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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치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이영찬/계명대)

본 논문에서 우리는 주자학朱子學의 리기론理氣論적 패러다임을 통해 유
교 사회학의 이론 구성 가능성을 모색해 보았다. 새롭게 시도되는 사회학은
그 사회의 세계관에 바탕한 패러다임을 통해 태어났을 때 진정 새로운 정체성
을 담보할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유교는 개인의 의식에서나 사회 구조에서
‘무의식’, ‘심층 구조’로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
는 한국 사회학은 유교의 세계관과 이념, 사상을 통해 현실을 조명하고 또 조
망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유교의 세계관이 가장 잘 집약된 주
자학의 리기론에서 ‘세계관으로서의 패러다임’과 ‘모델․예제로서의 패러다
임’을 찾아 이에 근거하여 유교 사회학의 ‘방법론’, ‘계층론’, ‘변동론’을 구성
해 보았다. 이들 이론들의 구성은 각 이론의 연구 대상과 연구 방법을 구성하
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하였다. 리기론에서 ‘리理’는 ‘세계관으로서의 패
러다임’으로, 그리고 ‘기氣’는 ‘모델․예제로서의 패러다임’으로 보고, 전자는
연구 대상의 구성에, 후자는 연구 방법의 구성에 유용한 패러다임으로 주로
이용하였다. 그리하여 유교 사회학 이론을 각각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다.

 

(1) 방법론에서, 연구 대상, 즉 ‘앎’을 이목지관耳目之官과 심지관心之官의
기능으로 얻어지는 앎과, 인심人心과 도심道心에서 발원하는 앎으로 구성하
였다. 그리고 연구 방법, 즉 ‘앎에 이르는 방법’으로 전자를 위한 격물格物의
방법(앎에 이르는 방법)과 후자를 위한 치지致知의 방법(앎을 이루는 방법)으
로 구성하였다.
(2) 계층론에서, 연구 대상으로 리적理的신분(덕, 재능에 따른 신분)과 기적
氣的신분(관작, 연치에 따른 신분)으로 구성하고, 그것의 연구 방법으로 천작
인작天爵人爵, 입현무방立賢無方, 덕본재말德本才末의 관계를 밝혔다.
(3) 변동론에서, 연구 대상으로 변역變易과 불역不易을 지적했고, 연구 방법
으로 교역交易과 변역變易을 밝혔다.
이상의 유교 사회학 이론은 ‘빈곤’, ‘위기’로 묘사되는 현대 사회학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유교 방법론은 사회학적 앎에 있어 본성과 이성, 사리와
82 동양사회사상

 

도리, 사실과 가치, 앎과 깨달음의 이원성을 극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불
평등 이론은 불평등의 인격적 자원, 혈연적 연줄망, 유교적 권위 형태 등에 의
한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다. 그리고 변동 이론은 현대 사회학 이론
의 기능론과 갈등론, 순환론과 진보론 사이의 대립, 변동의 주체에 대한 논쟁
들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핵심단어: 유교 사회학, 유교적 패러다임, 유교 방법론, 유교 계층론, 유교 변동론

 

Ⅰ. 머리말
쿤(Thoms S. Kuhn)은 과학의 진보를 과학적 성과들의 비누적적 단절의
연속 과정으로 파악하였다. 그가 말하는 과학의 비누적적 발전은 곧 패
러다임의 변화를 통한 과학 혁명1)에 의한 진보를 말한다. 과학사를 패러
다임의 변화를 통해 구성한 쿤의 이러한 관점은 유교 세계관과 사상을
통해 유교 사회학 이론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한국 사회학의 또 하나의
이론적 지평을 열어 보려는 우리의 의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지금
까지 과학이 비누적적 단절을 통해 진보해 왔다는 그의 주장은 서구 사
회학의 패러다임과 단절적인, 그렇지만 여전히 한국인의 중요한 세계관
을 이루고 있는 유교의 패러다임을 통해 한국 사회학의 진보 가능성을
탐색해 보도록 동기를 부여한다.2) 그리고 이른바 ‘정상 과학’(normal
science)은 과학자 공동체가 갖는 특정 패러다임의 산물이라는 것이 쿤의
입장이다. 이것은 전통적 세계관과 수입된 이론 사이의 괴리로 한국 사

 

1) 정상 과학이 더 이상 전문적 예측을 수행해 내지 못할 때 전문가들이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
하여 기존의 패러다임을 전체적 혹은 부분적으로 대체하는 것을 쿤은 과학혁명이라 불렀다.
“과학혁명을 통해 한때 존중받던 과학 이론에 대한 과학자 공동체의 거부와 새로운 과학 활
동을 위한 일단의 공약(commitment)이 성립된다. 과학혁명의 성격은 과학적 탐구에 적합한 문
제에있어서의전환과전문가가인정할수있는문제혹은합법적인문제해결방법으로고려
되어야 할 기준에 있어서의 전환에 의해 규정된다”(Kuhn, 1970: 6).
2) 한국 사회학에서 ‘유교 사회학’을 진보 단계에서 서구 사회학 다음에 둔 것은 역사적 진행과
상반되는 사실이지만, 이것은 역설적으로 한국 사회학의 ‘無歷史性’을 반영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 83

 

회학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한국 사회학자에게 한국 사회의 역사적․문
화적 특수성이 반영된 패러다임과 그에 근거한 자생적 사회학 이론 구성
에 관심을 가져야 할 당위성을 제기한다.
쿤은 패러다임이 갖는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한편으로 패러
다임은 어느 주어진 과학자 공동체 구성원들에 의해 공유되는 신념․가
치․기술 등의 총체적 집합을 가리킨다. 다른 한편으로는 패러다임은 그
런 집합에서 한 유형의 구성 요소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모델 또는 예제
(example)로 사용되어, 정상 과학의 나머지 수수께끼에 대한 풀이의 기초
로서 명시적 규칙들을 대치할 수 있는 구체적 수수께끼—풀이를 가리킨
다”(Kuhn, 1970: 175). 여기서 쿤이 말하는 패러다임에는 두 가지 기능이 내
포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하나는 ‘세계관’으로서의 패러다임이고, 다른
하나는 ‘모범 답안’으로서의 패러다임이다. ‘세계관’은 사이어(J.W. Sire)가
말하듯이 “세계의 근본적 구성에 대해 우리가 견지하고 있는 일련의 전
제 혹은 가정”(사이어, 1993: 19)이며, 또한 “모든 현상, 경험, 실천 그리고
그 밖의 모든 문제에 대한 하나의 통합된 총괄적 비전(vision)이나 신념”(박
이문, 1997: 18)이라 할 수 있다. ‘세계관’이 세계에 대한 인식의 형이상학
적 토대라 할 수 있다면, ‘모범 답안’은 곧 세계관에 바탕하여 구체적인
인식 행위에 채택되는 인식의 원형 내지 모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패러다임의 의미에 비추어 볼 때, 주자학의 리기론은 우리
가 여기서 시도하는 유교 사회학 이론형성에 대해 하나의 패러다임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리기론은 유교 사회학적 관점이 지향하는 신념, 가치
의 토대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또한 수용 가능한 유추와 비유, 그리
고 유사한 문제에 대한 해결의 모범 답안을 제시해 준다. 리기론에서 리
는 존재의 본성과 법칙, 행위의 당위와 규범의 원리인데, 이는 유교 사회
의 하나의 세계관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리하여 유교 학문 공동
체에서 공유되는 신념, 가치등은 궁극적으로 리理개념에근거하고 있다
84 동양사회사상

 

고 할 수 있다. 반면 기氣는 리理가 현실적으로 구현되는 과정과 관련된
개념이다. 기는 음양․오행의 모습을 띠고 리를 실현한다. 그래서 음양과
오행의 존재․작용 방식이 곧 만물의 존재․운동 방식의 궁극적인 패턴
(pattern)3)이 된다. 음양․오행이 패턴적 질서를 갖기 때문에 그것은 세계
의 존재 질서이자 세계에 대한 인식의 모범 답안이 된다. 이와 같이 리기
론은 유교 사회학에서 세계를 구성하는 존재론적 토대이자 인식의 전제,
원형이 된다. 여기서 리기론적 패러다임을 그것이 유교 사회학 이론에
갖는 기능에 따라 일단 ‘세계관적 패러다임’과 ‘모델․예제적 패러다임’
으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세계관적 패러다임은 세계의 구성 원리와 사
물의 존재․운동의 원리, 그리고 이러한 원리들의 본질에 관련된다. 이
패러다임은 유교 사회학에서 인정할 수 있는 탐구의 대상을 규정하고 그
것에 이르는 허용 가능한 방법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모델․예제적
패러다임은 세계의 구성 요소와 사물의 존재․운동 방식, 그리고 이러한
요소와 원리들의 구현, 실현과 관련된다. 이 패러다임은 음양․오행을 표
준적인 예(exemplar)로 삼아 연구 대상을 이 표준형의 변형으로 간주하여
접근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리기론적 관점에서 볼 때 전자의 패러다임은
리적 패러다임, 후자의 패러다임은 기적 패러다임으로 부를 수도 있겠다.
본 논문은 주자학의 리기론을 패러다임으로 하고 유교 사상을 내용으
로 하여 유교 사회학 이론을 구성해 보고자 한다. 그런데 하나 분명히 할
점은 리기론적 패러다임을 통해 유교 사회학 이론 구성을 시도하는 것이
곧 서구 근대 과학의 패러다임과 그에 근거한 현대 사회학을 부정하거나
배척하려는 의도에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하나의 사회는 비록 그 지배력

