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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박노해 ‘이 가을’

“가을볕이 이리 맑은 건/

가장 투명한 제 빛깔로 익어가라고//

가을바람이 이리 조용한 건/

대지에 떨어지는 소리가 울려가라고//

가을하늘이 이리 높은 건/

자신을 떨구는 나무처럼 깊어지라고//

가을길이 이리 고적한 건/

이 가을

/나를 부르는 소리에 귀기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