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사상(天台思想)
마성/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1. 천태사상의 개요
인도의 대승불교가 중국에 들어와서는 종파불교로 발전했습니다. 중국의 천태종과 화엄종은 대승불교의 중국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종파입니다. 인도의 불교를 중국의 토양위에 가장 먼저 꽃피운 것은 천태종입니다. 이후의 많은 종파들은 천태종의 영향을 받아 성립되었습니다. 화엄종도 천태종의 영향을 받아 성립된 종파입니다. 천태교학은 중국불교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뒷날 여러 교학 사상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이철헌, 『대승불교의 가르침』, 서울: 문중, 2008), p.204]
천태종과 화엄종 간에는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넓은 의미에서 보면 두 종파는 불교에 대한 접근 방식과 교리적인 측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이 두 종파는 매우 융화적인 성격을 띠며 아울러 경전들을 서열화하여 교판(敎判)의 체계를 세웠는데, 천태종에서는 『법화경』을, 화엄종에서는 『화엄경』을 최고의 경전으로 삼았습니다.[폴 윌리엄스, 『서양학자가 본 대승불교』, 조환기 옮김(서울: 시공사, 2000), p.201]
두 종파는 일심(一心)과 보편적 불성(佛性), 그리고 우주와 동등한 개념의 법신불(法身佛)을 강조하였습니다. 두 종파는 상즉상입(相卽相入)의 교리와 일상의 삶 속에서의 평범한 것들에도 진리가 존재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천태종의 창종주는 지의(智顗)인데, 그는 중국의 중관학자 길장(吉藏)과 동시대인이자 법장(法藏)보다 한 세기 앞선 사람입니다. 지의가 천태산에 오래 머물렀기 때문에 ‘천태(天台)’가 종파의 이름이 되었습니다.[폴 윌리엄스, 위의 책, pp.201-202]
천태사상은 천태지의(天台智顗, 538-597) 선사가 남악혜사(南岳慧思, 515-577)에게 나아가 법화삼매(法華三昧)를 얻고서 『묘법연화경』을 근본으로 하여 『열반경』, 『대지도론』, 『대품반야경』 등을 합하여 조직한 사상입니다. 그러므로 사상으로는 반야의 공사상에 기초를 두고, 남북조의 불교사상을 통일한 중국 제일의 불교철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이철헌, 앞의 책, p.203]
이처럼 다양한 불교의 경전과 교리를 분석하여 종합 정리한 것이 천태사상의 특징입니다. 특히 천태교학에서는 붓다의 가르침에 대한 이해와 진리에 대한 체험, 즉 이론과 수행이 함께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른바 교상문(敎相門)과 관심문(觀心門)으로 구분합니다. 교상문은 이론 부문으로서 세계의 실상과 인간의 본질을 다루고, 관심문에서는 사종삼매(四種三昧)와 십승관법(十乘觀法)과 같은 수행의 체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의가 저술한 『묘법연화경문구(妙法蓮華經文句)』, 『묘법연화경현의(妙法蓮華經玄義)』, 『마하지관(摩訶止觀)』을 천태삼대부(天台三大部)라고 하는데, 앞의 두 책은 교상문에 해당되고, 뒤의 『마하지관』은 관심문에 해당됩니다. 이처럼 이론과 수행을 분리하지 않는 것이 천태사상의 특징입니다.
