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종말론을 둘러싼 과학과 신학의 대화는 과학적 관점에서 본 물리적 종말론의 예상이 대두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과학적 예측에 기 반한 우주적 종말은 우주의 반목적론적 무의미나 혹은 목적론적인 인간 중심적 전망으로 향하게 되었다.1)
이러한 흐름은 과학과 신학적 종말론 과의 갈등 혹은 종말론의 과학적 틀로의 환원으로 향하게 되었고, 이는 그만큼 더욱 과학과 신학 사이에 진정한 상호 작용을 요청한다.2)
1) 기본적으로 50억 년 내 가까운 미래 태양의 적성 거성이 되고 400에서 500억 년 내 은하계의 항성 구성이 그치게 되면 이제 장기적 미래에 있어 우주가 폐쇄계라면 최대 크기에 도달한 후 다시 압 축적으로 수축하거나 혹은 개방계라면 확장하다가 차게 식어버린다. 다음의 글은 이러한 정보를 둘러싼 물리학적 우주론의 논의들과 그에 대한 다양한 신학적 응답을 잘 조망한다. Robert John Russell, “Eschatology in Science and Theology,” J.B. Stump and Alan Padgett (eds.), The Blackwell Companion to Science and Christianity (Malden, MA: Wiley-Blackwell, 2012), 543-553.
2) Ibid.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가 우주의 멸절과 그 궁극적 무의미를 강조한 반목적론을 제시함으로써 과학적인 멸절의 전망과 신학적 종말론과의 대 립이 두드러지게 되었다.3)
반면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Freeman Dyson) 은 정보 과정을 통한 지성적 생명의 우주 내 확산의 미래를 제시하고 존 배로우(John Barrow)와 프랭크 티플러(Frank Tipler)는 인간적 원리로서 이를 더욱 발전시키면서, 또한 과학적인 전망에 따른 신학적 종말론의 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증가하였다.4)
이러한 양편의 도전에 대해서 테드 피터스(Ted Peters),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Wolfhart Pannenberg), 존 폴킹혼(John Polkinghorne) 등의 신학자들은 선취(prolepsis)나 혹은 옛 것으로부터(ex vetere) 창조로서 새 창조를 언급하며 상호 작용과 대화가 이루어지는 신학적 대안들을 제시한다.5)
로버트 존 러셀(Robert J. Russell)은 종말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문제를 발전시켜서 신학적 전망과 과학적 해명 사이의 연속성의 문제와 과학적 해명 불가능성과 과학의 수 정을 촉진하는 종말론적 새로움과 그 불연속성을 다루며 과학-신학 대 화의 상호 작용을 제시한다. 그러한 상호 작용의 방식은 신학이 과학적 발견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동시에 그러한 신학적 작업이 과학 연구 의 프로그램을 위한 통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6)
3) Ibid., 546f.
4) Ibid.
5) Ibid., 548ff.
6) Ibid., 549.
종말론을 둘러싼 과학과 신학 사이의 상호 작용을 추구하는 방법론 을 고찰할 때, 문화가 제시하는 존재론적 토대를 살펴보는 것은 필수적 이다.
과학과 신학 모두 역사적인 발전 과정에서 각자 자신의 탐사 논리 와 고유한 문화를 바탕으로 자기 나름의 공동체를 형성해 왔으며, 양자 는 또한 그들을 포괄하며 형성해 온 더 큰 역사적, 사회적 문맥에 있는 배경 문화에게 영향을 주고 그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신학은 자 신의 공동체적 문화를 발전시키면서도 외부 세속 문화들과 유동적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동시에 인간 문화의 성취를 종말론적 지평에서 의미 있 는 것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신학적 담론 체계를 구성하는 이론적 전제 와 개념들 그리고 그 네트워크들이 통약-불가능하게 다른 과학의 담론 체계들의 그것과 만날 때, 양자가 공유하는 문화라는 존재론적 지반에 대한 반성은 두 담론 체계를 매개하고 또한 상호 비판과 재구성에 영향 을 줄 수 있다.
저마다의 전공 영역과 방법론들을 활용한 연구들이 종말 론에 접근할 때, 문화적 존재론에 대한 반성은 과학과 신학 사이의 대화 를 다양한 방식으로 매개할 수 있다.
한국적 상황에서 과학과 신학 대화 방법론에 관한 연구가 최근에 많 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대화 방법론에 수반되는 문화적 시사점을 살 펴보는 연구는 아직 소수이다.
방법론에 대한 최근의 논의들은 일반적인 차원에서 과학적인 무신론에 대항하는 작업으로서 대화에 초점을 두기도 하지만, 특정 과학 신학자들의 대화 방법론을 규명하기도 한다.7)
7) 장재호의 연구는 과학과 신학 대화의 방향성과 경계에 대한 전반적인 지형을 논하고 있다. 장재 호, “과학신학 연구방법론: 과학과 신학의 대화의 방향성,” 「신학과세계」 99 (2020/8), 485-514. 정 대경의 연구는 로버트 러셀의 비판적 실재론과 그의 창조적 상호작용 방법론을 소개하고 있다. 정 대경, “통전적인 실재 이해를 향하여: 로버트 J. 러셀의 과학 신학 방법론을 중심으로,”「장신논단」 50/2 (2018/6), 145-171. 임영동의 연구는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자연 신학 방법론을 해명하면서 어떻게 그가 계시 신학과 대비되는 자연 신학의 기획과 그에 해당하는 관찰과 과학적 이론 체계 그리고 계시를 따른 설명을 제시하는지를 보여준다. 임영동, “기독교 자연신학을 위한 과학적 방 법론 - 알리스터 맥그래스를 중심으로,” 「조직신학연구」 39 (2021/12), 54-93. 비록 방법론의 문제 를 다루지는 않지만, 이정배는 판넨베르크의 과학과 신학 사이에 공명의 기획을 비판적으로 접근 하고 있다. 이정배, “판넨베르그의 자연신학 연구-보편사의 얼개에서 본 과학과 종교의 공명론,” 「신학사상」 119 (2002/겨울), 150-176. 신재식은 종교와 과학의 관계가 갈등을 넘어선 적극적이고 우호적인 관계 설정의 맥락에서 판넨베르크의 공명의 기획을 다룬다. 신재식, “현대 기독교 신학 자들의 종교와 과학 담론,” 「종교연구」 64 (2011/9), 77-108. 폴킹혼에 대한 연구 중 특히 그의 과 학과 신학의 방법론의 문제를 다룬 연구들이 있다. 박형국의 연구는 자연 신학의 관점에서 폴킹혼 과 맥그래스를 비교한다. 박형국, “폴킹혼과 맥그래스의 자연신학에 대한 소고 - 〈기포드 강연〉을 중심으로,” 「신학사상」 199 (2022/겨울), 149-174. 전철의 연구는 신의 세계에의 영향을 포착하는 방법론으로서 아래로부터의 과학적 방법론을 탐사한다. 전철, “존 폴킹혼의 Active Information 연구: 신은 물리적 세계에 어떻게 개입하는가?,” 「한국기독교신학논총」 62/1 (2009/4), 269-290. 이용주의 연구는 폴킹혼의 비판적 실재론이 충분히 삼위일체적 교의의 관점을 반영하지 않고 신 학 내적인 비판의 준거점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용주, “자연과학과 신학의 대화에 대 한 신학적, 비판적 접근: 폴킹혼의 비판적 실재론을 중심으로,” 「한국기독교신학논총」 70/1 (2010/7), 157-185.
하지만 동시에 과학과 신학 대화에서 문화의 문제를 타진한 작업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우식의 연구가 과학이 다루는 인간 존재의 다-차원성과 복잡 성의 정점으로서 문화의 문제를 다루고 또한 현대 문화에 적합한 고대 신학 언어의 해석을 요청한다면, 홍성욱과 전철의 연구는 과학과 종교 각자가 가지는 사회 문화적 조건과 또한 양자의 상호 역동적인 연결점과 분화의 지점을 추적한다.8)
8) 현우식의 과학-신학 대화는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포괄적인 대화를 펼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문화의 문제가 방법론적 핵심 개념은 아니다. 다만 문화의 문제는 과학-신학 대화가 인간 현실에 연결되는 경우 두 담론 체계의 다-차원성과 복잡성을 다루기 위해서 논의된다. 현우식, 『과학 시대 의 종교를 말하다』(서울: 연세대학교 출판문화원, 2022), 96, 108ff. 전철과 홍성욱의 작업은 한국 현실에서 과학과 종교의 대화에서 문화와 윤리에 대한 반성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전철, “종교와 과학의 메타모포시스,” 「신학사상」 199 (2022/겨울), 105-124; 홍성욱, 전철, “과학기술학(STS)의 관점에서 본 종교와 과학: 과학적 사실과 종교적 가치의 만남에 관한 연구,” 「신학연구」 55/2 (2018/겨울), 29-53.
한 편에서는 과학-신학 대화 방법론이 논의 되고 있지만, 동시에 그러한 대화에 얽혀 있는 우리의 문화적, 제도적 현 실과 그에 얽힌 윤리적 종교적 성찰의 의미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필요 하다.
본 논문은 종말론에 대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가 서로 다른 두 담론 체계의 상호 작용을 조율하기 위해서 어떻게 문화적 존재론과 그 다양한 형식들인 기호학, 우주론, 문학적 상상력 등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탐사 한다.
첫 장은 과학과 신학이라는 서로 다른 두 담론 체계가 비판적 실재 론과 창조적 상호 작용 방법론을 바탕으로 생산적인 대화를 위해서 어떻 게 서로 조율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둘째 장은 과학과 신학 모두 각자 나름의 탐사 공동체로서 가지는 상징 체계와 그 문화적 존재론은 물론 더 포괄적인 배경 문화를 가지면서 어떻게 각자의 경계를 재규정하며 상 호 작용을 추구하는지를 고찰한다.
