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교이야기

분노를 중심으로 바라본 초기불교와 사상의학/신현숙. 분당아이누리한의원

 

Ⅰ. 들어가는 말

Ⅱ. 분노의 발생 기전

     1. 초기불교

     2. 사상의학

Ⅲ. 분노의 소멸

      1. 초기불교

      2. 사상의학

Ⅳ. 나가는 말

 

 

Ⅰ. 들어가는 말

 

인간의 기본적인 정서 가운데 하나인 분노에 대해 불교에서는 괴로움의 원인이 되어 열반을 얻는 데 장애로 간주되며, 사상의학에서는 몸과 마음의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어 장수(⻑壽)라는 복을 얻는 데 장애로 간주된 다.

초기불교 이후의 문헌인 『청정도론(淸淨道論, Visuddhimagga)』은 인간의 기 질을 성내는 기질[dosa-cariyā], 탐하는 기질[rāga-cariyā], 생각에 빠지는 기질 [vitakka-cariyā] 등의 6~14가지 기질로 나누며 기질에 맞는 명상 방법을 안내 한다.1)

이 가운데 성내는 기질인 사람은 미간을 찌푸리며 잠들고, 급히 일 어서고, 성난 것처럼 대답하는 특성이 있으며, 노여움, 얕봄, 비교, 질투, 인 색 등의 정서가 자주 일어난다고 한다. 성내는 기질의 사람에게는 불쾌감을 유발하지 않는 쾌적하고 안락한 곳이 명상 장소로 적당하며, 깨끗한 색깔의 까시나(kasiṇa)가 명상 대상으로 적합하다고 안내한다.2)

그리고 원수에 대해 빠띠가(paṭigha)가 일어나면 빠띠가를 제거하기 위해 그 사람에 대해 자애 명 상을 하도록 권하고 있다.3)

 

     1) Buddhaghosa, 대림 역(2016), pp.299-329. 성내는 기질[dosa-cariyā], 지적인 기질[buddhi- cariyā], 둔한 기질[moha-cariyā], 쉽게 믿는 기질[saddha-cariyā], 탐하는 기질[rāga-cariyā], 생각에 빠지는 기질[vitakka-cariyā], 이외에 탐하고 성내는 기질, 탐하고 어리석은 기질, 성 내고 어리석은 기질 등을 합하여 총 14가지의 기질이 있다고 한다.

    2) Buddhaghosa, 대림 역(2016), pp.299-329.

    3) Vism. p.298. 

 

이처럼 불교는 분노를 소멸시키기 위해 인간의 기질, 성향, 수행 정도 등을 나누어 명상 방법을 안내한다. 사상의학은 인간을 폐비간신(肺脾肝腎)의 장국대소(臟局大小)에 따라 태양, 소양, 태음, 소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각 체질별 성정(性情)의 편착 (偏着)에 따른 병리적 과정을 설명한다.

인간은 누구나 선천적으로 성(性)과 명(命)을 타고 태어났으나 세상을 살아가며 사심(私心)과 욕심(慾心)이라는 심욕(心慾)이 일어나 병이 된다고 하였다. 일어난 심욕은 성심착(性深着)과 정폭발(情暴發)을 유발하여 병으로 발전한다.

동무(東武)는 이러한 병리적 상 태가 개인의 몸과 마음만이 아닌 사회와 국가에도 영향을 미치며, 사회생활 이나 나라의 상황에 따라 개인의 정서적 상태가 영향을 받는다고 보았다.

이로 인해 신체적 질환이 유발되는 것을 관찰하여 병리적 기전에 사회와 국 가를 포함하여 설명하고 있다.

분노라는 정서를 소멸시키기 위한 불교 명상 과 사상의학의 수양법은 모두 지혜를 바탕으로 선한 요소를 계발하라고 말 하고 있다.

불교는 요니소 마나시까라(yoniso manasikāra)를 통한 사무량심(四 無量心)을 기르도록, 사상의학은 혜각(慧覺)을 통한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기 를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을 토대로 본고는 분노의 발생 기전과 소멸 과정을 초기불교와 사상의학의 관점에서 상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보조적 인 설명이 필요한 경우, 후대 주석서의 형태를 지닌 『위숫디막가』, 그리고 『아비담맛따상가하(Abhidhammatthasaṅgha)』의 일부도 활용할 예정이다.

 

Ⅱ. 분노의 발생 기전

 

1. 초기불교

 

초기불교에서 분노는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미세한 불쾌감에서부터 외부로 표출되는 강한 성냄에 이르기까지 약 26종류가 있으며 그 의미와 강 도가 다양하다.4)

이 가운데 초기경전에서 주로 언급되는 대표적인 분노는 빠띠가, 도사(dosa), 위야빠다(vyāpāda/byāpāda)이다. 도사, 빠띠가, 위야빠다 등의 분노를 나타내는 용어들이 경전상에서 특별한 차이를 두고 있지 않으 므로, 이들은 모두 ‘분노’라는 개념으로 간주되고 있다.5)

 

     4) Dhs. p.190, p.202, p.204, p.215. 

     5) 이자랑(2011), pp.257-258.  

 

미즈노 고겐(水野弘元)은 초기경전의 용례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도사와 빠띠가에 비해 위야빠다가 더 강한 분노라고 설명한다.6)

초기불교에서 도사는 인간 심리 의 밑바탕에 자리하는 근원적인 분노와 일반적인 분노를 대표하는 용어로 동시에 사용된다. 따라서 문맥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구별하여 볼 필요가 있다.

빠띠가는 도사보다 조금 더 강한 분노의 표현으로 두려움이 내포되어 있으며 나를 보호하고자 발생되는 분노의 의미를 지닌다.

