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들어가는 말
교회 안에는 신앙을 지성, 감정(과 체험), 실천 중의 한 요소로 환원시 켜서 이해하고 사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특히 감정이나 실천 주도적일 때 에는 신앙이 가지는 지성적인 측면 혹은 전인적인 성격을 간과하기 마련 이다.2)
2) 성경적인 신앙은 전인적인 신앙이라고 하는 것은 Jonathan Edwards, Religious Affections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1959)에서 자세하게 해설됐다.
기독교 신앙은 지정의를 포함한 전인적인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당연히 성경적 진리에 대한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이러 한 일을 돕기 위해서 조직신학이 존재하는 것이지만, 교회 내 신자들의 나 이나 신앙 성장의 수준에 맞추어 설교나 교리 교육 자료를 개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반면, 오늘날 한편에서는 일반 신자들도 성경과 교리 공부에 매진해야만 건전한 신앙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각성 도 일어나고 있어서 더욱더 이런 방면에서 전문가들의 준비와 활동이 필 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할 때 신학자들, 목회자들 그리고 신학생들을 위 한 조직신학 교본들도 필요하지만, 독자의 연령층이나 신앙적 이해력 수 준에 맞춘 교리 교재들도 필요하게 된다.
전문 신학 서적만 출간하는 신학 자들도 존재하지만, 그러한 필요성을 잘 인식하고 신학 교재용과 더불어 쉬운 교리 서적을 출간하는 신학자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에서도 많 이 읽혀온 루이스 벌코프(Louis Berkhof, 1873-1957)를 들 수가 있다.3)
또 한 잘 알려진 대로 벌코프는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1854-1921) 의 저술을 소화하여 영어권에 요약 소개하였던 신학자였으며, 3단계에 걸 친 저술 집필 방식도 의도했든지 안 했든지 간에 바빙크의 방식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헤르만 바빙크는 1883년에 깜쁜(Kampen) 신학 교 교수직에 취임한 후에 수많은 강의시수에도 불구하고 교의학과 윤리 학 교재 집필을 위하여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그 결과 마침내 1895~1901 년 사이에 개혁교의학(Gereformeerde Dogmatiek) 전집을 출간하게 된 다.4)
3천 페이지에 육박하는 이 신학적인 대작은 전문적인 신학자들, 개혁 교회 목회자들 그리고 신학생들을 위한 전문 교의학 서적이었다.
그래서 바빙크는 평범한 신자들에게 개혁파 교리들을 안내하기 위한 첫 번째 시 도로 하나님의 큰일을 집필하여 1909년에 출간하게 된다.5)
3) 벌코프는 1932년에 『개혁교의학』 (전 3권)을 출간한 후에, 출판사의 요청에 따라 『조직신학』으로 서명을 바꾸어 1941년 수정 보완판을 출간한다. 그 후에 출판사의 또 다른 요청을 따라 “고등학생 들, 대학생들, 그리고 나이 든 교리문답 교육자들에게 적합한” 형태로 『기독교 교리 편람』(Manual of Christian Doctrine)을 출간했고, 또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전문적인 용어를 피하면서 좀 더 단 순한 형태로 개혁파 교리 요약을 담아 『개혁파 교리 요약』(Summary of Reformed Doctrine)을 또 다시 출간하게 된다.
4) Herman Bavinck, Gereformeerde Dogmatiek (Kampen: Bos, 1895-1901). 내용상으로 수정·보 완하여 완결된 것은 2판 본(Kampen: Kok, 1906-1911)이다. 한역본- 박태현 역, 『개혁교의학 1-4』 (서울: 부흥과개혁사, 2011), 영역본 –Reformed Dogmatics, trans. John Vriend, 4 vols. (Grand Rapids: Baker, 2003-2008).
5) Herman Bavinck, Magnalia Dei (Kampen: Kok, 1909. 2판-1931); Our Reasonable Faith, trans. Henry Zylstra (Grand Rapids: Eerdmans, 1956)
주로 성경 과 개혁파 신앙고백문서들을 광범위하게 활용하여 교리들을 해설한 책이 었음에도 분량도 방대한 편인 데다가 내용도 일반 신자들이 소화해 내기 에는 과부담이었던 탓에 바빙크는 더욱더 분량도 줄이고 서술 방식도 성 경적이면서 단순한 필치로 쓴 기독교 신앙 안내서(Handleiding bij het Onderwijs in het Christelijken Godsdienst)를 1913년에 출간하게 된다.6)
앞선 두 저술과 달리 기독교 신앙 안내서는 오랫동안 감추어진 보물처 럼 다른 언어로 번역된 적이 없다가 2022년에 이르러서야 영역본이 출간 되었고, 영역본에 근거한 한역본이 오랜 수고로운 작업을 거쳐 2024년에 완간되기에 이른다.7)
6) Herman Bavinck, Handleiding bij het Onderwijs in het Christelijken Godsdienst (Kampen: Kok, 1913). 이하에서 본서를 Handleiding으로 약기하여 사용하도록 하겠다.
7) Herman Bavinck, Guidebook for Instruction in the Christian Religion, trans. Gregory Parker jr and Cameron Clausing (Peabody: Hendrickson, 2022); 박하림 역, 『기독교 신앙 안 내서』 (군포: 다함, 2024).
이 논문에서는 최근에야 영어권과 국내에 소개된 바빙크의 기독교 신앙 안내서의 역사적 배경, 저술 동기, 구조, 그리고 신학적인 줄거리 등을 분석해 보고 평가해 보고자 한다.
이러한 논의를 위해서 바빙크의 관 련된 저술들과 2차 문헌들을 참고하여 논의를 전개해 보려고 한다.
이러 한 논의는 한편에는 성경적 교리 교육(교리문답 설교이든, 교리문답 교육 이든)에 여전히 무심한 교회들이 많은 한국교회 현실에 조금이라도 유익 이 되기를 바라서이고, 학술적으로는 100년이 지나도 그 영향력이 약화하 지 않을 정도로 고전적인 개혁파 교의학 대전을 집필한 신학자가 고등학 생 수준의 평범한 교리문답 교육자들을 위하여 어떠한 교리 해설서를 남 겼는지를 제대로 평가해 보기 위해서이다.
논의 순서는 II 절에서 본서의 역사적 배경과 저술 동기를 논구해 보고, III 절에서는 본서의 구조와 신학 적인 줄거리를 개관해 보고자 한다.
II. 기독교 신앙 안내서의 역사적 배경, 저술 동기 그리고 구조
바빙크의 기독교 신앙 안내서가 처음 출간된 것은 1913년으로,8) 그 가 암스테르담 자유 대학교 재직 기간의 후반기에 접어든 시점이었다.
8) 바빙크 사후인 1932년에 2판이 출간되었으나, 조판을 새롭게 함으로 페이지가 달라졌을 뿐 내용상 변경은 없다(Eric D. Bristley, Guide to the Writings of Herman Bavinck [Grand Rapids: RHB, 2008], 100, 120).
바 빙크 학자 중에는 후기의 바빙크는 교의학적 관심이 쇠퇴하였거나 아니 면 심지어 무관심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어 왔기에 II 절에서 우 리는 본서의 역사적 배경과 저술 동기를 논구해 봄으로써 그런 주장의 타 당성을 재고해 볼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본서의 구조를 살피되, 개혁교 의학과 하나님의 큰일과 대비하여 살펴보려고 한다.
1. 역사적 배경
우선 바빙크가 기독교 신앙 안내서를 출간한 역사적 배경 혹은 맥락 을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하겠다.
1880년에 레이든 대학교에서 박사학위 를 취득한 바빙크는 프라너꺼르(Franeker) 교회에서 잠시 목회한 후에 깜 쁜 신학교 교수로 19년(1883-1902)을 보낸 후인 1902년 말에 암스테르담 중심부에 소재한 자유 대학교 신학부의 교의학 교수로 취임하게 된다.9)
9) 본서의 출간 시기의 배경을 중점을 두기에 바빙크의 생애 전체나 그의 암스테르담 재직기에 대한 자 세한 논의는 James P. Eglinton, Bavinck A Critical Biography (Grand Rapids: Baker, 2020), 박 재은 역, 『Bavinck 비평적 전기』 (군포: 다함, 2023); 이상웅, “암스테르담 시절(1902-1921)의 헤르 만 바빙크의 공적인 사역.” 「신학지남」 323 (2015): 95-133 등을 보라.
자유 대학교 재직 초기의 바빙크는 역량 있는 동료 교수들 곁에서 오로지 교의학 강의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교통의 편리를 이용해서 전 국가 적인 활동도 할 수 있게 된다.
1911년에는 상원의원이 되어 교육 분야에 서 활동했고, 왕립학술원 회원으로 지명되는 – 카이퍼도 누리지 못한 – 영 예를 누리기도 하고, 또한 1908년 미국 프린스턴대학 초청으로 L. P. 스톤 (L. P. Stone) 강좌도 맡게 되었다.
바빙크는 네덜란드 신학계를 넘어 국가 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미국 장로교회 학계에도 그 영 향을 미치게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바빙크가 암스테르담 초기 재직 기간에 주력하여 힘 쓴 것은 깜쁜 시절에 출간했던 그의 주저 개혁교의학 전집(1895-1901) 을 수정 보완하여 출간하는 일이었다.