셋째 장은 하나님의 종말론적 공동 창조의 장소로서 인간의 문화적 성취가 어떻게 대화를 통한 탐사의 대상 으로서 종말론적 시사점을 가지며 또한 신학적 자기비판과 과학-신학 사이의 상호 작용을 촉진하는 대화의 조건과 상황을 형성하는지를 숙고 한다.
넷째 장은 종말론에 대한 과학-신학 대화에서 다양한 문화적 존재 론의 형식들, 즉 기호학, 우주론, 그리고 문화적 상상력에 대한 반성이 어떻게 양자에게 모두 종말론적 완성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며 대화의 상호 작용을 촉진하는지를 논구한다.
Ⅱ. 본론
1. 과학-신학 대화에서의 상호 작용의 문제
과학-신학 대화의 방법론은 저마다 탐사 공동체가 가진 철학적 전 제, 개념들과 그 네트워크들, 그에 근거한 가설들과 확립된 이론들을 서 로 연결하는 과정을 수반한다.
이안 바버(Ian Barbour)는 종교와 과학 사 이의 대화 방법론을 고찰하면서 ‘서로 다른 두 문화’, 즉 실증주의적으로 환원된 과학과 실존주의로 환원된 인문학적-종교적 사이의 이원적 구도 에 도전하면서 대화의 문제는 곧 ‘장들의 스펙트럼’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규정한다.9)
과학의 장에는 상호 주관적 객관성과 나름의 패턴이 작동하 며 인문학의 장에는 인격적 헌신과 그 고유성이 작동하지만, 과학과 인 문학 모두 각각 상대편이 가진 장의 특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10)
9) Ian Barbour, Issues in Science and Religion (Englewood Cliffs: Prentice, 1966), 205.
10) Ibid.
과학에서 역시 어느 정도 인격적 헌신과 고유한 학적 기여가 존재하는 만큼 신학에서 역시 상호 주관적 검침과 또한 패턴이 존재한다.
두 담론 이 가진 스펙트럼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 장들의 작동 방식에 있어서 나름의 중첩성을 가지며 이를 통해서 서로 소통할 수 있다.
그는 그 중첩 성과 상호 소통 가능성을 구성하는 요소들로서 경험-해석의 상호성, 탐 사 공동체와 그 탐사의 패러다임, 그리고 탐사의 기준들과 탐사의 논리들과 개념들의 네트워크들을 제시한다. 두 담론 모두, 경험과 해석 사이 의 ‘쌍방적 상호 작용’에 의존하고 “구성원들의 전제들을 규정하는 패러 다임들”에 핵심적인 ‘공동체’, 그리고 “일관성, 포괄성, 경험 적실성이라 는 기준”에 따라서 그 타당성이 평가받는 “개념들의 상호 연관된 네트워 크들”을 가진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가진다.11) 하지만 신학적-종교적 담 론 체계는 과학 담론에 비교해서 좀 더 강한 정도의 인격적 헌신과 계시 사건의 독특성과 특수성, 그리고 인지 구조에서 헌신을 가지며, 상호 주 관적 검침에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12)
즉 신학과 과학 모두 어느 정 도 유사한 담론 체계와 그것들을 구성하는 특성들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이질적인 두 체계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 간의 건설적인 상호 작 용이 가능하다.
과학과 신학이라는 서로 다른 강조점을 가지는 두 담론 체계가 각자 의 공동체가 공유하는 자료-관찰 해석 방식과 공동체의 가설과 검증, 이 론 수립과 패러다임 형성, 그리고 이들을 구성하는 개념들의 네트위크를 가진다고 한다면, 양자의 생산적인 상호 작용을 위한 방법론을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다.
서로 다르면서도 동시에 서로 접촉하게 되는 과학과 신 학 사이의 대화는 크게 네 가지 모델로 제시되었다. 바버는 서로 공존 불 가한 갈등, 서로 다른 언어 체계로서 독립, 그리고 양자의 유사한 전제와 방법, 개념의 유비를 바탕으로 상호 보완적 질문을 제기하는 대화, 조직 적인 혼융을 추구하는 통합 등을 제기하였다.13)
존 호트(John Haught)는 양자 사이의 양립 불가능한 갈등, 양자의 분리, 종교가 과학을 수용하는 접촉, 종교가 과학 발전을 추동하는 지지, 등을 제시한다.14)
11) Ibid., 267.
12) Ibid.
13) Ian Barbour, When Science Meets Religion (San Francisco: HarperSanFrancisco, 2000), 7-38.
14) John F. Haught, Science and Religion: From Conflict to Conversation, 2nd ed.(New York: Paulist Press, 1995), 9.
이러한 모델 들에서 볼 때, 결국 갈등의 문제나 독립과 분리 등의 경우는 결국 어떤면에서 대화가 피상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거나 혹은 대화 자체가 건설 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일 것이다. 반면에 양자 간의 상호 보완적 질문이나 서로 간에 발생하는 지지, 그리고 통합 등의 문제는 대화가 생 산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생산적인 대화를 위해 서는 결국 양자가 상호 작용할 수 있게끔, 공유하는 대상과 접근 방법에 서 유사성과 차이를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는, 자명한 차이로 인 한 분리와 갈등을 넘어서서, 유사한 탐사 방법론과 탐사 대상에 기반한 중첩적 권역을 구성하고, 유사성과 차이를 확인하면서 상호 작용을 추진 하고, 상호 수정 혹은 통합을 추구할 수 있다.
과학과 신학 두 담론 체계가 대화를 위해서 각자 서로 다른 자료 관 찰, 해석, 이론 수립과 개념들의 네트워크 등을 서로 통약-가능한 대화 를 이루기 위해서 조율할 때, 이 문제는 공유하는 대상과 또한 각자의 공 유하는 방법론 모두에 집중하며 조율의 지점을 찾을 수 있다.
과학-신학 대화가 두 담론 체계가 공유하는 대상의 문제를 바탕으로 조율할 때, 그 대화는 비판적 실재론(Critical Realism)의 입장에 기반해서 그 중첩 지점 을 설정할 수 있다. 또한 대화가 역시 양자 사이의 공유하는 방법론에 집 중하면서 대화의 문제는 양자 사이의 가능한 상호 작용의 방식을 규명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과학-신학 대화에서 활용되어 온 비판적 실재론 을 전유하고 더욱 발전시키는 동시에 러셀이 제시한 창조적 상호 작용 (Creative Mutual Interaction) 방법론을 채택하면서 이루어질 수도 있다.
비판적 실재론과 창조적 상호 작용 방법론 모두 과학적 담론과 신학적 담론 체제가 대화를 위해서 서로가 가진 개념적 네트워크들과 가설과 이 론들을 서로 조율할 수 있게 해준다.
첫째, 비판적 실재론을 과학과 신학 모두 방법론적 전제로 삼음으로 써 두 담론 체계는 공동의 대상에 대한 진리를 발견하기를 지향하는 동 시에 새롭게 밝혀지는 실재의 빛에서 기존 지식을 넘어서 실재와 해석, 그리고 다른 담론들 사이의 상호 작용을 촉진한다.
비판적 실재론에 관 해서 고찰할 때, 폴킹혼은 과학이 ‘인간의 사회적 구성물’이라고 주장하는 포스트모던 과학사에 대항해서, 독립된 ‘저기 저편’의 실재를 강조하 고 또한 그 “부분적으로 가려지고 간접적으로 알려지는” 특성의 문제를 비판적인 접근으로 규정한다.15)
실재론의 측면은 진리에 대한 점진적 접 근성을 함의하는 반면, 동시에 비판의 측면은 잠정적 진리를 극복하는 “실험과 해석 간에 미세하고 창조적인 상호 작용”을 수반한다.16)
과학과 신학 모두 부분적으로 알려지고 가려진 실재를 고유의 영역에서 확장하 면서 공동의 이해를 추구할 때, 과학은 “과학의 문맥에서 자연적인 것으 로서 진리를 추구하는 동시에 그 자신 고유의 관심을 넘어서 확장할 수 있는 전략”을 추구한다.17)
15) John Polkinghorne, Theology in the Context of Science (New Haven: Yale University, 2014), 25.
16) John Polkinghorne, Science and Theology: An Introduction (Minneapolis: Fortress, 1998), 17.
17) John Polkinghorne, Theology in the Context of Science, x.
공동의 실재를 향해서 신학은 과학과 마찬가 지로 자연적인 실재의 본성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그 나름의 관심을 넘어 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신학의 영역에서 전근대적 전통에서 형성된 개념과 가치관 그리고 세계관이 그 자신의 틀을 넘어서 현대 과학의 우주론적 이론에 마주칠 때, 어떤 방식으로 그 기존의 신학 개념들의 네트워크와 이론적 틀을 수정하고 재규정하게 하는 방법론을 마련할 수 있는가이다.
비판적 실재론을 지향하는 신학은 과학적 우주론에 신학적 개념들을 조율하기 위해서, 그 개념들이 역사적 연원을 추적하고 전통 안에서의 시사점을 검침하면서 현대의 과학적 성취의 관점에서 수정할 부분과 재 해석할 부분, 그리고 폐기할 부분을 분별해야 한다.
신학적 이론들과 그 개념들의 네트워크들을 구성하는 전-근대적 형이상학적 전제들과 그 역 사적 문화적 조건들을 검침하면서 과학적 세계관에 상응하게 이들을 재 편하고 재구성해야 한다.