위야빠다는 도사, 빠띠가와 유사한 의미를 지니지만 남에게 해를 가하려는 악의(惡意)를 내포 하고 있어 업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7)

정준영은 위야빠다는 먹이를 얻기 위해 맹렬히 상대를 공격하는 맹수의 마음과 같으며, 빠띠가는 공격을 당한 동물들이 몸을 꼿꼿이 세우며 자신을 보호하려는 마음과 같다고 하여 둘을 구별한다.8)

악의를 지닌 위야빠다와 달리 빠띠가는 억울함이나 나의 것을 보호하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마음으로 일어난다.9)

게리 오우(Gary Ow)는 빠 띠가는 성냥불을 석유에 던지면 순식간에 불이 붙는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순간적으로 일어난다고 하여 악의를 내포한 위야빠다와 구별하고 있다.10)

분노는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anattamano)을 바탕으로 일어난 도사가 빠띠가 와 위야빠다로 확장되어 전개된다.11)

불만족한 마음은 정신적인 느낌을 의 미하며 괴로운 느낌을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도사에 뿌리박은 마 음과 함께 일어나며 빠띠가와 함께 한다.12)

 

      6) 水野弘元(1978), pp.548-549. 도사는 삼독심의 근원, 빠띠가는 아누사야와 족쇄, 위야빠다 는 오장애에서 주로 발견된다고 한다.

     7) PED. p.725.

     8) 정준영(2016), pp.70-80.

     9) 신현숙(2024), pp.23-48.

    10) Gary Ow(2000), pp.65-66.

    11) 정준영(2016), pp.70-71.

    12) 각묵 옮김(2016), p.285, p.447. 

 

불만족이 괴로운 느낌을 경험하 는 것이라면 빠띠가는 짜증이나 두려움을 나타내는 마음의 성질이다. 본고는 초기불교의 여러 분노 가운데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발생하는 빠 띠가에 집중하여 빠띠가의 발생 원인, 과정, 및 해결 방법을 초기경전을 위 주로 논지를 전개할 예정이며 필요에 따라 도사와 위야빠다를 참조하고자한다.

『아비담맛따상가(Abhidhammatthasaṅgha)』의 주해서인 『A Comprehensive Manual of Abhidhamma』와 『The Essence of Buddha Abhidhamma』는 빠띠 가는 도사에 뿌리받은 마음으로 불만족한 느낌(domanassa)과 함께 일어나며 자극이 있는 것과 없는 것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13)14)

빠띠가의 발생 원 인과 과정은 「살라 숫따(Salla sutta)」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붓다는 첫 번째 화살로 발생한 괴로운 느낌에 접촉하면 빠띠가가 발생되고 빠띠가 아누사야가 잠재된다고 설명한다.

 

“비구들이여, 바로 이와 같이 배우지 못한 일반 사람은 괴로운 느낌과 접 촉하면 우울해하고 피곤해하며 슬퍼하고 통곡하며 미혹에 빠진다. 그는 신 체적이고 정신적인 두 가지 종류의 고통을 느낀다. 그런데 그에게 괴로운 느 낌과 접촉하여 분노(paṭighavā)가 생겨난다. 그는 괴로운 느낌에 대한 분노 (paṭighavantaṃ)를 느끼며 괴로운 느낌에 대한 분노의 경향(paṭighānusayo) 을 잠재시킨다.”15)

 

    13) Bhikkhu Bodhi(1999), p.36.

    14) DR. Mehm Tin Mon(2021), p.27. “지금 어머니가 딸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면 불만족이 함 께한, 빠띠가와 결합한, 자극받지 않은 도사에 뿌리박은 마음이며, 아버지로부터 본인이 사기를 당했다는 말을 들은 아들에게는 불만족이 함께한, 빠띠가와 결합한, 자극받은, 도 사에 뿌리박은 마음이 일어난다.”

    15) SN.Ⅳ, p.208. “Evameva kho bhikkhave assutavā puthujjano dukkhāya vedanāya phuṭṭho samāno socati. Kilamati, paridevati urattāḷiṃ kandati, sammohaṃ āpajjati, so dve vedanā vediyati kāyikañca cetasikañca. Tassāyeva kho pana dukkhāya vedanāya phuṭṭho samāno paṭighavā hoti. Tamenaṃ dukkhāya vedanāya paṭighavantaṃ yo dukkhāya vedanāya paṭighānusayo so anuseti,” ; 전재성 역(2014), p.1269.

 

「살라 숫따」에서 붓다는 첫 번째 화살에 대한 개인적 해석 과정을 제2의 화살로 설명하며 이는 자아 관념으로 인한 괴로움을 유발하게 하는 생각에 해당한다.

첫 번째 화살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 과정은 두 번째 화살로 작용 하여 또다른 빠띠가를 유발하며 동시에 빠띠가 아누사야로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본고는 「살라 숫따」의 내용을 바탕으로 빠띠가의 발생 기전을 인지적 측 면과 정서적 측면으로 나누어 고찰해 보고자 한다. 인지적 측면은 자아 관 념의 주된 원인이 되는 아요니소 마나시까라(ayoniso manasikāra)를 중심으로, 정서적 측면은 빠띠가 아누사야를 중심으로 설명할 것이다.

 

1) 아요니소 마나시까라(Ayoniso manasikāra)

 

「살라 숫따」의 설명과 같이 빠띠가는 괴로움을 유발하는 불쾌한 느낌에 접촉했을 때 발생한다.

게리 오우는 이러한 반응은 나와 나의 것을 보호해 야 한다는 생각, 즉 자아 관념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한다.

그는 평소 지니고 있던 ‘나는 이것이 싫다’라는, 자기(self)에 대한 집착과 연관된 생각인 자아 관념이 빠띠가의 원인이라고 했다.16) 「삽바사와 숫따(Sabbāsava sutta)」는 이 러한 자아 관념이 15가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의기울임, 즉 아요니소 마나 시까라를 통해 생겨난다고 한다.17)

‘나는 있는가? 나는 없는가? 나는 무엇 인가? 나는 어떻게 있는가? 이 존재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등등 주의를 기울이지 말아야 할 것에 아요니소 마나시까라를 일으키면 나라는 존재를 중심으로 한 자아 관념이 생기고 이것이 모든 번뇌의 원인이 된다는 의미이다.

그러한 결과로, 일어나지 않았던 분노가 일어나고 이미 일어난 분노가 더욱 확장되고 폭발한다는 것이다.

자아 관념을 토대로 세상을 살아 가는 일반 사람들은 분노를 유발하는 순간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

그로 인해 불쾌한 느낌이 일어났을 때 그 느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기울이지 말아야 할 것에 마나시까라를 일으켜 대상을 왜곡되게 지각함으로써 빠띠가가 유발되고, 빠띠가가 확장되어 격 분하는 것이다.