 


3) “패턴이란 물질이나 에너지의 어떤 규칙적인 배열, 질서있는 배열, 조직적인 배열이다. 말의
음성도, 물의파도도, 옷감의무늬도어떤 패턴을형성하게된다. 패턴은 다시재현할수있으
며(재현성), 그규칙성혹은질서성내지 조직성에의해그것을인지하는 인간에게‘의미’로서
나타나게 된다. 사물은 패턴을 가짐으로써 의미적인 존재가 된다”(야마다 케이지, 1992: 370).
사물은 음양․오행에 의해 분류되며 사물은 이 음양․오행에 의해 분류됨으로써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 이렇게 볼 때 음양․오행은 곧 존재의 패턴이자 인식의 패턴이 된다.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 85

 

의 차이는 존재할지라도 다양한 패러다임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우리의
의도는 현대 한국 사회에서 유교의 세계관과 그에 근거한 유교 패러다임
의 현실적 적실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유교 사회학은 현대 사회
학의 ‘대안’이 아니라 ‘보완’으로서의 의미를 가지며, 한국 사회학의 이
론적 지평을 넓히는 데 존재 의의가 있다고 본다. 여기서는 이러한 리기
론의 패러다임을 통해 유교 방법론, 유교 계층론, 유교 변동론을 구성하
고자 하였고, 이론 구성은 연구 대상과 연구 방법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
하고자 한다. 그리고 나서 리기론적 패러다임에 기초한 유교 사회학 이
론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이른바 ‘정상 과학’으로 자리하고 있는 서구
사회학에 어떠한 ‘진보적 의미’를 가지는지를 음미해 볼 것이다.

 

Ⅱ. 리기론적 패러다임
1. 세계관적 패러다임

 

주자학의 리기론은 세계의 구성과 운동, 그리고 그것들의 원리를 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리기론은 유교의 우주론과 세계관을 제시해 주고
있다. 리기론은 유교 사회학 이론 구성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명제로
요약할 수 있겠다.
1) 리는 사물의 존재와 운동의 원리이며, 기는 리의 원리에 따라 사물
의 존재와 운동을 이루는 요소 내지 에너지이다. 곧 기는 음양의 기와 오
행의 질을 말한다.
주희朱熹는 천하 사물에는 반드시 각각 소이연所以然의 원초적인 이유
와 소당연所當然의 당위적 법칙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이른바 리라고
했다. 리는 ‘스스로 기약하지 않아도 그렇게 되는 것’(自有不期然而然者)이
86 동양사회사상

 

기 때문에 ‘스스로 그만두는 것이 용납될 수 없는’(自不容已) 것이고 ‘바뀔
수 없는 것’(不可易者)이다. 여기서 소당연지칙所當然之則은 사실(현상) 속
에 드러나는 리, 즉 형이하의 세계에서 작용하고, 소이연지고所以然之故
는 그 사실의 근거로 내포되어 있는 리, 즉 형이상의 세계에 관련된다.
한편 기는 음양의 기4)와 오행의 질의 존재 양상을 갖는다. 음양은 운
동성이 풍부한 기가 만물에 갖추어진 내재력으로서의 에너지 측면을, 오
행은 형태를 이루는 물질이라는 측면이 강조되었다. 그런데 기가 에너지
와 물질의 물성物性만을 갖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기적 존재이고, 삶과
죽음이 기의 작용이듯이 기에는 정신과 생명성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리기론은 유기체적 세계관을 갖고 있다.

 

2) 사물은 리와 기의 결합으로 이루어지고, 리기의 결합 방식의 차이에
따라 사물은 다양한 모습을 갖게 된다.
주희는 “우주에는 리도 있고, 기도 있다. 리란 형이상의 도(道)이며, 만
물을 생성하는 근본이다. 기란 형이하의 도구(器)이며 만물을 생성하는
재료(具)이다. 그러므로 인간과 사물은 생성될 때 반드시 이 리를 품수
한 연후에야 본성(性)을 가지며 이 기를 품수한 연후에야 형태(形)를 가
진다”5)라고 했다. 리기론에 의하면 리와 기는 사물의 필수적인 구성 요
소이며, 동시에 서로가 존재하기 위한 조건이 된다. 사물은 리․기가
결합되었을 때 비로소 실체로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만사․만물의 다
양한 모습은 기의 차별상이 반영된 것이다. 세계의 다양한 모습은 ‘차
별’이 아니라 ‘차이’일 뿐이다. 이렇게 리기론은 전일적專一的세계관을
갖는다.

 

4) 氣는 理에 대비하여 쓰이기도 하고, 오행의 質에 대비하여 쓰이기도 한다.
5) 朱子文集, 권58, “天地之間有理有氣理也者形而上之道也生物之本也氣也者形而下之器也
生物之具也是以人物之生必稟此理然後有性必稟此氣然後有形.”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 87

 

3) 리기의 관계는 만물이 하나의 원리를 실현하는 각기 다른 모습인 리
일분수理一分殊의 관계이다. 따라서 만물은 각기 다른 모습을 갖지만 그
들의 리는 하나에 근원한다.
천지 만물을 종합하여 그 궁극에 있는 것, 곧 근원에 있는 것은 보편적
인 하나의 리다. 그러나 그 리가 만물 각각에 내재할 때에는 사물마다 자
연히 각각 하나의 분수리分殊理를 갖는다. 이때 사물이 갖는 각각의 리는
그 기의 혼昏․명明․청淸․탁濁에 따라서 다르지만 근원으로서의 리는
동일하다. “리일理一이라고 하는 것은 리의 일관성․공통성․보편성이
고, 분수分殊라고 하는 것은 사물 각각의 신분과 역할에서 차이가 생김을
말한다”(오하마 아키라, 1997: 149). 만물은 ‘분수分殊’라는 점에서 차별이
있지만 ‘리일理一’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이러한 점에서 리기론은 대
우주—소우주 식의 기하학적 상동성相同性의 세계관을 갖는다.

 

2. 모델․예제적 패러다임

 

리에는 정의情意도 없고 계탁計度도 없고 조작造作도 없다. 다만 기가
뭉치고 모이는 그 가운데 리가 있게 된다. 리는 다만 하나의 정결공활淨
潔空闊한 세계로서 형체도 없고 자취도 없는 것이므로 그 자체로 인식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리는 단지 기, 즉 음양, 오행의 관계와 동정
動靜을 통하여 존재하고 인식될 뿐이다. 따라서 음양, 오행의 존재 방식
과 작용 원리는 곧 사물의 리를 인식하는 모델․예제가 된다. 이는 다음
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음양오행의 존재 방식은 연속적, 중층적이며, 상대적 일원성에 근거
한다.
일기一氣, 음양, 오행은 일기에서 음양, 음양에서 오행으로의 발생론적
88 동양사회사상

 

연쇄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일기의 중층적 존재 양상을 갖는다.
그리고 “음양의 대립은 존재와 비존재, 선과 악의 대립과 같은 절대적
대립으로 볼 수 없다. 이것은 상대적이고 율동적인 대립이다. 즉 남녀
의 성적인 협동처럼 대립이 교대하고 순환하면서 상호 보완적인 관계
를 이룬다”(Granet, 1968: 123). 미美와 추醜, 선善과 악惡은 절대적 가치 기
준에 의해 판단될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추와 악의 원인은 미와 선의
존재에 있다. 기적氣的입장에서 보면 추는 미가 부족한 상태이고, 악은
선이 부족한 상태일 뿐이다. 왜냐하면 음양, 오행 각각은 일기一氣의 다
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음양오행의 리(분수리)는 곧 일기의 리(태극)를
내포하고 있고, 일기의 리는 음양오행의 리에 각각 함축되어 있다. 이
렇게 음양․오행적 인식은 부분과 전체의 리가 하나라는 전제에서 출
발한다.

