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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차를 마시며/박등

베란다 창가에 서서

그녀가 보내준 중국차를 마신다

말갛게 우러난 차에 고스란히 담긴

가을하늘도 함께 마신다

그녀가 바라보는 하늘도 이처럼 푸를까

차향기가 가슴을 적신다

오래도록 누군가의 가슴속에 사는 일이란

이 한잔의 차처럼

제향기로 끊임없이 그 사람의 가슴을 적시는 것

보내준이의 마음을

한 모금씩. 음미하며 마시는 시간.

.그녀의 그윽한 미소가

찻잔안에서 파문처럼 퍼진다

말이 없어도 따뜻한 사람

자박자박

그녀가 내안으로 걸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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