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문다 비행장
과달카날 해전에서 칵터스 항공대에게 큰 피해를 입은 일본군은 뒤늦게야 과달카날 가까운 곳에 비행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경이적인 항속거리를 자랑하던 제로기도 부겐빌 남부의 부인 섬을 출발하여 과달카날 상공에 도달하면 체공시간이 15분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일본군은 헨더슨 비행장에서 북서쪽으로 불과 280km 떨어진 뉴조지아 섬의 문다 지역에 새로운 비행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1942년 11 월 24 일에 설영대를 실은 수송선단을 문다 지역에 보냈다. 문다 비행장을 기지로 활동하는 제로기는 헨더슨 비행장 상공에서 얼마든지 필요한만큼 오래 머물 수 있었다.
문다 지역에 도착한 일본선단은 당장 미해군의 주의를 끌었다. 11 월 28 일에 헐지 제독은 문다 지역에 대하여 특별히 정찰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일본군들은 활주로 위에 야자나무를 심어놓고 , 공사현장 위에 철사를 쳐서 거기에 야자나무 잎을 달아놓는 등 교묘한 방법으로 미군 정찰기의 눈을 속였다.
남태평양해역군이 확증을 잡은 것은 1942 년 12 월 5 일이었다. 12 월 3 일에 전문적인 사진촬영훈련을 받고 수많은 경험을 쌓은 육군항공대의 노련한 사진촬영 전문 조종사들이 아슬아슬한 저공까지 내려가 문다 지역의 귀중한 저공사진들을 찍어 왔고 , 이 사진들을 숙련된 항공사진판독 전문가들이 대단히 꼼꼼하게 조사했다.
마침내 12 월 5 일에 사진판독전문가들은 남태평양해역항공사령관 피치 소장에게 문다 지역에 대공포 및 길이 600m 까지 건설된 활주로 , 그리고 기타 비행장 시설들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12 월 6 일에 헨더슨 비행장을 이륙한 P- 39 전투기들이 문다 비행장을 공습한 것을 시작으로 문다 비행장을 무력화하기 위한 기나긴 작전의 막이 올랐다.
Munda Airport
12 월 9 일에 18 대의 B - 17 중폭격기들이 문다 비행장을 폭격한 것을 시작으로 미군은 거의 매일 문다 비행장을 공습했고 , 13 일부터는 블랙캣 카탈리나 정찰비행정도 야간에 날아와서 활주로 보수공사를 방해하고 일본군의 잠을 빼앗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문다 지역의 일본군들은 거의 매일처럼 낮이건 밤이건 하루 종일 고폭탄 , 집속폭탄 , 소이탄 , 기총소사에다가 심지어는 빈 맥주병 세례까지 받아야만 했다. 블랙캣들은 야간에 문다 지역 상공에 도착하면 빈 맥주병을 던져서 자신의 도착을 알렸는데 맥주병이 떨어지면서 내는 날카로운 소리는 일본군을 불면에 시달리게 만들었다.
과달카날의 해병대가 일본수상정찰기들에게 당했던 경험에서 교훈을 얻은 미군은 문다 지역의 일본군에게 같은 방식으로 잠을 빼앗았다. 그래도 일본군들은 불굴의 의지로 공사를 강행하여 12 월 23 일에 활주로를 완성했고 , 즉시 30 대가 넘는 제로기가 문다 지역으로 이동해왔다.
정찰기의 보고로 제로기들의 도착을 알게 된 와일드캣 , P- 38 및 P- 39 전투기의 조종사들은 폭격기를 호위하면서 싸울 기회가 왔다는 사실에 오히려 기뻐했다. 12 월 24 일 크리스마스 이브 새벽에 돈틀레스들과 호위 전투기들로 이루어진 대규모의 공격대가 기습적으로 문다 비행장을 덮쳤다. 완전히 기습을 당한 문다 비행장의 제로기들은 34 대중 26 대가 파괴되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12 대의 제로기는 지상에서 파괴되었고 , 10 대는 가까스로 이륙에 성공했으나 제대로 고도를 잡기도 전에 격추되었다. 공중전에서 격추된 것은 4 대에 지나지 않았다. 미군기들이 물러가자 일본군은 살아남은 제로기 8 대를 철수시키고 말았다. 이것이 일본기들이 문다 비행장에서 작전했던 유일한 사례였다.
이후 문다 비행장은 1943 년 8 월에 미군에게 점령될 때까지 정찰기가 잠시 들러가거나 피해를 입은 항공기가 불시착하는 외에 일본군의 항공기들이 전개하여 정상적인 항공작전을 실시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이날 미군의 제 2 차 공격대는 마침 병력과 보급품을 싣고 문다로 들어오던 바지선 10척을 공격하여 모조리 수장시켰다.
마지막으로 B- 17 중폭격기들이 문다 비행장의 활주로에 폭탄을 쏟아부어 크리스마스 이브를 축하했다.