 

2) 음과 양, 오행 사이는 상호 존재의 조건이 되는 관계이다. 따라서 음
양과 오행의 관계 체계에서 사물들은 상관적 대대적인 관계로 인식하
여야 한다.
대대 관계에서는 하나의 존재가 갖는 존재성은 그 자체의 본질에 의해
서가 아니라 다른 존재에 의해서 상대적으로 부여된다. 음양의 관계에서
보면 음양은 상호간 서로의 존재 조건이 된다. 음이 있음으로써 양이 존
재하게 되고, 양이 있음으로써 비로소 음이 존재하게 된다. 여기서는 주
체와 객체의 이원적 구분도, 그들간의 지배와 종속의 대립적 관계도 있
을 수 없다. 대대적 관점으로 볼 때 모든 사물이나 현상은 그 자체가 다
른 사물의 원인이자 결과가 되는 상성적相成的연쇄 관계에 놓여 있다.
사물을 음양오행의 관계로 배열할 때 사물은 이미 상관적相關的, 대대적
對待的관계 속에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 89

 

3) 음양 오행은 ‘변역變易’하고, ‘생생生生’하는 유행적 과정 속에 존
재한다.
음양은 ‘일음일양一陰一陽’하며, 오행은 ‘상생相生’, ‘상승相勝’, ‘촉진․
억제’하는 유기적 존재이다. 음양․오행의 유행은 마치 밤․낮, 춘하추동
의 순환처럼 일정한 패턴을 이루며, 이것은 인간, 사물, 자연에 관통하는
절대적 범례가 된다.

 

Ⅲ. 유교 사회학 이론의 모색
이상과 같이 세계관적, 그리고 예제․모델적 기능을 갖는 리기론적 패
러다임을 통해 다음에서 몇 가지 사회학 주제들에 관한 이론을 구성해
보고자 한다. 이론 구성은 두 측면, 즉 연구 대상의 구성과 연구(인식) 방
법의 제시를 통하여 전개하고자 한다.

 

1. 방법론
1) 연구 대상

 

방법론에서 볼 때, 연구 대상은 앎의 내용이 그 대상이 된다. 유교에서
의 앎의 내용은 주희의 ‘격물치지론格物致知論’에서 가장 간명하게 드러
난다. 즉 격물格物에서 이름(格)의 대상으로서의 ‘물物’과 치지致知에서 이
룸(致)의 대상으로서의 ‘지知’가 앎의 내용이 된다. 앎의 대상으로서의 물
과 지는 서로 다른 앎의 목적과 방법을 갖는다. 우선 앎의 방법을 보면,
물에 대한 앎은 감각기능(耳目之官)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지에 대한 앎은
마음의 기능(心之官)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귀와 눈의 기능(耳目之官)은 생각하지 못하여 물건에 가리어지니, 물건(外物)
90 동양사회사상

 

이 물건(耳目)과 사귀면 거기에 끌려갈 뿐이요, 마음의 기능(心之官)은 생각
할 수 있으니, 생각하면 얻고, 생각하지 못하면 얻지 못한다.6)
마음이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으며,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7)
여기서 이목지관은 감각의 기능을 갖고, 심지관은 심사心思의 기능을
갖는다. 그리고 봄(視), 들음(聽), 먹음(食)은 이목지관의 기능이고, 알아봄
(見), 알아들음(聞), 맛을 앎(味)은 심지관의 기능이다.
한편 물과 지에 대한 앎의 내용은 또한 그 앎의 목적을 달리한다. 감각
기능(耳目之官)에 의한 인지 내용은 인심人心이 추구하는 앎의 대상이고,
마음의 기능(心之官)에 의한 인식 대상은 도심道心이 추구하는 앎의 대상
이다.
마음의 허령지각虛靈知覺은 하나일 뿐인데, 인심과 도심의 다름이 있다고 한
것은 혹은 형기形氣의 사사로움에서 나오고, 혹은 성명性命의 올바른 것에서
근원하여, 지각한 것이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8)
인심과 도심은 두 개의 마음이 아니라, 그것이 추구하는 대상에 따라
달리 일어나는 한 마음의 두 측면이다. 도심은 성명性命에 근원하여 도리
道理를 지각하는 마음이요, 인심은 육체의 욕구에 근거하여 사리事理를
지각하는 마음이다.
이상에서 볼 때, 유교적 앎의 내용은 이목지관과 심지관의 기능으로
얻어지는 앎과, 인심과 도심에서 발원하는 앎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6) 孟子, 告子上, 15장, “曰耳目之官不思而蔽於物物交物則引之而已矣心之官則思思則得
之不思則不得也此天之所與我者.”
7) 大學, 7장, “心不在焉視而不見聽而不聞食而不知其味.”
8) 中庸, 章句序, “心知虛靈知覺一而已矣而以爲有人心道心之異者則以其或生於形氣之私
或原於性命之正而所以爲知覺者不同.”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 91

 

수 있다. 여기서 이목지관의 기능으로 얻어지고 인심이 추구하는 바의
앎은 오관五官의 감각과 형기形氣의 동기에 근원하기 때문에 ‘기적 앎의
대상’이라 할 수 있고, 심지관의 기능으로 얻어지고 도심이 추구하는 바
의 앎은 심식心識과 성명性命에 근원하기 때문에 ‘리적 앎의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유교는 이 두 앎을 우열이나 선악의 관점에서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리기적 관계로 종합되어야 온전한 앎의 대상이 구성될 수 있음
을 강조한다. 그래서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
면 위태롭다.9)
배움(學)은 기적 앎에 관련되고, 생각함(思)은 리적 앎에 관련된다. 배움
은 앎의 소이연所以然을 익히는 것이고, 생각함은 앎의 소당연所當然을
깨닫는 것이다. 그 중 하나로서는 완전할 수 없으며, 소이연과 소당연을
모두 얻었을 때 완전한 앎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2) 연구 방법
앎의 내용에 있어서의 차이는 자연히 앎에 이르는 방법의 차이를 가져
온다. 기적 앎에 대한 방법은 주희의 ‘격물格物’의 방법, 즉 ‘사물에 이르
는 방법’이 요구되고, 리적 앎에 대한 방법은 ‘치지致知’의 방법, 즉 ‘앎을
이루는 방법’이 요구된다.
격물의 방법은 사물의 본질을 반영하는 사실 자료들을 광범하게 고찰
하고 정확히 획득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공자와 맹자는 지식과
경험에 객관성을 높이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절차를 제시했다.

 

9) 論語, 爲政, 15장, “子曰學而不思則罔思而不學則殆.”
92 동양사회사상

 

그 하는 것(以)을 보며(視), 그 이유(由)를 살피며(觀), 그 편안히 여김(安)을 살
펴본다면(察)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을 숨길 수 있겠는가! 사람들이 어찌 자신
을 숨길 수 있겠는가!10)
사람에게 보존되어 있는 것(神氣)은 눈동자보다 더 좋은 것이 없으니, 눈동자
는 그 악惡을 가리우지 못한다. 가슴속이 바르면 눈동자가 밝고, 가슴속이 바
르지 못하면 눈동자가 흐리다. 그의 말(言)을 들어보고(聽) 그의 눈동자(眸)를
관찰한다면(觀)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을) 숨기겠는가!11)
여기서 시視․관觀․찰察․청聽은 격물하는 방법이고, 이以․유由․안
安․언言․모眸는 격물의 대상이다. 공자와 맹자는 먼저 행위의 드러난
면을 지각하고(視), 그 행위의 동기나 이유를 세밀히 살피고(察), 나아가서
그 행위를 마음에 즐기는가(安)를 알 때 비로소 거짓이 없는 행위로 파악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희는 “혹은 일에 뚜렷이 드러난 면을 생각하고,
혹은 심리의 은미한 면을 살피며, 혹은 문자 가운데에서 구하고, 혹은 강
론의 때에도 탐구”12)할 것을 제안하여 격물, 즉 ‘앎에 이르는’ 방법을 보
다 구체적으로 밝혔다.
한편 치지致知의 방법은 사물의 이치의 궁극을 깨닫는 것이다. 치지는
리의 궁극을 일관하여 터득하는 것을 말한다. 격물이 앎의 소이연을 얻
는 방법이라면, 치지는 앎의 소당연을 이루는 방법을 말한다. 앎의 소이
연은 객관적 사물에서 찾아지지만 앎의 소당연은 그것이 내 마음의 이치
와 일치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주희는 “치지는 나로부터 말하
고, 격물은 사물에 나아가 말한다”13)라고 했다. 치지는 결국 마음에서 깨

 

10) 論語, 爲政, 10장, “子曰視其所以觀其所由察其所安人焉廋哉人焉廋哉.”
11) 孟子, 離婁上, 15장, “孟子曰存乎人者莫良於眸子眸子不能掩其惡胸中正則眸子瞭焉胸中
不正則眸子眊焉聽其言也觀其眸子人焉廋哉.”
12) 大學或問, “若其用力之方則或考之事爲之著或察之念慮之微或求之文字之中或索之講論之
際.”
13) 朱子語類, 권15, “致知是自我而言格物是就物而言.”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 93