폴킹혼이 이야기한 것처럼 과학과 신학 대화의 핵심은 “현대의 지식과 고대적 경험을 공명하는 조합으로 가져오는 것” 인 동시에 “창조주의 하나됨에 보장되는 지식과 진리의 통일성”을 바탕으로 “두 분과 사이의 능동적인 교호 작용”과 이를 통해 “공명과 대화 그 리고 동화 혹은 적응”을 지향하는 것에 있다.18)
즉 창조된 실재에 함의된 근본적인 진리와 지식의 통일성이라는 이념을 견지하면서 고대의 경험과 이를 반영한 신학적 진술은 현대 과학 지식과 능동적인 상호 작용을 지 향해야 한다. 비판적 실재론은 한 편에서는 공동의 자연적 대상을 향한 미래에 드러날 진리를 과학과 신학 모두 탐사하지만, 동시에 다른 한 편 에서는 과거의 지적 유산과 현재의 지식 생산을 둘러싼 역사적 문화적 개념들의 비판과 재해석을 추구한다. 미카엘 벨커(Michael Welker)와 존 폴킹혼의 공동 작업은 동일한 우주적 대상으로서 전체에 대한 포괄적 상 을 확보하려 하면서도 동시에 비독점적이고 다양한 관점들과 인식론적 겸손을 유지하면서 실재론과 비판적 관심 모두를 추구한다. 비판적 실재 론은 한 편에서는 “전체로 보는 것들 각각의 포괄적인 지각”과 “복잡한 좌표 체계와 상호 연관성의 해명”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실재론적 경향을 보인다.19)
그러나 동시에 비판적 실재론은 특정 시각이 우주 전체를 파악 할 수 없다는 인식론적 겸허를 긍정하고 여러 다양한 구조들에 대한 전 망과 탐사를 촉구한다는 점에서 비판적인 태도를 드러낸다.20)
과학-신 학 대화는 그 대화에서 자연과학의 종국 개념을 자신의 틀에서 고려하면 서 자기 분과의 “한계를 시험하고”, 아울러 과학 개념과 다른 문화적 상 징 체계들의 관계를 검침하면서 과학과 동시대 문화적 상황에 대한 “비 판적이며 또한 자기 비판적인 대화”를 수반한다.21)
둘째, 러셀이 제시하는 창조적 상호 작용 방법론은 과학과 신학 각자 가 가지는 가설과 이론, 그리고 개념들의 네트워크와 체계들을 통약-가 18) John Polkinghorne, Faith, Science and Understanding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2001). 64, 116f. 19) 미하엘 벨커 · 존 폴킹혼/신준호 옮김, “전체 서론: 세계의 종말과 하나님의 목적에 관한 과학과 신학,” 미하엘 벨커 · 존 폴킹혼 엮음, 『종말론에 관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2), 17. 20) Ibid. 21) Ibid., 25. 황은영 | 종말론에 대한 과학-신학 대화의 상호 작용 방법론으로서 문화적 존재론 179 능한 방식으로 서로 조율하게 하며 상호 작용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러 셀의 방법론적 모델은 과학과 신학 각기 다른 담론이 가지는 공동의 탐 사 방법의 구조와 양자의 공명과 비-공명의 지점을 교차적으로 규명하 면서 과학과 신학의 상호 작용 방법을 잘 보여준다.22)
러셀에게서는 과 학이나 신학 모두 각각 근본적인 철학적 전제들이 있으며 이는 신학의 경우 성서나 전통 그리고 과학의 경우 경험적 사안들로서 자료들의 해석 과 관찰에 영향을 주고 이론 모델들이나 유비들, 그리고 상상력들을 형 성한다.23)
신학이나 과학에서 이러한 모델들은 이론들 혹은 교의들의 네 트워크들에 영향을 주며, 이러한 이론들은 다시 경험이나 해석들, 그리 고 그에 따른 보조 가설들을 조직하고 형성하고, 다시 이는 근본적 자료 들의 관찰과 해석에 영향을 준다.24)
이 과정에서 과학 이론들의 네트워 크들이 신학의 철학적 전제들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혹은 신학의 자료들 의 해석, 혹은 모델들이나 유비들, 혹은 상상 작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 다.25)
마찬가지로 그렇게 형성된 신학의 이론들은 역시 과학적 작업 기 저의 철학적 전제들이나 과학적 모델 구상과 형성, 그리고 경쟁 이론들 의 선별 작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26)
22) Robert John Russell, Cosmology: From Alpha to Omega: The Creative Mutual Interaction Of Theology And Science (Minneapolis: Fortress Press, 2008), 272-294; 추가로 자세한 논의는 정대경 의 해당 논문에서 다루어진다. 정대경, “통전적인 실재 이해를 향하여: 로버트 J. 러셀의 과학 신 학 방법론을 중심으로,” 145-171.
23) Ibid., 23.
24) Ibid.
25) Ibid.
26) Ibid.
이러한 방식으로 창조적 상호 작용 방법론은 과학과 신학 각자가 경험을 관찰 해석하고 가설을 설정하고 이 론들을 재구성하며 개념들의 네트워크들을 형성하는 흐름의 유사성을 밝 혀냄으로써 그 유사점을 따라서 각자의 담론을 조율하고 재배치할 수 있 다. 또한 이 방법론은 그 구조적 유사성을 규명한 후에 또한 과학이 신학 에 주는 영향과 신학이 과학에 주는 영향의 지점들을 제시함으로써 또한 각자의 담론이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지점을 좀 더 선명하게 제시할 수 있다.
2. 과학-신학 대화를 위한 상호 작용에서 문화적 존재론에 대한 반성 의 문제
이러한 비판적 실재론과 또한 창조적 상호 작용 방법론이 공동의 대 상에 대한 강조점과 비판적 탐사, 그리고 다른 두 담론 체계의 조율을 통 해서 대화를 촉진할 수 있지만, 이러한 조율 과정에서 두 담론에 연관하 는 문화의 문제가 좀 더 고찰되어야 한다. 과학과 신학 모두 각자 자기의 탐사 공동체를 가지고 그 구성원이 고유한 상징 체계를 바탕으로 탐사의 방식을 가지는 이상 자신 나름의 문화를 가지고 또한 더 나아가서 자신 을 둘러싼 더 큰 문화적 맥락 속에 존재한다. 이러한 작업은 각자 나름의 탐사의 문화를 유지하는 과학과 신학이 각자 고유의 존재론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더 큰 역사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서로의 경계 설정을 어떻게 재규정해 왔는지의 문제를 다루게 된다. 과학과 신학 대화에서 문화적 존재론은 곧 과학과 신학 각각의 문화 적 활동에 내포된 상징 체계들을 활용해서 실재를 형성해 나가는 사회적 기획을 탐사한다. 문화적 존재론의 문제는 멀게는 20세기에 프란츠 보아 스(Franz Boas)나 클리포드 기어츠(Clifford Geertz)의 인류학적 논의에까 지 소급되는 것으로서, 언어적으로 매개되는 상징 체계들과 그 사회적 구성, 그리고 공유되는 재현 방식을 향한 관심을 향한다.27)
27) Eduardo Kohn, “Anthropology of Ontologies,” Annual Review of Anthropology 44 (2015/10), 311-327.
또한 이러한 흐름은 가깝게는 필리프 데스콜라(Philippe Descola), 에두아르도 비베이 로스 데 카스트로(Eduardo Viveiros de Castro), 그리고 브루노 라투르 (Bruno Latour)에 의해서 제기된 최근의 논의를 포괄하는 것으로서, 문화 가 가진 사회 구성적 차원과 관계성을 자연 안에서의 비인간 행위자들에 게 확장하거나 그들의 다원적인 관점들을 강조하고, 그들의 복합적 실존 방식과 공생의 문제까지 포괄한다.28)
문화적 존재론은 인간 혹은 비인간 행위자들을 향한 인간 공동의 문화적 활동이 다양한 상징 체계들은 물론 더 나아가서 성스러움을 환기하는 종교적 상징 체계를 통해서 집합적으 로 형성해 나가는 공동의 삶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구성 행위 일반을 다 룬다.
문화란 무엇인가?
문화 자체는 다양한 의미로 규정될 수 있고, 포 괄적인 만큼 정의를 내리기 힘들지만, 우리는 기어츠를 따라서 문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문화는 상징들 안에서 구현된 의미들이 역 사적으로 전승된 패턴을 함의하며 곧 이는 상징적 형식들에서 표현된 전 래된 개념들의 체계로서, 이를 통해서 사람들은 삶에 대한 지식과 태도 들을 소통하고 지속하고 또한 발전시킨다.”29)
즉 문화는 특정한 공동체 안에서 지식과 태도의 소통, 지속, 발전을 가능하게 하며 또한 역사적으 로 형성된 상징들과 기호들을 활용한 개념들과 의미 체계, 그리고 그 속 의 패턴들을 함의한다.
특히 성스러운 상징들은 문화 안에서 공동체 구 성원들의 삶의 포괄적인 조건으로서 문화에 작동하고 있는 존재론과 우 주론에 미적, 그리고 도덕적인 의미, 가치와 규범을 부여한다.
“성스러운 상징들은 존재론과 우주론을 미학과 도덕성에 연결 짓는다. 상징들이 가 지는 특정한 힘은 곧 사실 자체를 그 근원적 차원에서 가치와 동일시하 는 가정된 능력에서 나오며, 또한 이는 단순히 현실적인 사안에 포괄적 인 규범적 시사점을 가져온다.”30)
28) Ibid.
29) Clifford Geertz, The Interpretation of Cultures (New York: Basic Books, 1973), 89.
30) Ibid., 127.
이런 점에서 볼 때, 문화적 존재론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다양한 상징 체계들과 성스러움의 상징을 활용해서 공동체의 사회적 삶의 조건과 그 의미를 구성해 나가는 역사적으로 전승된 패턴들이 현실을 형성하는 방식에 집중한다.
과학-신학 대화에서 문 화적-존재론적 접근은 신학 공동체 안에서 소통, 전승되는 고유한 상징 체계와 개념들, 그리고 의미의 체계들과 그 구성원들의 지식과 태도에 주는 영향뿐 아니라, 과학 공동체 안에서 역사적으로 전달, 개선 되어온 유사한 지점들을 고찰한다. 또한 이 접근은 신학과 과학 모두 그 자신을 포괄하는 더 큰 문화적 문맥 속에서 각자의 시대와 역사적 상황 속에서 형성된 세계관과 상징들 그리고 개념들의 영향을 받아왔음을 역시 고찰 한다.
각기 역사적 발전 속에 있는 담론 공동체와 이론적 개념과 상징, 의미 체계를 갖춘 과학과 신학은 서로 중첩하고, 자신의 경계를 타협하 면서 양자를 포괄하는 더 큰 문화적 맥락 속에 존재한다.