『쌍윳따니까야』의 「까야 숫따(Kāya sutta)」는 자아 관념을 유 발하는 아요니소 마나시까라를 빠띠가 니밋따에 기울일 때 새로운 분노가 생겨나게 하거나, 현재의 분노 상태를 더욱 확대시켜 극노하게 만드는 분노 의 자양(āhāra)이 된다고 한다.18)

 

     16) Gary Ow(2000), pp.66-68.

     17) MN.Ⅰ, p.8. ; 전재성 역(2014), pp.93-94.

     18) SN.V, p.63. ; 전재성 역(2014), p.1769. 

 

이처럼 인식 과정에서 아요니소 마나시까라를 일으키면 자아 관념을 형성하여 대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지 못하 게 된다. 아요니소 마나시까라는 대상을 왜곡되게 지각하여 빠띠가를 유발 하거나, 생겨난 빠띠가를 확장시켜 격분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2) 빠띠가 아누사야(paṭigha anusaya)

 

「브라흐마잘라 숫따(Brahmajāla sutta)」에서 회의론자들은 제자들의 질문 에 대한 답을 모르자, 있는 그대로 모른다고 밝혔을 때 스승으로서의 권위 가 떨어질 것에 대한 염려와 거짓으로 답하여 계를 어기는 것에 대한 걱정 으로 갈등에 빠진다.

그리고 이러한 고뇌로 인해 빠띠가가 생길 것을 우려 한다.19)

게리 오우는 빠띠가는 억압되어 있던 분노가 평소 가지고 있던 생 각으로 인해 자극되어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한다.20)

초기불교 학 자들은 아누사야를 무의식의 활동에 비유하며, 그것이 활성화되었을 때는 느낌으로 나타난다고 한다.21)

이러한 내용들을 고려한다면 억압된 분노는 빠띠가 아누사야로 간주될 수 있다.

『칸다상윳따(Khandhasaṁyutta)』의 「나툼 아카왁가(Natumhākavagga)」는 아누사야는 그것과 연관된 생각과 추론을 반 복하게 만든다고 한다.22)

 

      19) DN.Ⅰ, p.25. ; 전재성 역(2016), p.102.

      20) Gary Ow(2000), pp.65-69.

     21) Bhikkhu Anālayo, 이필원 외 2인 역(2019), p.244. ; Bhikkhu Anālayo(2006), p.223. ; 루네 요한슨, 허우성 역(2017), pp.172-178. ; Padmasiri De Silva, 윤희조 역(2017), p.68.

      22) SN.Ⅲ, pp.35-37.

 

이것은 빠띠가 아누사야를 지니게 되면 빠띠가와 연관된 생각과 추론으로 인한 괴로움을 겪는 것으로 이해된다.

괴로움을 유 발하는 반복된 생각은 현실을 왜곡하여 해석하며, 이러한 생각은 희론으로 이어지고, 희론은 희론에 오염된 지각과 관념으로 확산되어 빠띠가를 발생 시킨다.

「마두삔디까 숫따(Madhupiṇḍika sutta)」는 억압된 분노, 즉 빠띠가 아 누사야는 희론에 의한 지각과 관념에 집착하지 않을 때 비로소 끝내는 것이 라고 한다.

 

비구들이여, 어떤 원인으로 인간에게 희론에 오염된 지각과 관념이 일어 나는데 그것에 대해 환희하지 않고 탐착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탐욕의 경향 을 끝내는 것이며, 성냄의 경향(paṭighānusayānaṃ)을 끝내는 것이며, 견해의 경향을 끝내는 것이며, 의혹의 경향을 끝내는 것이며, 자만의 경향을 끝내는 것이며, 존재에 대한 탐욕의 경향을 끝내는 것이며, 무지의 경향을 끝내는 것 이며, …23)

 

경전의 설명을 보면 희론에 오염된 지각과 관념이 일어났을 때 그것에 대 한 태도가 빠띠가 아누사야와 관계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희론에 오염된 지각과 관념이 일어났을 때 그것에 대해 집착하지 않는 태도를 지닐 때 비 로소 싸움을 멈추고 논쟁도 끝내게 된다. 「삭까빵하 숫따(Sakkapañha Sutta)」 에서 붓다는 천신을 비롯한 인간, 아수라 등의 집단들이 평화롭게 살기를 원하면서도 상대를 탓하고, 적을 만들어 무기를 들고 싸우며 사는 이유가 궁극적으로 ‘희론에 의한 지각과 관념’ 때문이라고 한다.24)

즉, 희론에 오염 된 지각과 관념에 의해 일어난 생각이 내 편과 네 편을 만들고 이것이 빠띠 가를 항상 동반하는 질투와 인색을 유발하여 다툼을 만드는 것이다.25)

 

    23) MN.Ⅰ, pp.109-110.34-37, “Yatonidānaṃ bhikkhu purisaṃ papañcasaññāsaṅkhā samudācaranti, ettha ce natthi abhinanditabbaṃ abhivaditabbaṃ ajjhosetabbaṃ,1 esevanto rāgānusayānaṃ. Esevanto paṭighānusayānaṃ. Esevanto”, p.110.1-3, “diṭṭhānusayānaṃ. Esevanto vicikicchānusayānaṃ. Esevanto mānānusayānaṃ. Esevanto bhavarāgānusayānaṃ. Esevanto avijjānusayānaṃ.” ; 전재성 역(2014), pp.259-260.

   24) DN.Ⅱ, p.277. 

   25) Bhikkhu Bodhi(2007), p.96. 분노(hatred, dosa), 질투(envy, issā), 인색(avarice, macchariya), 후회(worry, kukkucca)는 빠띠가와 결합된 마음과 함께 일어난다.

 

빠띠 가의 소멸은 질투와 인색과 같은 ‘희론에 의한 지각과 관념’이 일어나도 그 것에 집착하지 않을 때 비로소 이루어지게 된다.

 

2. 사상의학

 

동무는 성(性)을 알고 명(命)을 바로 세우는 사람을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보았다. 인간은 누구나 요순이 될 수 있는 성명(性命)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났으나 행실이 성실하지 못하고 지인(知人)이 불명(不明)하며 자신의 부 와 명예를 우선하려는 심욕(心慾)에 빠져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였다.26)

이러한 심욕으로 인한 어려움은 애오소욕(愛惡所欲)과 애노희락(哀怒喜樂)을 편 착(偏着)하게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단지 음식물로 인해 비위(脾胃)가 상하 거나 풍한서습(風寒暑濕)의 침범으로 병이 되는 줄만 알았다.”27)고 하며 실 제 인간의 질병은 애노희락(哀怒喜樂)의 성정(性情)이 주원인이 되는 것을 모 른다.28)

 

    26)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天下喜怒哀樂之暴動浪動者, 都出於⾏身不誠, ⽽知人不 明也.”

