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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야기

무협소설에서 師弟關係의 형성과 師弟倫理가 서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고찰― 金庸의 무협소설을 중심으로/우강식.경북대

< 目 次 >
1. 들어가는 말
2. 아버지의 부재와 사제관계의 형성
3. 사제관계의 유형과 윤리의식의 변화
4. 서사에 미치는 작용
5. 나가는 말

1. 들어가는 말
본 연구는 師弟關係와 師弟倫理에 관한 서사가 무협소설에서 어떠한 의미와 작용을 하는
지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작업이다.
예로부터 임금과 신하,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忠과 孝의 대상으로 인륜을 구성하는 주요
한 관계로 인식되었고, 이와 더불어 스승은 교육이라는 인간 형성 행위의 실질적 주체로 인
식되어 왔다.1) 그래서 이를 “君師父一體”라는 개념으로 관념화시켜왔다.


1) 김병희, <‘군사부일체’의 교육적 의미>, 《교육철학》 제34집, 2008년, 62-67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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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은 세 가지에 의해 살아가는데, 섬기기를 한결같이 해야 한다. 아버지는 낳
아 주셨고, 스승은 가르쳐주셨고, 임금은 먹여주셨다. 아버지가 아니면 태어날 수
없고, 먹여줌이 없으면 자라지 못하며, 가르침이 아니면 알지 못하니 삶에 있어서는
한가지 인 것이다. 때문에 한결같이 그들을 섬겨, 오직 그들이 있는 곳이라면 목숨
을 바치는 것이다.2)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를 하나로 여기는 “君師父一體”의 관념은 곧 전통 윤리 관념의 근간
이 되는 것이라 하겠고, 이렇게 형성된 전통 도덕관념 가운데 혈연적인 관계로 형성된 父子
關係와 君臣關係 등의 윤리 관념은 三綱五倫의 덕목 가운데 하나이며 동양 전통 윤리 관념
을 구성하는 핵심요인이 된다. 儒家에서는 예로부터 처세하는 원칙으로 “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의 도리를 제시하고 있다. 곧 자신의 몸가짐을 바로하고 집안을 다스리고 국가와 세
상에 쓰임이 된다는 것인데, 국가에 대해서는 충성을 다하고, 부모에게는 효도를 다하는 것
은 사람됨으로 기본적인 요구사항이라 하겠고, 사회관계를 구성하면 그 속에서 요구되는 것
은 인간관계에서 신의를 중시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이러한 관계의 형성과 윤리의식
은 문학 작품의 주요한 소재로 인식되며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어 왔는데, 무협소설 또한 이
러한 전통의 윤리 관념은 계승하고 있다. 말하자면 또 하나의 사회구조라 할 수 있는 무협소
설의 배경인 江湖3)에서도 동양 전통사회의 윤리 관념은 변함없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데,
강호에서도 역시 국가에 대해서는 忠을, 부모에 대해서는 孝를, 친구에 대해서는 信義를,
은혜가 있으면 갚는 등 일반 사회의 윤리 규범에 준하는 예법을 지닌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무협소설의 강호에서는 혈연을 바탕으로 형성된 父子關係와 父子倫理의
관념이 상당부분 사부와 제자의 관계로 전이되어 나타난다는 점이다.4) 이러한 관념의 변화
가 있게 된 데는 무협소설 장르가 지닌 소설의 배경인 江湖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원인을


2) 民生於三. 事之如一. 父生之, 師敎之, 君食之. 非父不生, 非食不長, 非敎不知. 生之族也. 故一事
之, 唯其所在, 則致死焉. (《小學》 <明倫>, 《國語⋅晉語》) 또 李珥의 《栗谷全書》 卷15 <學校模範>
에도 “學者, 誠心向道則, 必須先隆事師之道, 民生於三, 事之如一, 其可不盡心歟.”라 “君師父一體”
의 관념이 기재되어 있다.
3) 江湖는 본래는 長江과 洞庭湖등 특정 지역을 지칭하는 지리 명사였지만, 宋⋅元 話本 소설을 거
쳐 明⋅淸 公案俠義 등을 거치면서 江湖는 하나의 상징 색채를 지닌 허구의 문학적 공간으로 변
화 발전하였다. 협객은 강호에서 생활하며 현실 생활과 격리된 독립적인 공간인 강호의 세계에서
하늘을 대신해 道를 행하고 세상을 구하는 일을 하게 된다.(우강식, <金庸 武俠小說의 江湖, 그
이상과 충돌>, 《중국소설논총》, 2005년 참조.).
4) 陳芬, 《論金庸長篇武俠小說的“理想國”建構》, 暨南大學, 比較文學與世界文學, 2006年, 碩士,
31-38쪽 참조.