우선 우리는 과학의 측면에서 과학과 신학의 경계 설정에서 문화의 역할을 살펴보도록 하자.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종교와 과학이라는 범주 역시 근대적 산물로서, 그 속에는 “과학과 종교라는 쌍을 형성할 때 저마 다의 범주가 가지는 문화적 구성의 역사”가 있다.31)
예를 들어, 빅토리아 시기의 과학자들은 그들이 작업이 철학, 윤리, 신학과 구분되는 것에 주 저했다면, 19세기 후반 부에는 과학은 미학, 윤리, 신학을 배제하는 방향 으로 나아갔고, 20세기에 이르러 과학은 가치와 의미를 배제하는 전문 분과로 자신을 규정하게 된다.32)
많은 경우 “과학이라는 범주 자체는 곧 그 자체로 특정 지식 형태들을 규명하고 배제하는 것으로서 구성된 것이 고”, 결국 이러한 ‘범주의 구성’은 과학 역시 “논란이 되는 내용과 도전받 는 경계들”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33)
31) Peter Harrison, “Science and Religion: Constructing the Boundaries,” Thomas Dixon, Geoffrey Cantor, and Stephen Pumfrey (eds), Science and Religion: New Historical Perspective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0), 35.
32) Ibid., 28.
33) Ibid., 29.
이런 점에서 결국 19세기 중 반기에서 후반기 그리고 20세기에 이르는 전체적인 문화적 변환의 틀 속 에서 과학의 탐사 공동체가 스스로 규정하는 문화 역시 달라지며 이 과정에서 신학에 대한 경계 규정 역시 달라진다.
더 나아가서 가치 중립성 을 강조하는 현대 과학의 자기 이해와 달리 라투르는 과학 공동체가 제 시하는 논증과 검증의 과정이 인간의 다른 사회적 문화적 활동과 그렇게 다르지 않으며 더 나아가서 종교적인 신화의 특성 역시 공유함을 강조한 다.
과학의 논증 형성과 실험적 검증 절차는 일종의 공동체적인 집단적 구성체로서 사회적 경쟁과 정치적 쟁투를 보이며 실험실의 조건에 따라 서 사물화되며 상황에 따라서 조직되며, 경제적 개념과 비용-손익에 연 관된다.34)
이런 점에서 과학의 장 역시 다른 문화적 장들과 그렇게 다르 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또한 더 나아가서 이러한 과학 공동체가 가진 장 의 양태는, 그의 신경내분비학 과학자에 대한 민족지적 연구에서 드러나 듯이, 많은 부분 신화 공동체의 양태와 비슷하다.
과학 공동체가 “그 구 성원들의 상응, 네트워크 … 신념, 습성, 조직된 지식, 모범적 행위, 실험 적 행위들, 구두 전승, 기예적 기술” 등은 물론 “선구자”, “그 신화적 창 시자”, 그리고 “신화적인 혁명들”을 가지면서 과학 공동체의 자기 이해는 공동체적 신화의 여러 특징들을 드러낸다.35)
34) Bruno Latour and Steve Woolgar, Laboratory Life: The Construction of Scientific Facts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3), 236-239.
35) Ibid., 54f.
과학은 다른 여러 문화적사회적 활동들과 함께 공유하는 여러 특징들을 가지게 되며 특히 더 나 아가서 그 자체로 종교적 신화와 이를 둘러싼 공동체의 여러 특징들을 역시 가진다.
두 담론 체계가 그 자체로 역사적, 문화적 상황 속에서 자 기 나름의 탐사의 문화를 가지면서 각자의 경계를 유동적으로 재구성해 왔으며, 더 나아가서 문화를 매개로 서로를 반영하는 유사성을 가진다는 점은 양자의 상호 작용과 조율을 시도할 때 강조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는 신학의 측면에서 과학과 신학 사이의 경계 설정에서 문 화의 역할을 살펴볼 수 있다.
신학이 얼마나 문화 이론적 반성을 과학과 의 대화에서 자신의 방법론으로 수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신학 안에서 문화 이론적 반성이 어느 정도 방법론적으로 중요한가의 문제에 달려 있다.
조지 린드벡(George Lindbeck)을 중심으로 한 후기 자유주의 학파는 교의에 있어서 ‘문화-언어적 접근’을 채택하면서 기독 공동체 구성원의 삶의 형식으로서 문화를 형성하는 고유한 규칙과 이야기 구조를 신학적 방법론의 핵심으로 강조했다.
린드벡의 ‘문화-언어적 접근’에 따르면, 신 학적 교의 담론의 문제는 표현과 경험을 매개하는 상징이 아니라 일종의 통제적 혹은 규칙 이론으로서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삶의 형식으 로서 문화를 규정하는 규칙의 문제이다.36)
린드벡의 관점을 과학과 신학 의 대화로 확장하자면, 특정한 삶의 형식과 그것을 형성하는 규칙을 공 유하는 기독 공동체의 관점에서 과학과 신학의 대화는 결국 주변적인 것 이다.
왜냐하면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과학 담론 공동체들의 담론 규칙 들과 문화를 자신 이야기의 규칙으로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캐서린 테너(Kathryn Tanner)의 포스트-모던 문화 이론은 기독 공동체 문화가 가진 경계의 유동성과 혼종성을 강조한다.37)
테너는 “신학은 문 화의 한 부분”이며, “문화적 행위의 형식으로서” 결국 “역사적으로 사회 적으로 규정되는” 것임을 주장한다.38)
이러한 문화는 일차적으로 “기독 교인들의 공통적인 문화에 관계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실천으로 형성”되는 것이다.39)
그러나 동시에 그러한 문화는 그 자체로 지속적인 사회적 실천들의 과정을 통해서 끊임없이 논쟁과 타협 을 통해서 형성되며 지속해서 변화하는 것이다.40)
36) George A. Lindbeck, The Nature of Doctrine: Religion and Theology in a Postliberal Age (Philadelphia: Westminster John Knox Press, 1984), 18.
37) Kathryn Tanner, Theories of Culture: A New Agenda for Theology (Minneapolis: Fortress Press, 1997)
38) Ibid., 63f.
39) Ibid., 66-69.
40) Ibid., 76-79.
기독교라는 문화 형식 을 규정하는 정체성은 날카로운 경계로 유지되지 않고 언제나 유동적이 며, 그것은 언제나 그것이 연관하는 삶의 다양한 방식들에 상호적 방식 으로 얽혀 있는 채로 구성된다.41)
테너의 관점을 과학과 신학의 대화에 확장하자면, 과학에 관계하는 신학적 작업은 하나로 완결된 전체로서 폐 쇄적인 문화적 정체성을 가정하지 않고 저마다 그리스도인들이 구체적인 대화적 상황과 공동체 안에서 변화하는 담론들과 지형들에 관계하며 혼 종적으로, 유동적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과학 공동체와 그 담론 체계들 을 기독교 신학의 틀로 가져올 때, 신학을 구성하는 개념들의 네트워크 와 그 규칙은 충분히 유동적이고 혼종적이기 때문에, 양자를 둘러싼 문 화의 문제를 숙고하는 것은 대화에서 중요하다.
이를 둘러싸고 국내의 과학-신학 대화의 논의에서도 역시 부분적으 로 양자의 대화에서 탐사 대상의 규정과 방법의 문제에서 문화적 존재의 중요성을 논의한 바 있다.
현우식의 작업은 문화의 문제를 과학적 탐사 가 가지는 복잡성과 다-차원성의 문제와 그것이 가진 신학에 대해 가지 는 시사점의 사안으로 접근한다.
그는 문화의 문제를 “자연적으로 주어 진 환경을 변화시키는 인간 행위의 과정과 결과”로 정의하면서 과학이 인간을 둘러싼 ‘물리적 차원’, ‘생물학적 차원’, ‘행동 과학적 차원’, 그리 고 ‘문화적 차원’ 등을 아우르는 복잡성을 가진다는 점을 강조한다.42)
비 록 현우식의 과학-신학 대화 연구가 문화의 문제를 대화의 매개로서 그 의 방법론에서 핵심적으로 삼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과학이라는 보편적 언어와 문화에 대해서, 종교가 “현대의 문화에 어울리는 도구로서” 고대 의 신학 언어를 재해석하고 이를 위한 “합당한 문화적 노력”을 보여야 한 다고 요구하며,43) 또한 이를 바탕으로 “과학과 종교가 추구해야 할 상호 작용”을 강조한다.44)
41) Ibid., 108-112.
42) 현우식,『과학 시대의 종교를 말하다』, 70.
43) Ibid., 96.
44) Ibid., 110.
현우식이 탐사 대상의 문제에서 문화를 언급한다 면, 홍성욱과 전철의 연구는 과학과 신학 대화에서 두 담론 체계가 가진 사회-문화적 조건과 그 방법론적인 시사점을 강조한다.
전철은 “‘종교적 인 것’과 ‘과학적인 것’ 너머의 보편적 경험 양식”에 집중하며, 그러한 점에서 두 다른 영역이 “각각의 사회 문화적 조건에서 고유하고 독특한 경 로를 거치며 상호 역동적으로 연결되고 분화되는지”를 추적한다.45)
그는 과학 기술이 가진 사회적 의미와 종교적 가치가 연결되는 지점들을 파악 하면서, 또한 이를 바탕으로 한 비판적 그리고 종교적 윤리와 성찰의 필 수성을 강조하며, 이러한 상호 작업이 사회의 다면적 현실을 해결하며 동시에 종교와 과학 사이의 심화된 해석으로 나아가야 함을 역설한다.46)
또한 과학 연구자와 신학 연구자가 공동으로 종교와 과학의 위상과 대화 에 있어서 사회 구성적 측면을 지적하고 현재 한국의 사회 문제들을 해 소하기 위한 양자의 협력, 즉 “의미 체계의 분리나 이분법”을 넘어선 “의 미의 상호성”을 강조한 바 있다.47)
45) 전철, “종교와 과학의 메타모포시스,” 108.