    27) 『東醫壽世保元』 「醫源論」, “古之醫師 不知心之愛惡所欲 喜怒哀樂 偏着者 爲病⽽但 知脾胃水穀風寒暑濕 觸犯者爲病.”   

 

본고에서는 동무의 이러한 관점을 따라 분노라는 정서의 원인을 심욕과 성심착 정폭발로 나누어 논지를 전개하고자 한다.

 

1) 심욕(心慾)

 

『격치고(格致藁)』 「독행편(獨⾏篇)」은 동무가 일평생 고민한 지인(知人)의 방법을 연구한 결과물로 인의예지(仁義禮智)와 비박탐라(鄙薄貪懦)에 대한 설 명을 담고 있다.

동무는 인간을 타고난 성리(性理)를 따르는 사람과 심욕을 따르는 사람으로 크게 나누고 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인의예지를 따르는 사람은 인의예지자(仁義禮智者)로, 성리를 따르지 않는 자는 비박탐라자(鄙 薄貪懦者)로 명하고 있다. 동무는 인의예지를 따르지 못하는 비박탐라인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예를 들어, 비자(鄙者)는 예를 더불어 할 수 없 으며 더럽고 욕심이 많고, 박자(薄者)는 인을 더불어 할 수 없으며 교활하고 규칙을 쉽게 어기고, 탐자(貪者)는 의를 더불어 할 수 없으며 교만하고 거스 르며, 나자(懦者)는 지를 더불어 할 수 없으며 속이고 거짓을 잘한다고 하였 다.29) 이러한 비박탐라인들은 행실이 성실하지 못하며 지인(知人)이 명료하 지 못하여 사람들의 선함과 불선함을 구별하지 못하고,30) 사회와 나라의 안 위보다 자기 자신의 부와 명예를 우선하려는 심욕에 쉽게 빠진다.31)

 

    28) 이준희(2022), pp.1-20.

    29) 『格致藁』 「獨⾏篇」, “鄙者 不可與禮 薄者 不可與 仁 貪者 不可與義 懦者 不可與智.”

    30)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天下喜怒哀樂之暴動浪動者, 都出於⾏身不誠, ⽽知人不 明也.” 

    31) 『格致藁』 「獨⾏篇」, “大人之志意魂魄 以 治國平天下爲心 故其精神氣血 深遠廣大也 細人之志意魂魄 以富家貴身爲心 故其精神氣血 淺近狹小也 大人之屈伸動靜 以誠心 敬身爲身 故其身首股肱 中規矩準繩也 細人之屈伸動靜 以放心懶身爲身 故其身首股 肱 不中規矩準繩也.” 

 

『격치고』 「유략 사물(儒略 事物)」에서는 심욕을 다음과 같이 4가지로 세 분하여 설명한다. 사심(私心)은 배우는 데 능하지 못하며 자신의 일만 중시 하는 마음이며, 방심(放心)은 질문하려 하지 않고 마음을 쓰지 않고 제멋대 로 행동하는 마음, 일심(逸心)은 숙고와 노력 없이 몸의 안일함만을 추구하 는 마음, 그리고 욕심(慾心)은 분별함이 부족하고 천하의 사물에 대한 탐욕 이 많은 마음이다.

4가지 욕심은 다시 나와 타인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사 심(私心)과 욕심(慾心)으로,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심(逸心)과 방심(放心) 으로 나눌 수 있다.32)

동무는 인간 사회의 모든 병폐가 이러한 사방일욕(私放逸慾)의 심욕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보았다.33)

 

    32) 이준희 외 2인(2010), pp.1-15.

    33) 『格致藁』 「反誠箴 艮箴」, “閭巷之疾在慾 天下之愚者皆罹此疾局⽅之疾在逸天下之騃 者皆罹此疾聚團之疾在放天下之癡者皆罹此疾和同之疾在私 天下之蒙者 皆罹此疾. 愚人之慾 滿於閭巷 天下之愚 其數亦如其慾騃人之逸滿於局⽅天下之騃其數亦如其 逸癡人之放滿於聚團天下之癡其數亦如其放蒙人之私滿於和同 天下之蒙 其數亦如其 私.” 

 

2) 성심착(性深着)과 정폭발(情暴發)

 

인간은 선천적으로 서로 다른 성리(性理)에 따라 서로 다른 희노애락(喜怒 哀樂)의 성정(性情)을 갖는다.

이처럼 서로 다른 성정은 인간의 발생 과정에 서 서로 다른 폐비간신(肺脾肝腎) 장국(臟局)의 대소(大小)를 유발하게 된다.

장국에 따른 대소는 천기(天機)와 인사(人事)에 있어서 체질별 능(能) ․부능 (不能)의 문제를 야기하고 이는 체질별 성기(性氣)와 정기(情氣)의 특징으로 드러나게 된다.34)

 

    34) 이준희(2022), pp.3-10. 

 

희노애락의 성(性)은 세상을 인식할 때 부정적 요소에 대한 배타적 기제인 애노(哀怒)와 긍정적 요소에 대한 수용적 기제인 희락(喜樂)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애성(哀性)은 불필요한 요소에 대해 철저한 배제와 사유 과정을 거치 지 않고 전체를 빠르고 직접적으로 인식하는 특성이 있으며, 노성(怒性)은 부 적합한 요소를 배제하고 공통적인 요소들을 폭넓게 파악하여 수용하는 특 징이 있다.

태양인은 애성(哀性)을 통해 천시(天時)를 살피는 데 능하나 심욕 (心慾)의 한 요소인 사심(私心), 즉 벌심(伐心)이 동하면 애성(哀性)이 심착(深着) 되어 불능한 영역인 인륜(人倫)을 왜곡하여 인식한다.

이러한 결과로 태양인 은 심욕이 작동하면 인륜(人倫)을 세심하게 지각하기보다는 벌심이 일어나 자신만의 기준을 토대로 무자비한 벌을 내리는 것이다.