2.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법화경』의 산스끄리뜨본은 주로 단편으로 이루어진 수많은 이본(異本)들이 현존하고, 문헌학적인 역사가 복잡합니다. 현존하는 최초의 한역본은 축법호(竺法護, Dharmarakṣa)가 286년에 한역한 『정법화경(正法華經)』입니다. 그러나 동아시아 불교에서 가장 중요시되고 널리 유포된 한역본은 꾸마라지와(Kumarajiva, 鳩摩羅什)가 번역한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입니다. 산스끄리뜨어 『삿다르마 뿐다리까 수뜨람(Saddharma-puṇḍarika-sūtram)』의 삿다르마(saddharma)를 축법호는 ‘정법(正法)’으로 번역했고, 구마라집은 ‘묘법(妙法)’으로 번역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가상대사(嘉祥大師) 길장(吉藏, 549-623)이 『법화현론(法華玄論)』에서 “집공(什公)이 ‘정(正)’을 ‘묘(妙)’라고 고친 데는 반드시 깊은 의도가 있을 것이다.(권2)”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깊은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 라집은 ‘묘법(妙法)’으로 번역했던 것입니다. [타무라 요시로 외, 『천태법화의 사상』, 이영자 옮김(서울: 민족사, 1989), p.50]
한편 현존하는 산스끄리뜨본이 원래 인도에서 편찬된 경전이니까 한역본보다 먼저 만들어졌다거나 신빙성이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중국에서 경전을 인쇄하고 보존한 것이 산스끄리뜨본보다 훨씬 앞선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존하는 산스끄리뜨본을 원본이라고 규정하는 데에는 문헌학적으로 역사적으로도 문제가 있습니다.[폴 윌리엄스, 앞의 책, p.184] 어쨌든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에 전해진 『법화경』은 여섯 번에 걸쳐 한역되었으나 현존하는 것은 세 가지이며, 현재 가장 널리 독송되고 있는 것은 406년에 구마라집이 번역한 『묘법연화경』입니다.[이철헌, 앞의 책, pp.204-205]
구마라집의 『법화경』은 28품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일관된 흐름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법화경』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한 일본학자들은 가장 오래 된 부분들(1-9, 17품)이 기원전 1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 사이에 편찬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전의 대부분이 2세기 말경에는 다 성립되었습니다.[Nagamura, H., Indian Buddhism (Hirakata City: Kansai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1980), pp.186-187; Pye, M., Skilful Means (London: Duckworth, 1978, p.179 참조]
『법화경』은 하나의 극적(劇的)인 경전입니다. 전달하려고 하는 내용은 별개로 치더라도 끊임없는 장면 변화와 적지 않은 부분들에서 나타나는 인상적인 비유가 ?법화경?의 성공 요소입니다. 고대본에는 『법화경』과 그 전파자들을 비웃는 이들에게 권위를 세울 필요성이 있었음이 나타납니다. 중국과 일본불교에 따르면 『법화경』은 붓다의 마지막 가르침이고 붓다가 육신의 죽음 또는 『법화경』 자체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반열반(般涅槃, parinirvāṇa)에 들기 바로 직전에 가르쳤다고 합니다.[폴 윌리엄스, 앞의 책, pp.184-185]
『법화경』은 원래 27장(28품)이었는데, 천태지의에 의해서 「제바달다품」이 「견보탑품」 제11 다음에 첨가되어 현재와 같은 28장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권지품」 제12 이하는 1장씩 뒤로 밀리게 됩니다.[타무라 요시로 외, 앞의 책, p.56] 도생(道生)은 그의 저서 『묘법연화경소』에서 『법화경』을 인문(因門)과 과문(果門)으로 분류했습니다. 즉 「서품」 제1부터 「안락행품」제13(제14)까지를 “삼인(三因)을 밝혀서 일인(一因)으로 삼는다”고 하고, 「종지용출품」제14(제15)에서 「촉루품」제21(제22)까지를 “삼과(三果)를 분별하여 일과(一果)로 삼는다”고 했습니다. 또 「약왕보살본사품」제22(제23)에서 「보현보살권발품」제27(제28)까지를 “삼인(三人)을 균등하게 해서 일인(一人)으로 삼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타무라 요시로 외, p.56] 이에 따르면 「법화경」의 전반부는 인문(因門)이고, 후반부는 과문(果門)입니다. 천태지의는 그의 저서 『법화문구』에서 이것을 수용하여 인문과 과문을 적문(迹門)과 본문(本門)이라는 말로 바꾸고, 보다 치밀하게 경의 구성을 조직하였습니다.
3. 천태사상의 핵심
『법화경』에는 몇 가지 유명한 비유들이 나오는데 그 비유들은 모두 방편(方便, upāya/ upāyakauśalya)과 일승(一乘)의 교리를 설하기 위한 것입니다. 붓다는 자신의 가르침을 청중들의 수준에 맞추기 위해 방편을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방편을 통한 가르침은 대승의 핵심적인 교리이자 『법화경』의 주된 가르침의 하나입니다. 이것이 동아시아에서 『법화경』이 널리 유포될 수 있었던 주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임은 명백합니다.[폴 윌리엄스, 앞의 책, p.185] 이러한 방편의 가르침은 일승사상을 설하는 『법화경』의 다른 근본 교리에 대한 하나의 보조수단입니다.[폴 윌리엄스, 위의 책, p.188]
천태지의의 『사교의(四敎義)』에 의하면, 천태사상의 골격은 공(空)․가(假)․중(中)의 삼제(三諦) 혹은 삼관(三觀)과 장(藏) · 통(通) · 별(別) · 원(圓)의 사교(四敎)입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천태의 교판인 사교는 생략하고, 천태사상의 핵심이 되는 일심삼관(一心三觀) · 일념삼천(一念三千) · 성구설(性具說)에 대해서만 언급합니다.