46) Ibid., 115ff.
47) 홍성욱, 전철, “과학기술학(STS)의 관점에서 본 종교와 과학: 과학적 사실과 종교적 가치의 만남 에 관한 연구,” 29-53.
이런 점에서 국내의 과학-신학 대화 는 대상 설정의 측면이나 방법론의 측면에서 문화의 중요성과 이에 기반 한 대화의 상호 작용을 강조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장에서는 어떻 게 과학-신학 대화의 여러 주제 중에서 특히 종말론의 문제가 문화에 대 한 반성을 더 심도 있게 요구하는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3. 종말론을 둘러싼 대화에서 문화적 존재론의 방법론적 특수성
종말론을 둘러싼 과학과 신학의 대화에서 문화적 존재론의 문제는 비교적 초기 연구 단계에서도 잘 발견된다.
종말론을 둘러싼 과학-신학 대화에서 문화의 문제가 필수적인 이유는 곧 우주 종말의 문제에 있어서 하나님의 공동 창조성이 이루어지는 장이 바로 인간의 문화적 성취를 통 해서 가능해지는 실재의 새로운 존재 방식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피에르 테야르 드 샤르댕(Pierre Teilhard de Chardin)이나 아서 피코크(Arthur Peacocke) 등이 이 문제에 관심을 쏟아왔지만, 사실 그들의 주된 관심은 사변적인 내용이지 방법론의 문제는 아니다.
테야르 드 샤 르댕은 전체 진화의 역사에서 인간이 자기반성과 집합적인 의식의 창발 과 융합을 통해서 진화적인 과정을 이루고 행성계를 포괄하며 우주적 의 식을 형성하는 과정을 기술한다.
테야르 드 샤르댕에게서 정신계(the Noosphere)의 우주적 드러남은 유기체적 차원의 유전과 문화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사회화의 결합을 통해서 생성되며 이는 그리스도가 우주적 차 원에서 드러나는 오메가 포인트에서 완성된다.
테야르 드 샤르댕은 ‘인류 의 행성화’(planetization of mankind)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이 과정에서 인간이 질량과 에너지 그리고 사유 자체의 활용을 통해서 행성 내의 만 물을 조직하는 문화적 과정을 제시한다.48)
이러한 과정은 인간이 가진 유전적 소질에 기인한 능력과 이에 더해서 사회화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문화적 내용의 수용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즉 “축적된 경험의 형태로 저 장되고 교육을 통해서 전달되는 인류의 공동 유산”을 공유하면서 “집단 적인 기억”이 드러나게 되며, “사유의 전달을 통해서” “발전이 이루어지 고” 또한 다양한 개인적 관점들의 “상호 작용과 집중”을 통해서 “공동 비 전의 창발”이 이루어진다.49)
피코크 역시 하나님의 종말론적 창조성이 창발적으로 드러나는 장소 로서 문화의 문제를 제시한다.
피코크는 하나님의 지속적, 개방적 그리 고 창발적인 창조 행위의 틀 속에서 종말론적 희망의 문제를 해석한다.
“과학의 빛에서 우리가 발전시킨 창조론, 즉 세계에 대한 신의 관계에 대 한 이해는 곧 모든 사건에 내재적으로 활동하는 초월적 신의 사랑의 특 성에 근거하는 희망에 대한 이해와 상응한다.”50)
48) Pierre Teilhard de Chardin/Norman Denny (tr.), The Future of Man (London: Collins. 1964), 126.
49) Ibid., 125.
50) Arthur Peacocke, Creation and the World of Science: The Reshaping of Belief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79), 355.
피코크에게서 종말의 문제가 신의 지속적 창조성에 근거 지어지면서 문화는 창조 세계가 가지 는 복합성과 다-차원성의 정점인 동시에, 신적 새-창조를 이루는 수단 이기도 하다.
특히 과학-신학 대화에서 종말론의 문제는 인간에 대한 지 식을 다루기 때문에 자연과학적 관점과 문화적 관점에서 고찰되는 인간 과 그의 다-차원성과 복잡성이 개입된다.
피코크에 따르면 인간 연구는 우주론, 물리-화학, 화학, 생화학, 분자-생물학, 세포-생물학, 해부학, 생리학, 신경생리학, 그리고 생물학과 동물행동학을 망라하는 가치 중립 적인 자연과학을 포괄한다.51)
하지만 이에서부터 발전해서 “사회와 문화 사 속에 있는 인간 연구”에 연관되어 사회 심리학, 사회 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역사학 등을 포괄하는 사회와 문화적 인간 이해로 나아간다.52)
인간이 가진 이러한 다-차원성은 특히 종말론의 문제에서 인간이 발전 시키는 문화와 기술을 통해서 드러나는 신의 새로운 창조의 관점으로 나 아간다.
“인간은 곧 창조주인 신의 공동-창조자이자, 공동-실행자, 공 동-탐사자”이기에53) 인간의 문화적 기술적 성취는 곧 신의 창조성과 긴 밀한 연관 속에 있다.
그리고 이는 곧 “일반적으로 인간 문명 그리고 특 수하게는 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향하며” 또한 창세기의 에덴동산 의 완성으로서 새-예루살렘의 비전, 즉 “문화의 상징으로서 도시”의 비 전으로 향한다.54)
51) Ibid., 150ff.
52) Ibid., 153.
53) Ibid., 304.
54) Ibid., 309.
테야르 드 샤르댕과 피코크가 종말론의 문제에서 문화 를 제시할 때, 이는 과학과 신학 대화의 방법론과 조건의 문제이기보다 는 그 대화가 향하는 대상에 관한 것이다.
즉 종말이라는 주제에 대한 과 학-신학 대화는 결국 신적 창조 혹은 창발의 매개로서 문화를 향하게 된 다.
하지만 문화적 존재론의 문제는 사변적 내용을 넘어서서 과학과 신 학의 경계 설정과 재규정이 이루어지는 조건일 수도 있으며, 그 조건 아래서 대화의 타당성을 검침하게 하는 방법론의 문제일 수도 있다.
문화 의 문제는 두 담론 체계 안과 밖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여러 제도화된 힘 들과 다양한 담론, 재화와 활동의 소통 과정으로 파악되며, 이러한 문화 적 요소에 대한 고려는 비생산적인 환원주의를 넘어서 과학-신학 사이 의 성공적인 상호 작용을 유도할 수도 있다.
벨커는 과학과 신학의 바람 직한 대화를 매개하거나 혹은 저해하는 문화적 요인들을 제시한다.
벨커 는 종말론의 문제가 결국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사건들”의 차원일 수밖 에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종말론이라는 주제에 대한 간학문적 담론이 한 편에서는 문화적, 종교적 문제들을 다루는 동시에 비판적이고 동시에 섬세한 실재론을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역설한다.55)
반면에 바람직 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저해하는 현대 문화의 덫이라고 한다면, 모든 문화 영역들을 포괄하는 근대주의적 기획과, 환원주의적 기획, 과학과 신학 사이의 이원론과, 이에 연관된 여러 통속적인 스테레오 타입들이라 고 할 수 있다.56)
벨커는 두 담론 자체가 생산적으로 상호 작용하는 대화 모델을 지향하고자 하며 그것을 저해하는 환원주의적 경향이 문화적인 악영향을 초래하는지를 강조한다.
과학-신학 대화는 각자 논리를 바탕 으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고 양편의 지점을 풍요롭게 하면서 “두 영역 의 대표자들 사이의 상호 작용적이고 생산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한 다.57)
55) Michael Welker, “Springing Cultural Traps: The Science-and-Theology Discourse on Eschatology and the Common Good,” Theology Today 58/2 (2001/7), 172.
56) Ibid., 172-176.
57) Michael Welker, “Science and Theology: Their Relation at the Beginning of the Third Millenium,” Philip Clayton and Zachary Simpson (eds.), The Oxford Handbook of Religion and Scienc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551f.
이러한 두 담론 체계 사이의 대화는, 자기 관점에서 상대를 동화, 환원시키는 것을 넘어서서 진정한 의미의 상호 작용을 확보해야 하며, 이러한 작업은 각자 가지는 나름의 탐사의 논리, 공동체, 담론 규칙들과 평가에 근거하면서도 동시에 자신 내-외부에 걸쳐있는 여러 문화적 영 역에 포괄적으로 관련해야 한다.
대화는 곧 신학적인 사고와 과학적 사고 “모두에 도전하며 서로 다른 접근을 종합하거나 융합하려는 노력없이 신학들과 과학 이론들에서부터 특정한 통찰을” 얻어야 한다.58)
반면 과 학과 신학의 대화에서 잘못 행해지는 환원주의는, 그것이 과학주의적 전 투적 무신론이건 혹은 근본주의이건, 문화와 제도의 전 영역들, 즉 “투 자, 매체 집중, 개인적, 공적, 정치적 신뢰, 그리고 학문적 기술적 에너 지”, 즉 “사회 문화적 삶의 많은 영역에서 진정한 권력”들을 동반하게 된 다.59)
상호 작용을 확보하는 바람직한 과학-신학 대화는 환원주의적 시 도나 그것을 조장하는 암묵적인 사회적, 문화적, 제도적 전제들을 비판 하면서 방법론적으로 환원주의적 위험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런 점에 서 과학-신학 대화에서 문화를 숙고하는 것은 환원주의를 피하면서 서 로의 상호 학습을 매개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다.
우주의 종국을 의미하는 종말론이라는 주제는 그것이 가지는 사변적 차원 넘어서 문화적 사회적 현실에 지속해서 영향을 끼쳐왔고 여전히 시 사점을 가지기에, 과학-신학 대화에서 이를 둘러싼 문화적 조건의 문제 를 방법론의 문제로 반성하는 것은 중요하다.