소양인 또한 심욕이 일어나 노성(怒性)이 심착되면 불능한 영역인 지방(地⽅)을 지각, 인식할 때 노성(怒性)을 비정상적으로 발동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노성심 착(怒性深着)은 소양인의 과심(夸心)을 일으켜 지방(地⽅)을 심도 있게 살펴 궁 리하기보다는 대충 겉으로 살피는 척만 하며 아는 척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태양인의 절심(竊心)은 노정(怒情) 폭발을 유발하여 불능한 인사(人事) 영 역인 당여(黨與)에 적합하지 못한 노정(怒情)을 비정상적으로 발동시킨다.

태양인의 비정상적인 노정폭발(怒情暴發)은 사적인 인간관계인 당여(黨與)에 서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관계를 만들지 못하고 거침없는 소통만을 강조하 며 표면적으로만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과 같다.

이와 마찬가지로 소양인의 나심(懶心)은 애정(哀情) 폭발을 유발하여 불능한 인사 영역인 거처(居處)에 적합하지 못한 애정(哀情)을 비정상적으로 발동시킨다.

소양인의 비정상적 인 애정 폭발(哀情暴發)은 거처에서 내실을 다짐에 있어 본인이 주도해야 함 을 잊고 가까운 사람들만을 몰아쳐 일을 진행하려는 것과 같다.

이러한 성심착과 정폭발은 태소음양인 각각의 편소(偏小)한 폐비간신(肺 脾肝腎) 사당(四黨) 이목비구(耳目鼻口)의 천기(天機)를 광박(廣博)하는 힘과 폐 비간신(肺脾肝腎)의 인사를 연달(練達)하는 힘을 더욱 약화시키는 원인이 된 다.

그러한 결과로 성과 명의 실천적 요소인 지행(知⾏) 영역이 제대로 이루 어지지 못하게 된다. 

 

Ⅲ. 분노의 소멸

 

1. 초기불교

 

1) 요니소 마나시까라와 사무량심

 

초기경전 가운데 빠띠가의 제거와 연관된 내용은 「삔다빠따빠리숫디 숫 따(Piṇḍapātapārisuddhi sutta)」에서 살펴볼 수 있다.

붓다는 공을 닦는 수행자는 마을에서 탁발할 때 감각으로 인식되어 접촉이 일어나는 순간 마음에 빠띠가가 일어나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35)

만약 감각의 접촉으로 인해 마음속에 빠띠가가 일어난다면 악하고 불건전한 상태를 버리기 위해 노력 해야 하며, 빠띠가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착하고 건전한 것들을 닦아야 한다 고 안내한다.36)

붓다는 빠띠가의 제거를 위해서 오장애를 제거하고, 오취 온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37조도품을 포함한 불교 수행의 전 과정을 닦았 는지를 먼저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37)

빠띠가가 일어났을 때 우선돼야 할 일은 빠띠가의 마음이 도움 되지 않음을 성찰하고, 이어서 수행의 과정 이 잘 이루어졌는지 성찰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성찰의 의미를 지닌 요니소 마나시까라를 우선적으로 일으키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38)

요니소 마나시까라는 불교에서만 나타나는 용어로, 초기불교에서 중요한 위치를 지닌다.

요니는 자궁, 모태를 뜻하고 마나시까라는 ‘마음에 새긴다, 마음에 둔다.

마음에 만든다’라는 뜻을 나타낸다.

이 둘의 합성어인 요니소 마나시까라는 ‘깊이 통찰한다, 근원을 바탕으로 마음에 새겨 성찰한다’라 는 의미로 쓰인다.39)

「삽바사와 숫따」는 요니소 마나시까라가 깊은 명상 상태 외에 마음을 성찰하는 상태도 포함하고 있음을 다양한 용례를 통해 안 내한다.40)

 

     35) 전재성 역(2014), pp.1614-1619.

     36) MN.Ⅲ, p.294.

     37) MN.Ⅲ, p.295.

     38) 냐나포니카 테라 영역 주해, 오원탁 역(2009), p.109. 39) Anālayo(2009), pp.809-811. 40) MN.Ⅰ, pp.7-11. 

 

담마딘나(Dhammadinnā)는 분노하는 마음이 도움 되지 않음을 성찰한 후, 해탈에 대한 서원을 세우면 불만족한 마음(domanassa)은 일어나지 만 빠띠가는 소멸되며, 빠띠가 아누사야 또한 잠재되지 않는다고 설명한 다.41)

붓다는 이미 생겨난 도사는 제거하기 어려운 요소이므로, 원한이 생겨날 때에는 그 대상에 사띠와 마나시까라를 일으키지 않도록(asati, amanasikāro) 가르친다.42)

마나시까라는 사띠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사띠의 기능 적 유사성을 갖춘 것이 바로 요니소 마나시까라이다.43)

「위딱까산타나 숫 따(Vitakkasaṇṭhāna sutta)」는 악하고 불건전한 생각이 일어날 때 그것과 다른 선한 니밋따에 요니소 마나시까라를 일으키면 분노와 관련된 불선한 생각 들이 버려지고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44)

괴로운 느낌에 대한 사띠를 놓치고 빠띠가에 대한 생각에 빠지게 될 때 그것과 다른 선한 니밋따에 요니소 마나시까라를 일으키는 것은 빠띠가를 유발하는 생각을 멈추게 한다.

「멧따 쩨또위뭇띠 숫따(Mettācetovimutti sutta)」는 자애의 마음에 의한 해탈에 요니소 마나시까라를 일으키면, 아직 생겨나지 않은 분노를 자극하지 않고 이미 생 겨난 분노도 제거된다고 한다.45)

「까야 숫따(Kāya sutta)」에서 붓다는 인색과 질투는 신체나 언어적으로 끊어질 수 없으며 지혜를 가지고 되풀이해서 보 아야 제거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46)

이것은 지혜를 의미하는 요니소 마나시 까라를 통해 반복적인 성찰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자애 명상은 모든 족쇄를 엷어지게 한다.47)

 

    41) MN.Ⅰ, pp.303-304.

    42) A.Ⅲ, pp.185-186.

    43) Bhikkhu Anālayo, 이필원 외 2인 역(2019), pp.74-75.

    44) M.Ⅰ, p.119.

    45) A.Ⅰ, p.3.

    46) A.Ⅴ, p.40.

    47) AN.Ⅳ, p.150. ; Vism. p.319. ; Buddhaghosa, 대림 역(2016), p.143.