 

달음을 통해 ‘앎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치지의 방법으로 주희는 주일무
적主一無適의 경敬을 강조한다. 경이란 일에 오로지(專一)하고 집중(主一)
하여 방일放逸하지 않고, 삼가고 두려워하여 항상 깨어 있는 상태(常惺惺)
이다. 경은 본래의 마음을 보존하는 것(存心)하는 것이고, 흩어진 마음을
수렴(求放心)하는 것이다. 경을 통해 격물적 앎은 마음의 이치와 합일을
이루는 활연관통豁然貫通의 지적 비약을 이루게 되는데 이것이 치지적
앎이다. 이 앎은 마음에서 깨달아 이루어진 것인데, 이 앎을 이룬 마음을
주희는 진심盡心이라 했다.
마음의 본체(體)는 거느리지 않는 것이 없고, 그 쓰임(用)은 두루하지 않는 것
이 없다. 이제 이치(理)를 궁구하고 관통하여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데에 이
르면, 진실로 거느리지 않음이 없는 ‘체體’와 두루하지 아니함이 없는 ‘용用’
을 다하는 것이다. 그래서 평상시 고요한 곳에 거할 때는 텅 비고 밝게 통달
하여 진실로 털끝만큼의 의심스러운 생각도 흉중에 존재하지 않는다. 사물이
이르러 옴에 이르면 천하의 모든 사물 혹은 평소에 귀나 눈으로 보고 듣고
생각하는 사이에 접한 적이 없는 것을 거론하더라도 아주 분명하게 해명하
지 못하는 것이 없으니, 이것이 진심이다.14)
지금까지 ‘앎을 이루는 방법’으로서 경에 의한 존심과 활연관통에 의
한 진심을 살펴보았다. 존심과 진심은 자성의 방법이고 자각의 방법이다.
그런데 이 자성․자각은 외부에 대한 지각을 통한 반추에 의해 완성될
수 있는 방법이다. 경은 허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과 현상 속
에서 추구해야 한다. 활연관통도 무지無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많은
노력과 성취가 쌓였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비약이다. 이렇게 볼 때, ‘앎을

 

14) 孟子或問, 권13, “心之體無所不統而其用無所不周者也今窮理而貫通以至於可以無所不知
則固盡其無所不統之體無所不周之用矣是以平居靜處虛明洞達固無毫髮疑慮存於胸中至於
事至物來則雖擧天下之物或素所未嘗接於耳目思慮之間者亦無不判然迎刀而解此其所以謂盡
心.”
94 동양사회사상

 

이루는 방법’은 ‘앎에 이르는 방법’과 분리될 수 없다. 이러한 두 연구 방
법은 리기론을 예제로 하여 보면, 음양오행의 분수리와 태극이 통일되는
것이고, 오감五感과 형기形氣에서 얻은 앎(기적 앎)이 마음의 본성(리적 앎)
과 일치하는 것이다.

 

2. 계층론
1) 연구 대상

 

사회적 불평등을 리기론적 관점에서 하나의 사물로 보아 접근한다면,
사회적 불평등도 리적理的불평등과 기적氣的불평등의 결합으로 이루어
진 사회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유교적 사회 불평등 체계는 이 리기적 불
평등이 사회 질서 속에서 하나의 신분 체계로 통합되고, 그것이 행위 규
범으로서 정당화됨으로써 이룩되는 것이다. 불평등에 대한 리기론적 논
의의 출발점은 맹자의 삼달존三達尊에 대한 언급에서 찾을 수 있다. 맹자
는 제齊나라의 왕이 빈사賓師인 자신을 예禮로 대하지 않음을 보고 천하
에 공통된 가치를 들어 이를 비판하였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이것을 말한 것이겠는가? 증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진晉나라와 초楚나라의 부富함은 내 따를 수 없거니와, 저들이 그 부富를
가지고 나를 대하면 나는 내 인仁으로써 대하며, 저들이 그 관작官爵을 가지
고 대하면 나는 내 의義를 가지고 대할 것이니, 내 어찌 부족할 것이 있겠는
가?’ 하셨으니, 이 어찌 불의不義인 것을 증자께서 말씀하였겠는가? 이것도
혹 한 방법일 것이다. 천하에 달존達尊이 세 가지가 있으니, 관작官爵이 하나
요, 연치年齒가 하나요, 덕德이 하나이다. 조정朝廷에는 관작만 한 것이 없고,
향당鄕黨에는 연치만 한 것이 없고, 세상을 돕고 백성을 자라게 하는 데는
덕만 한 것이 없으니, 어찌 그 한 가지를 소유하고서 둘을 가진 사람을 만홀
慢忽히 할 수 있겠는가?15)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 95

 

맹자는 오직 관작만 높은 제나라 왕이 덕과 연치가 많은 자신을 높이
지 않는 것에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여기서 맹자는 불평등 자원으로 부
富와 관작官爵, 인의仁義를 제시했다. 그리고 마치 사물이 리․기의 어느
하나로만 이루어질 수 없듯이 이들 두 자원은 모두 사회적 신분 형성의
요소가 된다고 보았다. 맹자가 불평을 토로한 것은 왕이 부와 관작, 즉
기에 따른 예만을 따르고, 인의 즉 리에 따른 예를 소홀히 하는 데 있었
다.
맹자의 삼달존에서 덕에 의한 지위를 리적 신분이라 할 수 있고, 연치
와 관작에 의한 지위를 기적 신분이라 할 수 있다. 리적 신분은 도덕 공
동체에서 리의 실현을 통해서 얻어지는 지위이며, 성인聖人과 현인賢人의
지위가 가장 전형적인 리적 신분이다. 리적 신분의 위계는 호생불해浩生
不害의 물음에 대한 맹자의 답변에서 가장 자세하게 설명되고 있다.
호생불해浩生不害가 물었다. ‘악정자樂正子는 어떠한 사람입니까?’ 이에 맹
자께서 말씀하셨다. ‘선인善人이며, 신인信人이다.’ 다시 묻기를, ‘무엇을 선
인이라 이르며, 무엇을 신인이라 이릅니까?’라고 하니, 이에 맹자께서는 ‘가
욕可欲스러움을 선인이라 이르고, 선善을 자기 몸에 소유함을 신인이라 이르
고, 충실함을 미인美人이라 이르고, 충실하여 광휘光輝함이 있음을 대인大人
이라 이르고, 대인이면서 저절로 화化함을 성인聖人이라 이르고, 성스러워
알 수 없는 것을 신인神人이라 이른다. 악정자는 두 가지의 중간이요, 네 가
지의 아래이다’라고 말씀하셨다.16)
맹자는 리적 신분으로 인의의 실현 정도에 따라 선인善人, 신인信人,

 

15) 孟子, 公孫丑下, 2장, “孟子曰豈謂是與曾子曰晉楚之富不可及也彼以其富我以吾仁彼
以其爵我以吾義吾何慊乎哉夫豈不義而曾子言之是或一道也天下有達尊三爵一, 齒一, 德
一朝廷莫如爵鄕黨莫如齒輔世長民莫如德惡得有其一以慢其二哉.”
16) 孟子, 盡心下, 25장, “浩生不害問曰樂正子何人也孟子曰善人也信人也何謂善何謂信
曰可欲之謂善有諸己之謂信充實之謂美充實而有光輝之謂大大而化之之謂聖成而不可知之
之謂神, 樂正子二之中四之下也.”
96 동양사회사상

 

미인美人, 대인大人, 성인聖人또는 신인神人으로 위계지었다. 반면 기적
신분은 정치 공동체인 현실의제도 속에서 구현된사회적 지위를 말한다.
이 신분은 권력과 부의 차이로서 현실에서 드러나는 지위이다. 사물에
있어서 리․기의 관계처럼 기적 신분은 현실적 직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리적 신분이 스스로를 전개하고 구현하는 수단이 된다. 기적 신분은 전
체적으로 볼 때 천자가 위계의 정상을 차지하고 그 아래로 공公․후侯․
백伯․자子․남男의 봉건적 군주가 있다. 각 군주는 다시 경卿․대부大
夫․사士․민民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 지위들 간의 위계는 정치적 권력
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에 있어서도 일정한 차별을 가진다. 기적 신분은
관작과 봉록의 위계로 드러나지만, 그 위계는 또한 덕과 재능의 위계와
일치할 때 정당화된다. 마치 기의 차별상이 그에 따른 분수리에 의해 정
당화되듯이.

