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불법의 체계화
불타론. 교법론. 수행론 등 다양하게 정리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법(佛法)은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자 믿음과 실천의 대상이다.
이것은 불법이 철학적 사유가 요구되는 교리적 깊이를 가지면서도
또한 그것이 실제로 삶 속에서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집멸도(苦集滅道)의 4성제 가르침에서 보듯,
삶을 고통으로 이해하는 데에는 깊은 철학적 통찰력이 필요하지만
실제로 고통을 떠나 열반을 실현해야하는 실천적인 목적이 함께 요구된다.
논의과정 거쳐 교학체계 정립
승가의 분열로 부파불교 전개
부처님의 가르침은 불전결집(佛典結集)을 통해 교법과 계율로 정리된다.
특히 교법은 제자들의 연구와 논의를 통해 그 체계가 형성되며,
교학적 체계는 후에 아비달마 문헌으로 정리된다.
논서(論書)라고 번역되는 아비달마 문헌은 부처님이 생전에
말씀하신 가르침에 대해 제자들이 논의하고 이해하여 정리한 것이다.
오늘날 남아있는 아비달마 문헌은 그다지 많지 않고,
한역불교권에서는 부파불교 중 설일체유부의
교학을 전하는 아비달마 문헌이 상당수 남아있다.
이들 아비달마 문헌을 살펴보면 불전결집 이후 제자들이
교법에 대해 어떠한 논의를 하였는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되지만, 그 논의과정에서 생긴
다양한 의견의 차이는 후에 승가의 분열을 가져온다.
곧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이해의 차이가 생겨나고 그것이
승가의 분열로 이어져 부파불교(部派佛敎)로 전개되는 것이다.
이렇게 승가의 분열은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것으로, 그러한 차이를 일으키는
교리상의 논의로서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먼저 열반에 든 부처님의 존재에 대한 논의이다.
일종의 불타론(佛陀論)으로 부처님이 누구인가라는
교주에 대한 정의와 관련된 문제이다.
이것은 특히 부처님의 유골을 모신 스투파를 신앙의
대상으로 하는 재가자의 신앙형태와 관련이 있다.
재가자에게 있어 스투파 즉 탑(塔)에 대한 신앙은
단순히 돌아가신 부처님에 대한 흠모를 넘어,
살아있는 부처님 이상으로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승가는 탑의 의미와 그 공덕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었고, 또한 부처님이란 누구인가를 명확히
정의할 필요가 있었다. 이것과 관련하여 부처님
열반의 의미가 제자들 사이에서 다양하게 논의되었다.
그리고 불교의 교학적 체계에 대한 논의이다.
곧 일체법(一切法)을 지칭하는 5온(蘊)이나 12처(處)와
18계(界) 등의 교법 상호간의 관계나 부처님이 강조하신 마음이나
의식, 번뇌, 고통 등의 구체적인 설명과 정의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또한 불교의 중심 교의로서 12연기(緣起)도 중요한 논의의 대상이 되어,
우리의 삶과 12연기의 구체적인 관계가 규명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교법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부처님이 말씀하신
무상, 고(苦), 공(空), 무아 등의 가르침이 현실적인 삶과의
관계에서 불교의 근본 특징인 3법인, 4법인 등으로 정립되었다.
교리적인 내용에 대한 논의는 일종의 교법론(敎法論)으로,
부파불교에 이르러서는 더욱 그 차이가 분명해 진다.
그리고 수행론(修行論)으로서, 불도(佛道)에 이르는
각종 수행의 단계가 논의 대상이 되었다.
37조도품(助道品)과 같은 수행체계가 성립되고,
각각의 수행체계와 성자들의 경지들이 관련되어 설명되었다.
곧 예류(預流), 일래(一來), 불환(不還),
아라한(阿羅漢)의 성자에 대한 정의가 이루어졌다.
특히 아라한은 최고의 성자로서 간주되었지만,
아라한의 성격에 대한 의견의 차이는 후에
불교의 승가가 분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법을 둘러싼 제자들의 논의는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이러한 논의는 불타론, 교법론, 수행론 등으로 다양하게
정리되어 후에 불교의 교학체계를 형성하기에 이른다.
그렇지만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의 차이가 생겨나고,
그것은 승가의 분열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다.
[글 : 이태승 위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 / 불교신문 기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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