바빙크는 1906년에 1권을 출간하기 시작하여 1911년에 4권을 출간함으로 제2판 개정 증보판(Twede herziene en vermeerderde druk)을 완성하게 된다.10)
바빙크는 비록 겸양적 표현을 사용하여 수정 증보라고 했지만, 내용을 일별해 보아도 상당한 증보 작업 이 진행된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11)
바빙크는 남은 생애 동안 2판을 교재 로 사용했고, 1918년에 3판이 출간되기는 하지만 내용상 변경 없이(Derde onveranderde uitgave) 출간했다.12)
이전의 바빙크 전기 작가들은 바빙크가 자신의 주저인 개혁교의학 을 완성한 후에 교의신학적 관심을 2차적으로 삼았다거나 심지어는 흥미 를 잃게 되었다고 이야기들을 해왔다.13)
이러한 주장을 하는 근거로 제시 된 것은 1911년 이후 그의 수많은 저술이 교의신학보다는 심리학, 교육학, 전쟁 문제 등을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14)
또한 바빙크의 박 사 제자이자 그의 후임 교수가 된 발렌떼인 헤프(Valentijn Hepp, 1879- 1950)는 소천하기 몇 년 전에 바빙크는 옛 교의학 저술을 포함하여 많은 교의학 교본을 매각했고, 그 이유에 관해 물었을 때 “나는 더 이상 그런 책 을 참고하지 않는다”라는 답을 들었다고 전해 주기도 한다.15)
10) Herman Bavinck, Gereformeerde Dogmatiek, 2nd ed., 4 vols (Kampen: Kok, 1906-1911).
11) 초판과 2판의 차이에 관해서는 이상웅, “헤르만 바빙크가 받은 교육과정과 『개혁교의학』의 저술 준비 과정”, 「개혁논총」 34 (2015): 136-140을 보라.
12) Herman Bavinck, Gereformeerde Dogmatiek, 3rd ed., 4 vols (Kampen: Kok, 1918). Cf. Eglinton, Bavinck A Critical Biography, 263 = 『Bavinck 비평적 전기』, 553-554.
13) Valentijn Hepp, Dr. Herman Bavinck (Amsterdam: Ten Have, 1921), 317-318; Roelf H. Bremmer, Herman Bavinck en zijn tijdgenoten [Kampen: Kok, 1966], 248, 252; 유해무, 『헤 르만 바빙크』 (서울: 살림, 2004), 132-133.
14) Eric D. Bristley, Guide to the Writings of Herman Bavinck (Grand Rapids: RHB, 2008), 97-116.
헤프는 또한 만년의 바빙크가 교수직에서 물러나 뷔숨(Bussum)에서 조용히 지내면서 심리학 위주의 연구를 하고 싶어 했다고 쓰기도 했다.16)
이렇게 목격자적 인 증언을 제공한 헤프 역시도 바빙크는 개혁교의학 2판을 출간함으로 써 “교의학적 출판물을 끝내었”다고 말해 준다.17)
그러나 후기의 바빙크가 개혁교의학에 관한 관심이 시들거나 혹은 극 단적으로 신학과 결별(afscheid van theologie)하고 다른 분야들에 몰입했 다고만 말하는 것은 공정한 이해는 아니라고 사료된다.
일단 저술 활동이 라는 측면에서 바빙크는 이미 1906-1911년 어간 출간한 개혁교의학 2 판에서 30여 년의 신학 연구와 저술 준비의 결산을 제시하였기 때문에 교 의학 강의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는 점을 말해야 하겠 다.
또한 1910년대의 바빙크의 저술들이 주로 교육학, 심리학, 여성론, 전 쟁 문제(1차 대전 시기) 등에 많이 집중되기는 했지만, 1911년에 출간한 근대주의와 정통(Modernisme en orthodoxie)이나 1913년에 출간한 기독교 신앙 안내서 등을 통해서 신학적인 기량을 변함없이 보여주었 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18)
더욱이 바빙크가 마지막 시기의 강의 교재로 사용했던 자신의 개혁교의학 2판 사본에 남겨있는 수정과 보완 흔적들 도 바빙크의 신학적 관심사가 식지 않았음을 보여주며,19) 비록 형태상 간 략하고 쉬운 문체로 쓰이긴 했지만 기독교 신앙 안내서는 최상의 신학 자가 진력하여 쓴 대작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20)
15) Hepp, Dr. Herman Bavinck, 317-318.
16) Hepp, Dr. Herman Bavinck, 318.
17) Hepp, Dr. Herman Bavinck, 317.
18) Herman Bavinck, Modernisme en orthodoxie (Kampen: Kok, 1911). 영역본은 Bruce R. Pass (ed. & trans.), On Theology: Herman Bavinck’s Academic Orations (Leiden:Brill, 2021), 146-181에 수록되어 있다.
19) 여러 가지 사실들을 조사하여 헤프와 브렘머 등의 극단적인 해석을 비판적으로 다룬 에글린 턴의 견해가 논자에게도 훨씬 더 설득력이 있게 받아들여진다(Eglinton, Bavinck A Critical Biography, 261-265).
20) 영역본 공역과 편집을 맡은 파커와 클로징은 본서에 대해 “Guidebook follows his rigorous academic work and is the crème de la crème of his theology.”라고 적실하게 평가해 준다 (Parker jr and Clausing, “Introduction”, in Bavinck, Guidebook for Instruction in the Christian Religion, 7).
2. 기독교 신앙 안내서의 저작 동기
헤르만 바빙크가 기독교 신앙 안내서를 왜 저술하게 되었는지는 그 의 저자 서언에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1913년 시점에서 바빙크는 네덜 란드 개혁교회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던 도르트(레흐트) 총회 제17번째 세션의 결의 사항을 반추함으로 시작한다.21)
1618년 11월 30일에 열렸던 회의를 통해 신학자들은 교리 교육을 “집에서 부모에 의해, 학교에서 교 사에 의해, 교회에서 목사와 장로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정했고,22) 또한 각각 무엇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나 교리 교사의 자격, 지역 교회 목사의 책무, 행정관의 책무 등을 자세하게 규정을 했다.23)
바빙크는 도르 트 총회 시대의 개혁파 선조들의 교리 교육에 대한 열정과 헌신에 비해 20 세기 초반의 개혁교회 상황이 무척이나 무성의하고 형식적인 데다가 신 앙교육을 위한 시간 배정도 확연히 줄어든 현실에 대해 개탄한다.24)
이어서 바빙크는 초등학교 이후의 학교에서 수행되어야 할 신앙교육 에 시선을 집중시켜 준다.
그에 의하면 그 신앙교육은 문답식 교육 형태가 아니라 “규칙적이고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순서로 주제를 다루어 상호 연 결된 신앙의 종교적 진리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나아가 학생들의 의식에 스며들어 그 모든 생각에 통일성을 가져다 주”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25)
21)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0.
22)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1.
23) 1618년 11월 30일(금)에 열렸던 17차 세션의 회의록 라틴어 원문은 Donald Sinnema, Christian Moser, Herman J. Selderhuis (eds.), Acta et Documenta Synodi Nationalis Dordrechtanae (1618–1619) (Göttingen: Vandehnoeck und Ruprecht, 2015), 26-30에 수록되어 있다.
24)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2.
25)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2-33.
그리고 그러한 신앙교육은 “단순히 가르침뿐만 아니라 위로를 주기도 하며 마음과 양심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해 주기도 한다.26) 학식과 경건 (scientia et pietas)의 균형을 갖추었던 신학자 바빙크는 신앙교육이란 “반 드시 참된 의미의 교육이어야 하며, 반드시 인간의 영혼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부드럽고 거룩한 신앙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준다.27)
이제 바빙크가 기독교 신앙 안내서의 독자층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그는 1911년에 완간한 개혁교의학은 주로 신학 생들, 목회자들 그리고 신학자들을 위해 저술 출간했고,28) 1909년에 출간 한 하나님의 큰일은 바빙크의 서문에 의하면 전문적인 신학자들을 염 두에 두지 않고 “교리문답을 통해 성찬에 들어갈 준비를 하거나 그 후에 도 진리에 대한 지식에 계속 관심을 두는 일반 회중의 구성원들”을 염두 에 두고 있었다.29)
반면에 바빙크는 기독교 신앙 안내서의 독자층으로
“기독교의 김나지움, 공립학교, 교사 교육, 일반 학교의 고학년 학생들을 염두에 두었고... 우리 기독교, 개혁파 신앙 고백의 주요 내용을 이해하고 자 하는 사람들을 염두”
에 두고 있다고 밝힌다.30)
26)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3(= Bavinck, Handleiding bij het Onderwijs in het Christelijken Godsdienst, vi). 27)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3(= Bavinck, Handleiding bij het Onderwijs in het Christelijken Godsdienst, vi-vii).
28) 바빙크는 “초판 서문” 끝에서 자신의 교본이 “교의학 훈련에 전념하는 자들을 위한 하나의 안내 서” 되기를 원하면서도, “만일 이것이 독자들의 인정을 받을 수 없다면, 연구의 촉진제가 되기 를 바란다”라고 밝히고 있다(Bavinck, 『개혁교의학1』, 55). Cf. Eglinton, Bavinck A Critical Biography, 259.
29) Herman Bavinck, Magnalia Dei (Kampen: Kok, 1909), 3.