 

상대가 행복과 평온한 마음 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일으키는 자애 명상은 상대의 선한 면에 요니소 마나시까라를 일으키는 것과 같다.

「마하라훌로와다 숫따(Mahārahulovāda sutta)」는 자애 명상을 통해서 위야빠다가 끊어지며, 우뻭카(upekkhā) 명상을 통해서 빠띠가가 제거된다고 안내한다.48)

『위숫디막가』 또한 자애 명상과 무아에 대한 알아차림은 빠띠가를 약화시키며, 우뻭카 수행을 통해 궁극적 으로 빠띠가를 제거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49) 주석서인 『위숫디막가』는 조 금 더 구체적으로 자애와 우뻬카 수행을 통한 빠띠가의 소멸 과정을 안내한 다. 나에게 해악을 끼친 사람에 대해 빠띠가가 일어난다면 거듭해서 자애의 증득에 들었다가 출정하여 그 사람에 대한 자애를 닦음으로써 빠띠가를 제 거할 것을 강조한다. 만약 이와 같은 방법에도 빠띠가가 지속될 경우에는 톱 등의 비유를 반복해서 떠올리며 빠띠가를 버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한다.50)

 

     48) MN.Ⅰ, p.424.

    49) Vism. p.319.

    50) Vism. p.298. 

 

아울러 우뼄카를 유지하면서 빠띠가를 갖는다는 것은 불가능 하므로, 자애 명상을 통해 희석된 빠띠가는 우뼄카를 통해 비로소 소멸됨을 밝히고 있다.51)

요니소 마나시까라는 칠각지의 우뻭카 요소를 생겨나게 하 거나 증대시키는 자양분이다.52)

 

  51) Vism. p.319.

  52) SN.Ⅴ, p.67. 

 

따라서 우뻭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요니 소 마나시까라를 먼저 일으켜야 한다. 요니소 마나시까라는 사띠와 우뻭카 를 이끌어 선한 마음을 닦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애, 연민, 기 쁨에 대한 수행을 통해 모든 족쇄가 엷어지고 희석되며, 이러한 과정에서 얻어진 우뻭카의 마음으로 궁극적으로 빠띠가가 소멸되는 것이다. 이것은 불쾌한 느낌이 발생했을 때 그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나 희론으로 이어 지는 자신의 방어적인 심리와 행동을 알아차림으로써 궁극적으로 빠띠가 의 소멸로 이끌게 된다.

 

2. 사상의학

 

  1) 혜각과 인의예지

 

동무는 병이 생기게 되었을 때 불교의 수양 정신을 따른다면 건강을 회복 하고 수명을 보존할 수 있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소양인의 토혈(吐血)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심착되고 편착된 성정을 안정시키고 약물과 식이요법을 따르며 불교의 수양법을 병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소양인이 토혈할 때에는 반드시 강퍅하고 편벽되고 급한 성질과 남과 더 불어 나란히 달려서 경쟁하는 것을 씻어버리고 음식을 담백하게 먹고 복약 하며 수양하기를 불교도 사람들과 같이 하면 100일이면 조금 나을 것이고, 200일이면 많이 나을 것이며, 1년이면 완전하게 나을 것이고, 3년이면 가히 그 수명을 보존할 수 있다.”53)

그러나 동무는 불교의 수양법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상의학의 수양론은 마음을 수양하고[養 其性 存其心] 몸을 닦아 명을 세워[修其身 ⽴其命] 성이 심착되지 않고 정이 폭 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함억제복(頷臆臍腹)의 사심인 무세지심(誣世之心)을 극복하고, 두견요둔(頭肩腰臀)의 욕심인 망민지 심(罔⺠之心)을 극복하게 된다고 한다.

체질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심착 정폭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 해야 하며 그를 위해 심욕을 다스려야 한다. 인간의 타고난 성리(性理)인 인 의예지는 사방일욕(私放逸慾)의 심욕과 대립적 구도를 갖는다.54)

따라서 심 욕을 다스리기 위해 동무는 인의예지를 중시하여 성을 길러야 할 것을 강조 하며, 이러한 인의예지는 혜각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보았다. “인의예지(仁義禮智)나 충효우제(忠孝友悌)와 같은 모든 선(善)은 혜각 에서 나온다.

사농공상(⼠農⼯商)이나 전택방국(田宅邦國)과 같은 다양한 쓰임은 모두 자업(資業)에서 나온다.”55)

 

   53) 『東醫壽世保元』 「少陽人泛論」, “少陽人 吐血者 必蕩滌剛愎偏急 與人幷驅爭塗之 淡 ⻝服藥 修養如釋道 一百日則 可以少愈 二百日則 可以大愈 一周年則 可以快愈 三周 年則 可保其壽.”

  54) 『格致藁』 「反誠箴 乾箴」, “智之所往 天下不哀 仁之所來 天下皆樂 禮之所臨 天下不怒 義之所⽴ 天下皆喜.”

  55) 『東醫壽世保元』 「性命論」, “仁義禮智 忠孝友悌 諸般百善 皆出於慧覺, ⼠農⼯商 田宅 邦國 諸般百⽤ 皆出於資業.” 

 

동무는 모든 사람들은 성(性)과 명(命)의 숙제를 타고나며, 각자의 숙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혜각과 자업의 능력을 타고난다고 보았다. “하늘이 만민을 낳았으되, 혜각으로 성(性)하였다. 만민이 살아감에 혜각 이 있으면 살고 혜각이 없으면 죽는다. 혜각은 덕(德)이 말미암아 나오는 곳 이다.”56)

동무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혜각이 작게 되면 조조와 같이 간교할 수 있다고 하여 사람에 따라 혜각의 크기도 다르게 간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 다.57)

혜각은 지혜의 확장된 개념으로 간주되며, 지(知)가 잘 발휘된 상태인 박통(博通)의 단계를 의미한다.58)

 

    56) 『東醫壽世保元』 「性命論」, “天生萬⺠ 性以慧覺 萬⺠之生也 有慧覺則生 無慧覺則死 慧覺者 德之所由生也.”

    57) 『東醫壽世保元』 「性命論」, “慧覺 欲其兼人 ⽽有敎也 資業 欲其廉己⽽有功也 慧覺私 小者 雖有其傑 巧如曺操 ⽽不可爲敎也 資業橫濫者 雖有其雄 猛如秦王 ⽽不可爲功 也.”