 

2) 연구 방법
유교적 신분을 리적 신분과 기적 신분으로 나누어 볼 때, 리적 신분은
리를 체현한 신분이고, 기적 신분은 그것을 사회적으로 실현하는 신분이
라 할 수 있다. 이들 두 신분을 맹자는 천작天爵과 인작人爵으로 불렀다.
천작天爵이 있으며 인작人爵이 있으니, 인의仁義와 충신忠信을 행하고 선善
을 즐거워하며 게을리 하지 않음은 천작이요, 공경公卿과 대부大夫는 인작이
다. 옛사람은 천작을 닦음에 인작이 뒤따랐다. 지금 사람들은 천작을 닦아서
인작을 요구하고, 이미 인작을 얻고서는 천작을 버리니, 이것은 의혹됨이 심
한 자이다. 끝내는 반드시 인작마저 잃을 뿐이다.17)

 

17) 孟子, 告子上, 16장, “孟子曰有天爵者有人爵者仁義忠信樂善不倦此天爵也公卿大夫此
人爵也古之人修其天爵而人爵從之今之人修其天爵以要人爵旣得人爵而棄其天爵則惑之甚
者也終亦必亡而已矣.”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 97

 

사회적 신분은 인작의 모습을 갖지만, 인작은 천작을 얻음으로써 부차
적으로 따르는 것이다. 천작은 인작의 수단이 아니라 인작의 조건이 된
다. 그래서 리적 신분을 얻는 것이 기적 신분에 우선한다.
이렇게 볼 때, 불평등의 문제는 인작을 천작에 우선하고, 천작을 인작
의 수단으로 여기고, 더욱이 인작을 얻은 후에 천작을 버리는 데 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함으로써 천작과 인작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또한
인작이 천작 외에 다른 요인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가들
은 위정자의 높은 도덕성을 강조했고, 덕이나 학문 이외에 가문이나 재
산, 직업 등의 요인에 의해 신분이 형성되는 것을 경계하였다. 맹자는 이
를 두고 성군聖君(湯王)은 “입현무방立賢無方”(어진 이를 세우되 일정한 方所
가 없이 하였다)18)한다고 했다. 다음에서 입현무방의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순 임금은 견무畎畝의 가운데서 발신發身하셨고, 부열傅說은 판축版築의 사
이에서 등용되었고, 교격膠鬲은 어물魚物과 소금을 파는 가운데에서 등용되
었고, 관이오管夷吾는 사관士官에 갇혔다가 등용되었고, 손숙오孫叔敖는 바
닷가에서 등용되었고, 백리해百里奚는 시장에서 등용되었다.19)
위에서 등용된 순, 부열, 교격, 관이오, 손숙오, 백리해는 모두 천자, 대
부로서의 정치적 권력을 갖게 되지만 그들은 농부, 토목공, 상인, 어부,
심지어 죄인에 이르기까지 미천한 출신들이었다. 맹자는 정치에 있어서
신분보다는 덕과 재능에 따라 등용되어야 하며, 그리하였을 때 피지배자
의 자발적인 복종을 이끌어 낼 수 있음을 언급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재부財富도 그 자체로 신분에 중요한의미를 갖지
못한다. 유학에서 경제 철학의 요지는 ‘경제적으로 자유로우면 도덕의

 

18) 孟子, 離婁下, 20장, “湯執中立賢無方.”
19) 孟子, 告子下, 15장, “舜發於畎畝之中, 傅說擧於版築之間, 膠鬲擧於魚鹽之中, 管夷吾擧於
士, 孫叔敖擧於海, 百里奚擧於市.”
98 동양사회사상

 

발전이 그만큼 용이하다’란 말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맹자는 “성인이
천하를 다스림에 백성들로 하여금 콩과 곡식을 물과 불처럼 흔하게 소유
하게 하니, 콩과 곡식이 물과 불처럼 흔하다면 백성들이 어찌 인仁하지
못한자가 있겠는가”20)라고 하여, 인간에있어서 재부財富가본성의 발현
에 중요함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재부는 덕의 본本에 대한 말末로서
의 수단적 의미를 가질 뿐이다.21) 부는 사물에 있어서 기氣, 마음에 있어
서 정情과 같이 원리를 실현하는 도구, 본성을 발현하는 수단일 뿐 그 자
체가 신분의 근거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재부는 천작(仁)을 얻기 위한 수
단일 뿐이다.

 

3. 변동론
1) 연구 대상

 

변동에 대한 사상은 주역에 잘 나타나 있다. 주역에서 변동의 의미는
불역不易과 변역變易의 의미로 구성되어 있다. 불역과 변역은 서로 상대
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불역은 변역 속의 바뀌지 않는 성질, 즉 변화
가운데 있는 항상성을 말한다. ‘변하지 않는’ 항상성이 있음으로 해서 변
화가 생기고 ‘변역’으로 말미암아 항상성이 드러난다. 이 “항상성이란 자
연계에서는 천지天地, 강유剛柔, 소장消長, 왕복往復을 가리키고, 인간사에
서는 남녀男女, 군신君臣, 부자父子, 귀천貴賤등을 가리킨다”(고회민, 1990:
308). 자연계에서는 이 같은 항상성이 있기 때문에 자연의 질서가 유지되
며, 인간사 역시 이 같은 항상성이 있기 때문에 상호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반면 변역의 뜻은 불역의 속성인 항상적인 위치와 덕성이 상호 반대反

 

20) 孟子, 盡心上, 23장, “聖人治天下, 使有菽粟如水火. 菽粟如水火, 而民焉有不仁者乎.”
21) 大學, 10장, “德者本也財者末也.”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 99

 

對, 상대相對, 소장消長, 왕래往來하고, 승承, 승乘, 비比, 응應등을통해 유
행流行, 변화變化하는 것을 말한다. 공자는 계사전繫辭傳에서 ‘변역’의
역도易道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주역이라는 책의 성격은 멀리
할 수 없는 것이고, 그 도道는 거듭 변하는 것이다. 변화하고 운동하며 멈
추지 않고 육허六虛(상하․사방)에 두루 유전하며 오르내림이 무상하고강
유가 서로 바뀌니, 일정한 표준을 세울 수 없고 오직 변화에 나아갈 뿐이
다.”22) 변역은 곧 불역의 ‘표현’이며 형상화된 모습이다.
불역과 변역의 관계는 리기론에서의 리와 기의 관계와 흡사하다. 불역
은 변동에 있어서 리와 같은 위치를 갖는다. 불역은 모든 변역의 소이연
이 되면서 스스로는 바뀌지 않는 존재이다. 변역은 시時․위位․응應․
비比등의 조건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갖지만 그 속에는 변함이 없는 불
역이 존재한다. 이렇게 유교적 의미의 변동은 불역과 변역의 의미를 내
포하고 있기 때문에 변동의 의미는 하나에서 단절적이고 이질적인 또 하
나의 다른 것으로의 이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가시적인 변동 속에
불변하는 원리가 있으며 변동은 그 불변하는 원리의 또 다른 하나의 가
시적인 모습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변동은 변화의 한 단계의 종말이
나 소멸이 아니라, 동시에 새로운 단계로의 재창조․소생의 의미를 갖는
다. 이러한 재창조와 소생이 끊임없이 되풀이 될 수 있는 것은 변할 수
없는 궁극적인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변동이 불역과 변역으로 구성됨으
로써 변동을 반복 순환의 형식과 리일분수理一分殊적이고 일즉다一卽
多․다즉일多卽一의 리기론적 존재 양식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다.

 

2) 연구 방법
변동이 변동의 리적 측면인 불역과 변동의 기적 측면인 변역으로 이루

 

22) 周易, 繫辭傳下, 8장, “易之爲書也不可遠爲道也屢遷變動不居周流六虛上下无常剛柔
相易不可爲典要唯變所適.”
100 동양사회사상

 

어졌다면, 변동에 대한 접근은 마땅히 변동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드러나
는 변역을 통하여 파악될 수 있다. 변역은 교역交易과 변역23)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주희는 교역과 변역을 다음과 설명한다.
음양은 유행流行이 있고 정위定位가 있다. 한번 동動하고 한번 정靜하여 상
호 뿌리가 되는 것은 곧 유행이니 추위가 가고 더위가 오는 것이 이것이다.
음으로 나뉘고 양으로 나뉘어서 양의兩儀가 서는 것이 곧 정위이니 천지天
地․상하上下․사방四方이 이것이다. 변역은 곧 유행이고 교역은 곧 대대이
다. 또 말하기를 교역은 양이 음을 사귀고 음이 양을 사귀는 것이니, 이것은
괘도상卦圖上의 천지정위天地定位, 산택통기山澤通氣, 뇌풍상박雷風相薄, 수
화불상석水火不相射과 같이 팔괘八卦가 상착相錯하는 것이 이것이다. 변역
은 음이 양으로 양이 음으로 변하고, 노양老陽이 소음少陰으로 노음老陰이
소양少陽으로 변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점서占筮의 방법이니, 주야晝夜,
한서寒暑, 굴신屈伸, 왕래往來가 이것이다.24)
주희는 교역을 음양이 정위定位하여 대대對待하는 것으로 말했고, 변
역을 음양이 소장消長하며 상호 유행流行하는 것으로 말했다. 결국 교역
은 변동을 음양의 대대적 구조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며, 변역은 음양의
유행적 과정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다. 대대적 구조는 음양의 정위定位․
감응感應에 의하여 성립하고, 유행적 과정은 음양의 상추相推․진퇴進退
에 의해서 성립된다. 그리고 정위․감응은 음양의 조화를 지향하며, 상
추․진퇴는 균형을 지향한다. 리기론으로 말하면 변역은 불역의 리에 대
해 기에 해당한다. 기의 입장에서 교역은 음양의 구조적인 측면, 변역은

