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보살도의 전개
'환희지' 서 '붓다 경지' 까지 '십지' 로 체계화
'상구보리 하화중생' 실천하며
'무상정등정각' 이 최상의 목표
교의 근본성격은 인간이 지닌 지혜를 드러내는 데 있다.
이러한 불교의 성격을 대승불교도는
반야바라밀다라는 말로 표현하여 그것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대승불교도에게 있어 반야바라밀다는 부처님의 깨달음인
정각(正覺)의 근원이자 성불(成佛)의 근거이기도 하였다.
특히 부처님이 깨달은 지혜를 대승불교도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多羅三三菩提)라고 불렀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란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으로 번역되는
'더 이상 위가 없는 최상의 지혜' 라는 말이다.
이것은 부처님이 깨달은 정각의 내용으로 대승불교도들은
반야지혜 가운데 이 부처님의 지혜를 최상으로 간주하였다.
보살(菩薩) 즉 보리살타(菩提薩)는 보디삿트바(bodhisattva)의 음역으로,
각유정(覺有情) 즉 깨달음을 구하는 존재라는 뜻이다.
곧 보살은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제도한다는 의미로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으로 표현된다.
대승불교의 이상적인 수행자로서 보살은 본래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의 모습을 지칭하지만, 대승불교에서 이상적인 수행자로서
받아들인 것이다. 이 보살에 대하여 초기 대승경전에서는 다양한
수행체계를 마련해 부처에 이르는 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초기의 보살 수행단계를 보여주는 것이
다음의 네 단계의 소위 4종보살이다.
곧 신발의(新發意) 보살, 구발의(久發意) 보살,
불퇴전(不退轉) 보살, 일생보처(一生補處) 보살이다.
신발의 보살이란 초발심(初發心)을 일으킨 보살로서,
부처님이 얻은 지혜를 얻고자 마음을 일으킨 보살이다.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마음을 일으킨 것이다.
구발의 보살이란 이러한 마음을 일으킨 지 오래된 보살이란 의미로,
육바라밀의 실천을 통해 이러한 마음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보살이다.
불퇴전 보살이란 지혜를 얻고자 일으킨 마음이 더 이상
줄어듦이 없이 견고하며 확고한 보살이란 의미이다.
이 보살은 반야나 공의 가르침을 들어도 놀라거나
물러서는 일이 없는 지혜와 선정의 힘을 갖춘 보살이다.
일생보처의 보살이란 마지막 한 생을 보살로서 실천 정진하면,
다음의 생에 부처가 되는 보살이다.
곧 부처가 될 것이 예정된 보살이다.
이 네 단계는 보살이 수행을 통해 부처에 이르는 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보살의 수행단계는 대승경전에서 보다 세밀하게 전개되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화엄경〉에 보이는 십지(十地)이다.
이 십지는 대승 보살도의 체계화된 수행단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중요하다.
첫째는 환희지(歡喜地)로 대승의 지혜를 얻어 기쁨으로 충만한 단계,
둘째는 이구지(離垢地)로 계율을 닦아 마음의 때를 떠나는 단계,
셋째는 발광지(發光地)로 점차 지혜의 빛이 밝아지는 단계,
넷째는 염혜지(慧地)로 지혜로써 번뇌를 태우는 단계,
다섯째는 난승지(難勝地)로 제압하기 어려운 번뇌를 제압하는 단계,
여섯째는 현전지(現前地)로 연기(緣起)의 지혜가 생겨나
모든 것이 마음이 나타난 것임을 아는 단계,
일곱째는 원행지(遠行地)로 열반에도 생사에도 자유로운 단계,
여덟째는 부동지(不動地)로 무분별지가 자연스레 나타나는 단계,
아홉째는 선혜지(善慧地)로 자유자재로 설법교화할 수 있는 단계,
열 번째는 법운지(法雲地)로 법신을 완성하고
큰 구름과 같은 한량없는 지혜를 갖추는 단계이다.
이 십지설은 보살이 환희의 마음을 낸 뒤 부처의 경지에 이르는
보살도의 단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실천체계로 후대 많은 영향을 주었다.
곧 이 십지설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수행체계가 전개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대승의 보살도에는 당시 불교계의 전통적인
수행체계를 대승의 입장에서 수용 극복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곧 부파불교의 아라한을 정점으로 하는 전통적인 수행체계를
대승불교는 성불을 전제로 보살도의 수행체계로 재정비한 것이다.
[글 : 이태승 위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 / 불교신문 기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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