   58) 강용혁(2010), pp.34-35. 박통이란 나의 가장 취약한 열등 기능을 후천적 노력으로 보완 하여 긍정적 정신 기능으로 발휘되는 재주를 의미하는 것으로, 내가 행하면 모든 이가 다 알아듣기에 박통이라고 한다. 박통을 행함에 뜻이 덕을 지향하면 두루 사람들이 알아들 으나 사욕을 추구하면 두루 통하지 못하므로 항상 경계하여 사심을 멀리하여야 한다. 독 행이란 홀로 수양한다는 의미로 자신의 불능 기능이 그대로 드러날 때의 언행인 ‘태행’을 극복하기 위해 홀로 노력하는 부분을 말한다. 

 

이것은 혜각을 통해 자신의 타고난 체질 적 장점과 단점을 인식하고 일상의 삶에서 보완해 나가도록 안내하는 것으 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로 함억제복(頷臆臍腹)의 교긍벌과(驕矜伐夸) 의 사심(邪心)을 억제하여 알아야 할 지적 능력인 주책(籌策), 경륜(經綸), 행검 (⾏檢), 도량(度量)을 계발하여 행하게 되는 것이며, 두견요둔(頭肩腰臀)의 탈 치나절(奪侈懶竊)의 태심(怠心)을 억제하여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행위 능력 인 식견(識⾒), 위의(威儀), 재간(材幹), 방략(⽅略)을 행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태양인은 절심(竊心)과 벌심(伐心)을 주의하고 태음인의 예(禮)를 본받 아 듬직한 기질을 배워 보완하여 사회생활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행검(⾏ 檢)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소양인은 나심(懦心)과 과심 (夸心)을 주의하고 소음인의 지(智)를 본받아 함부로 나서지 않으며 깊이 있 게 숙고하여 도량(度量)을 넓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교긍벌과 탈치나절의 마음이 통제되어 지적 능력이 잘 발휘된 상태를 박통(博通), 실천 능력이 잘 발휘된 상태를 독행(獨⾏)이라고 한 것이 다.

동무는 심욕을 통제하여 박통과 독행을 이루어 달성되는 것을 각각 성 (性)과 명(命)이라고 설명한다.59)

 

     59) 이준희 외 2인(2010), p.12.

 

Ⅳ. 나가는 말

 

지금까지 불교와 사상의학을 중심으로 분노라는 정서가 발생하고 소멸 하는 과정을 비교하여 살펴보았다.

불교는 인간을 성내는 기질, 어리석은 기질, 탐하는 기질, 믿는 기질 등으로 분류하여 기질에 따른 명상 환경, 방법 등을 안내한다.

주석서는 기질은 이전에 쌓은 업, 요소(dhātu, 界) 그리고 체액 으로 생기는 것이며 생김새, 행동거지, 일하는 것, 먹는 것 등을 통해 알 수 있다고 한다.

사상의학은 태양, 소양, 태음, 소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체질에 따른 몸과 마음의 질환을 치료한다. 이러한 체질은 폐비간신의 장국 대소에 따라 결정되며, 체형기상(體刑氣像), 용모사기(容貌詞氣), 성질재간(性 質材幹), 소증(素證), 병증(病證) 등을 바탕으로 진단된다.

초기불교 안에서 분 노는 약 20가지 이상의 종류가 있으며 그 의미와 강도 또한 다양하다.

이 가 운데 대표적인 분노는 도사, 위야빠다, 빠띠가이며, 경전상에서 이들은 모 두 ‘분노’라는 개념으로 간주된다.

본 연구는 인간의 방어적인 심리 상태를 의미하는 빠띠가 위주로 논지를 전개하였으며, 필요에 따라 위야빠다와 도 사를 포함하였다.

사상의학에서 분노라는 정서는 불만족스러운 상태에 대 한 부정적 태도를 의미하는 애(哀)와 노(怒)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애와 노는 태양인과 소양인에 배속되는 대표적인 성정이지만 모든 사상인이 가 지고 있는 보편적인 정서로 간주된다.

그럼에도 사상의학에서 애노의 정서 를 태양인과 소양인에 배속시킨 의미는 애노의 성정이 해당 체질에서 병리적인 상태로서 보다 자주, 쉽게, 그리고 심하게 진행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 다.

초기불교는 방어적 분노인 빠띠가의 발생 원인을 억압되었던 분노, 즉 빠 띠가 아누사야가 평소 지니고 있던 자아 관념과 만나 촉발된 것으로 설명한 다.

이러한 빠띠가의 특성을 게리 오우는 성냥불을 석유에 던져 불이 붙는 것에 비유하며, 열반의 성취를 위해 제거해야 할 5번째 족쇄로 간주한다.

사 상의학은 심욕을 바탕으로 천기(天璣)와 인사(人事)를 인식하고 지각하면 애 노의 성과 정이 심착·폭발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성정의 심착과 폭발은 개 인의 몸과 마음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를 넘어 사회를 병들게 하는 원인이 된 다. 불교는 분노를 다루는 방법을 출가자(出家者)와 재가자(在家者)로 나누어 설명한다.

열반을 목표로 한 출가자에게는 분노 소멸을 위한 방법을, 현실 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재가자에게는 분노 조절을 위한 방법을 안내 한다. 즉, 수행자의 근기, 성향, 기질, 수행 정도 등을 세분화하여 분노를 소 멸시키는 방법을 다양하게 안내하는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분노 소멸을 위 한 여러 방법 가운데 요니소 마나시까라를 통한 사무량심의 계발에 집중하 였으며 출가자와 재가자를 구분하지는 않았다.

이에 반하여 사상의학은 재 가자에 해당하는 일반 사람에 한정하여 애노의 정서를 조절하는 방법에 집 중하고 있다.

동무는 애노의 정서 조절을 위해 천기와 인사를 행함에 혜각 을 갖추어야 할 것을 강조한다.