무협소설에서 師弟關係의 형성과 師弟倫理가 서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고찰 ― 金庸의 무협소설을 중심으로 / 289


찾을 수 있다. 곧 협은 항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강호에서 생존하기 위해 무공이라는 수단
을 필요로 하게 되고, 협은 본능적으로 고강한 무공을 지닌 사부를 찾아 무공을 전수받고자
하게 되며 사제관계의 형성은 필연적으로 수반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武의 요소를 중시하는
무협소설 장르의 성격상 협이 사부를 만나 무공을 습득하는 과정은 서사의 진행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무협소설은 혈연적으로 형성된
부자관계보다는 필요에 의해 후천적으로 형성된 사제관계에 주목하여 서사가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사제관계와 윤리의식은 무협소설의 서사의 진행과 주제의 표현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는데, 본 연구는 이러한 점에 문제제기를 시작으로 하였다. 주요 논의의
대상으로는 20세기 중국 문단에 폭넓은 무협소설 독자층을 형성 한 金庸의 武俠小說(金庸,
《金庸作品集》, 北京: 三聯書店, 1999年)을 대상으로 하였다. 金庸의 무협소설은 한시적인
유행에 그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현대 중국의 대중문학을 이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80년대 이후 학술계 또한 이러한 문화현상을 학술적 연구대상으로 인식하고 嚴家
炎을 비롯한 陳平原⋅陳墨 등 다수의 학자들이 다양한 방면에서 金庸의 武俠小說을 학술적
으로 진단하기 시작했다. 金庸의 武俠小說에 관한 전체적인 연구 성과를 살펴보면, 여타 주
제가 활발하게 논의되는 것에 비하여 본 연구의 주요 논의 대상인 사제관계와 사제윤리에
관한 연구는 현재 중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거의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연구
성과들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金庸의 무협소설은 텍스트 자체에 대한 의미 분석을 바탕으로
하여 소설사적인 의의에서 문화사적인 의미까지 다양한 주제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하
지만 선행연구를 통해 살펴본 바에 의하면, 강호 윤리구조의 근간이 된다고 할 수 있는 사제
관계에 대한 논의는 소홀이 되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5) 때문에 본 연구를 통해 강호의
5) 金庸 무협소설에 관한 연구는 중국은 물론 국내 학계에서도 다양한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본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론이나 연구방법을 설정하는데 참고할 수 있

는 주요 연구 성과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張玉은 《金庸武俠小說中的師徒倫理敘事》(廣
西師範學院, 2011年, 碩士)에서 金庸 武俠小說의 師徒倫理 敘事의 형성과 발전에 대해 고찰하였
는데, 그는 특히 무협소설에서의 사제윤리를 전통 윤리관념의 父子倫理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보면서 金庸 武俠小說의 사제관계를 분석하였다. 전통 윤리관념의 사제윤리에 비추어 소설에서
정상적으로 형성된 사제관계를 비롯하여 기형적으로 변화된 사제관계의 변형에 대해 논의하였고,
이러한 사제관계의 윤리의식이 소설에서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에 대해 언급하였다. 비록 사제윤
리가 갖는 의미와 소설적 작용에 대해 구체적인 결말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전통 윤리관념의
父子倫理의 범주에서 기형적으로 발전된 사제관계의 모습을 단계적으로 나누어 분석한 연구방법
은 주요한 참고가 되고 있다.
다음으로 陳思廣과 馬雲騅는 <措置⋅錯置⋅零倫理―論金庸小說的師徒倫理敘事>(《西南大學學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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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도덕적인 의미를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중국 현대무협소설 연구에서 주요한 논제로 인
식되고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았던 무협소설의 사제관계와 사제윤
리에 관한 서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2. 아버지의 부재와 사제관계의 형성
무협소설은 장르의 특성상 협이 강호의 일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반드시 무공의 습득을
필요로 하게 된다. 물론 陳家洛과 喬峰 등과 같이 무공이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에서 등장하
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인물들은 무공을 습득하기 위해 강호를 행보하는 서사가 비중 있게
묘사된다. 주목할 것은 협이 무공을 습득하기 위해 강호를 행보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역
할이라 하겠는데, 아버지는 인물이 성장하여 강호의 일원으로 목적을 수행하는 과정에 절대
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협이 무공을 연마하며 성장하여 강호에
나와 분쟁을 해결하거나 은원을 갚는 등 구체적인 목적을 수행하는 것이 무협소설의 주요
서사라면, 협에게 강호 생존의 수단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아버지의 역할에 대한 서사는
축소 혹은 배제되었다고 하겠고, 무공을 전수하는 사부가 가정에서의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
04期, 2010年)에서 金庸 무협소설의 사제윤리 서사는 작가의 의도적인 설정에 의해 단순히 무공
만 전수하는 무정한 사제관계로 맺어지다가 결국은 사제관계의 윤리의식이 완전히 소멸되는 서사
로 발전한다고 하였다. 특히 사제윤리가 완전히 소멸되는 서사에 대한 논의는 본 연구의 사제윤리
서사의 발전과정을 분석하는데 주요한 분석 방법과 이론적 참고가 되고 있다.
한편 陳芬은 《論金庸長篇武俠小說的“理想國”建構》(暨南大學, 比較文學與世界文學, 2006年, 碩士)
에서 사제관계와 윤리를 중심으로 하여 논의를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무협소설에서 부권의 약화
는 사부의 기능을 상대적으로 부각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사부는 무공 전수 이외에도 제자
의 결혼과 사랑 등을 주관하면서 작가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을 사부를 통해 그려내고
자 했다고 하였다.
이 밖에 무협소설의 사제윤리를 직접 논의의 대상으로는 하지 않았지만, 참고할 수 있는 연구 업
적들을 정리해보면, 먼저 협의 기원을 밝히고 무협소설의 형성과 발전과정을 정리한 羅立群의
《中國武俠小說史》(沈陽: 遼寧出版社, 1990年)가 있다. 또 소설사적인 시각에서 무협소설의 유형
을 분석하면서 그 체계를 정리한 저술로 陳平原의 《千古文人俠客夢》(北京: 人民文學出版社, 1992
年)이 있다. 그리고 대중문학으로서 무협소설의 문화적 의미를 탐색한 전형준의 《무협소설의 문
화적 의의》(서울: 서울대학출판부, 2003年) 등이 있다. 그리고 許彙敏은 《金庸小說敍事模式硏究》
(嘉義: 國立中正大學, 1997年, 碩士)에서 “快意恩仇”의 서사 구조와 애정관, 진기한 보물과 기연,
인격과 이야기의 완성 등의 주제로 金庸 무협소설의 서사 구조를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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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고 할 수 있다.6) 金庸 또한 소설에서 “당시에는 스승과 제자의 본분을 가장 중히 여기던
시기였는데, 무림에서의 사제지간은 곧 부자지간과 한가지였고, 사부가 제자를 죽이려고 해
도 제자 된 자는 종종 감히 반항도 하지 못하였다.”라고 하며 강호에서의 사제관계는 부자관
계와 한가지로 지엄한 윤리의식을 가진 강호세계의 근간이 되는 구조임을 언급하였다.7)
《書劍恩仇錄》의 陳家洛을 비롯하여, 《射雕英雄傳》의 郭靖, 《神鵰俠侶》의 楊過, 《笑傲江湖》
의 令狐沖 등과 《鹿鼎記》의 韋小寶까지 거의 대부분의 인물들은 아버지가 부재한 가운데 강
호에 등장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들에게 사부는 아버지가 가정에서 자식을 양육하며 사회
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각종 지식과 예법 등을 교육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제자에게 단순히
무공을 전수해주는 역할 이외에도 양육과 함께 강호 생존에 필요한 각종 규범들도 전수하고
있다.