벨커와 폴킹혼은 종말론의 문제를 과거 실존주의적 여기-지금의 결단이나 정치 신학적, 혹은 이상 주의적 기획으로 제한하고 과학과 분리하는 구획화를 피하고, 새 창조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이라는 틀에서 보이지 않는 현실에 대한 과학과 신학 공동의 이해를 추구한다.60)
58) Ibid., 555ff.
59) Ibid., 558f.
60) 미하엘 벨커·존 폴킹혼, “전체 서론: 세계의 종말과 하나님의 목적에 관한 과학과 신학,” 14.
이러한 기획은 곧 우주론적인 차원에서 전체 우주 역사의 에너지 소멸과 묵시적 황폐에 대한 과학적 예상과 이에 파 생된 절망의 문화에 대해서 과학과 신학의 협력 가능한 공동 작업과 상 호적 문답을 수반한다.
이 과정에서 문화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현실 비판과 방향 설정, 그리고 전통의 자기비판은 중요하다.
현재 “환경 위 기, 지구적 규모로 계속되는 빈곤의 물결, 증가하는 갈등, 결핍, 정말의 시대적 위협에 직면해서” “희망과 기쁨 없는” 미래에 대한 전망이 만연한 가운데, “과학이 선언하는 세계의 결정적 유한성”, 즉 우주적 파국으로의 필연적 이행은 그 자체로 “문화적인 쇼크”가 된다.61)
이런 상황에서 벨커 와 폴킹혼은 현재 환경 위기를 둘러싼 허무주의적 문화의 만연을 지적하 면서 신학이 수행해야 할 학제 간의 대화의 필수성과 문화 비판적 작업, 그리고 신학 전통에 대한 자기비판을 강조한다.
신학은 그 대화에서 자 연과학의 “형식화된 종말 개념을 진지하게 수용하며” 그 “한계를 시험하 고”, 더 나아가서 그러한 “문화적 상징 체계들이 과학에 의하여 표현된 종말의 관념들과 공감하고 있지 않은지” 검침하면서 “비판적이며 또한 자기 비판적인 대화”를 수행한다.62)
61) Ibid., 21f.
62) Ibid., 25.
말론을 둘러싼 과학과 신학의 대화가 가지는 특수성은 바로 대화 자체가 하나님의 공동 창조자로서 가지는 인간이 달성하는 문화적 성취 와 그 새로운 존재 방식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 있다.
하나님 의 종말론적 완성을 향한 창조적 작업에 인간 존재가 가진 다-차원성의 정점으로서 문화는 종말론적인 의미를 가진다.
하기에 종말론에 대한 과 학과 신학의 대화는 한 편에서는 문화의 종말론적 의미를 그 대화의 핵 심 주제로 가지는 동시에 다른 한 편에서는 종말론에 대한 과학-신학 대 화가 이루어지는 문화적 조건과 상황을 고려하며 자기비판과 학제 간 상 호 작용을 추구해야 한다.
4. 다양한 문화적 존재론적 형식들과 상호 작용의 방식들
과학과 신학 사이의 상호 작용을 촉진하기 위해서 문화적 존재론을 방법론적 매개로 활용할 때, 문화의 문제는 당연히 포괄적이고 상세하게규정되지 않은 특징을 지닌다.
대화를 수행하는 연구자가 방법론적으로 규정한 문화적 존재론의 특정한 한 측면에 따라서 과학과 신학 대화의 주제가 결정될 수 있다.
인간의 문화적 성취와 연결된 종말론적인 새로 운 존재의 가능성에 대해서 과학과 신학이 대화하게 될 때, 결국 문화 적-존재론적 접근은 곧 상징 체계들을 둘러싼 기호학, 우주론,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과 그것을 통해서 드러나는 인간 존재의 가능성의 여러 측 면을 고찰하면서 신학과 과학의 대화를 추진한다.
크리스토퍼 슈베벨(Christopher Schwöbel)은 과학과 신학 모두를 문 화적 기호화의 문제로 접근하며 교회의 종말론적 참여와 정체성 형성의 문제를 다룬다.
슈베벨의 기호학적, 문화 이론적 방법론에 따르면 기호 와 문화는 근본적인 세계 해석과 형성 그리고 가치와 방향 정립을 도출 한다.
“기호의 문화적 체계들은 우리들이 세계를 해석하면서, 그리고 동 시에 문화적 수단을 통하여 ― 기술적 수단을 포함하여 ― 세계를 형성 하면서, 세계 안에서 행동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므로 기호 체계들의 중 요한 기능 중 하나는 그것들이 인간적 작인에 방향성을 제공한다는 것이 다.”63)
슈베벨은 두 문화적 담론 체계들인 신학과 과학은 어떻게 우주의 종말이라는 공동의 실재를 향해 있으면서 문화 전체와 그 속에서 살아가 는 인간 인격이 수행하는 해석과 행위에 영향을 주는지를 강조한다.
“종 말론적 질문들은 우리가 모든 사물의 궁극적인 운명에 관하여 상상하는 방식이 우리의 기호 체계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부각한다. 그것 은 우리들이 기호들을 사용하는 모든 영역에 반사 작용을 일으키며, 그 래서 문화 전체에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우주의 궁극적 공허라는 과학 적 기대에 의해서 일으켜지는 도전은 세계를 해석하는 우리의 방법 전체 에 영향을” 준다.64)
63) 크리스토프 슈베벨/신준호 옮김, “문화적 공간으로서의 교회:종말론과 교회론,” 미하엘 벨커 · 존 폴킹혼 엮음, 『종말론에 관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2), 201.
64) Ibid.
그리고 이러한 종말론의 전방위적 영향은 신학과 과 학이라는 두 다른 체계들의 상호 작용과 갈등, 합류를 유도한다.
슈베벨은 종말론으로 대표되는 신학의 문화 담론 체계와 궁극적 공허에 대한 과학의 문화 담론 체계가 서로 가지는 갈등과 균열 등의 비-공명의 지점 들을 인식하면서도 또한 삶이 방향 정립을 위해 필요한 공명과 통합의 문제를 강조한다.65)
“방향 정립을 위한 우리의 능력은 조종과 행위의 상 이한 차원들을 통합하며, 그래서 의미의 우주를 구성하는 발전된 기호 체계들에 의존한다. … 그러한 장애(기호 체계에서의 통합의 결여)를 극복하 기 위해서 물리적 세계에 관한 우리의 믿음, 우리의 도덕적 확신, 그리고 현실을 해석하는 우리의 형이상학적 방식들을 함께 묶는, 세상을 읽는 통합된 방식들이 시급하게 요청되고 있다.”66)
슈베벨의 상호 작용 모델은 궁극에 관한 관심, 문화적 기호 혹은 상 징 체계들과 그에 따른 서로 다른 해석의 병렬과 수렴점, 예기와 모색, 그리고 관계성의 질문 등의 방법론적 절차를 제시한다.
궁극에 관한 관 심은 두 문화적 상징 체계들이 공동의 대상을 추구하게 하며, 그 관점에 서 주어진 현실을 재해석하게 촉진하는 방법론적 목적이다.
“궁극적인 것의 질문은 상이한 문화적 기호 체계들이, 그리고 현실을 읽는 상이한 방법들이 수렴되는 극점이다.”67)
공동의 수렴 점을 예기하고 이상으로 제시할 때, 대화는 종말론을 둘러싼 과학과 신학이라는 서로 다른 체계 들을 병행적으로 재배열하면서 그에 얽힌 다른 방법론들이 제시하는 관 점들과 또한 그것들이 교차하는 지점들을 모색하게 된다.
이러한 방법론 적 관점은 신학과 과학 각자 체계 안에서 자신의 기호에 기반하면서 경 계를 확장하는 동시에 자신의 체계 안으로 다른 체계를 포괄하는 상호 작용의 작업을 수반한다.
“종교적 기호의 체계들”은 삶의 상이한 차원들 을 연결 지으면서 그 전체적인 우주적 차원과 개별 인간의 실존적 차원 모두에 연관한다.68)
65) Ibid.
66) Ibid.
67) Ibid., 203.
68) Ibid., 202.
실존의 차원과 우주적 차원을 아우르면서 그 경계를 확장하는 것 속에서 신학 담론은 과학 담론과 모종의 접점을 발견하게 된다.
종교적 기호 체계는 궁극에 관한 질문을 제기하며 그러한 “궁극적 질문의 관심이 모든 문화적 기호 체제들에 도전하고 그것들의 관련성을 질문한다.”69)
동시에 과학적 기호 체계 역시 그 자신의 방법론에 통제되 는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그 경계를 확장하며 현실을 둘러싼 다른 해석 체계들과의 상호 작용, 특히 신학적 종말론에 영향을 준다.
“과학적 탐구 의 영향은 제한된 과학의 영역 안에 갇혀 있을 수 없게 되었다. 그것들은 우리 현실을 해석하는 모든 방법에 영향을 주고 있다.”70)
이러한 상호 작 용은 슈베벨이 케플러에서 사례에서 발견하듯 서로 간의 탐사의 동기와 탐사 질문들과 기본 개념들에 이르기까지 심도 있게 서로에게 영향을 미 치며 작용할 수 있다.
즉 “천문학에서의 자연과학적 탐사에 대한 신학적 동기”가 작동하는 만큼 “자연과학적인 탐사 형식들이 신학적 기본 개념 들과 그에 정식화된 실재로의 진입 방식들에 대해 가지는 관계” 역시 두 드러지며, 또한 동시에 “자연과학적인 천문학적 탐사의 결과와 방법론에 서부터 신학과 신학 영역에서의 구성적 정보들에 대해서 향하는 비판적 인 질문들” 역시 아울러 제기되는 것이다.71)
윌리엄 슈바이커(William Schweiker)는 각각 과학과 신학이 가지는 우주론적 차원에 집중하고 그 우주론이 가지는 문화적 측면에 집중한다.
슈바이커가 제시하는 종말론을 둘러싼 과학-신학 대화는, 비록 특정한 문화 이론에 의존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문화적 복합 관계 안에서 과학 과 윤리학과의 관계를 탐구”한다.72)
69) Ibid., 204.
70) Ibid.