30)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3-34. 파커와 클로징도 “Moreover, Guidebook is intended for a younger crowd, those attending the equivalent to an American high school.”라고 적 실하게 이해한다(Parker jr and Clausing, “Introduction”, 4).
3. 기독교 신앙 안내서의 구조
이어서 우리는 바빙크의 기독교 신앙 안내서의 구성과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바빙크는 기독교 신앙 안내서를 총 20개 장으로 구성했는데, 이를 개혁교의학 전집(1906-1911)이나 하나님의 큰일 제2판(1931)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에글린턴이 적시해 준대로, 바빙 크는 기독교 신앙 안내서의 구성과 논의 순서를 자신의 주저인 개혁교 의학을 따르고 있고,31) 또한 기독교 신앙 안내서의 번역자들인 파커와 클로징이 가시적으로 설명해 준대로 논의 순서뿐 아니라 내용상으로 하 나님의 큰일을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32)
31) Eglinton, Bavinck A Critical Biography, 263, 398.
32) Parker jr and Clausing, “Introduction”, 9-11.
가시적으로 한눈 에 보기 쉽도록 비교 사항을 도표로 제시해 보겠다.
개혁교의학 기독교 신앙 안내서 하나님의 큰일 1권. 신학서론 1. 하나님에 대한 지식 2. (일반) 계시 3. (특별) 계시 4. 성경 5. 성경과 신앙고백 1. 최고선 2. 신지식 3-4. 일반계시와 그 가치 5-6. 특별 계시의 방식과 내용 7. 성경, 8. 성경과 신앙고백 2권. 신론, 인간론 6. 하나님의 본질과 속성 7. 삼위일체 8. 창조와 섭리 9. 인류의 기원과 본질과 운명 9. 하나님의 본질 10. 삼위일체 하나님 11. 창조와 섭리 12. 인간의 기원, 본질 그리고 운명 3권. 죄론, 기독론, 구원론 10. 죄와 죽음 11. 은혜 언약 12. 그리스도의 인격 13. 그리스도의 사역 14. 성령님의 부으심 13. 죄와 죽음 14. 은혜 언약 15. 언약의 중보자 16.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 17-18. 그리스도의 낮아지신 상태 에서 의 사역과 높아지신 상태에 서의 사역 19. 성령의 선물 4권.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 15. 소명, 16. 칭의, 17. 성화 18. 그리스도의 교회 19. 은혜의 수단 20. 세상의 완성 20. 소명, 21. 칭의, 22. 성화 23. 그리스도의 교회 24. 봉사와 직분 25. 영생
이러한 관찰을 통해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교의학자 바빙크는 자신이 개혁교의학에서 전문적으로 개진한 개혁파 교의학 논 의 순서를 따라 다른 두 책의 논의 순서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하나님 의 큰일과 기독교 신앙 안내서는 병행하여 읽을 수 있도록 의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33)
33)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4. 파커와 클로징은 영역본을 편집하면서 각 부분이 『하나님의 큰 일』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세세하게 각주 형태로 밝혀주고 있다.
20개 장으로 이루어진 기독교 신앙 안내서 보다 하나님의 큰일이 5개 장 더 많은 이유는 후자가 전자에 비해 주제 를 두 개의 장으로 구성한 경우들 때문이다.
즉, 신지식에 대한 논의도 하나님의 큰일 1장과 2장에서 다루어지고, 일반 계시도 3장과 4장으로, 특별 계시도 5장과 6장으로 다루고, 은혜 언약에 대한 논의도 14장과 15 장으로 다루고, 그리스도의 사역도 17장과 18장으로 양분해서 다루었기 때문에 장수가 5개 더 추가된 것뿐이다.
III. 기독교 신앙 교육서의 내용 개관
이제 이어지는 III에서는 기독교 신앙 교육서의 내용을 개략적인 형 태로 살펴 보고자 한다. 20개의 장으로 구성된 본서를 세분화하기 위해 서, 오늘날 역사적 개혁주의 진영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7로치 (loci) 방식에 따라 구분해 보고자 한다.34)
34) 이러한 7로치 형태는 바빙크가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바빙크 저술 자체도 그렇게 세분화해 볼 수가 있으며 그의 어깨 위에 신학 작업을 수행했던 루이스 벌코프의 Systematic Theology나 죽산 박형룡의 『교의신학』, 전 7권 (서울: 은성문화사, 1964-1973)에 원용된 분해 방법 이다. 죽산의 7로치에 대한 설명은 『교의신학- 서론』 (서울: 은성문화사, 1964), 107-108을 보라.
1. 신학서론 - 신지식의 중요성과 출처(1장-5장)
바빙크는 청소년들을 위한 교리 교육서를 “하나님에 대한 지식”(1장) 으로 시작한다.
그 첫 시작은 “인간의 최고선은 하나님이며, 오직 하나님 뿐이다”라는 아우구스티누스적인 언명으로 시작한다.35)
인간은 하나님 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았기 때문에, “세상 전체에서 충분함을 누리지 못” 하고 오로지 “하나님 안에서 안식을 얻을” 수 있을 뿐이다.36)
바빙크는 참 된 안식을 얻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cognitio Dei)을 가져야 한 다고 단언하고, 그러한 지식이 가능한 이유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계시해 오셨기 때문”이라고 적시해 준다.37)
그는 특히 참된 신지식이 예수 그리 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왔음을 말하면서, 그 지식은 정보적 차원의 지식이 아니라 인격적인 지식으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아버지”의 은혜와 진리의 모든 충만함으로 아버지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고 해설해 준다.38)
또한 이러한 인격적인 신지식이 주는 효과와 열매는 “앎과 동시에 실제로 영생을 주”는데 있다고 적시해 준다.39)
바빙크는 이렇게 신지식의 중요성 을 해명한 후에, 이 신지식을 다루는 신학과 신학자의 의미에 대해서도 간 략하게 설명해 준다.40) 바빙크는 신학의 여러 분야에 대한 해명과 더불어 신지식은 대상에 따라 적합한 방식으로 가르쳐져야 하긴 하지만, 그러나 모든 수준의 사람들 간에는 차이 없이 “모두 한 주님, 한 신앙, 한 세례, 만 유 위에 계시는 한 분 하나님 앞에서 각자 그리스도의 선물 분량에 따라 은혜를 받”는다고 강조해 준다.41)
35)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58. 한역본 본문은 독자를 고려하여 경어체로 되어 있으나, 논문 인 관계로 평칭으로 통일하여 인용하도록 하겠다.
36)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59-60. 바빙크는 이 문맥에서도 아우구스티누스의 유명한 문 장을 직접 적시해 주고 있다(Augustinus, Confessions, trans. Sarah Rudin [New York: The Modern Library, 2017], 3).
37)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61.
38)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62-63.
39)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64.
40)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65. “신학은 성령 하나님의 인도를 받은 계시로부터 하나님에 대 한 지식을 연역하고 추론했으며, 자세히 설명하는 학문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신학자는 실제로 하 나님께서 가르치신 학자로, 하나님과 하나님에 대해서 말하고, 하나님의 이름의 영광을 위하는 사 람이다.”
41)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66-67. 바빙크는 교리 교육에 있어서도 적응 또는 맞춤 (accomodatio)의 중요성을 분명하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2장-5장은 신지식의 출처 혹은 근원에 대한 논의로써, 계시 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다. 바빙크는 “오직 하나님께서 자신을 인간에게 알리시기로 자유로이 뜻하실 때에만” 신지식이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계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42) 그는 계시를 전통적인 방 식에 따라 일반 계시(revelatio generalis)와 특별 계시(specialis specialis) 로 양분하여 다룬다. 전자는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며, 일반 은총을 통해 죄가 급격하게 퍼지는 것을 억제”하고, 후자는 “오직 복음의 영향 아래 살 며 특별한 은혜로 인해 죄 용서와 새새명의 중생이라는 복을 받은 사람에 게만 나타난다”고 구분해 준다.43)
또한 두 계시가 다 은혜에 속하지만, 중 생한 신자만이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손으로 이루어진 모든 사역에 펼쳐 진 하나님의 속성을 바라볼 수” 있다고 적시해 주기도 한다.44)
2장에서 바 빙크는 자연, 역사, 인간(마음, 양심, 모든 영역)에게 나타나는 일반 계시 에 대해서 해명해 주고, 신 존재 증명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다루어 주고, 일반 계시의 가치와 불충분성을 해설해 준다.45)
3장에서는 특별 계시에 대해 해설해 주는데, 먼저 외적 수단과 내적 수단들에 대해 말하고, 그 내 용에 대해서는 역사와 언약의 관점에서 해명하고, 그 목적에 있어서는 인 간의 구속과 하나님의 영광에 초점을 맞추어 해설을 해준다.46)
4장에서 바빙크는 성경에 대해 다룬다. 바빙크는 성경을 “계시 그 자 체가 아니라 계시를 알 수 있는 기록물이자 문서”라고 표현하기도 하지 만, “성경 자체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을 반복적이고 단호하게 강조 하여 선언”해 준다는 점을 적시해 주기도 한다.47)
42)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72; Bavinck, Handleiding, 8.
43)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77.
44)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78.
45)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79-87.
46)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90-102.
47)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06, 109; Bavinck, Handleiding, 29.
