기를 보면서 

밥 생각없이 구운 두부 찜을 먹었다

좋아라, 피가 돌고 숨이 돌았다

두부 자체가 간수인데 몸에 붙은

흰 그림자 잔뜩 으깨진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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