 

23) 여기에서교역과대비되는‘변역’은앞의불역과대비되는변역과구분된다. 마치氣의개념이
理와 대비될 때와 質과 대비될 때 다른 의미를 갖는 것과 같다.
24) 周易本義, 乾卦, 細註, “陰陽有箇流行底有箇定位底一動一靜互爲其根便是流行底寒往
暑來是也分陰分陽兩儀立焉便是定位底天地上下四方是也變易便是流行底交易便是對待
底又曰交易是陽交於陰陰交於陽是卦圖上底如天地定位山澤通氣雷風相薄水火不相射八
卦相錯者是也變易是陽變陰陰變陽老陽變爲少陰老陰變爲少陽此是占筮之法如晝夜寒暑屈
伸往來者是也.”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 101

 

음양의 유행적인 측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체용體用의 관점에서 불
역과 변역을 두고 볼 때 불역이 체라면 변역은 용에 해당하고, 교역과 변
역을 두고 보면 교역이 체라면 변역은 용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리기
론적 관점이든 체용론적 관점이든 간에 교역과 불역은 변동을 이루는 필
수적인 요소이면서 분리될 수 없는 관계이다. 대대는 유행이 아니면 변
화할 수 없는 것이고, 유행은 대대가 아니면 스스로 행해질 수 없는 것이
다. 음양의 대대에 의해서 변화가 가능한 것이고, 변화에 의해서 다시 음
양의 대대가 정립되는 것이다. 생생변화의 원리로서의 ‘일음일양지위도
一陰一陽之謂道’에는 결국 음양의 대대와 유행이 통합되어 있다. 따라서
유교 변동론에는 변동의 구조와 운동, 변동의 공간과 시간, 변동의 존재
론과 인식론이 통합되어 있다.

 


Ⅳ. 유교 사회학 이론의 의의
우리가 앞에서 다룬 세 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유교 사회학의 이론적
의의를 살펴보자. 우선 유교 방법론에서 격물치지론은 경험론과 합리론
을 중심으로 한 서구 사회학의 인식론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경험
론은 감각 경험이 앎의 가장 기본적 조건이라는 입장이며, 합리론은 앎
의 기본 조건이 합리적 이성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경험론과 합리론이
각기 감각과 이성에 근거함으로써 인식의 조건은 인간의 추상 능력의 한
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격물치지론은 인간 밖의 사물의 이치와
마음 안의 본성의 이치와의 합일을 추구한다. 격물치지론은 경험론과 합
리론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여기에는 ‘안과 밖의 일치’ 즉 천리와 인성,
사리事理와 도리道理의 합일을 추구한다. ‘안과 밖의 일치’를 통해 유교
적 경험론은 추상화로 인한 비현실성을 극복할 수 있고, 유교적 합리론
이 주관적 상대성에 머물지 않게 한다. 격물은 단순히 경험적 사실을 추
102 동양사회사상

 

구하는데 머무는 것이 아니다. 격물을 통한 앎은 끊임없이 일상 생활 속
에서 반성을 통해 이치를 체득해 가기 때문에 현실에서 유리된 앎이 되
지 않는다. 그리고 치지를 통해 얻은 앎은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앎이 아
니라 깨달음을 통한 보편적이고 궁극적인 앎이다.
그리고 유교 사회학의 방법론에서는 도심道心에 의한 성명性命의 추구
를 진정한 앎의 대상으로 보고 ‘앎을 이루는 방법’을 강조한다. 여기서
앎은 인간의 도덕적 본성과 분리하지 않으며, 수양을 통한 깨달음을 앎
에 이르는 중요한 방법으로 강조한다. 그래서 유교 방법론에서 앎의 주
체와 대상은 분리되지 않으며, 사리事理와 심리心理가 합일하며, 앎이 경
험을 통해 완성되는 체득에 의한 앎을 강조한다. 유교적 앎은 실천과 분
리되지 않으며, 가치 판단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그래서 항상 ‘인간적
인 것’에 대한 규범적인 반성을 촉구하며, 지식과 구별되는 지혜, 즉 윤
리적인 앎을 추구한다. 유교 방법론이 갖는 의의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이영찬, 2001: 233-234).
첫째, 유교의 방법론은 인간의 본성과 이성의 이원성을 극복할 수 있
는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유교에서 인식 작용은 마음에서 일어나고 마
음은 또한 본성이 발현되는 장소이다. 따라서 본성의 자각은 곧 이성적
인식 작용의 원인이자 결과가 된다.
둘째, 유교의 방법론은 지식과 행위의 이원성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
성을 제시해 준다. 유교에서 진정한 앎은 행함과 분리되지 않는다.
셋째, 유교의 방법론은 사리와 도리의 이원성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
성을 제시해 준다. 유교의 앎은 자연의 법칙과 인간의 행위 원리의 일치
에 있다. 자연에 대한 인간중심주의는 곧 자연에 의한 인간의 소외를 가
져올 뿐이라고 본다.
넷째, 유교의 방법론은 사실과 가치의 이원성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
성을 제시해 준다. 유교에서 앎의 많은 부분은 시비是非의 판단으로 구성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 103

 

되어 있다. “주자가 말하는 시비는 곧 선악의 판단이다. 옮음은 선이고
그름은 악이라는 것이다. 시비는 바로 도덕에서의 선악 관념이다. 이렇게
선악으로 시비를 논하는 것은 역시 진리관을 도덕관으로 귀결시키는 것
이다”(方立天, 1997: 174). 옳은 것은 곧 이치에 맞는 것이고, 이치에 맞는
것은 선한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유교적 방법론은 앎과 깨달음의 이원성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유교적 앎의 궁극적인 목표는 주어진 사실 자체
의 앎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실적 지식을 바탕으로 활연관통을 통해
통일된 전체 이치를 깨닫는 것이다. 이것은 앎의 궁극적 목표이자 동시
에 자신의 본성을 깨우치는 일이다.
한편 유교의 불평등 이론은 유교 문화가 많은 부분 여전히 사회의 심
층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 한국 사회의 불평등 현상에 대해 몇 가지 중요
한 함의를 갖고 있다.
우선, 현대 사회학에서 불평등의 원인으로 고전적으로 부, 권력, 명예
등을 들고 있다. 근래에는 조직, 지식․정보, 사회적 배제 등이 꼽히기도
한다. 그리고 이들 자원들은 불평등 이론에서 각기 특정 사회의 사회 구
조, 지배적인 사회적 이념, 역사적 시기와 문화적 장면에 따라 달리 강조
되어 왔다. 유교의 불평등 자원은 궁극적으로는 덕의 체현에 근거를 두
고 있다. 덕은 그 자체가 지배력이 아니라 타인의 자발적인 복종에 의해
비로소 불평등의 자원이 된다. 권력과 부 등 현대 사회학 이론에서의 불
평등 자원이 물질적․객관적 자원이라면 덕은 인격적․도덕적 자원이다.
현대 사회는 권력, 부, 명예의 차이에 따른 불평등이 지배적이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이들 물질적․객관적 자원과는 다른 덕의 차이에 따른 인격
적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아직도 한국 사회에는 유교
적 도덕 공동체가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남아 있기 때문일 것
이다. 비록 권력과 부, 명예가 없더라도 도덕성을 갖춘 사람은 여전히 존
104 동양사회사상

 

