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5세기 말 경부터 그리스의 사회는 전반적으로 퇴폐적인 상태로 빠지게 되었고, 이에 편승하여 마케도니아왕 필립포스 2세에 의해 정복당하고 그리스의 제국가도시는 정치적 독립을 탈취당했다. 그러나 그리스 문화 그 자체는 그리스의 정치적 독립의 상실 때문에 멸망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사회적 지반 위에 널리 퍼져 세계적ㆍ보편적 문화의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역사가들은 일반적으로 그리스의 제 도시의 동맹군이 케로니아 전쟁(기원전 338년)에서 마케도니아군에게 패배하고 로마의 속령이 되기까지의 2세기쯤의 시대를 특히 헬레니즘(Hellenismus)의 시대라고 칭해 그 이전의 Hellenentum의 시대와 구별하고 있다.
필립포스 2세가 사망한 후, 왕 위에 오른 알렉산더 대왕은 기원전 334년에 원정군을 인솔해서 헬레스폰트 해협을 건너 약 10년간 동쪽은 인더스강으로부터 서쪽은 그리스 및 이집트에 걸치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그는 그리스 문화와 동양문화, 특히 페르시아 문화를 융합시킴으로써 세계제국 및 세계문화를 실현하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기원전 323년에 알렉산더가 제국의 수도로 정한 바빌론에서 급사한 후 부하 장군들이 후계자 문제로 암투를 벌였으나 결국 대제국의 통일을 유지할 자가 없어 아시아, 아프리카 및 유럽의 3부분으로 분열되었다.
알렉산더가 정복한 지역 중에서 이란 고원의 광대한 지방에는 파르티아 및 박트리아의 두 왕국이 독립해서 서방세계로부터 이탈했으나, 메소포타미아 서부 지방의 시리아 왕국, 페르가몬, 아르메니아, 비츄니아, 폰토스, 카파도키아 등의 소왕국(이상아시아), 마케도니아 왕국 및 이집트 왕국 등은 공통의 문화적 유산을 가지고 있었으며 통일적 세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동서문화의 통일, 제민족의 융화를 꾀한 알렉산더 대왕의 정책은 그의 사후에도 이 세계에 깊은 영향을 남겼으며 그 전의 시대에 비해 서로 다른 제민족 상호간의 대립은 현저히 완화되고, 특히 많은 그리스인은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방으로 이주 활동하여 그리스 문화를 보급, 전파했다. 특히 아티카의 그리스어는 이 지역의 공통어가 되어 교양있는 사람은 모두 이것을 습득했다.
각국의 군주는 경쟁적으로 신도시를 건설하고 그곳을 상업ㆍ무역 및 학문ㆍ예술의 중심으로 삼는 데 힘썼고, 부근의 지방 주민들은 이들 도시에 자주 왕래했다. 동양식의 전제군주 지배 하에 여러 국가의 사람들이 세계화한 그리스 문화를 향유하면서 도시생활을 한 것이 이 시대의 사회상으로서, 특히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시리아의 안치오키아, 소아시아의 페르가몬, 로도스 등은 헬레니즘 사회의 중심을 형성했다.
이와 같이 이집트, 시리아, 소아시아 등의 방면에 있는 도시가 활기를 보이고 화려한 문화적 색채로 번영한 것에 반해, 그리스 본토의 제도시는 계속된 전란과 동방 여러 나라에로 유입된 대규모의 이민으로 인해 인구가 현저하게 감소하고 산업은 위축되어 형편없이 황폐해 갔다. 그리스에서 민주정치 및 고전적 문화의 중심으로서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해 온 아테네는 한번 정치적 독립을 상실하고 난 후에는 전제적 지배자에 대한 종속관계에서 이탈하지 못함으로써 생명과 자유에 충만한 도시국가의 모습을 되찾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장기간 예술 및 사상의 중심으로서의 아테네의 우월한 위치는 여전히 여러 지방인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고등교육을 원하는 청소년은 아테네에서 배우기를 원했다. 이와 같이 아테네가 옛부터 철학적 전통의 중심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한 것에 비하여, 수학ㆍ천문학ㆍ지리학ㆍ생물학 등의 자연과학적 분야 및 역사ㆍ언어ㆍ문법ㆍ시가(詩歌) 등의 인문과학 분야의 학문적 연구는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발히 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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