71) Christoph Schwöbel, “Der dezentrierte Kosmos und der zentrierte Mensch,” Matthias Köckert, Henning Theißen, Elisabeth Naurath, and Arnold Benz (eds.), Der entgrenzte Kosmos und der begrenzte Mensch (Göttingen: Vandenhoeck und Ruprecht, 2016), 103.
72) 윌리엄 슈바이커/신준호 옮김, “도덕적 공간으로서의 시간: 도덕적 우주론, 창조, 그리고 최후의 심판,” 미하엘 벨커·존 폴킹혼 엮음, 『종말론에 관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2), 229.
과학과 신학 사이의 대화를 문화적 복합 관계 안에 위치시키는 작업은 신학의 측면에서부터 윤리적 차원, 즉 가치와 의미 신념의 문제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학에 대한 자 기비판과 과학에 대한 비판 모두를 수행하는 것에 있다. 과학과 신학 사 이의 관계를 탐사하는 시각 중 중요한 것은 ‘윤리학의 전망’이다.73)
슈바 이커는 신학의 측면에서부터 윤리학적 전망, 즉 ‘문화적 우주론’ 혹은 ‘도 덕적 우주론’을 재구성 해내며, 이는 곧 물리적 우주의 복잡성 속에서 ‘방 향 정립’을 촉진하는 “문화 안의 신념들, 가치 평가들, 때로는 교리들 등 의 집합”에 관련한다.74)
슈바이커는 이러한 문화적 우주론이 가지는 도 덕적 차원을 강조하며, 이러한 도덕적 우주론은 곧 과학적인 측면에서 제기되는 “물리학적 우주론들”과 연결 짓고, 동시에 신화적-형이상학적 측면에서 제기되는 “사변적 우주론들”에도 연관 짓는다.75)
과학적 우주 론이 결국 장기적인 우주적 시간에서 엔트로피의 문제를 묻는다면 사변 적 우주론은 그러한 우주 속에서 신을 묻지만, 도덕적 우주론은 그 문화 적 복합 관계 속에서 “우주 안에서 어떻게 인간적 작인들이 거주할 수 있 고 또 당위적으로 거주해야 하는가를 설명한다.”76)
슈바이커는 그의 다 른 논문에서 자연과학적 정보에 기반한 유신론의 정당화가 지성적 창조 자만을 이야기할 뿐 인간의 도덕적 삶과 종교적 이해에 이바지할 수 없 음을 지적하며, 과학적 우주론과 사변적 우주론 자체가 도덕적 우주론이 주는 종교적 차원을 줄 수 없음을 강조한다.
“과학적 결론들과 이에 상응 하는 신학적인 상관 지점들은 만일 정의와 사랑의 노고에서부터 풀려난 다면, 그 자체로 거의 살만한 가치가 있는 삶을 산출하는 사안이 아니게 된다.”77)
래리 부처드(Larry Bouchard) 역시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서 과학과 신학 사이의 상호 작용을 촉진하며 양자가 수렴하는 지점을 마련한다.78)
73) Ibid., 228.
74) Ibid., 229.
75) Ibid.
76) Ibid., 230.
77) William Schweiker, “The Varieties and Revisions of Atheism,” Zygon 40/2 (2005/6), 274.
78) 래리 부처드/신준호 옮김, “우연적 미래들: 우주론적 윤리와 상상,” 미하엘 벨커 · 존 폴킹혼 엮음, 『종말론에 관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2), 161-196.
부처드에 따르면 문화는 곧 여러 “통찰력들이 사회적 실천들과 전통적 해석의 범주들에 의하여 복합적 관계성을 형성하는 곳”, 즉 여러 다양한 관점들이 전통 해석의 범주들과 실천들이 합류되는 공간이다.79)
부처드 는 이러한 문화적 복합체 안에서 과학적 “우주론과 신학 사이에서의 수 렴”의 지점을 발견한다.80)
부처드는 현대 과학적 세계관이 허용하는 세 가지 우주론적 제안들, 즉 우주의 궁극적 운명의 무의미, 인간 지성을 위 해 설계된 우주, 먼 미래까지 우주에 존속할 생명의 전망 등 세 가지 대 안이 “역사적, 문화적, 그리고 종교적 지평선들 위에” 위치 지어져야 한 다고 본다.81)
부처드는 우주를 바라보는 다양한 지평들이 있을 수 있고 또한 어떻게 이것들이 문화 안에서 서로 다른 관점들이 독특하게 조합되 어서 병렬되고 서로 조직될 수 있는지를 제시한다.82)
79) Ibid., 164.
80) Ibid.
81) Ibid.
82) Ibid., 164f.
부처드는 신학과 과학 사이에 문화를 매개로 한 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 여러 문학 작품 들을 활용한다.
그는 문학 작품을 활용하면서 한 편으로는 과학적 우주 론이 허용하는 미래의 전망을 좀 더 생동적인 방식으로 인류의 가능한 대안적 역사와 경로에 다리를 놓고, 다른 한 편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신 학적이고 종교적인 시사점을 도출해 낸다.
문학적 영역과의 접점을 만들 기 위해서 그는 먼저 과학적 차원에서 주목할 만한 대안적 미래들을 고 려한다. 최종적 팽창이건 혹은 수축이건 대 파국 이전에 그럼에도 부정 할 수 없는 것은 결국 적어도 수십억 년간에 걸쳐 다양한 행성들에서 벌 어질 인류의 삶이며, 그러한 점에서 인류의 우주적 드라마를 위한 과학 적 토대로서 인간 원칙에 집중한다.
그 원칙은 인류의 존재를 위한 우주 내의 요소들의 적절한, 그리고 확률적으로 매우 드문 조율이, 결국 우주의 물리적 해명에 있어서 인간이라는 요소를 요청하고, 더 나아가 생명 과 인간 진화라는 목적을 위한 우주의 구조와 우주를 채우는 인간 정신 의 공동체와 우주적 구속의 비전이다.83)
부처드는 이렇듯 신학과 과학 사이를 아우르는 공동의 문학적 상상력에 집중한 후에 이를 바탕으로 제 삼의 공동 영역, 즉 미학적-윤리적 체험이라는 문화적 지평을 재구성한 다.
“생명을 타자와의 일치된 관계성, 상호 간의 협력, 모험, 그리고 아름 다움의 의미 안에서 상상하는 다른 지평들이 예술들과 과학들에서 보여” 지는 만큼,84) 이러한 “미적 반응과 윤리적 반응이 또한 종말론적 전통들 과 함께 결합”해서 하나님 나라의 선포, 만물의 새로운 창조의 비전과 이 미지들에서 잘 드러나게 된다.85)
그는 이 점에서 신학과 과학 사이의 대 화에 있어서 현재는 어느 정도 ‘수렴의 시대’라고 상정한다.86)
신학과 과 학에서 수렴의 시대는 곧 양자가 서로 연관 지을 수 있는 문화적 조건이 갖추어지는 상황으로서, 곧 이를 통해서 “과학적 발견들, 이론들, 사변들 등의 수용이 문화적 지평에 의해서 형성”된다.87)
83) Ibid., 167f.
84) Ibid., 188.
85) Ibid., 190.
86) Ibid., 188.
87) Ibid. 198
종말론에 관한 과학-신학 대화가 문화를 통해서 상호 작용을 촉진하 는 방법은 다양하다. 문화가 가지는 상징적인 특성과 그 방향 정립의 기 능에 집중하면서 종말론을 둘러싼 대화는 문화가 가진 기호적 측면을 집 중하거나 혹은 과학과 신학 모두 각자 공유하는 우주론에 집중하거나 혹 은 과학적 우주론과 종교를 연결 짓는 문학적 상상력 등을 포괄하게 된 다.
Ⅲ. 결론
본 논문은 종말론을 둘러싼 과학과 신학 대화에서 서로 다른 두 담론 체계를 조율하는 상호 작용의 방법론으로서 문화적 존재론을 제시한다.
이로써 하나님의 공동 창조자로서 인간 문화가 가지는 종말론적 시사점 에 집중하면서 그것이 제공하는 과학-신학 대화를 위한 두 담론 체계를 매개하는 방법들을 고찰한다.
과학과 신학은 서로 다른 담론 체계들로써 각자 나름의 탐사의 공동체와 서로 다른 자료 관찰, 해석, 가설 설정과 이론, 그리고 개념들의 네트워크들을 가진다.
서로 다른 체계들을 대화 를 위해서 조율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실재론을 통해서 공동의 탐사 대상 과 상호 비판을 촉진하고 또한 창조적 상호 작용 방법론을 통해서 서로 의 탐사 방법론의 공동성에 초점을 둔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문화적 존 재론은 공동체 내부에서 사회적 삶의 구성을 위해 소통하는 상징 체계로 서 과학과 신학이라는 담론 공동체 내부에 형성되는 동시에 양자를 포괄 하는 더 큰 사회적, 문화적 배경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반성은 과학-신학 경계의 재구성과 상호 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종말론의 문제에 집중하게 될 때, 과학과 신학 대화에서 문화를 통한 매개는 중요성을 시사한다.
하나님의 종말론적 공동 창조자로서 인 간의 문화적 성취는 그 자체로 하나님의 지속적 창조 행위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그 자체로 대화 자체가 지향하는 공동의 탐사 대상을 마련하 는 동시에 대화가 이루어지는 조건과 상황을 마련하며 자기비판과 학제 간 상호 작용을 촉진한다.
이러한 문화적 매개들은 문화가 가지는 포괄 성과 미-규정성을 고려할 때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지만, 특히 기호의 문제나, 우주론의 문제,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은 종말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방향 설정을 제공하며 과학-신학 대화의 상호 작 용을 인도하는 매개로 작동할 수 있다.
문화에 대한 반성을 과학과 신학의 대화에 위치시키는 작업은 다음 과 같은 유익이 있다.
이러한 반성은 당면한 현실은 물론 탐사 공동체의 탐사 방식과 이를 둘러싼 문화적 맥락 전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촉진 하고 동시에 인간 실행성이 가지는 기여의 가능성과 방향 정립을 유도할 수 있다.