혜각은 인의예지라는 선(善)이 나오는 바탕 이 되며 사람의 살고 죽음이 여기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불교와 사상의학 은 분노라는 정서를 조절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요니소 마나시까라와 혜각 과 같은 지혜를 바탕으로 사무량심과 인의예지를 길러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참고문헌>

1. 원전자료

AN Aṅguttaranikāya, ed. by M. Morris, and E. Hardy. 6 vols., London: Pali Text Society, 1958-1976 respectively (reprints). DN Dīghānikāya, ed. by T. W. Rhys Davids , and J. E. Carpenter. 3 vols, London: Pali Text Society, 1975 respectively (reprints). Dhs Dhammasaṅgaṇi, ed. by E, Müller, London: Pali Text Society, 1978 (reprints). MN Majjhimanikāya, ed. by V. Trenckner, and R. Chelmers, 3 vols, London: Pali Text Society, 1979, 1925 & 1951 respectively (reprints). SN Saṁyuttanikāya, ed. by M. L. Feer, 6 vols., London: Pali Text Society, 1960-1991 respectively (reprints). Vism Visuddhimagga, ed. by C.A.F. Rhys Davids and D. Litt, London: Pali Text Society, 1975. 『格致藁』, 影印本, 咸興德興巧刷所刊, 1940. 『東醫壽世保元』, 影印本, 杏林出版, 1996.

2. 단행본

PED Pali-English Dictionary, T. W. Rhys Davids, and S. WIlliam, Delhi: Motilal Banarsidass Pub, 1993. 각묵 옮김(2016), 『담마상가니 2』, 울산: 초기불전연구원. 강용혁(2010), 『사상심학』, 서울: 대성의학사. 냐나포니카 테라 영역 주해, 오원탁 역(2009), 『마하시 스님의 칠청정을 통한 지혜 의 향상』, 서울: 경서원. 루네 요한슨, 허우성 역(2017), 『초기불교의 역동적 심리학』(The Dynamic psychology of Early Buddhism), 서울: 경희대학교 출판국. 전재성 역(2016), 『디가니까야』(Dīgha Nikāya), 서울: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전재성 역(2014), 『맛지마니까야』(Majjhima Nikāya), 서울: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분노를 중심으로 바라본 초기불교와 사상의학 117 전재성 역(2014), 『쌍윳따니까야』(Saṁyutta Nikāya), 서울: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정준영(2016), 「붓다의 분노」, 『분노,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서울: 운주사. Bhikkhu Anālayo, 이필원·강향숙·류현정 역(2019), 『깨달음에 이르는 알아차림 명상 수행』(Satipaṭṭhāna, The Direct Path to Realization), 서울: 명상상담연 구원. Buddhaghosa, 대림 역(2016), 『청정도론』(Visuddhimagga), 울산: 초기불전연구원. Padmasiri De Silva, 윤희조 역(2017), 『불교상담학개론』(An Introduction to Buddhist Psychology and Counselling: Path ways of mindfulness-based therapies), 서 울: 학지사. 水野弘元(1978), 『パ―リ佛敎を中心とした佛敎の心識論』, 東京: ピタカ. Bhikkhu Anālayo(2006), Satipaṭṭhāna, The Direct Path to Realization, Kandy: BPS. Bhikkhu Bodhi(2007), A Comprehensive Manual of Abhidhamma. Kandy: BPS. DR.Mehm Tin Mon(2021), The Essence of Buddha Abhidhamma. Yangon: MMYP.

3. 논문

신현숙(2024), 「초기불교의 분노 빠띠가에 대한 연구」, 『불교학연구』 제79호, 불교 학연구회. 이자랑(2011), 「계율에 나타난 분노의 정서와 慈愛(mettā)를 통한 치유」, 『한국선 학』 제28호, 한국선학회. 이준희·이의주·고병희(2010), 「『東醫壽世保元』 「性命論」 구조 속에서의 心慾 論」, 『사상체질의학회지』 22(2), 사상체질의학회. 이준희(2022), 「체질성정요법의 이론적 근거에 대한 고찰」, 『사상체질의학회지』 34(3), 사상체질의학회. Gary Ow(2000), “Ānanda's path to becoming an arahat : How he overcome the ten fetters to attain the four stages of enlightenment”, Ph.D Thesis, San Francisco: California institute of integral studies. 

 

한글요약

본 논문은 분노라는 정서가 발생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초기불교와 사상 의학의 관점으로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초기불교에서 분노는 무명, 욕심과 함께 삼불선의 하나로 괴로움의 원인이 된다. 분노는 불쾌한 느낌에 대한 왜곡된 인지적 해석으로 인해 발생하며, 아누사야와 족쇄로 내재된다. 초기불교는 분노의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지혜를 바탕으로 정서의 희석 을 위한 반복적인 수행이 필요함을 안내한다. 사상의학에서 분노라는 정서 는 심욕으로 인한 성심착 정폭발로 인해 발생하며, 이것의 소멸을 위해서 혜각을 통한 수양을 강조한다. 초기불교와 사상의학은 공통적으로 분노라는 부정적 정서는 지혜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정서를 기를 것을 강조하는데 이는 각각 사무량심과 인의예지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주제어   분노, 빠띠가(paṭigha), 자애, 정서, 사상의학, 초기불교, 지혜

 

 

❚Abstract

Anger Viewed through the Aspect of Early Buddhism and Sasang Constitutional Medicine

Shin, Hyon-Sook

This study examines the occurrence and dissipation of anger from the perspectives of Early Buddhism and Sasang Constitutional Medicine. In Early Buddhism, anger was one of the three unwholesome roots, along with ignorance and greed, and was considered a cause of suffering. Anger arises from distorted cognitive interpretations of unpleasant sensations and is inherently embedded in latent tendencies and fetters. Considering the characteristics of anger, early Buddhism guided practitioners toward repetitive exercises based on wisdom to dilute negative emotions. In Sasang Constitutional Medicine, anger arises because of emotional explosions due to excessive desires and heart attachments, and its dissipation is emphasized through self-cultivation based on insightful awareness. Both Early Buddhism and Sasang Constitutional Medicine stress the need to foster positive emotions based on wisdom to counteract the negative emotions of anger, which can be seen as cultivating the Four Immeasurables in Buddhism and the virtues of benevolence, righteousness, propriety, and wisdom in Sasang Constitutional Medicine.

 

Key Word  Anger, Paṭigha, mettā, emotion, Sasang Constitutional Medicine, Early Buddhism, Wisdom. ❙

 

논문투고일: 2025. 2. 4     심사완료일:2025. 2. 25   게재확정일: 2025. 3. 4

佛敎學報 第107輯

 

분노를 중심으로 바라본 초기불교와 사상의학.pdf
1.16MB

 

http://dx.doi.org/10.18587/bh.2025.03.107.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