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승가의 분열
부처님 열반 후 교법.계율에 이견 대두
시대변화 따른 이해방식 차이
근본분열 계기 2차 불전결집
불교는 삼보(三寶)를 의지처로 하는 불교도에 의한 종교다.
부처님 열반이후 법보(法寶)인 부처님 가르침이 불보를 대신하였다.
이러한 법보와 승보의 2보만이 있는 상황에서
부처님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과연 부처님은 돌아가신 존재인가 아니면 단지 육신만 사라졌을 뿐
법으로서는 존재하는 것인가 등의 논의가 제자들 사이에서 일어났다.
그렇지만 부처님의 존재가 법신 등의 개념으로 보다 분명히 나타나는 것은
나중의 일이며, 대신 교법과 계율에 대한 다양한 의견의 차이가 생겨났다.
이러한 의견의 차이는 마침내 승가의 분열을 가져오기에 이른다.
인도에서 승가가 분열되는 것은 부처님 열반 후 100년정도 지났을 무렵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승가의 분열을 근본분열(根本分裂)이라 부르며,
이를 계기로 일어난 사건이 제2차 불전결집이다.
근본분열의 원인에 대해서는
남전(南傳)과 북전(北傳)의 불교 전통에 따라 달리 전한다.
남방불교의 전통에 따르면 그 원인이 계율(戒律)에 대한 차이에서 생겨났으며,
북방불교의 전통에 의하면 최고의 성자(聖者)로서 아라한(阿羅漢)에 대한
의견의 차이에서 생겨난다. 남전에서 전하는 원인이 소위 10사(事)의
비법(非法)이며, 북전에서 전하는 것이 대천(大天)의 5사(事)이다.
10사란 인도의 베살리 지역에 있던 스님들이 행했던 일로써,
계율에 어긋난다는 의미에서 10사비법이라 부른다.
10사란, 첫째가 뿔로 만든 용기에 소금을 담아 다니는 일,
둘째는 규정된 시간을 지나 식사를 하는 일,
셋째는 다른 부락에 가서 음식을 취하는 일,
넷째는 정해진 지역 외에 다른 곳에서 포살을 행하는 일,
다섯째 다른 스님의 의중(意中)을 짐작하여 의결을 행하는 일,
여섯째 스승의 습관을 따르는 일,
일곱째 식사 이후에 우유를 마시는 일,
여덟째 술기운이 있는 야자즙을 마시는 일,
아홉째 앉는 방석의 크기를 마음대로 하는 일,
열 번째 금. 은의 돈을 지참하는 일로,
이러한 관행적인 일을 둘러싸고 스님들 간에
의견이 나누어져 승가의 분열이 생겨났다.
10사를 비법으로 옳지 않다고 규정한 부류를 상좌부(上座部)라 부르고,
이러한 일은 관행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부류를 대중부(大衆部)라 부른다.
이 근본분열을 가져온 10사에 대한 논의는 계율에 대한 의견의 차이로,
이것은 부처님 당시의 상황과 다른 시대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부처님 당시에는 당연히 지킬 수 있었던 것들이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함에 따라 지키기 어려워진 경우
과연 그대로 지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였다.
그리고 북방의 불교전통에서 전하는 대천의 5사는,
대천이라는 스님이 말한 최고의 성자인
아라한에 대한 다섯가지 비방(誹謗)이다.
당시 승가에서는 부처님 이후 불교 교단에서
최고의 성자에 오른 사람들을 아라한이라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 아라한을 정점으로 범부와 성자의 수행체계를 설정하고 있었다.
이처럼 완벽한 인격을 갖는 아라한에 대해 대천은 그들에게도
유혹이나 무지(無知), 의심 등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였다.
이 대천의 5사는 당시 최고의 성자에 대한 비방으로 기존의 승가에서
통용되던 성자상(聖者像)을 부정한 것으로, 그 비방을 반대하는
상좌부와 그것을 승인하는 대중부로 나뉘어 근본분열을 이루고,
또한 이 근본분열은 후에 더욱 세분되어 분열한다.
승가의 분열은 부처님의 교법과 계율에 대한 의견의 차이로 인해 생겨났다.
다시 말해 이것은 불전결집으로 정리된 교법과 계율이 광대하였기 때문에
생긴 것이며, 또한 승가가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하였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다양한 의견은 근본분열 이후 지말분열(支末分裂)로써
승가가 더욱 분열하는 원인이 되며, 또한 그 분열은 후에
대승(大乘)의 흥기를 가져오는 먼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곧 부파불교는 근본적으로 부처님을 받들고 존중하는 것을
원칙으로 아라한을 최고의 성자로 간주하였지만,
승가의 다양한 의견 가운데는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보다
폭넓고 근원적인 사고에 바탕을 둔 의견도 있었기 때문이다.
 [글 : 이태승 위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 / 불교신문 기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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