이어서 그는 성경의 자증(autopistia)에 대해 다루면서 구약의 자증, 구약에 대한 신약의 자증, 신 약에 대한 신약의 자증 순으로 해설을 해준다.48)
또한 그는 성경의 영감 (theopnuestie)에 대해서도 해명해 주는데, 근대 유럽에서 유행했던 영감 에 대한 그릇된 이해를 비판하고, 성경적인 영감 이해를 제시해 주되 특별 히 유기적 영감(organische inspiratie)에 대하여 상술해 준다.49)
5장에서는 성경과 신앙고백의 관계를 설명해 주는데, 바빙크는 성경 없이 존재한 적이 없는 신약 교회임을 적시해 주고 나서 이 교회에는 “이 하나님의 말씀을 보존하고, 설명하고, 선포하고, 적용하며, 해석하고, 전 파하고, 찬양하고, 변호하여 인간의 사상을 이기도록 하는 사명”이 있다고 명시한다.50)
교회 역사가 진행됨에 따라 다양한 이단과 신학적 오류들이 발생했고, 이에 대해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맡기신 진리를 긍정 적이고도 명확하게 전”해야 했고, 교회적인 여러 회의를 통해서 “하나님 의 진리가 무엇인지 규정하고, 그렇게 해서 교회의 교리로 세우는 것을 결 정”하여야 했다고 바빙크는 밝힌다.51)
바빙크는 그렇게 만들어진 신앙고 백서들이 신자의 양심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해 주며, “지식의 발 전을 방해하지 않고, 도리어 옳은 방향으로 유지하고 인도하며, 언제나 신 앙의 유일한 규칙인 성경에 의해 검증받고 개정”된다 라고 적시해 준다.52)
48)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09-116. 성경의 자증성에 대한 바빙크의 입장을 자세하게 다룬 Henk van den Belt, The Authority of Scripture in Reformed Theology: Truth and Trust (Leiden: Brill, 2008), 229-299를 보라.
49)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16-123. 바빙크의 유기적 영감론은 매우 방대하고 깊이를 가 지고 있으며 많은 논의의 대상이 되어 왔다. 자세한 논의는 Bavinck, 『개혁교의학1』, 517-591 에 담겨 있다. 또한 Richard B. Gaffin jr., God’s Word in Servant-Form: Abraham Kuyper and Herman Bavinck on the Doctrine of Scripture (Jackson: Reformed Academic Press, 2008), 47-103에 담긴 신학적 논의를 보라.
50)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28-131.
51)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32. 바빙크는 또한 “성경에 기록된 진리는 그 자체로 성경을 믿 고 받아들이는 모든 사람을 자발적으로 신앙고백”으로 인도하기 때문에, “신앙고백은 모든 신자의 소명이자 마음의 자극”이라고 강조해 주기도 한다(132). 52)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33.
바빙크는 수많은 신앙고백 문서 중에 “모든 기독교 세계를 위한 근본적인 신앙고백을 확립해 준”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조, 칼케돈 신조, 아 타나시우스 신조 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53)
53)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34-135. 바빙크의 신학서론에 대한 분석은 이윤석, “개혁주 의 신학서론의 구조에 대한 고찰”, 「조직신학연구」 29 (2018): 86-91 크의 신학서론을 최근 시카 고 학파와 예일 학파 간 공적-신학 논쟁의 관점에서 논구한 김은득, “공적으로 신학하기(Doing Theology Publicly): 헤르만 바빙크를 중심으로”, 「조직신학연구」 44 (2023): 150-185도 보라.
2. 신론(6장-8장)
첫 다섯 장을 통해 신지식의 원천을 다룬 후에, 바빙크는 6장에서부터 하나님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간다. “하나님의 본질과 속성”이라는 제목의 6장을 시작하면서, 그는 초월적이고 무한하신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고려 한다는 것은 “거룩한 수줍음이 우리 영혼을 사로잡”는다는 고백으로 시작 한다.54)
바빙크는 유한한 우리 인간이 그런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것은 “값 었는 은혜로 자신을 알려 주셨고, 계시를 통해 그분에 대해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권리와 담대함을 주”셨기 때문이라는 점을 적시하면서도 동시에 “여전히 고귀하고 불가해한 채로 남아 계시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경외 심과 어린아이와 같은 두려움을 가”져야 함을 경계하기도 한다.55)
바빙크 는 불가해성을 한편에 전제하면서도 계시에 의존하여 신지식이 가능하다 는 점을 거듭 강조해 주고, 성경에서 주어지는 신지식은 “많은 이름”을 통 해서 주어진다고 해명한다.56)
그는 또한 우리에게 허락된 신지식은 인격 적인 신앙의 지식이며, 그 지식은 “모사적이거나 유추적”이고, “유한하며 단편적이지만, 순수하고 참된 것”이라고 해설해 준다.57)
54)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41.
55)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41-142. 바빙크는 『개혁교의학2』 첫 주제로 하나님의 불가해성 (incomprehensibilitas Dei)를 상세하게 다룬다(27-59).
56)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45. 상술은 Bavinck, 『개혁교의학 2』, 111-166을 보라.
57)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46.
바빙크는 이어서 하나님의 비공유적 속성들과 공유적 속성들에 대하여 해설해 준다.
전자는 주로 하나님의 초월성 측면을 보여주면서 다신론이나 범신론으로부터 유신론을 보호해 주며, 후자는 주로 하나님의 내재성과 관련된 속성들로 서 이신론과 무신론으로부터 유신론을 보호해 준다고 적시한다.58)
바빙크 는 먼저 비공유적인 속성들인 독립성, 영원성, 편재성, 유일성 등을 해설 해 주고, 이어서 공유적 속성들인 영성, 전지, 뜻, 전능, 선, 거룩, 의 등을 평이하게 약술해 준다.59)
바빙크는 하나님의 다양한 속성들을 나누어 해 설하면서도, “그분의 속성은 그분의 존재와 일치”하므로, “모든 속성은 그 분의 존재이다”라고 명시해 주기도 한다.60)
바빙크는 7장에서는 삼위일체론을 해설해 주는데, 그에 의하면 “하나 님의 영원하신 존재는 그분의 속성보다 더욱 풍성하고, 영광스럽게 삼위 일체적 존재의 계시 속에서 우리를 만나” 주신다고 강조된다.61)
바빙크는 “하나님께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으로 존재하신다”라는 사실은 하나님의 사역에서 먼저 드러났다고 적시한 후에, 구약의 근거(하나님의 이름, 창조 와 재창조 사역, 미래에 대한 약속)62)와 신약의 근거를 요약해 제시해 준 다.63)
그러고 나서 그는 성경적 자료들에 근거하여, 성부 하나님, 성자 하 나님, 그리고 성령 하나님에 대한 논의를 정리해 준다.64)
58)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47.
59)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48-156. 전문적인 교본에서는 속성론 논의가 매우 방대하고 자 세하게 개진된다(Bavinck, 『개혁교의학2』, 183-321).
60)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48. Cf. Bavinck, 『개혁교의학2』, 216-222.
61)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60. Bavinck, 『개혁교의학2』, 182에서도 그는 “처음부터 엘로 힘 안에 담겨있던 풍성함은 점차 전개되었고, 하나님의 삼위일체적 이름 가운데 가장 영광스럽고 완벽하게 드러났다”라고 강조한다.
62)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61-167. 바빙크는 “구약 성경 자체는 하나님의 온전한 계시를 가리키며, 이는 그분의 삼위일체적 존재에 대한 게시로 구성”된다고 결론짓는다(167).
63)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67-168. 64)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68-176.
개혁교의학2 32장에서 방대한 삼위일체론 논쟁을 제시하는 것과 달리 바빙크는 본서 7 장에서는 매우 간결하고 성경적인 해설에 거의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도 그는 세 위격이란 “신적 존재 안에 있는 자기 구별과 존재 방식”을 의미한다고 해설해 주고, 또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하나의 동일한 신적 본성 과 속성을 공유하며, 본질적으로 하나”이시다고 해설해 주기도 한다.65)
일반적으로 개혁주의 신론은 하나님의 존재(being)에 대한 논의 를 먼저 하고, 후반부에서 사역(works)을 다루곤 하는데, 본서에서 도 바빙크는 그러한 순서에 따라 8장에서 “창조와 섭리”(schepping en voorzienigheid)에 대해 해설을 해준다.66)
그에 의하면 계시된 하나님은 “참되고 살아계신 하나님이시며, 동시에 일하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 에, 창조와 섭리 그리고 재창조 사역을 하시는 분이시기도 하다.67)
개혁 교의학2에서는 하나님의 사역을 방대하게 개진했지만, 본서에는 창조 와 섭리 사역에만 집중해서 다루고 있는 바빙크는 하나님의 경륜(raad, consilium)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먼저 다룬다.
그는 하나님의 모든 사역 은 “무모하거나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의식적으로 이루어” 지 며, “자신의 경륜에 따라 모든 것을 성취하”신다고 적시해 준다.68)
이러한 하나님의 경륜에 따른 하나님의 첫 외적 사역이 바로 창조인 것이다.69)
바 빙크는 “오직 성경만이 우리에게 하나님의 경륜을 알려주는 것과 마찬가 지로, 하나님의 창조적 전통을 말하는 성경만이 우리에게 만물의 기원을 발견하게 해”준다고 강조한다.70)
그는 무에서의 창조(creatio ex nihilo)가 성경적인 진리임을 해명하고, 또한 시간 역시도 하나님의 창조에 속한다 는 점을 밝힌 후에,71) 창조의 목적에 대해서는 “자신의 영광을 위해 만물 을 창조하시고 유지하시며 다스리신다”라고 적시해 준다.72)
65)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78.