1) 일심삼관(一心三觀)
일심삼관이란 글자 그대로 ‘한 마음으로 셋을 관찰함’이라는 뜻입니다. 모든 존재의 참된 모습은 세 가지 면을 가지고 있다고 관찰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른바 공관(空觀)․가관(假觀)․중관(中觀)이 그것입니다.
첫째, 공관(空觀)이란 모든 현상에는 불변하는 실체가 없다고 관찰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을 공의 진리[空諦]라고도 합니다. 둘째, 가관(假觀)이란 모든 현상은 여러 인연의 일시적인 화합으로 존재한다고 관찰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을 가(假)의 진리[假諦]라고도 합니다. 셋째, 중관(中觀)이란 공(空)이나 가(假)의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空)과 가(假)는 둘이 아니라고 관찰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을 중(中)의 진리[中諦]라고도 합니다. 그래야 공(空)에 빠져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가(假)의 현실세계에 빠져들지도 않고 중도(中道)의 삶을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천태지의는 이러한 공(空)․가(假)․중(中)을 각각 서로 구분하여 별개로 순차적으로 관찰하는 차제삼관(次第三觀)으로 이해하지 않고, 동시적으로 함께 수행하는 원융삼관(圓融三觀)을 주창하였습니다. 이것을 일심삼관(一心三觀)이라고 합니다. 한 마음으로 공․가․중 셋을 관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비로소 모든 존재가 있는 그대로 진실한 모습의 진리, 즉 실상(實相)임을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의의 일심삼관은 나가르주나(Nāgārjuna, 龍樹)의 『대지도론』과 『중론』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중론』 권4에 “여러 인연이 화합하여 생긴 법을 나는 무(無)라고 말하며, 또한 거짓 이름이라고 하며, 또한 중도의 뜻이라고 한다.”(衆因緣生法 我說卽是無 亦爲是假名 亦是中道義)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또한 『중론』「관사제품」제24에 “연기라는 것, 우리들은 그것을 공성(空性)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가명(假名)이며 바로 중도(中道)이다.”
또한 서기 5세기경 중국의 위작(僞作)으로 알려져 있는 『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에 나오는 “종가입공(從假入空) · 종공입가(從空入假) · 중도제일의(中道第一義)”의 삼관(三觀)을 응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종가입공(從假入空)’에도 머무르지 않으며, 또한 ‘종공입가(從空入假)’에도 머무르지 않는 것이 바로 ‘중도제일의(中道第一義)’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공(空)과 가(假)의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고, 항상 ‘공가상즉(空假相卽)’의 중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소승의 성문들은 공에 머물러서 니힐리즘에 빠져 현실적인 활동의욕을 상실해 버립니다. 반면 현실적인 활동에 힘쓰는 대승의 보살들은 현실의 가(假)에 빠져 공(空)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가(假)에 있으면서도 공(空)을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공(空)과 가(假)의 지양으로서 중(中) 내지 ‘종도제일의’가 수립되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타무라 요시로 외, 앞의 책, pp.63-65 참조]
2) 일념삼천설(一念三千說)
일념삼천설은 각각의 세계가 모두 다른 것을 포함하며 한 찰나의 생각에 삼천세계가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일념삼천설은 십계호구(十界互具) · 십여시(十如是) · 삼종세간(三種世間)의 이론을 동원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십계호구는 십계가 서로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고, 십여시는 열 가지 이러함이며, 삼종세간(三種世間)은 세 가지 세간이라는 뜻입니다.
첫째, 십계호구(十界互具)는 『화엄경』에 설해져 있는데, 열 가지 세계란 지옥(地獄) · 아귀(餓鬼) · 축생(畜生) · 수라(修羅) · 인간(人間) · 천상(天上) · 성문(聲聞) · 연각(緣覺) · 보살(菩薩) · 불(佛)의 세계를 말합니다. 이 각각의 세계 안에 다시 열 가지의 세계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백 가지 세계가 됩니다. 이것을 십계호구설이라고 합니다.