자칫 사변적인 논의로 흐를 수 있는 작업에 문화적 반성을 도입 하면서, 과학과 신학 사이의 대화가 좀 더 자신의 경계 짓기에 대해서 자 기 비판적일 수 있고 또한 간-학문적 융합에 있어서 더욱 창조적일 수 있다.
따라서 문화적 반성의 문제를 과학-신학 대화에 도입함으로써, 환 경 오염, 기후 위기나 포스트 휴머니즘, 유전적 인간 향상, 그리고 동물 윤리 등등 과학적 관점과 신학적 가치 판단이 모두 개입되는 주제들로 그 논의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박형국. “폴킹혼과 맥그래스의 자연신학에 대한 소고 - 〈기포드 강연〉을 중심으로.” 「신학사상」 199 (2022/겨울), 149-174. 벨커, 미하엘 · 폴킹혼, 존/신준호 옮김. “전체 서론: 세계의 종말과 하나님의 목적에 관한 과학과 신학.” 벨커, 미하엘 · 폴킹혼, 존 엮음. 『종말론에 관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 서울: 대한 기독교서회, 2002. 부처드, 래리/신준호 옮김. “우연적 미래들: 우주론적 윤리와 상상.” 벨커, 미하엘 · 폴킹혼, 존 엮 음. 『종말론에 관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2. 슈바이커, 윌리엄/신준호 옮김. “도덕적 공간으로서의 시간: 도덕적 우주론, 창조, 그리고 최후의 심판.” 벨커, 미하엘 · 폴킹혼, 존 엮음. 『종말론에 관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 서울: 대한 기독교서회, 2002. 슈베벨, 크리스토프/신준호 옮김. “문화적 공간으로서의 교회:종말론과 교회론.” 벨커, 미하엘 · 폴 킹혼, 존 엮음. 『종말론에 관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2. 신재식. “현대 기독교 신학자들의 종교와 과학 담론.” 「종교연구」 64 (2011/9), 77-108. 이용주. “자연과학과 신학의 대화에 대한 신학적, 비판적 접근: 폴킹혼의 비판적 실재론을 중심으 로.” 「한국기독교신학논총」 70/1 (2010/7), 157-185. 이정배. “판넨베르그의 자연신학 연구 - 보편사의 얼개에서 본 과학과 종교의 공명론.” 「신학사상」 119 (2002/겨울), 150-176. 임영동. “기독교 자연신학을 위한 과학적 방법론 - 알리스터 맥그래스를 중심으로.” 「조직신학연구」 39 (2021/12), 54-93. 장재호. “과학신학 연구방법론: 과학과 신학의 대화의 방향성.” 「신학과세계」 99 (2020/8), 485-514. 전철. “존 폴킹혼의 Active Information 연구: 신은 물리적 세계에 어떻게 개입하는가?.” 「한국기독 교신학논총」 62/1 (2009/4), 269-290. _______. “종교와 과학의 메타모포시스.” 「신학사상」 199 (2022/겨울), 105-124. 정대경. “통전적인 실재 이해를 향하여: 로버트 J. 러셀의 과학 신학 방법론을 중심으로.” 「장신논 단」 50/2 (2018/6), 145-171. 현우식. 『과학 시대의 종교를 말하다』. 서울: 연세대학교 대학출판문화원, 2022. 홍성욱, 전철. “과학기술학(STS)의 관점에서 본 종교와 과학: 과학적 사실과 종교적 가치의 만남에 관한 연구.” 「신학연구」 55/2 (2018/겨울), 29-53. Barbour, Ian G. Issues in Science and Religion. Englewood Cliffs: Prentice, 1966. _______________. When Science Meets Religion. San Francisco: HarperSanFrancisco, 2000. Geertz, Clifford. The Interpretation of Cultures. New York: Basic Books, 1973. Harrison, Peter. “Science and Religion: Constructing the Boundaries.” Thomas Dixon, Geoffrey Cantor, and Stephen Pumfrey (eds.). Science and Religion: New Historical Perspective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0. Haught, John F. Science and Religion: From Conflict to Conversation. 2nd ed. New York: Paulist Press, 1995. Kohn, Eduardo. “Anthropology of Ontologies.” Annual Review of Anthropology 44 (2015/10), 311-327. Latour, Bruno and Steve Woolgar. Laboratory Life: The Construction of Scientific Facts.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3. Lindbeck, George A. The Nature of Doctrine: Religion and Theology in a Postliberal Age. Philadelphia: Westminster John Knox Press, 1984. Peacocke, Arthur. Creation and the World of Science: The Reshaping of Belief.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79. Polkinghorne, John. Science and Theology: An Introduction. Minneapolis: Fortress, 1998. _______. Faith, Science and Understanding.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2001. _______. Theology in the Context of Science. New Haven: Yale University, 2014. Russell, Robert John. Cosmology: From Alpha to Omega: The Creative Mutual Interaction Of Theology And Science. Minneapolis: Fortress Press, 2008. _______. “Eschatology in Science and Theology.” J.B. Stump and Alan Padgett (eds.). The Blackwell Companion to Science and Christianity. Malden, MA: Wiley-Blackwell, 2012. Schweiker, William. “The Varieties and Revisions of Atheism.” Zygon 40/2 (2005/6), 267-276. Schwöbel, Christopher. “Der dezentrierte Kosmos und der zentrierte Mensch.” Matthias Köckert, Henning Theißen, Elisabeth Naurath, and Arnold Benz (eds.). Der entgrenzte Kosmos und der begrenzte Mensch. Goettingen: Vandenhoeck und Ruprecht, 2016. Tanner, Kathryn. Theories of Culture: A New Agenda for Theology. Minneapolis: Fortress Press, 1997. Teilhard de Chardin, Pierre/Norman Denny (tr.). The Future of Man. London: Collins, 1964. Welker, Michael. “Springing Cultural Traps: The Science-and-Theology Discourse on Eschatology and the Common Good.” Theology Today 58/2 (2001/7), 165-176. _______. “Science and Theology: Their Relation at the Beginning of the Third Millenium.” Philip Clayton and Zachary Simpson (eds.). The Oxford Handbook of Religion and Scienc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6.
한글초록
본 논문은 종말론에 관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는 인간 문화의 성취가 가지는 종말론적 시사점을 주목하면서 서로 다른 두 담론 체계를 조율하 는 상호 작용 방법론으로서 문화적 존재론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 한다. 서로 다른 관찰, 해석, 이론의 개념을 가지는 두 담론 체계는 비판 적 실재론과 창조적 상호 작용 방법론을 활용하면서 동일한 탐구 대상과 유사한 방법론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서로를 대화에 맞게 조율할 수 있 다. 과학과 신학 대화에서 문화적 존재론의 문제는 과학과 신학 각자 공 동체 구성원이 전승을 통해 공유하는 상징 체계와 그 공동체적 삶의 조 건의 사회적 구성의 문제, 그리고 포괄적인 문화적 배경을 고려하면서 과학-신학 사이 경계의 재규정과 상호 작용을 촉진한다. 하나님의 종말 론적 공동 창조자로서 인간 문화는 그 자체로 종말론적 시사점을 가지며 자기비판과 학제 간 상호 작용을 촉진하는 대화의 조건과 상황을 마련한 다. 이에 따라서 종말론에 관한 대화에서 기호학, 우주론, 문학적 상상력 등 다양한 문화적 존재론을 구성하는 상징 체계들에 대한 반성은 인간 문화를 통한 종말론적 완성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며 이는 곧 양자 간 의 상호 작용을 더욱 촉진한다.
주제어 과학-신학 대화, 비판적 실재론, 창조적 상호 작용 방법론, 종말론, 문화적 존재론
Abstract
Cultural Ontology as a Method for Mutual Interaction in The Science-Theology Dialogue on Eschatology
Eun-Young Hwang (Assistant Professor, Religious Ethics Sungkyul University)
This paper argues that the dialogue between science and theology on eschatology should utilize cultural ontology as an interactive method to reconcile two different discourse systems, while focusing on the eschatological implications of human cultural achievement. The two discursive systems of science and theology, which have different concepts of observation, interpretation, and theory, can be brought into dialog with each other by resorting to critical realism and a creative interaction method, as they share identical objects and similar methods of inquiry. In science-theology dialogue, cultural ontology promotes the redefinition of the boundaries and interaction between science and theology, considering the symbolic systems shared by both communities’ members through tradition, the social construction of the conditions of their collective life, and their broader cultural contexts. As God’s eschatological co-creator, human culture has its own eschatological implications and creates conditions and contexts for dialogue that promote self-criticism and interdisciplinary interaction. Therefore, when addressing eschatology, a reflection on the symbolic systems of science and theology that constitute various cultural ontologies-semiotics, cosmologies, literary imagination provides the direction for eschatological fulfillment through human culture and facilitates mutual interaction between the two
Key Word Science-Theology Dialogue, Critical Realism, Creative Mutual Interaction Method, Eschatology, Cultural Ontology
논문접수일: 2024년 4월 27일 논문수정일: 2024년 5월 26일 논문게재확정일: 2024년 6월 20일
神學思想 205집 · 2024 봄
'신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교로서의 요한일서 연구/박성환.한국성서大 (0) | 2025.06.25 |
---|---|
구약성서에 나타난 ‘성전세 모습과 사제 집단 이데올로기’ 상관관계/김영호.성공회大 (0) | 2025.06.24 |
요한계시록의 네 가지 주요 해석법에 대한 해석학적 고찰 ‐ 존 D. 카푸토의 포스트모던 해석학을 중심으로-/김봉근.삼육大 (0) | 2025.06.19 |
도스토옙스키의 성서관을 통한 요한복음 읽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밀알 하나’(요 12:24)의 의미를 중심으로/정덕희.한남大 (0) | 2025.06.17 |
ChatGPT와 목회 윤리― 인공지능의 목회적 활용에 제기되는 신학적 담론들/장재호.감신大 (0) | 2025.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