66) 바빙크는 『개혁교의학2』에서는 33장-40장에 걸쳐서 논의하지만, 『기독교 신앙 안내서』에서는 창 조와 섭리라는 한 장만 제시해 준다.
67)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82.
68)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83. 바빙크는 또한 이렇게 명시해 준다: “창조와 재창조 모두에 서 하나님의 모든 사역은 그분의 생각의 계시일 뿐 아니라 그분의 의지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69)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85.
70)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85.
71)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86-188.
72)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88-190. 또한 바빙크는 그 영광이 드러나는 방식에 대해서도 해 명해 준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모든 속성을 모든 피조물에게 계시하셔서 그로부터 자신의 영광과 존경을 준비하는 것을 선한 기쁨으로 여신다.”(190).
바빙크는 6일 창조에 대해서는 “하늘과 땅과 그 모든 만물이 만들어진 창조의 주간”이 라고 명시하면서도, 창세기 1장 1-2절과 3절 이하를 첫 번째 창조(creatio prima)와 두 번째 창조(creatio secunda)로 구별해서 말해 준다.73)
창조 에 대한 논의에 이어 바빙크는 섭리에 대해서 해설해 주는데, 섭리는 만 물이 “하나님의 창조 행위로 존재하게 된 첫 순간부터 즉시” 시작된 사역 이라고 말한다.74)
바빙크에 의하면 “섭리는 하나님의 지성뿐 아니라 그분 의 의지의 행위이며, 하나님의 경륜의 실행이자 매 순간 세상을 유지하시 는 작용”이다.75)
이어서 바빙크는 섭리의 3요소인 보존(conservatio), 협력 (concursus), 통치(gubernatio)에 대해서 차례대로 해설해 준다.76)
바빙크 는 섭리 신앙이 그리스도인에게 “풍성한 위로의 근원”이 된다는 점을 다 음과 같이 적시해 주기도 한다.77)
73)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91. Bavinck, 『개혁교의학2』, 598-601에서 좀 더 자세한 논의 를 개진하고 있다.
74)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94.
75)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95.
76)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195-201.
77)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01; Bavinck, Handleiding, 87-88.
3. 인간론 - 원래 상태의 인간과 죄 안에 있는 인간(9장, 10장)
신론에 이어지는 9장과 10장은 인간과 죄에 대한 바빙크의 해설을 담 고 있다. 그는 복잡한 논의를 하는 대신에 핵심만을 전달하고자 한다. 먼 저 9장에서는 “인류의 기원과 본질과 운명”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바빙 크는 창세기 1장과 2장에 기록된 본문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경륜과 협의 에 근거한 인간 창조,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한 쌍을 직접 창조하신 것 등을 먼저 말한다.78)
인간 기원과 관련하여 당시에도 진화론이 강력하게 대 두되어 성경적 창조론을 위협하고 있었기 때문에, 바빙크는 진화론에 의 해서는 인간의 특이점들인 “생명, 의식, 이성과 의지, 종교와 도덕의 기원, 따라서 문화의 기원” 등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고 반박한다.79)
이어서 바빙크는 인간의 본질을 인간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하는 점 에서 해명한다. 그는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 본성 전체와 같”다고 말하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모든 기능과 능력을 갖춘 영적, 이성적, 도덕적 본성” 에서부터 시작하여 “육체도 형상에서 완전히 배제되지 않”는다 라고 적시 해 준다.80)
또한 바빙크는 아담에게 주어졌던 시험 명령과 행위언약에 대 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해 준다.81)
이처럼 비교적 간략한 인간에 대한 해설을 끝낸 후에, 바빙크는 10장 에서 죄와 죽음에 대해서 논의한다.82)
바빙크는 이 주제에서도 창세기 3 장을 근거로 삼는데, 인간의 타락 이전에 이미 영적 세계에서의 타락이 있 었음을 전제로 한다.83) 그리고 첫 사람이 죄에 빠지는 과정은 오늘날 심 리학적 방식으로 재현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먼저 마음이 어두워 지는 것으로 시작하여, 상상력의 흥분으로 이어지고, 마음에 욕망을 불러 일으키며, 의지의 행위로 끝”난다고 서술해 준다.84)
바빙크는 죄란 “도덕 적 영역에 속하며, 하나님께서 이성적인 피조물과 그의 의지를 위해 주시 고 확립하신 도덕법을 위반한 것”에 있음도 분명히 적시해 준다.85)
78)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05.
79)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06-207.
80)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07-210. 바빙크는 광의적 의미에서와 협의적 의미에서 형상의 의미를 구분해서 설명해 주기도 한다(210).
81)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11-213. 원래 상태(status integritatis)의 인간에 대한 자세한 해설은 Bavinck, 『개혁교의학2』, 703-723에 개진되어 있다.
82) 바빙크의 죄론에 대한 핵심적인 요약과 논의는 이경직,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교의학』에 나타난 죄 이해,” 「조직신학연구」 25 (2016): 84-116을 보라.
83)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16-217.
84)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18.
85)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20.
또한 첫 번째 죄의 결과에 대해서도 해명해 주는데, 인간 내면에 “끔찍한 변화” 가 일어나게 되었고, “죄책감과 부정함”을 느끼게 되었으며, “수치심과 두 려움” 아담과 하와를 사로잡고 말았다고 설명해 준다.86)
그뿐만 아니라 첫 번째 죄가 모든 인류에게 죄책과 부패를 전가함으로 모든 인류가 예외 없이 죄인으로 태어난다고 적시하기도 한다.87)
이것이 바로 원죄(original sin)인 것이다. 이러한 선천적인 부패로부터 각자 개인이 개별적으로 짓 는 실행죄가 저질러지게 되는 것이다.88)
바빙크는 죄의 정도와 방식에 따 른 구분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 후에 죄에 대한 형벌을 다룬다.
형벌은 “항 상 악을 행하는 자에게 부과되는 (선, 자유 또는 생명에서 나타나는) 고통 이라는 악”이라고 정의 내린 후에, 형벌에 대해서는 “결국 죽음으로 이어 지는 등의 여러 다른 형벌이 선행”된다고 설명해 준다.89)
86)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22.
87)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22-226. Cf. Bavinck, 『개혁교의학3』, 89-151.
88)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27-228.
89)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29-231. 현대적 재난의 상황에서 바빙크의 고통에 대한 이해를 성찰한 박재은, “고통에 대한 헤르만 바빙크의 견해”, 「조직신학연구」 45 (2023): 182-213을 보라.
4. 기독론 - 예수 그리스도의 위격과 사역(11장-13장)
바빙크의 인간론은 죄 아래 있는 인간에 대한 해설로 끝을 내었고, 이 어지는 기독론은 그리스도의 위격과 사역을 다루는데(12장, 13장) 그 앞 서 은혜 언약에 대한 논의로 시작한다(11장).
바빙크는 오랫동안 인류는 “죄와 비참함과 죽음의 상태”에 있으면서, “항상 구속에 대한 소망을 품고 살아왔”지만, 타락한 인간 스스로 구속의 길을 열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줄 뿐이라는 점을 적시하고, 오로지 “모든 구속은 하나님에게서 나와 하 나님께로 돌아간다”고 말한다.90)
90)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34-238.
바빙크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영원한 경륜인 “은혜에 기인한 선택과 예정”에 근거하고 있으며, 그 경륜 속에서 구속 사역 전체, 즉, “구원의 적용과 실현, 상급과 수혜자, 성령의 모든 은 사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모든 유익” 등도 “처음부터 끝까지, 넓고 길게 확 립”되었다고 적시해 준다.91)
바빙크는 이러한 구속 경륜에 근거하여 타락 직후에 곧바로 은혜 언약이 인간에게 선포되었으며(창 3:15), 타락한 인간 이 하나님과의 교제를 회복하고 “천국으로 가는 길은 오직 은혜로 말미암 아 선물로 주시는 믿음으로만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설해 준다.92) 그 는 은혜 언약이 구약과 신약에 있어서 다른 것이 아니라 “약속과 믿음”이 라는 동일한 본질을 가지고 있다고 진술하고, 또한 은혜 언약은 항상 개인 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 교회와 자손과 맺어진 것이기에, 신약에서 신자 의 집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적시해 준다.93)
따라서 지상에서는 언약이 외 적 언약과 내적 언약 사이에 “분명한 구별과 분리”가 있지만, “사람들의 눈앞에서 언약의 길로 걸어가는 사람들은 사랑의 판단에 따라 우리의 동 료로 여기도 대우”해야 한다고 안내해 주기도 한다.94)
이어지는 12장은 은혜 언약에 근거한 구속의 중보자이신 예수 그리스 도의 인격(위격)에 대한 논의로 넘어간다.
바빙크는 타락한 인간은 “자신 을 위해 하나님께로 가는 길을 열어줄 중보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보편 적”이라는 점을 인정해 왔으며, 그 증거로 열방의 종교를 거론한다.95)
91)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39-240. 바빙크가 말하는 구속 경륜은 개혁신학에 있어서 구원 협약(pactrum salutis) 또는 구속 언약(covenant of redemption)이라고 칭해지기도 한다.