둘째, 십여시(十如是)는 『법화경』에 자세히 설해져 있는데, 열 가지 이러함[十如是]이란 모든 법의 진실한 모습을 열 가지로 설명한 것입니다. 즉 ① 여시상(如是相)은 이러한 모습, 곧 바깥의 모습이고, ② 여시성(如是性)은 이러한 성질, 곧 내면의 본성이며, ③ 여시체(如是體)는 이러한 본질, 곧 사물의 주체이고, ④ 여시력(如是力)은 이러한 능력, 곧 잠재적인 힘과 작용이며, ⑤ 여시작(如是作)은 이러한 작용, 곧 드러난 힘과 작용을 말합니다. ⑥ 여시인(如是因)은 이러한 원인, 곧 직접적인 원인이고, ⑦ 여시연(如是緣)은 이러한 반연, 곧 간접적인 원인이며, ⑧ 여시과(如是果)는 이러한 결과, 곧 직접적인 원인의 결과이고, ⑨ 여시보(如是報)는 이러한 과보, 곧 간접적인 원인의 결과이며, ⑩ 여시본말구경(如是本末究竟)은 이러한 본말구경, 곧 모습으로부터 과보에 이르는 관계가 평등한 것을 뜻합니다. 이 열 가지는 만물이 갖추고 있는 실상입니다. 천태의 해석에 의하면 ‘여시(如是)’는 특수하면서도 보편적이라는 의미입니다.[이철헌, 앞의 책, pp.215-216]
셋째, 삼종세간(三種世間)은 『대지도론』에 설해져 있습니다. 세 가지 세간이란 ①모든 중생이 사는 중생세간(衆生世間), ② 중생이 머물러 살고 있는 환경, 즉 기세간(器世間) 혹은 국토세간(國土世間), ③ 현상계를 구성하는 요소인 오음세간(五陰世間)을 말합니다.
이와 같이 열 가지 세계가 열 가지 세계를 서로 갖추고 있으므로 일백 세계가 되고, 여기에 열 가지 그러함을 곱하니 일천세계가 되고, 다시 세 가지 세간을 곱하면 삼천세계가 됩니다. 이러한 삼천세계는 오직 인간의 한 순간 생각 속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한 순간의 마음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곧 천태의 일념삼천(一念三千)은 사람의 한 마음에 삼천 가지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우리가 잘 관찰하여야할 대상입니다. [이철헌, 위의 책, pp.216-217]
3) 성구설(性具說)
성구설이란 각기 다른 성품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천태의 진리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열 가지 세계 안에 다시 열 가지 세계가 갖추어져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부처의 세계에도 지옥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도 착한 마음과 함께 나쁜 마음도 존재하고, 아무리 악한 사람도 착한 마음과 함께 나쁜 마음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완전히 같다는 말은 아닙니다. 현실에서 어떻게 마음을 내느냐에 따라 다른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이철헌, 위의 책, p.217]
불교에서 구체적인 보편을 강조했던 사람이 바로 천태지의입니다. 그는 무한․절대의 보편적인 진리 즉 일승묘법은 구체적인 현실에 합치해(性具) 보여야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역시 구체적인 현실을 중시하였습니다. 천태에 있어서 구체적인 현실의 중시는 중국 일반에 있어서 현실과 구체적인 것을 중시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되지만, 원리적으로는 공(空)이라는 관념에서 발단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공(空)은 독립․고정적인 실체관을 깨뜨린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공이 수립되었다고 해서 그 공을 고정시하면 공의 참다운 의미를 배반하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반야경』에서도 공도 또한 공(空空, 空亦復空)이라고 설해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공이라는 진리는 현실의 사물(色)을 부정하고, 사상(捨象)하여 파악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에 합치하여 존재한다는 것입니다.[타무라 요시로 외, 앞의 책, p.25]
천태지의는 공의 원리에 바탕을 두었으며, 나아가 현실과 구체성을 존중하는 중국 일반의 사상 경향에도 영향을 끼쳐, 차별적이고 다양한 현실성에 합치하여 보편적․통일적 진리가 드러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절대적 진리의 절대성과, 통일적 진리의 통일성 역시 그곳에서 ‘참’으로 성립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일념삼천’설로 대표되는 천태의 통일적 세계관 내지는 인생관도, 부처에게도 악이 있다고 하는 성악설로 발전했던 천태의 선악상즉의 논리도 그곳에 뿌리를 두도 있습니다.[타무라 요시로 외, 위의 책, pp.25-26]
한마디로 모든 세계의 존재는 각기 다른 세계의 성품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성구설(性具說)이라고 합니다. 천태지의의 대표적인 사상 가운데 하나인 것입니다.
- <법회와 설법> 통권 제183호, 2010년 08월호, pp.1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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