경을 받는다. ‘사람의 됨됨이’는 사회적 관계에서 매우 중시되며, 공적인
위계와 상관없이 타인의 자발적인 공감, 설득, 복종을 얻어낼 수 있다. 요
컨대 한국 사회에 ‘사회 지도층’이란 도덕적 계층이 실체로서 언급되고
있으며, 이들 사회 지도층에게 특히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덕이 여전히 불평등의 중요한 자원이 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유교 불평등론은 한국 사회의 불평등에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
지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혈연적 연줄망에 의한
불평등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제기한다. “유가는 가정 내부의 자연적 질
서를 사회의 인위적 공간에까지 적용시킨 체계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혈연 집단의 원리가 이익 집단의 원리와 연속되고 등치되었다”(한형조,
2000: 94-95). 유교에서 사회적 관계의 규범인 예禮는 ‘친척을 친히 함의
등급’(親親之殺)과 더불어 ‘어진이를 높임의 등급’(尊賢之等)에서 비롯된
다.25) 즉 예는 혈연적 거리를 미루어 사회적 소원疏遠에까지 나아가는 것
을 원리로 삼는다. 사회적 불평등이 사회적 관계의 배타성의 의미를 내
포한다면, 혈연적 연줄망도 배타적․사회적 관계의 중요한 준거가 된다.
현대의 개방 사회에서의 불평등은 교육과 기술, 정보 등에 대한 접근 가
능성에 크게 의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혈연적 연줄망이 사회적
불평등에 큰 영향을 행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연줄망이
사회적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
혈연적 연줄망에 근거한 연고주의는 사회적 신뢰의 수준과 내부적 결속
을 증대시키고 개인들 간의 관계나 거래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긍정적
인 측면도 있다. 그래서 현대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기회의 평등이나 공
정한 게임의 법칙으로 합리화하는 데서 나아가 정의적이고 공동체적인
연줄망 속에서 해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혈연
이외에 지연, 학연 등도 이 혈연적 관계의 이념이 확대된 현상으로 이해

 

25) 中庸, 20장, “親親之殺尊賢之等禮所生也.”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 105

 

할 수 있다면, 그 영향력은 현대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관계의 측면에서 보면, 사회적 지위간의 관계에 있어서
유교적 입장은 가족주의적이고, 가산제적이다. 현대 사회의 계급 관계를
설명하는 대부분의 이론들은 계층간의 관계를 이원적인 적대 관계로 상
정하고 있다. 그러나 서구 사회학의 이론적 가정과는 달리 한국 사회에
는 상당 부분 유교적 사회 관계의 유산이 남아 있다. 이것은 흔히 유교적
가치로 인식되는 동아시아 경제 조직의 문화 장치에서 잘 나타난다. “동
아시아의 문화 장치는 인간의 정의적情意的유대, 집단 지향성, 그리고
조화를 강조하는 이른바 ‘동양적 또는 정의적 경제 발전 모델’을 창조하
였다”(太洪朝, 1996: 30). 이 문화 장치는 조직에서 유교적 인간 관계를 바
탕으로 하고 있다. 예컨대, 가족 제도는 말할 것도 없고, 동창회, 정치적
파벌, 재벌 조직, 그리고 향우회, 화수회花樹會등과 같은 조직에서도 이
문화 장치는 여전히 강하게 작동되고 있다. 오우치(Ouchi)는 일본 기업들
의 사례에 근거하여 조직에 있어서 유교적 권위 형태를 관료 조직적 체
계와 대조하여 ‘씨족 형태의 권위’(clan forms of authority)라 불렀다(기든스,
1998: 290). 이 권위 형태는 작업 집단을 중시하고, 경쟁이 아닌 연공 서열
에 의해 승진하며, 피고용자들이 사적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최
대한의 공적 부조를 제공해 주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씨족이란 개인
적 유대 관계로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집단을 말한다. 씨족적 인간관
계는 경쟁과 갈등보다는 우애와 조화를 중시한다. “자본주의는 우리가
흔히 형식 민주주의와 실질 민주주의 사이의 모순이라고 말하는 정치적
평등과 경제적 불평등 사이의 불일치를 안고 있다. 시장의 자율적인 메
카니즘에만 의존해서는 부의 불평등 문제가 해소될 수 없으며, 특히 가
난한 사람들과 아픈 사람, 그리고 노인들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최소한의 안전망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되고 있다”(유석춘, 2000: 223).
106 동양사회사상

 

신자유주의적인 노선은 경쟁력을 가진 기득권 집단의 이데올로기일 뿐
이들 약자들에 대한 안전망 구축에는 별 관심이 없다. 유교의 불평등론
에는 공동체적 책임감, 도덕적 절제, 만인동포주의적 인간애가 내장되어
있다. 현대 한국 사회에서 계급 갈등이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상당
한 정도로 나타나고 있지만, 노사 갈등의 많은 부분은 유교적 가족주의
규범과 인간 관계를 통해 해결되고 있다. 유교적 불평등론은 이러한 측
면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교 변동론이 현대 사회학에 시사하는 의의를 살펴보겠
다(이영찬, 2001: 335-337). 첫째, 주역의 변동론은 변동의 갈등론과 기능
론을 통합하고 있다. 갈등론적 변동 이론에서는 사회 변동은 불안정과
투쟁, 그리고 사회적 와해를 야기하는 힘을 강조한다. 예컨대 마르크스는
계급간의 상호 갈등을 통하여 사회 변동을 이해하고 있다. 그는 모든 사
회를 계급 투쟁의 장으로 보고 사회는 유산자와 무산자의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갈등론자들은 재산 이외에 갈등
의 원인으로 권위, 조직, 문화적 자본 등을 들고 있지만, 변동이 갈등과
투쟁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본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반면 기능론적 변
동 이론에서는 사회는 기본적으로 균형을 찾고자 하는 역동적 체계를 본
다. 그래서 사회 속에 교란적인 힘이 있다 하더라도 사회는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는 것이다. ‘사회적 분화’와 ‘사회적 재통합’은 기능주의 변동 이론의 근
간을 이루는 개념이다. 주역의 변동론은 대립자의 존재를 변동의 조건
으로 인정한다는 점에서는 갈등론과 같지만 대립자 간의 갈등이나 적대
감이 아니라, 감응과 조화를 변동의 동인으로 본다. 기능론은 질서와 안
정을 강조함으로써 사회 변동의 역동성에 대하여 적절한 설명을 제공하
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역의 변동론은 조화와 균형을 강
조하지만 조화와 균형이 변동의 종점이 아니라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는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 107

 

점에서 기능론적 변동론에 역동적인 변동의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
둘째, 주역의 변동론은 변동의 순환론과 진보론을 통합하고 있다.
교역과 변역은 각기 변동의 공간적․시간적 인식이기도 하다. 교역이 변
동의 공간적 인식이기 때문에 교역적 변동은 반복적 순환으로 이루어진
다. 반면 변역은 변동의 시간적 인식이기 때문에 변역적 변동은 진보적
발전으로 이루어진다. 변동에 대한 시․공간적 인식은 사회학의 변동 이
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븐 칼둔(Ibn Khaldun)의 정착민과 유목민의 순
환, 파레토(V. Pareto)의 사자형 엘리트와 여우형 엘리트의 순환, 토인비(A.
Toynbee)의 발생, 성장, 쇠퇴 및 해체라는 지속적 순환, 소로킨(P. Sorokin)의
관념적 문화, 감각적 문화, 이상주의적 문화 사이의 반복적 순환 등은 모
두 반복적이고 공간적인 변동에 주로 초점에 맞추어진 이론이다. 반면
꽁뜨(A. Comte)의 신학적, 형이상학적, 실증적 단계로의 진보, 스펜서(H.
Spencer)의 단순사회, 복합사회, 이중복합사회, 삼중복합사회로의 진보, 마
르크스(K. Marx)의 원시공산사회, 고대노예사회, 중세봉건사회, 자본주의
사회, 사회주의사회로의 이행 등의 진보론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동을
중시한다. 주역의 변동 이론은 교역과 변역의 개념을 통하여 공간적 변
동과 시간적 변동을 상호 존재의 조건으로 인정한다. 그리하여 순환적
변동과 진보적 변동을 통합하여 매우 입체적으로 변동을 설명할 수 있었
다. 이렇게 볼 때 주역적 관점에서의 변동은 직선적 진보와 반복적 순환
이 통합된 나선적 진보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주역의 변동론은 변동의 주체와 객체를 통합한다. 사회학 변
동 이론에서 변동의 주체와 객체는 명확하게 구분된다. 예컨대 꽁뜨는
인간의 지식을 변동의 주체로, 사회 구조 내지 체제를 객체로 삼았다. 마
르크스는 사회의 물질적 구조를 주체로 삼고, 상부 구조를 객체로 삼았
다. 기능주의 이론에서는 사회 체계 내․외의 여러 요인들을, 사회 심리
학적 이론에서는 개인들의 내적 상태를 주체로 삼고, 사회 구조와 문화
108 동양사회사상

 

를 객체로 삼아 변동을 설명한다. 그러나 주역에서 변동은 내재적 대대
관계로부터 미묘한 변화의 작용이 일어난다. 여기서의 변화는 모두 저절
로 움직이는 것이며 내재하는 능동적 동력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주역
에서 말하고 있는 일음일양一陰一陽으로의 변동은 대립하는 존재를 상호
존재의 조건으로 긍정하는 사상이다. 다시 말하면 서로 반대되는 것이
서로를 이루어준다는 ‘상반상생相反相生’의 논리로서의 일음일양론一陰一
陽論은 피彼의 존재를 아我의 존재를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전제한
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변동의 주체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며 따라서
변동의 주체와 객체는 구분되지 않는다. 변동의 주체와 객체는 상대적이
고, 상관적이며, 상호적인 관계 속에서 놓일 뿐이다.

