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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천자문과 창세기(50)-황원흥/SF


  
현가주연(絃歌酒讌)
접배거상(接杯擧觴):
거문고 타고 노래하며 술로 잔치하니
잔 쥐고 두 손 들어 권하네.

음주의 역사는 오래되어 음주의 예법도 만들어졌습니다. 주연(酒宴)을 베풀 때 주인이 먼저 시(詩)를 읊어 자신의 심경을 나타내면 참석한 손님도 반드시 걸맞은 시로 화답해야 했으며, 답하지 못하거나 걸맞지 못한 시로 답할 경우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는 혹평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지식인들은 시경(詩經) 서경(書經) 춘추(春秋) 등을 익혀 그 속에 있는 시(詩)나 서(書)를 인용하며 그 속에 담긴 뜻을 서로 주고받았습니다.
한 잔의 술을 주고받을 때도 예법에 따라 주고받으면서 예의와 품위를 잃지 않도록 마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하루종일 술을 마셔도 결코 취하지 않고, 지켜야 할 예의를 잃지 않는다고 여겼습니다. 술은 서로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기 위한 것이고, 음악은 덕(德)을 밝히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선조들이 음주법(飮酒法)을 중시했던 까닭입니다.

창세기도 말합니다.
"노아가 농업을 시작하여 포도나무를 심었더니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그 장막 안에서 벌거벗은지라"(창세기 9:20-21)
"우리가 우리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우고 동침하여 우리 아버지로 말미암아 인종을 전하자 하고 그 밤에 그들이 아비에게 술을 마시우고 큰 딸이 들어가서 그 아비와 동침하니라"(창세기 19:32-33)

홍수심판 후 살아난 노아가 술 취하였고,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유황불 심판 후 살아남은 롯이 술에 취하여 벌인 일들은 타락한 음주문화의 부정적 단면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후대에 예수는 혼인잔치에 참석하여 술이 떨어지자 여섯 항아리나 되는 물을 포도주로 만들어 하객들을 대접하게 하는 이적을 행하여 제자들의 믿음을 견고히 합니다.(요한복음 2:1-11)

주객이 서로 즐거움을 나누는 동시에 덕을 밝힌다는 동양의 긍정적 음주법과 상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