( 폭격을 받아 활주로에 달표면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문다 비행장의 모습.
1943 년 6 월에 촬영한 사진이다.)
미군은 문다 비행장에 대한 직접 공격과 병행하여 문다 지역이 포함된 뉴조지아 섬에 대한 보급도 차단하려고 노력했다. 12 월 18 일에는 돈틀레스들이 문다 지역으로 향하던 도쿄급행을 공격하여 구축함 가게로에 피해를 입혔다.
크리스마스에는 미군 잠수함이 수송선 난카이마루에 어뢰 1 발을 명중시켜 대파했고 , 이 와중에 난카이마루는 호위하던 구축함 유즈키를 들이받아서 유즈키의 보일러실 2개가 침수되었다.
26 일에는 구축함 아리아케가 폭탄에 맞아 화재가 발생하고 전사자 28 명과 부상자 40 명을 기록했다.
칵터스 항공대는 뉴조지아 섬의 전방기지인 방구누 섬에 보급품을 전달하던 바지선 몇 척도 침몰시켰으나 이 정도로 뉴조지아 섬에 대한 보급을 차단할 수는 없었다. 미군의 다음 목표가 뉴조지아 섬이 될 것으로 정확하게 예상한 일본군은 산타이사벨 섬에 수상기 기지와 바지선의 중간 집결지를 건설하고 문다 지역의 방어를 강화하는 등 과달카날 이후의 전투에 대비했다.
중부 솔로몬의 강화를 위하여 후방기지인 라바울에 일본수송선을 비롯한 함정들이 집결하기 시작했다.
라바울의 심프슨 항에 집결한 일본함정의 숫자가 70척을 넘어가자 남태평양해역군은 맥아더 장군의 남서태평양해역군과 합동으로 12 월 22 일부터 30 일까지 매일 밤마다 B - 17 중폭격기들을 보내어 3,300m 고도에서 폭격을 실시했다.
1 주일에 걸친 폭격의 결과로 일본수송선 1 척이 격침되고 3척이 대파되었으며 구축함 다치카제의 함수가 날아가 버렸는데 대형폭격기의 폭격치고는 이만하면 훌륭한 결과였다. 그러나 일본군 함정들은 집결을 계속하여 1943 년 1 월 1 일에는 100 척이 넘는 일본군 함정이 심프슨 항에 정박해 있었다.
12 월 들어 미군잠수함 몇 척도 솔로몬 제도에서 일본군 함정등을 공격했다. 12 월 10 일에는 더들리 모튼 소령의 와후가 쇼틀랜드 근해에서 500 톤급 일본군 수송선 1 척을 격침했고 , 17 일에는 롭 맥그리거 소령의 그 로퍼가 부갠빌 근해에서 4,000 톤급의 반둥마루에 어뢰 2 발을 명중시켜 격침했다.
18 일에는 리처드 레이크 소령의 앨버코어가 경순양함 덴류를 격침하여 사보 섬 참패의 원한을 일부나마 갚았고 , 20 일에는 윌리엄 페럴 소 령의 시드래곤이 일본잠수함 I -4 호를 격침했다.
헨리 브루턴 소령의 그린링은 21 일에 뉴아일랜드 근해에서 소형 경비정 1 척을 격침한데 이어 29 일에는 트럭으로 향하던 대형수송선 2척을 격침했다.
( 일본경순양함 덴류.輕巡洋艦 天龍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http://blog.naver.com/mirejet/110036214786)
한편 대본영 육군부가 12 월 말에 드디어 고집을 꺾고 과달카날 철수에 동의하자 야마모토 제독은 철수작전이 실시될 때까지 한시적인 보급을 위하여 구축함을 사용한 드럼통 수송을 재개했다. 1943 년 1 월 2 일에 10척으로 이루어진 도쿄급행이 과달카날에 접근하자 B- 17 중폭격기들이 6,000m 상공에서 폭격을 가했으나 모두 빗나갔다.
일몰 직전에 돈틀레스들이 공습을 가하여 구축함 스즈카제에게 지근탄 1 발을 기록했다.
침수가 일어난 스즈카제는 속력이 12 노트로 떨어졌다. 일본구축함들이 에스퍼란스 곶에 도착하여 드럼통을 막 투하한 직후에 11 척의 미군어뢰정들이 18 발의 어뢰를 발사하면서 습격해 왔다.
일본함대는 재빠른 회피기동으로 어뢰를 모두 피하였으나 일본구축함들은 어뢰정들과 맞서 싸우지 않고 철수해버렸다.
자신들과 비슷한 숫자의 일본구축함들을 쫓아버린 어뢰정들은 동이 틀 때까지 부근 해상을 샅샅이 수색하여 아직 바다에 떠있던 드럼통들 을 기관총으로 모조리 파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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