92)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42-243. 바빙크는 은혜언약이 하나님의 “은혜로우며, 사랑스럽 고, 동시에 자유롭고 전능한 의지”에 근거하고 있지만, 또한 “우리에게 주시는 것을 믿음으로 자유 롭고 기꺼이 받아들이기를 바라”시기 때문에 “인간은 은혜를 통해 받지만, 그 자신이 믿고 회개한 다고 말한 것이 옳기도 하다”라고 적시해 준다(246).
93)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44. 바빙크는 또한 이어서 은혜언약의 은혜성을 명쾌하게 진술 해 주기도 한다.(245). 94)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48.
95)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53-254.
그 러면서 다른 종교의 시조들이 그 종교의 내용이 아니지만, 그리스도는 “기독교 그 자체이시며, 변두리가 아니라 그 중심”이시며, 또한 “그분의 인격과 사역이 없이는 기독교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적시 해 준다.96)
바빙크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과 인류 사이의 유일하고 참되 며 완전한 중보자”이심을 강조한 후에, 성육신 이전에도 “영원전부터 아 버지의 독생자이자 사랑받는 아들로서 존재”하심에 대해 성경적으로 해 설을 해준다.97)
이어서 구약의 메시아 예언을 다루고, 신약에서의 성취 에 관해서 설명해 준다.98)
바빙크는 그리스도의 온전하신 인성에 대해 해 설해 주면서도, “모든 죄책과 죄의 허물로부터 자유로”우신 참 인간(vere homo)이심을 정해(正解) 준다.99)
또한 그는 하나님에 의해 기름 부음 받 으신 메시아(그리스도)이시라는 점을 적시해 주고, 인자, 하나님의 아들, 말씀, 형상, 그리고 하나님 자신 등의 호칭들을 정해(正解)한다.100)
바빙 크는 그리스도께서 또한 “모든 신적 완전함을 소유하고 계시면서, 동시 에 모든 신적 사역에 참여”하시는 참 하나님(vere Deus)이심을 성경적으 로 밝혀주고 난 후에, 교회사 가운데 등장한 주요 기독론적 이단들을 비 판적으로 소개해 주고 나서, 공교회적인 기독론 교의 정립에 대해 간략하 게 약술해 준다.101)
또한 바빙크는 그리스도의 신인 양성의 위격적 연합 (unio personalis) 교의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성경적으로 정해해 주기도 한다.102)
이러한 교의들은 “이교 철학의 산물이 아니라 사도들의 증언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바빙크는 논의 속에 포함한 것이다.103)
13장에서 바빙크는 그리스도의 사역을 해설해 주는데, 전통적으로 비 하(humiliatio)와 승귀(exaltatio)로 양분하여 다루는 방식을 그도 취한 다.104)
96)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55.
97)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56-258.
98)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58-260.
99)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60-263.
100)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63-269.
101)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69-275.
102)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75-277.
103)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77.
104) 바빙크는 낮아지신 상태와 높아지신 상태에서의 사역으로 표현한다.
비하의 첫 단계는 우리와같이 연약한 인간의 몸을 입고 성육신하심에서 시작되고, “일생 동안, 심지어 죽음과 무덤에 이를 때까지 계속”되었 다고 바빙크는 해설해 준다.105)
그는 그리스도의 비하 상태에서의 선지자, 제사장, 왕 삼중직(munus triplex)을 “언제 어디서나 동시에 다 수행하”셨 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으로 정해해 준다.106)
바빙크는 그리스도의 전 생애가 십자가상에서 죽으심으로 끝이 나게 되지만, “좁은 의미에서 보면 이것이 그분의 사역의 목적이자 완성”이었다고 강조해 준다.107)
그 죽음의 의미가 “많은 사람이 죄의 굴레로부터 해방되는 대속물”이자 대리 적 속죄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108)
이어서 바빙크는 그리스도께서 “완 전한 순종을 통해 우리를 위해 얻으신 유익”을 속죄와 화목 등으로 해설 해 준다.109)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이 우리에게 유익을 미치기 위해서는 그 리스도의 승귀가 필요하다고 말한 후에, 부활, 승천, 우편 재위, 재림 등 의 단계로 나누어 해설을 해준다.110)
바빙크는 높아지심의 상태에서 그리 스도는 “자신이 얻은 충만한 유익을 자신의 교회에 적용하고 나누어 주신 다는 의미에서 지상에서 시작하신 사역을 계속”하고 계시며, 삼중 사역도 계속 수행하고 계신다고 적시해 준다.111)
105)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82-283.
106)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83-288.
107)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88.
108)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89-291.
109)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92-294.
110)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95-298.
111)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298-301.
5. 구원론(14장-17장)
그리스도의 객관적 구속 사역에 대한 해설을 한 후에, 바빙크는 이어 서 신자들에게 그 구원이 주관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해설로 나아간다.
바빙크는 14장을 시작하면서 승귀하신 그리스도의 첫 번째 사역으로서 성령을 부어주심이라고 적시함으로 기독론과 구원론, 객관적 구 속과 적용된 구속의 이음새를 매끈하게 이어간다.112)
구약에서도 성령께 서는 사역하셨지만, 오순절 성령 강림을 통하여 성령은 “교회를 자신의 성전으로 삼으시고, 그 성전을 계속 거룩하게 하시고 세우시며 결코 떠나 지 않으신다”고 적시해 준다.113)
바빙크는 신약에 나타난 성령의 다양한 역사와 은사들도 언급하지만, 무엇보다 교회 가운데 오신 성령을 통해 그 리스도께서 “친밀한 방식으로 제자들과 연합”하시고, 또한 “성부와 성자 모두 성령님 안에서 제자들과 함께 거하심”으로 “모든 신자가 하나가 되 는 것”에 대해 강조한다.114)
바빙크는 이러한 요한적인 내용들이 바울에 의해서 그리스도의 몸 교회론에서도 동일하게 강조된다고 보았다.115)
나 아가서 그리스도와 신자의 영적이고 인격적인 연합에서 그가 획득하시고 소유하신 모든 영적인 복들에 참여할 수있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116)
바 빙크는 신자들이 연합을 통해 누리게 되는 영적인 유익을 은혜라는 말로 요약된다고 말한 후에, 그 내용은 풍성하여서 “그 어떤 완전한 목록으로 취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적시해 준다.117)
그러고 나서 그는 그 많은 유익과 복을 세 가지 범주로 묶어서 제시해 주는데, 15-17장에서 바빙크는 그것을 소명, 칭의, 성화라는 세 주제로 집 약적으로 해설해 준다.
먼저 소명(calling)에 대한 해설을 시작하면서 그 는 말씀과 성령의 관계를 해설해 준다.118)
112)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04. 바빙크는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을 “창조와 성육신에 못지 않게 역사성 완전히 독특한 사실”이라고 강조해 주기도 한다.
113)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06-307.
114)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07-310.
115)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11.
116)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11-312. “그리스도의 유익은 그분의 인격과 분리할 수 없기 때 문에, 그분의 인격에 참여하지 않고는 그분이 주시는 유익에 참여할 수 없다.”(312). 신학적으로 자세한 논의는 Hans Burger, Being in Christ: A Biblical and Systematic Investigation in a Reformed Perspective (Eugene: Wipf&Stock, 2016), 87-139를 보라.
117)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13.
118)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18-319. 바빙크가 취하는 개혁주의 입장은 성령께서 “말씀과 함께”(cum verbo) 역사하신다는 것이다.
바빙크는 실물적 소명(vocatiorealis)에 대해 먼저 말한 후에,119) 이어서 말씀에 의한 소명을 말하면서 외 적 소명과 내적 소명으로 양분하여 해설해 준다. 그는 “복음의 순수한 권 고와 도덕적 작용만으로는 인류의 마음을 새롭게 하는데 충분하지 않”다 는 점을 분명히 적시해 주고, 하나님께서 택자들에게는 “말씀을 통한 소 명과 성령의 역사하심을 함께 묶어 주”신다라고 정해해 준다.120)
이어서 바빙크는 유효적이고 내적인 소명의 결과로써 (좁은 의미에서) 거듭남에 대해 먼저 설명해 주는데, 그에 의하면 중생은 “옛 존재와의 단절과 새롭 고 영적인 생명의 창조적인 출발” 또는 “옛 사람의 죽음과 새 사람의 부 활”이다.121)
이렇게 성령의 초자연적 역사로 시작된 새 생명은 두 가지 측 면에서 “진실성과 진정성을 증명”하게 되는데, 하나는 이해력의 측면에 서 믿음이고, 의지의 측면에서 회개이다.122)
바빙크는 구원을 얻는 믿음 (saving faith)은 복음에 근거한 것이며, 신앙의 지식은 “실천적인 지식이 고, 머리보다는 마음에 속한 지식이며, 가장 내적인 관심을 가진 지식”이 라고 강조한다.123)
중생의 또 다른 열매인 회개에 대해서는 “내적 변화의 표현이자 결과인 외적 변화, 삶의 방향의 변화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정해해 준다.124)
119)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20-321.
120)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25-326.
121)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27-329.
122)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31.
123)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31-333.
124)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34-337. 바빙크는 참된 회개는 중생의 열매이자, 구원하는 믿 음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일평생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적시해 주기도 한다(337).