사부의 이러한 역할은 강호인들이 사부를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인식하게 하고 있다. 예
를 들면, 《笑傲江湖》에서 令狐沖이 비록 사부 岳不群이 위선자였던 것이 밝혀지긴 했지만,
여전히 “저는 어려서 부모님을 모두 여의었습니다. 그때 사부님과 사모님이 은혜를 베풀어
저를 문하에 두셨고 길러주셨습니다. 비록 이름은 사제지간이나 정은 부모와 다름없습니
다.”8)라고 하는 것처럼 사제관계를 부자관계와 동일시하는 것은 강호인들이 보편적으로 인
식하는 사제관계라 할 수 있다. 심지어 강호의 예법은 물론 海大富, 九難 등 여타 사부들에
게 스승에 대한 예를 갖추지 않았던 韋小寶조차도 사부 陳近南의 죽음을 대하고는 “그는 여
태 아버지가 없었기에 마음 속 깊은 곳에 진작부터 사부를 아버지처럼 여기고 있었다.”라고
했다.9) 이렇게 무협소설에서 사제관계의 형성은 무공의 습득을 필요로 하는 강호라는 특수
한 환경에서 사제관계의 중요성이 강조된 것이라 하겠고, 단순히 무공습득을 위한 필요에
의해 맺은 관계 이상으로 가정에서 아버지가 자식에게 했던 역할을 대신하는 윤리관념의
근간이 되는 관계의 형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6) 우강식, <金庸 武俠小說 속의 女性의 形象과 役割>, 《中國小說論叢》 제27집, 2005年, 253-255쪽
참조.
7) 其時於師徒之份看得最重, 武林之中, 師徒就如父子一般, 師父就要處死弟子, 為徒的往往也不敢反
抗.(金庸, 《金庸作品集》, 北京: 三聯書店, 1999年, 《神鵰俠侶》, 135쪽. 이하 원전 인용은 《金庸作
品集》(三聯書店, 1999年)을 참고로 함.).
8) 在下自幼父母雙亡, 蒙恩師師娘收入門下, 撫養長大, 名雖師徒, 情同父子.(金庸, 《笑傲江湖》, 850
쪽.).
9) 他從來沒有父親, 內心深處, 早已將師父當作了父親金庸.(金庸, 《鹿鼎記》, 14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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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제관계의 유형과 윤리의식의 변화
일반적으로 협은 구속받길 거부하며 자유로운 개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성격을 지녔다고
한다. 그래서 협의 이러한 성격과 강호에 존재하는 예법은 서로 상반되는 성격으로 지니고
있어 충돌의 소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강호는 비록 허구의 세계이지만 하나의 엄연
한 사회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협은 이렇게 형성된 강호라는 사회구조 속에
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강호에 살아가는 협은 필연적으로 어떤 문파에 귀속
되거나, 혹은 이에 상응하는 관계로 연결되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결국 강호
자체에 형성된 윤리 관념에 영향을 받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하겠다.
무협소설에서 가정에서의 아버지의 역할을 상당부분 사부를 통해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강호에서의 사제윤리는 일반적 의미의 부자윤리와 같은 범주에서 이해할 수 있겠다. 金庸의
무협소설에서 묘사된 사제관계를 살펴보면 크게 정상적으로 형성된 사제관계와 사제 간의
윤리의식의 변화를 보이며 비정상적으로 발전된 사제관계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사제 간에 윤리관념을 벗어나지 않는 가운데 형성된 사제관계를 살펴보면, 대체로
부자관계와 유사한 사제윤리가 표현되고 있다. 《倚天屠龍記》에서 張三豐과 무당제자들의
사제관계를 예로 들어보면:
張三豐이 제일 처음 본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십년 동안 그리워해 마지않았
던 張翠山이었다. 張三豐은 눈을 한번 비비고 잘못 본 것이 아닌가 했다. 張翠山은
이미 그의 품에 와락 안기며 오열하는 음성으로 연신 불렀다. “사부님!” 마음이 격동
된 나머지 무릎을 꿇고 절을 올리는 것도 잊었다. 宋遠橋 등 다섯 명은 일제히 환호
성을 질렀다. “사부님, 정말 기쁜 일입니다. 오사제가 돌아왔습니다!” 張三豐은 백
살을 살면서 팔십 여년을 수련하여 마음속이 물에 비친 달처럼 맑았기에 일찌감치
만물에 얽매임이 없었다. 그렇지만 이 일곱 제자들과의 정은 부자지간과 같았는데,
갑자기 張翠山을 보게 되니 참지 못하고 그를 꽉 껴안고 기쁨하며 눈물을 흘렸
다.10)
10) 張三豐第一眼見到的不是別人, 竟是十年來思念不已的張翠山. 他一搓眼睛, 還道是看錯了. 張翠
山已撲在他懷裡, 聲音嗚咽, 連叫: “師父!” 心情激蕩之下竟忘了跪拜. 宋遠橋等五人齊聲歡叫: “師
父大喜, 五弟回來了!” 張三豐活了一百歲, 修煉了八十幾年, 胸懷空明, 早已不縈萬物, 但和這七個
弟子情若父子, 陡然間見到張翠山, 忍不住緊緊摟著他, 歡喜得流下淚來.(金庸, 《倚天屠龍記》,
3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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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을 통해 이미 인간사의 모든 정을 초월한 張三豐이었지만, 십년 만에 살아 돌아온
제자를 보고 결국 눈물을 비치고 만다. 단순히 무공을 전수하는 기계적인 사제관계를 넘어
마치 부자간의 정을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제관계의 묘사는 《書劍恩仇錄》
의 袁士霄와 陳家洛, 《碧血劍》의 穆人淸과 袁承志, 《射雕英雄傳》의 江南七怪, 洪七公과 郭
靖 등과 같이 대체로 金庸의 초기의 작품들에서 주로 보이고 있다. 이들 사제관계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빈자리를 사부가 대신하며 무공의 전수와 함께 양육과 협의정신의 전수도
이루어진 것이라 하겠고, 어린 협이 훗날 강호의 중심인물로 성장할 수 있는 내외적인 기반
을 마련해준 강호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제관계라 할 수 있다.
