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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천자문과 팡세기(48)-황원흥/SF


첩어방적(妾御績紡)
시건유방(侍巾帷房):
여인들은 길쌈(베 짜는 일)하고
장막 친 안방에서 수건 들고 시중든다

환선원결(紈扇圓潔)
은촉위황(銀燭煒煌):
흰 비단 부채는 둥글고 깨끗하며
은빛 나는 촛불은 환하게 빛난다

원시 수렵사회 유목생활에서는 짐승의 가죽이나 나무껍질, 풀 등을 옷감으로 사용하다가, 농경사회의 정착생활로 변하면서 삼· 누에· 모시· 목화 등의 섬유 원료로 베· 명주· 모시· 무명 등 옷감을 짜내는 길쌈을 중시하게 됩니다. 그중 최고급 옷감인 비단명주의 원료가 되는 누에고치를 치는 양잠(養蠶)과 비단 길쌈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옷감을 짜고 의복을 만드는데 여성의 역할이 중요했으므로 고대 왕조들은 왕실의 후비(后妃)들이 도읍지 동쪽 교외로 나가 몸소 뽕잎을 따다 누에를 치는 행사를 갖고, 누에가 성장하면 고치를 따내어 길쌈을 하여 먼저 하늘과 조상에 제사 올리는 데 사용하는 의복을 지어 본을 보였습니다. 옷은 윤리와 도덕의 시작이기도 하였습니다.

자연채광을 넘어 불을 발견한 이후 집안을 밝히기 위해 나무 섶을 묶어 횃불을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땅에 세워놓는 횃불을 료(燎), 손에 쥐는 횃불을 촉(燭)이라고 하였습니다. 후에 밀랍으로 만든 손에 쥐는 횃불, 촉(燭)을 사용하게 되고, 나아가 횃불은 화공전(火攻戰)의 무기로까지 사용하게 되고 지금은 전기의 등장으로 불야성(不夜城)의 세상 속에서 기후 변화와 관련 없이 편리하게 불을 쓰며 살고 있습니다. 옷과 불은 문명의 시발점이기도 합니다.

창세기도 말합니다.
"해가 져서 어두울 때에 연기 나는 화로가 보이며 타는 횃불이 쪼갠 고기 사이로 지나더라"(창세기 15:17)

천자문의 촛불은 유교의 이상인 성인 군자의 밝은 모습인데, 창세기의 저자인 모세도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하나님을 만났듯이, 불은 신이 창조한 빛이 지상에 내려온 신과 인간 사이의 언약을 이행하는 메신저요 인간에게 임재한 신의 모습으로 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