바빙크는 16장에서 칭의(justification)에 대해서 해설해 준다.
그는 아 리스토텔레스적인 정의관에 따라 하나님 앞에서 자기의 의를 주장하는 자들이 아니라 “주님 앞에서 가장 겸손한 방식으로 자신의 죄악을 고백” 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의에 주목하게 하는데, 바빙크에 의하면 이 의는 하나님의 인자하심, 구원, 진리, 신실하심 등의 속성과 밀접하게 관계있다고 한다.125)
그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으로부터 온 의로움”이시 자 “그분의 백성의 의로움”이 되신다고 적시해 주고 나서, 죄인의 칭의 주 제로 넘어간다. 성경에서 칭의는 하나님께서 “죄인의 죄책과 형벌을 면해 주시고, 영생의 권리를 주시는 풍성한 은혜이면서도 동시에 공의로운 법 정적 행위”로 이해된다고 바빙크는 정리해 준다.126)
칭의란 법정적인 행위 이기 때문에, 의롭게하다는 말은 “의를 전가하다”라는 말과 같은 뜻이라 고 그는 적시해 주고, 신자들이 의롭게 되는 근거는 오로지 그리스도의 온 전한 순종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을 잘 설명해 준다.127)
그리스도께서 우리 를 위해 화목제물이 되어 주셨기 때문에, 그가 전가해 주시는 의는 “너무 나 완전하고 충분하여서 우리 측에서 그 어떤 것도 보충할 필요가 없다” 라고 강조하여 말해 주기도 한다.128)
오직 값없이 주시는 이 칭의의 은혜 는 우리의 믿음으로만 받아들일 수가 있는데, 바빙크는 믿음이 원인이나 근거가 아니라 “수용 기관으로서, 선물을 받는 손”과 같은 것이라고 정해 해 준다.129)
그는 이어서 이신칭의의 풍성한 유익에 관해서 설명해 주는 데, “죄 용서, 미래에 대한 소망, 영원한 구원의 확신” 등을 열거해 준다. 또한 이신칭의는 방종주의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선한 일을 행 할 능력”을 주고, 율법을 폐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의 규칙으로써 율법에 매”인 삶을 살 수 있게 된다고 정해함으로 칭의론을 끝맺는다.130)
125)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42.
126)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43-344.
127)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45. 바빙크는 “그리스도, 다른 어떤 것도 아닌 십자가에 못 박 히시고 영화롭게 되신 그리스도 자신이 이 의로움이시다(고전 1:3)”고 명확하게 말한다(349).
128)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47. 바빙크는 중생한 신자가 믿음으로 행하는 선행마저도 칭의 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적시해 준다(348).
129)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49.
130)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51-352.
이어지는 17장에서 바빙크는 성화(sanctification)에 대해서 정해해 준 다. 바빙크는 앞서 “칭의와 성화는 함께 속해 있으며, 서로 분리될 수 없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구별은 해야 한다고 적시한 적이 있었다.131)
성화론 을 시작하면서도 칭의가 죄책에서 구원하시는 것이라면, 성화는 죄의 오 염에서 자유롭게 하시는 성령의 사역이라고 해설해 준다.132)
바빙크는 거 룩의 성경적 어의(語義)와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대해 간략하게 해설한 후 에, 이어서 신자의 성화의 양면성을 설명해 준다.
한편으로 성화란 성령 님에 의해 주어지는 “은혜의 선물이자 복”이라는 것과 “신자 자신이 하나 님의 능력으로 함께 하늘 일이 되도록” 부과된 “값비싼 의무”라고 하는 점 을 성경적으로 정해해 준다.133)
이어서 바빙크는 율법은 폐기되는 것이 아 니라,
“신자에게... 감사의 규칙으로서 그 권위와 효력을 여전히 유지”하 고 있다는 점과 그 핵심이 되는 십계명(Decalogue)의 중요성을 강조해 준 다.134)
바빙크는 또한 성도가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고자 하 는 내적 욕구와 사랑을 받지만, 한 번에 완전해지지 않으며 심지어 이생에 서 결코 완전함에 도달하”지도 못 한다는 점을 적시해 주기도 한다.135)
그 리고 견인(perseverance)에 대한 해설을 덧붙임으로 구원론 해설을 마치 게 되는데, 바빙크는 이 교리의 성경적이고 신경적인 근거들을 명쾌히 설 명해 주면서, 이 견인 교리가 신자들에게 주는 큰 위로에 대해서도 바르게 강조해 준다.136)
131)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46.
132)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56. 바빙크는 “재창조는 인간을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로 회 복시키고 거룩한 율법의 요구에 따라 내적으로 새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356).
133)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58-362.
134)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62-365. 바빙크는 “십계명의 율법은 영적인 것이며(롬 7:14), 원칙적으로 인간이 하나님과 이웃, 자신과 자연 전체의 관계에서 발전하는 모든 관계를 지배한 다”라고 적시해 준다. 십계명에 대한 바빙크의 방대한 논의는 Herman Bavinck, Reformed Ethics, 2 vols. (Grand Rapids: Baker, 2019-2021), 2:119-466에 개진되어 있다.
135)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65-367.
136)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67-371.
6. 교회론(18장-19장)
바빙크는 개인 신자를 위한 구원의 적용에 대한 해설을 마친 후에, 교 회론을 개진해 준다.
이는 전통적인 로치 방식에 따른 순서이지만, 18장 초두에서 바빙크는 풍성한 구원의 복을 “말씀과 성령님을 통해” 모든 신 자 개인에게 주시지만, “신자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교제 안에서만 이런 복을 주”신다고 적시해 준다.137)
그는 구약에서도 교회를 보지만, 특히 오 순절 성령 강림 사건을 통해 “그리스도의 백성에게 독립적인 존재”가 부 여되었다고 적시해 준다.138)
바빙크는 구약과 신약의 원어들을 설명해 주 고 나서, 승리한 교회나 전투적인 교회나 “모든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 며, 어린 양의 신부이며, 하나님의 집과 성전”이라고 적시해 준다.139)
이 어서 바빙크는 교회의 속성들에 대한 해설을 해주는데, 교회의 통일성 (unitas), 거룩성(sanctitas), 보편성(catholicitas) 등에 대해 간명하게 설명 해 준다.140)
이어서 바빙크는 교회에 허락하신 비상 직분(사도)과 일반 직 분(항존 직분- 장로와 집사)에 대해 해설해 주고, 직분의 권세는
“그분에 의해 주어지고 그분에게 매여있는 권세”이며 또한 “섬김의 성격”을 가지 고 있다고 적시해 준다.141)
그는 은사와 직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교 회를 위해 주신 것임을 강조해 주고, 또한 장로교회 정치체제가 “사도 시 대의 교회 정치체제와 가장 유사”하다고 강조해 준다.142)
137)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77.
138)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78.
139)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78-382.
140)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82-386.
141)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86-393.
142)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87, 393.
바빙크는 이어지는 19장에서는 은혜의 수단(the means of grace)에 대 한 해설을 제시해 준다.
그는 초두에서 교회에 주어진 “모든 권세는 목회 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세워진 모든 제도와 직분은 하나님의 말씀에 그 중심점”을 두고 있다는 것과 교회는 “신자의 어머니”라 는 점을 강조해 준다.143)
벨직 신앙고백서 29조에서 규정한 참된 교회의 표지론에 따라 바빙크는 먼저는 하나님 말씀의 중요성을 강조해 준다.144)
두 번째 은혜의 방편인 성례(세례와 성찬)에 대한 해설을 시작하면서, 바 빙크는 “이 말씀은 은혜 언약의 표와 인이며, 믿음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 는 성례에서 확증을 받”는다고 연관 지어 설명해 준다.145)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재이기에 바빙크는 복잡한 논의를 제시하지 않고,146) 이어 서 세례와 성찬의 의미를 간략하게만 설명해 준다.147)
143)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96-397. 교회를 어머니(mater)라고 칭하는 것은 칼빈의 전 통이기도 하다(John Calvin, 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 trans. Ford L. Battles [Philadelphia: Westminster, 1960], 4.1.1).
144)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398-401. 바빙크는 말씀을 “교회의 영혼”이라고 규정한 칼빈의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Calvin, Institutes, 4.2.7).
145)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401.
146) 사실 교회론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해설은 신학도들과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것이기에 방대한 논 의는 Bavinck, 『개혁교의학4』, 321-692를 보아야 한다.
147)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401-403. 바빙크는 마지막으로 열쇠의 권세와 자비에 사역에 대한 간략한 해설을 덧붙인다(403-405).
7. 종말론(20장)
개혁주의 교의학은 전통적으로 종말론(또는 내세론)으로 끝을 맺는데, 본서 역시도 마지막 20장은 종말론(“세상의 완성”) 해설로 대미를 장식한 다.148)
바빙크는 먼저 불멸(immortality)에 대한 논의로 시작하지만, 영혼 의 불멸성에 대한 논의는 성경적으로 “명확하게 언급되”지 않았다는 신중 론을 표한다.149)
이어서 바빙크는 생명(life)과 죽음(death)의 성경적인 의 미가 무엇인지를 잘 해명해 준다.150)
148) 바빙크의 종말론 논의는 하나의 로치로서 짧은 편이다(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408- 440).
149)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408-410.