사제관계의 형성에서 보다 주목할 것은 사제관계의 윤리관념의 변화에 따른 사제관계 형
성에 변화가 있다는 점이다. 대체로 중후기의 작품들에서부터 이러한 변화들이 보이기 시작
하는데, 예를 들면 《白馬嘯西風》에서 瓦耳拉齊와 馬家駿, 《倚天屠龍記》에서 成昆과 謝遜,
《笑傲江湖》의 岳不群과 令狐沖, 林平之, 《天龍八部》의 逍遙派의 사제관계, 《鹿鼎記》의 海大
富와 韋小寶 등의 사제관계가 그것이다. 이들 사제관계는 사부가 목적을 위해 제자를 이용
하고, 또 제자도 역시 사부를 존경하지도 않을뿐더러 도리어 독수를 펼치기까지 한다. 《鹿鼎
記》의 海大富와 韋小寶의 사제관계를 살펴보면:
韋小寶는 놀랍고 또 화가 났는데, 생각하길 ‘저 영감탱이는 벌써 내가 小桂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구나, 게다가 그의 두 눈도 내가 독으로 멀게 한 것도 알고
있었는데, 원래 그는 줄곧 나를 이용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시간을 끌며 독수를 쓰지
않았었구나. 그가 나에게 무공을 가르친 것은 모두 황상의 무공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었구나. 제기랄, 진작 이를 알았다면, 난 정말로 황상의 무공을 자세하게 그에
게 알려주지 않았을 것인데.’11)
海大富가 韋小寶에게 무공을 전수한 것은 韋小寶를 통해 태후의 무공의 실체를 파악하고
자 한 것이고, 韋小寶 또한 海大富의 두 눈을 멀게 만드는 등 사제 간에는 조금도 사부를
존경하거나 혹은 제자를 아끼는 윤리의식을 지니지 않은 지극히 형식적으로 맺어진 사제관
계라 할 수 있다. 또 《白馬嘯西風》에서 瓦耳拉齊가 馬家駿을 제자로 삼아 그에게 무공을 전
수한 것은 그를 통해 자신을 추방한 부족에 대해 복수를 하고자 함이었다. 결국 제자가 자신
의 의도대로 따르지 않자 사부는 도리어 제자를 죽이려했고, 스승과 제자 간에 치열한 다툼
11) 韋小寶又驚又怒, 尋思: ‘這老烏龜早就知道我不是小桂子, 也早知他一雙眼睛是給我毒瞎的, 原來
他一直在利用老子, 這才遲遲不下毒手. 他教我功夫, 全是為了要察看皇上的武功, 他奶奶的, 早知
這樣, 我真不該將皇上的武功詳詳細細的跟他說.’(金庸, 《鹿鼎記》, 2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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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게 되었다. 謝遜과 成昆의 사제관계는 사부 成昆이 謝遜의 처를 겁탈하고 일가족을 몰
살한 것으로 인해 일그러졌는데, 謝遜은 사부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으로 무고한 인명을 해
치는 악행을 자행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래서 사제 간의 원한은 결국 謝遜 자신이 속한
明敎 마저도 강호인들의 公敵이 되는 처지가 되게 하였다. 또 岳不群이 林平之를 제자로 받
아들인 것은 표면적으론 부모를 잃고 위험에 처한 林平之를 보고 협의정신을 발휘한 것으로
보이지만, 岳不郡에게 사제관계를 맺는 행위는 결국 무공비급인 辟邪劍譜를 차지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한 것이었다. 逍遙派 또한 불신과 배신으로 사제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는
데, 丁春秋는 사부 無崖子를 배신하여 시해하고자 하였고, 天山童姥 또한 無崖子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사매 李秋水와 다툼을 벌렸고, 그 과정에서 虛竹에게 강제로 무공을 전수하
여 정적 李秋水에 대적하려 했다. 하지만 정작 無崖子의 마음이 처음부터 다른 사람에 있었
다는 것을 알고 허탈함에 절명하고 만다.