 

Ⅴ. 맺음말
지금까지 우리는 유교 사상 속에서 현실 한국 사회를 설명할 이론을
모색할 실마리를 얻고자 하였다. 이 논의 출발점이 되는 전제는 유교 사
상과 사유 체계가 여전히 한국 사회와 문화의 무의식적 토대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인의 사고와 행위, 한국 사회의 구조와 변동 속에
는 유교라는 문화적 유전자가 존재한다. 그것은 우리 속에 체화되어 있
지만 다만 그 실체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의 삶과 의식,
가치의 많은 부분을 규율하고 있는 유교의 유전자 코드는 서구화와 물질
화의 급한 물결 속에서도 그 기능을 크게 잃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이것
에 대한 정보를 무시하고는 한국 사회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따라서 진정한 한국 사회학 이론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유교 사회학
이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 약간 첨언하는 것으로 이 논문을 마무리하
고자 한다. 첫째, 유교 사회학은 유교의 세계관과 질서관에 바탕한 사회
학이 되어야 한다. 사회학이 단순히 유교의 윤리나 덕목에 의존하는 것
리기론적 패러다임으로 본 유교 사회학 109

 

이 아니라, 유교가 대상을 구성하는 방식, 인간의 자아 정체성을 해명하
는 이념, 지식의 정당성 근거 등과 같은 존재와 인식에 대한 보다 근원적
인 질서의 원리에 입각하였을 때 ‘유교 사회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교 사회학에서 유교의 덕목들은 그 자체 항상 정언적 규범으로 남아
있을 수 없다. 단지 유교가 갖는 많은 덕목 가운데 어떤 덕목을 아전인수
我田引水격으로 인용하는 것은 ‘유교적 사회학’일 뿐이다. 유교 사회학
은 유교의 세계관에 기초하여 사회 현실을 구성하고, 유교의 사유 체계
에 근거하여 그 현실의 정당성을 조명하는 일련의과정을 포함해야 한다.
둘째, 유교 사회학이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유교를 다른 사상이나 종
교와 단순하게 비교하여 그들의 개념이나 이론의 틀 안에 가두어 두지
않아야 한다. 흔히 현실에서 유교를 재해석한다는 것을 다른 사상이나
이론으로 재포장하는 것으로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유교는 현실의 역사
적, 실존적 토대 위에서 새롭게 구성되어야 한다. 유교가 현실적인 실용
성과 미래의 전망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자연 도태할 수밖에 없다. 유교
사회학은 유교를 현실의 시금석을 거친 새로운 개념과 이론으로 구성되
어야 한다. 그리할 때 유교 사회학은 한국 사회에서 유교의 옷을 입은 서
구 사회학이 되지 않을 뿐더러 비의적 암호로 가득찬 역사적 유물로 남
아 있는 유교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게 될 것이다. 셋째, 그렇다고 해서
유교 사회학에서 유교가 언제까지나 경전적 지위, 즉 초문화적, 초역사적
인 절대적 권위를 주장해서는 안 될 것이다. 유교는 다른 사상이 갖고 있
는 요소를 거의 갖추고 있다. 앞에서 다루었던 사회학의 주제는 물론이
거니와 서구 사회학에서 다루지 않은 주제도 유교에서 찾을 수 있을 것
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유교 안에 있소이다’는 식의 유교 제국
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이와 반대로 서구적 인식 틀을 선험적 잣대로
삼아 유교를 손쉽게 해석하려는 유혹에 빠져서도 안 될 것이다. 서구의
특정한 사상 혹은 이론을 미리 받아드리고 유교에서도 그런 사상적․이
110 동양사회사상

 

론적 요소가 있는가를 찾아가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유교
는 서구 사상과의 단순 비교로서가 아니라 유교를 탄생시킨 세계관에 바
탕한 새로운 개념이나 이론으로 끊임없이 거듭날 때 생명력을 얻어갈 것
이다. 유교 사회학은 바로 유교가 사회학의 이론으로 새로운 생명력을
얻은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유교 사회학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업에서
유교에 대한 르네상스적 의의를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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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hn, Thomas S. 1970.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이영찬은 경북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프랑쉬 꽁떼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계명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다. 주요 관심 분
야는 동양사회학, 사회사상사, 사회계층 등이다. 저서로 『유교 사회학』등이 있
고, 주요 논문으로는 유가의불평등이론 , 유교합리성모색 , 유가 ‘이치(리)’
의 사회학적 함의 등이 있다.
E-Mail: lyc@kmu.ac.kr
외국문 요약 207
A Study on Family Relationship in the Information Society
and Buddhist Ethics
Park, Su-Ho, Institute of Social Research, Korea University
This research made a search for change of family relationship in the
information society and investigated Buddhist ethics as alternative values.
It produced new social relationship, informatisation and appearance of
Computer-Mediated Communication. This change was accompanied with new
family relationship. But ethics on the family relationship did not follow new
change in Korea. So, it is required reestablishment of family ethics correspond to
information society.
It offer significant explanation for information society, the Buddhist view of the
world based on Karma(業), the theory of Dependent Origination(緣起) and The
Three Universal Truths(三法印). Buddhist family ethics, such as reciprocal role
and Gratitude(報恩), have an interrelationship with family relationship on the
information society.
Constucting Confucian Sociology through Li-Ch'i Paradigm of
Neo-confucianism
Lee, Young-Chan, Keimyung University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search the possibilities of constructing theory
through the paradigm of Li-Ch’i theory of Neo-confucianism. The new sociology
should be founded on the new paradigm. In this paper 'paradigm as a world view'
208 동양사회사상
and 'paradigm as a model or example' are sought in Li-Ch’i theory of
Neo-confucianism which has a good summary of Confucian world view. And from
this, the theories of methodology, social stratification, and social change are
developed. The construction of theory is explained by way of subjects and
methods of study. Based on Li-Ch’i theory, 'Li' is regarded as 'paradigm as a
world view' and 'Ch’i' is regarded as 'paradigm as a model or example', the
former being used for the construction of subject of study and the latter being
used for the construction of method of study. The theory of Confucian sociology
is composed as follows.
(1) The subjects of the theory of methodology include the knowledge which
can be attained as functions of the senses of hearing and seeing and the office of
thinking and the knowledge which is originated from the mind of Jen(人心) and
the mind of Tao(道心). And the methods for study include the investigation of
things (which is the method of getting to knowledge) for the former and the
extension of knowledge (which is the method of establishing knowledge) for the
latter.
(2) The subjects of class stratification theory include the status of Li which is
labelled by virtue and talent and the status of Ch’i which is labelled by nobility
and age) And the method of study shows how the idea of nobility of Heaven and
man, idea of employing men of talents and virtue without regard to where they
came from, and idea that virtue is the root and wealth is the result are related
one another.
(3) The subjects of social change theory include transformation and change and
invariability and the methods of study explains the transaction and change and
transformation and change.
외국문 요약 209
This theory of Confucian sociology are full of suggestions for modern sociology
which is described to be in 'poverty' and 'crisis'. The methodology of
Confucianism helps to overcome the duality of nature and reason, principle of
things and principle of men, fact and value, knowing and apprehension in
sociological knowledge. Theory of inequality gives a new perception of inequality
which results from personal resource of inequality, network of kinship, power
pattern of Confucianism. In addition, the theory of social change is suggestive for
the discussion about the confrontation and changes in functionalism and conflict
theory, and cyclical theory and evolutionary theory in modern sociology.
The Sociological Meaning of Sangha-hakpung(僧伽學風) in
Korea Buddhism
Lew, Seung-Mu, Jung-ang Sangha University
This study aims to identify the sociological implications of Sangha-hakpung(僧
伽學風), which is formed historically in the course of studying buddhism,
educating and training a number of monks have lived in Korean buddhism. The
result of this study is as follows.
Sangha-hakpung(僧伽學風) is a tradition of studying, learning, and training of
monks in Korean buddhism. At the same time, it is scientific features that is
taken naturally shaped in the course of succeeding the tradition and
accommodating the monk-education to educational circumstances of modern age.
This is made up by curriculums of Kyo-euy-hak(敎義學), Sun-ji-hak(禪旨學),
Su-jeung-hak(修證學)-these are curriculums aimed at attaining of enlightment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