150)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411. 바빙크는 생명이란 “구원과 기쁨의 충만함... 하나님과의 교제, 그분의 백성들과의 교제와 그의 백성에게 주셨던 땅에서의 교제” 등을 포함한다고 해설해 준다.
또한 죽음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죄의 형벌임을 적시해 준다.151)
하지만 신자들의 영혼은 육체적 죽음 후에 도 “즉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천국으로 들어 올려”진다고 강조해 주기도 한다.152)
바빙크는 중간 상태(intermediate state)에 대한 여러 가지 그릇된 입장들에 대해서도 비판해 주고, 성경적인 이해를 제시해 준다.153)
그리고 바빙크는 구약에서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신약에서는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 성취되되 초림과 재림으로 양분된다고 설명해 준 후에, 초림과 재림 의 차이와 밀접한 연관성 등을 차례대로 해설해 준다.154)
그는 재림에 선 행하는 여러 가지 시대의 표적들(the signs of the times)에 대해 해설을 해 주면서도, 재림의 시기를 예측할 수가 없다는 점을 적시해 준다.155)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인 천년왕국에 대해서는 “성경의 가르침과 조화될 수 없” 다고 단언해 준다.156)
따라서 바빙크는 무천년설적인 이해에 따라 한 번의 재림, 신자와 비신자의 동시적인 육체적 부활, 한 번의 최후 심판 등을 정 해해 준다.157)
바빙크는 마지막으로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개혁주의적인 해설인 세계 갱신설을 개진해 준다.
신천신지는 전적으로 갱신될 것이지 만, “그 본질은 보존될 것”이며, 신천신지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된 다고 적시해 주기도 한다.158)
151)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412-413.
152)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413-414.
153)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420-424.
154)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414-419.
155)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420-421.
156)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424-426, 429.
157)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429-436.
158) Bavinck, 『기독교 신앙 안내서』, 437-440.
바빙크는 하나님의 나라가 단지 영혼의 구원 이나 개인 구원에 제한된 것이 아니라 육신의 부활, 공동체의 회복, 만물 갱신을 포괄하는 총체적인 구속(rédemtion totale)임을 잘 해설해 주고 있 다.159)
159) 총체적인 구속(rédemtion totale)이라는 표현은 벨직 신앙고백서 37장에 나오는 귀도 드 브레의 표현이다(이상웅, 『박형룡 신학과 개혁신학 탐구』, 418).
IV. 나가는 말
이상에서 우리는 헤르만 바빙크의 기독교 신앙 안내서의 역사적 배 경, 저술 동기, 구조와 내용에 대해서 분석 개관해 보았다.
화란어로는 1913년에 출간된 저술이지만, 그간에 주목받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영어 와 한국어로 번역 소개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분석 개관 작업이 필요하다 고 사료되었다.
먼저 위에서 논의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보도록 하겠다.
먼저 II 절에서 우리는 본서의 역사적인 배경, 동기, 그리고 구조에 대해서 논구해 보았다.
본서의 출간 시기가 암스테르담 후기 시절의 바빙크는 교의학적 관심이 약화하였다고 지적되어 오곤 한 시기에 속하기 때문에 이러한 배 경적 연구를 통해 그런 주장의 논거가 강력하지는 못하다는 점을 확인하 게 되었다.
또한 1913년에 출간된 기독교 신앙 안내서는 김나지움에 재 학 중인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기독교 교리들을 해설하려는 목적을 위해 집필된 책이기에 매우 간결하고 명료하며 읽기 쉬운 형태로 되어 있지만, 대가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신학적인 기량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통해서도 그러한 주장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사료된다.
이어지는 III 절에서는 기독교 신앙 안내서의 내용을 분석 개관하는 작업을 수행해 보았다.
지면 제한 상 자세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는 없었고, 본서에 담긴 내용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논구해 보았 다.
바빙크는 신지식의 원천(계시와 성경)에 대한 해설로 시작해서 전통 적인 개혁파 교의학의 로치(loci) 순서대로 신론, 인간론, 기독론, 구원론,교회론, 그리고 종말론의 순으로 전개했다.
물론 그는 신학적인 용어, 학 파, 신학자 등을 거의 언급하지 않으면서 20개 주제의 주요 교리에 대한 성경적인 해설을 제시해 준다. 바빙크는 각 주제를 해설하면서 성경적인 자료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으므로 본서는 개혁파 노선에 굳게 서있으 면서도 개혁파가 추구하는 바대로 성경 중심적인 교리 해설을 제시해 주 고 있다.
청소년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글을 썼기에 전문적인 신 학책의 논의 형태를 최대한 지양하고 있지만, 때때로 전문적인 교의학자 의 솜씨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가 있기도 하다.
이제 간략하게 평가의 말을 부언해 보고자 한다.
260여 권의 저술을 집 필한 카이퍼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칼빈주의 강연(1898)을 통해 우리가 카이퍼 사상의 정수 또는 요약을 볼 수가 있듯이, 이제 우리는 본서를 통 해서 현대 개혁신학의 대가 중 한 사람인 헤르만 바빙크 신학의 정수가 무 엇인지를 확인해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해 볼 수가 있을 것이다.
신학 을 공부하거나 가르치는 이들에게는 본서가 바빙크가 잘 정리해 준 개혁 신학의 줄거리를 이해하거나 복습하는 좋은 교재가 될 수가 있을 것이다.
또한 지성주의와 반지성주의가 혼재한 한국 교회 – 특히 개혁주의를 표방 하는 장로교회- 상황을 고려할 때, 건전한 성경적 교리 교육을 위한 교재 로서도 본서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나아가서 난해 한 신학 대작을 쓴 신학자로만 널리 알려진 바빙크 같은 대가도 이렇게 쉽 고 간결한 교리 교육 교재를 개혁교회에 내어놓은 것을 염두에 두고, 전문 적인 신학 연구에 종사하는 신학자들 역시도 상아탑에 제한된 신학 논의 가 아니라 현장 교회를 위해서 유익을 끼칠 수 있는 신학 작업을 계속해서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이 논문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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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Herman Bavinck’s Guidebook for Instruction in Christian Religion: A Study on its Historical Backgroun and the Theological Contents.
Sang Ung Lee (Chonghin Theological Seminary, Associate Professor)
Herman Bavinck is widely known as a reformed theologian who wrote Reformed Dogmatics and Reformed Ethics. Since both works have been translated into English and Korean, research on his theology has been actively conducted. He is a master of reformed theology and serves as an important guide for theologians, seminarians, and pastors. However, it is easy to overlook that he not only performed theological work for professionals but also published catechetical education textbooks for college and high school students. The recently translated Guidebook for Instruction in Christian Religion is the textbook for catechetical education textbook written by Bavinck for high school students. On the occasion of the publication of this book, I discussed the background research and contents of the Guidebook for Instruction in Christian Religion in this paper. Firstly, in Section II, I discuss the historical background, motive for writing, and structure of this book. In Section III, I briefly analyzed and provided an overview of the contents of this book, which consists of 20 chapters. Through this examination, we have confirmed that Bavinck developed this book in a simple and clear style suitable for high school students. We have also confirmed that even at this level, Bavinck demonstrates his skills as a reformed theologian through this book. This book is suitable for use as a teaching material for doctrine in church settings, but it is also expected to serve as a guide to Bavinck’s theology.
[Key words: Herman Bavinck, dogmatics, catechetical education, Dutch Reformed Church, Guidebook for Instruction in Christian Religion, Reformed Dogmatics]
[한글 초록]
헤르만 바빙크는 개혁교의학과 개혁파 윤리학을 저술한 개혁신 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양 저술이 영어와 한국어 등으로 번역됨에 따라 그의 신학에 관한 연구는 왕성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는 분명 개혁신 학의 거장으로 신학자들, 신학생들, 그리고 목회자들을 위한 중요한 길잡 이 역할을 해주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그는 전문가들을 위한 신학 작업 만 수행했던 것이 아니라, 대학생들이나 고등학생들을 위한 교리 교육 교 재를 출간하기도 했다는 점은 간과하기 쉬운 일이다.
최근에 한글로 완역 된 기독교 신앙 안내서는 바빙크가 고등학생들을 위해 집필한 교리 교 육 교재이다.
이 책의 출간에 즈음하여, 논자는 이 글에서 기독교 신앙 안내서에 대한 배경적인 연구와 내용에 대해 논의하였다.
먼저 II 절에서 는 본서의 역사적 배경, 저술 동기, 그리고 그 구조에 대해 논구해 보았다.
이어지는 III 절에서는 20장으로 구성된 본서의 내용들을 간략하게 분석 하고 개관해 보았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우리는 바빙크가 고등학생의 눈 높이에 맞추어 간단하고 명쾌한 방식의 스타일로 본서를 전개하고 있다 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또한 그러한 수준의 책이어도 본서를 통해서도 바빙크는 개혁주의 신학자로서의 기량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확인하게 되었다.
본서는 교회 현장에서 교리 교육 교재로 사용하기에도 적합하지만, 또한 바빙크 신학에의 안내서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제어] 헤르만 바빙크, 교의학, 교리 교육, 네덜란드 개혁교회, 기독교 신앙 안내서, 개혁교의학�
논문 투고일: 2024.09.24. 수정 투고일: 2024.11.18. 게재 확정일: 2024.11.18.
조직신학연구 제48권
http://www.stkets.com/bbs/board.php?bo_table=table42&wr_id=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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