이렇게 형성된 사제관계는 무공의 전수뿐만 아니라 정직과 신의 등 협의정신 또한 함께
전수하였던 이상적인 사제관계가 아닌 목적을 가지고 맺어진 지극히 형식적인 사제관계라
할 수 있다. 당연히 이러한 사제관계에서는 서로의 목적 달성을 위해 전통 윤리관념의 사제
간의 윤리의식은 근본적으로 고려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미약하게나마 유지되었던 사제관계의 윤리의식이 완전히 해체되는 사례 또한 묘사
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連城訣》을 들 수 있다. 작품에서는 戚長髮과 狄雲의 사제관계
를 비롯하여 梅念笙과 그의 제자들인 萬震山, 言達平, 戚長髮의 사제관계, 그리고 萬震山과
그의 제자들인 孫均, 沈城, 魯坤 등 다양한 사제관계가 묘사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작품
에서 묘사된 대부분의 사제관계에서는 정상적인 사제윤리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인데, 이를
대하는 狄雲의 비통한 심경에 이들 사제관계의 실상이 잘 나타나고 있다.
사부님은 고의로 나에게 틀리게 가르쳐 주셨고, 고의로 나에게 이 같은 검법을
가르쳐주신 것이다. 당신 자신은 무공에 대한 경지가 상당히 높았음에도, 고의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검초들을 나에게 가르쳐 주셨던 것이다. 그가……그가…… 言
師伯의 무공과 사부님은 당연히 비슷해야 할 것인데, 언사백이 내게 가르쳐 준 세
초식의 검법은 사부님이 가르쳐주신 것보다도 훨씬 뛰어난 것이었다. 언사백께서는
어째서 나에게 세 초식의 검법을 가르쳐 주셨을까? 그는 좋은 의도로 그랬을 리가
없다. 그렇다! 그는 萬師伯의 의심을 불러일으켜 만사백과 나의 사부님이 싸우도록
하기 위해서 그랬던 것이다. 만사백도 이와 같은데, 그 자신의 무공은 그의 여려
제자들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자기 아들한테까지 속여야했던 것
이었을까?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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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狄雲의 눈에 글도 모르는 고지식한 시골 사람으로 보였던 사부 戚長髮은 실은 학식
은 물론 고강한 무공을 소요한 자였다. 하지만 제자 狄雲에게 “唐詩劍法”을 고의로 “躺尸劍
法”이라고 하며 무공을 전수하였고, “孤鴻海上來, 池潢不敢顧”(외로운 기러기가 바다에서 날
아와, 얕은 연못 감히 돌아보지 않네.)과 같이 唐詩의 시구로 이루어진 무공의 초식들을 “哥
翁喊上來, 是橫不敢過.” 등으로 의식적으로 틀리게 가르쳤다. 또 戚長髮을 비롯한 萬震山,
言達平 등의 사부였던 梅念笙도 역시 제자들에게 고의로 구결을 빠뜨리는 등 올바른 무공을
전수해주지 않았고, 萬震山과 戚長髮 등이 무공을 전수할 때도 마찬가지로 제자들에게 의식
적으로 잘못된 무공을 전수하였다. 더군다나 이들 사제관계는 서로에게 잘못된 무공의 전수
만 이루어졌던 것이 아니라 사제 혹은 동문 간에 서로 배신하거나 시해하기까지 하고 있다.
곧 萬震山과 言達平, 戚長髮등 세 명의 제자는 단합하여 사부 梅念笙을 시해하였고, 또 萬震
山의 제자 孫均 등도 마찬가지로 사부를 배신하였다. 전체적으로 윗대에서부터 사부는 잘못
된 무공을 전수하여왔고, 제자는 사부를 죽이려고 하고, 또 동문사형제들도 서로를 속이거
나 죽이려고 하였다. 물론 근본적인 원인은 連城訣의 보물을 차지하기 위한 탐욕이 사제관
계의 도덕성을 억누르는 것으로 인해 결과가 초래되었다고는 하지만, 작품은 전체적으로 일
그러진 사제관계의 극단적인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4. 서사에 미치는 작용
먼저 무협소설의 서사구조를 살펴보면, 대체로 어린 시절 원수에게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는 상황이 설정되어 있다.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은 아이는 스승을 만나 무공은 배우게 되
고, 어느 정도 무공을 배워 강호에 나온 이후에도 재차 다른 인연을 만나 스승을 삼는 과정
을 거치게 된다. 어린 아이는 성인으로 성장해 가면서 여러 스승을 만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점점 고강한 무공을 습득하게 되면서 강호의 중심인물로 성장하게 된다. 이후 원수
를 찾아 원한을 갚거나 혹은 강호의 분란을 제거하고 강호를 떠나는 것으로 서사가 진행된
12) 師父故意教我走錯路子, 故意教我些次等劍法. 他自己的本事高得多, 卻故意教我學些中看不中用
的劍招. 他……他…… 言師伯的武功和師父應該差不多, 可是他教了我三招劍法, 就比師父的高明
得多. 言師伯卻為什麼教我這三招劍法? 他不會存著好心的. 是了, 他是要引起萬師伯的疑心, 要
萬師伯和我師父鬥將起來. 萬師伯也是這樣, 他自己的本事, 和他的眾弟子完全不同. 卻為什麼連
自己兒子也要欺騙?(金庸, 《連城訣》, 298쪽.).
296 / 中國小說論叢 (第 41 輯)
다.13) 이러한 무협소설의 서사구조에서 사제관계의 형성은 강호에서 협의 성장과 목적의
달성에 반드시 필요한 서사 요소라 할 수 있다. 《射雕英雄傳》의 郭靖을 예로 들어보면, 郭靖
은 아버지가 金나라 병사에 시해당한 상황에서 몽고의 초원에서 태어나 몽고인들과 같이
생활하며 자랐다. 훗날 중원에서 江南七怪가 구처기와의 약속을 시행하기 위해 郭靖을 찾아
왔고, 郭靖은 그들과 사제관계를 맺고 무공을 연마하게 된다. 江南七怪의 헌신적인 지도와
全眞敎 馬鈺 등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무공을 완성 한 郭靖은 중원으로 내려온 뒤 洪七公을
만나 降龍十八掌을 전수받고 재차 사제관계를 맺게 된다. 이렇게 郭靖은 江南七怪와 洪七公
등과 연이어 사제관계를 맺으며 고강한 무공을 습득하게 되고 아울러 협의정신도 전수받게
되면서 강호의 중심인물로 성장하게 된다. 郭靖은 이를 바탕으로 아버지의 원한을 갚고, 몽
고군을 물리치는 등 많은 전공을 세우게 된다. 이렇게 郭靖이 성장해가는 서사를 통해 살펴
본 바와 같이 스승을 만나고 무공을 습득하는 과정은 협이 추후 강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준비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고, 전체 서사의 진행에 주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소설의 긴장과 갈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정상적인 윤리관념에 의해 형
성된 사제관계는 서사가 단조롭게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사제관계의 윤리관념이
서사에 미치는 작용을 살펴보는 것은 기형적으로 변화된 사제관계 서사에 보다 주목할 필요
가 있다. 곧 사제관계의 윤리의식의 변화 혹은 강호예법과의 충돌 등과 관련된 서사는 소설
에 적절한 갈등과 긴장을 제공하는 요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먼저 《神鵰俠侶》에서 楊過와 小龍女의 사제관계를 살펴보면, 이들은 처음 活死人墓에서
은둔하면서 사제관계를 맺게 된다. 은밀한 공간에서 제자를 거두어 무공을 전수하는 것은
무협소설의 일반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사제 간은 동굴에서 함께
생활하며 은연중 서로에 대해 연정을 품게 되었고, 닫힌 공간인 活死人墓에서는 문제가 되
지 않았던 사제 간의 연정은 일단 열린 공간인 강호라는 공간으로 나오게 되면서 이들의
강호 행보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그들은 분명히 사제관계라고 시인하지 않았는가. 설마 두 사람이 그릇된
행동을 하여 인륜을 거역하는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겠지? 바로 이 점은 중대하지만
믿기 어려운 것이었다. 다시 생각해 보면 楊過가 비록 正人君子라고는 할 수는 없지
13) 丁永强이 제시한 무협소설 서사의 핵심장면은 仇殺, 流亡, 拜師, 練武, 複出, 豔遇, 遇挫, 再拜
師, 情變, 受傷, 療傷, 得寶, 掃清幫兇, 大功告成, 歸隱이다.(<新武俠小說的敍事模式>, 《藝術廣
角》 第6期, 1989年.).
무협소설에서 師弟關係의 형성과 師弟倫理가 서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고찰 ― 金庸의 무협소설을 중심으로 / 297
만, 그토록 그릇된 일을 멋대로 저지르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송나라 사람들은 예법
을 가장 중시했는데, 사제관계에서 높고 낮음 반드시 지켜져야 했는데, 君臣, 父子
와 마찬가지로 절대로 거스르거나 어지럽혀서는 안 된다고 여겼다. 黃容은 비록 의
심되는 점이 있었지만, 이 일은 너무나 중대한 일이라 순간 믿기지가 않았다. 그래
서 楊過에게 다시 물었다. “過야, 龍아가씨가 정말 너의 사부란 말이냐?” “예, 그렇
습니다!” “너는 머리를 조아리며 사부로 모시는 예를 행했느냐?” “예!” 그는 입으로
는 黃容에게 대답을 하면서도 시선은 小龍女를 향하고 있었다. 얼굴 가득히 따스하
고 부드러우며 희열에 찬, 깊이 사랑하는 표정이 드러났다. 黃容처럼 남달리 총명한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 하더라도 두 사람의 사이가 결코 보통 사제 관계만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였다.14)
인용문을 통해 보는 것처럼 강호의 기성세대는 전통 관념의 사제윤리에 의거하여 楊過와
小龍女의 사제관계를 이해하려 했다. 강호인들은 宋代라는 시간적 배경과 당시의 예법을 따
르고 있다는 것인데, 강호에서도 사제관계는 君臣과 父子관계와 마찬가지로 엄연한 예법이
있는 것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강호에 존재하는 사제 간의 예법과 자유로운 개성을 추구하
고자 하는 협의 성격과의 충돌은 예견된 것이라 하겠고, 시대 배경에 맞는 강호의 윤리 도덕
과 자유로운 개성을 추구하는 협의 성격 사이에 발생하는 본질적인 모순은 소설의 주요 갈
등과 긴장을 생성하는 요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비록 “예법과 습속은 모두 한시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존재하는 시기에는 막강한 사회적 역량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15)
라고 하며 무협소설의 창작에서 시대배경에 따른 전통 예법을 완전하게 부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협의 자유로운 성격과 개성을 묘사하는 강호세계에 어떻게 전통 예
법의 수용을 제시하느냐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사제윤리에 관한 관념은 시대에 따라 변
화도 크지 않다는 것인데, 사제관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무협소설 문학 장르의 특성을 인
정하는 가운데 강호의 사제윤리라는 사회적 통념을 어떻게 수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소설의
시대 배경에 맞는 시각으로 본다면 강호에서 예법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하겠지
14) 但他們明明自認師徒, 難道兩人行止乖悖, 竟做出逆倫之事來? 這一節卻大是難信, 心想楊過雖然
未必是正人君子, 卻也不致如此胡作非爲. 宋人最重礼法, 師徒間尊卑倫常, 看得与君臣⋅父子一
般, 万万逆亂不得. 黃蓉雖有所疑, 但此事太大, 一時未敢相信, 於是問楊過道: “過兒, 龍姑娘眞的
是你師父嗎?” 楊過道: “是啊!” 黃蓉又問: “你是磕過頭, 行過拝師的大禮了?” 楊過道: “是啊.” 他口
中答覆黃蓉, 眼光卻望著小龍女, 滿臉溫柔喜悅, 深憐密愛, 別說黃蓉聰穎絶倫, 就算換作旁人, 也
已瞧出了二人之間絶非尋常師徒而已.(金庸, 《神雕俠侶》, 제14회, 493-494쪽.).
15) 禮法習俗都是暫時性的, 但當其存在之時, 卻有巨大的社會力量.(金庸, 《神雕俠侶》<後記>, 15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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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현대 독자들에게 이를 어떻게 호소해야 하는가이다. 소설에서 楊過는 강호에 나온 이후
사제윤리의 예법의 장벽에 부딪치며 小龍女와 이별과 상봉을 반복하며 소설의 긴장과 갈등
을 이끌어내었지만, 작가는 맹목적으로 예법을 적용하기 보다는 강호의 분쟁이 해결된 이후
어쩌면 작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한 이들이 함께 은거하는 것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16)
사제관계의 형성과 변화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탐욕을 표현하기도 한다. 《笑傲江湖》에서
令狐沖의 강호 행보는 사부 岳不群의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곧 그가
사부에게 버림받고 사문에서 추방되며 강호를 떠돌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무공비급인 辟邪
劍譜를 차지하여 강호의 일인자가 되고자한 사부 岳不群의 치밀한 안배에 의한 것이었다.
令狐沖의 빈자리에 林平之가 들어오고, 또 林平之가 사랑하던 사매 岳靈珊과 결혼하게 되었
고, 자신은 억울하게 문파에서 쫓겨나 강호를 떠도는 신세가 된 뒤 또 다른 연인인 任盈盈을
만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恒山派의 장문인이 되는 등 令狐沖을 중심으로 한 소설의 주요
서사는 岳不群과의 사제관계의 변화에 따른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令狐沖은 사문에
서 추방된 이후에도 시종 사부 岳不群을 공경하는 자세로 대했고, 사부의 진상이 위선자로
드러난 이후에도 令狐沖은 岳不群에게 변함없이 사제 간의 예를 다했지만, 岳不群은 끝내
권력에 대한 욕망을 놓지 못한다.
사부의 옷소매를 펄럭이며 봉선대 곁에 서 있었는데, 표정이 의젓하고 소탈해 보
이는 것을 보니 어찌된 것인지 마음속에는 도리어 강렬한 증오가 일었다. 어쩌면
岳不群이 사용한 무공이 그로 하여금 東方不敗의 괴상망측한 모습을 떠오르게 했는
지도 몰랐고, 또 어쩌면 사부가 싸움에서 이긴 것이 광명정대하지 못한 것이라 느꼈
는지도 모른다.17)
左冷禪을 제압하고 결국 바라던 五嶽劍派 맹주의 자리를 차지한 사부 岳不群을 바라보
는 令狐沖의 시각을 통해 탐욕에 의해 몰락해가는 사부와 이를 바라보는 추방당한 제자의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다. 令狐沖과 岳不群의 사제관계의 변화는 시종 긴장과 갈등을 유발
하며 전체 소설의 서사와도 긴밀하게 연관되며 아울러 인성의 회복에 대한 주제의식도 표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6) 張玉, 《金庸武俠小說中的師徒倫理敘事》, 廣西師範學院, 2011年, 碩士, 38쪽 참조.
17) 師父大袖飄飄地站在封禪台邊, 神態儒雅瀟灑, 不知如何, 心中竟然生起了強烈的憎恨. 或許由於
岳不群所使的武功, 令他想到了東方不敗的怪模怪樣, 也或許他覺得師父勝得殊不正大光明.(金庸,
《笑傲江湖》, 1336쪽.).
무협소설에서 師弟關係의 형성과 師弟倫理가 서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고찰 ― 金庸의 무협소설을 중심으로 / 299
앞서 살펴본 것처럼 《連城訣》은 전체 소설의 주요 갈등과 서사의 진행이 사제관계의 변화
와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梅念笙과 戚長髮의 사제관계에서 狄雲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사
제관계는 서로 속이고 배신하는 일그러진 사제관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연성결의 보물을 둘러싼 인간의 탐욕이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지만, 사제관계의 윤리의식
이 철저히 와해되는 것이 묘사되고 있다.
狄雲은 고개를 흔들며 뒤로 몇 발 물러나며 생각했다. ‘사부가 나를 죽이려고 한
것은 원래 이 황금불상 때문이었나?’ 순간 그는 모든 것이 명확하게 이해되었다. 戚
長髮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 자신의 사부를 죽일 수도 있었고, 사형도 죽였고, 친딸
도 의심하였는데, 왜 제자는 죽이지 못하겠는가? 그는 마음속에 정전의 말이 울리
기 시작했다. ‘그의 외호는 鐵鎖橫江(쇠사슬로 강을 가로질러 막는 것)이라 하는데,
무슨 일이든 할 수 없겠는가?’ 그는 다시 뒤로 한발 물러서면서 말했다. “사부님,
저는 당신의 황금불상을 나눌 생각이 없습니다. 당신 혼자서 부자가 되십시오.” 그
는 정말로 알 수가 없었다. 한사람이 세상에서 가족도 필요 없고, 사부도 사형제도,
제자도 필요 없고, 심지어 친딸까지 돌보지 않는다면, 성을 이을 만큼 값진 큰 보물
창고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또 무슨 즐거움이 있단 말인가? 戚長髮은 자기의 귀를
믿을 수가 없어 생각했다. ‘세상에 어느 누가 이렇게 많은 황금과 진주 보석들을 보
고 마음이 동하지 않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狄雲 이놈은 틀림없이 다른 계략이 있
을 것이다.’18)
狄雲은 보물을 차지하려고 스승과 제자가 서로 속이고 해치는 가운데 보물 앞에서 희생되
는 것을 바라보며, “왜 이렇게 싸워야 할까? 재물에 눈이 멀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미친
듯이 해서는 안 되는데.”19)라고 사제윤리가 탐욕으로 인해 훼손되는 강호의 분쟁에 회의를
느끼며 인성의 회복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무협소설에서 사제관계에 관한 서사는 협이 무공을 습득한다는 기본적인 기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지만, 살펴본 바와 같이 金庸은 지속적으로 사제관계의 윤리관념의 변화
18) 狄雲搖搖頭, 退開幾步, 心道: ‘師父要殺我, 原來為了這尊黃金大佛?’ 霎時之間, 他什麼都明白了:
戚長髮為了財寶, 能殺死自己師父、殺死師兄、懷疑親身女兒, 為什麼不能殺徒弟嗎? 他心中響起
了丁典的話: ‘他外號叫做鐵鎖橫江, 什麼事情做不出?’ 他又推開一步, 說道: “師父, 我不要分你的
黃金大佛, 你獨個兒發財去吧.” 他真不明白: 一個人世上什麼親人都不要, 不要師父、師兄弟、徒
弟、連親身女兒也不顧, 有了價值連城的大寶藏, 又有甚麼快活? 戚長髮不相信自己的耳朵了, 心
想: ‘世上哪有人見到這許多黃金珠寶而不起意? 狄雲這小子定是另有詭計.’(金庸, 《連城訣》, 제
384쪽.)
19) 爲什麼會這樣? 就算是財迷心竅, 也不該這麼發瘋?(金庸, 《連城訣》, 3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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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추구하였고, 이러한 서사를 통해 소설에 적절한 긴장과 갈등을 제공함을 물론 주제의식
의 표현도이루어지고 있다.20)
5. 나가는 말
이상 金庸의 무협소설을 중심으로 사제관계 서사의 유형과 서사에 미치는 작용에 대해
살펴보았다. 전체적으로 아버지의 부재를 경험하게 되는 강호인들에게 전통 가정에서 존재
했던 아버지의 지위와 역할은 많은 부분 사부를 통해 체현되고 있었다. 물론 사제관계는 기
본적으로 무공의 전수라는 본연의 목적이 수반되지만, 예로부터 “君師父一體”라는 관념이
있듯이 무공의 전수 이면에 표현된 사제관계의 윤리의식은 동양 윤리관념의 핵심을 이루는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래서 父子倫理에서 강조하는 孝는 사제 간에 孝의 형식으로 표현되었
고, 사제관계는 부자관계와 같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무협소설에서의 윤리관념이 형성된다
고 하겠다.
무협소설은 강호라는 특수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이곳에서 생활하는 협은 생존
을 위해 무공 연마는 필연적인 것이라 하겠고, 때문에 무공을 배우고 전수하는 사제관계의
형성과 윤리관념의 표현은 서사의 중심이 된다고 할 수 있다. 金庸의 무협소설에서 묘사된
사제관계는 크게 정상적인 윤리관념을 가지고 무공과 협의정신 등을 전수하며 형성된 사제
관계와 서로 이용하거나 해치는 등 사제 간에 윤리의식에 변형이 이루어진 사제관계가 있
다. 대체로 전기의 작품들에서는 전통관념의 사제윤리가 비교적 잘 표현되는 가운데 사제관
계가 형성되었지만, 중후기의 작품으로 오며 사제관계의 윤리관념의 변화의 경향이 심화되
어 나타나고 있다. 사부가 사부답지 못하고, 제자 역시 제자의 본분을 다하지 못하는 탐욕으
로 인해 일그러진 사제관계를 비롯하여 시대적 배경에 따른 강호의 예법과의 충돌 등에 관
한 서사 등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이러한 서사의 운용은 갈등과 긴장을 이끌어내는 주요한
요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20) 陳思廣, 馬雲騅, <措置⋅錯置⋅零倫理―論金庸小說的師徒倫理敘事>, 《西南大學學報》 04期,
2010年, 35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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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文提要>
本文是以金庸的武侠小说为中心,考察师徒关系叙事的类型和作用。大体上,父亲不在的情
况下,传统家庭中存在的父亲的地位和角色,对于江湖人来说,有很多部分是通过师父来体现
的。固然师徒关系是伴随着传授武功为本质目的的存在。自古以来,也许就像“君师父一体”的
观念一样,在传授武功的师徒关系背后也表现了道德观念是实现东方伦理观念的核心之一。因
此,父子伦理中强调的“孝”是师徒之间“孝”的表现形式。师徒关系和父子关系紧密相连在一
起在武侠小说中形成了伦理关系。
武侠小说中的江湖是以特殊的空间为背景,在这里生活的侠士为了生存钻研武功是必然的。
同时,传授和学习武功成为了师徒关系叙事的中心。在金庸的武侠小说里描绘的师徒关系有很大
程度上是由正常的伦理观念形成的师徒关系和伦理意识被破坏了而形成的非正常的师徒关系。基
本上到了中后期伦理观念的变化倾向呈现了日益加深的趋势。就是师父不象师父,徒弟也是不象
무협소설에서 師弟關係의 형성과 師弟倫理가 서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고찰 ― 金庸의 무협소설을 중심으로 / 303
徒弟,包括因为贪婪而扭曲的师徒关系在内有关遵从时代背景的江湖的礼法和冲突等是引出叙事
小说情节的矛盾和紧张的气氛的主要原因。
關鍵詞: 金庸 武侠小说 师徒关系 父子关系 师徒伦理 武功 江湖 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